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제 별걸 다 시켜주시는 우리 초하님♡(http://chohamuseum.net/241)
릴레이는 뭥미..하고 내용부터 살펴 보았다. 독서란 '네모'다, 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기회를 주는 릴레이다.
누가 묻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대답들이 있고,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하지 않는 대답들도 있는 법인데,
아마 자신에게 독서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일 거다.
이미 많은 분들이 쉼없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독서가 자신에게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주셨다. 혹시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가
겹치지 않을까,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위의 3번항, 누구한테 넘길지를 정하기 전에 누가 이미 답을 하셨나 확인해 보고
싶어서 한분한분 찾아가보았다. 머..무슨 생명의 나무를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궤적을 되짚어보는 험난한 여정이어서,
그냥 조금 찾아보다 말았는데, 얼추 기억에 남는 네모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아디쉬님에겐 "지식의 습득, 그리고 그에 의한 즐거움". (http://adish.tistory.com/123)
초하님에겐 "책 나눔". (http://chohamuseum.net/241)
맑은독백님에겐 "거울". (http://rayny.net/entry/릴레이-나의-독서론)
웰덴지기님에겐 "재미". (http://walden3.kr/1873?TSSESSION=140467c038b6c304337c42b25d25399b)
Read&Lead님에겐 "월아(越我)". (http://read-lead.com/blog/entry/월아-알고리즘?TSSESSION=131722e74232374d4ad74d43284e8006)
다들 너무너무 글도 잘 쓰시고, 생각도 많으시고, 게다가 책도 많이 보시고 포스팅도 많이 하신다는..ㄷㄷㄷ
이미 나올 말은 다 나온 게 아닌가 싶어서..살짝 쫄아버렸다.
1-1. 내게 책은, 자석이다.
내게 책은. 자석이다. 독서가 뭔지 답하기 전에, 우선 책은 그렇다. 자석이다.
책을 열기 전부터, 제목이나 작가, 혹은 약간의 사전지식만으로 내 안의 뭔가를 끌어당기곤 한다.
그건 내가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어떤 불만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혹은 어떤 부문에서의 갈증과
무식함을 느끼고 있는지에 따라 달랐지만, 거칠게 구분하자면 어려서는 문학이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역사였으며, 대학교 때에는 사회과학 도서가 특히 강력한 자력을 띄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새는, 책이 가진 자력에 이끌리기보다는, 뭔가가-알라딘이나 위블 등-따끈한 신간 서적들을
하늘에서 떨어뜨려주고 있다. 가끔은 내게 징징 울리며 마력같은 자력을 발휘하는 책들을 제쳐두고 시간의
흐름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간, 게다가 소설류로만 편중된 책들과 마주한다는 게 속쓰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요샌 다시, 사회과학 서적류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고 있다. 생체권력을 다룬 푸코라거나,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들..
1-2.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렬이다.
내게 있어서 독서란 스스로를 정렬시키는 행위인 것 같다. 자석 끝에서부터 파닥이는 철가루의 정렬처럼.
불쑥 들이밀어진 자석에 어김없이 감응하며 바싹 곤두서는, 혹은 두개의 자석 사이에서 파르르 긴장하는
그 이미지처럼, 그 선명한 떨림과 가쁜 호흡. 저자와의 섬세하고도 마력적인 조응. 그렇게 책을 읽으려 한다.
그게 비단 정묘한 개념과 로직으로 한층한층 쌓이는 사회과학 도서가 아니라 설렁설렁 넘기며 '느끼면 되는'
시집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가능한 푹 빠져들어 그 책이 보여주는 세계와 만들어내는 아우라를 한껏
즐기고는 그게 내 안의 어디를 건드리고 있는지, 무슨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는 것은
행복하다. 내게 빈곤했던 상상력, 표현, 내가 보지 못한 풍경,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 혹은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그걸 극한까지 밀고가는 사고 유희들을 따라 기꺼이 저자들과 나란히 서있어 본다는 것은.
한 권을 읽으면서도 내 안의 무수한 철가루들이 이리저리 파닥대며 종횡하는 걸 느낀다.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물만났다는 듯 쌩하니 어딘가로 날아가붙고. 서로 상충하거나 다른 시각을 가진 책들이 이어진다 치면
철가루들은 더욱 정신없이 휘몰아치고서야 잠시 정렬..혹은 휴전 상태로 들어간다. 하물며 내가 안으로만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밖으로 토해낼 때 일어나는 소요 사태란.
그러고 보면 '정렬'이라기보다는, 철가루들이 떠다니며 그려내는 무늬랄까, 해변가 파도가 그려내는 모래사장의
무늬랄까. 그런 것이 나의 독서인 것 같다는 자괴감이 한 웅큼 불쑥. 생각보다 사람을 바꿔내는 책이란 많지 않다는
깨달음도 한 몫했다.
3. 윤뽀님(http://qtotpz.tistory.com/)과 나른한고냥이님(http://petiteneco.tistory.com/)
블로그에 대해 얹어주는 제각기의 의미와 가치들이 있겠지만, 사실 내 글쓰기는 우선 나를 위한 행위이다. 얼마전
똥파리의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두고, 자신을 위한 영화라 당당히 밝혔던 장면이 너무도 솔직해 보였고 와닿았었다.
그게 내 블로그에 '나를 위한 이야기'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는 이유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꺼려하지도 않고 냉소적이지도 않다. 차라리, 기본적으로 나를 위한 이런 주절거림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는 게 맞을 거 같다. 그런 소통의 념을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기꺼운 고심끝에 두 분께 짝대기를 향해 본다.
책을 정말 좋아라 하시며 얼마전 제게 동족 '괴물'을 업어가신 윤뽀님,
그리고 요새 배부른 막내사원이라 느끼시며 뭔가 '자기계발'의 욕구가 강렬하신 나른한고냥이님.
부담갖지 마시고, 잘 부탁드려요~∩_∩*
애초 6월 20일까지라는 마지노는 누가 정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그대로라면 두 분께서 문을 닫으심 되겠군요^^
덧붙임1_
'정렬'이라곤 했지만, 독서의 여운에서 벗어나는 순간, 혹은 다른 책으로 덧씌워지는 순간 대부분의 형체가
흐트러지고 만다. 아무리 울림이 크고 깨달음이 깊은 책이라 해도 나의 내부를 보기좋고 이해하기 좋도록
완결된 형태로 정돈/정렬하는 건 불가능할 게다. 아마 그건 죽은 후 관짝 뚜껑이 덮일 때쯤에야 가능하겠지.
흐트러진 걸 좋아하고 모순투성이인 철가루 탓이지 자석 탓할 일은 아니다.
덧붙임2_
예전에는 타블라 라싸, 아무것도 씌여지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차츰 뭔가 고집스럽고 꼿꼿한 것들이
생겨나면서 그 '정렬'을 방해하는 것들도 많아졌다. 빠릿빠릿 움직이며 촥촥 모양을 그려내는 유연하고
가벼운 몸놀림의 철가루가 아니라, 둔하고 무딘 철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어설프게 아는 건
아예 모르느니만 못한 건가.
릴레이는 뭥미..하고 내용부터 살펴 보았다. 독서란 '네모'다, 라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기회를 주는 릴레이다.
누가 묻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대답들이 있고,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하지 않는 대답들도 있는 법인데,
아마 자신에게 독서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그러한 것 중의 하나일 거다.
1. 독서란 [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5. 기타 세칙은 블로그 릴레이의 오상(五常)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5. 기타 세칙은 블로그 릴레이의 오상(五常)
이미 많은 분들이 쉼없이 바통을 이어받으며 독서가 자신에게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주셨다. 혹시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가
겹치지 않을까,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위의 3번항, 누구한테 넘길지를 정하기 전에 누가 이미 답을 하셨나 확인해 보고
싶어서 한분한분 찾아가보았다. 머..무슨 생명의 나무를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궤적을 되짚어보는 험난한 여정이어서,
그냥 조금 찾아보다 말았는데, 얼추 기억에 남는 네모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아디쉬님에겐 "지식의 습득, 그리고 그에 의한 즐거움". (http://adish.tistory.com/123)
초하님에겐 "책 나눔". (http://chohamuseum.net/241)
맑은독백님에겐 "거울". (http://rayny.net/entry/릴레이-나의-독서론)
웰덴지기님에겐 "재미". (http://walden3.kr/1873?TSSESSION=140467c038b6c304337c42b25d25399b)
Read&Lead님에겐 "월아(越我)". (http://read-lead.com/blog/entry/월아-알고리즘?TSSESSION=131722e74232374d4ad74d43284e8006)
다들 너무너무 글도 잘 쓰시고, 생각도 많으시고, 게다가 책도 많이 보시고 포스팅도 많이 하신다는..ㄷㄷㄷ
이미 나올 말은 다 나온 게 아닌가 싶어서..살짝 쫄아버렸다.
1-1. 내게 책은, 자석이다.
내게 책은. 자석이다. 독서가 뭔지 답하기 전에, 우선 책은 그렇다. 자석이다.
책을 열기 전부터, 제목이나 작가, 혹은 약간의 사전지식만으로 내 안의 뭔가를 끌어당기곤 한다.
그건 내가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어떤 불만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혹은 어떤 부문에서의 갈증과
무식함을 느끼고 있는지에 따라 달랐지만, 거칠게 구분하자면 어려서는 문학이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역사였으며, 대학교 때에는 사회과학 도서가 특히 강력한 자력을 띄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새는, 책이 가진 자력에 이끌리기보다는, 뭔가가-알라딘이나 위블 등-따끈한 신간 서적들을
하늘에서 떨어뜨려주고 있다. 가끔은 내게 징징 울리며 마력같은 자력을 발휘하는 책들을 제쳐두고 시간의
흐름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간, 게다가 소설류로만 편중된 책들과 마주한다는 게 속쓰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요샌 다시, 사회과학 서적류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고 있다. 생체권력을 다룬 푸코라거나,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들..
1-2. 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렬이다.
내게 있어서 독서란 스스로를 정렬시키는 행위인 것 같다. 자석 끝에서부터 파닥이는 철가루의 정렬처럼.
불쑥 들이밀어진 자석에 어김없이 감응하며 바싹 곤두서는, 혹은 두개의 자석 사이에서 파르르 긴장하는
그 이미지처럼, 그 선명한 떨림과 가쁜 호흡. 저자와의 섬세하고도 마력적인 조응. 그렇게 책을 읽으려 한다.
그게 비단 정묘한 개념과 로직으로 한층한층 쌓이는 사회과학 도서가 아니라 설렁설렁 넘기며 '느끼면 되는'
시집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가능한 푹 빠져들어 그 책이 보여주는 세계와 만들어내는 아우라를 한껏
즐기고는 그게 내 안의 어디를 건드리고 있는지, 무슨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는 것은
행복하다. 내게 빈곤했던 상상력, 표현, 내가 보지 못한 풍경,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 혹은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그걸 극한까지 밀고가는 사고 유희들을 따라 기꺼이 저자들과 나란히 서있어 본다는 것은.
한 권을 읽으면서도 내 안의 무수한 철가루들이 이리저리 파닥대며 종횡하는 걸 느낀다. 때로는 저항하고
때로는 물만났다는 듯 쌩하니 어딘가로 날아가붙고. 서로 상충하거나 다른 시각을 가진 책들이 이어진다 치면
철가루들은 더욱 정신없이 휘몰아치고서야 잠시 정렬..혹은 휴전 상태로 들어간다. 하물며 내가 안으로만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밖으로 토해낼 때 일어나는 소요 사태란.
그러고 보면 '정렬'이라기보다는, 철가루들이 떠다니며 그려내는 무늬랄까, 해변가 파도가 그려내는 모래사장의
무늬랄까. 그런 것이 나의 독서인 것 같다는 자괴감이 한 웅큼 불쑥. 생각보다 사람을 바꿔내는 책이란 많지 않다는
깨달음도 한 몫했다.
3. 윤뽀님(http://qtotpz.tistory.com/)과 나른한고냥이님(http://petiteneco.tistory.com/)
블로그에 대해 얹어주는 제각기의 의미와 가치들이 있겠지만, 사실 내 글쓰기는 우선 나를 위한 행위이다. 얼마전
똥파리의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두고, 자신을 위한 영화라 당당히 밝혔던 장면이 너무도 솔직해 보였고 와닿았었다.
그게 내 블로그에 '나를 위한 이야기'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는 이유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꺼려하지도 않고 냉소적이지도 않다. 차라리, 기본적으로 나를 위한 이런 주절거림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는 게 맞을 거 같다. 그런 소통의 념을 조금 더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기꺼운 고심끝에 두 분께 짝대기를 향해 본다.
책을 정말 좋아라 하시며 얼마전 제게 동족 '괴물'을 업어가신 윤뽀님,
그리고 요새 배부른 막내사원이라 느끼시며 뭔가 '자기계발'의 욕구가 강렬하신 나른한고냥이님.
부담갖지 마시고, 잘 부탁드려요~∩_∩*
애초 6월 20일까지라는 마지노는 누가 정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그대로라면 두 분께서 문을 닫으심 되겠군요^^
덧붙임1_
'정렬'이라곤 했지만, 독서의 여운에서 벗어나는 순간, 혹은 다른 책으로 덧씌워지는 순간 대부분의 형체가
흐트러지고 만다. 아무리 울림이 크고 깨달음이 깊은 책이라 해도 나의 내부를 보기좋고 이해하기 좋도록
완결된 형태로 정돈/정렬하는 건 불가능할 게다. 아마 그건 죽은 후 관짝 뚜껑이 덮일 때쯤에야 가능하겠지.
흐트러진 걸 좋아하고 모순투성이인 철가루 탓이지 자석 탓할 일은 아니다.
덧붙임2_
예전에는 타블라 라싸, 아무것도 씌여지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차츰 뭔가 고집스럽고 꼿꼿한 것들이
생겨나면서 그 '정렬'을 방해하는 것들도 많아졌다. 빠릿빠릿 움직이며 촥촥 모양을 그려내는 유연하고
가벼운 몸놀림의 철가루가 아니라, 둔하고 무딘 철괴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어설프게 아는 건
아예 모르느니만 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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