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박원순과 나경원의 경합은 네거티브 대 네거티브의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양쪽을 모두 비난하고 틀린 점을 지적하는 양시양비론, 구름 위에 올라 촌평하는 식의 태도는

결국 우위를 점한 자, 기득권층에 슬그머니 기대겠다는 심보일 뿐.


'정치인 아저씨들 싸우지 좀 마세요'라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 말앞에 모두 부끄러워 하란 말은

그래서 대개 사실 판단의 의지가 없는 게으르고 비겁한 핑계에 불과하다.


달리는 열차 위에 중립은 없다.

선거도 그렇고, 사실 세상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다.



+ 사실 개인적으로 박원순이나 그 뒤에 버틴 안철수가 진보일지, 진보적 정책(이라 쓰고 사회주의적 정책이라

읽는다)를 펼지는 모르겠다. 정권과 제대로 각 세운 적도 없는 유복한 시민운동가와 고작해야 기업CEO출신인

그들보다 비전이나 구체적 정책 면에서 신뢰할 만했던 사람들도 이미 기성정치판에 적지 않았었다.


그냥 내게 이번 투표는 사람들의 상식과 눈높이가 어느 수준인지, 부글거리는 불만이 제대로 타겟을 찾았는지

확인하는 의미 정도로 남았다. 그렇지만 서울에서도 나경원은 온갖 악재와 최악의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여하간

45%대의 적잖은 투표율을 이뤄냈고,  나머지 보궐선거 지역은 한나라당이 압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게도 어렵다니. 그나마 '선거의 여왕'이라는 누군가의 아성에 균열이 생긴 걸 확인하는 게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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