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불시착하던 어느날, 자동차들의 피난행렬 사이에 꼼짝없이 끼인 채 바이크 위에서 찍었던 사진.

하늘이 저렇게 싱숭생숭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눈높이에서 바라본 차들의 붉은 불빛들도 맘을 흔들긴 매한가지.

서울 시내, 라고는 해도 가로수를 굽어보는 건물들이 늘어선 곳은 사실 강남 일대와 종로 일대를 제하고 나면

흔치 않은 게 사실이다. 가로수와 건물이 까치발을 서며 키재기중이던 어느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렸다.

불시착할 듯 하던 구름은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저너머로 내빼버렸는데, 붉은 신호등과 하얀 횡단보도와

시커먼 사람 그림자와 저너머 단속카메라에 포박당한 채 얼음, 으로 멈춰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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