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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으로 나온 부페를 마지막으로 종무식이 끝나고 바로 달려온 곤지암리조트.

올 겨울 처음으로 스키장에 간 셈인데, 지난 겨울 익혔던 밸런스감각과 무게중심의 이동, 엣지 활용감각 같은 것들이 금세 돌아왔다. 역시 머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는.


뭐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어도 어찌어찌 상급에서 놀만큼은 배웠는지라. 사람이 띄엄띄엄한 상급코스에서 쉼없이 슬로프와 리프트를 쳇바퀴돌면서 올 겨울 첫 스키를 만끽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굳이 말을 더하고 싶진 않았다. 이명박의 위기를 김정일이 구해주고 김문수가 마무리하는 식으로 보였다. 이미

이명박의 위기를 부르는 일련의 흐름을 막아세우려는 듯한 움직임이 가뜩이나 많지 않은가. 학교내 왕따 문제가

새삼스레 이토록 긴급하고 중대한 줄은 몰랐고, 한나라당 비대위라는 '찻잔 속 태풍' 이야기가 그리도 온국민의

관심사인 줄도 몰랐으며, 26살짜리 멍청이가 '박근혜의 남자'인지 뭔지로 불리는 것 따위도 관심은 없었는데.


여하간, 김문수가 '도~~~지사'라며 119 긴급전화에 대고 위세부린 건 정말 더 할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다.

근데 그렇다고 그 두명의 소방관이 잘했다거나 진정한 소방관이란 식으로 추어올려지는 건 너무 웃기다. 그냥

평균 혹은 약간 모자랐던 업무 수행이었단 게 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긴급전화에 걸맞는 신속하고 유연한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사람들은 세상을 심플한 헐리웃 블록버스터나 싸구려 히어로물처럼 읽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간편하게 읽는데 습관이 들어버린 건 아닐까 싶다. 숨소리조차 희화화되는 절대악, 거악과 그에 대비되는 착하고

성실하며 순한 일반인들이란 대립구도. 집권여당과 그 정책, 비전을 꼼꼼이 따지고 비판하는 걸 넘어서서 그냥

말하나 행동하나로 꼬투리잡고 희화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는 염려가 점점 짙어진다.


그런 뒤에 남는 게 뭘까를 생각해보자는 거다. 바로 그런 소방관 무조건 편들어주기, 떠받들기 아닐까 싶어서다.

실은 고관대작이 아니라 이름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본분에 맞게' 일하는 갑남을녀가 진정한 영웅이라는

식의 손쉽고 위험한 결론으로 귀환하거나, 극악무도한 '적'들에 당한 사람은 모두 옳고 착하며 게다가 순진하고

약해서 당한 거라는 편견 같은 것이 점점 강해지는 건 아닐까. 그런 식의 현실 인식으론 용산 철거민이나 한진

중공업 해고자들에 대해 '미친놈' 아니면 '순교자'란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중요한 건, 그런 식의 비난과 선긋기와 무조건적인 편들기, 흑과 백의 선연한 구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MB와 그 수하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묻는 거다. 사실 그런 식의

손쉽고 간편한, 게으른 태도로 MB를 불러낸 거였는데, 그걸 고치지 않고서 같은 자세로 또 불러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해봐야 뭘까. 그게 두려운 거다.


#1. 난, 이 세상 바깥에 있다 : 블로그와 삶, 본말전도의 경계.

인터넷과 SNS가 세상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 공간으로 피와 땀이 흐르는 실재의 공간을

대체하기라도 할 듯, 왕성한 의욕으로 사진과 글을 찍어올리고 현실을 재구성하는 사람들은 더 많다. 우수블로거란 칭호도

'파워블로거'란 완장도 사실 그런 터무니없는 환상을 키우는데 일조한 공으로 얻어진 것인지 모른다.


현실 세계와는 다른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공간, 이 곳에서 씌여지고 보여지는 모습들은 본인이 취사선택하여 정제한

본인 자신과 세계의 그림자일 뿐이다. 파워가 나가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고 마는 하나의 가면, 그 가면을 가능한 섬세하게

꾸미고 세련되게 가꾸는 노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꾸민다며 거울에다 공들여 화장하는 건 조금

본말이 전도되었다고 말할 만큼 쓰잘데기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조금 이 공간에 열의가 떨어지고 있는 걸 스스로 감지하며, 이 공간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국 나 자신을

일정 시점에 기록하고 남기는 정도로 족할 뿐인데 어느 순간 본말이 전도되었던 건 아닌가 경계한다. 블로깅이란 건

삶을 기록하고 추억하는 숱한 방식 중의 하나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난, 이 세상 바깥에 있다.


#2. 난, 블로그로 밥먹고 살 거 아니다 : '싼값에 빨아주는' 블로거 취급하지 말길.

계기도 있었다. 최근 참가했던 '원자력문화재단'의 블로그기자단 이야기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그들이 말하는 알량한

'블로그 기자단'이란 건 내겐 싼값에 자기들을 '빨아줄 수 있는' 전단지 알바생들을 쓰고 있단 이미지만 남겼다. 블로거를

그저 자신들 입맛에 맞는 글을 써내고 인터넷 공간에 뿌려대는 싸구려 광고쟁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실 많다.


그건 화내야 할 일이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해 최소한의 애정이나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블로그생태계가

온통 찌라시와 내용없고 주관없는 펌글로 넘쳐난다는데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블로그 공간, 아니 자신의 사적인

블로그를 그렇게 돈 몇 푼에 혹은 밥 한끼에 광고판으로 오염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분노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렇게 밥과 돈으로 글과 '여론'을 사겠다는 사람들을 천박하다 욕하기 전에, 그런 시장이 활짝 열려버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사실 '파워블로거'니 어쩌니 명함 파고 어깨 힘주며 '대접'을 요구하는 또라이들도 많이

봤고, 블로그로 돈버는 법 어쩌구 따위 팁이랍시고 책까지 내는 사람들은 갈수록 많아진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살기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 소수는 블로그로 밥먹고 살지 모른다. 그렇지만 난 아니다.



#3. 난, 타인에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 스타일대로 간다 : 댓글/추천 품앗이 '미풍양속'에 대한 생각.

물론 백인백색, 블로그라는 공간에 대한 의미라거나 블로깅의 목적은 제각기일 거다. 누군가는 전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누군가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혹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그들의 목적이 뭐던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그대로 존중하려 한다. 다만 그들도 모두 제각기 블로그를 하는 목적이나 의미가 다르다는 건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파워블로거'가 되려면, 블로그를 잘 운영하려면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수많은 팁중에 그런 게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댓글을 달고 매일매일 출석체크하듯 인사를 해라. 그런 강박증을 사람들에게 심어줘서도 안된다고 생각할 뿐더러, 그런게

블로그 세계의 미풍양속이라는 식으로 미화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생각일 뿐, 그들의 방식일 뿐이다.


서로 댓글과 추천을 남기며 알음알음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으로 품앗이하는 게, 진짜 예의이고 도리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게 해서 포털 상단이나 인기글 상위에 랭크된 글들이 정말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고 알찬 글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아닌 경우가 더욱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블로그 세계가 왜곡되고 몇몇의 영향력있는 블로거 위주로 돌아가며 좋은

컨텐츠의 좋은 블로거들이 가려지는 건 알고 보면 그런 댓글/추천 품앗이를 예의라고 강변하는 분위기 탓이 크지 않을까 싶다.



#4. 파워(우수)블로거, 그게 뭐라고.

블로거를 시작한 사람들이 전부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건 아니다. 삶의 중심은 다른 곳에

둔 채 하나의 가벼운 취미활동처럼 운용할 수도 있겠고, 책이니 여행이니 특정 부문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적는 공간으로

쓸 수도 있겠으며, 자신만을 위한 아카이브, 창고공간처럼 쓰는지도 모른다. 파워블로거, 그게 뭐라고.


나도 그렇다. 딱히 우수블로거를 염두에 두지도 않았고, 일반적으로 다른 분들이 그러듯 댓글을 많이 달거나 이웃분들에

많이 놀러다니지도 않는다.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 여행을 많이 다니지도 못했던 거 같다. 그랬는데도 어찌 운좋게 3년째

우수블로거로 뽑힌 셈인데, 괜히 잡생각만 많아졌다. 블로그는 내게 어떤 공간인지, 블로그 세계가 내가 처음 들어온 이래

2, 3년만에 얼마나 다르게 바뀌었고 걱정스러워졌는지 따위의.


늘 그렇듯 기본은 명확하다. 나 자신을 위한, 나부터 만족시키며 놀기. 내게 블로그는 '놀이'일 뿐이다.




* 2011,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 2010,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 2009, 티스토리 우수블로그.





정동길을 걷다가 만난 이쁜 까페.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소담한 눈송이가 창문 가득

내려앉은, 그리고 무엇보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 음악만 조용하게 속삭거리던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었다.

막 시립미술관에서부터 숭례문까지 한바퀴 걸었던 참이라 조금은 차가워졌던 손과 발이 금세 따뜻하게

화색을 되찾고, 카메라를 끄집어내어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1.5층 쯤으로 된 곳에도 손님은 하나도 없고, 우리가 앉은 1층에도 역시. 저쪽 너머엔 박기영의 콘서트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전부 그쪽으로 몰렸는지도 모르겠다.

카페 모카. 새삼스레 재발견한 카페 모카의 달콤함이란.


창밖으로 기와가 얹힌 돌담도 보이고 하얗게 번지는 가로등도 보이는가 하면, 건물 앞 나무를 피해 움푹 들어간

형태로 디자인된 캐나다 대사관의 나무 외관도 보인다. 눈꽃들을 경계로 살짝 차갑고 날카로워 보이는 바깥 풍경과

겹쳐서 보이는 이쪽의 포근하고도 따스한 주홍빛 조명과 실루엣들.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의 새빨강 무더기들은 실은 꽃이 아니라 꽃받침. 가만히 들여다보면 방울방울 옹송그려

말려붙은 털실뭉치같은 게 보이는데 그게 꽃이란다. 가뜩이나 풍토가 맞지 않는 한국의 겨울을 버티느라 힘들 텐데

다음번에 가도 그대로 있음 좋겠다. 언제고 정동 쪽을 돌아볼 때 꼭 다시 함 가보고 싶은 곳.

꽁꽁 얼어붙은 50cc 짜리 심장에 조심스레 열쇠를 밀어넣곤 피스톤을 돌려본다.

덜컹이며 부르르 떨던 녀석의 몸부림이 잦아들 때까지 가만히 시트 위를 누른 채 앉아있었다.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진동, 그래도 여전히 가쁜 숨을 내뱉으며 불규칙하게 몸을 떠는 녀석.


네놈이 길들 떄까지 나는 올라타겠다. 그러다보면 겨울이 가고 봄이 올지니.



* 겨울철 오토바이 관리요령.

1) 2-3일에 한번씩 시동을 걸어준다.

2) 기름통에 기름을 가득 채워둔다(녹 방지)

3) 커버 씌워두기 (눈/비에 녹스는 것 방지)


[장기간 움직이지 않을 경우]

4) 눈/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세워두기.

5) 메인스탠드를 세우고 앞뒤바퀴를 지면에서 떨어지게 두기(공기압 유지 목적)

6) WD-40(녹방지제, \4,000원 상당) 뿌려주기.





Q. 구글 애드센스 지급방식 중 우편환과 Western Umion Quick Cash의 차이는 뭔가요?

구글 애드센스를 블로그에 달고 나서 계속 우편환으로 받아왔지만, 이건 받을 때까지 시일이 꽤나 소요된다는 문제와 함께

중간에서 어디론가 우편환이 증발해버리는 일도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받을 때 적잖은 금액의 수수료를 제한다는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얼마전에 지급방식을 변경했다. Western Union Quick Cash 방식으로.

일단 구글 애드센스 쪽에서 지급했다며 '지급일'이 표시만 되면 그 다음날부터 지급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은행에서 찾을 때 수수료가 별도로 붙지 않는다는 점도 못잖게 큰 장점이다.


말하자면, 신속성과 수익보전의 측면에서 Western Union Quick Cash가 훨씬 낫다는 결론.

그래서 그간 쌓였던 구글 애드센스 수익금 지급방식을 바꿔놓고 기다리다가, 11월 24일자로 발급된 광고수익을

처음으로 Western Union Quick Cash로 받아보려고 이리저리 시도했다. 결론적으로는 국민은행에서 한번

뺀찌를 먹고 기업은행으로 가서 성공했다는 훈훈하고도 간단한 마무리.


Q. 웨스턴 유니온 퀵캐시는 어디에서 바꿀 수 있나요?

Western Union Quick Cash를 취급하는 은행은 기업은행이나 국민은행, 사람들 리뷰를 보면 국민은 안되네 기업만 되네

혹은 나는 국민에서도 했네, 온갖 이야기들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두 개 은행 모두 가능하다. 단 지점에 따라서

취급하지 않는 지점이 있고, 그보다도 애초 퀵캐시가 발급될 때 두 은행 중 하나만 지정되어 발급되는 등의 문제로

기업이나 국민 어느 한 은행에서만 확인 및 수령이 가능하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헛걸음 안 하려면 우선 주로

웨스턴 유니온 퀵캐시를 취급하는 기업은행을 먼저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Q. 돈받으려면 필요한 게 무엇인가요?

Western Union Quick Cash로 돈을 받을 때 가장 핵심적인 정보는 MTCN, Money Transfer Control Number의

줄임말인 이 지급번호를 기억해야 한다. 타인에게 유출되면 내 귀한 돈이 타인의 수중으로 넘어갈 수도 있으니

유의해서 비밀스럽게 취급해야 한다는 게 중요. 그리고 자신의 신분증만 들고 가면 간단히 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혹시 모르니 자신이 받아야 할 액수는 미리 확인해 보는 게 확실할 듯. 아예 구글 수입명세서를 출력해 가는 것도

방법이겠다.



Q. 신청서류는 어떻게 작성하나요?

아예 영문 이름, 영문 주소 등등을 미리 적어가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렇게까지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진 않으며,

자신의 영문이름, 주민등록번호와 연락처 정도만 적으면 되겠다. 그 이외에는 앞서 말했던 MTCN 번호와 수취금액

정도의 정보만 기입하면 되니까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아래는 내가 국민은행에서 작성했던 신청서. '송금받으실때'라

적힌 곳의 빨간 네모 부분만 기입하면 되는데, 그 중에서도 애매한 건 다 빼놓고 써도 괜찮더라는.

 


 

종편 이전이라고 네이버니 다음의 포털 대문 기사들이 쓸만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예능프로그램 독후감같은 글에 인터넷 짤방에 대한 소감문같은 글에, 내용과는 동떨어진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들까지.


그렇지만 지금은 또 차원이 달라졌다.

종편 4개국이 개국하고 나니 이건 도대체. 흔히들 하는 말로 '찌라시' 수준의 막장을 보여주는 쓰레기 기사들, 정말

전파낭비 온라인공간낭비 인력낭비 에너지낭비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 것들인 거다. 도무지 안 되겠어서, 네이버 대문에

마이뉴스를 설정하기로 했다.

누군가 말했듯, 조선, 중앙, 동아, 매경, 연합 따위가 보수지라 싫은 게 아니다. 보수든 뭐든 그들이 걸치고 있는 안경과

정치색은 인정할 수 있고 가끔은 읽어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이 상식에 부합하고 언론으로서의 균형과 역할에

충실하려 할 때의 이야기다.


그저 자신들의 이해 관철을 위해 현실을 곡해하고 여론을 왜곡하며 펜대를 굴리는 쓰레기들, 그딴 건 언론이 아니다.

이제 좀 그나마 깔끔하게, 내 취향과 상식에 맞을 법한 대문을 볼 수 있을 듯. 사실 이게 최선은 아니지만.




























































































































































시체를 가방에 담았다. 삐져나온 팔다리를 우겨넣느라 자크가 조금 터졌지만, 조금만 버티면 되니까. 근데 이 크다란

고깃덩이를 싣고 달리기엔 오토바이가 넘 작다.


어쩔 수 없이. 안 돼, 사람 불러야 돼, 그치?

금속생명체의 별에서 온 그 곳덩이가 철컹철컹 관절끼리 합을 맞추더니 두 바퀴를 펴서 임차인에게 건네졌다.

한계절 잘 타고 다니다가 창고에 박혔던 내 스트라이다 짭.


그러고 보면 내 '탈것'의 진화라고 해도 될 만한 사진이다. 검정색 삼각 스트라이다(짭)에서 검정색 줌머 스쿠터로.

다음에 탈 것은 뭐가 되려나. 이 추세라면 검정색, 뭔가 스타일있는, 바퀴는 두개..?





어쩌다보니 '아이폰/SNS' 활용법 강의라는 걸 (어줍잖게도) 맡게 되어서 만들었던 자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료를 보고 벨소리도 캐롤로 바꿔보고,

공연장에서 '네온사인'도 흔들어보시며 모두 행복한 연말연시 맞으시길 바래요.ㅎㅎ

[참고자료 내용]

o i-Phone 벨소리를 '캐롤'로 바꿔보자! [벨소리 바꾸기]

o i-Phone 전광판을 공연장에서 흔들어보자! [전광판 App]

o i-Phone 사진캘린더를 활용해보자! [포토캘린더 App]

o i-Phone 기념일/음력생일 확인하자! [간편음력달력(iholiday) App]

o Twitter 따라하기!

*첨부. 벨소리제작 무료프로그램(벨팡)  























@ 제주.


● 일시 : 2011년 11월 25일(금) PM 18:00부터

●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저 간판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 주최 : ytzsche(이채, 異彩)

● 제공 : 초대장 8장




공지영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사전에 '날치기'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리트윗한 이후, 민주당 대변인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하고 공지영의 사과를 요구해 문제가 되었다.
'사실'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치기 통과 이후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사전에 알았건 몰랐건 결과적으로
별반 다를 게 없는 추이를 보인다.

단순히 당리당략 차원의 반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국민을 움직이고 감동시킬 수 있으려면, 나아가
진정 나라를 위해 한미FTA 통과를 저지하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뭘 해야 할 때인지는 명확하다.
그들이 여태 이야기한 대로 한미FTA가 그토록 중대하고 치명적이며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믿는다면.


물론, 그 이전에 노무현 재임 시절 추진한 한미FTA정책에 대한 반성이 앞섰어야 했지만. 지금 급한 것은
날치기 통과를 막고 한미FTA시대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을 막는 것. 입발린 수사처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을 위해 금배지를 던져버릴 각오가 있다면,
지금 그걸 던져버릴 때 아닐까.

그리고 사실, 개인의 이해를 따져보더라도 이렇게 비상한 시국에 금배지에 연연않는 모습을 보인 국회의원이라면,
금방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더욱 큰 지지율을 업고.



* 진보신당 논평.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 “한미FTA날치기, 야당의원 총사퇴로 맞서 싸우자”

오늘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날치기 무효 야5당 및 한미FTA범국본 연설회’에서 우리 당 김혜경 비대위원장은 야당 국회의원 총사퇴로 한나라당과 MB정부에 맞서 싸우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발언전문.


“지난 21일, 역사에도 없었고 있어서도 안되는 날치기 한미FTA통과가 있었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어디에 있나. 국민의 손으로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생존을 나 몰라라 하고, 노동자, 농민, 서민이 죽을 수밖에 없는 한미FTA를 통과시킨 것이다.”


“우리 국민은 날치기 당했다.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우리 야당의원들이 모든 의사일정을 취소하고, 등원을 거부했다. 잘 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죽어 없어진 마당에,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독재권력인 한나라당이 득실대는 국회에 왜 우리 야당의원들이 있어야 하나. 내년 총선 몇 개월 남지 않았다. 저는 이렇게 주장한다. 야당의원들이 모두 국회의원 뱃지를 국민에게 반납해 달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이제 국회의원 총사퇴 결의를 통해 국민과 함께, 국민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달라. 부탁이다.”


“이 자리에 한미FTA저지를 위해 노력한 민주당 정동영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그리고 국회에서 결의를 보여준 김선동 의원 모두 계신다. 정말 애쓰셨고 사랑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을 위해 아낌없이 의원직 사퇴를 부탁드린다. 의원총사퇴를 통해 한나라당이 더 이상 역할을 못하도록 국회를 해체시켜야 한다.”


“이번 사태를 몰고 온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런 대통령을 뽑아서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2007년 허세욱 열사가 분신하였다. 한미FTA 시작이 돼지 말았어야 한다. 이제 원천무효와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총사퇴한 의원들과 함께 이 나라와 민족을 구해내자.”


2011년 11월 24일

진보신당 대변인실

한미FTA의 날치기 통과 후 수천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고, 트윗 역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열기를 식히려는 듯

물대포가 난사했고, 영하의 날씨에 고압의 물대포를 직접 사람에 겨냥하여 쏘는 건 지독하고 지랄같은 만행이지만 어느덧

저런 사진에도 많이 무감각해져버린 MB 치하의 4년차 한국이다.


그런데 트윗을 따라가고 아프리카 방송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이렇게 한미FTA를 반대한다며 거리로 나선

'촛불시민'들은, '조까 씨바'와 '쫄지마 씨바'를 외치는 그들은 이번에도 착한 척하며 공중도덕을 지키고

전경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며 국가가 정해준 코스와 공간 내에서만 들썩거릴 텐가.


한미FTA를 반대한다며 분신하신 택시기사 아저씨가 계셨고, 서울 도심도 아니고 언론조차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전경들과 치열하게 싸워왔던 노동자와 농민들이 있었다. 그들의 싸움은 그야말로 날것의 국가폭력과 반폭력의 대치,

농민분들은 똥물을 뿌리고 준비했던 죽창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맞섰던 거다. 그런 가장 직접적으로 피햬를 입는

분들의 싸움이 벌어지거나 벌어지려한다면, '촛불시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폭력은 싫어요'라느니, '비폭력 평화'라느니 간디놀이를 재연하려나.


왜 유럽과 아프리카와 같은, 심지어 미국과 같은 분노의 움직임이 터지지 않을까. 반세계화, 반FTA의 그런 정당한

대중의 분노를 '역사의 분노', 역사의 국면을 전환시켜온 99%의 분노라고 말할 수 있다면, 왜 한국의 '촛불'들은

정색하고 화낼 줄도 모르고 그리도 온순하고 물러터졌을까 하는 게 내 궁금증인 거다.


그에 대해서는, 스스로 '멘토'입네 하는 사람들의 탓도 크다. 조국, 안철수, 박원순에 더해 김제동, 김어준 따위까지

아우르는 각양각색의, 그렇지만 결국 자기 수준에서 그런 '역사의 분노'를 달래주고 공감해주려하며 결과적으로

화낼 때 화를 못내게 김만 빼놓는 '착한 멘토'들
말이다. 심지어 한미FTA와 지금의 날치기 사태에 대해서 말한마디

없는 안철수 같은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거리의 싸움에서 필요한 건, RATM이다. 분노가 폭발하고 바리케이트를 넘어서는, 같잖은 도덕주의 따위를 벗어던지고

사람들의 분노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드는 목소리다. 자신의 목소리로 대중을 어루만지고 치유하겠답시고 나서는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가 아니다. (스티비 원더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그리고, 그런 '착한 멘토'들과 함께 촛불이 지난 번 멈췄던 곳에서 다시 멈춘다면. 아래와 같은 전망이 유력해지고 만다.

부디. 촛불이 임하는 곳에 농민들의 똥물도 함께 임할 수 있는 싸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미FTA 날치기가 사회연대를 부를까?  (프레시안, 11.23)

[김종배의 it] 96년 노동법 날치기 후 15년, 이번엔…


어차피 다 알고 있었다. 한나라당이 적당한 때를 골라 한미FTA 비준안을 날치기할 것이란 점은 공지의 사실이었다.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한미FTA 비준안이 날치기 처리 된 이후의 민심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단지 한미FTA 때문만이 아니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쌍용자동차 파업농성이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끝을 볼 때 다수의 국민은 나서지 않았다. 용산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그러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

아픈 마음으로 확인했다. 계층 문제에 대해 국민이 냉담하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고, 사회 연대가 붕괴돼 있음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그러던 차에 희망버스가 나타났다. 1만 명 가까운 국민이 먼 길 마다않고 한진중공업으로 달려가는 걸 보면서 일각에서는 사회연대의 복원이라고 감격했지만 꼭 그렇게 볼 수만도 없었다. 희망버스가 출발하기 한 달여 전 발생한 유성기업 파업농성에 보인 국민 반응은 쌍용차와 용산에 보였던 것처럼 냉담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국민이 냉탕에서 온탕으로 급회전을 했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했다. 그래서 연대의 복원이라기보다는 '소금꽃' 김진숙 씨의 상징성과 김여진 씨와 같은 소셜테이너의 호소에 따른 일시적이고 일회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 FTA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농민들 ⓒ프레시안(최형락)


시야를 넓히면 15년간 지속돼 온 현상이다. IMF환란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96년 노동법 날치기에 항의하는 전 국민적인 시위가 벌어진 것을 끝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관한 사회연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 직원과 중소기업 직원, 직장인과 자영업자, 도시민과 농민 간에 벌어진 사회경제적 지위의 격차만큼이나 분열의 골은 넓어져갔다. 2008년에 있었던 촛불시위가 특수한 경우로 기록되지만 그건 '일상적 경제활동'과는 결이 다른 문제였다. 업종의 이익, 직종의 이익, 계층의 이익과는 상관없는 문제였다.
IMF 15년의 역사가 분열과 분화의 역사로 기록된 것은 자연스런 귀결인지도 모른다. IMF가 몰고 온 신자유주의 질서가 자기의 삶을 옥죄는 것보다 국가가 받쳐주지 않고 사회가 보듬어주지 않는 현실이 더 아팠기에 자기 자신을 우선시한 것으로 이해한다면 그렇다. 제 한 몸, 제 식구 건사하기에 바빠 이웃을 돌아볼 여지도, 의지도 갖지 못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렇다.
한미FTA에 대한 민심은 어떻게 움직일까? 15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제 자리에서 주판일 튕기는 양상으로 나타날까? 아니면 사회연대를 복원하는 양상으로 나타날까?
어떤 이들은 낙관한다. 한미FTA가 몰고 올 파장은 사업장, 직종, 계층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연대의 매개가 될 것이라고. 한미FTA가 최근 들어 점증하는 시장개혁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줄지 모른다고. 하지만 이런 예측과는 다른 현실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미FTA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높게 나오는 현실이다.
국민 손에 리트머스 시험지가 쥐어졌다. 민심의 향배에 따라 그 시험지에 붉은색이 감돌 수도 있고 푸른색이 감돌 수도 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직후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 퇴진투쟁'을 선언했고,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지부는 규탄집회를 갖는다고 발표했으며, 야5당은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에 국민이 얼마나 호응하느냐를 보면 민심이 산성인지 알카리성인지 1차 판별이 가능해질 것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위 자료는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 FTA' 사이트 내 한미FTA 협정문 한글본 중 캡쳐한 화면이다.

'날치기' 통과도 통과라고 치면, 이제 할 수 있는 건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한글본(2011.6.3)' 중

제24장 최종규정 중의 5조, 발효 및 종료에 관한 내용 중에서도 2항, '종료'를 발동시키는 방법이 남은 거 아닐까.


민주당과 진보 정당들이, 그리고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세를 얻는다면 이 조항을 눈여겨 보아야 할 거 같다.

그게 이제 통과되었으니 끝났어, 라는 냉소와 무기력증을 딛고 새로운 대안을 보여줄 수 있는 첫단추일지 모른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홍준표 대표조차 알고 있듯, 김영삼정부는 97년 노동법 날치기로 망했고, 정권을 넘긴 바 있다.

▲ 프레시안, 여느때처럼 커다란 울림을 주는 손문상 화백의 만평 '기억하자! 151명!'(2011. 11. 23일자)



* 경향의 기고문.

[기고] FTA 조항에 “180일 후 폐기”… 99%의 남은 선택은 ‘한·미 FTA 폐기’

여당의 어이없는 ‘날치기’ 폭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로서는 통과된 한·미 FTA에 조금도 동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래에 그 이유를 다시 밝혀 두고자 한다.

첫째, 한·미 FTA는 심각하게 ‘잘못된 협상’이자 불평등협정이다. 지금까지 협상에 참여한 정부 관료들은 이를 두고 한동안 ‘이익의 균형’ 운운하고 또 ‘잘된’ 협상이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 모든 충분한 근거를 갖고 주장하건대 한·미 FTA는 대부분의 중요한 쟁점에서 미국의 이익과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된 결과물일 뿐이다. 한·미 FTA는 미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FTA를 통틀어 가장 미국에 유리하게 체결된 것이다. 특히 미국이 의회에서 통과시킨 이행법안은 강대국 횡포의 극치라 할 만하다. 우리에게는 한·미 FTA가 국내법률인 반면, 미국 내에선 국내법률의 지위를 갖지 못한다는 간단한 사실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둘째, 한·미 FTA의 경제효과는 없거나 있다 해도 아주 미미할 것이다. 정부 측은 한·미 FTA 경제효과가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5.66%에 달하고, 일자리가 35만여개 증가하며,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며, 또 우리의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한·유럽연합(EU) FTA 발효 4개월 만에 흑자 규모가 37억달러 감소했고, 칠레와 7년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5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음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런 상태에서 강자의 보호주의에 다름 아닌 자유무역협정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그저 미국의 ‘경제영토’가 될 뿐이다.

셋째, 2010년 12월의 한·미 FTA 재협상으로 인해 한·미 FTA는 더욱 더 잘못된 협상이 돼 버렸다. 재협상의 핵심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년의 시간을 유예해주고, 미국의 자동차 비관세장벽을 대폭 강화한 데 있다. 한·미 FTA 전체를 통틀어 자동차 부문은 그저 한 부문이 아니라,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협상을 통해 이것이 무너짐으로써 사실상 한·미 FTA를 통해 무슨 이익을 기대하는 것은 거의 무망하다.

넷째, 한·미 FTA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불안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이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금융위기는 경상수지가 적자일 때 발생했다. 대미 상품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현재의 속도대로 악화된다면, 대미 경상수지는 낙관할 수 없다. 급증하고 있는 서비스무역 적자와 정체 상태인 상품무역 흑자를 놓고 볼 때 한·미 FTA가 발효되면 조만간 이 우려는 현실이 될 것이다.

다섯째, 한·미 FTA는 수출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 것이다. 한국 증시를 일러 외국계 투기자본의 현금인출기(ATM Korea)라고 한다. 한·미 FTA는 이 경향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든다. 단적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나 역진방지 메커니즘(래칫 조항) 등으로 인해 ATM Korea는 항구화될 위험에 처하게 되고, 한국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호구’가 될 뿐이다.

여섯째, 한·미 FTA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정치적 불안의 원인이 될 것이다. 한·미 FTA 없이도 현재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에서 2009년 32%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한·미 FTA는 수출기업 대 내수기업,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현저하게 심화시킬 것이다. 이때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하청 계열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소위 ‘동반성장’은 구호에만 그칠 것이다.

일곱째, 한·미 FTA는 정의롭지 못한 협정이다. 자동차산업을 위해 농업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당수의 중소 제조업체, 대부분의 서비스업, 지적재산권, 의약품산업 등이 FTA의 희생양이 되었다. 보상은 어음으로 주어졌고, 결제일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 자동차산업의 기대이익도 한국차의 미국 현지생산 비율이 이미 절반에 달하는 조건에서 불확실하거나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일자리의 해외유출도 감안해야 한다.

여덟째, 한·미 FTA 협정문에 내장된 저 허다한 독소조항 때문이다. 한·미 FTA 협정문은 한마디로 독소조항의 교과서다. 그 수많은 독소·문제 조항 중 으뜸은 투자자-국가소송제다. 물론 여기에다 역진방지(래칫) 조항, 네거티브 리스트, 허가-특허 연계 조항 등 이 모두가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의 이른바 ‘정책공간(policy space)’을 제약, 위축시킬 것이다.

아홉째, 한·미 FTA는 ‘복지국가’라는 시대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복지국가는 이미 하나의 ‘시대정신’이 되었다. 진보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역시 일찌감치 ‘보편적’ 복지국가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듯 한·미 FTA는 복지와 양립할 수 없다.

열째, 한·미 FTA를 통한 이른바 ‘중국 견제’가 결국 동아시아의 역내 안정과 통합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그저 통상협정을 넘어 정치군사적 협정으로 오남용될 때 역내 안정과 평화는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한·미 FTA가 날치기된 상태에서 시민사회를 비롯한 99%의 선택은 자명하다. 이러한 무법적인 날치기 폭거를 보며 그저 나는 한·미 FTA 협정문 24.5조를 또다시 떠올렸다. 이렇게 되어 있다. “이 협정은 어느 한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180일 후에 종료된다.” 그 외의 어떤 다른 요건도 없다. 대통령이 통보하면 그로부터 6개월 후 협정은 종료된다. 국회 동의도 필요없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도입한 이 종료 조항은 이제 막연한 조항이 아니라, 살아있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결국 애초 절차적 정당성조차 충족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미 FTA는 ‘국익’을 어떻게 정의한다고 하더라도 도무지 그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심지어 마지막 통과 과정 역시 최악이었다. 이제 우리 99%에게도 남은 선택은 한 가지밖에 없다. 한·미 FTA의 폐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 통합적이고 복지 친화적인 통상정책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그리고 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

한미FTA가 날치기처리되고 나서, 트위터에 오른 사진 한 장이 이슈가 되었다. (@ 경향 인용)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및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합의'라는 제목 아래로 재적 295인, 재석 170인, 찬성 151인,

반대 7인, 기권 12인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그리고 초록색은 찬성한 의원들의 이름들.

화질이 흐리긴 하지만 선진당은 기권을 했다고 하였으니 그냥 한나라당 의원 전원인 거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이름들을 몇 개만

열거해 보자면, 강명순, 남경필, 박근혜, 송영선, 유정현, 홍준표, 황우여, 전여옥, 신지호, 고승덕..사실 따질 것도 없다.

한나라당은 농촌 출신의 한명 빼고는 전부 찬성을 했다고만 기억하자.

 

11·22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날치기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57)의 감독하에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황우여 원내대표(64)는 야당이 눈치챌까 연막작전을 이어갔고, 정의화 국회부의장(63)은 본회의에서 총대를 멨다. 박근혜 전 대표(59)는 표결에 참여해 날치기를 측면 지원했다. (날치기 주역 4인방… 감독 홍준표, 연막 황우여, 총대 정의화, 지원 박근혜, 2011. 11. 22, 경향)
 
* 프레시안 한미FTA '날치기 의원' 151명 명단

1. 찬성 의원 (151명)

한나라당


강길부(울산 울주군) 강명순(비례대표) 강석호(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강성천(비례대표) 강승규(서울 마포구 갑) 고승덕(서울 서초구 을) 고흥길(경기 성남시 분당구 갑) 구상찬(서울 강서구 갑) 권경석(경남 창원시 갑) 권영세(서울 영등포구 을) 권성동 (강원도 강릉시) 권택기(서울 광진구 갑) 김기현(울산 남구 을) 김동성(서울 성동구 을) 김무성(부산 남구 을) 김선동(서울 도봉구 을) 김성동 (비례대표) 김성수(경기 양주시·동두천시) 김성조(경북 구미시 갑) 김성회(경기 화성시 갑) 김세연 (부산광역시 금정구) 김소남(비례대표) 김영선(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김영우(경기 포천시·연천군) 김옥이(비례대표) 김장수(비례대표) 김정권 (경상남도 김해시갑) 김정훈(부산 남구 갑) 김태원(경기 고양시 덕양구 을) 김태호(경남 김해시 을) 김태환(경북 구미시 을) 김학송(경남 진해시) 김학용(경기 안성시) 김형오(부산 영도구) 김호연(충남 천안시 을) 나성린(비례대표) 남경필(경기 수원시 팔달구) 박근혜(대구 달성군) 박대해(부산 연제구)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구 갑) 박보환(경기 화성시 을)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군) 박순자(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 박준선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박영아(서울특별시 송파구 갑) 박종근(대구광역시 달서구 갑) 박진(서울 종로구) 백성운(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배영식(대구 중구·남구) 배은희(비례대표) 서병수(부산 해운대구·기장군 갑) 서상기(대구 북구 을) 손범규(경기 고양시 덕양구 갑) 손숙미(비례대표) 송광호(충북 제천시·단양군) 신영수(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상진(경기 성남시 중원구) 신지호(서울 도봉구 갑)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구 을) 안경률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기장군 을) 안상수(경기 의왕시·과천시) 안홍준(경남 마산시 을) 안효대(울산 동구) 원유철(경기 평택시 갑) 원희목(비례대표) 유기준(부산 서구) 유승민(대구 동구 을) 유일호(서울특별시 송파구 을) 유재중 (부산광역시 수영구)유정복(경기 김포시) 유정현(서울 중랑구 갑) 윤상현(인천 남구 을) 윤석용(서울 강동구 을) 윤영(경남 거제시) 윤진식(충북 충주시) 이두아(비례대표) 이명규(대구 북구 갑) 이범관(경기 이천시·여주군) 이범래(서울 구로구 갑) 이병석(경북 포항시 북구) 이사철(경기 부천시 원미구 을) 이상권(인천 계양구 을) 이상득(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이성헌(서울 서대문구 갑) 이윤성(인천 남동구 갑) 이애주(비례대표) 이영애(비례대표) 이은재(비례대표) 이인기(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이정선(비례대표) 이정현(비례대표) 이종구(서울 강남구 갑) 이종혁(부산 부산진구 을) 이주영(경남 마산시 갑)이진복(부산 동래구) 이철우(경북 김천시)이춘식(비례대표)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군 갑) 이한구(대구 수성구 갑) 이한성(경북 문경시·예천군) 이해봉(대구 달서구 을) 이혜훈(서울 서초구 갑) 이화수(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임동규(비례대표) 장윤석(경북 영주시) 장제원(부산 사상구) 전여옥(서울 영등포구 갑) 전재희(경기 광명시 을) 정갑윤(울산 중구) 정두언(서울 서대문구 을) 정몽준(서울 동작구 을) 정미경(경기 수원시 권선구) 정수성 (경상북도 경주시) 정양석(서울 강북구 갑) 정옥임(비례대표) 정진섭(경기 광주시) 조문환(비례대표) 조원진(대구 달서구 병) 조윤선(비례대표) 조전혁(인천 남동구 을) 조진래(경남 의령군·함안군·합천군) 조해진(경남 밀양시·창녕군) 주광덕(경기 구리시) 주성영(대구 동구 갑) 주호영(대구 수성구 을) 진성호(서울 중랑구 을) 진수희(서울 성동구 갑) 차명진(경기 부천시 소사구) 최경환(경북 경산시·청도군) 최경희(비례대표) 최구식(경남 진주 갑) 최병국(울산 남구 갑) 한기호(강원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 한선교(경기 용인시 수지구) 허원제(부산 부산진구 갑) 허천(강원 춘천시) 홍일표(인천 남구 갑) 홍준표(서울 동대문구 을) 황우여(인천 연수구) 황진하(경기 파주시)

자유선진당(5명)

김용구(비례대표) 이영애(비례대표) 이회창(충청남도 홍성군 예산군) 이인제(충청남도 논산시 계룡시 금산군) 조순형(비례대표)

미래희망연대(5명)

송영선(비례대표) 김정(비례대표) 김혜성(비례대표) 노철래(비례대표) 윤상일(비례대표)

2. 반대 의원(7명)

한나라당(1명)

황영철(강원도 홍천군 횡성군)

자유선진당(6명)

권선택(대전광역시 중구) 김낙성(충청남도 당진군) 심대평(충청남도 공주시 연기군) 류근찬(충청남도 보령시 서천군) 이진삼(충청남도 부여군 청양군) 임영호(대전광역시 동구)

3. 기권 의원(12명)

한나라당(11명)

김광림(경북 안동시) 김성식(서울 관악구 갑) 김성태(서울 강서구 을) 김재경(경상남도 진주시 을) 성윤환(경북 상주시) 신성범(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 여상규(경상남도 남해군 하동군) 임해규(경기 부천시 원미구 갑) 정태근(서울 성북구 갑) 정해걸(경상북도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현기환(부산광역시 사하구 갑)

창조한국당(1명)

이용경(비례대표)



그런가 하면, 2010년 10월 '한미FTA 전면재협상을 촉구하는 한미의원공동성명'에 참여했던 서른다섯명의 의원들도 있었다.

[전문 및 참여서명부] 한미FTA전면재협상을 촉구하는 한미의원공동성명

조승수, 이정희, 강기갑, 정동영, 천정배, 김진애..진보정당과 민주당의 의원들이 참여하여 서명하고 성명을 작성했는데,

국회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할 게 아니라 이들의 이름은 한번 기억해두고 다음 선거때 투표소에서 되살려내야하지 않을까.



< '한미FTA 전면재협상을 촉구하는 한미의원공동성명' 참여 의원명단(무순) >

이낙연, 이정희, 김성순, 신건, 유성엽, 홍희덕, 최규성, 김춘진, 김영진, 박주선,

강창일, 문학진, 조승수, 주승영, 최철국, 강기갑, 곽정숙, 김재균, 김진애, 박은수,

안민석, 조배숙, 김영진, 이윤석, 유선호, 이종걸, 장세환, 권영실, 최문순, 유원일,

정동영, 이미경, 천정배, 김효석, 김재윤.

 



바이크의 '시즌-오프'철이 되었음에도 일단은 달린다. 헬멧은 꼭 챙겨쓰고.

딱히 월동준비랄 것도 없고 걍 든든히 입고 조심해서 타는 수 밖에.

버틸 만큼 버티다가, 오토바이를 버리고 나면 운동 겸 걸어서 출퇴근을 해야겠다.







노무현 재임시절 모든 사람들의 입버릇이던 문장이 있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은 것도, 일자리가 없는 것도, 대학교육이 엉망인 것도, 집값이 폭등하는 것도, 심지어 시험성적이 떨어진 것도

전부 다 노무현 때문이라 했었다. 그러더니 그의 사후, 그는 갑자기 구름같은 추모물결을 불러일으키는 '우리의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고, 그의 재임시절은 마치 정의와 행복이 강처럼 흐르던 민주주의와 경제정의의 호시절이었다는 식으로 드라마틱한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말았다. 노랑풍선이 일렁였고, 그는 (참 모호하지만) '소탈하고 정많고 정의롭던 대통령'이 되었다.


분명 노무현은 그렇게 세상만사에 대해 욕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거나

올바른 지향점으로 여겨져야 할 인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한미FTA다. 2005년 6월 한미FTA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불쑥 내지르고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내정치와 사회의 소모적이고 극단화된 형태의 분란이 끊이진 않는 건

분명히 노무현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이명박을 욕하지만, 한미FTA는 (기본적으로) 노무현 때문이다.


워낙 한미FTA와 관련한 이슈들도 많았고 논란거리들도 많았으니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살짝만 짚어보면 그렇다.

협상개시 선언 후, 이른바 4대 선결문제를 미리 해결한다며 스크린쿼터 축소,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 따위를 양보해버렸다.

영화계와 농민계가 반발하고 항의하자 집단이기주의네 폭력시위네 하며 수천수만의 전경을 동원해 진압해버렸었다. 정책이

결정되기 위한 사전절차로 국민 혹은 국회를 설득하거나 논의하는 과정은 생략됐다.


그뿐인가. 한국이 미국에 비해 어떤 실익을 얻었고 양측의 실익이 균형잡혔는지조차 의문이 남는 협상 결과에 대한 투명하고

충분한 해명이 없었으며, 심지어 협정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접근권조차 비공개로 봉쇄하고 국회의원에게조차 제한했었다.

악명높은 독소조항이라는 몇몇 항목에 대한 비판 역시 어정쩡한 얼버무림으로 넘어가며 협박하기를, 개방은 무조건 좋은 것이며,

국내 경제를 선진 미국의 경제시스템으로 재편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다면 따르라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난맥상이다. 국내 여론을 수렴하지도, 한미FTA의 필요성이나 효과나 대책에 대해서 아무런 공론화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시작했고, 그런 태도 그대로 밀어붙였던 거다. 각각의 국면에서 점검하고 논의하고 의견이 모였어야 할 이슈들이

있었지만 우격다짐으로 미루기만 했던 문제들이 지금 순간에 폭발하고 있는 거다. 사실 ISD같은 조항의 유독성 여부나 의료보건

분야 등에 대한 파급효과 예측이라거나 국내 경제에 대한 효과라거나 따위를 협상이 다 끝난 다음에 따진다는 건 코미디다.
 


그런 측면에서 이명박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을 거다. 한미FTA 광고에 노무현이 나왔다고 많은 이들이 분개했다지만 대통령

노무현의 대표적인 '성과'였던 게 사실 아닌가.
그 공을 이어받았을 뿐인데, 이제 와서 노무현의 사람들이 그들을 손가락질하고

대중을 '선동'해서 매국노라느니 비난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홍준표 한나라당대표가 그렇게 억울해 하는 거 아닌가.

물론 이명박이 정권을 이어받은 이후의 일들, 여전했던 불통과 불투명성 따위에 대한 비판은 올곧이 그의 몫이다.


노무현을 욕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참여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체결 전략의 핵심이었던 '한미FTA'를 추진한 최고정치인

대통령 노무현을 욕해야 한다. 그를 밟고 넘어서지 않고서는 기껏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런 것 뿐이다. "그의 한미FTA와 이명박의

한미FTA는 다르다." 다르다고? 뭐가 얼마나 다른지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나라를 말아먹으려고 한다."

그들이라고 나라 팔아먹겠다고 눈이 벌개 혈안이 되어 한미FTA를 추진하는 게 아니다. 노무현과 당시 열린우리당은 그랬나.


치졸하다. 대통령 노무현의 전반적인 공과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한미FTA 추진정책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해야 이런 치졸한

항변이나 인신공격 이상의 비판을 할 수 있다. 최소한 민주당 내의 한미FTA반대파들, 그리고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노무현에 대한 '의리'를 깨고 그의 정책을 냉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이명박에 대한 막연한 반감으로,

혹은 정략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하는 것은 설사 그 반대가 성공한다 해도 아무 교훈도 남기지 못할 거다.


그랬을 때 우리가 얻게 될 교훈, 그리고 새로운 생각거리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될 거다. 시장과 개방, 시장개방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2005년과 2011년, 한국과 세계 경제환경은 어떻게 바뀌고 어떻게 동일한 것일까. 한국 경제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며, 그 이득은 어디로 어떻게 분배되어야 할까. 정부는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해야 할까. 그런 방향과 가치를 정하는 과정으로 한미FTA 찬반 논의가 가야 한다.


그러면서, 이명박은 물론이고 노무현도 넘어서는, 그런 인물을 발견하고 골라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거다.

단순히 인물 한명에 기대어 나라가 좌지우지되고 흔들거리는 허탈한 후진국가를 이젠 좀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한미FTA 통과후 첨언]

허탈하다. 기껏 열심히 썼더니, MB가 순방에서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날치기를 해버리다니. 비록 통과가 되어버려

더이상 한미FTA 반대를 말하는 게 의미를 잃어버린 상황에 처하고 말았지만, 이 글의 본래 의미는 크게 손상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어차피 MB를 넘어서려면 노무현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어야 하며, 그런 바탕에서

한미FTA에 대한 비판비난질책이 귀결될 지점이 어디인지 살펴보는 건 여전히 의미있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p.s. 지금도 국회에선 강행처리를 막으려는 진보정당 의원들의 절박한 몸부림이 있었다는 속보가 떴다. 한미FTA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고성과 몸싸움을 그저 '정치싸움꾼'들의 난동으로 치부하고 손쉬운 양비론으로 빠지는 것은 피할 일이다.


p.s.2. [리뷰] 자유무역협정의 정치경제(윤영관, 인간사랑)(2007.4.19)

노무현 정권 때 외교통상부장관을 역임했던 윤영관 교수의 '국제정치경제' 수업 게시판에 올렸던 글인데, 첫단추부터

잘못 꿰였던 정황이 조금이나마 묻어난다 싶어 첨부한다.


p.s.3. 2011년 11월 22일 오후 4시 한미FTA 비준안 국회본회의 통과.

당장 한국이 멕시코나 미국처럼 의료보험체계가 붕괴하고 사람 못살 곳으로 변하지는 않을 거다. 다만,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서히, 마치 조금씩 온도가 올라가는 냄비 속에 담긴 개구리가 조용히 삶아지듯, 그렇게 삶의 환경과 조건이

악화되지 않을까. 수년쯤 지나 문득 뒤돌아보면 어라, 생각보다 많은 게 변했구나 하는 식으로.


아울러, 한미FTA는 노무현 때문이다, 란 말에도 약간의 추가를 해야겠다.

한미FTA는 노무현과 이명박 때문이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누군가를 그리워하기 위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 살기 위해?

또는 떠나기 위해?

Let's ride motorcycles!

 

평균연령 81

 

한명은 청각장애

 

한명은 암

 

세명은 심장병


모두가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6달의 준비


13일간의 타이완 여행


1139km


북쪽에서 남쪽으로


저녁에서 낮까지


한가지 간단한 이유로


Dream


for ordinary people with extradinary dreams


 

구름이 불시착하던 어느날, 자동차들의 피난행렬 사이에 꼼짝없이 끼인 채 바이크 위에서 찍었던 사진.

하늘이 저렇게 싱숭생숭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눈높이에서 바라본 차들의 붉은 불빛들도 맘을 흔들긴 매한가지.

서울 시내, 라고는 해도 가로수를 굽어보는 건물들이 늘어선 곳은 사실 강남 일대와 종로 일대를 제하고 나면

흔치 않은 게 사실이다. 가로수와 건물이 까치발을 서며 키재기중이던 어느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렸다.

불시착할 듯 하던 구름은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저너머로 내빼버렸는데, 붉은 신호등과 하얀 횡단보도와

시커먼 사람 그림자와 저너머 단속카메라에 포박당한 채 얼음, 으로 멈춰서고 말았다.




출퇴근길, 검은 정장에 검은 바이크를 몰고 다니는 건 언젠가부터의 로망이 되고 말았었다. 출퇴근 이외의

주말이라거나 노는 날 서울 시내를 가볍게 바이크로 드라이브하는 것 역시 말할 것도 없고. 다소간의 우여곡절과

주변으로부터의 드라마틱한 허락 절차를 거쳐 이제야 공개하는 내 두번째 바이크이자 현재 라이딩중인 애마.

HONDA의 ZOOMER다.

나름의 드레스업을 거쳐 세차까지 싹하고 나선 사진을 찍었다. 어디선가 사진을 보고서 한눈에 반해버렸던

혼다의 줌머. 50CC바이크라 순정상태에서 최고속도는 60km/h정도라는 게 거의 유일한 단점인 거 같다.

카울이 최소한으로 남은 채 철제 프레임이 겉으로 드러난 독특한 바디도 매력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오밀조밀

잘 맞아떨어지는 디자인 자체가 역시 혼다구나 싶은 거다.

튜닝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스피드업을 원하는 분들은 애초 프레임이 드러나 있는 줌머란 모델 자체가

자유로운 튜닝의 여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모델이라고 하지만, 애초 기계류와 가깝지도 않고 메카닉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이나 부지런한 관리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터라 튜닝은 아직까지는 전혀 생각이 없다.


다만 번호판도 안 달려있고 정말이지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그야말로 순정상태의 줌머를 구해온지라 약간의

드레스업은 필요하겠다 싶어서 네모박스 모양의 카울 양쪽에 혼다 발광스티커 붙여주고, 패션번호판으로

고심해서 고른 체게바라 번호판 붙여주고, 뒷휀다쪽에 노터치 경고스티커 붙여주고 끝.


아니다, 카울 위에 붙어있는 혼다 마크, 그 위로 약간의 생채기가 나있길래 거기에도 스티커 하나 붙였구나. 해골마크.

사실은 왠만하면 탈것이니만치 신품을 사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혼다의 줌머는 2009년인가를 끝으로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모델인지라, 채 일만킬로미터도 달리지 않은 2007년형 모델을 고르고 골라서 산 것.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이유는 줌머의 연비나 이산화탄소배출량이 일본의 가혹해진 기준을 맞추지 못해서라고 얼핏

들었는데, 줌머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30Km, 정속주행시 75km라던가. 측정결과 대충 리터당 35-40km 나오는 듯.

그리고 중고로 업어와서 무브볼이니 벨트니 에어필터 삼종세트 갈아주고 나서는 잔고장없이 잘 타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자전거도 마찬가지지만 바이크 타기에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인 거 같다. 일단 바이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배달하시는 분들이나 아이들이 워낙 엉망으로 타고 다녀서 굉장히 안 좋은데다가, 기후 역시도

춥거나 덥거나 비오거나 눈오거나. 그에 더해서 도로 사정도 딱히 좋지 않은 거 같은 게 강남의 테헤란로조차 쉴새없이

파헤치고 임시로 덮어놓고 철판을 깔아놓고 하여 아무래도 바이크 운전에 적잖은 장애가 되는 거다. 때로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움푹 파이거나 잔뜩 턱이 생겨있는 도로란 참.


드레스업하기 전에 몇 장 찍어뒀던 것도 올려보자면, 정면 아래측에서 올려본 모습. 가뜩이나 조그맣고 높이도

낮은 바이크를 올려보고 찍느라 허리가 뿌사지는 줄 알았다. 근데 두개의 부리부리한 헤드라이트가 참 이쁘네.

순정 그대로의 모습. 출퇴근길에 정장 입고 탈 생각만 아니었다면 사실 검정색 말고 펄이 약간 들어간 파랑이나

아니면 샛노랑 혹은 하양색을 원했을 텐데, 어떤 옷차림이든 소화가 가능한 건 역시 검정이다.

드레스업 이전의 모습. 그러고 보니 전후좌우 골고루 빠짐없이 잘도 찍어놓았다.

타다 보니 정말, 연비좋고 잔고장없고 조용하고 가볍고 작아서 점점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다만 조금 아쉬운 건

역시 60km에서 끊겨있는 속도계처럼 제한적인 속도..한강다리 위를 건널 때 맞바람이라도 맞으면 아무리 땡겨도

50전후에서 헤멘다거나, 오르막길이 좀 경사가 있다 하면 40아래로 내려가는 속도라거나 하는 50cc 자체의 한계.

게다가 조작이 너무 편하다는 것도 가끔은 운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 같기도. 매뉴얼 바이크로 시작한 탓이겠지만.


그래서 실은, 이걸 세컨드 카로 하고 125cc 이상의 출력이 나는 매뉴얼 바이크를 한대 갖고 있음 최고의 조합일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뭐 올해는 이미 바이크 시즌 오프인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 이대로.


줌머의 실제 사이즈를 견주어 보기에 좋은 사진. 자전거랑 비슷한 높이에 그리 크지 않은 체구.



 
혼다 줌머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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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 AF69E형 49cc 수냉 4스트로크 단기통

최고출력(ps/rpm) : 4.2ps / 8,500rpm

최대토크(kg*m/rpm)) : 0.41kg*m / 5,500rpm

점화방식 : CDI식 배터리 점화

연료공급형식 : PGM-FI(전자제어 연료분사식)

시동방식 : 셀 스타터식 (킥식)

변속방식 : 무단변속식

전장 : 1860mm

전폭 : 735mm

전고 : 1025mm

휠베이스 : 1265mm

서스펜션(전/후): 텔레스코픽/유니트스윙

브레이크(전/후): 기계식 리딩/트레일링

전장 : 1,860mm

전폭 : 735mm

전고 : 1,025mm

휠베이스(축간거리) : 1265mm

시트고 : 735mm

지상고 : 145mm

차량중량 : 87kg

건조중량 : 84kg

승차 정원 : 1명

연료 탱크 용량 : 4.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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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밸런스를 이용한 과제.



* 일주일간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술은 좀 작작 먹어야 한다.


모처럼만에,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불과 얼마 전에도 그랬었다, 아무런 경계심이나 뒷탈에 대한 걱정없이

정신줄 풀고선 술을 마셨다. 그런 날은 안다. 처음 소주잔을 꺽을 때 화학약품 냄새가 풍기는 싸구려 소주의

뒷끝에서 향긋함과 부드러운 감미가 맴도는 날이면, 오늘은 술 좀 마시겠구나 싶은 거다.


문득 눈을 뜨면 온전히 내 방, 내 침대다. 해는 이미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 약속은 모조리 펑크를 내버렸고

전화기는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는 상황. 안경은 챙겼을까, 지갑은 그대로 있을까, 가방은 들고 왔던가..

움직이지 않는 머릿속에 예열을 가하듯 하나씩 생각할 거리를 추가해보지만 온통 모를 일 뿐이다.


토막토막, 생선가게 아주머니의 힘좋은 칼질에 갈치의 사체가 토막토막나듯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장면1. 어느순간 들이밀어졌던 양주병. 장면2. 화장실에서 문득 잡았던 변기의 하얗고 매끄럽던 껍데기.

장면3. 집이 어디냐고 묻던 택시아저씨의 짜증난 목소리. 장면4. 놀이터 벤치에 앉아 쥐었던 전화기.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어디까지가 상상인지도 모르겠고, 지금이 몇 시인지 내 지갑과 카드와 전화기와

가방은 제대로 챙겨놨는지도 모르겠다. 손끝 하나 까딱하기도 싫고 관자놀이부터 시작된 욱신거림은

바야흐로 머리 전체로 번져나가는 와중이다. 머리가 아프다. 아파 죽겠어서, 차라리 이런 날은 잠시

죽는 것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다.


내게 술을 권했던 것들, 사람들, 일들, 꼬라지들과 말하는 원숭이들의 생쇼 같은 것들은 작렬하는

숙취로 울렁이는 속과 머리에 비하면 발바닥 때만도 못한 것들이다. 당장 살고 봐야겠지만, 살고 보려면

이 머리를 몸통에서 분리해서 참나무통 맑은물 같은 데에 담궈두고 디톡스하는 게 절실하다. 일단 그러고

나서, 좀 알콜이 빠져나갔다 싶으면 다시 조립했음 좋겠다. 조립이 안되면 마는 거고 그냥. 다 귀찮다.


술병이 났다. 술은 좀 작작 먹어야 한다고, '체력은 국력'이라고 그랬거늘 술마시다 체력이 바닥났다.





그저 아무 문제없이, 어제처럼 불평하고 웃고 떠들고 더러는 기분도 상하고 우울해 있기도 한 그런 '문제없는' 일상이

마냥 지속되리라고 믿는 건 일종의 자기 기만, 못해도 속편한 희망사항에 가깝다.


해가 저물고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는구나, 살짝 방심했던 그 순간에 송곳니를 박고 흔들듯이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울리더니 엠뷸런스가 코앞까지 짖쳐들고 온 거다. 이미 사위가 어둑해져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혹은 이불 속으로

들어가 쉬고 있을 그런 시간에도 누군가의 파국, 혹은 멸절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린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있으리라는 기대는 얼마나 허망한지. 그런 얄팍하고 근거없는 안온감에 젖어

투정하듯 하루하루를 사는 동안 북극의 빙산은 녹아가고 후쿠시마의 원전은 계속 방사능물질을 분출하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거다.


서서히 끓어가는 물 속에서 끓는 줄도 모르고 첨벙첨벙 물장구치던 모습이 부끄럽게 만들던, 게다가 왠지 모르게

비감함을 더하던 앰뷸런스의 뻘건 불빛.

모처럼의 진한 술자리였다. 열시간이 되도록 이어지던 아주아주 진한 술자리.

중학교 이학년때의 친구 둘을 그때 이후로 처음 만난 거니까, 대충 십칠년쯤만이었던 셈이다.

해가 지기 전 삼겹살을 구우며 시작된 자리는 쭈꾸미로 이어졌고, 그때 노래방으로 놀러다녔던 것처럼

노래방에 몰려가 각자의 노래 실력을 점검받고는 다시 곱창을 씹다간 맥주에 마른 안주로 마무리까지.


문득 가방에 카메라가 있단 걸 기억해내고는 주섬주섬 꺼내들고, 옥도령의 뻘건 卍자가 십자가의 불빛을 잠식하고

노래방 포차의 하트 모양이 그 뻘건 卍자를 다시 잠식한 창밖 풍경을 찍은 건 새벽 세시가 넘어서였던 거다.

열네살의 내가 녀석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와 어떻게 같고 또 달라보이는지,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술이 더 취하는지 어지럼증도 나고 해서였던 거 같다. 담아두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언젠가 쓰고 역겹던 레몬소주 피처를 하나 마시며 인상쓰던 녀석들이었는데, 그보다 쓰고

힘든 경험들이 자연스레 쌓인 탓일까. 소주는 헛개나무를 담궈둔 것처럼 밍숭맹숭, 술술 넘어가고 있었다.

그새 한 녀석은 6년을 만난 여자와 파혼을 했다고 했고, 다른 녀석은 결혼을 생각하던 여자와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 나는, 니 녀석들 결혼식에 못 가보나 했더만 잘 됐네, 라고 말해주고 말았다.






@ 제주.


● 일시 : 2011년 10월 27일(목) PM 18:00부터

●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저 문장을 해석하고 뜻을 말씀해 주세요.
 
            가장 근접한 의미를 새기는 분께 초대장 드립니다.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 주최 : ytzsche(이채, 異彩)

● 제공 : 초대장 5장




금요일 점심마다 짬을 내어 피아노 학원을 다닌지도 어언 3개월, 이제 슬슬 새끼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가고 어렸을 적

배웠던 것들이 몸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질러버렸다. 피아노. CASIO의 PX320, 가뜩이나 책으로 가득차서

좁은 방에 뭔가를 더 들이는 게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멜로디 악기를 쭉 배우고 싶단 생각에 중고로 질렀다.

(셔터속도 15 sec, 조리개 F/29.0, ISO 800)

그리고 틈날 때마다 맹연습 중.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나, 늦게 들어가더라도 괜히 술이 땡기는 날이면 예전처럼

혼자 술을 홀짝이는 대신 피아노 커버를 벗기고 이것저것 치고 있다. 초딩 때 쳤던 정규과정에 따르자면 모차르트

연습곡 번호 5번이나 7번을 치는 수준에까지는 돌아왔는데, 굳이 그 레파토리 따르지 않고 치고 싶은 곡들 치려고

지금은 유키 구라모토의 'ROMANCE'와 야니의 'ONE MAN'S DREAM'을 주로 연습하는 중.

(셔터속도 5 sec, 조리개 F/11.0, ISO 100)

술을 혼자 마시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은 했지만, 엊그제부터는 집에서 위스키나 꼬냑 한 잔 따라두고 향이 잔잔하게

퍼지기를 기다리며 두어번 곡을 연습하는 재미에 눈을 떠 버렸다. 비틀비틀 건반 위를 허우적대다가 보면 어느 순간

황금빛 알콜의 짙고 끈적한 향이 음표처럼 방안을 떠도는 거다.

(셔터속도 8 sec, 조리개 F/32.0, ISO 1600)

우야튼 그리하여, 정확히 10월 6일에 업어온 피아노. 어느새 3주로 접어들고 있지만 피아노를 향한 열정은 식을 줄을

모른다. (심지어 이름도 지어줘버렸다. '나넬', 모짜르트의 누나이자 숨겨진 천재, 그리고 최근 영화로도 개봉된 그녀의 이름)

두고 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부끄럽지 않은 실력이 되었다 싶으면 동영상 녹화를 해서 여기에 하나씩 악보와 함께

올려볼까 싶기도 하고. (셔터속도 1/25sec, 조리개 F/3.5, ISO 800)


아, 그리고 악기 사진 올린 김에 겸겸. 회사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기 시작한 알토 색소폰을 불고 있는 사진도.

2년 가까이 배웠지만 주중에 한번 잠깐 배우고 잠깐 연습한 거여서 아쉬운 점이 많다.

2년 동안 불면서 그래도, 아저씨들의 뽕삘 대신 근사한 재즈삘의 엇박을 조금은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길고 이쁜 동그라미를 그리며 호흡을 내뿜도록 좀더 가다듬게 되었다는 건 앞으로도 큰 재산이 될 듯.

물론 그 '재즈삘의 엇박' 감각은 정박 클래식 악보를 펼치고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 한참 충돌하더니 지금은

어디갔는가 모르겠다. 아마도 안드로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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