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장난감 같은 차들이 꾸물꾸물 기어가고 있었다. 상해엑스포에서 벌어지는 카퍼레이드 예행연습 장면과

조우했다. 미래지향적이고 다소 실험적이랄까, 그런 엑스포의 분위기에 맞게 모두들 살짝 SF스러운 외관이다.

고리 달린 행성이 목성이던가..그거 닮았다.

그리고 최근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나라의 자부심으로, 이런 식의 유인우주선을 꾸며놓다니. 우주선 동체 내

녹색식물들과 로봇들을 보니 살짝 월-E가 떠오르기도 한다.

이건...흡사 타워즈의 한 장면? 양쪽에 캐터필러가 달린 장갑차나 탱크 따위 군사무기를 연상케 하는 퍼레이드차.

그 앞에 경찰차와 나란히 선 저것은...돌고래가 뛰노는 모습을 보니 바다를 그대로 차에 옮겨담았다고 우길 기세.

신발같이 생겼다, 신발. 안에는 군복을 입은 분이 제대로 각잡고 앉아있었는지라 더이상의 근접촬영은 차마

시도할 수 없었다. 저 분은 정말 군인이었는지 모르겠다.

맨 앞에선 커다란 깃발을 휘두르며 일사불란한 동작을 맞추려 애쓰던 깃돌이들. 엑스포 마스코트인 하이바오도
파란색으로 쓰더니 이 깃발들도 파란색이다. 이거이거, 오성홍기가 붉게 빛나는 중국에서 이렇게 파란색을

격하게 아끼다니 한국에서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 많겠다.

출입문 나갈 때는 쉽다. 그냥 한쪽의 문으로 나오면 된다. 아무 제재도 없고,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출입문 밖에는 웬 소림사 무림승같은 분들이 우르르, 출입을 기다리고 계신 건가. 짚신도 아닌 것이 말랑말랑

화장실 슬리퍼 재질로 만든 듯 편해보이는 신발들.

전철 4호선은 이쪽으로 가서 타란다. 엑스포 기간 중에 안내를 위해 만든 거라고 하기엔 좀 조잡하지 않나.

더구나 중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대체 어쩌라고 외국어 병기는 하나도 안 해둔건지. 만국공통으로 알아볼

만한 건 그나마 숫자 4와 화살표 하나. 대충 알아보긴 하려나.

엑스포장을 빙 둘러 세워진 하얀 담벼락, 그 위에는 잘 보이진 않지만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기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꽤나 테러방지에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그리고 근처 버스 정류장 인근 잔디밭에서 마치 공원인 양 편한 자세로 볕을 쬐고 있는 중국인들. 공원이 아니라

그냥 '조경시설'인 건데, 신발까지 벗고 앉아있는 자태들이 너무 자연스럽다. 사진만 보고는 공원으로 알겠다.

버스 정류장 표시는 이렇게 생겼다. 정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광고스티커나 낙서로 전혀 지저분해지거나

훼손되지 않았다. 명목상 여전히 공산주의국가인 중국이니 광고스티커 따위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여긴 상해니까

왠지 광고가 금세 덕지덕지 붙어버릴 꺼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눈에 띈 풍경들. 작은 '구루마' 두대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 아저씨들. 차도를 건너는데

거침이 없다. 엑스포 기간 중에 동원되었을 상해 '시민봉사대'분들이 교통통제도 하고 신호등 안내도 하고

쓰레기도 치우고, 특히 무단횡단을 민감하게 단속하고 있었지만 이분들은 꿈쩍도 안 했다.

상해엑스포 1번 출입구를 알리는 표지판.

중국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짭퉁'이 계속 생겨난다고 말들이 많은 거 같던데, 저 아시아스타 음악페스티발..

이랄까, 저기에 나온 아이들은 다들 한 실력하는 애들이려나. 아시아 스타라니 한국 가수들도 오려나.

평소엔 거의 관심없던 연예계에 새삼 관심이 생겼다.

청소부 아저씨들, 교통순경들, '(아마도) (비)자발적으로' 나와서 신호등 안내를 해주는 분들까지. 모두 옷들이

다 새것들이다. 문득 88년 서울이 이렇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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