국회의원 누군가가 'XX'신문사주가 장자연 리스트에 올랐다고 실명을 거론하고 나니, 조X일보에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나섰다고 한다. 퇴근 후 동아일보사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바라본 조선일보사옥의 대형TV에서는
'3대 공공 노조 민노총 탈퇴'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민노총 흔들기는 이미 수년째고, 산별 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를 추구하는 '제3의 노총'을 향한 그들의 부추기기 혹은 과장보도는 여전하다. 시간이 남아 광화랑을 한바퀴
돌아보고 동아일보 신문박물관 앞을 얼쩡대다가 알았다. 4월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4.1~10 무료입장이랜다.
#2.
정확히는 어제 4월 6일, 독립문역 근처의 시사IN 편집국을 찾아 제1기 시사IN독자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2시간여 쉼없는 리뷰와 비판과 애정어린 질책이 쏟아졌고 뒤이은 술자리는 가벼운 맥주와, 그제서야 늦은 저녁을
먹는 내게 맞춤한 푸짐한 안주가 나왔다. 허름한 건물 6층에 있던 시사IN의 편집국은 과거 우연찮게 경험했던
동X일보의 그럴듯한 사옥과 대비되었고, 가벼운 맥주의 부담없는 술자리는 폭탄주가 처녀비행했던 그때의
술자리와 대비되었다. 심지어 독자위원들을 맞이했던 편집국장님의 '허름한' 머리마저 그쪽의 '번쩍이는' 머리와
각을 이뤘달까.
#3.
광화문에서 만났던 누군가는 저번주 일요일에 죽으려고 했었다. 이만한 일은 견디어야 한다, 남에게 쪽팔리게
말하고 다니지 말라, 라는 부모님의 오랜 교육 탓인지도 모른다. 나처럼 감정을 잘도 흘리고 다니며 최소한 감정을
따라 끝까지 치닫고 싶어하는 맘을 가진 사람도 가끔은 죽으려 하는데, 많이도 힘들었겠다 싶었다. ....때문이었다.
사랑 때문이었다. '중요한 일'때문에 오늘도 늦는다던 것에 대해 궁금해하던 엄마한테 '사랑' 때문이라 했더니,
웃으셨다. 난 그게 웃을 일인지 모르는 나이인 게다. 우연의 연속에 불과하다 하여도, 그걸 인연이라 이름붙이고
싶은 게 욕심인 걸까.
#4.
그와 내가 만나는 장소는 항상 조금 묘했다. 저번에는 남자 둘이 광화문 베니건스를 갔는데, 이번에는 남자 둘이
종로3가 티포투를 갔다. 아마 그 전에도 뭔가 찻집을 갔었던 듯 하다. 나는 등받이 쿠션을 품에 안고 턱을 괸 채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추임새를 넣어주었고, 그는 목에 좋다는 루이보스차를 마시며 쉼없이 이야기했다. 우리는
사이가 좋다. 그는 나의 말하고 듣는 방식을 두고 '여성적 말하기, 듣기'라 했지만, 그도 못지 않다. 정 안되면
취향을 살짝 바꿔 우리 서로 기대보자 했다. 사랑 때문에 죽을 생각을 하는 게 웃을 일인지는 모르겠는 나이이되,
틈새시장을 개척, 공략할 나이가 도래하는 건 맞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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