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의 "5.18".

광주, 일천구백팔십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국민여러분, 계엄군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 지금 적들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계엄군들이 탱크를 앞세우고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총을 들고 빨리빨리 도우러 와주십시오, 시민여러분!"


어쩔 수 없이 감정을 복받치게 만드는 저 처절한 마지막 방송. 80년 광주의 마지막 목소리.


정태춘의 '일어나라 열사여'.

더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 칼 쥐고 총 가진 자들
싸늘한 주검 위에 찍힌 독재의 흔적이
검붉은 피로, 썩은 살로 외치는구나

더 이상 욕되이 마라
너희 멸사봉공 외치는 자들
압제의 칼바람이 거짓 역사되어 흘러도
갈대처럼 일어서며 외치는구나

여기 한 아이 죽어 눈을 감으나
남은 이들 모두 부릅뜬 눈으로 살아
참 민주, 참 역사 향해 저 길
그 주검을 메고 함께 가는구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너희도 모두 죽으리라
저기 저 민중 속으로 달려 나오며 외치는
앳된 목소리들 그이 불러 깨우는구나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일어나라 열사여, 깨어나라 투사여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바람이 분다, 저길 보아라
흐느끼는 사람들의 어깨 위
광풍이 분다, 저길 보아라
죽은 자의 혼백으로 살아온다
반역의 발굽아래 쓰러졌던 풀들을
우리네 땅 가득하게 일으켜 세우는구나
바람이 분다, 욕된 역사 위
해방의 깃발되어 저기 오는구나

자, 부릅떠야 하네 우리들
잔악한 압제의 눈빛을 향해
자, 일어서야 하네 우리들
패배의 언 땅을 딛고
죽어간 이들 새 역사로 살아날
승리 부활의 상여를 메고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자, 부릅떠야 하네 우리들
잔악한 압제의 눈빛을 향해
자, 일어서야 하네 우리들
패배의 언 땅을 딛고
죽어간 이들 새 역사로 살아날
승리 부활의 상여를 메고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자, 나아가야 하네 우리들 통일 해방 세상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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