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명주, 동방의 빛나는 구슬이란 뜻의 이 건물은,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촌스럽고 기괴하다고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대충 익숙해져서인지 이젠 살짝 이쁘단 생각까지 든다. 밤10시가 대충 지나가면서 동방명주에는

불이 꺼졌고, 다만 주변 건물의 화려한 조명이 반사되어 은은하게 그 실루엣을 드러낸다.


그리고 저 붉은 선으로 그려진 중국땅덩이. 계속 바뀌는 건물 외벽 조명들 틈에서 용케 잡아냈다.

그리고 계속해서 바뀌는 네온사인. 흔히 '자본주의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게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조명인 걸

생각하면, 이곳 상해가 온통 네온사인으로 도배한 채 심지어는 고가도로 밑바닥에까지 깔았단 사실은 아이러니.

이런 식이다. 상해 시내에 뱅글뱅글 감긴 고가도로들이 온통 시퍼런 네온조명을 따라 달린다.

愛上世博. 상하이 세계박람회, 엑스포를 기념하는 조명이 화려하다. 사실 이 뷰포인트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조명 비용때문에 적자를 보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적잖은 부담이

되어 왔다고.

강 반대편 말고, 이편을 돌아보면 아마도 조계지 시절에 지어졌을 법한 고풍스럽고 장중한 건물들도 역시

마찬가지 화려한 조명을 흩뿌리고 있었다.

커다란 시계탑, 그리고 건물 위의 둥그스름한 돔까지. 저렇게 건물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조명기술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들었다. 빛이 한곳만 강하게 뿌려지지 않도록 잘 조정해야 하는 데다가, 전반적인 건물의 외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불빛의 방향과 세기를 결정해야 한다던가. 멋진 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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