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도 전등사.

진흙속에 단단히 뿌리를 박고, 단전에 기를 모으듯 영양분을 끌어모았을 거다.

물방개니 게아재비니 어깨로 툭툭 시비걸 때마다 꽃대궁은 파르르 떨었을 거고.


강한 듯 애절하게 탄주되는 기타 루프소리가 뭔가 못견디겠는 쾌감을 선사하듯,

그렇듯 발가락과 똥꼬가 움찔대는 쾌감 속에 뿅. 꽃봉오리가 터져나온 건 아닐까 싶다.


뿅.



전등사 들어서는 길,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리게 만드는 자그마한 돌문을 사이에 두고 풍경이

바뀐다. 양켠에 즐비한 음식점의 번다하고 소란맞은 풍경에서 싱싱한 초록빛 물감냄새 물씬한 그것으로.

대학다닐 때 수업은 듣기 싫고 어디던 떠나고 싶은 마음에 다 째버리고 혼자 여까지 꾸역꾸역 기어왔던 적이

있었다. 이번 주말처럼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잔뜩 가물어 쩍쩍 갈라진 논바닥같은 소나무 둥치 고랑에

초록빛 이끼가 촘촘하게 올라붙었다.

이걸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효과가 있다지만, 문맹자를 위한다는 명목이 사라진 지금은 아무리 봐도
그건 야매에 가까운 무엇이다. 종교가 현세와 내세의 안녕과 축복을 지켜내는 세련된 기복 시스템으로

타협하면서 일그러진 부처의 메시지는 심지어 그걸 '야매/short-cut' 공덕쌓기용 시주함으로 전락시킨

사람들에 의해 조금 더 상처받은 거 같다.

전등사에 도착. 빤딱빤딱하는 것들보다는 불투명하고 담백한, 그런 이미지의 것들이 왠지 절이라는 공간에

맞춤한 거 같아서, 저런 식으로 반짝거리는 유리창 대신 한지라거나 간유리 느낌의 창이 아쉽다.

시원하게 활짝 제껴진 창문들 사이로 공을 몰고 질풍처럼 드리블하는 바람을 그려보는 걸 보면, 월드컵 시즌.

적당히 보기좋게 퇴락한 단청을 얹은 처마 끄트머리에서 풍경이 짤강거린다. 비온 후 갠 참이다.

목도리처럼 염주를 감고 있는 부처, 학업성취를 다짐하는 동자승, 소림사에서 수행중인 동자승들 틈에서

은근슬쩍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저 洋夷의 아이는 누군고.

전등사 경내의 찻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혹해 뒤로 돌아갔더니 장독들이 팀파니처럼 앉아있다.

갈 길을 잃어버린 개미 한 마리. 두 개도 아니고 여섯 개나 되는 더러운 발로 꽃잎을 희롱해대더니 갈 길을 잃고

그대로 멈췄다. 얼음.

너른 꽃잎 벌판을 지나 탱글하게 감긴 채인 꽃송이들 사이를 덜컥거리며 내달리기 시작했다. 개미 녀석의

몸크기에 비기자면, 지금 녀석은 비포장의 시골길을 달려가는 마을버스같은 율동감을 느끼고 있을 듯.

문득 도예 수업 시간에 내가 만들었던 도자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졌다. 굉장히 이쁜 것들 많았는데.

두툼하고 튼튼해 보이는 부리, 다소 우글쭈글하지만 쭉 뻗은 각선미. 휘영청 감아올라간 허리까지.

그냥 초록빛이 넘 좋아서.

빛 조절에 실패한 사진이지만, 왠지 살짝 환타지스런 느낌이 있다. 낡고 오랜 성벽을 꾸역꾸역 말아올리는

악령의 손아귀처럼 덩굴식물이 시커멓게 잠식해 들어가는.

원래 요렇게 밝은 색감이어야 하는데.

이 사진만 보면, 그냥 돌바닥에서 잎사귀들이 하늘을 향해 나무처럼 자라오른 느낌이다.

무더기무더기, 소원을 빌며 사뿐하지만 조심스레 올린 돌멩이탑이라기보다는 그냥 돌무더기.

이건 더 심하다. 쪼개지고 토막난 나무 위로 빼곡하게 돌멩이들이 들어차 있는데, 그냥 누가 포대 가득 차있는

돌멩이를 탈탈 거꾸로 털어서 쏟아부은 듯. 올라앉을 놈 올라앉고 굴러떨어질 놈은 굴러떨어지고. 지 팔자지.

토요일 쏟아붓던 비는 적어도 일요일까지는 문제없다는 기세더니 웬걸.

돌아나서는 길. 누군가는 새롭게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의 '행방불명' 이야기.




문득 길 옆에서 걷는 남자를 만났다. 하얗게 친 백구가 반들거리긴 하지만, 뭐 과히 놀랍진 않다.
 
아마도 꿀두피 윤성호 덕분인 건가..

근데 아니다. 스쿠터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는 날씬한 다리하며, 살색그림 펑펑 보여주시는 웃도리하며.

탱크탑처럼 가슴께에서 바싹 쪼인 웃도리, 그리고 허벅지 윗둥치까지 올라온 몽땅한 미니스커트.

이정도는 입어줘야 상하이 패셔니스타. (날씬한 다리가 섹시하다...고 느끼면 안 되는 건가...ㄷㄷㄷ)








@ 상하이.

경제발전만을 향해 치닫던 중국의 상해도 이제 미적 감각을 거리에 도입하기 시작한 거다,

비록 내용물은 전부 살색그림 충만한 찌라시들일지언정.




@ 상하이 엑스포공원.


토욜일욜 충전한 에너지를 오일동안 아껴써야 하니 하루에 내가 써야 할 에너지는 충전치의 1/5분량인데

어제 내가 써버린 에너지는 뻥안까고 7/5는 써버린 느낌이었다. 논리상 에너지가 엥꼬났으니 휴가를 써서

쉬어야 하는 건데 정작 오늘은 아침부터 행사 준비. 이제야 끝내버렸다.


오늘 써버린 에너지는, 어디서 퍼올려졌는지는 모르겠으되 대략 충전치의 10/5 정도? 아마도 이런 식으로

수명을 갉아먹느라 인간이 불로불사의 존재가 못 되는 게다. 어디서든 대가리 박고 푹 잤음 좋겠다.



이태원을 걷다가 정말 빵터지고 말았던 티셔츠의 그림. 소주 두잔에 부자라고 큰소리, 넉잔에 잘생겼다고 자뻑,

여섯잔엔 총맞아도 안 죽는다는...왠지 이쯤에서 고무고무~ 를 외칠 듯한 만큼 술이 올랐겠지. 그리고 여덟잔,

드디어 酒仙의 경지인 거다. 투명인간이 된단다. 중학교 때 교실에서 돌았던 야설에는 투명인간이 되고 나면

해보고 싶은 온갖 것들이 담겨있었다.

험험. 우야튼, 이태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이국적인 느낌. 소와 양과 닭고기를 판다는 여느 표지 하나도

심상하지가 않다, 물론 양고기 자체로도 이미 꽤나 이국적이겠지만.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어쨌든 꼭 들르게 되고야 마는, 이태원의 모스크. 예전에 갔을 때보다 조금 더

단정하게 꾸며진 것 같다. 그때도 정면의 저 초록색 글씨가 있었던가...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아랍쪽 국가에 다녀온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취직하고 나선 거의 반년마다 그런 동네로 출장을

갔던지라, 슬슬 좀이 쑤시는 게 어디가 되었던 나갈 때가 되었다고 알리는 듯 하다. 역마살에 가까운 무엇.

우두, 라는 말이 화장실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그리고 여기에 굳이 이런 식으로 한글로 '우두'라고 적은

화장실 표지판이 있을지도 몰랐다.

저 꼬불꼬불한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리고 대개 오른손잡이인지라 자기가 쓴 글씨를 스스로 뭉개며

씌여진다는 걸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은 듯 하다. 볼수록 신기한 글자. 전체적인 윤곽선은 대충 익숙한데

저걸 대체 어떻게 끊어서 읽어내는지는 여전히 미궁 속.




공부가주. 공자가 살던 지역의 특산주라느니. 공자가 공부를 하다가 심심할 때 연구해서 빚은 술이라느니,

공자를 기리며 올리게 된 공자 가문의 제사주라느니 말은 참 많은데.

실은,술은 맛있으면 장땡이다. 게다가 이토록 풍요롭게 상상력을 자극하며 온갖 스토리텔링-구라빨-을 가능케

하는 재미난 술이면 더욱 훌륭한 술이다. 고량주의 일종이라 도수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이과두주나

죽엽청주 등등 보다 더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는 느낌. 우량혜나 우량액, 귀주보다는 조금 떨어진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괜춘하다.

삼인행 필유아사언이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갈수록 그만큼 스승은 많아지고 일말의 반짝임도 보다 자주 눈에

띄게 되는 거다. 뭐, 그만큼 노이즈도 지글지글 높아지겠지만.


몇 잔 마시다보면 술병이 댕글댕글, 텅텅 비어버린다. 중국술이 원래 그렇다. 금세 비워지고, 또 금세 깨고.



거대 잠자리가 날아다니다가 날개를 풀고 쉬어가는 곳. Dragon-fly라는 영어이름이 비로소 그 위용을 되찾는 듯.

그리고 가슴팍에 붉은 심장 대신 은색 바람개비가 파닥대는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몸을 내어주는 곳.

서울숲이다.




하늘 높이까지 치솟은 네모반듯반듯한 칸들에다가 일년 삼백육십오개의 색칠공부를 하는 느낌.

하아...깝깝하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뒤늦은 출근길, 트레이드 타워의 유리 벽면에 흰 구름이 크림처럼 가득 얹혔다.

파란 하늘 위 흰구름이야 원체 이쁘니까 따로 말할 필요도 없다지만, 이런 칙칙한 건물조차 이토록 쌈빡하게

꾸며줄 수 있다니. 저 키큰 건물이 하늘에 풍덩 빠져버렸거나 미끌려 들어가버린 듯한 느낌으로. 좋은 날.





Clifford 였던가, 그런 비스무레한 이름으로 FAKE ID도 만들었댔다.

도서관에 들어가 앉아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책도 읽고 눈인사도 하고, 앞자리 아가씨도 훔쳐보고 싶었는데.


문득 궁금해진 건 대체 저렇게 멀리서 잡아준 사진은 누가 찍어줬던 거지.

길 가는 사람 붙잡고 부탁했단 얘긴데...풍요의 땅 미국이라도 내 카메라 들고 토끼지 말란 법은 없건만.






내가 떠나는 출장이란 이런 거다. 한꺼번에 수십개의 가방을 부치고, 또 한꺼번에 수십개의 가방을 잘 챙겨서

누구 하나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내가 사는 삶이란 이런 거다. 한꺼번에 수십개의 생각과 희망을 품다가, 몇 개쯤 중간에서 잃어버리고 지워버리고

결국 여권만 달랑 남긴 채 죽음에의 입국 수속을 밟는 것.






PENTAX라고 너무 굉장히 몹시 크게 써박힌 스트랩을 어깨걸고 덜렁덜렁 다닐 때마다, 살짝 내가 광고판이

되어주는 느낌이었다. 사실 옷이나 가방에도 크게 라벨 붙어있는 걸 기피하는 내가 근 육개월, 그런 스트랩을

참아내고 카메라를 들고 다녔던 건 꽤나 칭찬할 만한 근성이었다. PENTAX가 아니라 PTX쯤으로 보이도록

손에다 칭칭 감고 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건, 빨간 색 스트랩을 조르기1회 하여 선물로 받고 말았다. 걸어다니는 광고판 탈출.


아셈타워와 코엑스 인터콘 호텔 사이의 조그마한 오솔길, 앉고 싶어지는 맘이 동할 때쯤 벤치가 하나씩 꽂혀

있어서 영화 보기 전이나 잠시 짬이 날 때 앉아서 바람 쐬며 초록빛 가득 눈에 담기에 딱 좋은 곳.

아무래도 높다란 건물 사이에 끼인 듯 마련된 오솔길이어서 건물 사이로 쓍쓍 부는 바람이 맹렬하긴 하지만,

나름 조그마한 물길도 있어서 물흐르는 소리도 졸졸 들리고. (비록 수돗물일지언정)


도시락도 까먹고 벤치에 앉아 망중한도 즐기고 참 그새 많은 추억이 구비구비 서린 곳.




까만 먹장이 둘린 하늘엔 연등이 둥둥 떠있고, 살짝 비린내가 풍기는 청계천 수도물하천엔 호랑이며 선녀 따위

모양의 연등들이 늘어서있었다.


애초 종이에 저런 그림을 그린 후 조립하는 걸까 아님 철사로 모양을 잡은 후 그 종이 위에다가 그리는 걸까,

어떤 경우라 해도 저런 사이즈의 연등을 만들어내기란 꽤나 공덕이 필요할 게다.

그리고 청계천을 밝히던 십여개 연등의 행렬이 끝난 즈음, 디지털 가든이던가 그런 이름으로 꿈지럭꿈지럭

피어나는 꽃송이들. 꽃이라고는 하는데, 오히려 뭔가 자동차가 꿈틀꿈틀 변해서 로봇으로 변하는 트랜스포머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 광화문 공사현장.


철창살 속에 해태가 갇혔다.




@ 서울 효자동.

보리밭 새순처럼 싱싱하고 여린 연두빛, 겨우내 노천까페를 감쌌던 비니루에 반사되다.

굳이 맨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렌즈를 거치고 또다시 구태여 (심술궂이) 비니루에 반사된 연두빛을

탐하는 건, 어느새 '젊다'는 것만으로 전부 이뻐보인다는 노친네의 음흉한 마음과 같아가는 징조인지 모른다.






동방명주, 동방의 빛나는 구슬이란 뜻의 이 건물은,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촌스럽고 기괴하다고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대충 익숙해져서인지 이젠 살짝 이쁘단 생각까지 든다. 밤10시가 대충 지나가면서 동방명주에는

불이 꺼졌고, 다만 주변 건물의 화려한 조명이 반사되어 은은하게 그 실루엣을 드러낸다.


그리고 저 붉은 선으로 그려진 중국땅덩이. 계속 바뀌는 건물 외벽 조명들 틈에서 용케 잡아냈다.

그리고 계속해서 바뀌는 네온사인. 흔히 '자본주의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게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조명인 걸

생각하면, 이곳 상해가 온통 네온사인으로 도배한 채 심지어는 고가도로 밑바닥에까지 깔았단 사실은 아이러니.

이런 식이다. 상해 시내에 뱅글뱅글 감긴 고가도로들이 온통 시퍼런 네온조명을 따라 달린다.

愛上世博. 상하이 세계박람회, 엑스포를 기념하는 조명이 화려하다. 사실 이 뷰포인트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조명 비용때문에 적자를 보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적잖은 부담이

되어 왔다고.

강 반대편 말고, 이편을 돌아보면 아마도 조계지 시절에 지어졌을 법한 고풍스럽고 장중한 건물들도 역시

마찬가지 화려한 조명을 흩뿌리고 있었다.

커다란 시계탑, 그리고 건물 위의 둥그스름한 돔까지. 저렇게 건물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조명기술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들었다. 빛이 한곳만 강하게 뿌려지지 않도록 잘 조정해야 하는 데다가, 전반적인 건물의 외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불빛의 방향과 세기를 결정해야 한다던가. 멋진 조명이다.






@ 상해.
이렇게 높은 고가도로는 본 적이 없다. 대체 왜이리 번쩍번쩍 도로를 하늘높이 들어올렸을까 싶도록, 쭉쭉

뻗어올린 기둥 위에 두툼한 도로가 얹혀 있다.

아무리 상해가 커다란 도시라 해도 이 거대한 대륙에서 땅이 모자를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은근히 상해에는

고가도로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예외없이 이렇게 높이높이. 왜일까.

너무 높고 너무 커다래서 황당한 느낌마저 살짝 출렁거리는 상해의 고가도로들. 그것이 던지는 위압감이란 게

천안문이나 자금성 앞에 섰을 때의 그것과 비슷하다.

굉장히 황량해 보이기도 한다. 고가도로를 몸통이라 치면 저 기둥들은 다리인 셈인데, 적당해 보이는

비율을 넘어선 그 자체가 황량하기도 하고. 하늘을 온통 막아선 잿빛 콘크리트 구조물이 차갑고 냉막해

보이기도 하고.
숙소에서 바라본 상해엑스포장쪽의 야경. 포동과 포서지역을 잇는 구름다리가 쉴새없이 변하는 색색깔의 LED

조명을 흩뿌리고 있었다. 건물들의 윤곽을 따라 선명히 그려지는 스카이라인이 살구색으로 물들었다.







@ 상해.

로밍해간 내 폰과 업무용 폰, 그리고 현지 폰까지. 세 개의 폰에 불빛을 환히 밝혀 놓고 사진을 찍어봐야.

제각기 3초면, 5초면, 전부 잠들어버렸다. 밤늦게까지 일하다 문득 휑해진 마음.
 
disconnected.




 - 명칭: 한국기업연합관
- 위치: 푸시지역 D구역 제17호관  (황푸강 선착장변)
- 면적: 부지면적 3,000, 연면적 4,012 지상 3층 철골구조

- 주제: Green City, Green Life (绿色城市 绿意生活)

- 건물특징: 우리 전통의 역동적인 춤사위와 상모돌리기를 형상화하여 사람과

                        환경, 문명의 선순환을 표현

- 전시특징: 눈내리는 상하이 공연 진행,세계최대원통형 미디어쇼,기업주간 이벤트

                        진행


- 명칭: 일본산업관

- 위치: D구역

- 면적: 4,000

- 주제: 来自日本的美好生活  (Better City from Japan)

- 건물특징: 조선공장 모양체와 기존 재료를 재활용하여 만든 건물.

- 전시특징: 주제전시, 개별전시, 일본미식관,  기념품 판매관 등 운영


- 명칭: 상해기업연합관

- 위치: D구역

- 면적: 4,000 ㎡

- 주제: 城市,升华梦想

- 건물특징: 생동감 있는 표현 기법과,  본토 기업의 풍채를 극대화 하고자 함

- 전시특징: 身高5海宝机器人”,旧光盘做成 "网格透视装",屋顶能用热水发电,

           4个展区讲述城市故事


- 명칭: 민영기업연합관

- 위치: E구역

- 면적: 6,000 ㎡

- 주제: 无限活力

- 건물특징: 곡선형 외관, 다양한 색채의 표현야간 조명 및 음향 연출
- 전시특징: 3.5万颗水晶组成民企介绍墙, 排队时可欣赏生态鱼缸,每周至少2位明星光临

- 명칭: GM

- 위치: E구역

- 주제: 直达2030

- 건물특징: 대자연과 자동차의 절묘한 조화를 연출,  외관 특수금속 이용한 다양한변화

- 전시특징: “直达2030年”主题电影


- 명칭: 대만전단관

- 위치: D구역

- 면적: 3,000 ㎡

- 주제: 中华玉文化·城市新风格

- 전시특징: 중국옥문화의 내포 의미를 전달하려고 함.

- 명칭: 우주국가관

- 위치: D구역

- 면적: 3,000 ㎡

- 주제: 和谐城市,人与太空

- 건물특징: 우주세계에 떠있는 루빅 큐브를 연상케하는 조형
- 전시특징: 중국항공업의 탐구정신 항공기술이 인류에 미친 공헌 표현

- 명칭: 항공관(중국동방항공)

- 위치: E구역

- 면적: 4,910 ㎡

- 주제: 飞行连接城市 航空融合世界

- 건물특징: 구름덩어리의 형상화, 비행체험관 운용

-전시특징: 真实的飞行体验,模拟机区,残疾人也能飞翔


- 명칭: 국가전력관

- 위치: D구역

- 면적: 4,000 ㎡

- 주제: 创新点亮梦想

- 건물특징: 건축표면 구멍을 통해 자연 채광효과.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고객사랑의 건축이념

- 전시특징: 환경보호 자원절약,  멀티미디어


- 명칭: 정보통신관(중국이동통신)

- 위치: E구역

- 면적: 6,196 ㎡

- 주제: 信息通信,尽情城市梦想

- 전시특징: 극장을 이용 통신 기술 효과 체험대기중 휴대폰 등 체험 이벤트 실시


- 명칭: 중국철도관

- 위치: D구역

- 면적: 3,690 ㎡

- 주제: 和谐铁路,创造美好生活新时空

- 건물특징: 철도가 인류에 끼친 영향, 현대화 철도의 발전 결과 등 표현

- 전시특징: 中国铁路发展的辉煌历程,中国铁路的建设状况,  参观者参与互动


- 명칭: 완커관

- 위치: E구역

- 면적: 3,309 ㎡

- 주제: 尊重的可能

- 전시특징: 2049”의 명칭으로 미래에  대한 관심 표현.  통풍을 통한 에어컨 절감,

                        채광을 통한 조명절 감으로 에너지 소모 감소


- 명칭: 석유관

- 위치: D구역

- 면적: 3,600 ㎡

- 주제: 石油,延伸城市梦想

- 건물특징: 중국내 최초 이형PC판 자재  사용 대면적 외벽 설치


- 명칭: 코카콜라관

- 위치: D구역

- 면적: 3,000㎡

- 주제: 快乐工坊

- 건물특징: 코카콜라 병체를 연상케하는 빨간색 건물.

- 전시특징: 다양한 체험관, 시음행사 등 진행


- 명칭: 위엔다관(远大馆BROAD)

- 위치: E구역

- 면적: 3,200㎡

- 주제: 方向,远大馆

- 건물특징: 건축 절약, 공기건강의 이념.

- 전시특징: 참관객의 미래의 건강하고 소박한 생활방식 체험


- 명칭: 중국선박기업연합관

- 위치: E구역

- 면적: 5,000 ㎡

- 주제: 船舶,让城市更美好

- 건물특징: “龙之脊,景之最”   강남조선공장(江南造船厂)의 일부를 변형, 개조하여 설계함


- 명칭: 인민보험관

- 위치: D구역

- 면적: 880 ㎡

- 주제: 保险,护航美好生活

- 건물특징: 기업로고를 활용한 건축 설계.  조명, 전기, 음향등을 활용한 효과

- 전시특징: 高科技互动世博百年首个保险企业馆


- 명칭: 시스코관

- 위치: D구역

- 주제: 智能+互联生活

- 건물특징: 外观由绿、蓝、黄、红等色调组成,思科“2020年城市”

- 전시특징: 지능과 네트워킹에 대한 체험



출장을 떠날 때 마지막 하는 일은, 다시는 안 돌아올 것처럼 사무실 책상 위를 말끔히 정리해두는 거다.

꼭히 출장만이 아니라 잠시라도 이곳을 떠난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그 어떤 계기도 마찬가지다.

책들을 가지런히 열지어세우고, 뒹굴고 다니던 펜들을 필통에 꼽아두며, 웬만하면 거슬리는 게 없도록.

다녀와서 새로운 기분으로 마치 새로운 공간의 새로운 인간이 된 양.


꽤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매일같은 야근에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던 패턴.

덕분에 머릿속에 켜켜이 쌓였던 나태함과 비루함, 자멸감 따위의 찌끼미들이 홀라당 타버린 거 같은데, 실은

그저 며칠동안 내가 안 놀아주니까 심심해서 잠시 외출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다녀와봐야 알 일, 그리고 다녀와봐야 새삼스레 별다를 것도 없을 거란 것도 알지만 매번 속는다.


말이 길었지만 여튼,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샹하이에 다녀오겠습니다~*

이 글이 발행될 때쯤이면 이미 상해에 도착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사진은 며칠 전, 날밝은 오후 날 물끄러미 째려보던 청천(靑天)의 백월(白月). 속이 다 시원하도록 하얗던 달.

시퍼러딩딩한 일상에 서늘하도록 하얀 점 하나, 떠남.



再見!


-명칭: 한국관

-위치: 푸동지역  A지역 아시아지역

-면적: 6,000

-주제: Friendly City, Colorful Life

-건물특징: 한글 기호를 형상화.

-전시특징: 미래 도시의 키워드인 Culture, Technology, Humanity, Nature 등의 메시지를 통해 미래 도시 비전 연출


- 명칭: 프랑스관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6,000

- 주제: 感性城市 the Sensual City , 감성도시

- 건물특징: 전시관을 콘크리트로 만든 망상물

- 전시특징: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정원청량한 물, 상쾌한 향수, 오래된 영화 등으로 오감을 자극함대표적인 미술작품 전시


- 명칭: 사우디아라비아관

- 위치: 푸동지역 A 지역

- 면적: 6,100

- 주제: 追求生活真谛 Vitality of Life 생활의 생명력을 구한다

- 건물특징: 공중에 뜨는 달, 혹은 배 같다옥상 대추야자를 종식해서 공중 화원을 구성.

- 전시특징: 세계 최대 규모의 IMAX 영화관 있음


- 명칭: 미국관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6,000

- 주제: 拥抱挑战(도전의 포용)

- 건물특징: 09.7.10 뒤늦게 참가결정, 외벽에서 폭포가 흘러내려옴,           

- 전시특징: 2030년의 미국도시 구현, 옥상정원

- 명칭: 스위스관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4,000

- 주제: 城鄕互動, 도시와 농촌의 어울림

- 건물특징: 케이블카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감외벽이 태양관패널로 되어 있어

               밤에 조명용 전기로 사용

- 전시특징: 관광 케이블카를 사용.


- 명칭: 스웨덴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3,000

- 주제: 创意之光 창의 의 광

- 건물특징: 4개 입방체 자 형태 구성,  

- 전시특징: 맨 위층 노개에 까페, 음악 서커스,기념품 상점 있음.


- 명칭: 룩셈부크관

- 위치: 푸동 C지역

- 면적: 3,000

- 주제: 亦小亦美 Small Is Beautiful 작다,예쁘다

- 건물특징: 건축 구조는 장벽과 같고 중심은 중세기의 탑과 같다.

- 전시특징: 다양한 특색 식품 및 기념품


- 명칭: 노르웨이관

- 위치:  푸동 C지역

- 면적: 3,000

- 주제: 大自然的赋予 자연의 선물

- 건물특징: 15개 대형 나무 구성.

- 전시특징: 낮과 밤에 전시관 색깔 다르고 밤에 외벽에 북극광 나타난다.


- 명칭 : 世博轴 (상해엑스포축)

- 제원 : 길이 1,000 m, 지름 110m

- 특징 : 푸동 엑스포 중심 지구에 위치 함. 좌우로 중국관, 주제관엑스포센터,예술센터 등이 있음.  一轴四馆의 합칭으로 불리움


- 명칭: 주제관

- 위치: 푸동 B구역

- 면적: 14.3

- 주제: 城市如同一个生命活体,城市生命健康需要人类共同善待和呵护

- 전시특징: “城市人馆”“生命馆”“地球馆”


- 명칭 : 世博中心馆 (상해엑스포센터관)

- 제원 : 길이 350m, 너비 140m

- 특징 : 엑스포 기간중 회의센터, 보도센터 등의 기능으로 활용함


-명칭: 중국국가관

-위치: 푸동지역 A 지역

-면적: 20,000

-주제: ‘조화

-건물특징: 동방의관이라 불리며 겹겹이 위를 향하는 건물 형상으로 중국의 기질과 정신을 표현.

-전시특징: 귀중한 문물 전시, 큰 벽에 명화 清明上河图상영.


-명칭: 일본관

-위치: 푸동지역 A 지역 아시아지역

-면적: 6,000

-주제: 心之和、技之和 Harmony in Mind, Harmony in Action 마음의 화합, 기능의 화합

-건물특징: 자주색 누에 섬이라는 뜻의 건물 공모로 선정된 디자인

-전시특징: 과거는 일본의 기술과 문화를 전승하는 내용으로 전시하고 
              현재는 애니메이션과 로봇등의 기술 전시


- 명칭: 스페인관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7,000

- 주제: 我们世代相传的城市

          From the city of our parents to the city of our children. 대를 잇는 도시

- 건물특징: 천연 식물의 줄기로 만든 외벽

- 전시특징: 스페인 전통 음식 제공, 각종 예술가 들의 공연이 펼쳐짐.

               자연에서 도시까지’ ‘우리 부모의 도시에서 현재까지’, ‘현재의

               도시에서 다음세대의 도시까지’라는 3개 전시구역 구분.


 - 명칭: 아랍에미리트관

- 위치: 푸동지역 A 지역

- 면적: 6,000

- 주제: 꿀의 역량

- 건물특징: 시냇물, 꽃밭, 나무 들로 구성된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풍경 연출

- 전시특징: 전통아랍문화부터 현대 문화까지 다양한 내용의 자료를 전시관에서 상


 - 명칭: 영국관

- 위치: 푸동 C지역

- 면적: 6,000

- 주제: 传承经典,铸就未来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주조한다
- 건물특징: 6만개의 촉수로 이루어진 외벽이 큰 특징.
- 전시특징: 바람이 불때마다 색과 그림이 변하고 전시장 내부가 밖에서 들여다 보임


- 명칭: 이탈리아관

- 위치:  푸동 C지역

- 면적: 3,800

- 주제: 理想之城,人之城 Man's City - 이상의 도시, 인간의 도시

- 건물특징: 좁은 골목, 정원, 오솔길, 넓은 광장화원 등으로 도시의 복잡성 표현.

- 전시특징: ‘ 상하이’ 불리 는 이탈리아 게임 모티브로 설계. 자연광 채광함


- 명칭: 독일관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6,000

- 주제: 和谐城市 Balancity - 조화로운도시

- 건물특징: 전형적인 도시 생활공간과 독일의  도시생활을 담을 예정.
- 전시특징: 금속 구를 매달아 창의적이고 기묘한 생각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함


- 명칭: 캐나다

- 위치: 푸동 C 지역

- 면적: 6,000

- 주제: 充满生机的宜居住城市:包容 性,可持续发展与创造性

          The Living City : inclusive, sustainable, creative, 
         활기 도시 : 포용력, 지속가능한 발전, 창조성

- 건물특징:  전시관 벽에 특별한 온실 녹색 직물을 덮다.
- 전시특징: 태양의 서커스단 공연, 열정적인 안내 도우미 운영


 

홍대 상상극장에서 있었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스탠딩공연.

그를 처음 알았던 건 '서울대를 나온 오입쟁이', '매일 낮 점심시간 둘이 만나 쿵덕쿵 그짓거리' 따위

가사가 난무하는 "스끼다시 내인생"을 통해서였다. 마치 예전에 "짬뽕"이란 노래로 황신혜밴드를 알아갔던

것처럼 그렇게 좋아라~* 모드가 발동한 건 불과 몇 달 전.
 

그의 발랄하면서 믿음직한 목소리, 속시원하고 유쾌한 가사, 그런 것들에 꽂혀있던 차에 공연에 가서는

더욱 멋진 노래들을 만나게 되었다. '달빛요정'을 자처하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 것은 덤.


그의 노래는 일관된 어둠과 패배감을 표현하고 있다. 그걸 굳이 요새 식으로 말하자면 '루저'마인드랄까.

뭘 어째야 될지,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어 응어리지고 있는 분노, 좌절감, 박탈감, 그렇지만 즐겁게 살겠다는

흔들림없는 의지까지. 사람들의 패배감과 좌절을 모두 내려놓고 가도록 한다는 게 무려 '달빛요정'님의 펑크

음악론이니 딱히 새삼스런 루저 타령도 아니지만, 그의 노래가 갈수록 보다 직접적으로 세상에 외치는 듯 하단
 
사실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특히 최근의 '전투형 달빛요정' 앨범은 거의 대중적 민중가요랄까, 하여간 그렇다.


딱히 그의 공연이 미친 듯이 방방뛰고 말달리는 식의 공연은 아닌지라 체력을 조금은 보전할 수 있었지만, 그가

부르는 노래들의 가사와 멜로디에 온전히 몰입했던 세시간은 온몸을 녹진녹진 타격하고 말았다.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가사의 새 맛들도 음미하고. 여전히 귓가를 울리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들 몇 개 들으면서

다시 받아적어보고 짧막하게 끄적대기.



'절룩거리네'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보석보다 빛나던 아름다웠던 그대

이제 난 그때보다 더 무능하고 비열한 사람이 되었다네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아플 뿐인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깨달은 지 오래야 이게 내 팔자라는 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허구헌날 사랑타령 나이값도 못하는 게 골방속에 처박혀 뚱땅땅 빠바빠빠

나도 내가 누구보다 더 무능하고 비열한 놈이란 걸 잘 알아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아플 뿐인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지루한 옛사랑도 구역질나는 세상도 나의 노래도 나의 영혼도 나의 모든 게 다 절룩거리네


발모가지 분지르고 월드컵 코리아 손모가지 잘라내고 박찬호 이십승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미친 게 아니라면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 요새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는 노래. 절룩절룩.


'나는 개 너는 쥐'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 쥐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녀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널 상대하게 만들어

니가 아녀도 나는 개 너는 쥐

나의 혁명은 시작됐어 너의 삽질은 끝날 거야

그날이 와도 나는 개 나는 개


: 그날이 와도 나는 개, 개차반 인생을 굳이 건드리는 너는 쥐.


'치킨런'

오래 전 널 바래다주던 길 어쩌다 난 이 길을 달리게 된걸까

이러다 널 만나게될까봐 난 두려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군

난 부끄러워 키작고 배나온 닭 배달 아저씨

영원히 난 잊혀질 꺼야 아무도 날 몰라봤으면 해

난 버티지 못했어 모두 다 미안해 내게도 너에게도..


내 인생의 영토는 여기까지 주공 일단지 그대의 치킨런

세상은 내게 감사하라네 그래 알았어 그냥 찌그러져 있을께


어제 나는 기타를 팔았어 처음 샀던 기타를 아빠가 부실 때도

슬펐지만 울지는 않았어 어제처럼

내일부턴 저금을 해야지 그래도 난 한때는 세상을 노래하던 가수였는걸

언제가는 다시 기타를 사야지 욕망은 파멸을 불러와

여기에 좋은 증거가 있어 날 박제해도 좋아 교훈이 될꺼야 이래선 안된다는..


내 인생의 영토는 여기까지 주공 일단지 그대의 치킨런

세상은 내게 감사하라네 그래 알았어 그냥 찌그러져 있을께

: 그의 노래 중 특히나 달콤하고 씁쓸한 것 하나. 지독히 현실적이지만 아름답다.


'피가 모자라'

친구들이 걱정하네 그러다 잡혀간다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몸조심해야한다고

뒤끝이 장난이 아냐 째째하고 오만하지

천박한 너의 웃음은 우리들 탐욕의 대가


알아서 꺼져주면 안 되겠니 정녕 이렇게 피를 봐야겠니

모자라 피가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내 것은 아니길

난 비겁해 너와 똑같아 숨어서 이렇게 노래만 부르네

난 비겁해


더워서 나가기 싫어 오래 서 있기도 싫어

하지만 책임져야지 추악한 욕망의 대가


그만큼 해 먹었으면 안되겠니 정녕 이렇게 피를 봐야겠니

모자라 피가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내 것은 아니길

난 비겁해 너와 똑같아 숨어서 이렇게 노래만 부르네

난 비겁했어 어제까진 하지만 이젠 하지만 이젠

물러서지 않겠어 물러서지 않겠어 두 번 다시는 두 번 다시는


모자라 피는 모자라 하지만 그 피가 우리의 것이 아니길


: 나는 비겁해, 에서 비겁했어, 로 바뀌는 곡의 운동감이라니. 그는 감정적이지도 맹목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책임져야지 추악한 욕망의 대가..란 가사는 쉽게 쓰여지지 않을 거다.



'스끼다시 내 인생'

졸업하고 처음 나간 동창회

똑똑하던 반장 놈은 서울대를 나온 오입쟁이가 되었고

예쁘던 내 짝꿍은 돈에 팔려 대머리 아저씨랑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 버스처럼 달려라 스끼다시 내 인생


이사가서 처음 나간 반상회

영희 엄마 순희 엄마 잘났다고 떠들어 대는게 지겨워

반상회비 던져주고 나오는데 좀 조용히 살라네 그것도 노래라고 하나요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 버스처럼 달려라 스끼다시 내 인생


취직하고 처음 갔던 야유회

맘에 두던 미쓰리를 배불뚝이 부장 추근덕거려 죽갔네

매일 낮 점심시간 둘이 만나 쿵덕쿵 그짓거리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스포츠 신문 같은 나의 노래

마을 버스처럼 달려라 스끼다시 내 인생


쓰매끼리 찾아라 임성훈 등장했다 아침이다

이다도시 시끄러워 스끼다시 내 인생


언제쯤 사시미가 될 수 있을까

스끼다시 내 인생


: 유쾌한 소품같은 노래. 그의 노래 속에 등장하는 '질주'의 이미지는 늘 마을버스가 차지한다.




@ 전주 한옥마을.


어렸을 적 자주 꾸던 꿈이었다. 팔과 다리, 가슴과 목, 얼굴에 이르기까지 온 몸에 구멍이 숭숭 나서는 벌레들이

스물스물 기어다녔었다. '미이라'란 영화를 보기도 한참 전이었지만, 만약 내가 그 꿈의 모습을 재연해낸다면

딱 그 영화에서 풍뎅이들이 팔뚝 속에서 울룩불룩 꿈틀대며 사람 몸속을 헤집고 돌아다니고 눈알을 파내는

모습과도 같았을 거다.


그렇다고 벌레들이 그 구멍들을 헤집은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네들의 여섯개 다리가 잘그락잘그락, 정교하게

움직이며 온몸과 구멍들을 살살 간지르긴 했지만 아프지는 않았고, 내 몸에 더이상 구멍을 낼 생각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별로 적대적이지 않았고, 난 어쩜 그들의 반짝이고 반들거리는 케라틴질 껍데기를 차라리

쓰다듬어주고 싶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꿈에서 내가 사람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 묵어 썩어빠진 고목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연밥이라도 되지 않았을까. 어쩌면 단순히 그 벌레들은 이미 누덕누덕 구멍난 상태라 더이상 내 몸에

구멍뚫기는 무리라 여겨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숭, 숭숭,내 말 좀 들어봐."
"끽끽"
"숭, 사랑은 시소와 같대. 서로의 마음이 얼추 비등비등해야 재미있어진다던가. 누구 한 명의 마음이 가벼워지면 다른 한 명이 무거워지면 되고, Vice Versa. 뭣보다 상대가 있어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거기도 하고. 뭔 말인지 알겠어?"
"끽끽"

"끽끽"
"잘 듣고 있어 멍충아"
"끽끽끽끽 끽끽끽 끽끽끽끽끽끽끽끽 끽끽끽끽"
"니미뿡이다."


@ 미술관 옆 동물원.


뭔가를 들춰내어 보겠다는 일념의 아이스께끼, 의 추억으로.

무대의 앞과 뒤가 다르듯 패스트푸드점 테이블의 윗춤과 아랫춤 풍경도 다르다.






kR@ 충북 영동군.


싱그럽고 하얀 버섯갓이 뽀도독뽀도독.


일제시대 탄약저장용 및 피난용으로 강제동원되어 파내어졌던 토굴이 이제는 포도주 저장고로 쓰이고 있었다.

어둑어둑하고 퀴퀴한 냄새 가득한 동굴 속에서 오크통에 비스듬히 기대선 삽, 사방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들,

그리고 그 물방울과 함께 삽자루에 남은 사람의 땀 등 온갖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났을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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