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전 생일선물로 커피빈 무료쿠폰을 몇장 받아서 언제 쓸까 고민고민하다가, 마침 활력도 떨어지고 몸도

찌뿌드드한 오늘 아침 사무실 올라가기 전 덜컥 써버렸다. 블랙 포레스트 아이스 블렌디드 레귤러 사이즈.

무려 6,300원짜리. 평소엔 보통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좋아라 마시고 있지만, 왠지 그런 걸로 사이즈 제한도

없는 무료쿠폰을 쓰긴 아쉬워서.


휘핑크림이 잔뜩 얹힌 그 큰 컵을 들고 내가 택한 건 화물용 엘레베이터. 벽면이 온통 카페트 재질의 천으로 덮여

있는 커다란 궤짝같은 느낌의 화물용 엘레베이터는, 대리석 무늬가 조금씩 들어있는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외려

인간적인 상태로 나를 들어올린다. 47층까지 올라오는데 사람이 꽉꽉 들이차서 버글버글대는 데다가, 멀뚱하니

서로 눈길을 안 마주치려 애쓰며 괴괴한 침묵 속에 올라오는 '인간용' 엘레베이터보다 고즈넉한 속도로, 아무

다른 타인들의 느낌없이 편안히 올라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거 같다. 요새같은 불황에도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는 커피빈 커피와

짐짝을 운송하는 화물용 엘레베이터.




#2.

엊그제부터 네이트온 대화명을 "왜 사냐고 묻지요"로 바꿨더니 다들 무슨 일 있냐고 걱정해준다. 걱정해 주는

거야 감사할 일이지만, 사실 그 대화명은 "왜 사냐건 웃지요"의 나름 패러디랄까. 그다지 우울하거나 염세적인

내용을 담고 싶던 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왜 사는지' 따위 질문들에 맞닥뜨리는 걸 으레 두려워

하는 거 같기도 하고. 나 역시 어느 순간 그 질문의 무게 때문인지 살풋 우울해졌다.



#3.

어제 올렸던 퐁피두센터 특별전 "화가들의 천국" 할인권 배포 이벤트(랄까)에 별로 호응이 없길래 덜컥 글을

삭제해놓고 후회 중이다. 그냥 냅둘 걸 그랬다고, 누군가 필요할지 어찌 알고..그래서 간단히 다시 공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퐁피두센터 특별전(~2009. 3. 22) 특별할인권 3장,
 
꼭 가고 싶었던 분들은 이왕이면 이천원 싸게 가면 좋을 듯. (12,000원 -> 10,000원)

발송은 무료로 해드릴 터이니 필요하신 분은 주소만 적어서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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