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빽빽하게 밀집한 아파트숲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하늘이 잔뜩 찌푸려 더욱 매캐해 보인다 하여도.

아셈타워와 삼성동 아이파크가 보이고, 멀리 지평선에는 잊을 만하면 듬성듬성, 야트막한 둔덕들이 나타난다.

테헤란로를 오가는 자동차들이 꼬물꼬물. 언젠가 티비에서 본 전기자동차처럼 소리없이 내달린다.

여름철에 비만 왔다 하면 넘쳐나는 강변의 주차장, 그리고 은근한 햇살에 한껏 분위기 머금은 한강변.



2Proo님이 동시나눔하셨던 프렌치카페 기프티콘, 잘 받았습니다~*

BlogIcon 2Proo 님의 블로그 동시나눔 이벤트 - 프렌치카페 기프티콘에 응모했었는데, 덜컥 받게 되어서 여전히

제 핸폰 배경화면엔  2Proo님의 "이벤트 당첨 축하합니다^^ 시원한 커피 한잔 드시고 무더운 여름 잘 보내시길 바래요"란

따뜻하고도 시원한 마음씀씀이가 고이 모셔져 있지요. 얼른 써버려야 할 텐데, 왠지 아끼고 있답니다.

그리고 초하님, 보내주신 '내 심장을 쏴라' 잘 받았어요^-^*

BlogIcon 초하(初夏) 님의 ◆ [제 2차 동시나눔] 신간 책 3권 공개 마당 중에 한권이었는데, 얼마전 댓글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제 동생이 먼저 보겠노라고 납치해 가버렸네요.ㅜ 같이 보내주신 블로거 명함은 넘넘

부러워서, 저도 꼭 만들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노라는.ㅎㅎ 얼른 읽고, 동생 소감과 잘 비벼서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슴다~*

마지막으로 띠보님이 열었던 [이벤트] 번데기 앞에서 두뇌 주름잡기에서 용케 선정되어 받게 된

"두뇌 비타민"이란 책입니다. 감사해요 띠보님~! 이번 동시나눔 이벤트에서 반짝거렸던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1, 2위를 다투지 않나 싶었는데, 이벤트 선정 발표를 하시면서 선정해준 댓글들이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이벤트발표] 번데기 앞에서 두뇌 주름잡기) 일곱살 짜리가 나보다 잘하는 것

세가지 적기, 맥가이버칼에 꼭 추가하고 싶은 나만의 아이템 하나, 그리고 비버리힐스에 사는 억만장자

독신녀가 소유할 만한 물건 적어보기..이런 세가지 문제를 비롯, 유쾌하고 신선한 질문들이 가득한 책이에요.

조만간 리뷰 올라갑니다 띠보님~*


아 그리고, 이건 이번 나눔과는 상관이 없지만 제 친구가 이번에 유럽여행을 다녀오며 제게 선물한 홍차에요.

그 친구 말을 빌자면 "영국에서 초 유명한 홍차샵"에서, 왠지 저는 홍차도 다양하게 맛보았을 거 같다며

고르고 골라 최대한 레어한 맛을 골랐다는데 무려 피나콜라다 맛입니다. 파인애플과 코코넛향이 진동하면서

완전 맛있다는.ㅎㅎ 잘 먹고 있어용~* 쌩유베리감솨^^


*                                                         *                                                         *

처음엔 매달 17일로 고정해서 동시나눔을 여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별 생각없이 날짜를 잡았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저도 그렇지만 다른 블로거님들도 아무래도 주말에는 잘 접속을 안 하게 되시는 듯 해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발랄한 아이디어가 넘실댔던 이번 나눔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음 나눔을 좀 앞장서서 준비하고 진행사항을 중계해주실 '멍석돌이'-제멋대로 붙인 이름입니다만-

께서는 뭐 '동시나눔'의 큰 틀만 유지하신다면 좀더 실험적이거나 자유로운 방식을 제안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날짜를 바꾸셔도 될 것 같고, 나눔의 대상이나 참여방식을 좀더 바꿔볼 수도 있겠구요. 아니면 아예 나누는 책을

모두 모아 어딘가에 기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뭐가 되었건, 온라인 공간의 문화란 게 자율성, 유연성, 뭐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한 거 아니겠습니까.ㅎㅎ


8월달, 휴가 계획도 많으실 테고 뭔가 더위로 만사 귀찮아 늘어지기 쉬운 시점이 아닌가 싶은데, 주관하실 분이

저보다 훨씬 발도 넓어 블로거 이웃분들도 많고 나눔에 대한 생각도 오래 해보신 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8월의 동시나눔 '멍석돌이 혹은 멍석순이'가 되겠다고 나서신 분은 BlogIcon 백마탄 초인 님이시구요^^

혹 다른 분도 함께 멍석을 깔아보고 싶다 하시면 말씀 주셔요~*




 
어제 면접관으로 면접을 시행하고 나서 느낀 바를 포스팅했더니 모처럼 다음뷰에 올랐다.

([면접관 후기] 면접보는 남자들 좀 영리해지자.)

그리고 쏟아지는 댓글들, 폭언에 가까운 격앙된 반응들. 확실히 군대는 민감한 주제다.

면접에서 군대얘기는 좀 진부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는 게 어떨지..라는 이야기에 열폭이라니.


2년에서 3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는 엄혹한 사실로부터 뿌리깊은 보상심리와 피해의식이

작동하며, 그건 동시에 턱없는 자부심이나 과도한 의미부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군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순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었다가, 또 순간 보람찬

애국자가 되어 자부심에 넘치기도 하는 자기분열적인 모습
을 보이는 거겠지만, 기본적으로

군인들의 애독서가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란 점이 의미심장해 보인다.

깊은 한숨으로 마지막장을 덮게 되는.


게다가 돈있으면 만고땡인 한국사회에서 '군필'이란 딱지는 마치 돈없고 빽없고, 그래서

순진무구하고 선량한 서민/소시민의 자격증인 듯 간주되고 있으니 더더욱 피해의식은

/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피해의식은 대개 풍부하게 공급되는 온갖 병역비리,

군필 논란사건을 보건대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기도 하다.


결국 피해의식은 다음과 같은 이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애초 군대를 남성만 간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

그리고 남성 중에서도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만 간다는 사실에서 비롯하는 부자(남성)에

대한 피해의식. (거기에 더해 이미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의 '널럴한 요즘 군대'에 대한

피해의식도 있지만 그건 차치하자.)

그리고 그런 피해의식은 바득바득 인정을 받고 보상을 받겠다는 심리를 수반한다.

술자리에서 남자들 모두 자신이 가장 힘든 군생활 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보상심리의

사소한 발현일 거다.


만약 군대라는 공간이 조금더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고 알찬 곳이었어도 그렇게

큰 피해의식이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만약 군대에서 뭔가 나름의 성과를 얻어 나왔다면, 뭔가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면 그렇게 큰 피해의식이나 보상심리도 없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2년여의 시간을 밖에서 여성과 부자(남성)들이 공부하고 연수다녀오며 알차게 보낸만큼

자신들도 거기서 뭔가 스스로에 플러스가 되는 뭔가를 얻어왔다면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조직문화'에 대한 적응력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렇게 강변하며

'군필'에 대한 배려 내지 선호를 당연하다고 말한다. 위계에 대한 예민한 감각, 상명하복의

체화, '튀지 않고' 중간만 가려는 무사안일주의랄까 그런 것들이 이미 우리 사회 조직문화의

일부로 흡수된지는 오래인 건 맞다. 뭐 일부 그런 기풍에 벗어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는

있다고 알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게 사실이다.


뭐 좋다. 그런 거 배울 수 있다고 치고, 진심으로 군대가 '조직문화를 익히는 배움의 전당'

이라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렇게 익힌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직장에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난 후에 수월하게 적응한다면 된 거 아닌가. 혹 군대에서 익혀나온 '조직문화', '협동/인화/

단결' 같은것들이 제대로 사회에서 평가받지 못한다고 말할지 모른다. 페미니스트, 여성부,

군대내에서도 덜 '빡시다는' 곳을 다녀온 남성들..그런 사람들 때문에 가산점도 없어지고

호봉도 깎이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 말이다. 근데 이력서에는 군필 여부를 기록하고 구별이

가능토록 하고 있은 지 오래고, 군미필에 대한 주류의 시선은 여전히 따가운 게 사실이니

별로 억울할 건 없지않나. 적잖이 보상받고 있잖아.


난 사실 군대에서 개뿔 얻은 것도 없고, 아무리 사회적으로 보상하려 해봐야 그건

2년 몇개월의 시간을 메꾸기엔 턱없으며 소모적이고 갈등적인 사회적 논란-남녀간,

빈부간-만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군대란 걸 모병제라거나 기타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고 현실에 적응시키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괜히 허풍떨듯 여성은 못가는 군대, 남성들만

뭔가 특별한 걸 배워나온 듯 과시하지 말고, 동시에 가장 불쌍하고 천대받는다는 듯

분노하지도 말고. 어차피 갔다온 사람들은, 앞으로 그곳에서 썩어나갈 사람들이 조금은

덜 썩을 수 있도록, 그리고 조금은 더 스스로에 도움이 되는 방식의 군복무가 될 수

있도록 개선시킬 의무가 있는 거 아닌가.





P.S. 내 이전글 [면접관 후기] 면접보는 남자들 좀 영리해지자. 에서는 취업시 군필자와

미필자를 무차별하게 대하는 게 옳으니 그르니에 대한 글은 아니었다. 이미 이력서에 체크가

되어 아마도 서류전형에서 감안되었을 것이고, 면접때는 면접관의 이목을 끄는 좀더

생생하고 참신한 사례를 들어 본인을 어필하란 이야기였을 뿐. 군대 경험이 값진지 아닌지

그걸 따지는 건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저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눈에 핏발 세우고는 자부심과

피해의식이 마구 혼재된 심리상태를 자동기술하는 사람들은 참...신기하기만 하다.




우리 회사는 벌써 몇년째 매 학기마다 학교와의 협의를 거쳐 학점을 인정받는 인턴을 십여명씩 뽑고 있다.

오늘은 상반기 인턴이 3월-6월로 마치고 난 후, 9월-12월 동안 근무하게 될 인턴들의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

상반기에도 인턴 면접때 면접관으로 들어갔었고 당시 경험의 포스팅(인턴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니.)이
 
다음 첫화면에 뜨기도 했었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것들이 적잖이 보이는 경험이었다.


인턴 면접은 각 팀의 실무자가 나가서 팀의 업무에 대한 짧막한 소개를 한 후, 그걸 기반으로 지원자들-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1, 2, 3순위 희망팀을 적어내고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물었던 질문들은 대체로 올 초와 비슷했던 것 같다.


"우리 팀에서 무슨 일을 한다고 알고 있는지? 아까 설명드렸던 내용이 충분히 이해되셨는지?"

"마지막 학기신데 졸업은 어떻게 하실 건지? 연말까지 인턴하려면 구직활동과 병행해야 할 텐데 괜찮을지?"

"경력사항 중의 이것은 무슨 일을 한 건지?"

"앞으로 이쪽 분야와 관련해서 커리어를 쌓고 싶은 건지?"

"친구들이 자신을 센스있다, 눈치빠르다고 평가하는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평하는지?"


조금 까칠하다 싶은 질문이라면 이런 게 더 있었다.

"팀의 특성상 개인의 능력보다 팀웍과 융화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팀웍을 배우러 들어오겠다니 조금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진 않는지?"


이건 뭐 살짝 압박해서 반응을 보려는 질문이기도 했지만, 혹시나 모를 기우에서 말하자면 (원칙적으로)

인턴이나 정식취업이나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사람을 뽑는 건 아니다. 물론 당연히 뭔가를 배우게 되는거고,

그 자리에 딱 맞는 능력을 이미 갖춘 사람이 어디있냐만, 말하기의 스킬 면에서, 설득력 면에서 이런 식의

발언은 조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경력이 좀 다양한 방면으로 뻗어있는데 설명할 수 있는지?"

이건 내 경력도 워낙 일관성이 없어서 많이 들었던 얘기였기에, 이런 가벼운 인턴 면접때 미리 한번

물어보고 대비케 해주고 싶었다. 나는 그럴 때 "얼핏 보면 좀 (미친년) 널뛰듯 하는 경력이라 여기실지

모르지만"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었는데..별로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듯 하다. 그치만 상대가 묻기 전에

먼저 그걸 방어해주거나, 묻고 나서 뭔가 잘 답하지 않으면 큰 허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인 건 틀림없다.


그 밖에 우리팀 하반기 일정상 인턴이 운전면허가 필요할 듯 하여 그것도 물었다.

"운전면허증은 있는지? 운전은 잘 하는지?"

물론 면허증이 결정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다만 있으면 좋겠다, 정도.


몇가지 촌평이라면, 올 초에 내가 올렸던 포스팅(인턴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니.)에서 지적했던 몇몇 아쉬운 점들,

1) 단답식의 답변이 아닌 서술형의 답변을 하자,

2) 상대와의 호흡을 고려해서 자연스러운 인터벌을 두고 대답하자,

3) 말할 때 태도가 흐트러지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의 동작을 피하자,

4) 마지막으로 묻는 자유질문의 기회를 잘 활용하자.

정도에 더해 다른 것들, 특히 남녀간의 차이가 두드러졌던 것 같다.


서류 통과자, 그니까 면접 대상자 중 남성은 채 1/3도 안 되었는데, 역시 요새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훨씬 성적관리나 기타 취직준비에 철저한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야무진 (듯한) 표정과 말투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조금 더 유리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몇가지 남정네들의 허술한 답변이 맘에 안들었다.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인화/협동심/여하튼 좋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조직 문화에 훨씬 익숙한 편입니다."

"군대가 제 삶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군대에서 있었던 xx입니다."

"군대에서 안 해 본게 없기 때문에 뭐든 시키면 다 잘합니다."

"군대다녀온지 얼마 안 되어 몸쓰는 건 자신있습니다."


군대 갔다와서 조직에 훨씬 적응을 잘 할거라는 장담, 군대 다녀왔으니 협동심을 체화했다는 장담,

이런 대답은 좀 곤란하지 싶다. 군대 문화가 곧 조직 문화는 아닌데다가, '센스있고 눈치빠르며 팀웍을

중시하냐'는 게 '군대 문화에 절어있'냐는 걸 묻는 건 아니다. 물론 여전히 한국의 조직문화가 군대의 그것과

과히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는데다가 면접관 개개인과

대면하고 있는 거지 저높이 앉아 조직을 위해 발언하는 기성세대-꼰대-와 대면하고 있는 건 아니다.
 

CEO 면접이나 고위급 면접이라면 좀더 조직차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안전하게 가야하겠지만,

그때 역시 군대를 앞세운 이야기는 위험하다고 본다. 이미 그들도 최소한 머리로는 충분히 군대문화의 폐해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는 시대인 거다. 심지어 면접관이 젊은 사람이고, 혹은 여성인 경우에도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할 건가.


백번 양보해서 정말 군대에서 개인적으로 그런 값진 체험을 했고, 떳떳이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고

이야기하고 싶어 미치겠다 하더라도, 실용적인 견지에서도 군대 이야기는 너무 식상하다. 너무 식상하고,

이미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잔뜩 끼어있어 그걸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놀랍게도(안 놀라움

말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소개서에 군대이야기를 주절주절 적고 있다는 거다. 달리 쓸 만한

경험이 없어서인지, 혹은 정말 이시대 한국 20대 남성의 삶에 그만큼 큰 흔적을 남기는 게 사실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이경우라면 십분 공감하는 바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남자들, 좀 영리해지자. 는 거다.


자신을 어필하고 자신의 장점을 알리려는데 전혀 참신하지도 않고, 상대의 흥미를 끌지도 못하는 '군대'란 소재를

앞머리에 끼워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어떻게 보나 손해보는 짓이란 뜻이다. 가뜩이나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 어수룩해 보이고, 훨씬 수줍어 보이는데다가 말도 잘 못하는 게 남성들 아닌가.(일반적으로 말이다.)
 



덧댐. 물론 특수직종이나 특정 기업에서는 군대의 경험을 높이 살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난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에 따라 하나의 추세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쯤되면 펑, 펑, 풍선터지는 소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잔뜩 배가 불러서는 제대로 날지 못하는 녀석들.

취침등 하나 없어 온통 깜깜한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조명삼아 휴대폰을 찾았다. 이미 야무지게 끈적한 느낌은

오감을 자극한 지 오래지만, 막상 휴대폰 조명 아래로 형체따위 사라진 시뻘건 곤죽을 바라보려니 기분이 더럽다.


하기야 풍선도 펑 터뜨리면 사방팔방에 대고 잔뜩 늘어져 보기 흉한 고무 쪼가리만 남겼댔다. 대학교 축제 때

매년 빠짐없이 등장했던 물풍선 놀이나, 초등학교 때 길가는 사람 맞춰보겠다고 물풍선을 창밖으로 폭탄처럼

투하하던 경험에 비춰보면, 그 돌돌 말린 고무쪼가리조차 어디로 전부 도망갔는지 찾기도 쉽지 않았던 듯.


모기는 없고, 모기의 가느다란 다리들과 샤벨은 보이지 않고, 흥건하던 핏물만 그새 말라붙었다.


가끔 이 녀석들은 주둥이에 칼을 물고는 어둠을 틈타 소리없이 접근해서는 내 숨통을 노리고 치명적인 검상(劍傷)을

입히려다 실패하고 사라지는 자객같기도 하다. 자세히 보면 피부에 칼자국이 이리저리 나 있을 거 같은 느낌.

어둠 속 어디선가 위이~잉 하며 선회비행을 하다가는 어느순간 내 귓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파공성. 몇 번이나

헛손질을 하며 귀때기도 때리고 볼때기도 때리다 보니 차츰 배가 양껏 불러오는 녀석들의 움직임이 둔해졌나보다.


이쯤되면 펑, 펑, 풍선터지는 소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참여연대에서 이번달 발간한 '참여사회' 잡지에서 마침 어제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서울광장 사용권리 되찾기". 1만 참여연대 회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기사는,

서울광장 조례 개정을 통해 사용신청을 신고제로 바꾸고, 사용목적도 여가선용 및 문화행사는 물론 헌법상 보장된
 
집회와 다양한 공익적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바꾸도록 서명을 받자는 이야기였다.

물론 조례개정은 쉽지 않다. 서울시 유권자의 1%, 무려 8만1천명의 서명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귀찮다. 온라인서명이나 집주소 이외의 주소를 적은 서명도 안 된댄다. 근데, 열받는다. 뭐라도 해야겠다.

항의를 할래도 공간이 없어서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거리에 촛불을 들던 뭐를 들던 나설 일이 더욱 많을 거 같은데,

'광장'이 없다.

우선 서명부터 했다. 그리고 수임인이 되어서 서명을 좀 주도적으로 받아볼까 생각중이다.

일단은 이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마침 미디어법안 및 금융산업관련법안이 날치기통과된 날에

알리고 싶어서 포스팅한다. 관련 사이트는, www.openseoul.org






초대장을 드리면서 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 드리는 분들은 간판만 만드시고 사라지시는 거 아닐까,

게다가 공짜영화니 뭐니 선전에 열을 올리시는 스패머는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다섯 장 밖에 안 되니만치 꼭 필요한 분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냥, 가장 길게 댓글을 다시는 분들 다섯 분을 선정해 드리도록 할께요. 제 나름대로 스패머들에 대해

진입장벽을 높이고자 취해보는 고육지책이자, 조금은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 이런 식으로 한번 나눠봅니다.


어떤 내용이던 상관없지만, 막막하게 아무말이나 쓰려면 좀 힘드실 거 같아서 몇가지 예시를 들어봅니다.

예컨대 어제 하루동안 자신의 일상을 시간순으로 쭉 적는다거나, 블로그를 하면 올리고 싶은 주제나 이야기에

대해서, 혹은 무엇이든 그냥 머릿속을 스치는 대로 자동기술하듯 쓰셔도 됩니다.

"현미 뽕잎차 밀크 홍차 롱맨컬처영영사전 경제학의 기초이론 토이 김현철 신해철 황신혜밴드 시나위 블랙홀 이소은 ZARD 박기영 화이트 패닉 김경호 이소라 윤상 대학 본얼굴은 가린 채 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건 좀더 솔직해봐 넌 알수 있어 칼 진검 사시미 刀 劍 쇠칼 단검 난자 詩야 너 아니냐 당신을 게워내라 뒤틀린 내장의 썩은 오물 창자에서 끊임없이 깡충대는 융털같은 자식들 참이슬 진로 두꺼비 소프트곰바우 미소주세요 아뇨 들어라 양키야 저게 왜 꽃이고 화장실에서는 똥만 싸지? 롯데 초콜릿 밝은게 빛일까 어두운 게 빛일까 왜 ㄱ이란 글씨가 낯설어 보이지? 저게 낫이야 기억이야 기억이 안 나네 육교와 625의 차이가 모지?"

뭐..이런 것도 인정해드립니다. +초대장 발송할 이멜주소 알려주시는 것 잊지 마시구요~!

 
● 일시 : 2009년 7월 20일(월) 14:00부터 7월 23일(목) 00:00까지.

장소 :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In Honor of

the hopeful bloggers of the Tistory


Y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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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Monday July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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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이렇게 수고로이 '가장 길게 적으시는 분'이 가장 블로그 개설에 사심없는 열의가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대권 가지고 너무 치사하게 군다거나 귀찮게 군다고 생각지는 말아주셔요~^^;
◈ 신규회원 초대시 유의 사항 ( 관련공지 : http://notice.tistory.com/802 )
좋은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초대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스팸블로거들이 티스토리에 유입을 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해서 스팸블로그 차단에 노력을 하고 있으나, 초기에 스팸블로거들을 발견하고, 규제할 수 있다면 깨끗한 티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초대장을 받으신 회원님께 안내드립니다.
 
 ① 초대 신청 E-mail 주소를 확인해 주세요!
     보통 스팸 유저들을 살펴보변, E-mail 주소가 무의미한 알파벳의 반복이나 숫자 주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유저의 요청은 초대를 하실때에 한번쯤 생각해 보세요!
 ② 비슷한 이메일 주소로 연달아 초대를 원할때!
     스팸 유저들은 비슷한 이메일 주소를 만듭니다. 그래서 비슷한 이메일 주소로 연달아 초대
     신청을 한다면 스팸 유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③ 댓글 작성된 IP 확인
     스팸 유저들이 간혹 동일한 컴퓨터에서 여러개의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
     되고 있습니다. 초대하기 전 한 명이 여러명인 척을 하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 IP 확인하는 방법 : 블로그 관리자 > 댓글/트랙백 에서 IP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본 포스팅은 백마탄 초인님의 블로그 1주년 축하 이벤트 응모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

1. 미술(예술) 은 [         ]이다!!!
(간략한 설명 첨부)

미술은 뭘까. 잘 모르겠다. 미술작품을 보면 마냥 이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쁘지 않으려고 애를 쓴 듯한 모양새에 흠칫 하며 이건 대체 뭥미..하게 되는 작품도 있다. 풍경이나 사물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몰두한 작품도 있고, 혹은 뭔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득 품은 듯한 작품도 있다.
 
정말 미술(예술)은 뭘까.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는데, 전시회가 있으면 가고 싶고, 미술관도 드문드문 가주고 싶고, 이왕이면 집에나 사무실에도 그럴듯한 그림이 걸려 있으면 좋겠다. 이쁘던 안 이쁘던, 풍경화던 추상화던, 뭔가 내게 끌림이 느껴지는 그런 미술작품 말이다. 까뮈는 "매력이란 명백한 질문을 던지지 않고도 '예'라는 대답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비록 내게 미술이 어떤 명확한 뭔가를 던져주진 않지만...그래도 난 대개는 항상 미술(예술)에 예, 라고 답하게 된다.

아마 내게 미술(예술)은 결국, "뭔지 잘 모르겠지만 매력적인 그 무엇"인 것 같다.

혹은 미술은 "현실에 대한 애무"인지도 모른다. 미술(예술) 안에서 현실은 좀더 이해하기 쉽고, 좀더 의미있으며, 좀더 질서가 부여된 방식으로 잘 매만져진다. 종종 이해할 수 없고, 무의미해 보이며, 무질서 그 자체인 듯 보이는 현실 세계를 튼튼한 위장으로 소화해내고 주위 사람들의 삶을 조금은 쉽게 살도록 긍정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것도 대부분 파괴적인 충동에 의해 현실 세계를 부서뜨리고 망가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실을 사는 나와 내 주변사람, 나아가 '인류'에 대한 사랑이 담긴 손길로 어루만져진다는 느낌이다. 혹 다소 거칠고 광기에 찬 무언가라 할지라도 그것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애증을 표현한 것 아닐까. 그러한 애정욕구로부터 표현욕구가 비롯되는 걸 테니 말이다.


2.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와 그림은 누구이며 무엇입니콰? 
  
(국내, 국외 상관 없이 그 작가의 그림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1점을 올려 주세요! 작가명과 작품 제목은 필수!!)

피카소전시회에 다녀왔다. 미술을 모르지만 그래도 가끔은, 작품을 보며 그의 위트와 의도를 느끼고 웃어줄 수 있었다. 회뜨듯이 얼굴을 조각내어 평면에 늘어놓은 그림들은 그의 한 시기..그리고 그의 계속되는 실험의 한 연속선에 불과했다. 그가 곁을 허용했던 7명의 여자들..피카소는 그녀들을 모델로 세워두고는, 그 어슴프레한 윤곽을 몇개의 선으로 버혀내며 마치 선율처럼, 강하고 때로는 약하게 '서술'하고 있었다.

정말 와닿았던 작품이 하나 있었다. '여자의 얼굴'이란 작품. 그림 앞에서 족히 십분은 서있었던 것 같다. 그가 큐비즘에 빠져있던 시기, 칼날처럼 솟은 어깨'뽕'을 대담하게 그려내고는, 그위에 어두운 색채로 생략된 목에 이어붙은 직육면체의 턱쪼가리..혹은 얼굴의 아랫도리. 그리고 그 첨단쯔음에 위태하게 균형잡고 선 초승달같은 얼굴. 정면을 향한 외눈과 긴장되고 신경질적인 얼굴면 옆에는 또다른 얼굴이 그림자를 먹고 숨어있었다. 칼날같은 초승달이 품고 있던 측면부의 완만함. 피카소라면 분명히 '둔덕'이라고 표현했을 것같은 아름답고도 풍요로운 굴곡을 그리며,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와 보이는 그 초승달의 얼굴정면은 가득찬 FULL MOON과 같은 이면을 갖는다. 정면의 외눈이 날카롭고 섬세하다못해 찌를듯한 예기가 서려있다면, 그림자를 머금은 측면의 눈은..놀란 듯이 커진 눈. 예기치못하게 허를 찔린 듯한, 원치않던 사랑에 빠진 듯한..표정. 그렇게..그 정면을 향해 무표정한 '여자'는, 측면에서는 가늘고도 긴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측면을 파고 들수록 깊어지는 어둠..불빛조차 가닿기 힘든 내면으로 다가설수록 그녀의 미소는 깊어지고 황홀해진다.

피카소의 인물들이 으레 그렇듯, 그 '여자'가 가진 최외곽의 가면..하늘을 향해 예각을 세운 날카로운 코잔등에서 급격하고 단호한 감정선을 느껴보고, 찔리면 당장 죽을것 같은 코끝에서 사정없이 놀아나는 남정네의 가슴서늘함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그럼에도 약간만 고개를 틀어도 나타나는 방심한 듯한 눈매의 매력과 깊이를 품은 미소에 반하기도 하고. 피카소는, 잘라낸 손톱같이 신경질적이고 속알머리없어 보이는 초승달의 이면에 그렇게 둥실하고 아늑한 둔덕이 있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싶었을 거라고 고개를 끄덕여 본다. 그는, 7명의 여자를 사랑했던 그는, 한사람한사람, 처음이자 마지막인듯이 사랑했을 거라고, 질리지도 않고 그녀들의 얼굴을 탐닉하고, 표정과 뉘앙스를 짜내었을 거 같다. 그는, 그녀의 미소가 시작되는 입술의 한쪽 언저리에서 다른쪽 언저리까지 가닿고 탐험하고 싶어서..불빛도 닿기 힘든 그 구석 한켠의 미소를 완전하게 찾아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으리라.

이미 한차례, 쪽당할 각오하고 '노란벨트'라는 작품을 폰카로 기어이 찍어버린 터였다. 피카소의 에로틱함..혹은 그가 추구하던 관능미가 유쾌하게 변주된 작품인거 같아서. 마치 프로이트의 심리병리학적 해석들처럼. 그런데 도무지 '여자의 얼굴'이란 작품은 인터넷에서 구할 수가 없다. 온갖 매체들이 써놓고 긁어놓은 작품사진이나 설명을 보아도..무엇이 원전인지 모르겠지만 거개가 다 똑같은 작품에 대한 똑같은 이야기뿐이다. 내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이 작품은..아마도 대중이나 전문가의 '인증'이란 걸 받지 못한 모양이다. 아쉽기 짝이 없어서..내가 한번 기억을 떠올려 그려볼까 생각중이다. '여자의 얼굴'이란 거.

덕수궁 돌담길의 그늘에 숨어 걸으며, 피카소는 붓으로 독심술의 결과물들을 그려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그는 여자의, 사람의 얼굴이나 마음이 책처럼 편평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을 거다. '독심술'이란 말의 어폐..를 그는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리뷰] "여자의 얼굴"-피카소.(2006.6.24))



3. 미술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콰? 

2007년에 도예의 기초수업을 들으면서 도예를 연마했던 적이 있다. 전생에 도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던 추억이다.
예술성과 실용성의 격돌
조교 : 이 작품은 이번 '도예의 기초'강의에서 나온 것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무늬에, 유약 처리에, 가마에서 예기치 않은 불의 산화/환원의 세례를 받고 나온 저 청동빛의 신비로운 색감을 보라.

윤작가 : 골판지의 따스함과 안온함을 형상화한 무늬를 넣어 진흙의 차
갑고 맨질맨질한 분위기를 조금 더 따뜻하게 덥히고자 했다. 조교가 우연이라고 착각하는 저 청동빛깔은 사실 작가의 치열한 미의식과 로맨티시즘이 현현한 것으로, 물방울과 같은 접시 안에 로마의 흥망성쇠, 나아가 인류의 흥망성쇠를 담는데 성공한 것이다. 화려한 청동조각상도 흐르는 물방울과 같은 세월에 씻겨 저렇게 녹스는 것 아니던가!

엄마 : 너무 작아, 어따쓸래? (이 때, 쾅! 하는 효과음. 실용성과 예술성의 격돌.)

광기에 사로잡힌 흩뿌림
화장토를 흩뿌리다 보면 가슴속에서 묘한 울렁임이 이는 걸 느끼게
된다. 붓 끝에서 사방으로 비산하는 물방울들, 그것은 체셔 고양이처럼 순식간에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한다. 사방으로 튀던 흰색 물방울들은 사라지고, 휘영청 구부러진 자기 위에 얼룩점만 남았다. 남으로 창을 낸..화분? 화병? 필통? 뭐가 되었건 여튼 내가 만들어낸 아이.

안에 있던 건 안나오고.
어디에 쓸지에 대한 아무생각없이 완벽한 구형태를 만들겠다고 마냥 동글동글 동글리다가, 문득 그 안에 숨어있는 주전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하여 다시 닭볏과 꼬리를 가진 주전자를
만들려다가, 다시 뿔이 듬성듬성난 형상화를 꾀하다가, 결국 나온건 돈데돈데돈데 돈데크만. 내가 봤던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왠 괴물 주전자가 나와버렸었다는. 미켈란젤로는 조각이 안에 있는 형체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했다던가...그는 틀렸다.ㅡㅡ;;


4.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와 자신은 무슨색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겠습니콰? (간략한 설명 첨부)

대체로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검정인 듯 싶다. 시뻘건 빨강색도 무지 좋아라 하지만, 가끔 너무 부담스럽거나 감정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검정색이 세련되면서도 무난한 듯 잘 섞여들고, 또 그러면서도 자체의 존재감은 분명히 각인시킬 수 있는 색깔인 것 같다. 다만 검정 일색으로는 좀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고, 의외로 이쁘지 않은 검정색도 은근히 눈에 많이 띈다. 굳이 나누자면 무광의 죽은 듯한 검정-배트맨이나 배트카의 검정색이 무광 검정이다-은 너무 위세를 빼는 것 같아 맘에 안 들고, 어느정도 광택이 반들대며 유쾌하게 뛰노는 맨들맨들한 유광의 검정이 좋다.

스스로를 색깔로 표현한다면..글쎄, 아마도 검정색 아닐까 싶다. 검정이라면 무광의 죽은 듯한 검정은 말고, 적당히 빛에 반사되며 반짝거리는 검정색이..라고 느껴지면 좋겠지만, 그닥 주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지 않을 듯. 어차피 이건 내맘대로 쓰는 거니까 뭐.ㅋ


5. 지금! 바로 자신 앞에 흰 도화지와 연필이 있다면, 무엇을 그리겠습니콰? 그 이유는?

그냥 그림판 꺼내서 그려봤다. 머..한가해서 그린 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절대로 아닌데, 정말 오랜만에 그림그려본다. 그냥 요새 기차가 너무 타고 싶어서, 그리고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떠오른 대로 그렸다. 마우스를 움직여 그리기란 쉽지 않지만..그래도 재미있었으니 됐다. 저건 내가 그렸던 태양 중 가장 그럴 듯 하다, 대만족.ㅋㅋㅋ 별모양 별들이 너무 진부하고 유치하긴 하지만...별들 하나하나도 저렇게 그리긴 힘들어서 그냥 기호화된 별을 그려넣었다.


6. 미술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 하십니콰?

방금 마우스를 깔짝대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 영혼이 고양되는 걸 느꼈다..는 건 뻥이고, 글쎄..아무리 미술(예술)이 대단하고 어마어마한 감동을 던질 수 있다고 해도 고양이 한마리도 아니고 무려 '인류'씩이나 구원할 수 있을까 싶다. 구원이란 게 뭐로부터의 구원인지, 뭐에 대한 구원인지도 모르겠고. 혹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 철학적 의미에서 인간 실존의 한계..죽음을 극복할 수 있냐는 거라면 예술이 인간에게 불멸의 무언가를 순간적으로 맛보여줄 수는 있겠지만, 인간 자체는 구원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그렇게 언뜻 언뜻, 인간이 먹고자고 똥싸는 존재로부터 뭔가 정신적인 존재로 고양된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도 생각한다.


7.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미술관(화랑 등)에 몇 번이나 가 본 경험이 있습니콰?   (간략한 설명 첨부)

대학 때부터 미술관 다니는데 관심이 있었다. 시립미술관을 자주 가는 편이고,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인사동, 삼청동 쪽의 화랑도 드문드문 들렀다. 외국 여행을 가서도 박물관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미술관은 좋아라 하며 다녔으니, 꽤나 많이 다닌 셈이다. 요새는 좀 못 가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언제든 내키면 불쑥 가게 되는 곳이 또 미술관이다.

누구누구 미술전이나 전시전이 있으면 혼자 찾아가서 우선 한번 설렁설렁한 걸음으로 뺑 둘러보고, 그다음에는 몇개 인상에 남았던 작품들을 찾아 두바퀴째 뺑 돌았다. 그렇게 맘에 드는 작품 앞에서는 오래오래 멈춰서서 이리저리 작품을 굽어보았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서는 그나마 오랫동안 기억에 새겨둘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미술관은 여럿이 갈 때보다 혼자 갈 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더구나 호오가 워낙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영역이라 보고 싶은 그림을 맘껏 보기에도 그렇다.



Thanks to 백마탄 초인님~*

& Congratulation!! 블로그 1주년 '베리베리' 축하드려용!!^^




 

제 나눔정리하기 전에, 이번 2차 동시나눔도 많은 분들과 함께 재미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청유형 포스팅] 테마가 있는 '온라인 동시나눔마당'에 함께 해요~*
테마가 있는 온라인 동시나눔~ 벌써 올리신 분들도 계시네요^^
[동시나눔] 18일 01:00분 현재 나눔마당이 벌어진 곳들 모아드립니다~*

이웃분들 모두 완전 멋져요~!! 제가 링크를 없앤 대신 모두모두 RSS로 묶어두었답니다. 혹시 제가 놓친 분이

있을지도 모르니 미리 사과부터 드리구요, 앞으로도 계속 이웃분들 곁으로 비비적대고 파고 들겠슴다^^


자 이제 다시, [동시나눔] 해리포터 최종편 개봉기념 영어책 날개달기.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참여해서 성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용~*

책을 나눔받기 위한 조건은 두가지였어요.

1) "영어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에 대한 30자 내외의 견해와, 
2) 원하시는 책을 한권 말씀해 주시면서 '성함, 주소, 전화번호' 등 배송에 필요한 정보. 를 부탁드렸었죠.ㅎㅎ

[논제] 영어 공부를 위한 사회적 비용과 스트레스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영어만 잘해도 취직이 걱정없다는 한국적 정황을 고려하여, 영어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 견해를 밝히시오.(30자 내외)

참여해주신 분들의 다양한 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BlogIcon 비프리박님은 "영어가 필요없는 사람에게는 청소년기에 국가로부터 부과되는 노역"이라 생각하셨네요.

"박노자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 강한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2mb는 이제 언제든 영어몰입 교육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죠. 노역의 강도를 높이는 짓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와 같은 부연설명도 아낌없으셨구요.


영어로 답하시면 '약간의 어드밴티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더니 chul2님은 "English is the minimum shield of

our life
". 라고 무려 영어로 답해주셨구요. 푸른대양님은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해주는 것이면서도

어리석게 만드는 것
"이라는 알쏭달쏭하고 심오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BlogIcon 초하(初夏)님은 "English is Bla

Bla Bla~~
"라고 답해주셨네요. 최소한의 삶의 방패라는 말이나, 어리석음의 원인이자 자학의 원인이란 말,

그리고 그저 영어는 어쩌구저쩌구..라는 그 도구성에 초점을 맞춘-이거 제가 제대로 해석한 거 맞죠, 초하님?ㅎ-

촌철살인의 말들이 이어졌네요.


이외에 "이젠 영어는 필수불가결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듯 합니다..."(Adish Ninsol님), "영어는 나의 어깨를

짓누르는 하나의 짐이 아닐까요?"(BlogIcon 러블리미니민님), 그리고 "영어란 바디 랭귀지다OTL"(BlogIcon 에우리알레님)

의 의견들은 왠지 씁쓸하고 피로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헉! 참여하려니 어렵다 ;ㅁ;"(BlogIcon ★바바라님)

라거나 "먹을꺼 먹을꺼로 하시라니까 ㅜㅡ 힝...섭섭해라.....ㅋㅋㅋ"( BlogIcon 카타리나^^님)같은 반응이 자연스럽네요.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정말매우몹시무척이나 감사합니다~^^


여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BlogIcon 에우리알레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푸른대양님,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다이어리"는  BlogIcon 비프리박님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의 두 분, 에우리알레님과 푸른대양님은

잘 지내보자는 의미도 크네요. 워낙 대답들은 다들 잘해주셨으니 제 주관이 많이 작용한 듯해요^^


신청하신 분들 모두 책 한 권씩 쥐어드리고 싶은데..아디쉬님하고 초하님은 혹시 다른 책 원하시는 거 없으신지요?ㅜ
 
초하님이 말씀하신 책은 좀 많이 더러워서 차마 드릴 수가 없구요, 아디쉬님은 하필 길고 긴 답글을 달아주신

비프리박님과 경합하시는 바람에...흑.T^T






어젯밤 00시 00분부터-실은 그 전날쯤부터도 드문드문-시작된 제2차 동시나눔이 벌어지고 있는

블로그를 정리해보았어요^^

묻지마나눔에서 폭탄나눔까지, 그리고 나름 궁리한 기색이 역력한 선정방식까지. 저번 나눔때에

비해 참여는 조금 줄었지만 조금더 다양해진 모습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하나씩 돌아다니며

구경하시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요?ㅎㅎㅎ


아, 오늘 중으로도 참여 가능하시니 지금이라도 뭔가 끄집어내서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이글에

트랙백 남겨 주세요. 제가 다시 한번 정리해서 널리~ 알리도록 하겠슘당!


BlogIcon 초하(初夏) 님이 ◆ [제 2차 동시나눔] 신간 책 3권 공개 마당

BlogIcon 백마탄 초인 님이 이벤트 공지!! [블로그 1주년 기념, 행운을 잡아라!]

BlogIcon Design_N 님이 [동시나눔] 장마 물폭탄 맞은 기념 이벤트!

BlogIcon 2Proo 님이 블로그 동시나눔 이벤트 - 프렌치카페 기프티콘

 검은괭이2  님이 [블로그 덧글 10000개 넘은 기념!!] 책나눔 이벤트!!

해피아름드리 님이 [제2차 공동나눔] 역사로 현재와 미래의 우리를 발견하다 - 책나눔

 간이역  님이 [나눔 이벤트]유기농 뮤지컬-총각네 야채(?)가게

BlogIcon 윤뽀  님이 [나눔 이벤트] 블로그 활성화 기원 '덧글달기' 미션 이벤트!

무량수won  님이 [동시나눔] 새로운 블로거를 위해

BlogIcon Adios  님이 [이벤트] 작은 나눔 이벤트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ㅡ^

띠보님이 [이벤트] 번데기 앞에서 두뇌 주름잡기

Kay~(케이)님이 [동시나눔] 고마워요! 사랑해줘서!

날개님이 날개의 동시나눔 참가 이벤트 - '읽어서 남주자'

BlogIcon ytzsche[동시나눔] 해리포터 최종편 개봉기념 영어책 날개달기.

+
BlogIcon ★바바라 님이 [2회 동시나눔] ①휴가철 꼭 가봐야하는 여행지 ②감동 받은 책, 드라마, 영화 트랙백 걸기

 BlogIcon 리브홀릭 님이 새로운 도서관 매거진 <L> 창간 기념 나눔 이벤트! 

 chul2  님이 [동시나눔] 100만 방문자를 앞둔 기념?!

+

 Adish Ninsol 님이 [2차 공동나눔] 조선왕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기념 책나눔

+

BlogIcon 에우리알레 님이  [2차 나눔 이벤트] 수제(?)티 코스터 드립니다!!! (파우더 초크아트)


 
다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왠지 변명부터..


제가 누군가에게 어줍잖게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렇게 영어책을 내놓기로 한 된 김에

변명삼아 한 마디 하자면...책은 문맥을 따르면 될 뿐 표현 하나 단어 하나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전
 
찾느라 흐름 툭툭 끊겨가며 피곤하게 몇 페이지 넘기다 던져버리는 식 말고, 그냥 좀 대범하게 설렁설렁 나갈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리고 꼭 단어 뜻을 몰라도 대개 앞뒤 문맥상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니까, 그렇게 즐기면서 읽는 게 중요한

듯 합니다. 설렁설렁, 제가 그랬단 얘기죠. 음하하하..ㅡㅡ;


마침 해리포터가 개봉했더라구요.

제가 해리포터 1권과 2권을 원서로 갖고 있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아마 국내에 번역본이 출간되기 전에 구해서 봤던 것

같은데 꽤나 재미있게 봤었어요. 영화로는 못 살려내는 상상력의 여지란 게 책에는 남아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해리포터 영화는 그다지 맘이 안 갔지만, 어쨌든 이번 나눔의 컨셉이랄까 테마를 이끌어낸 건 역시 이 어리버리한

해리 포터입니다.

1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인 거죠. 문고판이라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 한권이에요.

2부,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입니다. 갱지로 만들어진 문고판 최대의 단점이 좀 헤지기 쉽다는 건데 역시 구석구석 

살짝 닳았네요.


내친 김에 다른 책들도 날개달아봅니다.

짧막짧막한 컷의 스누피 만화들을 모아놓은 만화책입니다. 뭐 그냥 부담없이 한번 읽으면 될 듯한, 아니면 아이들이

영어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더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한 그런 책입니다. 스누피야 다들 잘 아시니 패스.

건전도서 한권입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인데요, 저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식상한 자기계발서라니, 흥,
 
이랬는데 요새처럼 노골적으로 돈모아라, 잘나져라, 라고 주문을 외는 '자기계발서' 책들이 범람하는 때에 다시 보니

반가울 정도네요.

마지막으로, "안네의 일기"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 봤던 안네의 일기는, 어차피 그녀 역시 미성년자였으니 이런 표현은

좀 뭐할지 모르겠지만, 아동용이었다는 걸 알게 해준 책입니다. 그녀는 상당히 조숙했고, 무척 자유롭고 발랄한 영혼..

이랄까, 그랬던 거 같아요. 그의 아버지가 나중에 책 출간할 때 일기의 몇몇 부분을 삭제했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제가 어려서 봤던 건 거기서 또 몇몇 부분들이 삭제된 것 같더군요.


'원서'..에 대한 몇가지 생각.

왜 외국서적에 대해, 특히 영문판서적에 대해 '원서'라고 칭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서, original book이란 건가요.

외국대학 교재라거나 번역본에 대한 명칭이라면 원서라 함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영어로 된 책이면 그냥 영어책이라면

될 텐데, 자꾸 '원서'라고 저부터 쓰게 되네요. 입에 익은 말이라 생각없이 쓰긴 하는데 유의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왜 우리나라는 문고판을 안 만드는 거죠? 온갖 '허접한', 나무가 아까운 책들에 석고가루 들어간 형광빛 감도는

고급종이에 하드커버라니. 몇년이나 갈 책이라고. 가볍고 작아서 들고 다니기 편한 문고판 책이 많이 나왔음 좋겠습니다.

약간 다른 얘긴데, 이렇게 멋진 표지들도 보기 흔치 않은 듯 해요. 가벼운 내용에 맞춘 가벼운 느낌의 표지야 어쩔 수

없지만, 다소 무겁거나 진지한 책들이라고 다 글자만 박아넣은 느낌의 감각없는 표지일 필요는 없잖아요.


제가 생각컨대 제가 가진 최고의 표지 두개 서비스샷입니다.ㅎㅎ

아래의 논제에 가장 훌륭한 답을 해주신 다섯 분을 선정하여 책을 날개달도록 하겠습니다. 답과 함께 "성함, 주소, 전화번호" 등 정보를 남겨주시면 제가 빠른 등기로 쐥하니 보내드리도록 할께요^^

[논제] 영어 공부를 위한 사회적 비용과 스트레스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영어만 잘해도 취직이 걱정없다는 한국적 정황을 고려하여, 영어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 견해를 밝히시오.(30자 내외)

* 논제니까 반말했습니다. 죄송.(__) 기한은 2009. 7. 19(일) 24:00 까지입니다.
* 예컨대 "영어는 abcdefghijklmnopqrstuvwxyz입니다."라거나 "영어는 빌어먹을 장애물이다, 제길."이라는 식의 답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논제가 이모냥이다 보니까, '훌륭한 답'의 기준이란 건 전적으로 제 맘대로가 될 것 같습니다.--;
* 신청을 영어로 해주신 분께는 다소간의 어드밴티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ㅋㅋ




덧댐. 혹시 말씀드린 5권의 책 이외에 다른 책들, 그러니까 맨 앞에 사진에 올랐던 그 책들 중에서 혹 정말정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시다면 제게 말씀 주시기 바랍니다^^ (괜히 자랑질하려고 올린 사진 아니에요.ㅎㅎ)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블로그와 나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For Beginners - 테마가 있는 '동시나눔마당'은 어떻게 진행되나?

ㅇ 일시 : 2009. 7. 17(금) 00:00, [동시나눔]이란 말머리를 단 포스팅 발행으로 개시(開市) 후 이삼일 내 파시(破市)
ㅇ 품목 : 제한없음. (책, 게임, 수제빵, 토마토, 립스틱, 귀걸이, 영화티켓, 문화상품권, 강연 초청권, 손편지, 쿠폰,
                            머그컵, 다(茶)류, 칭찬 등)
ㅇ 테마 : 제한없음. (남친과의 300일 기념, 두산 1위 기념, 10만힛 기념, 블로그 개설 1주년 기념 등)
    ※ 전례를 보고 싶다면 ◆ 'ΟΟ기념, 동시 나눔' 마당 전체 진행, 경과 보고

마치 백화가 만발하듯 각자의 블로그에서 [동시나눔]의 말머리를 단 개성넘치는 글들이 개성담긴

'무언가'를 나누겠다며 다투어 발행된다는 건, 그리고 그에 호응하는 수백수천의 꿀빛 벌들이 날아들어

댓글을 남기고 격려하는 모습이란 건, 정말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7월 17일 00시에 함께 나눠보시겠어요?

나눔이란 행위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떠넘김만으로, 혹은 다른 한쪽의 막무가내한 요청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직접 나누겠다고 나서시는 분, 나눔받겠다고 나서시는 분, 욕심부리자면 옆에서 이런저런

잔소리도 하고 밉지 않게 바람도 잡아주는 분까지 있어야 비로소 성사되는 마법같은 순간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청컨대, 함께 뭔가를 나누고, 말을 나누며, 그렇게 마음을 함께 나누지 않으시겠어요?^-^*

For You - 나눔에 동참하는 방법은?

ㅇ 직접 나누겠다고 나서시는 분이나, 당일 00시에 멀티창을 띄운 채 나눔에 응모하시는 분이나 모두 
   당신이 챔피언~!(..응?)

ㅇ 나누거나 나눔받고 싶으신 분은 글 아래 댓글로 참여 의사를 밝혀주시면 더욱 원활하게 나눔이 이뤄질 것 같아요.
ㅇ 7월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시나눔] 말머리의 포스팅을 발행하신 후, 트랙백을 걸어주셔요.
ㅇ 주변인들에게 이런 '나눔마당'이 열린단 사실을 홍보해 주시면 더욱 좋아요^^


이렇게 저번 포스팅(http://ytzsche.tistory.com/517)에 올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나눔에 동참하시겠다고

의사를 밝혀주셨어요. 

BlogIcon 초하(初夏) 님
Adish Ninsol 님
BlogIcon 백마탄 초인 님
BlogIcon Design_N 님
BlogIcon 2Proo 님
 검은괭이2  님
해피아름드리 님
BlogIcon 드자이너김군 님
 간이역  님
나른한 고냥이 님
BlogIcon 윤뽀  님
무량수won  님
BlogIcon Adios  님
BlogIcon PLUSTWO 님
BlogIcon 리브홀릭  님
BlogIcon ★바바라 님
레이먼  님
BlogIcon 에우리알레 님
BlogIcon ytzsche 

음..20명 가량이 되는군요~^^ 아마 더 오르지 않을까요?ㅎㅎ
벌써 올리신 분들도 있는 거 같던데, 어서 둘러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당.
저도 몇개는 벌써 신청했네요.



이제 오늘밤이면 또다시 우르르 오르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모두모두 좋은 밤, 멋진 밤 되세요^-^*


덧댐. 저는 아직도 뭘 해야 할지 못 정했답니다..얼른 정해서 올릴께요.ㅎㅎ



 

다음 왈,
appetizer (영어) 서양요리에서 식사하기 전에 식욕을 돋구기 위해서 마시는 술 또는 전채.

7월 동시나눔마당을 앞두고, 마침 제게 초대권 10장이 들어왔습니다.

[청유형 포스팅] 테마가 있는 '온라인 동시나눔마당'에 함께 해요~*

보다 많은 분들이 이런 마당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참여하실 수 있도록, 나름 그럴듯한 에피타이저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기쁜 마음에 덥썩 포스팅을 해봅니다.ㅎ


2009 한국스타일박람회인데요. http://www.hanstyleexpo.net/를 참고하시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일인당 입장료는 고작 2,000원에 불과하지만요, 예를 들자면 철수가 갑순이랑 같이 가다가 윤아를 만나서

함께 가자고 했더니 윤아는 덕배랑 같이 아니면 안 가겠다고 떼를 쓰다가 십년만에 소꿉친구 영수를 마주쳐

결국 다섯명이서 사이좋게 손 꼭붙잡고 박람회를 보러 간다던가, 하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2,000원 곱하기 5명, 무려 10,000원의 값어치가 있는 티켓일 수 있는 거죠. 놀라워라~*

제게 10장이 있으니 필요로 하는 분께서는(특히 여러장이 필요하신 분이면 더욱 좋을 듯)

밑에 비밀댓글로 주소, 연락처, 성함, 필요 초대권수량을 적어주시면 제가 이번 주중으로 보내드릴께요^^

10장이 전부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이에요~* (아, 물론 배송은 무료입니다.)


다시한번, 광고광고~*

[청유형 포스팅] 테마가 있는 '온라인 동시나눔마당'에 함께 해요~*


덧댐. 초청장 소지하신 분의 등록 절차는 아래와 같아요.ㅎㅎㅎ






호이짜 호이짜~ 다 말아버리겠다~*

성황리에 마친 지난 6월 동시나눔의 기억을 떠올리며, 7월 동시나눔마당의 멍석을 살포시 깔아봅니다^^

동시나눔을 처음으로, 그치만 무지하게 성공적으로 이끄셨던 초하님 다음으로 '멍석돌이'가 되다니,

꽤나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애초에 뭐 저 혼자 뭔가 할 수 있다는 오바스런 생각은 안 합니다.ㅎ

멍석은 다만 돌돌 말아버릴 뿐이죠.ㅋ


동시나눔마당이란 '나눔-후렌들리'한 블로그 공간을 위한 벼룩시장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시나눔마당'이란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보다 많은 분들이 '나눔'이란 행위에 친숙해져서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 아래,

각자의 블로그에서 동시에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뭔가를 나누어 보자는 시도입니다.

말하자면 '나눔-후렌들리'한 블로그 공간을 위한 자그마한 벼룩시장이지요.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내어놓는다는 것, 누군가가 그걸 받고 행복해하는 걸 보고, 또 그만큼의 행복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뭐, 쉬운 것부터 나누어 보고, 또 주고받아 보자는 거죠^^ 

저번달에 보여줬던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폭발적인 성원과 화답의 열기란, 냉소적이고 폭력적이기만 하다는

온라인 공간 역시 우리가 충분히 가꿔나갈 수 있는 꽃밭이구나~ 란 자그마한 울림을 던졌을 거라 믿습니다.

(정훈희가 부릅니다, 꽃밭에서.)


단순히 이러저러한 물품들을 재수좋게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차원을 넘어서, 어디메쯤의 훈훈한

주말시장이나 벼룩시장이 생각날 정도로 북적북적대는 분위기, 게다가 각자 들고 나온 상품들을

핑계삼아 새로운 이웃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For Beginners - 테마가 있는 '동시나눔마당'은 어떻게 진행되나?

ㅇ 일시 : 2009. 7. 17(금) 00:00, [동시나눔]이란 말머리를 단 포스팅 발행으로 개시(開市) 후 이삼일 내 파시(破市)
ㅇ 품목 : 제한없음. (책, 게임, 수제빵, 토마토, 립스틱, 귀걸이, 영화티켓, 문화상품권, 강연 초청권, 손편지, 쿠폰,
                            머그컵, 다(茶)류, 칭찬 등)
ㅇ 테마 : 제한없음. (남친과의 300일 기념, 두산 1위 기념, 10만힛 기념, 블로그 개설 1주년 기념 등)
    ※ 전례를 보고 싶다면 ◆ 'ΟΟ기념, 동시 나눔' 마당 전체 진행, 경과 보고


마치 백화가 만발하듯 각자의 블로그에서 [동시나눔]의 말머리를 단 개성넘치는 글들이 개성담긴

'무언가'를 나누겠다며 다투어 발행된다는 건, 그리고 그에 호응하는 수백수천의 꿀빛 벌들이 날아들어

댓글을 남기고 격려하는 모습이란 건, 정말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7월 17일 00시에 함께 나눠보시겠어요?

나눔이란 행위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떠넘김만으로, 혹은 다른 한쪽의 막무가내한 요청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직접 나누겠다고 나서시는 분, 나눔받겠다고 나서시는 분, 욕심부리자면 옆에서 이런저런

잔소리도 하고 밉지 않게 바람도 잡아주는 분까지 있어야 비로소 성사되는 마법같은 순간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청컨대, 함께 뭔가를 나누고, 말을 나누며, 그렇게 마음을 함께 나누지 않으시겠어요?^-^*

For You - 나눔에 동참하는 방법은?

ㅇ 직접 나누겠다고 나서시는 분이나, 당일 00시에 멀티창을 띄운 채 나눔에 응모하시는 분이나 모두 
   당신이 챔피언~!(..응?)

ㅇ 나누거나 나눔받고 싶으신 분은 글 아래 댓글로 참여 의사를 밝혀주시면 더욱 원활하게 나눔이 이뤄질 것 같아요.
ㅇ 7월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동시나눔] 말머리의 포스팅을 발행하신 후, 트랙백을 걸어주셔요.
ㅇ 주변인들에게 이런 '나눔마당'이 열린단 사실을 홍보해 주시면 더욱 좋아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블로그와 나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1. 국제 정세에 대해 논하시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 그리고 당선된 후,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으레 질문은 내게 떨어졌다.

누가 될까? 오바마가 되면 어떻게 되는 거야? 암살당하지 않을까?ㅡㅡ;;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6자회담이 삐걱댄다는 기사가 나올 때였을 거다. 당시 내가 RA로 일하던 회사의 이사가 물었다.

자네가 잘 알겠구만. 북한이 왜 저러는 거야? 어떻게 될 거 같아?


심지어는 그런 질문도 들었던 적이 있었다.

왜 한국은 핵무장을 안 하는건데??!!


내가 아냐.


외교학과를 나왔다고 국제 정세 분석에 능해지는 건 아니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오만나라의 외교 정책과 기조를

파악하고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리고 외교관으로 갖출 만한 덕목일 외교술수 이딴 것도 없다. (외교관이 따논

당상인 건 더더욱 아니다. 별 상관없다;;)


첨에 난 외교학과라고 해서, 무슨 대사관 뒷뜰에서 가든 파티할 때 바베큐 잘 굽는 법, 와인 마시는 법 갈쳐 주는

데인가 하고 갔을 뿐이고. 배워보니 무슨 자신이 한국의 대표인 양 겉멋든 인간들만 잔뜩 양산하는 기형적인

외교학과/정치학과 분리 시스템에 속았을 뿐이고.


#2. 다음 주자는,

귀여운 8살짜리 아드님이 있으신 플투님(http://plustwo.tistory.com/)께 바통 살포시 놓고 오렵니다^^


뒤늦은 세줄 요약.
외교학과(학부 나부랭이)를 나왔다.

국제정세 분석은 커녕, 외교정책이나 외교술 역시 모르니 묻지 마라. 쌩깔 테다.

다음 주자는 플투님입니다~!






To. Adish님,


아디쉬님,

살포시 놓고 가신 편견타파 릴레이 잘 받았습니다^^

어느 순간 들불처럼 번져들고 있는 릴레이에 대한 염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라면 뭐랄까,

저는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인간은 모든 문제를 스스로의 맥락에서 재구성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무언가로 먹기 좋게 바꾸어내곤 그에 답하기 마련이니까요. 포스팅의 주제로도 나무랄 데 없는 이런 멋진 릴레이들이

계속 제게 쏟아진다면, 물론 제가 여전히 마치지 못한 알제리, 파리..심지어 이집트 여행기의 마감이 더욱 늦어지긴

하겠지만...그래도 행복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뭐 제 여행기야 어차피 누가 재촉하는 것도 아니니까요.ㅎㅎ)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요. 부담감을 느껴서 답을 하셨던 안 하셨던, 그렇게 던져진 질문들은

각자의 블로그에 모종의 파장을 남겼을 거고,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릴레이란 게, 마치 '왕의 남자'의

한 장면에서처럼, "너 거깄고~ 나 여깄어~" 를 확인하는 과정이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좀더 탄탄하고 믿음직한

대화를 스스럼없이 나누기 이전, 조심조심 서로를 탐색하고 '친구'하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시니컬하게 표현하자면 '슬쩍 간을 보다'란 표현이 딱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ㅎㅎ


아디쉬님의 글([편견타파 릴레이] 전공자가 모든 것을 다 아는건 아니다...) 잘 봤어요. 저도 한 때 사학과를

지망했었는데, 사학과셨다니 왠지모를 우호감이 마구 밀려온다는.ㅋ

릴레이의 묘미는 어쩌면 조금씩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퍼뜩 드네요. 스스로 의욕해서

끼적대는 글들이 단단한 알껍질을 깨보겠다는 안에서의 쪼아댐이라면, 릴레이 바통을 받아 자의반타의반 쓰게 되는

글들은 그 껍질을 깨라고 도와주는 밖에서의 쪼아댐이랄까요.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이쯤해서, 제가 왜 이런

실없는 글을 기이이이이이이~일게 쓰고 있는지 인증샷 한 장.

집에 쵸큼 남아있던 양주를 홀짝홀짝 병나발을 불었더니 고만.ㅋㅋㅋㅋ

아,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글이 너무 길면 읽기 싫다고 서두에 석줄 요약을 해주는 게 예의라던 한 선배가 불현듯

떠오르는 밤입니다. 어쩔 수 없군요, 아디쉬님이 넘겨주신 릴레이는 다음 포스팅으로...^^;;


From. ytzsche.





1. "나를 만든 [ ]권의 책"을 제목에 적어주세요. (권수에 제한은 없습니다.)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7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5. 기타 세칙은 inuit님의 릴레이의 오상을 참조 바람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백설공주를 괴롭히던 왕비가 거울 앞에 서는 것과 같은 일이기도 하다.

(이전에 올렸던 독서론 [릴레이] 내게 책은 [자석], 독서는 [정렬]이다. 라는 것도 있었지만 대략 비슷한 의미다.)

지금 내가 답답한 문제들에 대해, 답답하게 옹친 감정들에 대해 한줄기 활로를 뚫어주거나, 최소한 그에 대한

힌트라도 던져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책장을 펼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


책아 책아, 대체 난 왜 이렇게 헛헛한 거니? 대체 세상은 왜 이렇게 굴러가는 거니? 세상을 읽기 위한 조금 더 정밀한

프레임, 안경은 어디 있는 거니? 혹은 지금 내 고민에 대한 답은 어디 있는 거니?


그런 질문과 그에 대한 적시성을 띈 답, 그런 궁금증을 품은 나와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독서는 마치 DNA의

이중나선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휘영청 꼬여들어간다. 그 궤적을 되짚는 것이 아마 '나'라는 걸 형성하는 코어,

핵심가치에 대한 되새김질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책 자체가 좋고 나쁘다는 평을 떠나, 그저 내가 어떤 생각을

해왔고 거기에 가장 큰 반향을 던졌던 책이 무엇인지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때마다 책들이 내게 원하는 답을 줬는지, 아님 최소한 답이라도 했는지는 별개 문제다. 왕비의 거울 역시

계속해서 '백설공주입니다'라 대답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가장 과녁에 들어맞은 책, 혹은 저자를 선정해 봤다.


그리고 하나 더, 나의 독서가 자꾸 '말랑말랑'해지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감성을 건드리고 내면을

성찰하게 만드는 책들도 물론 소중하고 귀한 책이지만, 그런 식으로 보다 깊고 풍부한 '느낌'을 위한 감성을 쌓는 것과

동시에 보다 성숙하고 넓은 '사고-생각'을 위한 이성을 단도리해줄 수 있는 책도 같이 섭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느낌과 생각, 감성과 이성, 둘 중 어느 한 가지만 과잉되어 발달하는 것도 독서 편식의 폐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해서, 굳이 이번 릴레이의 테마를 "나를 만든 사회과학 서적 5권"으로 잡아 보았다. 글쎄, 좀 애매하긴 하다.

사회과학이라고 통칭하기엔 역사서나 철학서도 들어간 것도 사실이니까. (뉴에이지 류의 사조도 철학이라고 칠 수

있다면) 뭐...그래도 내가 생각하던 큰 줄기를 뚝뚝 꺽어나간 결절점이랄까, 그런 책들을 고등학교때부터 시간순으로

나열했으니만치 '나를 만들었다'는 부담스런 표현을 참아주기로 한다.


사족 하나만 더 달자면, 지금 이 책들 중에는 더이상 내가 소중히 생각지도 않거나, 심지어 코웃음치며 "그땐 그랬지"

란 식으로 넘기고 마는 책들도 있다. 뭘지는..읽어보시면 자연히 알게 될 듯. 그렇게 내가 '극복'했다고 생각하는

책들조차 내 생각과 시야를 넓혀주었다고 생각하는만큼 애증의 대상이랄 수도 있겠다.


#1. 한단고기, 임승국 번역/주해, 정신세계사

"성경의 기원은 바빌론이요, 바빌론의 기원은 수밀이(수메르)요, 수밀이는 고조선의 12연방국 중 하나였다. 이스라엘이

선민(선택받은 민족)이라면, 우리는 천민(하늘의 민족)이다."라는 식의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비주류 민족사관을

떠받치는 가장 큰 전거인 책이다. 외제품 선호사상이나 한국사람은 맞아야 한다는 식의 자학(식민)사관이 그간 천년에

걸친 사대주의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 때문이라 하며, 우리가 그간의 자학사관과 식민사관을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뭐..한단고기 자체에 대한 진위 논란이 있지만, 천문학을 동원해서 몇몇 사실(史實)이 증명되었다고

하니 전부 거짓이랄 건 아닌 거 같다. (여전히 역사 강역을 논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어디까지나

학문적인 차원에 제한된 이야기지만...하갸 한중일 고대사 논란은 현재의 정치적 의도와 맞물려 늘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신없는 역사는 정신없는 국민을 낳는다"라는 단재 신채호의 언명과 함께 잊혀졌던 휘황찬란한 고대사의 영광을

강조하는 순간, 파생되는 부작용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통일해서 핵무장하고 중국 내 간도지방 및 조선인 자치구를

다 돌려받고, 인디언들과의 유대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적 소유권을 주장하여 홍익인간의 교리로 황인종 중심의

'황백대전환' 세상을 이끌어나간다..라는 식의 제국주의적, 팽창주의적 논리로 발전한다. 80년대 대유행했다는 '다물

(김태영, 정신세계사)'이라는 소설이 단적인 사례랄 수 있겠다. 그리고 이는 '민족', '국가'를 '개인'보다 우위에 놓는 등

'민족주의자' 박정희에 대한 미화와 같은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이어진다.


#1-1.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임지현, 소나무

저자는 오천년을 내려온 단일 혈통의 한민족이라는 '신화'는 한국인들의 가장 큰 이데올로기이자 종교라고 지적한다.

그 신화가 어떻게 남한의 극우 세력과 북한 정권을 위해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오늘의 시각으로 '민족사'와

'민족'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아전인수격인 해석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결국 정치 권력을

정당화하고 포장하는 그럴듯한 포장지로 쓰여온 것이 '민족주의'라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2. 금강경, 오쇼 라즈니쉬 강의, 태일출판사

"저 세상을 지향하는 정신은 억압적이고 파괴적일 수 밖에 없다. 그 정신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동시에 타인을 파괴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병든 정신이다. (...)
그대는 오직 의식하는 만큼만 존재한다. 더 많이 존재하기를 원한다면 더 의식적이 되라. 의식은 존재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무의식은 존재를 앗아간다. 술에 취했을 때 그대는 존재를 잃는다. 깊은 잠에 곯아 떨어졌을 때 그대는 존재를 잃는다. 그런 사실을 관찰해본 적이 없는가? 예민하게 깨어있을 때 그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다. 그대는 더 중심잡히고 깊이 뿌리내린다. 주의깊게 깨어 있을 때 그대는 존재의 확고부동함을 느낀다. 그러나 무의식적일 때, 그저 질질 끌려가듯이 살아 가고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존재에 대한 감각은 그만큼 무뎌진다. (...)
그대는 옷을 입을 때 기계적으로 입는다. 그대는 옷입는 방법을 기계적으로 터득하고 있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없이 기계적으로 옷을 입는다. 그대의 마음은 계속해서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달음박질친다. 목욕을 할 때에도 그대는 목욕을 무례하게 대한다. 그대는 거기에 있지도 않다. 어딘가 다른 곳에 가 있다. 음식을 먹을 때 그대는 음식을 무례하게 대한다. 그대는 거기에 없다. 그대는 다만 음식을 입안으로 밀어넣고 있을 뿐이다. 그대는 모든 일을 습관적이고 기계적으로 행한다. 그러나 붓다는 어떤 일을 할 때 전적으로 거기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는다."


사회 문제에 등을 돌린 채 개인적인 관심사들-예컨대 모의고사 전날 솟구치는 욕정과 같은-을 해결하려는 와중에

접하게 된 오쇼의 강의들. 그가 강론한 반야심경과 금강경은 세속의 번다한 일들보다 더욱 중요한 게 있으며, 그건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성숙시키는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종교를 넘나들고, 동서양의 철학자들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현명한 통찰들은 나중에 인도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다짐을 이끌어내기도 했더랬다.


아무리 사회가 바뀌고 시스템이 좋아지면 뭐해, 사람이 바뀌어야지, 라는 생각이었던 듯 하다. 더구나 당시

'전생여행'이란 책이니, 피라밋 파워니, 차크라니, 기수련이니, 그저 '뉴에이지'로 묶을 수 밖에 없을 관심사들을

꿰뚫는 키워드랄까, 그건 자동인형처럼 살고 싶지 않다, 매순간 깨어서 의식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였달까.


#3. 공산당 선언, 맑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이렇게 시작하는 공산당 선언만큼 파괴력을 가진 선언이 있었던가 싶다. 이후 백여년에 걸친,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공산주의, 사회주의, 혹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움직임을 정식화하여 선포한 맑스의 문건이다. 대학에 들어와

처음 맑스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가슴 서늘함과 일종의 스릴감, 그리고 지적인 짜릿함은 여전히 생생하다. 여전히 인간

본성이니 내면이니 하는 문제도 관심을 갖고는 있었지만, 다시금 사회와 사람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맑스의 이름을 내건 숱한 철학자들, 정치학자들, 사회학자들이 있었고, 이미 그건 '애초의 맑스'(그런 게 있다면)에서부터

멀리 떨어져 있거나 상당한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중요한 것은 아마도, 맑스가 당대의 현실에서 제일모순을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맑스가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이상향을 한번도 구체화해서

보여준 적은 없었다. 맑스의 공산당선언에서 시작한 그의 저작 읽기는 자본론, 독일이데올로기를 넘어 알튀세, 그람시..로

계속 뻗어나갔었지만, 남은 건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성찰 및 비판정신 정도랄까.(그정도만 남았어도 다행이겠다..ㅡㅡ;)


#4. 현대 민주주의론, 한국정치연구회 사상분과 편저, 창비

"민주주의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맑스주의자라고 자처하려면 지금의 민주적 절차라거나 제도를 모두 거부해야 하는 줄 알았던 풋내기 눈에 커다랗게

띄었던 책 두 권.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손호철 교수가 감수한 일종의 이론서랄까 다소 고급한 교양서랄까. 92년에 발간된
 
이 책 앞머리말은 "민주주의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현존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신자유주의적,

경제주의적 공세 하에서 무의미하고 사소한 문제로 전락해 버린 '민주주의'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소개하고 있다.


민주주의란 게 뭘까.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에는 대체 좌나 우나 모두 옹호하고 지키고자 한다는 '민주주의'가 대체

무엇을 뜻하는 단어인지 명료하게 알고 싶었다는 지적 욕구가 컸었다. 지금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유행처럼 지난 2009년의 지금쯤에는 다시 한번 '민주주의'가 뭔지, 대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단어인지 절실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엔 배부른 지적 욕구가 아니라, 뭐랄까 다소 절박한 생존 본능이

조금 발동.


#5.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너는 현재 살고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 다시 한번, 아니 수없이 몇번이고 되살아야만 한다. 새로운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일체의 고통과 기쁨, 일체의 사념과 탄식, 네 생애의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크고 작은 일들이 다시 반복되어야만 한다. 모든 것이 똑같은 순서로 되풀이되는 것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이 책, 물론 니체는 여러 차례 신은 죽었음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랄까,

짜라투스트라는 스스로 "신을 모독하는 자"로 불리기를 원한다. 춤추는 자, 유희하는 자인 '초인(위버멘쉬)'이 되고자

하는 짜라투스트라의 성장기랄까, 구도기랄까, 그가 어떻게 종교를 극복하고 형이상학과 염세주의(니힐리즘)을

극복해내는지 보여준다. 니체의 말에 따르자면 그의 가장 특별한 책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의 모든 저서를 집대성한

느낌이다.


물론 그의 이 책은 여러 아포리즘과 함의들을 끄집어 낼 수 있으며, 그것이 이 책에 대한 수많은 해설서들이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나온 이유기도 하다. 가능한 실마리 중에서 끄집어낼 수 있을 것 하나는, 천국이든 내세든 일종의 이상향이든

끝이 닫혀있는 미래를 믿고 싶어하며, 자신의 삶이 왜 의미가 있는 것인지 무언가에 기대어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달콤하지만 '강퍅한' 유혹을 뿌리치라 말하는 짜라투스트라. 쳇바퀴 돌듯 무의미하게 반복하는 황량한 현실에 대한

거짓된 희망이나 약속 따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바라보며 긍정하라 말한다. 단순화의 왜곡과 어폐를 감수하고

간단히 말하자면, 흔히 말하는 '카르페 디엠'을 보다 촘촘하고 치밀하게 뒷받침한달까. 아..설명하기 쉽지 않은 책이다.

"나의 형제들이여, 내가 그대들에게 명하노니, 대지에 충실하라, 그리고 그대들에게 대지를 초월한 희망에 대해 말하는 자들을 믿지 말라! 그들이 의식적으로 행하든 무의식적으로 행하든 그들은 독을 타는 자들이다."


#5-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

"신앙의 기원-속박된 정신은 자신의 입장을 근거에서가 아니라 습관에서 받아들인다. 예를 들면 그가 그리스도교인인 것은, 여러 종교들에 대한 통찰을 거치고 그것들 중에서 선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영국인인 것은 자신이 영국을 결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치 포도주 산지에서 태어난 사람이 포도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그에게 그리스도교와 영국 국적이 놓여 있어서 그것들을 아무런 근거없이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인과 영국인이 되고 난 후에, 그는 아마 또 자신의 습관에 들어맞는 몇 가지 근거들을 발견했을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이런 근거들을 뒤엎는다 하더라도, 그의 모든 입장에서 그를 뒤엎지는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속박된 정신으로 하여금 이중 결혼에 반대하는 자신의 근거를 말하게 하면, 일부일처제를 찬성하는 그의 신성한 열성이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습관에서 나온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근거 없이 정신적 원칙들에 습관화되는 것을 우리는 신앙이라고 부른다."

신앙에 대해, 종교에 대해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니체의 아포리즘 속에서 거의 꼭같이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더구나

그것이 더욱 위트있고 우아한 글투로 잘 정련된 것이라면야.



#뽀너스~* 텔레비전에 대하여, 피에르 부르디외.

최근 검은괭이2님이 바통을 넘겨주셨던 [힘내자 릴레이] 좋은 글귀, 대사 같이 나눠요~^^에서 끝까지 넣을까 말까 했던

문구 중 하나가 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텔레비전에 대한 대중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 사회학에

관심을 갖고 그의 아비튀스니 사회적 자본이니 이야기들을 따라가다가 만난 책이었는데, 짧으면서도 언론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준 책이었다. 요컨대 텔레비전이나 언론의 시청률 경쟁, 상업적 성공을 위한 질주 속에서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비슷한 이야기에 둘러쌓이게 되고 만다는. 뱀이 제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돌듯, 언론사끼리 서로의 것을

조금씩 베끼면서 약간씩의 다른 이야기를 양념치듯 얹는데 만족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살짝 바꿔본다면? 텔레비전 대신 이른바 1인 미디어라는 상찬을 얻기도 하는 블로고 스피어 내의 블로거들이라면?

특히나 최근 출판사나 온라인서점, 영화홍보사, 심지어는 온갖 가전제품 메이커들까지 뛰어든 '리뷰' 시장에 있어서

빗대어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길게 인용해 본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독창적인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집단적 구속이 매우 강한, 특히 경쟁의 구속이 강한 세계에서 특별히 적용되는 말입니다...즉 무언가 말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미디어 산물들이 동질성을 갖게 되는 메커니즘 중 하나입니다. 만약 '리베라시옹'이 하나의 사건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 '르 몽드'는 무관심하게 있을 수가 없습니다. '르 몽드'는 거리를 두면서 그의 높고 진중한 명성을 지키기 위하여 조금 다른 점을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다양한 기자들이 주관적으로 부여하는 약간의 차이점은 많은 유사성을 가리고 있습니다...이런 모습은 특히 문학/예술 비평이나 영화비평의 경우에 눈에 띄게 나타납니다.
서로를 비추는 이같은 종류의 거울 게임은 정신적 유폐와 폐쇄의 무서운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사정에 밝고 재빠르게 행동하기 위하여, 그리고 좀 다르게 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아주 작은 차이점에 기자들은 큰 환희를 느끼고, 시청자들은 이 차이를 모르는 채 지나갑니다. 이 차이는 의식을 지배하는 이 세계의 숨은 신, 즉 시청률 상승에 기여합니다.
오늘날 제작편집실, 출판사 등에는 '시청률 정신'이 있습니다. 어디서나 사람들은 상업적 성공의 측면에서 생각합니다. 19세기 중반 이후, 플로베르와 보들레르 이후 약 30여년 간 작가를 위한 작가, 작가에 의해 인정된 작가들, 혹은 예술가에 의해 인정된 예술가들은 갑작스런 상업적 성공을 의심하였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시대와 돈 등과 야합한 징후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시장은 더욱더 정당화의 정당한 심급으로서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최근의 심급은 '베스트셀러' 리스트입니다."


Special Thanks to 초하님~*

앞선 릴레이주자분들이 하도 빵빵하게 잘들 써주셔서..조금 다른 릴레이글을 남겨 보았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내 독서

편력의 계보를 그려본 셈인데..맘에 안 드시려나..? 쓰다 보니 너무너무 거창해진 거 같기도 하구요..ㅡㅡ;;

쉐아르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삼국지

brandon님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천국의 열쇠, 태백산맥, 하나님의 뜻,
                    
Parenting with Dignity

초하님 : 모모, 지와 사랑, 비둘기 외, 태백산맥, 기독교 종교 교육
이채 : 한단고기, 금강경(오쇼 라즈니쉬 강해), 공산당 선언, 현대 민주주의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Thank you in advance, 비프리박님~*

그리고 이 릴레이를 이어 받아 주실 분은...비프리박님(http://befreepark.tistory.com/)이 왠지 떠오르네요.

지난 나눔때 제게 임지현 교수-요 위의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썼던-의 '적대적 공범자들'이란 책을 나누신 분입니다.

그리고 초하님도 말씀하셨지만, 누구든 자발적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과학적? 좀 팍팍해 보인다. 과학적이라고 하면 왠지 진지하고 재미없어 보이는 천상 문과생인 거다.

부도덕? 꺄아~ 도덕 따위 운운하는 사람들과 상극이란 점에서 넘넘 맘에 들었다. 난 부도덕하고 더러워. 꺄아~* 

진리?? 진리?? 오오...신이 죽은 이 시대에 진리라니. 이거 뭔가 무지무지 거창해 보이는 릴레이닷. 오홋!


라는 게 김젼님(http://scat.textcube.com/)으로부터 릴레이를 넘겨받았을 때의 첫 느낌이었다.

요약컨대....뭥미?? 랄까.


애초 이 릴레이를 시작하신 capcold님(http://capcold.net/blog/3950)의 설명을 빌자면,

나름 엄밀한 제한조건을 둔다는 점에서 ‘과학적’이고, 양쪽의 약점을 동등하게 깐다는 점에서 ‘부도덕’하다.

진리..란 단어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뭐 어느 한 국면에서의 한순간 정도는 진리일 수 있을 테니 패스~

그치만 그것보다 더 매력적인 문구는 "애증의 시니컬 대향연 릴레이"~*

간단 규칙:
- “A는 좋다, **하기까지는. B(A의 반대)는 좋다, ##하기까지는” 이라는 무척 긍정적(…)이고 역설적인 접근방식으로 내가 아는 세상의 진리를 설파한다. 갯수는 제한 없음.
- 2명 이상의 사람에게 바톤을 넘긴다.
- http://sprinter77.egloos.com/tb/2423191 으로 트랙백을 보낸다. 자기에게 보내준 사람에게도 트랙백 보내면 당근 아름다운 세상.
- 마감은 7월 15일까지. (inspired by 이누이트님의 독서릴레이)

예컨대 이런 식이라는 거겠지? 대학 때 경험을 되살려 보자면,

#0.
운동권 선배는 좋다, 집회에 가자고 꼬시기 전까지는.

고시생 선배는 좋다, 조금만 깊이 말을 나눠 지겨워지기 전까지는.

* 뭐 운동권의 반대가 고시생이냐, 운동권이 어딨고 비권이 어딨냐, 고시생은 다 재미없고 지쳐있냐..는 따위 반박이
 
가능하겠지만. 말했듯, 어느 특정 인간의 특정 시간 0.94초 쯤에는 이 두 문장이 진실일 수 있을 거다.


본격적으로 생각해 본 몇가지.

#1.
여성인 친구가 좋다, 이쁜 척하며 삥 뜯는 게 느껴지기 전까지는.

남자인 친구가 좋다, 사실 널 사랑한다고 고백하기 전까지는.

#2.
군대있을 때가 좋다,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하기 전까지는.

사회에 있을 때가 좋다, 뭘 해야 할지 생각하기 전까지는.

#3.
소주는 좋다, 다음날 머리가 쪼개지며 눈뜨기 전까지는.

맥주는 좋다, 다음날 올챙이배가 툭 튀어나온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3번에 대한 응용, 진리는 꼭 대척점에 서라는 법은 없으니. 동서남북 사방에서 대치할 수도 있는 게다.

#3-1.
소주는 좋다, 다음날 머리가 쪼개지며 눈뜨기 전까지는.

맥주는 좋다, 다음날 올챙이배가 툭 튀어나온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막걸리는 좋다,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트림이 나오기 전까지는.

양주는 좋다, 키핑해놨던 술에 물이 부어진 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누구에게 보낼까, 했더니 마침 초하님이 또 제게 바톤을 넘기신 게 있군요. 그리고 카타리나님은 어제 오전근무만 하고

퇴근하신다고 놀리고 도망가셨구요.ㅎㅎㅎ

하여 초하님(http://chohamuseum.net/)~! 그리고 카타리나님(http://blog.daum.net/juryan39)~! 


이 릴레이는

capcold님, (중간 과정 증발;;) 아키토님, 톨™님, 김젼님..의 뒤를 이어 제가 받았네요.

Special Thanks to 김젼님. 감사해요, 덕분에 재미있었어요^-^*



검은괭이2님께서 좋은 글귀나 대사 등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시작하신 릴레이를 처음으로 이어받았습니다.

[힘내자 릴레이] 좋은 글귀, 대사 같이 나눠요~^^ 에서 저를 포함한 세분(무량수won 님, 초하 님)에게 바통이 갔어요.

(왜 다른 분들에 대한 소개는 저에 대한 소개 분량에 두 배에 이르는 걸까요..ㅜ 앞으로 더 친해져요 검은괭이2님ㅋ)


덕분에 이런저런 책들을 뒤적거리거나, 제가 드문드문 핸드폰에 메모해뒀던 구절들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생겼네요^^

그러다보니 공유하고 싶은 구절이나 대목들이 꽤나 많아져서 은근히 3개로 압축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룰은 다음과 같아요.
1. 책이나 만화책에서 본 좋은 글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감동 받았던 대사 등을 1개에서 3개 정도 써주세요~^^
2.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ㅎ
3. 다음 주자 2~3 명 정도에게 바톤을 넘겨주세요^^
4. 이 릴레이는 7월 15일에 마감합니다~

저는 이에 더해 하나 정도 룰을 더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요. 뭐, 안 내키시는 분은 그냥 무시하셔도 되구요..ㅡㅡ;
5. 글귀 중 하나 정도는 직접 손글씨로 써서 올려주세요.


#1.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삶에 대해 곰팡내를 풍기는 낡아빠진 시시한 말들을 지혜로 여기는 자는 식탁에 앉을 때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으며, 심지어는 맛있게 먹기 위한 식욕조차도 가지고 오지 않는다."

 - 제가 이해한 바로는, 어줍잖은 아포리즘이나 겉멋든 말들에 현혹되서 인생 다 살아본 양 껄렁대지 말자는

니체의 경고가 아닐까 해요. 일단 살아봐라, 하루하루 정말 살아가는 것처럼 살아라, 라고 말하는 듯 하네요.
어익후 글자가 너무 삐뚤빼뚤하군요...ㅡㅡ;; 그치만 줄도 안 그어진 A4 용지 아무데나 끄적여 본 거라서 이정도면 내심

만족입니다. 제 글씨는 어머님도 구박하는 악필이라.ㅋㅋ(참고로 파커 만년필, 검은색 잉크 만땅충전된 상태입니다.)


#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똥누는 순간은 하나님의 창조를 수락하지 못하겠다는 데 대한 일상의 증명이다. 둘 중의 하나다. 똥을 수락하든지 아니면 우리들 자신이 수락할 수 없는 존재로 창조된 것이다."

 - '똥'. 우리 뱃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그것이지만, 무시당하고 터부시되어 마치 없는 것인양 대접받고 있죠.

그렇지만 인간이 신과 다르다는 가장 단적이고 원초적인 증거 아닐지, 게다가 '똥'을 복권한다는 건 함부로 폄하되고
 
경시당하는 인간의 육체적이고 생리적인 욕구를 제대로 존중한다는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인간 그대로의 인간으로 회복된달까요.


하나를 쓰고 났더니 확실히 마음이 풀려 글씨도 풀어졌다는 느낌이네요. 조금씩 글자가 날아가려는 듯한 기색이

움찔움찔. 그래서 세번째 구절은 그냥 쓰다가 꾸깃, 구겨버렸습니다.ㅎ


#3. 소설 '플로베르의 앵무새' 中 플로베르의 경구.

"만족을 느낀 후엔 싫증을 내고, 사랑이란 단지 정욕뿐이라고 말하는 그런 천박한 인간들과 나를 같다고 생각지 마라. 아니다. 나의 마음속에 생긴 것은 그렇게 빨리 사라지지 않는다. 내 마음의 성들은 세워지자마자 이끼가 자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성들이 완전히 무너지더라도 폐허가 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메일의 서명으로 자동등록해 둔 구절이기도 한 플로베르의 이 문구는, 어떤 면에서 제 마음이 움직이는 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뭔가 뜨끔뜨끔한 느낌이에요. 마음이란 게 때론 무지하게 팔랑대는 거 같아

보이면서도 기실은 그렇게 쉽게 생기지도,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 면도 있단 걸 잘 포착한 표현이 아닐까요.



다음 선수 세 분 모십니다~*

제가 요새 자주 놀러가는 파아랑님(http://paarang.tistory.com/), 더구나 지금 저랑 같은 이벤트에 당첨되었는데 책이

서로 뒤바뀐 거 같죠?ㅎㅎㅎ 제가 읽고 싶어했던 마교수님 책 두 권 잘 받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소월ⓥ님(http://addition.tistory.com/). 뇌테스트에서 105 75 80 나오셨다는 소월님은 이제 기말고사도 얼추

끝났을 테니 멋진 포스팅 기대할께요~호호^^

마지막으로 아디오스님(http://aiesecks.tistory.com/), 얼마전부터 아디오스님의 손글씨가 정말정말 궁금했거든요.

제가 굳이 손글씨 옵션을 넣은 이유도, 블로거 이웃분들끼리 조금은 더 체온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아디오스님 이뿌게 잘 부탁드려요.ㅎㅎ


릴레이 러너들의 계보.
검은괭이2 님 - 이채 (님) -




별 이벤트가 다 있습디다.

무려 <금드리댁의 미모를 알려라!!!(느낌표도 무려 세 개)>라는 타이틀의 미션이라니 말이죠.

글쎄 아무 블로그에나 가서 다짜고짜 "금드리댁이 티스토리 최고의 미녀!!"라고만 적고 오라는 거였습니다.

이에 저는 금드리댁이 블로고스피어 최고 미녀~! 라고 무려 일곱군데나...뒷감당 생각없이 해치우고 왔지요.

...왜 그랬을까요.ㅋ (죄송해요 벅샷님, 드자이너김군님, 윤뽀님, 나른한고냥이님, 아디쉬님, 카타리나님, 하수님까지.)


사실 저랑 금드리댁은 이미 데이트도 즐겼습니다.

4월 23일이었던가, '블랙 아이스'라는 핀란드 영화 시사회를 함께 갔었구요, 영화를 마치고는 영화평론가 심영섭씨와

함께 한시간여 영화에 대한 '토크'를 나누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지요.

이 때 올렸던 제 포스팅은 [블랙 아이스] 블랙아이스(Black Ice)란 □ □ 아닐까?

글구 금드리댁이 올렸던 포스팅은 영화평론가 심영섭씨와 함께 본 '블랙아이스' - 아는 만큼 보이는 여성의 심리에 대해.


심영섭평론가한테 칭찬듣고 참 기뻤는데.ㅋㅋ

저도, 금드리댁도 그때는 서로 전혀 모르던 사이였죠. (뭐 지금은 얼마나 아냐고 물으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리뷰에 서로 트랙백도 걸고 심영섭평론가님의 캉캉치마가 이뻤죠? 이런 공감대도 형성했다고 말할 수는..)

그 땐 서로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고, (비록 영화관도 작고 관객도 단촐해서 분위기는 오붓했지만) 서로 낯모른채

무덤덤하니 스쳐지났을 사람인데..이렇게 몇 달 후엔 난데없는 이벤트도 열고 그에 호응도 해드리고, 재미있어요^^

금드리댁 감사해용~^-^*

그래서, 우야튼 저라면 무지하게 민망했을 그 이벤트에서 당당 2위로 선정되어 금드리댁님이 보내주신 책입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오늘로 용산 참사가 딱 150일이네요.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아무런 책임 추궁과 진상 규명도 없었으며,

(제가 알기론) 아직도 장례를 못 치뤘다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엔 병원을 지키던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까지

경찰에 폭행당해 안경이 깨지고 병원에 실려가고...불편한 현실, 거북한 현실이지만 눈 돌려 바라볼 곳조차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가슴이 더 답답하네요. 얼른 보고, 많은 분들 보시라고 얼른 나누겠습니다.


험험, 금드리댁님 잘볼께요~! 마지막으로,

금드리댁이 티스토리 최고 대인배!!^^
(무려 24포인트, 굴림체, 빨간색입니다ㅋㅋ)
#1.

올 초 친구분들과 함께 등산을 가셨던 부모님, 뒷풀이 자리에서 만난 음양오행 역술가가 올해 어머니의 건강을 유의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단다. 평소 크게 건강에 문제없으신 터라 별로 와닿지 않으셨던 엄마. 그 정도 연세면(꼭 그정도 연세가

아니더라도) 뭐 당연히 건강에 신경쓰이고 자잘한 문제들이 생기는 게 예사니 그 정도 이야기는 나도 하겠다며 평소처럼

시니컬했던 나.


그랬는데 이사하며 무리하셨는지 왼쪽 손목에 인대가 늘어나 한두달 동안 보호대를 차셔야 한대고, 건강검진에서는

갑자기 커다란 종양이 발견되어 급하게 입원, 수술까지 하셨다. 건강검진이 5월 중순, 추가 정밀진단이 몇차례 이어지고는
 
저번주 목요일로 수술날짜가 갑자기 잡혀버렸다. 꽤나 당황했었지만 다행히도 조직검사 결과도 양성으로 나와 문제없고,

수술 후 경과도 좋아 조만간 퇴원하실 것 같아서 안심했다. 이제 왼쪽 손목만 얼른 나으시면 올해의 사주에 나왔다던 그

'건강유의' 괘를 전부 '클리어'한 셈이기를.


#2.

궁금한 거는, 사실 몸 안에 종양이 자라는 게 2009년 1월 1일, 혹은 음력으로 새해 첫날부터 자라는 것도 아닐 텐데

과연 사주운세-혹은 음양오행에 따른 신수풀이-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 걸까, 하는 점이다. 사주에서 잡아야 할 건

'병이나 사고가 생긴다'는 식으로 그 시점에서의 실제적인 건강 악화, 혹은 문제 발생에 대한 예고나 경고인 거지,
 
'건강검진에서 증상이 발견될 것'을 예견하는 건 아니잖아.


폐암이니 뭐니 등속의 질병이 발병하는 것도 그렇다. 사주가 짚는 건 '진단' 시점의 문제일 뿐 아닐까. 그렇다면

의료기술의 발달, 진단기술의 발달 속도를 가늠해가며 그걸 사주에 반영하나? 그럴리는 없고. 물론 사주로써

잡을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건, 부상 등의 케이스도 충분히 있다는 건 인정할 수 있지만 말이다.


#3.

또 궁금한 거는, 사주에서 말하는 역마살이란 거. 난 여태 두세번 장난삼아 봤을 뿐인 사주에서 항상 '역마살'이

끼었다고 나왔던 것 같은데..대체 토정 이지함선생이 활동했던 조선시대나 그 이전 거북이 등껍질에 구멍내고

구워서 쪼개진 모양에 따라 점괘를 봤다던 옛날옛적의 '역마살'이란 반경 몇 킬로를 며칠 내로 돌아야 하는 걸까.

기껏해야 말 따위나 타고 뛰었을 때의 역마살과 차가 다니고 비행기가 뜨는 요새 세상의 역마살의 어마어마한 차이란.


출근길만 해도 서울 서쪽서 동쪽 끝까지 움직이기도 하는 터다. 그렇게 따지자면 현대인은 모두 역마살. 함에도

살짝 신기한 건, 스튜어디스들의 사주는 거의 대부분 역마살이 강하다고 나온댄다. 당대의 과학기술, 교통수단을

빌어 상대적으로 많이 움직이고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역마살'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머..그정도는 얼추 납득.


#4.

또 있다. 여성들 이야기다. 팔자가 사납니, 박복하니 등의 이야기는 주로 여성을 향한다. 애를 못 낳거나, 결혼을

못 하거나, 결혼을 늦게 한다거나..그럴 때 사주를 풀어주는 사람은 그런 '전근대적' 단어들을 쏟아놓는다.

요즘 세상에 애를 안 낳거나 결혼을 늦게 한다고 해서 팔자가 사나운 뇬이거나 박복한 뇬은 아닌데, 우연찮게도

사주를 풀어준다는 아저씨들은 대개 두꺼운 뿔테 안경을 낀 중늙은이 연배다.


애를 못 낳는 것도,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성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게 알려진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애를 낳아야

여성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여성으로서의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따위의 사고 역시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사주가 문제인지, 사주풀이 선생들의 문제인지, 여전히 그녀들은 불행하며 동정의 대상이다.


#5.

결혼상대에 대한 진부한 표현들도 걸린다. 나 같은 경우는, 자녀에겐 신사임당같고, 부부관계에 있어선 황진이

같은 결혼상대를 만날 거라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야 땡큐베리감사지만. 우야튼 요는 '이쁘다'는

표현, '좋은 결혼상대'라는 애매한 단어들이 갖는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거다. 조선시대의 미인상과 현대의

미인상이 다르고, 칠거지악을 피할 그 때의 좋은 결혼상대와 지금의 결혼상대가 또 다른 거 아닌가. 막말로

종족 보존과 계급 유지/상승을 위한 당대의 결혼과 지금의 결혼에 대한 관념도 판이하다. (..쓰고 나니 왠지

헷갈리긴 한다. 요새나 그때나 별반 결혼을 보는 시각에 단절적인 차이가 있는 건 아닌 듯..)


대체 난 누구랑 결혼하게 되는 걸까..라는 고민은 혼자 하기로 하더라도,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 인성에 대한

평가,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 부여 등등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는 쉽게 뱉을 수 없는 말들을 그대로

'토정비결'이니 뭐니 옛사람의 입을 빌려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건 아닌지.


#6.

결과적으로 사주를 빌어 말하는 건 사주를 풀어주는 사람의 인생관, 행복관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직장을 구하면 잘 살 수 있을지, 누구를 만나야 할 지...전부가 당사자 자신이 내려야 할 결정 꾸러미들.

삶을 어떻게 대할 건지, '잘산다'는 게 뭔지,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는 뭔지, 어떤 사람됨을 좋아라 하고 자신과

잘 맞다고 생각하는지 등등.


사주운세란 게 정말 삶의 참고가 되려면, 거기에 잔뜩 묻어있는 과거의 가치관, 평가, 감정들을 싹 걷어내야

할 거 같다. 아이가 없으니 즐기며 살 수 있겠네요, 라는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거기서 쯔쯔 혀를

찬다거나 동정심 가득한 눈빛으로 박복하다느니 어떻다느니 말하는 건 사실, 건방지고 무례한 일이다.



덧댐_

그리고 언젯적 '관운'인데 아직도 그런 단어를 스스럼없이 달고 사는 걸까. 공무원이 공복이 아니라 위에

군림하는 '나랏님 패거리'라고 여겨지게 만드는 단어다. '관'에 들어가야 뭔가 '행복하고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는 어쩌면 그들이 '사주풀이'를 배우기 전 머릿속에 심겨진 완고하고 답답한 사고방식에서 유래했을

거 같다.



이번 공동동시나눔에 "[방문자 853,410명 돌파기념 이벤트]"라는 명분을 들고 참여하셨던 해피아름드리님이

여행보내는 책 중 한 권이 제게 왔습니다. 꺄아~* 그러고 보니 누군가로부터 책을 나눠받은 것은 처음인 거 같네요^^ 

(참조 : 해피아름드리님의 나눔 포스팅, [공동동시나눔] 블로그 사랑나눔 이벤트 - 책 여행시키기)


근데 1년도 채 안 되셨다는데 왜 이렇게 방문자가 많으신 거죠? 전 아직 30만명도 안 되었다구요..ㅜ

역시,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크다고들 하지만 그건 좀 뻥인 거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받는 재미가 쏠쏠하군요~! 해피아름드리님의 이런 손글씨 메시지까지~ 완전 기뻤어요ㅎㅎ*^^*

글씨가 완전 어른 글씨랄까, 잘 쓴다는 건 저런 글씨를 두고 하는 말이겠죠? 저도 한 때는 글씨 잘 쓴단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쩝. 요새 다시 만년필을 쓰며 글씨 좀 잘 써보이려고 노력중이에요.ㅋ


제가 날개달아드린 책들을 받아보시는 분들도 이런 樂을 느끼셨기를, 느끼시기를 바래 봅니다.

해피님, 책은 가능한 빨랑 제대로 읽고 리뷰 올리도록 할께요!



이런 우리들의 나눔이 소문으로 퍼졌습니다. 2009.06.19(금)일자 경향신문에 우리들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메인면 중앙 부분, 중간 위 쯤에 보면, "블로거들의 ‘넷심전심’ 정보바다가 나눔바다로"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올랐습니다. 이용균 기자가 정리한, 많은 이웃 지기님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하님의 포스팅 中)


원래 금욜 밤, 혹은 토욜 새벽에 올릴 예정이었던 선정 결과를 개인적 사정으로다가 다소 늦게 올리게 되었네요.

정신없는 일들이 벌어졌던 와중이지만, 늘 머리 한구석에는 어서 선정해서 발표해드리고 책도 보내드려야 할 텐데,

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답니다..^^


책은 몇 권 안 되고, 제 작은 이벤트에 기꺼이 호응해주신 분들은 손발을 동원해도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셨고,

꼭 네 분을 선정해야 한다는 게 너무도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분들한테도 사재를 털어서라도 뭔가 손에 쥐어드리고

싶단 마음 뿐이고..이런 게 아마도 초하님이 장담했던 나누는 기쁨, 그 중독성 강한 쾌락인 걸까 싶네요.


다른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조만간 다시 또 "블로거들의 나눔 장터" 한번 열어서-다른 분들 안 하시면 저 혼자라도

뭐 결국 다른 분들이 든든히 함께 해주실 테니ㅎㅎ-새로운 책들, 새로운 나눔거리들 들고 웃으며 만나뵙도록 해요.

저희가 나누는 게 물건만이 아닌 따뜻한 웃음과 다감한 말 한마디, 그로부터 뻗어나가는 인연이었음 좋겠습니다.


#1. 화폐전쟁 ▶ Adios님!

총 일곱 분이 신청해 주신 가운데, Adios님이 선정되셨어요~* 이번 나눔 장터를 까페에도 소개해 주시고, 덕분에

많은 분들이 까페를 통해 참여하시고 호응해주실 수 있었답니다. 감사의 뜻을 담아 화폐전쟁, 갑니다 슝슝슝~*


#2.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 경제 ▶ 비프리박님!

총 네 분이 신청해 주신 가운데, 비프리박님, Be Free PARK!님이 선정되셨어요. 장문의 신청글이 멋지셨구요.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것을 넘어 누군가를 향해 시비를 걸 작정이라고 하셨으니 리뷰 기대할 겁니다^^

뭐..개인 정보를 ctrl+c, ctrl+v 신공을 발휘해 올려주신 점이 쵸큼 거슬렸 맘상했 삐졌..ㅎㅎㅎ(장난이에요~*)


#3. 경제학 콘서트 ▶ 검은괭이2님!

총 세 분이 신청해 주신 가운데..정말 고르기가 어려웠어요..T^T 모두 진심어린 댓글에 진지하시기까지..

눈물을 머금고, 선착순으로 했습니다. 통틀어 가장 먼저 댓글을 달아주신 검은괭이2님, 천천히 읽고 멋진

리뷰 부탁드려요~* (압박압밝압뷁~)


#4. 괴짜 경제학 ▶ Shine0315님!

총 삼천구백이십일쩜칠명이 신청해 주신 가운데, Shine0315님이 선정되셨슴다.ㅎㅎㅎ

그런데 어쩌죠.."ㅋㅋㅋ 저요저요!! 괴짜경제학 저요저요!!! 저 누군지 알려나? 저요저요!! SHINE0315라고
 
하는데요. 저 좀 꼭 뽑아주세요~~~!!! ㅋㅋㅋ [비밀댓글]"라고만 남기신 이 분, 보시면 댓글로 주소와

성함, 연락처 남겨주세요
^^;;


책들은 월요일 바로 발송들어갑니다~! 이삼일 내로 받아보실 수 있을 거에요^^ 함께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고맙다..는 말의 어원, "고마", "곰", "가미" 따위의 고어에 기댄 표현이라고

하던데, "당신이 신같다"는 의미라고 하더군요. 모두 고맙습니다~*



갈수록 수다스러워진다는 느낌이 짙어지는 밤입니다.ㅡㅡ;;

몇가지 이번 나눔 장터를 하면서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스케치하듯 끄적대어 놓고, 담번엔 더 잘해야지, 담번엔

더 재미있게 해야지, 그 때 써먹어보려 합니다.


* 선정방식에 대해.
 
담번에는 역순의 선착순, 그니까 가장 마감시간에 근접해서 신청한 사람을 뽑는다거나, 제가 낸 질문에 가장 멋진

-혹은 가장 맘에 드는-을 해낸 사람을 뽑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더 이야기가 있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봐야겠어요.


* 나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책 말고 게임 타이틀, 음식을 나누신 분도 있으신데, 좀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미있는 것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손글씨 편지라거나, 영화 시사회/강연 초대권이라거나, 마니또 신청, 중개라거나(약간 위험하려나..시절이 하

수상하니..;;), 아니면 시간을, 혹은 자신의 경험을...? 수다 상대가 되어주는...? 음...갈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군요.ㅎㅎ

뭐, 일종의 실마리겠지요. 다음엔 이 밤의 끝을 잡고 생각을 이어나가, 더욱 잘 해보렵니다^^



* 약간은 진지한 이야기.

마봉춘 방송국에서였던가, 책을 읽자 캠페인을 했을 때 극렬한 거부감을 느꼈었습니다. 베스트셀러라는 책들, 신간 중에

말랑말랑하고 무해한 책들을 다시금 소개해줬던..결과적으로는 광고일 뿐이라 여겼던 프로그램이었죠.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그토록 많은 책 중에 이 책을 고르고, 왜 소중한 시간 중의 일부를 이 책에 할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그냥 무식한 이들 계도하듯 책읽자, 책읽어야 유식하지, 라고 말하는 것 같아 혐오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혐오까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요. 책 말고도 그런 감동, 그런 느낌, 그런 생각을 따라가고 추체험할 수 있는 수단과 기회는

많아진 것도 사실인데, 마치 '책'을 '유식함', '생각있음', '교양', 심지어는 '트렌드' 등속의 대표 아이콘이나 상징처럼

내세웠던 것 같아요.


나눔이 아닌, 너무 책에 쏠린 나눔이 자칫 그런 식의 '책읽기 열풍', '독서 캠페인'으로 비쳐보이진 않을까 살짝

염려스러워졌습니다. 게다가 제가 나누는 책들이-조금씩 피해나가려고는 하지만-신간, 그것도 여기저기의 협찬을

받은 홍보용 책자라는 사실이 마냥 탐탁하지만은 않네요. 고민 중입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려고 옷을 챙겨입을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그리스로마신화의 한 토막이 있다.

헤라클레스에 죽음을 가져왔던 옷. 그의 아내 데이라네이라가 헤라클레스의 사랑을 놓칠까 두려운 나머지

헤라(던가 헤라의 사주를 받은 신이던가의) 꼬임에 넘어가 마법의 힘을 가진 옷을 헤라클레스에게 입혔다던가.

일단 옷을 입고 나니 온몸에 참을 수 없는 고통과 괴로움이 느껴졌으나, 한번 입혀진 옷은 살에 철썩 달라붙어
 
벗겨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군복이 그렇다. 잔뜩 무거운 군화, 잔뜩 내리누르는 하이바, 그리고 불편하기만 한 나무작대기-총,

그저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은 것만으로도 온몸의 기운이 쏴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의욕을 상실한다.


예비군 훈련을 다녀오고 나니, 하루가 너무 지쳐버렸다.


"26일임 병장이다. 낼부터 일주일동안 외박이니까, 병장신고도 째고 외박나감서 병장달고 나가게 되었다. 이제부터 11개월-3주라...

11비에 울 B.X. 가게 물건 받아오면서 전투모 한개 사고, 병장 계급장 오바로크치고, 옆에 이름도 박아왔다. 11비에 두돈반짜리 트럭 뒷켠 타고가면서 계속 무얼 박을까 고민 좀 했다. 보통 남들은 대한민국 공군 아무개, HAWK, HIDDEN CARD정도에서부터 자기 이름, 장비명 머 그런거 하던데, 최종진화된 형태의 전투모에-아니지, 전역모가 또 있었군..-무언가 멋진 문구를 박아넣고 싶었단 거다.

짧막하면서도 내게 의미를 던져주는 그런 단어..명사, 함축어, 상징 그러면서도 약간의 자발적 검열과 수정을 거친. 심사끝에 hasta la victoria, siempre는 넘 길어서 짤렸고, ubermensch랑 siege-mental, solidarite정도가 남았더랬다. 군바리로서의 역할과 내 생각, 거기서 분열된 내 생각들, 부끄러움, 자존심, 그런 걸 계속 갈퀴질하며 뻗어나가다 보니..모자에나마 박아넣을만큼 자신있는 단어가 없지 싶었다. 낯부끄러운...생각해보니 군대서 머라하겠다 싶은 단어를 알아서 제하는 것만이 자발적 검열이 아니더라구..어른거리는 치기를 제하고 의미를 줄 수 있는 단어로.

막막해지는 와중에 차는 덜컹거리고, 엉덩이가 쪼개지는듯한 와중 문득 체가 떠올랐다. 체 게바라...현실에서 살되 꿈을 따르는...68의 상징이자 00년대의 '문화적저항'상징으로 전유되고 만. (문화적 저항과 정치적 진보와의 상관관계는?정치가 타인을 아우르는 거/전유하는 거/헤게모니화하는 거/라면, 문화는? 누구나 공공에게 말을 할때 집단을 거명하지, 우리는, 네티즌은, 시민은, 국민은, 여성은, 시민단체는...순간 포섭되는 이름없는 다중..)

CHE GUEVARA를 박아넣었다. 마치 타투처럼. 일단은, 그의 방식만 모방하기로 한다. 치열함의 방식을 다시금.

"우리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하지만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빨간색실로 해달라고 졸라 쫄랐는데..안된단다. 걍 광택띈녹색..해서 녹색의 체게바라가 되어버렸다.ㅋㅋㅋ" (2003.9.21)



* 정말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메일을 뒤지고 직접적인 증거력도 없는 문구로 언론재판을 한다.

그렇게 노무현을 보냈던 그들이다. 티비에서 그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의 말소리를 들을 때, 피에 굶주린 괴물,

앞뒤 안가리고 무작정 제물을 찾아 돌진하는 괴물이 떠오른다.





가상 공간에서 시골장터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경험적 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블로고스피어에 확산되는 '나눔의 문화'
2009년 06월 16일 (화) 23:32:12  이채 기자 ( iamhere_now@naver.com)
가상 공간에서 대규모 나눔 장터가 열려 주목된다. 티스토리에서 활발한 블로그 활동 중인 초하씨(주거 미상, 연령 미상)가 주도한 이 '공동 나눔'의 장은 17일을 전후하여 약 40개의 블로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게 된다. 초하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공동(동시) 나눔' 마당 기획, 중간 보고 및 진행 요령"이란 제목의 포스팅에서 이번 나눔을 통해 긍정적인 블로그 환경을 도모하는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하씨는 "2-3명이 모인 나눔은 즐거운 유희가 될 수 있으며, 1-20명이 모이고 30명이 모인 "동시 나눔"은 좋은 블로그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나눔문화'가 됩니다."라고 밝히며, 블로거 모두가 진정한 독서 유희와 다양한 나눔의 쾌락을 즐길 것을 권유했다. 초하씨의 권유로 나눔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ytzsche씨(서울, 29살)는 "이번 나눔에는 '경제'라는 키워드로 묶일 수 있는 책들에 날개를 달고 희망하시는 분들께 나눠줄 것"이라며 이를 받아보고 기뻐할 이웃 블로거들을 상상하면 기분이 너무 유쾌해진다고 말했다. 이로써 애초 여러 블로거들이 내키는 대로 아무때나 덜컥 열곤 했던 나눔 이벤트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초입력 : 2009-06-16 23:32:12   최종수정 : 2009-06-17 01:05:42


시절이 하 수상하니 스스로 경제학을 배워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해지는 6월입니다.(아닌가요..ㅡㅡ;)

미네르바도 처음엔 그저 하루하루 신문에서 읊어주는 타이틀만 바라보며 그러려니 하다가, 어느 순간 대체 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제대로 알고나 말하는 걸까, 혹은 (악의적으로 해석컨대) 뭔가 숨겨놓고 말하지 않는

게 있는 건 아닐까..라는 궁금증에서 경제학 독학을 시작한 건 아닐까요.


제가 여기저기서 증정받거나 개인적으로 득템한 경제(학) 관련 책 네 권에 날개를 달아봅니다.



#1. 화폐전쟁
화폐전쟁 - 6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
[화폐전쟁(쑹훙빙, 랜덤하우스)] 한국에선 무슨 의미가 있는 책일까.
음모론에 경도된 책의 앞머리 절반쯤을 읽으며 한 댓번은 "그래서 어쩌라규~"를 외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불태환화폐가 고작 몇십년의 역사밖에 지니지 못한, 아주 특이한 경우임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듯 하다. 태초부터 그랬던 듯 단단하고 완전무결해 보이던 지금의 시스템이 실은 역사적인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인식, 그리고 변경가능하다는 상상력의 자극. 그게 지금 시스템의 문제점을 바꾸는 단초일 테니까.



#2.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 경제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 10점
이준구 지음/푸른숲
[이준구 교수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시장주의자 = 좌빨..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그는 경제학자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원칙적으로 믿는 시장주의자다. 그런 사람을 일러 좌빨이라 칭하는 사회에서는 두가지 문제가 생긴다. 미쳐 돌아가는 시장탈레반주의자, 혹은 뭐라 이름붙일 '주의-이즘'도 없는 깡패 권력자 집단에 쉽사리 농단되고 희롱당하는 희생자가 수도 없이 나온다. 도심 테러분자라 희롱당한 용산, 논두렁에 1억시계를 버렸다는 식으로 하지도 않은 말들이 첨가되어 희롱당한 노무현, 고공농성 중인, 파업중인, 혹은 스스로 산화한 노동자들까지.

두번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런 공간에선 '시장주의자' 이준구를 비판할 여지조차 협소하다. 왜 그는 한미FTA를 한번 걸어볼만한 도박이라 생각하는가. 왜 그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규제 자체를 모두 피해야 할 것으로 매도하는가. 공익을 위한 규제라면, 좀더 정밀하게 가다듬어진 규제라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이끌 수도 있지 않을까.


#3. 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콘서트 - 8점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확실히 일반인이 간과하고 놓치기 쉬운 뭔가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책입니다. 경제학이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어 이야기될 수 있는지, 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는 단초가 될 듯.



#4. 괴짜경제학
괴짜경제학 - 6점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총이 위험할까, 수영장이 위험할까. 부모들은 이름을 어떤 생각으로 지어주는 걸까. 왜 마약판매상이 부모와 함께 사는 걸까. 그런 따위 시시하고 뜬금없는 질문들이 의외로 상콤하고 탄복할 만한 사고과정을 거쳐 나름의 정합적인 결론으로 치닫는 쾌감이 있다. 물론 그 결론까지 흥미롭고 감탄할 만할지는 장담못하겠지만, 최소한 그런 시시껄렁한 질문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달까.


신청방법!!

비밀댓글로 남기시는 게 편하시겠죠? 개인정보를 로봇들이 퍼나르는 시대라니까요.ㅎㅎ
1)"성함, 주소, 전화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와, 2) 왜 이 책을 받고 싶으신지, 이 책에 대해 무엇을 기대하시는지 말씀을
남겨주시면 제가 빠른 등기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책 앞에 뭐라뭐라 살짝 낙서처럼
끄적여 보내드려도...괜찮죠?
뭐, 그런 식으로 온라인의 존재감을 오프라인으로 연장해 보려는 가냘픈 손짓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17일부터 19일까지 약 삼일정도 신청하신 분 중에서 제 맘대로  선정하도록 할께요, First come, first get의 룰은 참고만 하지요.


제일 중요한 점!!

1. 받으시게 될 분은 다 읽으신 후에 리뷰를 포스팅하고 제게 트랙백걸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2. 책을 또다시 다른 분께 날개달아
주실지 말지는 받으시는 분 마음입니다. 본인이 소장하시려면 소장하셔도
무방하다는 이야기지요. 다만 가능하다면 본인이 소장한 다른 책 중 한권을
이런 방식으로 나누시면 더욱
기분이 좋아지시지 않을까 싶네요^-^* 아, 어디까지나 이는 제 희망사항일 뿐 강제는 아닙니다.
나눔이니까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블로그와 나눔]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1.

요새 가뜩이나 환율도 안 좋은데 생각보다 우편으로 온 수표에 대한 '대접'이란 게 안 좋군요.

매입수수료를 별도로 10,000원. 우편료를 별도로 2,400원. 게다가 일정률의 환가료까지.

무려 만삼천원 가까이 수수료로 날아가 버렸네요.


우편환에 대한 수수료는 액수에 비례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건수에 비례해 부과된다고 하니

차라리 잔뜩 모아서 한 육백만달러쯤 된 후에 한꺼번에 찾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은행에선 두 가지를 추천했어요. 송금, 혹은 그냥 현찰로.

송금의 경우 100달러가 넘으면 역시 5,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고 하니 역시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듯 하구, 현찰로 받는 건 제가 캐나다까지 뱅기타고 가야 한다...는?


뭐, 그러려니 하고 환전해 버렸습니다.


#2.

요새 왜케 갑자기 번다한 일들이 늘었는지, 포스팅도 쉽지 않고 정신도 없고 그러네요.

특히나, 건강 다들 잘 챙기시고...부모님 건강검진은 규칙적으로 받게 해드리시길.

몸건강 마음건강,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당.ㅎ



2. 이제 별걸 다 시켜주시는 우리 초하님♡(http://chohamuseum.net/241)

릴레이는 뭥미..하고 내용부터 살펴 보았다. 독서란 '네모'다, 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기회를 주는 릴레이다.

누가 묻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대답들이 있고,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하지 않는 대답들도 있는 법인데,

아마 자신에게 독서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일 거다.

1. 독서란 [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명을 지정해 주세요
.
4. 릴레이는 6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
5. 기타 세칙은 블로그 릴레이의 오상(五常)


이미 많은 분들이 쉼없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독서가 자신에게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주셨다. 혹시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가

겹치지 않을까,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위의 3번항, 누구한테 넘길지를 정하기 전에 누가 이미 답을 하셨나 확인해 보고

싶어서 한분한분 찾아가보았다. 머..무슨 생명의 나무를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궤적을 되짚어보는 험난한 여정이어서,

그냥 조금 찾아보다 말았는데, 얼추 기억에 남는 네모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아디쉬님에겐 "지식의 습득, 그리고 그에 의한 즐거움". (http://adish.tistory.com/123)

초하님에겐 "책 나눔". (http://chohamuseum.net/241)

맑은독백님에겐 "거울". (http://rayny.net/entry/릴레이-나의-독서론)

웰덴지기님에겐 "재미". (http://walden3.kr/1873?TSSESSION=140467c038b6c304337c42b25d25399b)

Read&Lead님에겐 "월아(越我)". (http://read-lead.com/blog/entry/월아-알고리즘?TSSESSION=131722e74232374d4ad74d43284e8006)

다들 너무너무 글도 잘 쓰시고, 생각도 많으시고, 게다가 책도 많이 보시고 포스팅도 많이 하신다는..ㄷㄷㄷ

이미 나올 말은 다 나온 게 아닌가 싶어서..살짝 쫄아버렸다.


1-1. 내게 책은, 자석이다.

내게 책은. 자석이다. 독서가 뭔지 답하기 전에, 우선 책은 그렇다. 자석이다.

책을 열기 전부터, 제목이나 작가, 혹은 약간의 사전지식만으로 내 안의 뭔가를 끌어당기곤 한다.

그건 내가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어떤 불만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혹은 어떤 부문에서의 갈증과

무식함을 느끼고 있는지에 따라 달랐지만, 거칠게 구분하자면 어려서는 문학이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역사였으며, 대학교 때에는 사회과학 도서가 특히 강력한 자력을 띄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새는, 책이 가진 자력에 이끌리기보다는, 뭔가가-알라딘이나 위블 등-따끈한 신간 서적들을

하늘에서 떨어뜨려주고 있다. 가끔은 내게 징징 울리며 마력같은 자력을 발휘하는 책들을 제쳐두고 시간의
 
흐름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간, 게다가 소설류로만 편중된 책들과 마주한다는 게 속쓰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요샌 다시, 사회과학 서적류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고 있다. 생체권력을 다룬 푸코라거나,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들..


1-2.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렬이다.

내게 있어서 독서란 스스로를 정렬시키는 행위인 것 같다. 자석 끝에서부터 파닥이는 철가루의 정렬처럼.

불쑥 들이밀어진 자석에 어김없이 감응하며 바싹 곤두서는, 혹은 두개의 자석 사이에서 파르르 긴장하는

그 이미지처럼, 그 선명한 떨림과 가쁜 호흡. 저자와의 섬세하고도 마력적인 조응. 그렇게 책을 읽으려 한다.


그게 비단 정묘한 개념과 로직으로 한층한층 쌓이는 사회과학 도서가 아니라 설렁설렁 넘기며 '느끼면 되는'

시집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가능한 푹 빠져들어 그 책이 보여주는 세계와 만들어내는 아우라를 한껏

즐기고는 그게 내 안의 어디를 건드리고 있는지, 무슨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는 것은

행복하다.  내게 빈곤했던 상상력, 표현, 내가 보지 못한 풍경,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 혹은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그걸 극한까지 밀고가는 사고 유희들을 따라 기꺼이 저자들과 나란히 서있어 본다는 것은.


한 권을 읽으면서도 내 안의 무수한 철가루들이 이리저리 파닥대며 종횡하는 걸 느낀다.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물만났다는 듯 쌩하니 어딘가로 날아가붙고. 서로 상충하거나 다른 시각을 가진 책들이 이어진다 치면

철가루들은 더욱 정신없이 휘몰아치고서야 잠시 정렬..혹은 휴전 상태로 들어간다. 하물며 내가 안으로만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밖으로 토해낼 때 일어나는 소요 사태란.


그러고 보면 '정렬'이라기보다는, 철가루들이 떠다니며 그려내는 무늬랄까, 해변가 파도가 그려내는 모래사장의

무늬랄까. 그런 것이 나의 독서인 것 같다는 자괴감이 한 웅큼 불쑥. 생각보다 사람을 바꿔내는 책이란 많지 않다는

깨달음도 한 몫했다.


3. 윤뽀님(http://qtotpz.tistory.com/)과 나른한고냥이님(http://petiteneco.tistory.com/)

블로그에 대해 얹어주는 제각기의 의미와 가치들이 있겠지만, 사실 내 글쓰기는 우선 나를 위한 행위이다. 얼마전

똥파리의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두고, 자신을 위한 영화라 당당히 밝혔던 장면이 너무도 솔직해 보였고 와닿았었다.

그게 내 블로그에 '나를 위한 이야기'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는 이유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꺼려하지도 않고 냉소적이지도 않다. 차라리, 기본적으로 나를 위한 이런 주절거림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는 게 맞을 거 같다. 그런 소통의 념을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기꺼운 고심끝에 두 분께 짝대기를 향해 본다.


책을 정말 좋아라 하시며 얼마전 제게 동족 '괴물'을 업어가신 윤뽀님,

그리고 요새 배부른 막내사원이라 느끼시며 뭔가 '자기계발'의 욕구가 강렬하신 나른한고냥이님.

부담갖지 마시고, 잘 부탁드려요~∩_∩*

애초 6월 20일까지라는 마지노는 누가 정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그대로라면 두 분께서 문을 닫으심 되겠군요^^



덧붙임1_

'정렬'이라곤 했지만, 독서의 여운에서 벗어나는 순간, 혹은 다른 책으로 덧씌워지는 순간 대부분의 형체가

흐트러지고 만다. 아무리 울림이 크고 깨달음이 깊은 책이라 해도 나의 내부를 보기좋고 이해하기 좋도록

완결된 형태로 정돈/정렬하는 건 불가능할 게다. 아마 그건 죽은 후 관짝 뚜껑이 덮일 때쯤에야 가능하겠지.

흐트러진 걸 좋아하고 모순투성이인 철가루 탓이지 자석 탓할 일은 아니다.


덧붙임2_

예전에는 타블라 라싸, 아무것도 씌여지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차츰 뭔가 고집스럽고 꼿꼿한 것들이

생겨나면서 그 '정렬'을 방해하는 것들도 많아졌다. 빠릿빠릿 움직이며 촥촥 모양을 그려내는 유연하고

가벼운 몸놀림의 철가루가 아니라, 둔하고 무딘 철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어설프게 아는 건

아예 모르느니만 못한 건가.



이사를 하고 난 후 강남역, 역삼, 선릉, 삼성역 방면에 나갈 때 그냥 걸어다니고 있다.

강남에서 술 한잔하고 걸어서 집으로. 선릉에서 술 한잔하고 걸어서 집으로. 삼성역 근처에서 술 한잔하고 걸어서 집으로.

빠른 걸음으로 삼십분 정도면 대략 집에 도착하는데, 보통 열두시를 전후한 한밤인데다가 동네가 동네니만치

넥타이 맨 아저씨들과 화장진한 아가씨, 혹은 화장진한 아주머니들의 술냄새 섞인 스킨십을 종종 지나친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유흥가가 워낙 밀집한 동네니까 그러려니, 했다. 세상에 지치고 감각이 딱딱히 굳어져버린 채
 
말초적인 쾌락을 구매하는 중년의 남자와 신산한 사연과 응분의 대가를 가진 중년 여자 한쌍이려니. 굳이 여자의 허리를

부둥켜안은 남자의 욕정어린 손길과 뭔가를 갈구하는 눈빛, 그리고 끈적한 대화를 들으면서, "저들이 부부가 아니라는데

내 가진돈 전부와 오른손모가지를 걸지. 쫄리면 뒈지시던가." 따위 객기를 부릴 필요도 없었다. 그런 객기는 음식점에서

서로 밥을 먹여주거나 반찬을 집어주는 중년의 남녀 커플을 향하거나, 다정히 손을 맞잡고 산에 오르내리는 어른들을

향할 때에나 쵸큼 효과가 있으려나. Chocolate이니 秘니, 그렇고 그런 이름의 단란한 주점들 앞에서 택시를 잡는

사람들은 빤해 보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방금 지나친 그 중년커플의 지쳤지만 다정한 분위기와 오랜 관계였음을 암시하는 대화

몇 마디를 듣고 난 다음이었을지 모른다. 그것 역시 사랑일지 모른다.


공정하지 않다.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 어떤 정신적 육체적 관계를 맺어 왔는지, 어떤 사연으로 둘은 이 야밤에 술에

취한 채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건지도 모르면서. 그들의 관계와 감정을 한낱 '매매'려니 치부하는 건 흔해빠진 편견이다.


젊음의 생기발랄함을 잃은 채 시들고 주름진 그네들의 육체를 상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네들의 나이에, 그네들의 육체에 걸맞는 건 '사랑'이 아니라 '욕정'이란 단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젊고 팽팽하고 발랄하고 싱싱한...그런 것이 바로 '사랑'이란 감정을 위한 필수조건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사랑'이란 단어는 젊음의 특권인 듯 사고하는 건, 젊음을 포기하고 뒷사람에게 물려주면서 '사랑' 역시

자연스럽다는 듯 내치는 결과를 낳는 건 아닐까. 더이상 그런 단어를 입에 올리거나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허용되지 않으며, 단지 가끔 상념에 젖어 어렴풋이 추억하는 게 고작이라는 듯. 그게 '어른'이라는 듯이.


물론 '불륜', 내지 '바람'이라는 편리한 딱지도 준비되어 있다.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불륜이 사랑이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디어, 구글에서 수표가 왔다. 4월중에 100달러를 넘어섰고, 5월말에 발송된다는 것까지 알고 기다리다가 어느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도착했다. 무려 캐나다에서 온 우편물이다.

음..말하자면, 이 수표는 구글 애드센스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수입인 거다. 질문 있으면 저쪽에 문의하라는데,

딱히 다른 질문은 없고...대체 왜 이리도 돈이 찔끔찔끔 쌓이냐는.

딱히 뭔가 백달러를 지급받으면 해야겠다, 고 생각한 건 없었다. 그런지라 더욱 이 연두빛 수표가 배불러 보이는지도.

그치만 요새같이 환율이 엉망이어서야. 언제 바꿀지 생각 좀 해봐야겠다. 그전에 이 돈갖고 뭘 할 지부터.


1) DSLR 지르는데 보탠다.(여전히 제 카메라는 고작 하이-엔드급 CANON S5 IS.)

2) 색소폰 사는데 보탠다.(Music is my life~랄까..ㅋ)

3) 이번달 왠지 벌써부터 엥꼬가 나다못해 마이너스로 치닫는 재정에 녹여넣는다.(월급날=용돈날은 20일..ㅜ)

4) 음......여름휴가비에 녹인다...?(이건 좀.)





하루키의 신작, 'IQ84'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팔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는 언제쯤 나오려나..일본어를 진즉 배웠어야 했다는 후회가 절실할 정도로, 그의 신작이 궁금하다.

어느 순간 이질적인 반짝거림과 냉소적인 아름다움을 상실했던 그의 소설에 뭔가 변화가 생겼을까.


엄마는 티비에서 유리상자를 볼 때마다 둘 중 한명을 짚으며 널 닮았다 하신다. 칭찬인지는 모르겠고,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냥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티쪼가리 입고 돌아다니지 말고 좀 '어른스럽게' 입고 '어른스럽게'

머리도 하고 다니라는 압박이다. 근데 엊그제던가 살짝 들었던 그들의 신곡은 아주아주아주아주 실망이었다.

둘다 결혼을 해서 그럴 게다. 사랑을 하면, 왠지 예술가로서 결격사유가 되는 느낌이다.


신해철, 이승환, 이상은, 이적, 서영은..유리상자도 이제 그 샘플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예술은 그들의 비극과 허무함과 가슴공허함을 먹고 자라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그들을 무디게 만들고, 나태하게 만들며, 만족하게 만드니까. 배부른 영혼은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

(승환이형의 아픔은 어떤 점에선 그의 음악에 큰 공헌을 하지 않았나 싶다)


뭐, 비비 꼬인 소리였고, 밖에는 비가 그칠 줄 모르고, 잠은 올 줄 모르고.


(뜬금없이) 몇 가지 요새 반성하는 점.


아닌 척 하면서도 숫자에 휘둘려 조바심을 쳤다는 심증이 있다. 서른이 꽉 차가면서, 왠지 남들 결혼하는 거 보면서

은근히 압박도 받고 부담스러워도 하고 조급증도 나고 했던 것 같다. 바보. 그랬단 걸 알았으니 이제 피할 수 있겠지.

어차피 내가 자웅동체 달팽이도 아니고, 짝지는 만나야 뭘 하던 할 거 아니냐.


또 뭔가 다른 사람의 평에 기대어 과시하고 싶었달까. 좋은 사람 노릇하면서 여기저기에 무리를 해선, 스스로를 좀

힘들게 만들고 짜증나는 코너에 몰아넣은 격이 되고 말았다.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왜 이야기를 못해. 가끔

나는 만인의 마음을 얻겠다는 듯이 행동할 때가 있고, 예외없이 금방 후회하곤 한다.


중심이 흔들렸다. 집에도, 회사에도, 어디에도 중심이 없었다. 몸은 움직이는데 마음은 어디선가 부유하고 있다.

크게 한번 흔들리고 나니 좀처럼 회복되질 않는다. 당분간 답을 찾아, 마음을 찾아 다녀야 할 듯 하다.

어디서 뭐하고 있냐. 이건 반성할 점은 아니다. 좀더 마음을 풀어주고, 마음을 따라야 해결될 문제인지도 모른다.


요새 새삼스레 X-Japan을 다시 듣고 있다. 그들의 감각적인 가사하며 맥놀이하듯 뛰노는 멜로디라인하며..
 

I awake from my dream

I can't find my way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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