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께서 드디어 현실감각을 완전히 상실하신 듯합니다. 그럼 국민들은 어이를 상실하게 되지요. 외국 다녀오더니 위대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자화자찬 하시는군요. 이제까지  외교는 말만 하고 돌아왔는데, 자기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고 말만 하고 있네요. 평가는 언론에 맡겨둘 일. 피겨 선수들이 언제 자기 연기에 자기가 점수 먹이던가요? 우리 각하, 자기가 자기를 알아주기로 했나 봅니다. 그 동안 남들이 자기를 안 알아줘서 스트레스를 받으셨나 보죠? 

첫 증상은 기자들을 향해 "잘 한다, 잘 한다 해야, 잘 한다."라고 말할 때 이미 나타났지요. 일반적으로 언론의 사명은 권력에 대한 감시에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각하의 생각은 다릅니다. 각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 언론은 권력의 옆에서 '잘 한다, 잘 한다' 추임새 넣는 언론이지요. 그래서 각 방송사에 낙하산 부대 내려보내, 공중파로 '각하, 잘한다, 잘 한다' 명비어천가 방송을 내보내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겠지요. 

권력자가 뭘 하든 옆에서 '잘 한다, 잘 한다' 추임새 넣는 것은 북조선 같은 전체주의 국가의 언론이지요. 전체주의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언론을 정권 프로파갠더의 수단으로 간주하지요. 지금 그 선봉에 선 사람이 문화부의 신재민 차관이지요. 제가 보기에 그가 이 정권에서 맡은 임무는  나치 정권에서 괴벨스가 맡았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정권 홍보, 다른 한편으로는 비판언론 공격. 지금 문화부의 기능은 3공때 문화공보부와 똑같습니다.

민주국가에서는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반면, 독재국가에서는 권력이 언론을 감시합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애먼 기자들이 해직 당하고, 앵커가 중징계를 당하고, 방송 프로그램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됩니다. 정권이 뿌리는 떡고물을 받아먹으며 해괴한 우익 관변단체들이 극성스럽게 설치고, 이들이 MB 완장 차고 비판언론에 생트집을 잡으며 극성스럽게 앞잡이질을 하면, 방통심의위라는 검열기관에서 그걸 냉큼 받아 마구 징계를 때려대는 식이지요. 

각하께서 국민의 "극히 일부분"이 정부에서 하는 일에 반대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국민의 3분의 2가 이 정권의 주요한 정책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3분의 2가 이 정권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대통령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 거의 못 봅니다. 그런 얘기 했다가는 돌 맞는 분위기입니다. 각하 주위에 몰려 있는 "극히 일부분"의 사업형 아부꾼들만이 위대하시며 영명하신 그 분의 탁월한 영도력을 찬양하고 계실 뿐이지요. 

이 정권이 완전히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그래놓고서 하는 얘기가 외국 야당이 부럽다고 하네요. 언젠가 TV에 나와서, 위기의 시대니 미국과 같은 나라의  통합적 지도력을 본받으라는 취지의 얘기를 하니까, 거기에 각하께서는 대뜸 이렇게 대답하셨지요. "우리가 미국 같은 선진국입니까?"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통합적 지도력, 민주적 리더쉽은 아직 한국이 후진국이라 본받을 때가 못 되고, 다만 야당질만큼은 선진국스럽게 해라, 뭐 이런 얘기죠. 

각하는 외국 야당이 부러우시답니다. 그런데 국민은 외국 여당이 부럽답니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선거 때 손가락 하나 잘못 눌린 죄가 이다지도 크단 말입니까? 지금 국민이 당하는 고난은 지난 대선 때 저지른 실수에 비해 너무나도 가혹한 형벌입니다. 우리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747 공약, 믿어서 찍은 것도 아니고, 그냥 믿고 싶어서 찍은 것 뿐인데, 그게 그렇게도 큰 죄라서 그 죄값을 이런 가공할 규모로 받아야 합니까? 이제 겨우 1년 지났는데, 한 10년 산 것 같습니다. 

반대만 해야 하는 국민도 정말 괴롭습니다. 도대체 국민이 찬성할 만한  정책들을 내면 어디가 덧납니까? 어떻게 내놓는 정책마다 모두 국민이 나서서 뜯어말려야 합니까. 공약 지킬까봐 겁나는 대통령은 그가 아마 처음일 겁니다. 내놓는 정책들이 양계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니, 영장류의 본능상 국민들이 생물학적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거죠. 국민들이 정권에 반대하는 이유는 철저히 진화론적인 것입니다. 과거로 퇴행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진화하고픈 본능이라고 할까요?

- 09.03.09. 진보신당 당원게시판.

* 가장 멋졌던 댓글은, "어머, 제목만 봐선 여태까진 현실감각 있었는 줄 알겠어요."ㅋ
#0. 들어가기 전.

이 책은 형식상 두 파트로 나뉜다. '대중의 흐름', 그리고 '지식의 운명'. '운동의 선언'이란 파트가 덧붙어 있기는
 
하고,
특히 마지막의 '코뮨주의 선언'은 앞선 '대중의 흐름' 파트의 행간을 더욱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힌트들이

가득
담겨 있지만, 일단은 선언들을 제하고 앞의 두 커다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에 담긴 것들이 너무 많다. 1부에서는 아감벤이 말했던 '배제함으로써 포섭하는 생명정치'에 대한 이야기

(이미 나는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에 대해 포스팅한 바 있다.[리뷰] 호모 사케르(조르조 아감벤, 새물결))부터

시작해서,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가속화된 국민의 추방, 촛불시위의 전말에 대해 내가 본 중 가장 깊이있고

냉정하게 내려진 해석, 폭력의 문제와 혁명의 문제 등이 줄줄이 다루어진다. 물론 그것들은 연속해 있지만, 동시에

하나하나 녹록치 않은 어려운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만큼 생각이 가지를 뻗어나갈 여지도 풍부한 소재들이란

뜻이다. 거기에 더해 2부에서는 지식인의 현재적 의미, 대중지성과 그에 대척하는 테크노크라트의 문제, 그리고

현장인문학이란 문제의식의 제기, 앎과 삶의 관계가 말해진다. 고병권 그가 생각하는 선언이란 "말한대로 살아야

하고, 살아온 대로 말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충실한 살아있는 무엇인가이며, 그의 이 책 역시 그 자체로 "이명박

정부, 정부로부터의 탈주"를 선언하는 선언문 같아 문득 이 책을 읽는 자세를 가다듬기도 했다.


어떻게 리뷰(혹은 이 책의 얼개를 뜯어 내 사고와 뭉쳐내어선 다시 풀어낸 글)를 쓸까 고심하다가, 나름 중요하다

생각하는 세 가지 지점을 잡기로 했다. 우선 국민들을 추방시키고 있는 정부(특히 벌써 망각되고 있는 용산참사와

관련해서), 두번째로는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사제들의 개입과 승리선언의 평가, 마지막으로는 '선언'이라는 단어로

고병권 그가 담고자 하는 실천적 의미가 무엇일지. 한없이 길어지겠다 싶어서 두번으로 나누어 올릴까 생각중이다.



#1. 국민을 추방하는 (이명박) 정부.


정확히 말하자면 노무현과 이명박 정부, 그리고 그 앞선 시대의 정부들에 대한 환상을 던져버리라 한다.

사실 이미 사람들은 모두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런 환상이 부질없음을 알고 있으며, 질릴 대로 질려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누가 되건 똑같은데 왜 괜히 핏대 세우나." "지들끼리 해먹지."

              ▲ ⓒ연합뉴스

이명박이 지금 벌어지는 만악의 근원일까. 이명박 등장 이후 부쩍 늘어난 노무현에 대한 향수,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욱 부각되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 무엇보다 마치 이명박 정부 혹은 이명박 개인이 이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인 양 치부되는 경향이 없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본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급기야 경찰국가,

민주주의독재국가로 치닫고 있는 이명박 자신이 자초한 면이 매우 크지만, 또한 노무현의 말만 앞섰던 번지르르한

립서비스가 남긴 잔상들 탓도 있을 게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개발 정책, FTA 추진을 비롯한 시장개방 정책, 감세 정책, 무한경쟁식 교육 정책,

부동산 정책, 비정규직 처우와 관련한 노동 정책 등등. 하나하나 논의의 여지가 큰 이슈들이지만,그런 것들은 사실

노무현 정부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고, 말마따나 '설거지만 하는 수준'으로 이어받았다 자인하기조차

하는 게다.  그렇다면 최소한 지난 십여 년간의 한국 사회를 꿰뚫는 연속적인 흐름은 잡아내는데 무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실은 고병권 그가 말했던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의 연속성을 실증적으로 책 안에서 보여주지는

않고 있지만, 중요한 건 정권 교체 따위로 역전되지 않는 하나의 도도한 흐름이 있다는 사실이다.


신자유주의라 한다. IMF가 잠시 거세게 몰아치는 삭풍이라 여기며 잠시 후면 다시 잔잔한 일상이 도래할 것이라

여겼던 사람들이 직면했던 것은, 그칠 줄 모르고 불어제끼는 삭풍이 곧 일상으로 화해 버린 현실이었다. 구조조정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구조가 되어 위기를 일년 365일 안고 살아야 하게 되었다는 인식. 그런 상시적 위기는 마치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 빼곡히 올라앉은 사람들을 가장자리에서부터 조금씩 바닷속으로 밀어내듯, '국민'이란

이름으로 지켜지는 사람들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이주 노동자, 여성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철거민, 농민, 빈민,
 
노점상인, 장애인, 공고 졸업생, '지잡대' 졸업생, 4년제 대학 졸업생, 20대 청년...계속해서 밀려나고 있는 거다.

취업시장은 얼어붙었고, 채 세워지지도 않은 사회적 안전망은 허물어졌고, '금모으기운동'은 씁쓸하고 부끄러운

기억이 되었다. 

         [손문상의 그림세상]<172>"세입자도 국민이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130165117&section=03)

그들은 이제 '국민'이 아닌 국가 내부의 난민이 된다. 더이상 이들은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국민','시민'이란

단어로 불리워지지 않으며, 다만 점점 줄어가는 그 정체모를 '국민'의 이해를 위해 계속해서 양보를 강요당하게

된다. 용산참사에 대한 반응도 그렇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그들은 대한민국 내부의

테러리스트"라는 등, 철거민(세입자)는 더이상 우리와 같은 국민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리고 고병권의 지적처럼,

이러한 경계로 몰린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날것의 국가권력을 두고 합법과 불법을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통제받지 않는 합법적 폭력을 휘두르며 게다가 일부 언론과 검찰의 사후 추인을 동원하는 

국가권력에 비해, 존재 자체가 불법이 되고 말아 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없는 "추방된 국민"들이란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지. 그렇지만 얼마나 빠른 속도로 그들이 불어나고 있는 것인지.

               ▲ ⓒ프레시안

경찰국가, 혹은 민주주의 독재국가가 도래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추방당한 사람들에 대해 더이상 세련되고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데서 기인한다는 게 고병권의 지적이다. 국민된 권리로부터

추방당한 채 방치된 '2등 국민, 3등 국민'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정부의 위협 요인이며 불안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연인원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섰던 지난 촛불정국에서, 명박산성으로 상징되는 이명박정부의 앙상한 대응태세는

권위와 시스템의 외피가 지워진 국가권력의 추하고 무능력한 쌩얼을 드러낸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때 잠시나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노래부르던 사람들에게 힘이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로, 정부의

절대적이고 늘 신성해야 할 외관은 심히 손상되고 헐벗어 있었다.


용산참사를 두고 찧고 까부는 사람들 역시 분칠된 국가권력의 추악성, 비인간성을 노출시키고 있다.

인간으로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 생존권을 절박하게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사회의 법질서를 우선하라고 윽박지르는

것만큼이나 추악하고 본말이 전도된 장면이 또 있을까.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채 덕지덕지 존엄함과 지고함을

두르고 있는 정부 시스템이 요란스레 작동해서 '국민 모두가 살 길', '재발 방지와 선진화의 길'의 찌라시를 뱉는

동안, 그 '국민이 주인된다는' 권력의 원천인 여섯 생명이 한줌 재로 화했던 충격적인 사건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장면. 비극적인 것은, 국민들이 계속해서 추방당해 '한발 재겨딛을 곳조차 없는' 백척간두의 위기속으로

몰리게 될수록, 이러한 추악한 권력의 맨얼굴을 대면할 일이 점점 늘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추방과 탈주 - 10점
고병권 지음/그린비
이명박 대통령과의 원탁대화가 30일에 있었댄다. 관심도 없었고 볼 생각도 없었는데, 나 같은 사람이 많았나보다.

시청률이 4.9%밖에 안 나왔다나, 시청자들이 냉담했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보인다. 그런데 그가 쏟아낸 말들에

살짝 눈이 간다. 또다시 '오해다'라는
표현을 동원해 그가 틀림없이 저걸 유행어로 밀고 있는 거라는 확신을 갖기도

했지만, 그보다 '소명'이라는 단어가 너무너무 거슬린다.



#1. 우선 이번 원탁대화 관련 기사부터 보자.


- 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1/31/2009013100058.html)
이 대통령은 이어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금년 한해도 못지않게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저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가운데 대통령에 취임했기 때문에 경제살리기. 위기극복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 아니냐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위기극복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 경향신문.(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mode=view&code=910203&artid=200901310030505)
이 대통령은 <원탁 대화> 모두에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을 거론하곤 “국민들이 불안하고 걱정됐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제위기 극복 문제를 하나님이 소명을 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힘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다.

- 중앙일보.(http://news.joins.com/article/3475913.html?ctg=1003)
(1년 소회를 묻는 질문에) “어려운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송구하지만 올 한 해도 어려울 거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가운데 취임했는데 어쩌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하나님의 소명이 주어진 게 아닌가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 세계일보.(http://www.segye.com/Articles/News/Politics/Article.asp?aid=20090131000189&ctg1=02&ctg2=00&subctg1=02&subctg2=00&cid=0101010200000)
경제 위기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속에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경제살리기와 위기극복이란 하나님의 소명이 주어진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 SBS.(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0537280)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믿는다면서 위기를 반드시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YTN 돌발영상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에게 송구스럽지만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게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 살리기와 위기극복이라는 소명이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위기극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 대체 이명박은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말한 건지 단순히 "소명"이라고만 말한 건지 모르겠다. 궁금해져서


동영상을 새삼스레 들쳐보려 했으나 좀체 해당부분이 나오지가 않기로 패스. 아마 그의 말에 설명을 더해서 기사를

썼다면 괄호를 쳐서 표시했을 테니,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말했던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는 이미 이전에도
소명이라는 단어를 남발한다 싶을 정도로 많이 써왔다.


- 09/01/09, 매일경제.(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21&cm=%EC%A0%95%EC%B9%98%20%EC%A3%BC%EC%9A%94%EA%B8%B0%EC%82%AC&year=2009&no=17574&selFlag=&relatedcode=&wonNo=&sID=302)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소명이라고 여기고 있다"면서..

- 09/01/09, 광남일보.(http://www.gwangnam.co.kr/read.php?idxno=2009010916145787302)
李대통령 "어려울 때 대통령된 것은 소명"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어려울 때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소명이라 여기고 있다"고 경제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 08/06/23, YTN(http://www.mgoon.com/view.htm?id=1585420)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 임명된 청와대 2기 비서진에게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열정을 갖고 일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 08/06/10, 폴리뉴스(http://polinews.co.kr/viewnews.html?PageKey=0101&num=83274)
金 통일, “남북의 상생,공영이 이명박 정부 소명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이날 오전 청사 2층 현관 앞에서 진행된 현판식에 참여해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상생.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받았다”며...

- 08/05/15, YTN(http://www.mgoon.com/view.htm?id=15297)
[녹취:이명박, 대통령]
"국민과 역사 앞에서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경제를 다시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서민의 근심과 어려움을 덜어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 07/08/30, 한나라당 다음 공식블로그(http://blog.daum.net/lovehannara/8187055)
[연찬회]이명박 후보, 정권교체의 역사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금일(30일)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 참석해 진정한 화합은 정치적인 과시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물 흐르듯 마음이 흘러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진정한 화합을 강조하고,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 그가 말하는 소명이란, 신의 부름을 뜻하는 Calling, 召命이다. 다음 포털에서는 그 뜻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네이버에 물어보았다.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일이라는 게 네이버
국어사전의

설명이다. 그것도 '부름'이라는 말로 순화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리고 네이버 백과사전에는 그리스도교일반 파트에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주로 종교적인 단어랜다.



#4. 물론 '소명'이라는 단어 자체가 자신이 자각하고 있는 의무나 헌신의 대상이라는 식의 용례로 확장되어


쓰일 수 있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애초 '하나님의 소명'이라는 식으로 쓰였듯 이명박의 '소명'은 지극히

종교적인 단어이다. 그런 의심은 그간 그가 보여온 언행에 비추어 더욱 강화되며, 아래와 같은 검색결과로도

쉽게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명박은 그가 원하던 원치 않던 교회 세력의 간판스타로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시련을 극복하고 소명에 따르고자 노력하는 정치인'인 거다.



#5. 그렇다면 이명박은 그의 혀를 굴려 '소명'이란 단어를 발음할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색무취하고

일반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검색을 조금만 해봐도 기독교에서는 '소명'이란

단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하나님의 선물 그자체로 여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고 : "소명이란 무엇인가, http://www.clm.or.kr/technote/readr.cgi?board=study&y_number=33&nnew=2)



#6. 그의 특정종교에 대한 편파적인 태도는 이미 숱한 논란과 대립을 불러 일으킨 바 있고, 종교분쟁이 거의 없는

모범적인 다종교국가로 인식되던 한국의 풍토를 급변시켰다. 교회 집사로서 익숙해져있을 어휘와 단어들, 그런

것들에 계속 둔감한 채 생각없이 발언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런 문제점들이 야기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그에 더해 저간의 여러 설화(舌禍)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원탁대화에서처럼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꼭 집어

말하고 있다는 점은, 역시 그는 여러모로 감탄할 만한 저력과 한결같은 뚝심을 갖고 있음을 반증한다. 뭐랄까,

은근과 끈기의 한국인스럽다.


교회의 전도 활동을 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을 테니 부디 대통령직을 내놓은 후에 했으면 좋겠다. 그게 실제로는

얻는 것 없이 이미지만 끊임없이 나빠질 교회를 위해서나, 괜히 빈정상하고 감정만 나빠질 여타 종교를 위해서나,

쓸데없이 당면해야 할 전선만 또 하나 넓혀버리고 마는 이명박 자신을 위해서나,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어제 뉴스를 보니까 이명박대통령이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을 하러 간 곳이 후쿠오카랜다. 귀를 쫑긋 세우고,

찍찍대는 소리는 적당히 걸러가며 듣다보니 어라, 후쿠오카 큐슈국립박물관에서 원자바오 중국총리랑 아소 다로

일본총리를 만났대는 거다. 불과 몇주전 내가 갔던 그곳을 뒤따라와서 정상회담을 했구나, 하는 맘에 반가워서

여행다녀온 내 이야기를 부랴부랴 포스팅.


그나저나, 이명박대통령을 줄여서 쓰려다보니 이명박통이 된 건데...왠지 이거 의도치않게 와닿는다. 이명朴統.

우선 기차를 탄다. 다자이후텐만구와 인접해 있어서 아예 날잡고 다자이후텐만구, 고묘젠지, 그리고 규슈박물관을

돌아보면 반나절 내지 하루코스가 될 거 같다. 나 역시 아침 일찍 다자이후로 가는 기차를 타고, 소풍가듯 그곳을

향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함께 설레하며 출발.

니시테쓰(西鐵) 다자이후역에서 내리면 이렇게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로 병기되어 있는 표지판들이 가고자

하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준다. 일본과 한국, 참 가까운 나라이긴 한 거 같다. 서로 왕래가 이만큼 잦으니만치

관계도 그만큼 좀 친근해졌으면 좋겠는데, 참 간단한 일일 수도 있을 텐데 좀체 어렵다. 예컨대 서울, 부산, 도쿄,

후쿠오카의 사이즈를 비교하는 거나 마찬가지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서울과 도쿄에서 지방의 영양분을 모두

취하면서 각자의 존재감을 경쟁하고, 자신들이 마치 한국과 일본, 그 자체인양 비대한 몸집을 흔들며 상대보다

앞서기 위해 부산의, 후쿠오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준만교수가 쓴 지방은 식민지다, 라는 책을 요새 읽고 있는

탓일까. 모든 걸 중앙 지역, 일부 계층으로 집중시키는 블랙홀 혹은 기생충같은 몇몇 것들이 참 마뜩찮다.

다자이후 역 앞의 골목을 따라 쭈욱 걷다보면 깔끔하게 정리된 일본의 전통 가옥들이 늘어서있다. 전통가옥이라

할 수 있을지, 살짝 자신감이 없어지는데 뭐..일본에 대해 무지한 탓이려니 한다. 얼마전 월미도에 놀러갔을 때

차이나타운 귀퉁이에 옛날 일본조계였던 지역을 조그맣게 복원해두었던데 그때 봤던 단정하고 왠지 수줍은 집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음...막상 긁어오니까 별로 비슷하단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그 깔끔하고 단정한 외관에서 느껴지는 '왜색'이란 게

공통적이라고 우선 우겨두기로 하자.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다자이후텐만구에 와 닿고, 조금 가다가 오른쪽으로 틀면 큐슈박물관이랜다. 아직 관광객이

많이 들지 않은 거리에는 가게문을 열고 장사를 준비하는 주인아저씨 아주머니들만 분주하다.

마침 국화 품평회랄까, 뭐 그런 누가누가 국화 잘 키웠나 보자는 대회가 있나 보았다. 크고 작은 국화꽃들이 사방에

전시되어 있었고, 그 화분 옆이나 앞에는 아마도 출품자의 신상정보가 적힌 듯한 팻말이 함께 있었다.

주먹만한 꽃들이 눈을 부라리듯 화분 위에 딱 버티고 서있다. 어떻게 저렇게도 탐스럽게 키워냈는지, 꽃잎 한장

한장이 목련잎처럼 두툼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다자이후 관광협회장상, 다자이후시상공회상 등등 이아이들은

검증된 애들인 거다. 음...자세히 보면 저 무거운 꽃때문에 대궁이 처지지 않도록 빳빳한 마분지로 된 턱받침들을

하나씩 괴고 있다. 그렇지 않음 아마 몸을 못 가눴을 테니, 얘들 쫌 많이 심각한 대두다.

다자이후 큐슈박물관 가는 길에 마주치게 되는 조그마한 사원 미니어쳐 같은 구조물들. 한옥의 날아오를 듯 유려한

처마지붕도 멋지지만, 이런 처마 모양도 멋지다. 말아올리다 만듯 단정한 끝마무리로부터 급격히 배불러오른 처마

중앙께까지. 돌아봤던 신사들이나 다자이후텐만구나, 대충 지붕은 모두 이런 모양에서 딱히 벗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자이후텐만구를 향할지, 큐슈박물관을 향할지 그 분기점쯤에서 재롱을 피우려는 듯 준비된 원숭이. 대체 무슨

재롱을 피우려나 보고 가려고 잠시 미적거리며 어슬렁댔는데, 이넘의 원숭이는 새초롬하게 빼고만 있고 외려

할아버지만 열심히 드럼(이랄까 북이랄까)을 두드리고 계셨다. 나중에 오는 길에 보니 결국 뭔가 사람들에 둘러

쌓인 채 재롱을 피우는 것 같긴 하던데.

큐슈국립박물관 입구. 다른 입구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다자이후텐만구쪽에서 들어서는 입구를 통하면

상당히 긴 에스컬레이터 구간을 지나야 박물관에 도착하게 된다. 얼핏 보아하니 저 뒷쪽의 산을 넘어야 박물관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명박통이나 중국, 일본 총리와 수행원들도 이쪽 길로 왔을까? 왠지 분명히 다른 곳에 또다른

입구가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렇게 불편한 곳을 감내할 만한 양반들이 아닐 텐데.

바로 오르막 에스컬레이터. 상당히 가파른 기울기의 에스컬레이터가 상당히 길게 올라간다. 아마 한강 밑에까지

내려가고 혹은 밑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는 여의도역의 에스컬레이터 정도? 그정도로 길고 가파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올라서고 나면 다시 한동안 수평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 이번에는 5호선 김포공항 역쯤에 있는 무쟈게

긴 그 수평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아..모든 걸 다 자신의 기존 경험과 지각에 어떻게든 맞춰보며

이해하고 소화시키려 애쓰고 있는 거다. 역시 그 양반들은 이쪽길로 안 왔을 거란 확신이 다시금 강해진다.

그렇게 오랫동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터널을 지나, 불쑥 빠져나온 바깥에는 큐슈국립박물관이 냅다, 라는

느낌으로 덜컥 버티고 섰다. 일본의 국립박물관 중에서 가장 크다던가, '일본문화의 형성을 아시아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박물관'을 기본 이념으로 한다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는 들어가보고 이해했다. 일본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역사도 고루 소개하며 일본과의 비교문화사적 특징들, 그리고 상호 교류한 흔적들을 보여주려는 듯했다.

아이들 놀이방같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서는, 저 신발장에 신발을 벗어두고 들어가는 곳인거 같아 들어가봤다.

신발을 벗고 바닥에 붙어있는 발바닥 모양을 하나씩 꼭꼭 짚어가며 들어서니, 정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아시아 각국의 아이들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도 있고, 전통놀이같은 것도 가볍게 체험할 수 있게 해뒀다. 시간대에

맞추면 뭔가 체험학습도 벌어지는 공간인 듯. 속내야 어쨌든 외견상 많이 어른인 만큼, 냉큼 나와버렸다.

박물관 입구에 높이 서있는 이건 뭘까, 구시다신사에서도 비슷한 걸 봤었는데, 뭔지를 모르겠다. 뭔가 축제나

행사 때 쓰이는 조형물인거 같긴 한데, 사람이 딱히 탈만한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닌 거 같고, 그리고 저 인형들은

보기에 기분이 좋지는 않다. 음...그나마 여기 출연한 사람들은 뭔가 근대의 복장과 근대의 제스처-한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한다던가 하는 등의-를 취하고 있어서 이질감이 덜한 편이다.

뒷면에 있는 이 아저씨들, 누님들은 대체 왜이리 기괴한 느낌을 풍기는 거냐고. 마치 케이블에서 드문드문 봤던

일본 애니 '지옥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표정, 그리고 몸짓이다. 대체, 다시한번 대체, 이게 무슨 용도로 쓰이는

걸까 궁금해 죽겠다.

더구나 그 탑이랄까, 인형들이 층층이 버티고 선 조형물이 놓인 곳이 이렇게 양광이 찬란히 스며들어오는 단정한

현대식 건물이란 데서 더 부조화스런 느낌이 커졌던 거 같다. 음...잊고 있었는데, 그래서 여기서 이명박통이 일본,

중국총리와 만나 삼국 정상회담을 했다는 거다. 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건 다른 무미하고 삭막한 회의장에서

하는 것보다 인문학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왜 좀체 그런 아우라가 안 씌워지는 건지.

안을 둘러보고 다시 돌아나오는 길, 왠지 요 '간판' 앞에서 다녀왔음다~ 하고 사진을 찍어야 할 거 같기도 하고,

유치하게 그런 사진을 찍어야 하냐는 거부감 사이에서 심적 갈등을 일으키던 사이 놀러온 일본 여학생 두명이

헤실대며 바로 여기서 사진을 서로 찍어주고 난리가 났다. 저 동그란 '간판'을 힘주어 미는 척도 해보고, 둘이

셀카를 찍기도 하고, 약간 떨어진 채 지켜보고 있던 나를 살짝 의식한 채 신나라 하길래, 그네들이 떠나고 나도

사진 한장. 저 사진 너머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그 뒷길을 걸어보고도 싶었지만 마음만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 내려오고 나니 아까 미처 못봤던 곳이 눈에 들어왔다. 큐슈국립박물관 입구라고 했던 건물

맞은편쪽에 있는 자그마한 놀이공원. 한눈에 보기에도 월미도 놀이공원 사이즈인데, 그래도 꽤 산뜻하게 꾸며놓은

듯 했다. 입구까지 조금 걸어서 무슨무슨 놀이기구가 있나, 가격은 얼마인가 한번 알아보기나 할까 하다가, 귀찮아

그냥 돌아서버렸다.


충분히 예기했던 상황이어서 놀랍진 않지만, 결국 이렇게 실체가 드러나는가 싶다.

이번 추석때 보름달 보고 '이명박 퇴진'의 소원을 빌었다.ㅋㅋ



"질문지 검열,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항의하자 '패널 제외될 수 있다' 으름장"
'대통령과의 대화' 대학생 패널 성지현씨가 밝힌 생방송 뒷이야기
  선대식 (sundaisik)
  
성지현씨(자료사진).
ⓒ 남소연
성지현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했던 한 대학생 패널이 14일 "검열과 통제 속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다"고 방송 뒷이야기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촛불 집회 관련 패널 성지현(22·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민주노동당 당원)씨.


그의 글은 '검열 통제 속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로 다녀온 촛불 대학생의 참가 후기'라는 제목으로 14일 인터넷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처음 공개됐다. 이후 성씨의 글에는 300여 개의 댓들이 달리고 1000여 건에 가까운 찬성 추천이 쇄도하는 등 누리꾼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성씨는 1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쓴 글이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을 보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사고를 내지 않기 위한 단어 선택과 시간 압박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방송이 끝난 뒤) 얘기를 끌지 말고 질렀으면 하는 후회를 많이 했지만 인터넷에서 많은 격려를 받아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생중계 방송은 이 대통령 정치 선전의 장이었다"고 꼬집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통해 패널로 섭외됐다는 성씨는 "거의 매일 촛불 집회에 참가하고 발언도 많이 해서 패널로 뽑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방송에 나간 것은 잘못"이라는 일부의 지적엔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청와대에서도 미리 알고 있었고 촛불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수정된 질문지... 내용검열 항의에 퇴출 협박


성씨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촛불 시민들을 구속 수배하고, 경찰이 인간 사냥을 하도록 부추긴 당사자가 국민과 '대화'하겠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라면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촛불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외압설이 언론에 보도된 가운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의 질문도 사전부터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백골단'이라는 표현, '후쿠다 일본 총리는 (지지율) 20%로 사임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성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 등을 문제 삼아 (방송사에서) 질문지를 수정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는 방송사 측에서 짜놓은 스크립트를 받게 되었고, 내용 검열이라고 항의하자, '발언 내용이 프로그램 기획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협박성 얘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패널들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성씨는 강조했다. 그는 토론회장이 더 가관이었다고 알렸다.


"(경찰이) 위험한 금속이 있는지 알기 위해 간단하게 검사한다고 하더니 내 가방을 열어서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 완전한 인권침해였다.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촛불 집회에 관련한 진보 언론들의 기사를 스크랩해 놨었는데, 그걸 보곤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고, 경찰과 싸워야만 했다."


시간 부족했던 패널... 자기방어에 많은 시간 사용했던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밤 KBS에서 열린 '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에 출연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이명박

성씨는 "토론회장 안은 긴장감으로 팽팽했고, 곳곳엔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며 "방송 경험이 없는 국민패널들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욱 위축돼 있었고, 리허설 때 생방송에서 했던 발언보다 조금 더 '공손'하고 무난한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대화'의 토론 형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반면, 이 대통령은 선문답처럼 논쟁을 회피하고 자기방어 논리를 펴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


성씨는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계속 말을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잘리기 일쑤였다"며 "준비했던 발언을 아예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생방송을 들여다 보자. "촛불 집회를 탄압하는 것이 정부의 소통이냐?"는 성지현씨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촛불 시위) 주동자는 아니죠?"라고 되물으며 "촛불집회가 소수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했다, 불법 폭력은 강력하게 법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성지현씨는 반론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추가질문 기회를 꼭 주겠다고 약속을 받았지만, 시간을 핑계로 질문을 못했다"고 말했다. 성씨가 하고 싶었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아직도 주동자 운운하다니 한심하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법은 누구의 법이냐, 천문학적인 횡령·배임·탈세 혐의를 받았던 재벌총수는 통 크게 8·15 때 사면해주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 시민을 잡아가느냐, 전과 14범 주제에 누구에게 법을 운운하는 거냐?"


성씨는 마지막으로 "'대통령과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 번 저항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할 뿐이었다"며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강부자들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이 대통령에 맞서 우리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지현씨가 14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전문이다.


검열 통제속 무늬만 <대통령과의 대화>

패널로 다녀온 촛불 대학생의 참가 후기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가 5개의 방송사에서 생중계됐다. 나는 거기에 섭외된 5명의 패널 중 한명으로 참가했는데, 촛불집회에 참가한 당사자로서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는 역할이었다. 촛불 시민들을 구속 수배하고, 경찰이 두 당 2~3만원으로 인간 사냥을 하도록 부추긴 당사자가 국민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토론회에 나가서 촛불들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겠다'던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시작 전부터 청와대 외압설이 언론들에 보도될 정도였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청와대는 촛불 집회를 진압한 전경을 촛불시위 관련 질문자로 섭외하라고 요구했고, 장미란 선수를 패널로 부르라고도 했다고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의 질문도 사전부터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그램 기획 상 질문지를 먼저 보내기로 되어있었는데, 처음에는 분량에 대해 문제 제기가 들어와서 수정을 해야 했다. 이후에는 '백골단'이라는 표현, '후쿠다 총리는 20%로 사임했는데, 대통령은 자신이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 등을 문제 삼아 질문지를 수정하게 했다. 몇 번을 수정해도 내 질문지의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자, 심지어 나중에는 방송사 측에서 짜놓은 스크립트를 받게 되었고, 내용 검열이라고 항의를 하자 ‘발언 내용이 프로그램 기획 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패널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협박성 얘기까지 들었다.

 

프로그램 녹화 당일, 5명의 섭외 패널들에게는 '사전에 보내줬던 질문지를 정리한' 문서가 전달됐는데 역시 거기엔 내가 보내줬던 질문이 아니라, 비슷한 단어를 사용했지만 내용이 다른 누군가 사전에 짜놓은 질문이 적혀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패널도 마찬가지여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다'며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녹화 장소로 들어갈 때는 더 가관이었다. 위험한 금속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간단하게 검사 한다'고 하더니, 경찰들은 내 가방을 열어서 소지품 검사까지 했다. 완전한 인권 침해였다. 게다가 심지어는 가방 안에 있는 종이들을 꺼내서 내용까지 읽으려 했다.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촛불 집회에 관련한 진보적 언론들의 기사를 스크랩해 놨었는데, 그것을 보고는 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고 난 거기서 또 경찰과 싸워야만 했다. 

 

토론회장 안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생방송을 앞두고 스텝들과 기자들은 날카로웠고, 곳곳엔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방송 경험이 없는 국민 패널들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욱 위축되어있었다. 간단하게 리허설이 두 번 정도 진행이 됐다. 나는 더 이상의 마찰이 너무 피곤해서, 원래 내가 생방송에서 했던 발언보다 결국 조금 더 ‘공손’하고 무난한 발언으로 리허설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리허설 도중 틈틈이 생방송에서 할 진짜 하고 싶은 발언과 추가 질문을 준비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가고, 방송이 시작이 됐다. 무엇보다도 100분 동안 이명박의 얼굴을 보면서 그의 뻔뻔한 거짓말을 듣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이명박은 국민들의 얘기를 듣기는커녕, 계속 동문서답으로 자기 말만 해댔다. 전문가들과 국민 패널들이 추가 질문이 있었는데도, 대통령이 시간을 지키지 않고 계속 말을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모자라 잘리기 일쑤였다. 준비했던 발언을 아예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촛불 집회를 탄압하는 것이 정부의 소통이냐는 내 질문에, 이명박은 능글맞게 웃으면서 "주동자는 아니죠?"라며 뻔뻔하게 “촛불집회가 소수의 불법, 폭력적으로 변했다. 불법, 폭력은 강력하게 법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답변에 '아직도 주동자 운운하다니 한심하다, 당신이 이야기하는 법은 누구의 법이냐, 천문학적인 횡령 배임 탈세 혐의를 받았던 재벌총수는 통 크게 815 때 사면해주고, 민심을 대변한 촛불 시민을 잡아가냐, 전과14범 주제에 누구에게 법을 운운하는 거냐'는 추가 질문을 꼭 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약속했던 추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측은 애초에 나에게 질문을 수정하는 대신 추가질문 기회는 꼭 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던 터였다. 나는 대통령이 대답을 하는 동안 연신 아나운서에게 손을 들고 추가 질문을 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결국 기회를 얻지 못했다. 프로그램 제목은 분명 국민과의 '대화'였는데도, 결국 패널들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 반면, 이명박은 선문답처럼 논쟁을 회피하고 자기방어 논리를 펴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나오는데, 매우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KBS 앞에는 촛불 시민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촛불들을 보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냥 마이크를 잡은 김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올걸, 하는 후회가 됐다. 조계사에서는 70여 일째 대책위 활동가들이 천막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친구들은 경찰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연행이 되고, 평범한 사람들의 꿈은 망가져가고 있는데, 이명박은 웃으면서 자기 옛날 데모했던 과거 얘기나 하고 앉아있고, 난 그를 면전에 두고 충분히 말도 다 못하고 나온 것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다.

 

한나라당은 이런 '대통령의 대화'가 "좋은 민심 전달의 기회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대통령과의 대화'는 나에게 다시 한번 저항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할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강부자들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이명박에 맞서 우리 촛불은 꺼지지 않을 거다.


이명박 지지율이 30%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대체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올림픽에서 자신의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돌아오지도 못하게 막고 퍼레이드를 기획한다고 비판도 무성하지만, 어쨌든 선수들의 금메달을

자기 목에 건 양 지지율이 올라가는 게 사실이다.

YTN 사장을 낙하산 태웠고, KBS 사장을 순식간에 결정짓고자 하며, 잘 나가는 인천공항을 뜬금없이 민영화한다

하고, 든든한 '백'으로 한나라당 쓰레기들을 치켜세우는 이명박. 진정한 '홧병'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사람.

그리고 차츰...그는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 적나라하고 극적인 결과물이라는 일각의 시니컬한 지적이 맘에

와닿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동안 수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일하는 정부'를 표방하면서 사회 전반의 변화와 쇄신을 주문했으나 5월 들어 `촛불정국'이 도래한 이후에는 목소리를 낮추고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건국 60주년인 올해 8.15를 계기로 새출발을 다짐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주요 발언.

▲"섬김의 봉사정신으로 국정을 살피겠다"(2월25일 취임사에서 `섬기는 리더십'을 펼치겠다며)

▲"공직자는 서번트(머슴)다"(3월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공무원들에게 머슴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돌아보라고 비판하면서)

▲"우리 의식 속에 박힌 전봇대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3월19일 상공인 간담회에서 의식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청와대에 실세는 없다"(4월2일 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일에 매진할 것을 주문하면서)

▲"어느 당에도 내 경쟁자는 없다"(4월22일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 초청만찬에서 친박복당 문제와 관련, 당내 화합을 촉구하면서)

▲"축사에 비상구 표지 붙인다고 소가 그걸 보고 나가나"(4월2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규제혁파와 현장중심 행정을 주문하면서)

▲"정치가 뭉치면 잘되는데 뭉치지가 않는다"(5월22일 건국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첫 회의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을 지적하면서)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5월22일 쇠고기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 아닌 독이 될 수 있다"(6월17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장관회의 개회식 환영사에서 인터넷의 역기능을 지적하면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6월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쇠고기 파동' 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다"(6월19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쇠고기 파동' 극복의지와 함께 대국민 협조를 당부하면서)

▲"쇠고기 논란 끝내고 경제살리기 국면으로 가자"(6월26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더 이상의 소모적 논란을 접자고 촉구하면서)

▲"개혁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6월26일 일본의 개혁 전도사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대 교수를 접견한 자리에서 개혁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3차 오일쇼크라 할 만한 상황"(7월2일 청와대 수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유가 위기를 거론하면서)

▲"경제살리기 횃불을 높이 들 때"(7월3일 제1회 지역투자박람회 개막식 축사를 통해 국가적 차원의 경제살리기 노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가도 괜찮으냐'는 전화 많이받는다"(7월3일 제1회 지역투자박람회 개막식에서 촛불시위에 대한 외국 경제인들의 우려를 전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일어서고자 한다"(7월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축사에서 새출발의 의지를 피력하면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7월12일 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목소리는 낮추되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겠다"(7월24일 국가경쟁력강화위 5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개혁과제의 차질없는 추진을 역설하면서)

▲"공무원의 힘이 곧 나라의 힘"(7월15일 공무원에게 보낸 서면 메시지를 통해 공무원의 사기진작 필요성을 언급하며)

▲"우리끼리 자책하면 일본이 웃지 않겠나"(7월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장에서 독도사태 관련 책임자 문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통령전용병원 왜 필요하나"(8월4일 건국60주년 기념사업위 회의에서 소격동 대통령 전용병원의 국민반환 입장을 밝히면서)

▲"여기가 독도입니다"(8월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청와대내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던중 복도에 붙은 대한민국 지도 가운데 독도를 가리키며)

▲"베이징은 `상전'(商戰)과 같았다"(8월12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의 첫 당청회동에서 중국 방문과정에서 느낀 각국의 자원외교 경쟁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으면서)

▲"남북관계도 당당히 정상화해야"(8월14일 취임후 계룡대를 첫 순시한 자리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기본원칙을 재천명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한다"(8월15일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규정하면서)

▲"이렇게 든든한 백이 있는데 내가 뭘 걱정하겠느냐"(8월20일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 만찬에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면서)

(끝)
국기를 거꾸로 매달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위기 상황을 알려 도움을 청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명박, 10년의 민주화 시기를 순식간에 증발시킨 자신의 존재가 위기임을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다.

좀처럼 이해가 안 가는 게, 이명박을 따르는 그의 수하들은 이런 것도 하나 못 잡아내는 바보들인 걸까,

아님...지능적인 이명박의 안티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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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

 서울 시민들이 '미친교육' 고칠 때다"
[인터뷰] 서울 교육수장 8년,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의 격정토로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
ⓒ 유성호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이런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5월 2일 청계광장 첫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거리로 뛰어나온 중고등학생들이 있었다. 이들의 요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을 긍정적인 눈길로 바라보는 한 원로 교육학자가 있다. 바로 1996년부터 2004년까지 8년간 서울시교육감을 지낸 유인종(76) 건국대 석좌교수다.

"'미친교육'. 얼마나 정확한 표현이냐? 촛불을 든 우리 학생들이 핵심을 찌른 것이다. 거리에 직접 나가보기도 하고 인터넷 생중계를 늦게까지 보면서 학생들을 지켜봤다. 잠도 못 자게 하고 밥도 못 먹게 하는 이명박 정부 교육이 바로 미친교육이 아니냐."

촛불시위의 본거지인 서울시청 시민광장 근처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유 교수와 인터뷰를 시작한 시간은 17일 오전 10시 30분. 이날 서울시교육감 후보 6명은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유 교수는 2004년 민선 3기 교육감 임기를 마칠 때까지 8년 동안 서울교육에 큰 족적을 남겼다.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 수행평가 도입, 열린교육, 자립형사립고 설립 반대, 학원 선행학습 반대운동…. 그러나 이같은 그의 교육정책을 놓고 평가가 엇갈렸다. 당시 일부 보수신문들은 유 교수에게 '사이비 평등주의자'란 꼬리표를 붙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실시되는 서울시교육감 직선제를 보는 유 교수의 요즘 심경은 어떨까. 현재 그는 어느 후보 진영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이날 그와 인터뷰는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아래는 유인종 교수와의 일문일답.

"'전교조·반전교조 싸움' 일부러 부추기고 있다"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
ⓒ 유성호
 

- 오늘이 시민 직선 서울시교육감 선거운동 첫날이다.

"서울시교육감을 8년 한 사람으로서, 경험적으로 말하겠다. 서울시교육감의 위치는 정말 중요하다. 다른 시도교육청들은 교육부 지침보다도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결정을 따라하게 된다.
 
또 청와대 같은 곳으로부터 정치적인 압력을 대단히 많이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학원 그늘에서 자유로운 위치에 있는 것도 중요하다. 확고한 교육철학을 갖고 의연한 자세를 가진 이가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 일부 보수신문들이 이번 선거를 전교조와 반 전교조 싸움이라고 보도하고 있는데….

"일부러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한테 맡기면 안 된다고 불안감을 부추기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승계한 이들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이 '전교조 후보'라는 사람은 전교조 경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에서 활동한 사람이다. 4년 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도 지금과 똑같이 전교조 불안감을 부추겼다."


- 이번 선거의 쟁점이 뭐라고 보고 있나?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승계할 것이냐, 심판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미친교육'을 바로 잡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학자 110명이 '교육정책을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는 성명을 내기도 하지 않았나. 교육학자들도 이렇게 나설 정도니 학생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지금과 같은 소수 몇 명을 위한 교육정책이 5년 동안 계속되면 70년대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현 정부가 4월에 학교자율화 계획이란 것을 내놨는데, 자율화란 말만 좋지. 0교시, 일제고사 부활, 사설모의고사 같은 것을 보장해 준 것이 아닌가.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들 10명 가운데 4명이나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한다. 교육의 핵심이 학생 건강과 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것인데 정반대다. 이런 70년대식 시험몰입·입시몰입교육으로 치닫는 게 '미친교육'이다. 요즘 시험 공부 때문에 학생들 책 읽을 시간도 없다. 세계적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고 국가 장래도 암울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교육은 4년 동안 완전히 후퇴했다"

- 사교육비 문제도 심각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현 정부 들어와서 줄 세우기 교육, 입시몰입교육 때문에 사교육이 번창하고 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을 절반으로 만들겠다는 두 가지 공약에 '정확히'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니까 사교육비가 작년에 비해 15.7%나 늘어났다. 최대의 증가폭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약속한 것과 정확히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 전직 교육감으로서 최근 서울시교육청 정책에 대해서 쓴 소리를 해왔는데….

"서울교육은 4년 동안 완전히 후퇴했다. 바로 전에 교육감을 한 사람으로서 속상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제고사를 부활하면서 시험 몰입이 이루어지고…. 꼭 이명박씨 같다. 초등학생들을 폐쇄적인 운동장에 몰아넣고 소싸움 시키면서 어른들은 즐기는 모습이다. 이것은 어린이 학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만 하면 된다는 출세주의를 교육청이 조장해왔다."

- 서울시교육청은 학력신장만큼은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내 손자가 올 3월에 시도일제고사 성적표를 창피하다고 가져오지 않았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들은 올백을 맞았는데 나는 1개가 틀려서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국어시험 25문제 가운데 하나 틀리면 360등이 되는데, 이것이 무슨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 '학력'이란 말도 그렇다. 잠재능력을 중시하는 교육선진국은 학력이란 말을 쓰지도 않는다. 점수 경쟁이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개발해줘야 한다는 뜻으로 '교육력(education power)'이란 말을 쓰고 있다."

-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확대가 이번 선거의 쟁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정책에서도 경쟁과 효율을 내세운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쓰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2~3% 엘리트 학생들만 따로 가르치는 학교들을 생각한다. 나머지 98%의 학생들은 무시해도 되나? 장애학생들은 또 어떤가. 이런 엘리트 사고방식에 집중하면 학교가 불행해진다. 서울에 기숙형공립학교가 말이 되나. 자율형사립고도 세운다고 하는데 전국이 입시지옥이 될 것이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1등인 핀란드에서 보듯 평준화·보편교육이 오히려 교육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국제중학교 신설은 정말로 넌센스다."

- 그렇다면 왜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을 도와줬나?

"이렇게 후퇴시킬 줄을 몰랐다. 내가 공 교육감 논문 지도교수이기도 했고, 그 때는 대안도 없다고 생각해서…."

"촛불을 든 학생들한테서 미래를 봤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등록한 후보들. 왼쪽부터 김성동 전 경일대학교총장, 이인규 아름다운학교 운동본부 상임대표,박장옥 전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교장, 이영만 전 경기고등학교 교장, 주경복 건국대학교 교수,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 (자료사진)
ⓒ 권우성
서울시 교육감

- 촛불시위 현장에도 나가 봤나?

"일부러 촛불을 든 학생 곁에 서서 지켜보기도 했다. '미친교육'. 얼마나 정확한 표현이냐. 촛불 든 우리 학생들이 핵심을 찌른 것이다. 인터넷 생중계를 늦게까지 보기도 했다. 잠도 못 자게 하고 밥도 못 먹게 하는 이명박 정부 교육이 바로 '미친교육'이다. 이기적인 줄로만 알았던 아이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봤다."

- '미친교육'이란 말이 좀 지나친 표현이란 지적도 있다.

"어른들은 '미친교육'이란 표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학생들을 미치게 만든 이명박 교육이 그만큼 문제가 큰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그 동안 사회적 합의를 본 대입정책, 초중등 정책을 막 뜯어고치고 있으니. 영어몰입교육과 딱 1년 해 보고 고쳐 버린 수능등급제와 같은 대입제도가 그렇지 않은가? 이런 식이라면 아이들 희생은 정말 커질 것이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권자인 서울시민에게 한마디 해달라.

"이명박 정부의 교육을 그대로 놔두면 큰 불행과 희생이 온다. 그들은 교육 경쟁력을 강조하지만, 지금 우리교육은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서 있다. 새로 당선된 서울시교육감이 이런 잘못된 교육 물길을 바로 잡아야 한다. 서울 시민들이 미친교육을 고치는 데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2008.07.18 14:49 ⓒ 2008 OhmyNews

아침뉴스에 나온 이명박 인터뷰에 깜짝 놀란 구절이 있었다. 대통령이 된 지금 더이상 국내엔 경쟁자가 없으며,

이제 자신의 경쟁자는 해외의 정치지도자들이라는 이야기. 이들과 경쟁해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는 거다.


얼핏 듣기에는 모든 걸 '오해였다'고 발뺌하는 귀에 익은 그의 레퍼토리만큼이나 진부하고 천박한 그냥 그런

거라고 넘길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미 대한민국의 경쟁상대는 세계라느니, 기술자, 노동자, 학생 등 국민의

경쟁상대는 외국의 기술자, 노동자, 학생 등이라는 식의 공익광고는 이미 셀 수 없이 쏟아졌던 데다가,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통한 공공선의 창출이라는 이데올로기가 편리한 '상식'이 되어버린 상황인 터이다. 그렇지만,

뭔가 날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그게 대체 어떠한 종류의 불편함이었는지 하루 내내 찝찝한 기분을 되씹고

말았다.


교과서에는 아마 정치를 무엇보다 사회적인 합의를 창출해내고 민생의 안정, 국민의 공공선을 위한 절차와

내용이라고 할 게다. 혹 교과서와 현실이 따로 굴러가는 세상이라 해도, 최소한 한국에서 바라는 정치의 '政'자가

'正'으로 표현될 수 있는 도덕성과 정의를 의미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아무리 경제가

우선이네, 실용주의가 우선이네 보수언론이 까불어대도 그에 더한 도덕적 잣대는 이미 지난 몇년간 크게 상승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나 인사 검증의 번번한 파열음은 어느새 높아진 국민/언론의 잣대와 지체된

기존 인물군과 '갑'의 인식간 괴리에서 기인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두 부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공선을 창출하는 것과 사회 정의와 건전한 '상식'을 수호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 했을 때 일단 이 부분에는 경쟁의 이미지가 들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더구나 그 자리가 일국을 감당하고

상징하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임에야. 그건 정치지도자가 외국과 경쟁할 부분이 아니며, '다스리는(治)' 차원의

것이지 경쟁과 평가를 위한 객관적, 계량적 수치가 크게 대두될 수만은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경쟁과 서열매기기를 위해서는 숫자놀음이 필요하다. GDP가 얼마로 늘고, 대운하로 인한 고용유발이

몇만명, 경제효과 몇백억, 한미FTA로 시장이 얼마어치나 늘고, 그 모든 걸 귀결시킨 한국의 국제경제력 순위는

몇 단계 상승했다는 등의 지표. 정치라기보다는 경제, 정부라기보다는 기업에 적합한 마인드..

IMF 이후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거쳐왔고, 새삼스레 정치의 본령을 말하고 경제적 이슈-성장과

발전제일주의랄까..-에 경도된 정부를 지적하기는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경쟁상대를

언급하며 결의를 다지는 것은 나름 충격이었다. CEO형 대통령을 자처한 MB에겐, 성과와 수치로 이야기하는

기업의 생리가 너무도 자연스러웠는지 모르지만 내겐 아직 정치라는 게,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갖는 다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이어 정권마다 반복되던 독도 문제가 곧바로 불거져 나왔다. "2MB 대통령이 독도를 일본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독도 괴담'을 방불케 하는 <요미우리>의 자극적인 보도 내용과 사안 자체의 심각성은 독도 문제를 금세 여론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또, 대북문제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정부는 이번만큼은 '건수'를 잡은 듯 마음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독도 괴담'의 주인공인 만큼 그 혐의를 벗기 위해 열심인 모습이 꽤나 가상하다. 하지만 역시 '2MB'는 역시 '2MB'다.
 
  청와대는 <요미우리>와 일본 정부에 한국의 내분을 획책한다며 비난했다. 동시에 독도 문제로 맹공을 퍼붓는 야당에 대해서도 '자국 정부보다 일본의 우파 신문을 믿고 대통령을 공격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자국민보다 극우 언론을 믿는 정부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2MB를 제외하곤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으니 일단 넘어가기로 하자. 같은 날 나온 다른 보도를 보자. 2MB 대통령은 지난 15일 부산시 업무보고 및 부산 발전전략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환은 어쩔 수 없지만 내우(內憂)는 하나가 돼 극복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시된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하고 초점을 잠시 '공화국 북반부'로 돌려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 정부와 언론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지도부와 인민을 분열시키려는 음해공작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위기는 미제의 고립 압살 책동 때문이니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전 인민의 단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에 핵 문제를 제기하는 남한의 '동족'에 대해서는 모두 '미제의 앞잡이'로 매도하고 있다.
 
  극적인 비교를 위해 다소 과장을 하기는 했지만, 기본 구도가 상당히 유사하다. 외부의 적과 어려운 환경을 설정하고 그것을 빌미로 내부의 총화단결을 호소(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하는 수법은 나치 이래로 전체주의 세력들의 고전적 수법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아군'의 악덕을 비판하는 내부 구성원들은 '적군'을 이롭게 하는 반역자로 간주되어 숙청 대상이 된다. 일본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는 낙성대 연구소-노파심에서 말하자면 필자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친일적'이기 때문에 매도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보다 일본 언론을 인용해 대통령을 공격하는 민주당이 '국가의 반역자'에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사실 이 수법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한 인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취임 초기부터 반대세력에게 '반미 민족주의 진보'로 낙인찍힌 노무현 대통령은 강경한 대일발언과 자주국방이라는 명분을 통해 대중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했다. 그는 반대세력이 자신에게 붙인 딱지를 오히려 정치적 자산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그는 참여정부 때 신자유주의적 사회질서를 전면적으로 도입해 사회 각 계급을 재편했고, 이에 따른 불만은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억압되었다. '국익'이라는 단어가 대부분의 정치적 논란을 종결짓고, 잘못을 전가하는 보도가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친일세력'으로 규정되어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평소 민족의 해체를 주장해 대표적 '친일세력'으로 인식되는 '뉴라이트' 세력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2MB 정권의 총화단결 호소는 참여정부가 자극한 민족주의 정서와 맥락도 다르고, 효과도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극한 민족주의 역시 '선진 국가'를 위한 국가주의적 프로그램의 외피에 불과하다는 면에서 2MB의 노골적 국가주의와 본질적으로는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정치에서 포장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2MB의 딜레마는 자신은 끝없이 국가주의를 강조하지만, 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종족담론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민족주의와 불협화음을 일으킨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MB 정권은 국가주의를 향한 질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세다. 정부는 독도 문제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주문-금강산 문제에 대한 쌍팔년도 식 발언을 보자면 특별히 성숙한 정세판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념적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일본의 언론을 보라", "여야도 없고, 진보-보수도 없고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본질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안에다 총질을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이 노골적으로 총화단결을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신중한 대응을 외치면서도 마치 외부의 적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일 것인 양 대내적 단결을 호소하는 것은 다소 형용 모순 같다. 과연 무엇을 위한 총화단결일까?
 
  이러한 모순된 국가주의 드라이브가 계속된다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라는 내셔널리즘(Nationalism)의 두 얼굴이 서로 대립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MB 정권은 '우리 민족끼리'에 대한 반명제로서의 친일, 친미적 보수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종족담론을 끌어들일 수 없다. 또 2MB 정권은 참여정부의 '황우석 현상' 같은 국가지도자와 민족의 구세주가 일치하는 통일된 내셔널리즘도 확보할 수 없다. 그렇지만 2MB의 대외정책 실패와 일본의 우경화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내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그 세력을 결집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세력들은 2MB의 우군보다는 대항세력이 될 공산이 크다.
 
  촛불이 시작된 이래 '민주-반민주'의 구도로 나타났던 대립구도가 10년을 더 후퇴해 '매국노-민족'의 구도로 전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구도는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2MB 자신이 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부분 위험한 조짐이 보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독도 관광 붐이 일어나고, 독도 관련 영화가 개봉되고, 독도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발의되는 '독도 마케팅'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촛불시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막연하게 표출된 내셔널리즘은 독도라는 구체적 대상을 만나 본격적으로 발현될 것이다.
 
  문제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구도는 양자가 서로를 '반국가 세력', '매국노'로 규정하는 극한의 대립 속에서 양자를 포괄하는 내셔널리즘 자체의 상승작용을 유도하며, 이렇게 강화된 내셔널리즘으로는 어느 쪽이 승리하든 대립의 발단이 된 내우외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데에 일조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힌 대외정책의 막장은 부시 행정부의 지지율이, 국가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호소된 총화단결의 끝은 계급지배의 강화로 귀결된, 레이거노믹스의 파탄이 이미 증명해주고 있다.
 
  아마 앞으로 2MB 정부가 무엇을 하든 그 태생적 한계와 특유의 촌스러움으로 인해 단결된 국민의 동원에는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전체주의 사회의 도래가 아닌, 앞에서 말했다시피 국가주의를 내세우며 억압하는 지배블록에 대한 도전연합의 저항이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전선이 내셔널리즘 내에서 형성되는 경우이다. 이 상황이야말로 정부가 주권의 두 요소인 대외적 자율성-사실 2MB 정권 하에서는 이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과 대내적 수행력 모두를 상실하는 순간이며 대항세력마저 내용물이 다를 뿐 형태는 같기에 그 미래마저 기약할 수 없는 캄캄한 상황일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요구되는 자세는 각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교문제를 빌미로 주제넘게 시민사회에 대해 윽박지르는 것을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인 외교에 충실하게 임하고, 시민들 역시 독도관광 따위의 쇼에 열광하기보다는 정부의 외교정책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 2MB 외교정책의 문제점은 예전부터 수없이 지적되어 왔지만 그것을 방치한 건 우리들 자신이다. 사실 우리가 일장기를 태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일본 정부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는 자위에 불과하다는 것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독도 관광 한번으로 숭고를 체험하기에는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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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매국노 대 민족'의 구도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진즉부터 하고 있었지만-촛불시위에 태극기가 나오고 미국에 대한 불명확한 입장 속에 민족주의적 색채가 덧대어지면서-독도 문제 이후 더욱 심각해져버린 것 같다.
그런 구도로 빠져버려 민족주의 담론내로 포섭되는 순간, 한국이나 동아시아 전체에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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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홈페이지 팝업 퍼왔는데, 이런 내용엔 Copy-left가 적용되야 하는 거 맞겠지? 라고 혼자 납득했다.

정세가 얽히고 섥혀있긴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국민은 이미 이명박을 심판했다.

아무리 PD수첩을 걸고 넘어지고, 진보연대나 대책회의를 걸고 넘어져도, 그리고 진보신당에 대한 백색테러까지

자행하며 구도를 흐리려 해도, 당장 갈비탕을 못 먹게 된 내 짜증과 분노를 씻을 수는 없다.
사실 내가 바라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고 기본적인, 그래서 쉽게 눈에 띄는 문제들만 해결되면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리고도 일단 풍경이 성립되고 나면, 그 기원은 은폐되고 만다. 쇠고기가 시중에 풀리면서

점차 촛불의 당위성과 에너지가 부식되듯...)

안전한 식품을 먹을 권리라거나, 외국에 나가서 사고를 당할 때에도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라거나, 어떠한

성격의 정책을 추진하던 과정상의 민주주의는 지켜지는...그런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ABC는 '국가(권력)'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절차적/의례적 민주주의가 다져지면서 그정도는

누가 수권하더라도 최소한 확보될 거라 생각했다. MB가 당선될 거 같은 분위기에서 이민가야 되겠다고, 농담삼아

친구들과 말하기도 했지만 그는 끊임없이 나를 좌절시키고 있는 중이다.



보통 시위에서 자국기를 흔드는게 우파건만, 조중동과 보수세력들이 손가락질하는 '좌파빨갱이'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나라란 것부터 개인적으로는 맘에 안들지만, 어쨌든 촛불이 조금만 진지해져서 얼굴의 웃음기를 지웠더니

바로 폭력세력, 시위꾼들로 매도되고 있다. 안전한 식품을 먹겠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 사전예방의 원칙이

주권사항이라는 근거로 이미 충분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그 항변에 실없는 변명과 같잖은 사과로 대응하며

끝내 버텨내고는 급기야 역공에 나선 MB의 꼬락서니라니.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그저 '실용'이라는 도그마에

빠져서 노무현정권을 비롯한 이전 10년의 국내외적 성과를 뒤집어 엎으려는 피해의식과 망상의 화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금강산에서의 관광객 피격사태. 하다못해 동아일보조차 사설에서 MB를 비판한다.


"이 대통령은 사건 발생 8시간 30분이나 지나서야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늑장 보고였지만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개원연설까지 50분의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 내용을 바꾸거나 별도로 유감 표명을 했어야 함에도 준비해 간 원고를 그냥 읽었다. 이 사건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고에 적힌 대로 북한에 ‘전면적 남북대화’까지 제의했다. 금강산 상황을 까맣게 모르고 대통령 연설에 박수를 친 국회의원들과 연설 생중계를 지켜본 국민이 기만당한 기분이 안 들겠는가."(08.7.14. 이명박 정부의 ‘이완과 마비’ 드러낸 금강산 대응)


물론 그간 이른바 정통 보수를 자처해온-그 안에서도 숱한 균열선이 있지만-세력들과 MB 역시 일정한

간극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며, 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실용아닌 실용'을 주창하는 MB와 보수세력간의

시각차가 드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만의 리그나 권력 다툼, 헤게모니 다툼은 관심도 없지만 다만..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아무런 언급도, 예비적인 비판도 없을 수 없을까.

당장 날선 비판을 하라거나 격앙된 반응을 보이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을

보일만큼의 휴머니티를 MB에게 바라지도 않는다. 당신이 대표하는 일국의 국민이 죽은 거다. 전후사정을

모르니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면, 원칙적인 수준에서 우려와 유감을 표시하는 건 상식 아닌가. 북한에 대한

유화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다시 국민의 생명을 북한에 대한 외교적 선물로 바치고자 했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다가, 그의 강경일변도의 냉전적 대북정책기조의 궤를 벗어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MB에 대해 분노할 때마다 번번이 부딪히고 되새기게 되는 단어는, 다름 아닌 '상.식'이다. 그는 상식이 없다.

좌와 우의 스펙트럼 논쟁 이전에...그는 기본적으로 상식이 없다...다른 표현을 못 찾겠다. 상식이 없다.

대통령이 뭐하는 자리인지는 알까 모르겠다.



굳이 직선형의 근대적/계몽사관적 역사관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퇴행이다. 나선형의

순환적 역사관에도 진보와 퇴행의 물결은 존재하는 거다. 분명히 이건 퇴행이다. 나로서는 지난 10년이

진보 일색이었다고도, DJ와 MH이 진보정권이었다고도 생각지 않지만 최소한의 상식과 민주주의적 절차를

온존시켜왔고 발전시켜왔다는 점에선 그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담 지금은? 지금은, 제 국민을 위하지도,

국민에 의하지도, 국민의 것도 아닌 채 존립하고 있는 권력이란 측면에서...난 MB를 부정하고 싶다.



MB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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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월30일에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있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그리고 그 교육감 선거가 서울시민 모두의 직선으로 선출되는 사실도 알고 계시는지요?
그리고 이 선거에 현재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후보가 나와 2강 구도로 세력대결을 하고 있는 것도 알고 계시는지요?  

현재 약8~9명의 후보가 등록되어 있는데, 대체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양대후보로 2강구도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진영은 한나라당 중심으로 공정택 현 교육감을 지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와 전교조, 진보단체들은 주경복 후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조차 두 후보를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어 투표율과 각 진영의 조직화 정도에 따라 양쪽 모두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의 광우병 쇠고기 정국과, 영어몰입교육 일제고시 부활, 0교시 실시, 우열반 편성등 교육정책에 관해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관장할 수 있는 한해의 예산이 무려 6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한 5만5천여명의 교직원 인사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 정부의 교육양극화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됩니다. 교육 공공성을 영원히 포기하느냐 아니면 다시 돌려놓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습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의 가치에 맞는 후보를 선택하시어, 7월30일 반드시, 꼭, 투표를 하고, 주변에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홍보해주십시오.

교육감 선거는 정당선거와 달리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낼만큼 밀착된 주제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숨막히는 교육시장에 쏟아버리는 이 미친 교육이 진정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자녀를 가진 분들에겐 더욱 절실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번 투표에 꼭 참여해주세요.

현재 교육감선거가 직선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기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거소투표제(주소지가 아닌 실제거주(직장 등)하는 곳에서 투표하는)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부재자 투표인데,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셔서 투표를 미리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투표 당일날 휴가인 분들은 미리 신고하셔서 꼭 투표에 참여하세요..

그림파일을 참고하시고, 첨부한 파일을 다운받아 거소란에 체크하여 주민등록상 주소지 동장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면 투표용지가 우편으로 옵니다. 그러면 기표하셔서(지워지지 않는 펜으로) 우편으로 보내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거소투표 신청서를 7월15일까지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청서는 간단하며, 첨부파일 다운 받아 체크해서 보내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한표한표가 이명박 정부의 미친교육을 막아낼 것입니다.

교육감 선거에 당선되면 아이들 급식에 미국산 쇠고기가 오르는 것을 실질적으로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로 이명박 정부를 반드시 심판합시다! 7월30일 투표 꼭 참가하십시오!

시간이 없어서 대강 얼개만 써두었던 리뷰..다시 풀어서 쓰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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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후퇴

2007년에 87년 6월 항쟁 20주년 기념으로 프레시안이 주최했던

좌담회를 모은 책. 당시 대선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서

나온 이야기들은 불과 1년도 안 되어 너무 멀어진 '얘기'거나 혹은

너무 섬뜩해진 '예기'가 되어 버렸다.

이제 한국은 어느정도 민주주의가 고착되었노라고 생각했던,

그래서 농담삼아 MB가 되면 이민간다했었는데..이렇게 쉽사리

국내외 정치/경제/사회의 전분야에서 망가져버릴 줄은 몰랐다.

지난 20년을 조망하는 책을 보면서, 고작 지난 몇달간..그리고 향후

5년간 얼마나 '희망'과 '성숙'이라는 단어와 멀어져야 할지

답답한 마음에 몇번이나 책을 처박아두곤 했다.


#1.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역량 간의 갭

불꽃놀이 같은 열망의 폭발은 소진의 징후일지도. 예컨대 87년 5월항쟁의 폭발은

6,7,8월의 노동자대투쟁을 외면했다. 딱 그만큼의 각성에 알맞는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그 소란스러움과 야단스러움을 감당할

준비가 된 '시민'을 키우지 않는 교육/매체. 오히려 시민 의식과

역량을 소진시키기만 하는 교육/매체. 타협과 협상, 소통을 모르는

이뭐병..MB는 어쩜 이 시대의 상징이다.

(그렇다고 그를 뽑은 '우리'라는 양비론으로 가고 싶지도 않고,

뽑았으니 닥치라는 놈은 너나 닥치시고, 정치적 상품으로서의 MB리콜운동을

말하며 정치를 경제적 메타포로 헷갈리게 하고 싶지도 않다.)


#2. 열망이 있기는 할까?

독재/군사정권/억압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민주주의' 말고.

절차적 민주주의 말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선결조건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먹고 사는 데 도움 안되는 것들로 싸잡아 평가절하되는 것들.

'실용'이라는 단어에 매료당한(당했던) 사람들.


#3. 몇가지 내 생각

한국에서 민주적 문화의 성숙을 막는 몇가지 질곡. 군대/군대식

학교/군대식 기업/유교적 가부장제/되먹지 않은 어른들.

촛불든 아이들을 보면서, 이제 난 아무리 싫어도 책임을 져야 하는

어른이 되었음을 실감했다. 이 사회에 이러저러한 빚을 지고 있으며

이러저러하게 사회를 변화시켜왔던 어른. 평생 아이인 척 살 수

없을 바에야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보겠다고 비로소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장하준식의 사회적 대타협이란...현상에 대한

문제의식과 우려, 그리고 지향까지 동의하지만 경로면에서

매우매우 불만스러운 이야기.

또하나, 비판만이 아닌 삶의 긍정을 말해야 하는-자본주의의

공포 문화/선망 문화를 넘어서기 위해-시민운동 혹은 문화운동이

사회나 삶의 모순, 질곡의 근본원인들을 지적해내는 까칠하고도

불만섞인 시각과 어떻게 엮일 수 있을까. 항상 궁금했던 문제..


지금 내 삶이, 사회가 이러이러하게 문제가 있다, 불만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당신 삶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있으니 괜히

경쟁의 논리와 박탈의 틀 내에서 시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한입으로 두말하기..의 위험을 벗어나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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