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문학류라 묶일 것들부터 정리..)

보르헤스, '셰익스피어의 기억'
- 보르헤스의 단편들에서 풍기는 현실 너머의 현실에 대한 감각.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냐..랄까.

정지아, '봄빛'
- 점심시간 짬을 내어 읽기에는 단편집이 좋았다.
"소멸을 의식함으로써 똑딱 하는 소리와 함께 흘러가는 이 순간은 더욱 생생해졌다. 여자는 소멸해가는 중이었고,
그러나 아직 살고 있었다." 

장영희, '축복'
- "헤매는 자가 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행복해보인들 '미래'를 믿지 말라."

주제 사라마구, '눈먼자들의 도시'
- 눈이 먼 자들 사이에서 눈뜬 자는 되려 병신일 뿐 아니라, 온갖 추악함을 생생히 감각해야 하는 천형을 받은 몸.

주제 사라마구, '눈뜬자들의 도시'
- 으레 그렇듯 보수 40%, 중도 50%, 진보 10%랬던가..그 써늘한 냉소가 허울뿐인 민주주의를 향했다.

노신,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 식민지 지식인의 양가감정, 지키고 긍정해야 하는 자신의 뿌리로서의 민족과 동시에 깨우기 위해 비판하고
부정해야 하는 과거의 것으로의 민족. 그 사이에서 균형잡고 줄타기에 능한 노신.

댄 브라운, '다빈치 코드'
- 프랑스 가기 전에 파리의 몇몇 풍경에 이야기들을 심어두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종교적 편향이 없는 내겐
그다지 충격은 크지 않았지만, 그 유리 피라밋 아래 조그만 피라밋이란 게 대체 어딘지는 결국 못 찾았다.

코맥 매카시, '더 로드'
- 광고문구에서 표현되듯 이책은 묵시록인 걸까. 불을 운반하는 아버지와 아들, 그들이 가닿는 감정의 깊이와
순정함을 보면서 난 자꾸 그 말이 떠올랐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는가.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그가 20대에 썼다는 이런 소설, 나도 한번은 쓰고 싶었던 소설. 사랑이 태어나고, 자라고, 꽃들을 피우고, 죽는다.
그리고 또다시 상처를 머금고 씨앗은 자란다.

남무성, 'Jazz it up'(1-2)
- 재즈의 기원부터 전개 과정, 빛나는 뮤지션들까지 만화체로 풀어 설명한 책. 중간중간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나올 때 맛보는 마치 퍼즐조각의 제자리를 찾아낸 듯한 쾌감.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점심시간 짬짬이 일주일에 걸쳐 읽었던가. 뜬금없이 하루키에 비기자면, 하루키가 시니컬하고 삐뚤어진 태도로
'그래도 살아 제길' 정도 이야기해줄 때, 코엘료는 왠지 아름답고 부드러운 밤하늘을 가리키며 '아름다운 밤이에요'
할 거 같다.

주이란, '혀'
- 조경란과의 표절논쟁으로 떠들썩해진 덕에 굳이 사서 읽었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왠지 나도 소설이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는 스스로의 감정을 풀어내기도 힘든데 감정이입따위 해가며 픽션을 쓸 염은 없었다.

한상복, '배려'
- 이런 류의 책..자기계발인지 뭔지, 정말 혐오한다. 치즈를 누가 옮겼던 말던, 어차피 그런 교훈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이야기의 '원형'은 넘치도록 많다. 왜 같은 이야기를 온갖 디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그것도 건방지고 오만한 말투로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지. 그나마 다행히 숙제였던 이 책은 좀 낫다 싶었지만.


(다음, 비문학류랄까, 아님 인문사회과학류랄까..)

조지프 캠벨, '서양 신화-신의 가면3'
- 레반트 지역의 남성신이 어떻게 그 이전의 여성신들을 전복하고 전유했는지. 성경에 매장된 채 변형된 세계.

프로이트, '정신분석 입문'
- 프로이트의 '예술, 문학, 정신분석'을 보고 싶어서, 워밍업차 오랜만에 다시 한번 일독.
그는 참 무서운 사람이다. 자신의 사고를 겁없이 극한까지 밀어붙인다. 갓난애의 천진난만함은 유아기의 성욕으로
해석되고, 엄마와 아들, 아빠와 딸의 관계를 문명의 외피를 벗기고 사유하려는 그의 강철같은 정신.

프로이트, '꿈의 해석'
- 읽다보니 꿈의 해석도 한번 다시 읽고 싶어져서.

프로이트, '예술, 문학, 정신분석'
- 인간이 평등함을, 혹은 평등해야 함을 말하지만. 인간은 무의식 앞에서 평등하다, 아마도 그것만이 있는 그대로 진실일지 모른다.

조르조 아감벤, '호모 사케르'
-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정권이라는 상투어, 그리고 대한민국헌법1조를 말하는 자는 국민(Korean)이 아니라
인민(people)이어야 한다는 해석..배제함으로써 포섭하는 사회의 갈가리 찢어 관리하는 시스템을 그려보인다.

최장집 등,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 2007년에 나온 이 책 제목 앞에는 몇마디가 더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명박이 당선되기 전인 2007년 현재".
이 책에서 낙관인줄 모른 채 깔고 시작했던 전제들이 몇몇 휘떡 뒤집힌채 허우적대고 있는 2008년 말.
 
앤서니 기든스, '노동의 미래'
- 솔직히 학자들이 미래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내면 보고 싶지 않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워낙 넌센스
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몇몇 개념어를 강조하고 싶은지 미래에 커다랗게 빨간 글씨로 그런 아이디어를
그려넣는다. 별로, 하나도 와닿지 않았다.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 이름은 익히 아는데 내용은 모르는, 마치 연예인같은 책 중 하나였다. 일본에 가지 않고도 이런 깊이와 균형잡힌
시각의 분석이 가능하다니..하고 놀랬었다. 그리고 이미 이 책이 있는데 왜 '일본은 없다' 따위 쓰레기가 소비될까
잠시 (순진하게도) 의아해졌더랬다.

만델라, 'Long walk to freedom'
- 751페이지짜리 문고판. freedom fighter라는 역할을 혼신의 열정으로 연기해내는 만델라..를 보는 것 같다. 그는
현재 마흔여섯살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후 섬에서 복역 중이다. 여기가 현재 내가 읽는 468페이지의 만델라.

강준만, '지방은 식민지다'
- 서울제국을 위한 내부식민지. 남한 내 비서울지역. 국토균형발전이니 뭐니 말도 많지만, 결국 지방 스스로의
민주적 역량과 실질적 제도적 정비의 뒷받침이 없이는 온통 서울로 빨려들어갈 뿐이라는. 돈도 사람도.

최일도, '이밥먹고 밥이되어'
- 밥퍼공동체에서 봉사를 하고 받은 책. 목사라지만 그는 사람을 사랑하는 정말 목사인 것 같다.

최병일, '한미 FTA 역전시나리오'
- 나무가 아깝다.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라'
- 면접준비용 책이었다.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 미래..라는 단어 갖고 사람을 현혹하는 건 이제 그만. 지금의 시스템이 어떠한 과거의 유물과 현재의 부산물로
어떻게 융합되어 있는지부터 철저히 따진 후에야 고작 예측 정도가 가능할 텐데..대체 무슨 과신인지.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
- 엔트로피의 법칙을 안다면, 이런 책은 사지도 팔지도 만들지도 말자.

(정기적으로 본 것들..)

시사IN
- 이명박 사진 좀 올리지 말라고 독자의 편지에 투고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TIME
- 미국을 조정한다고 믿고 싶은 자들이 보는 잡지랬던가..Economist가 실제로 미국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보는 잡지라고 했던 거 같아서 바꿀까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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