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부터 몸이 힘들어하더니, 급기야 주말이 되자 퍼져버렸다.

토요일, 일요일 계속 이불을 싸매고는 땀을 비오듯이 삐질거리고 있다가, 조금 나은 것 같아 어제 또 술을 마셨다.

군대동기들, 대학친구들, 고등학교친구들, 조모임친구들, 입사동기들 등등에 이어 마지막 우리 부서 송년회.

팀장님이 꺼내놓은 양주가 소고기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기침을 말보다 더 많이 한 날이었음에도 홀짝대고

잘도 받아마셨다. 결국 오늘 또다시 붕괴.


휴가라서 느지막히 일어나서는, 그것도 상당한 노력과 이를 악문 참을성이 있어야 했지만, 두들겨맞은 듯한

몸을 겨우 일으켜 땀에 흠뻑 절어버린 잠옷을 벗어던졌다. 선뜻한 기운에 얼른 옷을 꺼내입는데 옷이 팔다리에

쓸리는 느낌이 어찌나 아프게 느껴지는지..바로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대.만.원.


한 삼십분 기다려서 진료를 받고 나온 병명은 코감기와 심한 몸살. 요새 과로했냐고 물어서, 일은 안 힘들었지만

송년회가 매일 있었다고 말하려니 좀 뻘쭘했다. 주사를 맞는데, 왠지 주사를 맞는 순간엔 갑갑하게 막혀있던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알콜적신 솜으로 채 제대로 부비지도 못하고 모종의 사정으로 이용한 급작스레

이용한 화장실에서 힘을 주었더니, 이번엔 주사맞은 엉덩이가 뻥, 터졌다.


사실 말그대로 뻥, 하고 풍선터지듯 엉덩이가 터진 건 아니고, 그냥 피가 좀 나더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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