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그제 스키장에서 분투했던 노곤함을 떨치려고 찜질방에 갔다. 마지막 코스로 목욕탕에서 때를 밀고 나오기로
했는데, 아빠가 목욕탕의 자욱한 증기 사이로 사라져서는 좀체 안 보이는 거다. 안경을 벗고서야 눈에 뵈는 게 없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어서..여기저기 아빠~ 아빠~ 하면서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부르면서도 왠지 낯간지럽고,
이게 무슨 놀이공원서 아빠손 잃어버린 아이도 아닌 것이.
알고 보니 이미 때밀이 아저씨의 긴 침대에 누워계셨다.
그렇게 아빠 다음으로 내가 누워서 때를 밀었는데, 아저씨는 아빠랑 같이 일요일 저녁에 나왔으면 외식이라도
하자 그러라고 자꾸 꼬신다. 그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등장한 비유라는 것이, 왜 결혼한 남자들이 바람피는지
아냐고. 밥만 먹고 살 수 없어서 그렇다고 운운.
역시, 난 이제 아저씨들이 저런 이야기를 거침없이 던져도 되리라 생각할 만큼 '아저씨'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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