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게임을 하는 방식.


꼭 가운데에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두눈 부릅뜨고 목청 드높이고 싶지 않다.

그저 가운데 어간에 맞으면 그걸로 족한 것. 굳이 다트판이 정해놓은 점수대로 헤아릴 필요는 없는 거고.


조금 욕심을 부려 두세번 던져 두세번 가운데 어간에 맞는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다고 새삼 점수를 헤아리며 다른 이의 점수를 곁눈질할 생각은 없다.


내가 팔에 힘을 실어 던지는 재미, 내 의지가 실려 날아가 꽂히는 재미, 재미있으면 됐다.


내 꿈은 한량, 숫자놀이나 감투크기엔 관심없고 그냥 내 깊이와 넓이가 궁금할 뿐이다.

무겁지 않게 세련되고 발랄하게, 재미있게 춤추며 살고 싶을 뿐.


그러면 안 되나, 내 꿈은 한량.






늘 궁금했었다. 차디차게 식어버린 연탄, 까만 기운이 모두 쇠잔해버린 연탄은 어디로 갈까.

어렸을 적 동네에서 심심찮게 보였던 연탄재들은 더러는 짖궂은 아이들의 장난질에 깨지고

더러는 아래층 할머니가 가꾸는 텃밭에 가루로 뿌려졌더랬다. 다 타고 남은 연탄에 어떤

영양분이 남았는지, 혹은 어떤 재미난 구석이 남아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신발을

넘어 바지 아랫춤까지 풀풀 날려오는 먼지만 만들어낼 뿐이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 는 어느 시인의 시구는 외려 연탄재가 얼마나 함부로 대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역설이다. 처음과 같이 뜨거운 마음이 아니어서, 처음과 같이 초롱초롱하고 씽씽

돌아가는 눈빛과 머리가 아니어서, 또 처음과 같이 뭐든 가능성으로 남아있던 미지의 낯설고

곤혹스런 두려움이 아니어서, 식어지고 둔해지고 익숙해져서 모든 것들은 연탄재가 되고 만다.


때로는 하얗게 재가 되어버린 연탄재를 까만 봉지에 담아놓듯 까만 척, 아직은 이루어진 것보다

이룰 것들이 많은 척을 하기도 한다. 가능성으로 남아있는 빈 공간이 아직은 뭔가에 더럽혀진

공간보다 많은 척 위장을 하기도 한다. 그건, 걷고 있는 길의 끝이 보일 때에도 마찬가지다.

길을 걷고 있으니까, 어쨌든 끝을 알 것 같더라도 그 끝에 이를 때까지는 잘 해내고 싶으니까.


계속해서 덜컥덜컥, 내 주위에서 딱딱하게 굳어오는 '내일'이란 것들이 가끔은 굉장히 거슬릴

때도 있지만, 또 어느 때는 그다지 거슬리지 않아 마치 내 몸에 맞는 옷인 양 느껴질 때도 있는 거다.

생각하기 나름. 내 몸에 얼추 맞아들어가는 단단한 옷 한 벌을 입고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간편하게 입력해두는 거일 수도 있고, 혹은 내 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구속구일 수도 있고.


하얗게 태워버린 연탄들이 까망색 비닐봉다리를 옷인 양 걸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순간 온갖

잡생각이 들어버렸었다. 저 연탄이 나인지 아니면 저 봉다리가 나인지 운운.



@ 경주, 분황사와 황룡사지 언저리.
가끔 현수막이나 광고, 안내문에 오탈자나 비문이 보이면 보는 사람이 다 민망해질 때가 있다.

친애하는 독재자 나으리의 '읍니다' 따위 말고도, 경주 남산에서 마주한 이 현수막을 보면서

이건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걸까 싶은 맘이 부글부글 일고 말았다.


"샛길 훼손지 복원을 위하여 훼손된 샛길을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밥을 먹기 위하여 밥을 먹고 있습니다."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절한 예문을

만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말인 거다. 어쩌자고 이런 말도 안되는 현수막을

내걸었는지 원. 제발 좀 실제로 만들어 내걸기 전에 한번이라도 생각이란 걸 해보고 걸기를.



@ 경주 남산.



● 일시 : 2010년 12월 7일(화) AM 02:11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
              옛)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2011년이 오기 전 꼭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한 본인의 답과 그 이유를 적어주세요.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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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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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지티브 Ver. : '빽투더퓨처'

점점 시야가 좁아들어지더니 어느 시점에서 점 하나, 그 점조차 팟 꺼져 버리는 시점이 분명

있었을 거다. 언제가 되었건, 누군가 그런 미래를 바로잡고 나를 돕고자 2010년으로 되돌아와

알게 모르게 암시를 계속 내렸던 건 아닐까. 어떤 이유로든 안과에 나를 데려다 앉혀놓으면

나머지는 의사가 알아서 하리라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덕분에, 아주아주 초기에서부터

발견해 내어 잘 관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니 미래는 바뀌었다.



#2. 네가티브 Ver. : '안경탈출 대작전 대실패'

국민학교 1학년 때니까 어느새 20년도 넘었다. 첨엔 물색없이 '박사님'처럼 보인다는 말에

기뻐했던 꼬마녀석이 이젠 겨울철에 더운 방안에 들어오면 훅 끼쳐오는 안개를 불편해하고

점점 두꺼워진 안경알에 얼굴선이 왜곡되는 걸 신경쓴지 오래인 시간. 문득 마음을 먹었고

이십여년 만에 안경으로부터 탈출하나 싶었더니 보기 좋게 좌초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맘에

들지 않는 건, 이제 평생 관리해야 할 만성질병 한두개쯤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건가 싶은 막막한 피로감.



#3. Fact 1. (압구정 Y안과, 강남 S안과)

시력교정 수술에는 라식, 마이크로라식, 무통라섹, M-무통라섹, ICL(렌즈삽입술) 등이 있으며,

고도근시의 경우 대개 M-무통라섹을 통해 각막두께를 약 50마이크로미터쯤 상실하는 것으로

교정 시력에 근사한 시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수술 후 3일 정도 어두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버텨야 눈에서 피눈물이 멈춘다고 하는 속설이 있으나, 직접 체험하기 직전에 수술이

취소되어 검증할 방법이 없어지고 말았다.



#4. 시니컬 Ver. : '빼도박도 못하는 서른 인증'

A: 녹내장? 치료받으면 나아?

B: 아니, 리미트엔이 무한대로 갈 때 실명. 낫진 않고 평생 관리. 고혈압같은 거래.

A: 내 통풍이랑 비슷한 건가. 아님 무좀이라거나.

B: 글치.

A: 자넨 안경 쓰는 게 그나마 지적으로 보인다구.

B: 이제 무좀이니 통풍이니 뭐니 고질병 한두개쯤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B: 슬슬 고장나기 시작하는 나이란 게 맘에 걸리고,
B: 그리고 안경이 다시 얼굴에 찰싹 들러붙었단 것도 꿀꿀해.

A: 하긴, 벌써 서른을 넘었으니. 어째 우울한데.

B: 그러고 보니 이제 빠른 생일이네 만나이네 어쩌네 빼도박도 못하고 서른의 영역이야.



#5. Fact 2. (강남 S종합병원)

녹내장이란 안압상승 및 다른 여러 가지 위험요인으로 초래된 진행성의 시신경 손상과

이에 따른 특징적인 시야장애를 보이는 질환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이다..가장 큰 위험인자는

나이와 안압이며, 근시, 당뇨병, 편두통, 고혈압, 저혈압 등이 있을 때 더 잘 발생한다.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을 경우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환자 자신이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6. 시니컬 Ver.2 : 짝부랄아외로워가 쓴 밤일과 녹내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

B: 육체의 내구연한이 다 되어가나 봐.

A: 밤일 좀 줄이시죠.

B: 밤일 이지랄ㅋㅋㅋ 씨발로마ㅋㅋㅋㅋㅋㅋ

A: 밤일과 녹내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논문있던데. 이미 입증된 거임.

B: 아 그래?ㅋㅋㅋㅋ 하지 말라던?ㅋㅋㅋㅋ

A: 남아공 붕가붕가유니버시티에 짝부랄아외로워씨가 쓴 논문

B: 그리곤 제적당해 니미씨부럴털털카를 몰고 기둥서방노릇하며 나쁜 남자노릇한다는 그 아저씨 말이지?

A: 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Quotation.


모든 것들에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다.

내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

<중경삼림>



모든 것들에는 유통기한이 적혀 있다.

내 육체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백년만이라도 무탈하게 아무 말썽없이 굴려먹을 수 있기를.





#8. 남은 것.

라섹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삼일 정도 장님놀이하려고 냈던 휴가가 휑하니 비어버렸다.

지방에나 한바퀴 빙 둘러보고 친구들 만나고 올까 생각 중이다. 아침마다 낯선 잠자리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안경을 더듬더듬 찾겠지. 씁쓸하다.






알콜함량 4.6%, 호주의 대표적인 맥주 중 하나인 Foster와 같은 회사에서 나온 맥주인 듯.

VB가 뭐의 약자인지 자꾸 신경쓰여서 이것저것 추측해보게 만들고 있다.

Voice of Brasil? Victory of Baseball? Vibration of Baritone? V-shape of the Bushman?

이도 저도 아니면 Victoria Beckham? 빅토리아베컴 공식맥주 VB?

Whatever, 맥주는 은근히 맛이 강렬해서 살짝 소맥의 느낌이 풍기는 게 의외였다. 도수는 고작

4.6%인데 쌉쌀하거나 고소한 맛보다는 쓴 맛이 대세를 이루던 맥주.





며칠 전부터 내 방에서 달콤하면서도 청량한 송진 냄새를 폴폴 풍기는 솔방울들이 한 바가지

가득 자리를 차지했다. 티비에선가 나왔다는 '솔방울 가습기'를 보고 등산다녀오는 길에

부모님이 따온 솔방울들인데, 바싹 말라 온통 벌어져있던 솔방울들이 물을 빨아들이면

저렇게 포실포실한 모양으로 비비적대며 커지는 거다.


효과도 꽤나 좋은 거 같은 게 아침마다 건조했던 목이나 눈이 조금 덜한 거 같고, 목이

잠기거나 가라앉는 것도 한결 나아진 것 같다. 벌써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물을 전부 뱉어내

활짝 피었다가 다시 물을 함뿍 머금고는 통통하게 닫히는 과정을 밟고 있는 솔방울들.

자세히 살펴보면 빛깔도 모양도 약간씩 다른 것들이 이쁘기도 하다.


굳이 이쁜 걸 줍지 않아도, 조금씩 깨지거나 이빨이 나가있는 솔방울을 줏어도 일단

녀석들이 물을 빨아올리기만 하면 토실토실, 생각보다 별로 티도 나지 않을 뿐더러 이쁘긴

매한가지. 근처 야트막한 산이라도 올라 솔방울을 한 바가지 정도만 골라오면 되겠다.






얼마전 '고양이가 숨어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갈색 얼룩무늬 고양이가

밭고랑 사이 같은 곳에 숨어있어 좀처럼 찾기가 어려웠더랬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온통

마르고 비틀려져 갈색빛 가득한 풀밭에서 메뚜기 한쌍을 알아보기란 꽤나 난이도가 있는

퀴즈인 셈이다. 그나마 한 마리가 아니라 한 쌍이라 조금은 눈에 잘 띌 테니 다행이다.

이들에겐 사랑, 혹은 종족보존을 위한 절실한 움직임이겠지만, 경련하듯 꿈틀거리며 뭔가 나른한

메뚜기의 앙상한 다리와 얼기설기한 문양과 질감은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뭔가 거북살스럽다고나

할까. 아니면 '채털리부인의 사랑'의 한 대목처럼 대충 "그 우스꽝스러운 엉덩이의 움직임과

성급하고 눈먼 애무에 더한 섣부른 탄식" 나부랭이 운운하듯 대충 우습다고나 할까. 우야튼 과히

우아하거나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다. 너무 가깝게 들여다봐서 그런 거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보면 둥글둥글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일정 간격 이상으로

바싹 붙어서 관찰하게 되면 맘에 걸리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저 외롭고 추운 두

곤충이 서로의 본능이 이끄는 대로 짝지를 찾아 사랑도 하고 종족도 보존하는 아름다운

그림인 건데, 너무 들이대서 보니까 이 녀석들의 서툴고 단조로운 움직임이 보이고,

얄포름한 여섯 다리와 거칠고 칙칙한 피부가 눈에 들어온다.







알고 당하나 모르고 당하나, 결과가 같다면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 건지도 모른다.


어줍잖지만 사회과학도입네, 지식인입네, 하며 읽어내린 글들과 귀담았던 풍월들은 조금이나마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온갖 것으로부터 씌워진 색안경들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요새는 사실 차라리 몰랐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전쟁을 외치는 보통 사람들의 광기나, 멀쩡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미혹케 만드는 정치인들이나 똑같다. 사람을 구타하고 돈을 던져주는 재벌2세의 행동이나,

힘없고 놀림받는 딴따라 몇 명을 물고 뜯어 '정의'를 구현한다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이토록

야만적이던 시절이 또 있었을까 싶다.


차라리 흑백이 뚜렷하던 시기가 조금은 더 인간성과 지성이 한켠에나마 온존했을지 모른다.

민주주의가 하향 평준화인 양 받아들여진 시대, 자신보다 나은 인간과 지성을 존중하지 않는

시대, 경쟁적 나르시시즘에 빠진 채 모든 걸 빈정거리지만 실상 모든 것에 배신당하는 시대.


그냥 문득, 내가 애초 사회대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사회과학서적들을 읽어대지 않았다면,

조금이나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조금은 덜 피곤하게 살지 않았을까 싶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더 해서 학자나 이론가가 될 것도 아니고 그저 나와 내 주위 사람들 챙기고

보듬기도 바쁜데 왠 정치인, 경제인 나부랭이들에 거대 담론들을.


인간들은 습관처럼 미래를 말하지만 마냥 쳇바퀴만 돌고 있거나 혹은 퇴보하는 건 아닐까.

심지어 지금은 수백년 전처럼 세상으로부터 숨어들어갈 한뼘의 땅조차 남지 않은 거다.

무지무지하게 시니컬해져서, 어차피 세상은 그들의 것이니 조때로 하세요, 이렇게 치우고

난 전부 몰라라 하고 싶어졌다.




* 이전 "네이트온 금전사기 매뉴얼 훔쳐보기."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어, 더욱 여유롭게 대처했던

오늘 아침 네이트온 피싱 이야기.


포인트는 여전히, "인증_서"라거나 "은_행" 따위 교묘하게 띄어쓰기하는 단어들의 쓰임,

그리고 다짜고짜 친한 척 하며 들이대는 멘트 "머해?" 요딴 거.

무엇보다 이미 비슷한 금전사기 시도를 겪었던 경험자로서 상대와 놀아주려는 착한 자세.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머해?

매값이 백만원..? : 지금 낼모레 행사준비 회의
매값이 백만원..? : ㅋㅋㅋㅋ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그래 ㅎㅎㅎ

매값이 백만원..? : 대화명 바꿔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바쁘겟네

매값이 백만원..? : 쥐스물 지나간지가 언젠데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난 지금 결제땜에 미치겟어

매값이 백만원..? : 무슨 결제?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글쎄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지금 결제할곳 잇는데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인증 서오류라 이쳬가 안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휴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짱나

매값이 백만원..? : ㅋㅋ
매값이 백만원..? : 돈 빌려줘?

 
 지인을 사칭하거나 급박한 상황을 빙자한 금전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으니, 금전 요구시 전화로 반드시 대화 상대를 확인하십시오.신고하기 본인인증 요청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320만 정도 있어?

매값이 백만원..? : 3억2천도 있지
매값이 백만원..? : ㅋㅋㅋㅋ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오후 2시쯤에 은 행가서다시 보내줄께

매값이 백만원..? : 응 계좌번호 불러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1425-10-018566-5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새마을금고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황금주

매값이 백만원..? : 황금주는 뭐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여기로 보낼때 내이름으로 보내줘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웅  그쪽 받는사람이야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이따가 어디로 보내주면 돼?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매값이 백만원..? : 직접 와
매값이 백만원..? : 아님 경찰서로 오던가
매값이 백만원..? : ㅋ
매값이 백만원..? : 이봐
매값이 백만원..? : 말을 왜 못하니 돈꿔준다는데!!



아이디 해킹당했음. 저는 네이트로 돈 요구하지 않습니다. 혹시 제가 돈달라 하면 신고해주세요 : ㅎㅎ


이미 아이디의 진짜 주인인 친구에게 "내가 니 아디 훔쳐쓰는 녀석이랑 놀고 있다"고 알려준 상황,

친구는 재빨리 전체 쪽지로 상황을 설명하고 '장난'에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당부를 전하고,

무엇보다 아이디를 새롭게 바꾸었다는. 쥐 스무마리 뛰어댕기다가 포소리에 놀라 도망간 게 언젠데.








"나가봐야 총알받이밖에 더 되나요?" 연평도 사건이 딱 터졌을 때, 사무실에서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이 내게 그랬다. 너도 총 들고 나가서 싸워야 하는 거 아냐? 순간적으로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분위기는 조금 싸해졌고, 요새 젊은이들 애국심이 어쩌고 후렴구가 들려오길래 조금은 수습해야

되겠다 싶어서 '요새 전쟁을 어디 총으로 하나요' 운운, 얼버무리고 치웠지만, 그리고 들려온

군인들과 민간인들의 사망 소식에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군인도 아니고 민간인조차, 국가가 지켜야

할 국민의 생명을 저토록 무책임하게 내버려두다니. 전쟁나면 도망가야겠구나.


서해5도에 군사령부를 창설한다느니, 세계최고 수준의 무기를 갖다 놓는다느니, 국방비 예산이

6% 가까이 증액된다느니, 심지어 미국의 핵 항공모함이 중국 코앞까지 들이쳐 군사훈련을 한다느니

연일 들려오는 소식은 점점 무서운 소식 뿐이다. 전쟁 무기의 쓸모라곤 오로지 전쟁을 벌이는데

있으니 거기 들어가는 돈은 아무 생산유발효과도 없을 뿐더러 언제고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전쟁 위기만 고조시키는 거다. 심지어 중국땅에까지 이미 수송된 북한의 수해

구호물자를 다시 한국으로 회수해 오겠다는 통일부의 발언까지.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나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국가가 존립할 수 있고 외적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이 유지되고 난

이후에야 평화공존이든 뭐든 이야기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조갑제가 이명박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당신이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이 있는가'라고 까지 이야기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보/보수를 떠나서 현 정부는 대북 정책과 국방 정책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아마추어스럽단 거다.


문제는, 지금 마구 쏟아내듯 국방비를 증액하고 접경지역에 군사적 대결구도를 강화하는 걸로

과연 요새 드러난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군대의 허약함과 무질서함이 해결될까
하는 점이다.

우리의 군사력이나 국방비 예산, 무기 수입 비중 따위들의 수치가 보여주듯 우리 나라는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절대적 견지에서는 군사 대국에 가깝다. 이미 돈과 무기와, 한달에 몇 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싼 '총알받이'까지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나라가 부족한 건, 내게 총이 쥐어졌을 때 '이쪽'의 대가리들이 아니라 '저쪽 인민'들을

살해해야 하는 이유
아닐까 싶다. 근본적으로 '전쟁'에 나가는 쫄따구들은 상대 쫄다구의 몸에

총구멍을 내고 목숨을 빼앗으러 가는 것, 그런 살해행위의 비도덕성과 야만성과 죄악을 국가의 이름으로

사해 줄 수 있는지, 기꺼이 살해에 동참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야겠지만, 전쟁이 일단 벌어지고

내 손에 총이 쥐어졌을 때만 생각해보면 그렇다. 내게 이쪽 대가리나 저쪽 대가리 밑에서 고생하는

쫄다구 '인민'들 사이에서 꼭 저쪽을 쏴죽여야 할 필요나 정당성이 있는가.


비단 병역 기피의 문제나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쫄따구로

전쟁에 임하는 내 위치에서, 나의 생명과 재산에 대해 이토록 박하게 대하며 함부로 내팽개치는 '이쪽

대가리'들의 책임 방기에 대해 나 역시도 파업을 선언하겠다는 거다. 전쟁을 불사하고 내 목숨이라도

내걸겠다는 의지가 생길만한 국가가 아니다. 사실 저쪽 대가리 밑에서 고생하나 이쪽 대가리 밑에서

고생하나 고단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굳이 그들의 장단에 발맞추어 내가 손에 피를 묻히고 목숨을 그들

손에 내맡기지는 않겠다는 거다. 그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며 맏아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던 어쩌던,

나는 이 나라의 모든 전쟁에 반대하며 총알받이를 거부한다는 거다.


대체 지금의 한반도 위기를 점점 고조시키는 자들은 무엇을 판돈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건가.

혹시 그 판돈은 대가리 이외 자들의 목숨과 재산은 아닌가. 전쟁 위기 앞에서 분명하게 말하지만,

내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여느 때나 비슷했지만 특히나 이명박의 국가는 이미 누차에 걸쳐

필요하면 힘없고 돈없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임을 선포했으니, 이 나라가 내

목숨과 재산과 일상을 지켜줄 거라고 믿기는 힘들다. 제각기 자신의 목숨 보전은 알아서 해야 할 일.


북한에 두세배의 복수를 해야 한다느니, 왜 (성능에 열배에 달한다는 포탄을) 80발 밖에 쏘지

않았냐느니, 전면전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느니, 그들에게도 자식과 부모가 죽은 슬픔을 안겨야

한다느니 온갖 되먹지 않은 소리들이 사방에서 번져나온다. 그렇지만 난 아무래도 당신들의 권력놀음을

위해, 북조선의 세습 기도와 남한의 '반공신도'들의 놀이판 위로 '애국심'에 홀려 들려올려가 무익하고

무의미한 개죽음 당하기를 거부한다. 전쟁나면 도망가야겠다.






북한은 한국에 묻는 거다. 이제 미국본토 말고 한국을 직접 전술핵으로 때릴 거야, 어쩔래. 그리고 과시하는 거다. 김정은의 군사적 용맹과 탁월한 지도역량을. 북조선3.0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서 그가 부족함이 없음을. 지난 '잃어버린 3년'간 북한내 매파만 키워냈으니 이런 처참한 일도 현실이 되었다.

그럼 이제 우리나라는 뭘 할 수 있을까. 우리도 북한처럼 원심분리기 수백개 세워서 전술핵무기 만들어 자체 핵무장을?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상호확증파괴) 전략으로 치킨게임을? 김정일 일가친척에 대한 정밀타격을? 아무리 생각해도 득실 계산에서 우리가 쫄리는 게임.

이제 남북한의 평화를 구하려면, 그나마 포용정책에서 비전과 로드맵을 쥔 채 능동적으로 상호신뢰를 쌓기 위한 수단이었던 '퍼주기'보다도 못한, 쌀과 돈을 주며 평화를 구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건가. 신뢰를 쌓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삥뜯기듯 서로 이를 갈며 증오를 쌓는 수단이 되고 말 거다.

북한에만 구걸할 일이 아니라, 미국에도 마찬가지. 당장 한미FTA나 해외파병 문제 등 우리가 바쳐야 할 것들은 언제나 그렇듯 많기만 하다. 북한과 미국의 빵셔틀이 되어가는 한국, 이명박의 대북 정책은 파산했다. 그런 게 있기나 했다면.

더욱 암울해지는 사실 하나.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앞으로라도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꿀 만한 의지나 능력이 그에게 있을까 싶다. 포용정책을 저주한 순간부터 빠져들고 만 남한식 벼랑끝외교의 끝은 연평도 교전이 아닐지도 모른다.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한 이녀석들 꽤 세게 나오는데?

행님 : ㅇㅇ 그러게, 우려하던 방향으로 계속 가는군. .ㅠㅠ
행님 :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행님 : 북한의 핵억지력을 자신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미 우리는 북한을 제어할 아무 레버리지가 없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개성이니 금강산이니 돈줄은 미리부터 다 끊어놨고, 북한이 몇차례나 군사회담을 요청해도 무시했고.

행님 : 레버리지라면 전술핵..ㅡ.ㅡ;; 그치만 미국이 전술핵을 배치해줄지.. 모르겠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ㅇㅇ

행님 : 결국 군 대 군의 구도니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 대 북한.

행님 : ㅇㅇ 그러게. 미국 대 북한인데, 우리를 때리니까 아쉽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글치만..그것조차 비대칭, 저쪽은 지킬 게 없고.

행님 : 과연 지킬 게 없을까? 김정은의 세습은 어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씨 일가친척과 수뇌부만 살면 되는 거인데다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들의 지하기지는 왠만한 폭격은 견뎌내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삼성3.0처럼 북조선3.0을 꿈꾸는 놈들이니까 주위에서 잘 보위하겠지

행님 : ㅎㅎㅎ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지킬 거 많고 활짝 노출되어 있는 남한땅과는 다르지.

행님 : 벙커 버스터가 있잖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그거 위력은 확실한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양키들 무기는 뻥이 심해서ㅋㅋ

행님 : ㅋㅋㅋㅋㅋㅋㅋㅋ
행님 : ㅇㅇ ㅋㅋㅋㅋ 왠만한 벙커 다 부술 껄..
행님 : 그쪽도 그거에는 벌벌 떠는 거 같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그렇게 부담을 지려고 들지도 문제고

행님 : 그런데 남한의 핵무기개발이나 핵무기배치와 같은 군사적 시그널은
행님 :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아니라는 게 문제의 문제..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전세계에서 한꺼번에 전선을 세개나 펼친다고?
전쟁나면 도망가자 : 말도 안 돼, 걔들은 이제 전쟁 두개를 동시수행하는 정도만도 힘겹다고.

행님 : ㅇㅇ 그렇지. 미국에 부담이 크겠지.게다가 지금 한미FTA도 있는데.
행님 : 한미FTA를 내줘야 하니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니까, 그럼 우리가 줘서 달랠 수 있는 게 뭐냐
전쟁나면 도망가자 : 우리가 모냥 안 빠지게 줄 수나 있긴 하냐
전쟁나면 도망가자 : 라는 건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에도 주고 미에도 주고.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완전 ㅋㅋ

행님 : 북이 이렇게 나오는 조건이니까.
행님 : 흠.. 미국이랑 짰나?
행님 : ㅎㄷㄷ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적대적 공범자들이야, 지난 시절의 총풍처럼 의도적으로 정권안보를 위해 국가안보를 일부러 위기에 몰아버린 건 아니라 해도 결과적으로는 뭐, 마찬가지지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북만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과 미국의 대가리들 세 개

행님 : 결국 피를 손을 묻히겠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명박도 이제 천안함과 대포폰과 민간사찰과 온갖 고비들을 다 넘기겠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참..운빨도 오지게 좋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

행님 : 남남갈등도 걱정이네...
행님 : 북한한테 확실한 경고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한 자체적으로?
전쟁나면 도망가자 : 없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과 함께라면..? 미국이 그런 부담을 질까. 대화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겠지

행님 : ㅇㅇ
행님 : 당장 이 결정을 한 사람에 집중해서
행님 : 그의 약점을 때려야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호국작전은 빌미였고, 그냥 꼬투리 잡아서 무력시위 한 번 해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우라늄탄도 개발하고, 이제 미국본토가 아니라 남한땅을 바로 겨누겠다, 라는
전쟁나면 도망가자 : 시위용. 미국의 핵우산이니 MD아래 숨어있던 남한을 바로 타격하면 니들이 어쩔래, 하고.

행님 : ㅇㅇ 그러게.
행님 : 알고도 모르는 척 하면서, 대비책을 세워두었기를 바랬는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군부 강경파를 만족시키고 김정은의 입지를 다지는 거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게 똑똑한 대가리가 어딨소 우리나라에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

행님 : ㅎㅎㅎㅎ남한에도 애국자는 있을꺼야. ㅋ
행님 : 흠.. 글게, 이미 이 상황을 내다봤다면 좀 더 파고들었어야 하는데,
행님 : 중국이랑 대북정책 목표 맞추고 북중간 교류, 남북간 교류를 넓혀서 북한 내의 강경파들이 고립되게 했어야 했는데.
행님 :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왔잖아. 잘못한 걸 탓하기만 할 수는 없지.
행님 : 해결책을 생각해보자.
행님 : 지금 결정권을 가진 그룹들도 해결책이 필요할 거야.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한이 원하는 건, 안정적인 세습
전쟁나면 도망가자 : 국내 경제상황 호전.

행님 : 그렇다면 역시 대북정책의 재검토인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결국 우리나라 대북정책의 전면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북간의 갈등은 점증할 수 밖에 없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MB대북정책, 그런 게 있었다면 말이지만, 그 파탄인 거야.

행님 : ㅇㅇ 맞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치만 이 정부나 지지자들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럴 수 있을까.

행님 : 대북정책의 전면조정이 필요할 듯.
행님 : ㅎㅎㅎ
행님 : 모르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전쟁나면 도망가자 : 실용주의자라??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는 이미 힘빠졌고, 그의 지지자나 차기 대권주자들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의 지지풀이 문제자나

행님 : ㅇㅇ 그러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를 내세운 지지층이란 게. 보수꼴통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ㅋㅋ

행님 : ㅜ.. ㅜ
행님 : ㅋ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제 봉합할 수 있는 능력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결국 미국.

행님 : ㅇㅇ
행님 : 미국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한국이 줄 수 있는 게 없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어차피 북한도 계속 미국과의 대화를 원했던 거고(요새야 좀 바뀌어왔다지만), 남한이 계속 가로막아서 우릴 통해서 미국과 이야기해라 딴지걸었던 거지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은 북한 이슈를 가능한 유화적으로 풀려하는 입장이기도 했고, 우리처럼 직접 두드려맞은 것도 아니니 여론도 대화를 선호할 거고.

행님 : 이 문제를 봉합한다는 게 대남핵우산의 철회라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보장하는 정권안보가 절실히 필요한 거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겠지만, 또 보수꼴통들은 미국님하 살려줍쇼 하겠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러고 난다고 해도 남북의 정치력이랄까 신뢰문제가 대두될 텐데

행님 : 과연 북한은 정권안전을 미국으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행님 : 인민이 봉기하면 미군이 진압해줄 수 있나?
행님 :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키면 진압해줄 수 있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인민 봉기를 막기 위한 게 미국과 기타국가의 경제지원이겠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은 아직까지 군부를 쥐고 있지 않을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문제가 되는 건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이번에 군요직을 임명한 거고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으로 꾸밀지도 모르지 나중에는.
전쟁나면 도망가자 : 오늘일도.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는 권력승계, 군부 다독이기, 남한협박.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정도 아닐까 싶소만.

행님 : 공감. 지금은 네가 말한 키워드가 키가 되는 듯.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의 머릿속이야 들어가 볼 수 없으니 모르는 거구, 다만 정황상

행님 : ㅇㅇ
행님 : 그러게, 정황상 오늘도 후계관련 교시가 내려갔을 수도..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응
전쟁나면 도망가자 : 원래 세습이 이뤄지면서 이런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지 않았어?

행님 : ㅇㅇ 맞아.
행님 : 한번 요새 일 정리해보니까,
행님 : 작년 미사일 발사, 핵발사 때 후계관련 교시가 하달된 듯.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이 넘겨받을 때도?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게 군부의 지지부터 얻는 게 우선일 테니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먼저 자신이 군부에 입맛에 맞는 매파라는 걸 증명하는 게 필요해겠지

행님 : ㅇㅇ 그렇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인민에 대한 우상화 소재로도 쓰일 테고.

행님 : 이게 김정은의 지시다.
행님 : ㅎ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응

행님 : 너희가 바라던 미사일 발사 = 김정은 지시

전쟁나면 도망가자 : 글치

행님 : 너희가 바라던 핵 실험 = 김정은 지시
행님 : 알았지?
행님 : 이런 뜻이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제 지지해라.
전쟁나면 도망가자 : 뭐 그런 거.

행님 : 흠.. 그럼 지금은 북한 군부 내의 대남적개감이 문제라는 거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대남적개감이나, 군부의 자기증명 욕망이라거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다만 문제는, 이후의 관계를 복구할 
전쟁나면 도망가자 : 여력이나 소재를 남한이 갖고 있냐는 거.

행님 : 그럼 남북군사회담이 논리적 답인 걸까?
행님 : 근데, 저녁 안 먹니?
행님 : 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겠지만..형이 말한 것처럼 북한의 매파가 잔뜩 득세한 상황이라.

행님 : 지금 밥 왔대.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안녕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나 퇴근



남한 땅의 두 직장인은 남북한의 교전 상황으로 쩍하니 일상에 금이 벌어지고 만 오후에 실컷 메신저로 떠들어대다가, 배고프고 퇴근시간되고 하여 이야기를 급 마무리. 역시 먹고사니즘이 제일 강력하다는. 혹은 '정전상태'라는 폭탄을 이고지고 사는 데에 워낙 익숙해진 탓인지도.

전쟁나면 정말 도망가야겠다.ㄷㄷㄷㄷ






트위터에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수능을 치고 나온 수험생들에게 우리 사회가 온통 관대한 건,

앞으로 그들 앞에 닥칠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기에 안쓰러워서라고요. 그렇지만 그건 이 땅에서

12년동안 정규 교육을 받은 수험생들을 얕잡고 하는 이야긴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나 지금이나, '수험생이' 어쩌구 저쩌구로 시작하는 저런 꼰대들의 무지한 말에 당당히

엿까라! C8! 이라고 무찔러주고 나중에 두고 보자고 벼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텐데요.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지만, 수능을 바라보고 달려오면서 가슴에 품었던 다짐이나 좌우명 등은

대학 들어갔다고 버려도 되는 그런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수능이 끝이 아니라는 진부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고, 몇 개 그럴듯한 좌우명이니 격언 따위 외우고 다니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구요.

다만 한때 자신이 그런 하잘 것 없는 말 따위에라도 기대어 살아야 했던 시간들을 잊지 않고

그 때 했던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고생하실 테니까, 이왕이면 맘에 품고 달려왔던 몇 개의 좌우명이나

글귀들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공유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쉼터에서 잠시 괴나리봇짐을 주섬대며

짐을 재정비하고 가뿐하게 다시 일어서는 나그네들처럼 말이죠^^




● 일시 : 2010년 11월 20일(토) 13: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
              (구)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4장

● 자격요건 : 이번에 수능시험을 치르신 분들 중에서,
                    늘 마음에 새기던 격언이나 글귀를 공유해주신 분 중에서,
                    이왕이면 본인의 다짐이나 이야기까지 얹어주시는 분께
                    드리겠습니다~*

 * 초대장을 보내드릴 이메일 주소는 꼭 적어주세요^^


In Honor of

the hopeful bloggers of the Tistory


Ytzsche

(
http://ytzsche.tistory.com)

requests the pleasure of your joining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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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Saturday November 20, 2010



R.S.V.P
ytzsche.tistory.com

@ 사막의 도시 투르크메니스탄.



@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가 섞여드는 터키 이스탄불.


@ 동방명주가 하늘을 밝힌 상하이 와이탄.

파란 지붕 아래 살고 계신 G님,


G20 마치고 모쪼록 미끄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천안함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기에 골몰해서 객관적인 증거조차 부실한데 남북대결을 조장한 점,

민간인은 물론이고 여당 정치인까지 사찰하더니 이제는 범죄조직처럼 대포폰까지 동원한 점,

UAE에 원전 반값에 후려쳐서 들이밀고는 이 나라 군인들을 용병으로 끼워판 점,

한미FTA 협상에서 자동차만 내준다더니 은근슬쩍 쇠고기까지 내주려 하는 점,

국가안보를 포기했다던 전정권들에서조차 반대했던 124층 제2롯데월드를 순식간에 허용해준 점,

동네 구석구석 자리한 SSM문제로 지역 상권이 무너지지만 기껏 목도리 하나로 입씻으려 하는 점,

정권의 나팔수 KBS 수신료 인상시켜서 조중동의 종편채널 배불려주려고 야금야금 진행중인 점,

복지의 기본틀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나라에서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만 펼치고 있는 점,

모범적이던 인권위 파행으로 몰아넣는 등 강부자, 고소영 식의 코드인사로 문제를 일으킨 점,

견찰, 떡찰을 동원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과 노골적 비난을 통해 자살을 교사한 점,

세계 어느 나라보다 종교간 불화가 없던 나라에서 노골적인 기독교 편향을 드러내어 갈등을 조장한 점,

국민들이 원하면 안 하겠다더니 4대강이 결국 수심6미터 이상의 대운하로 변신중인 점,

용산에서 타죽어간 철거민들의 눈물은 나몰라라 부동산거품 키우기에 혈안인 점,

노사협상 테이블에 경찰이 들이닥쳐 급기야 노측 대표가 분신까지 시도하게 사주한 점,

반값 등록금 따위 대선공약은 고사하고 비리사학 부활시키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점..


여기저기 G덫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친구분들과 사진 찍으실 때는 모쪼록 '기무치' 대신 '김치'라고 해주시기 바라며,

친구분들께 각 나라 언어로 '미끄럼주의'가 무언지도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하나 더, 옆의 미키마우스와 너무 친한 척 하다가 다른 큰 나라 쥐들에게 단체로 다구리당하는

불상사는 피하시길,



P.S. 님의 죄목에 더 추가될 굵직굵직할 항목이 뭐가 있을까요. 워낙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져 놓은지라

하나하나 헤아리기도 쉽지 않네요.

두근두근, 아무래도 심장이 떨리기 마련이다. 백 명 중의 하나로 서는 거니까 티비 울렁증이라기보단

뭔가 '잘하면' 큰 돈을 따겠구나, 하는 초짜 타짜의 심정이랄까. 사실 그렇다. 대개 연예인인 유명인

한명과 나머지 백명, 그렇게 백한명 중에서 마지막 한 명으로만 남아있으면 되는 거니까. 보기에 따라

쉽다면 굉장히 쉽고 어렵다면 굉장히 어려운 퀴즈 게임이다.


일요일 오후 여섯 시, KBS 별관의 '일대백' 녹화장에 도착했다. 이미 술렁술렁하던 공기는 마치

도박장의 그것, 얼마전 다녀왔던 경마장의 그것과도 비슷한 냄새가 풍겼다.

상금을 탄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설레는, 내가 상금을 탄다면 그 상금이 이러저러한 절차에 따라

지급된다는 것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써야 했다. 벼락을 맞고 맞아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하는 확률의

로또보다 얼마나 현실적인가, 백일분의 일이라는 당첨 확률은. 게다가 몇십 퍼센트에 달한다는

로또나 다른 복권의 세금보다 얼마나 괜춘한가, 4.4%의 세금이라니.


물론 로또나 복권같은 벼락같은 행운과 퀴즈 프로그램의 상금을 똑같이 비교하는 건 무리다.

나 역시 며칠 바싹 신경쓴다고 신문을 보거나 책을 볼 때도 연도니 신조어니 그럴듯한 단어따위에

잔뜩 시선을 모으며 혀를 굴려 발음해보지 않았던가. 그러한 노고에 대한 정당한 결과랄 수도.

녹화 진행 순서에 대한 몇장의 안내문도 함께 나눠줬는데, 평소 이 프로를 한 번도 본 적 없던 나로선

매우매우 도움이 많이 되었던 내용이었다. 아, 그러니까 백 명의 사람들은 일종의 스펙타클을 꿈꾸는

배경화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한 명의 등장인물을 압박하는 유효한 심리적 압박수단인 거다.

이 날의 등장인물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CNBLUE의 정용화. 누가 더 똑똑할까, 벌써부터 치열한

나름의 승산 계산이 시작됐다.

진행자 손범수가 등장할 일 인과 함께 서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앙 무대, 양쪽에 포진한

방청객들은 아주아주 극적인 환호성과 웃음소리를 탑재하고 있었다. 굉장한 리액션들, 아무래도

그들은 백 명과 한 명이 마주선 이 원형극장의 진정한 주인공일지도. 아니, 사실 이런 프로그램의

흐름과 반응정도를 지배하는 건 그들의 환호성과 웃음소리, 공중파의 진정한 승자일지도.

내 자리에 섰다. 인터뷰를 한다는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자바라 마이크가 하나 서있고, 의외로

단촐한 버튼이 검은 박스 안에 숨어있었다. 서로간의 컨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슬쩍 꺼내보니 버튼은 총 네 개. 내가 눌러야 하는 버튼은 세 개 중 하나. 일대백은 삼지선다라며,

혹시나 4번을 누르면 무조건 탈락이라고 리허설 중 슬쩍 언급된 한 마디가 귀에 쫑긋 들어섰다.

혹여나 상금을 받는데 누를 끼칠 수 있는 나쁜 버튼 4번, 절대 안 누르겠다고 다짐다짐.

카메라는 한 예닐곱대 정도 되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백 명 중에 숨어 있으니 딱히 카메라의

압박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줄어가면서 불이 켜진 자리가 드물어질수록 그런

압박이 조금씩 커진 것도 사실. 그렇지만 그보다는, 문제를 하나하나 넘어가면서 휙휙 늘어가는

상금의 액수에 따라 왕성하게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의 흥분이 더 컸다. 뭐랄까, 이건 촬영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따느냐 마느냐, 라는 흥분이었던 거다. 포커에서 손에 든 패를 쪼는 그런 느낌과

이번 문제의 정답이 공표되기를 기다리는 삼엄한 몇 초 사이의 그런 느낌은 정말이지 똑같았다.

머리 위에서 말그대로 '쨍쨍' 비추던 조명 하나가 툭 꺼지는 순간, 그 흥분이 삽시간에 가라앉는 순간.

내 조명이 꺼지기 전에는 못 느꼈던 사실, 백 개의 조명이 백 명의 도전자를 각기 비추고 있던

그 뜨거운 조명이 하나둘 꺼지는 가운데 오히려 전체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오르더라는. 내가 그

레이스에 함께 하고 있을 때는 몰랐었다.

몰랐는데 매주 개그맨들이 세네명씩은 고정적으로 나와서 백 명 사이에서 감초 역할을 하며

분위기도 띄워주고 본인들도 퀴즈를 상대한다고 한다. 벌써 몇 번은 나왔다던 개그맨 변기수,

그리고 쩌뻐쩌뻐~ 이 분 누구시더라, 둘다 내가 꽤나 애정하는 분들. 변기수의 변칙적인 입담은

늘 그렇듯 주위를 뻥뻥 터뜨리는 폭발력이 있었다.

아..스포츠 문제 따위. 아..캔만드는 회사의 사주를 받은 이상한 문제 따위만 아니었으면 나머지

문제 다 맞추고 상금 탈 수도 있었는데. 눈앞에 백일분의 일, 아니 이십분의 일 정도의 확률까지

다가섰던 몇백만원의 상금이 맥주 거품처럼 사그라들고 말았다. 복불복, 시사상식 따위는 전혀

나오지 않는, 관계자분 말마따나 이건 '교양'이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Q. 최근 한국의 음주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올 상반기 맥주 판매량 중에 유난히 급증한 것은?

1) 캔맥주
2) 병맥주
3) 생맥주


Q. 다음 중 몸의 색깔이 변하는 보호색을 갖고 있지 않은 동물은?

1) 불가사리
2) 문어
3) 청개구리

Q. 고무신, 고무지우개, 이 때 '고무'는 어느나라 말일까?

1) 한자어
2) 일본어
3) 프랑스어


세 문제의 정답을 모두 맞추셨다면 일대백에 도전해보시길.ㅎ






'새삼' 블로그 소개와 미야자키 하야오 팬레터. 에서 미리 올렸었던 글, 아무런 가감도 되지 않은

그대로 책 끄트머리에 소개되었다. 여기저기에 넘겼던 글들이 약간씩 손질되었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면 정말 가장 고마운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이 전부 담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뭐. 무엇보다

저 반지 사진이 그대로 실렸다는 게 꽤나 반가웠다는.

다음 장에는 내가 도쿄의 '에도도쿄건축공원'에서 찍고 이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들이 컬러로

보기 좋게 편집되어 담겨 있었다. 전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들이다. 다시금 올 여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



내 사진들과 블로그 소개글이 담긴 '예술분야' 신간은 "애니메이션 사랑을 탐하다"라는 책이다.

대학교수님이신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을 유치한 아이들용으로만 여기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우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와 상징들을 말글로 쉽게

풀어내고자 한다. 그의 애니메이션 한 편으로 이렇게 풍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잔뜩 뽑아낼

수 있다는 건 사실 나 역시 크게 공감한다. 그의 작품 하나를 리뷰하기란, 왠만한 책이나 영화를

리뷰하기보다 훨씬 어렵던 거다. 숨어있는 의미도 많고, 이리저리 읽힐 수 있는 결도 많고.


아마 애니메이션은 그 안의 공간을 세세한 소품 하나하나까지 전부 창조해 내야 하기 때문 아닐까.

그런 데다가 하야오가 만들어 내는 그 같은 듯 다른 세계의 정밀함과 '레알'함이 더해지니 더더욱.

이 책만 해도 작품 네 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추억은 방울방울', 이 네 편으로 책 한권이 만들어졌다. 사실 개별 작품 하나하나로도 책 한 권의

이야기는 나올 수 있는 이미지와 스토리가 꾹꾹 눌러담긴 것들일 텐데, 저자가 욕심을 버린 게다.

그리고 마지막 부록으로 담겨 있는 '이미지를 제공해준 블로그'. 거기에 내 블로그 소개글과

컬러판 사진이 담겨있다. (읽고 싶으신 분은 가까운 서점을 찾으시길..현재 '예술'분야 신간부문에서

괄목할 판매성적을 보이며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되었다던데.)

내 이미지들이 들어가 있는 1장,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다룬 챕터의 제목은 '그리움'.

저자는 하야오의 작품 네 편에서 그리움, 두려움, 입맞춤, 결혼이라는 네 가지 열쇳말을

잡아내어 강의하듯 이야기를 풀어간다. 실제로 대학교 교양수업 강의자료로 쓰일 예정인데

이런 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분석하고 이야기를 이리저리 진지하게

들춰보는 책은 처음인 거 같다. 아직은 몇 페이지 들춰본 정도지만, 술술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개론서와 본격 서적 사이의 균형을 잘 잡고 있는 듯.



뭐, 대학교 교양수업에서 쓰인다니 책이 많이 많이 팔리지 않을까 기대되지만 내게 좋은 건

딱히 없고. 다만 그 학생분들께옵서 이 미천한 블로그를 몸소 방문하시어 이리저리 구경하다

가면 좋을 텐데. 난 사진을 발로 찍는 것 같다, 라는 불만에 빠져있던 요새 굉장히 기분좋은

일이었다. 본문에 드문드문 들어가 있는 사진들에 ⓒytzsche.tistory.com 이란 문구가 전부

붙어있는 데다가 은근히 많이 쓰여서 좋았지만 굳이 아쉬운 걸 잡아내라면, 그 사진들이

칼라가 아니라 흑백이어서 조금 아쉬웠다는 정도. 내 평생의 소원 중의 하나인 내 이름이 박힌,

내가 쓴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사진들이 들어가 있고 내 글이 두 페이지에 빼곡히 실려있어

사적인 애정이 듬뿍듬뿍 담기는 책이다.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어버렸다.

자원해서 나선 거긴 하지만, 아무래도 '퀴즈'라는 형태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하다.

대체 '양천리'가 어디에 붙은 동네인지 알아서 뭐하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짝퉁 상품이 뭔지는

알아서 뭐한단 말인가. 게다가 셜록홈즈 사무실이 있던 곳의 정확한 주소는 또 알아서 뭐하려고.


내가 처음 퀴즈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졌던 건 고등학교 때. 옆 학교 친구들이 장학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문제도 맞추고 상도 받는 게 좋아 보였다. 우리 학교야 90여년의 전통에 누가 된다며 그런

티비 프로그램에는 나가지 않는 게 방침이라고 어느 선생님에겐가 듣고 조금 실망했었다. 나가면

남들 못잖게 잘 할 수 있을 거 같았고, 상금도 받으면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었지만 대학교 등록금을

보태든 어쩌든 부모님도 좋아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들어온 대학교 3학년, '골든벨'인가 그걸 울렸다는 친구가 우리 과 새내기 후배로 들어왔다.

그때쯤 난 그런 단답형의 퀴즈를 맞추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국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 딱

걸맞는 천박한 수준의 테스트 혹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별반 감흥은 없었지만.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까지 그런 주입식, 암기식 교육 체제에 잘 길들여졌음을 보여주는 지표 중의 하나가

퀴즈에 대한 단답식 대답에 '재능'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대학교에 들어왔으니 그런

퀴즈풀기에 적합한 접근방식의 지식쌓기는 그만둬야 한다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군대에 있을 때,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나기로 맘을 먹고 나니 너무 막막했다. 상금을 노리고

무작정 '퀴즈가 좋다'던가, 무슨 프로그램에 예선신청을 했었는데, 날짜 맞추어 휴가를 나가 휘적대며

방송국 대기실에 갔더니 전부들 손에손에 책과 노트, 프린트물들이었다. 질문, 답, 질문, 답, 누가

언제 만든 책의 제목은? 뭐시기뭐시기, 이걸 가리키는 순우리말은? 뭐시기뭐시기. 그런 걸로 빼곡한

글자들을 눈이 빠져라 노려보는 사람들을 보니 겁을 먹었다. 아..이 사람들은 저걸 다 외웠나. 재미도

없고 그 퀴즈 문제로 아무런 생각거리나 의미도 던지지 못하는 뚝뚝 끊어진 것들을.


말하자면 그것들은 아무런 내용이 없는 텅 빈 마침표들의 연속. 세종대왕이 누구의 몇째 아들인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몇 미터인지, 최근 한국의 아르바이트 법정시급은 얼마인지, 그거 하나하나를

외우는 게 대체 나의 무슨 능력을 측정할 수 있을까. 암기력. 인내력. 그리고 아마도..상금에 대한 열정.

혹은 명예에 대한 열정도 조금. 그 열정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건 개인적 차원에선 취미활동,

자신감 획득을 위한 수단, 자부심의 원천, 심지어는 생계활동일 수 있으니. 다만, 퀴즈에 한 단어로

답하기 위한 준비행위, 그 '공부'가 갖는 무미건조함과 무의미함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당연히 예선에서 떨어졌고, 그 이후로는 퀴즈 프로그램에 나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저런 따분하고

지리한 공부 같지도 않은 공부를 해야 예선이라도 통과할 텐데, 그런 암기식 공부는 고등학교 때까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미 천만원, 이천만원을 훌쩍 넘어가던 퀴즈프로그램이 내건 상금에 대한

욕심은 여전했지만 그걸 받자고 그런 고시공부보다 재미없는 공부를 하고 싶진 않았던 거다. 작년인가

내가 속한 어느 모임에서 퀴즈 프로그램에 나갈 사람을 모집했지만 전혀 내키지 않아 신청도 안했었고

그런 상금을 사냥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부할 사람들 몫이라고 지레 포기하고 있었다.


퀴즈는 그 질문의 답에 대한 앞뒤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 전체적인 그림이나 상황에 대한 깊이있는

사고를 하고 있는지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다. 너무나도 심플해서 단순무식하다. 그저 그 한 단어를

알고 있으면 통과, 모르면 탈락이다. 흔히 퀴즈대회에서 우승하는 사람들을 두고 '상식이 많은 사람'이라

말하는 거 같지만, 그런 게 상식일지 모르겠다. 시사상식 퀴즈를 잘 맞추는 것과 시사문제를 잘 이해하는

것도 분명히 다른 일이다. 퀴즈를 잘 맞춘다고 똑똑하다고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다. 공부를 잘한다고 꼭

똑똑하란 법이 없듯, 퀴즈를 잘 맞춘다고 똑똑한 것도 아닌 거다. 정답 아니면 오답, 맥락은 필요없고

한 단어로 끝, 이란 심플한 세상은 되려 똑똑한 사람들에겐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물론 똑똑한 사람들이 퀴즈도 잘 맞추고 공부도 잘 할 가능성이 높을지 모른다. 그리고 사실 지금은

조금 내 생각도 바뀐 게, 약간 타협한 상태랄 수도 있겠다. 퀴즈 문제에 대한 건조한 질문과 짧은 대답은

정말 그의 지력이나 능력에 대한 지극히 일부의 부분, 암기력만을 잴 뿐이지만, 다만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사, 경제, 정치,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대해 두루 접하고 폭넓게 정보를 수집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전히 그런 식으로 퀴즈에 답하기 위한 '공부'가 단순히

새로운 어휘나 숫자들에만 집착할 뿐 전체의 맥락이나 사건들에 대한 의견을 형성하고 사고를 깊게

하는데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지레짐작'은 여전하지만.


결국 내 생각은 그런 거다. 퀴즈 공부를 하고 신청하는 이유는 결국 물질적, 정서적 보상을 노리고.

그렇지만 퀴즈 자체가 공부가 되는 순간, 고등학생 이전의 주입식/암기식 교육 시스템에 다시 들어가

버린다는 거다. 그건 아무런 실익도 긍정적 효과도 의미도 없는, 그야말로 시험(퀴즈)만을 위한 공부.

한발 더 나아간다면, 이런 식으로 퀴즈를 맞추는 승자에게 상금을 주는 건 좀 이해할 수 없기조차 하다.

그들이 암기를 잘하는 것에 대한 상을 주는 건가. 사람들의 기계적, 무비판적 암기와 맥락없는 지식

과시를 독려하려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차라리 100분 토론 같은 데 나와서

말 잘하는 사람에게 주던가.



● 일시 : 2010년 11월 4일(목) PM 11:48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
                 (http://ytzsche.tistory.com)

● 자격조건 : 1대100 퀴즈프로그램에 나가서 
                    쪽팔리지 않을 정도로
                    삼일 내에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시는 분 3명
(ex. 유용한 홈페이지, 까페 혹은 예상문제 자료를 구하는 법
      혹은 문제를 살짝 유출시켜 주셔도 좋습니다)

+ 초대장을 받을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꼭 남겨주세요~*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3장

● 특전 : 도움이 크게 되신 분께는
              방송에서 이름을 불러드리며 감사를 표하겠습니다^^;


In Honor of

the hopeful bloggers of the Tistory


Ytzsche

(
http://ytzsch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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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Thursday November 4, 2010



R.S.V.P
ytzsche.tistory.com



오랫동안 고시공부하던 친구가 절박하게 물어왔다,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냐고.

돌아보니 내가 취업준비생이라는 약하디 약한 자의 입장에서 사십여곳에 자기소개서를 써제끼던 때가 벌써

일년가까이 지나고 있었다. 무슨 '자기소개서의 달인'도 아니고 친구녀석에게 뭐라 확신을 줄 만큼 정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정답이 아니라 기본자세만 알려준다는 심정으로 몇가지 팁을 줬다.

자기소개서 쓰기를 집짓기에 비긴다면, 그래서 이런 과정을 탄탄히 밟아간다면, 최소한 짚으로 만들어 금방

비바람이 새고 무너져내리는 집 정도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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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기 전 벽돌 모으기 >

1. 해당 기업에 대한 홈페이지 자료 모으기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뒤져서 인재상, 비전, CEO인사말에서 강조되는 공통점을 추출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몇번에 걸쳐 반복되거나 변주되는 단어들을 그대로 벽돌처럼 자기소개서에 박아넣을 때,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가 자사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해왔구나, 친숙하구나 라고 느끼지 않을까. 예컨대

대부분의 기업이 '고객만족', '고객지향', '고객제일' 등의 단어 중 한 단어만을 골라 죽어라고 홈피에

도배해놓는 행태를 보인다. 그게 그말이지만, 그 기업의 어법이라거나 jargon처럼 쓰이는 '빈출단어'를

활용한다면 아무래도 읽는 사람의 눈에 훨씬 익어보이는 게 인지상정일 게다.



2. 해당 기업, CEO에 대한 기사자료 모으기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에 해당기업명 혹은/그리고 CEO의 이름을 키워드로 해서 대략 3-6개월치

신문기사를 찾아본다. 기업이 처한 시장상황이나 이슈, 그리고 최근 기업이 공표한 전략이나 가치에 대한

정제된 내용과 어구를 모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자료들을 모아두면 특히 실무면접이나 CEO 면접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CEO들도 아무래도 본인의 기사는 찾아보게 될 테고, 특히나 기사가 자신에게

우호적이거나 넓은 지면을 할애해 주었다면 뇌리에 남아있을 터, 그러한 기사에서 건드렸던 이슈나

칭찬거리들을 모아두는 건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위한 다목적용 벽돌을 구워두는 셈이다.



3. 자신의 이력을 연대기 형태로 정리해 두기

자신의 삶에서 어떠한 부분을 어떻게 떼어내서 자기소개서에 써야할지는, 사실 지원하는 기업의 성격,

업태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의 경험들을 연대기순으로 정렬시키고

각 이벤트들에서 끌어낼 수 있는 가치라거나, 설득력있는 '이야기꺼리'들을 미리 브레인스토밍해둔다면

본격적으로 집을 짓기 시작할 때 시간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자신의 경험들을 어떠한 방향으로

끌고 가서 어떠한 장점과 성격을 드러낼지는 어느정도 글쓰기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서 동아리장을 맡으면서 어떤 행사를 치뤄낸 경험이 있다면, 거기에서 책임감, 융화력,

리더십, 혹은 팔로어십, 높은 성취욕, 근성 등등 포인트를 잡아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자기 몫인 게다.

어쨌든 연대기 형태로 정리된 경험들은 언제든지 펼쳐보고 필요한 부분을 떼어서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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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 잡기 >


1. 질문의 포인트 잡기

지원동기, 입사 후 계획, 입사 후 포부, 10년후 나의 모습, 자신의 장점 및 단점, 자기 소개, 가정환경 및

성장배경, 이런 식으로 단어로 제시되는 질문들이 있고, 귀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과

그 이유(가족제외, 2명)를 설명하시오,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를 기술하시오, 재학중 경험한 과외활동에

대하여 기술하시오, 이렇게 문장으로 제시되는 질문들이 있다. 어떤 경우던 올바르게 이해하고 답한다면

크게 문제될 거야 없지만, 이럴 때 좀 고민을 하게 된다.

"3번, 지원 동기. 4번, 입사 후 포부. 5번, 입사 10년후 나의 모습."

지원동기와 포부,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란 건 사실 조금조금씩 겹치기 십상인 거라고 난 생각했고,

그래서 대체 어떻게 이걸 구분지어서 내용을 만들어야 할까는 늘 고민이었다. 정답은 없지만, 이럴 땐

스스로 질문의 포인트를 선명하게 구분지을 수 있게 자소서를 쓰는 게 관건이 아닐까 한다. 동기는 A,

포부는 B, 미래의 모습은 C로 명료하게 구분시킬 자신의 장점과 경험을 드러내야지, 동기는 A, 포부는 A',

미래의 모습은 A''가 되어서는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까.


미리 자신이 이 질문에 어떤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경험을 쓸 것인지 키워드를

잡아두면 나중에 쓸 때 편했다. 쓰다보면 자칫 방향을 잃고 중구난방이 되기 쉬우니까 일종의 나침반

역할도 해주고. 사실 또 그러한 키워드가 나중에 소제목 달 때 그대로 녹아들어가기도 한다.



2. 벽돌 실어나르기

미리 홈페이지와 기사들에서 모아둔 벽돌들, 키워드와 문장들이 쓰임직한 질문에 옮겨놓는다. 생각해둔

키워드에 부합하는 자신의 경험과 이력도 역시 옮겨놓는다. 이제 이걸 어떻게 잘 얼기설기 엮어서

문장으로 곱게 땋아내릴지가 집짓기, 자기소개서 쓰기의 포인트가 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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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 쌓기 >

1. 자기소개서의 문장論

문장 자체가, 너무 길다거나 문학적, 혹은 현학적이면 좋지 않고 최대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쓰여야

할 거다. 기자직 같이 글빨로 먹고 사는 직업에 지원하는 것이라면 좀더 현란하고 유려한 글쓰기가

큰 관건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담백하고 차분한 호흡의 글을 바라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렇게

튀지 않고 무난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입맛이 반영된 건지도, 혹은 다소 위험을 무릅쓰기보다

안전하게 가려는 한없이 약한 취업준비생의 안전제일주의 때문일지도.



2.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표현하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반적인 특성-성실하다, 열정적이다, 리더십이 있다..-만 쓰고 치울 것이 아니라

선명한 사례를 제시해 줘야 한다. 동아리장을 맡았을 때 이런 행사를 이렇게 성공적으로 해냈다, 누구에게

어떠한 평을 들었다, 어떠한 경험을 했고 이러한 교훈을 얻었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고유한 경험에 기대어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최대한 효과적으로 드러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효과적'이라는 말은,

굳이 경험의 전후를 지루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간결한 문장 한두개로 압축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어차피 말하고자 하는 건 그 경험 모두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자신이 거기서 무엇을 얻었는지, 혹은

자신이 거기서 어떤 능력을 보였는지에 대한 설득력있게 입증하는 거니까..인사담당자가 쓱 읽고 지나갈 때

어라, 이게 뭘 말하려는 거야, 라거나 그래서 어쩌라구, 혹은 지루하구만, 이렇게만 생각치 않게하면 되지

않을까나. 좀더 노골적으로 말한다면, 어차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라는 거, 다 거기서 거기다.

성실하고 열정있고 창의력도 있고, 인화력에 포용력에 리더십까지 갖춘, 결국 좋은 건 다 갖춘 사람이다.

어떤 경험을 이야기해도 그러한 긍정적인 가치 한두개야 뽑아낼 수 있는 거고, 그러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란

걸 무리없이 전달해내면 되지 싶다. 자신이 부족한 혹은 나쁜 사람이란 얘기는 아무도 안 할 테니까.



3. 주어진 칸만큼 주어진 기회!

물론 뻔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쓰는 건 자폭행위나 마찬가지일 거다. 앞에 쓴 문장을 조금 바꿔서 뒤에

첨언하고 첨언하고..그런 식으로 칸을 채우는 건 차라리 안 채우느니만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300자 이내건, 1000자 이내건, 혹은 2000자 이내건, 주어진 칸은 그만큼 주어진 기회라고 본다. 꽉 채워쓸 때

얼핏 봐도 성의있어 보이기도 하고, 안간힘을 써서 썼겠다는 우호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무작정 꽉꽉 채워쓰는 것도 좋지 않다. 적절히 문단을 끊고, 소제목을 달아주는 게 보기에도 훨씬

좋고 내용을 파악하기에도 쉽기 때문이다. 각각의 문장이 뚜렷한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배치되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군더더기처럼 잔뜩 붙어있는 말들로 인해 분량이 넘치는 걸 덜어내는 것도 문제가 된다.

결국 너무 과묵해도, 너무 수다스러워도 문제인 거 같다. 어디까지나 인사담당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들이 자기소개서를 아무리 정독하려 애쓴다고 해도, 이미 수천장의 자기소개서가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을 그들의 시선을 유린해서 좋을 게 없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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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둘러보기 >

 

1. 소제목 달고 퇴고하기

질문당 몇백자 이내라고 되어있던간에, 소제목을 달아넣는 것은 필수인 것 같다. 실제로 경험상 소제목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던 때와 달기 시작한 이후의 자기소개서 승률은 차이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주위 사람들도

전하는 이야기니까 소제목 다는 건 정말 필수라고 보면 될 거 같다.

구체적으로는, 보통 300자 이내는 한 개 정도 문단으로, 그리고 500자 이내는 두개 문단으로 쪼개되, 500자

이상은 소제목을 두 개쯤 다는 것이 적당한 듯 했다. 소제목은 앞서 말한 것처럼 애초 질문에 대해 자신이

노출시키고 싶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얼만큼 튀는 소제목을 달지는 자신의 결단력, 그리고 지원 기업의

보수성 정도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예컨대 "도전정신과 나눔정신", 이런 조심스럽고 온건한 제목을 달 수도

있고, "보석같은 기업의 일원이 되기 위하여" 같은 식으로 문장을 구사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2. 전반적으로 흐름 체크하기

몇 개의 벽돌을 떼어내서 오려 붙이는 ctrl+C, ctrl+V 신공을 펼치는 것은 괜찮지만, 다 쓴 후의 검토는 필수!

실제로 이전의 기업명이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송되는 불상사가 종종 발생한다. 그리고 혹시 같은

경험을 두번 써먹지는 않았는지, 동일한 문구..벽돌을 두번 써먹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 이전에 올렸던 글이지만 이즈음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다시 발행.





@ 서울대공원, '가을방학'의 '가을방학'이란 노래가 떠올랐던 낙엽길에서.



넌 어렸을 때부터 가을이 좋았었다고 말했지
여름도 겨울도 넌 싫었고
봄날이란 녀석도 도무지 네 맘 같진 않았었다며
하지만 가을만 방학이 없어
그게 너무 이상했었다며
어린 맘에 분했었다며 웃었지

넌 어렸을 때부터 네 인생은
절대 네가 좋아하는 걸 준 적이 없다고 했지
정말 좋아하게 됐을 때는
그것보다 더 아끼는 걸 버려야 했다고 했지
떠나야 했다고 했지

넌 어렸을 때만큼 가을이 좋진 않다고 말했지
싫은 걸 참아내는 것만큼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을 맞바꾼 건 아닐까 싶다며
하지만 이맘때 하늘을 보며 그냥 멍하니 보고 있으면
왠지 좋은 날들이 올 것만 같아

처음 봤을 때부터 내 마음은
절대 너를 울리는 일 따윈 없게 하고 싶었어
정말 좋아하게 되었기에
절대 너를 버리는 일 따윈 없게 하고 싶었어

너무나도 늦어 모든 것들이

넌 익숙하다 했지 네 인생은
절대 네가 좋아하는 걸 준 적이 없다고 했지
정말 좋아하게 됐을 때는
그것보다 더 아끼는 걸 버려야 했다고 했지
떠나야 헀다고 했지
신님,

그간 신님께서 제게 얼마나 냉정하셨는지는 신도 알고 나도 아는 일입니다.

흔한 레퍼토리로 조상님이 꿈에 나타나서 번호 여섯 개를 불러주는 일도 없으셨고,

드라마에서 보듯 대기업 총수가 불쑥 나타나 '내가 니 애비다'하는 일도 없었으며,

자동차를 걸고 노트북을 걸고 널리고 널린 경품행사에서는 늘 개인정보를 베풀기만 했으며,

주위의 자랑질처럼 택시를 타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도 두툼한 지갑 하나 줍는 일도 없었고,

하다못해 어렸을 적부터 커피 자판기며 음료수 자판기의 잔돈 구멍을 후벼도 백원짜리 두개를 못 봤습니다.


남들보다 착하게 살았느니, 누구 해꼬지 한 적 없다느니 구구하게 이야기 안 하렵니다.

이제 제게도 천원에 로또를 사서는 십원에 폐지로 팔아야 하는 슬픔 대신

준 돈보다 받은 돈이 열배는 뻥튀기로 돌아오는 환희를 맛보게 하소서.

그저 천원짜리 마권을 사서는 오만원짜리 현찰과 바꿀 수 있는, 조그마한 축복을 내리소서.


아멘할렐루야나무아미타불알라.


*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쥐고 있던 돈다발들. 내 돈도 아니고 쥐었다가 금세 사라질 돈들, 아쉬워서 사진이나.

* 알제리에서 쥐고 있던 돈들, 저 돈들로 부채를 만들어 바람을 부쳤더니 똥냄새가 풀풀 났었지만 그래도 좋더라는.

그게 바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의 숨겨진 의미.

* 현실은, 지갑속엔 이천원이 딸랑딸랑. 카드를 쓸수록 지갑이 두꺼워지는 마술이 일어나고 있다는.

쌓여가는 명세서를 세절기로 찢듯 가늘게 짝짝 찢으며 느끼는 쾌감 대신 두툼한 지갑에서 돈냄새를 맡고 싶어요.

집사야 되는데.;;;;



A: 용감한 선생님의 사진이 막 돌아다니는구만

B: 사랑이야
B: 뭐 둘이 사랑하면 잘 수도 있고
B: 선생제자 따위 관계야 뭔 상관이여, 고딩3년이나 대딩1년이나.

C: 선생 애가 초등학생이래자노ㅜ


A: 난 폭간 남녀라고 생각함

B: 바람 한번 핀다고 이렇게 죽어라 광고당하며 돌팔매질 당할 일인지

C: 역쉬

B: 온국민으로부터 돌맞고 있자나
B: 남들 먹는 만큼만 욕먹음 된다구

C: 어떤사람들은
C: 그 여자를 부러워할지도몰라
C: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 동영상도있대

B: 사실 이렇게 되풀이 반복재생하는 이유는,
B: 남자의 경우 어린시절의 환타지를 대리만족하는 쾌감
B: 여자의 경우 낯설고 금기된 조합에 대한 호기심과 유혹
B: 뭐 그런거겠지 
B: 결국 저 둘을 대표선수로 차 안에 가둬놓고 차흔들어대는 거 온국민이 구경하는 꼴 아닌가

A: 명쾌한데

C: 글게

A: 그래도 폭간남녀

C: 글서 너는


A: 아무나 못함

C: 대리만족 느꼈어?ㅋ

B: 아니 뭐, 카섹 이야기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B: 이십살정도 나이차도 별거 아니고

C: 흐잉
C: 나한텐 별건데
C: ㅜㅜ

B: 섹스 자체도 별거 아니고
B: 그냥 남녀가 신체를 갖고 서로 행복하게 해주는 거자나
B: 마음으로 행복하게 해주나, 말로 행복하게 해주나,
B: 몸으로 행복하게 해주나.

C: 근데, 누군가에겐 상처자나.
C: 그 남편이나 애나

B: 그니까 남들 먹는만큼만, 욕해도 좋은 사람으로부터 욕먹어야지
B: 사진도 돌고 신상털리고, 이제 둘다 자살하면 잠시 조용했다가 또 사냥감찾아나서겠지 모
B: 물론 잔뜩 기사화해놓고 '네티즌수사대' 발동시켜 놓고 뒷짐지고 구경하는 찌라시들의 문제가 더 크지만.

C: 울나라사람들.
C: 캐는거엔 다들 전문가자나 ㅋㅋ
C: 걍 재섭게걸린거지모

A: 폭간남녀야

B: 부러움 걍 닥치고 보면 될 텐데 ㅉㅉ
B: 한마디씩 하면서 '난 순결해' 요따구 자기과시 내지 자기증명하려고 기를 쓰는 거야

A: 변태들
 


* 엊그제 두남자 한여자의 메신저 토크, 살짝 재구성.

 

이런 기분이랄까. 내게 보이는 세상, 나를 둘러싼 세상은 온통 눈이 부시게 강렬하고 적대적인데, 슬쩍 꺼내든

핸드폰 액정으로 비쳐드는 싱싱하고 또렷한 총천연색의 예기치 않은 풍경을 바라보는.


사실은 내가 직접 맨눈으로 보는 풍경이나 핸드폰 액정을 거울삼아 비쳐보는 풍경이나 그놈이 그놈인데,

그래도 저렇게 햇살이 온 세상을 점령해버린 날에 손바닥보다도 액정으로 반사시킨 풍경은 뭔가 안타깝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한 거다. 액정에서 원쿠션 튕겨서 들어오는 풍경의 사이즈나 깊이나, 보고 싶은 걸 맘대로

보고 느끼기에는 너무도 제약이 많고 아쉽기만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나마 볼 수 있다는 데야.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가는 데에만 열 몇시간이 소요된다 하여, 진즉 주문해 두었던 조정래의 '허수아비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썼던 이 굉장한 소설가가 새롭게 발표한 신작인데 이렇게 잠잠해서야, 그가 건드린

경제민주화라는 주제 자체가 역시 지금 이 시대 살아있는 권력을 바로 겨누고 있단 반증인 건 아닐까 싶어

얼른 사버렸댔다. 리뷰는 출장 다녀와서 바로 올리려고 스스로에게 약속하는 중.


아, 출장지는 투르크메니스탄.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있는 일명 '중앙아시아의 북한'이라는 공산국가.

김태희가 밭을 매고 송혜교가 접시를 닦는다는, 미녀 많기로 소문난 그 '-스탄' 국가들 중의 하나인지라

카메라 배터리는 넘치도록 챙겼을 뿐 아니라 망원렌즈까지 준비해 가긴 하는데, 다녀와서 그 결과물들을

공유해 볼 생각.ㅋ


10일, 내일부터 15일까지 5박 6일. 터키 이스탄불은 6년만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고등어 케밥을 다시 한번

맛 볼 수 있을 줄이야. 비행기 안에서 푸욱 자려고, 그리고 그간 밀렸던 것들 정리한다고 여태 안자고 있다.


다녀오겠습니다~* 새 글 안오른다고 넘 썰렁하게 이 곳을 비워두진 말아주시길..;






누굴까, 이렇게 여행 가방에 탑을 쌓아올리듯 옷가지들을 소복하니 쌓아두곤 뚜껑도 안 닫고 떠나버린 사람은.

헤이리에 차를 대고 나서 룰루랄라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저 이쁘장한 분홍빛 클래식한 여행가방을 발견했다.


쏴아~ 하고 불어오는 바람소리도, 그 바람에 괜시리 마음흔들다 나부끼는 낙엽들의 춤사위도, 그리고 문득

서늘해진 가슴도, 점점이 하얀 빛이 새어드는 파랑 하늘도,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을이다.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차로 돌아오니 가방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왠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맛좀 보라지, 하는 표정으로 다짜고짜 여행가방을 싸짊어지고 여행을 떠나는 '불평분자' 아닐까 상상을 잠시.

머릿속에서 탁, 여행가방이 단호하게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근데 현실은...여행이 아니라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능.)


@ 헤이리.

친구 B에게 전해들은 훈훈한 네이트온 해킹 사례. 이야기 순서와 멘트 내용까지 아마도 매뉴얼화되어

있는 듯한 그들의 지능적인 범죄에 맞닥뜨리면 막상 모두 당황할 수 밖에 없을 듯. 엉망인 맞춤법과

의도적인 띄어쓰기를 주목해서 B의 멘트를 따라가 보시길. (ex. 급^이^체, 뱅^킹 등)

A: 자리에 잇어 ?


B: 언니!!!!!!


A: ㅋㅋㅋ


A: 짐 사무실이야 ?


B: 네


A: 짐 바뻐 ?


B: 아녜요 말씀하세용 :)


A: ㅇㅇ


A: 급한일 잇어서 부탁좀 할라구


B: ??


A: 짐 급 이 체 할라구 하는데


B: 아 몬데요??


A: 뱅 킹 자꾸 에러 떠서 그래


A: 먼저 나 대신 보내줘


A: 돈은 5시전으로 넣어줄게


A: 부탁할게

 
순간 당황해 버린 채 친한 지인의 부탁을 들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다행히도(!)

둘을 아는 다른 친구 C에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C: 해킹당한거야 네이트온 아이디;;


친구 C의 쿨한 조언 덕에 더이상 대꾸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니 다행히도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대는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더이상 하지 않았다고. 그렇지만 잠시 후. 


C: 나한테도 말건다 지금


B: 아정말요?;


C: 내가 응?이라고 하면 존댓말로 바꿀껄?


A: 자리에 잇어 ?


C: 응?


A: 짐 사무실?


C: ㅇㅇ


A: 짐 바뻐 ?


C: 아니!~


A: 급한일 잇어서 부탁좀 할게


A: 짐 급 이 체 할라구 하는데


A: 뱅 킹 자꾸 에러 떠서 그래


A: 먼저 나 대신 보내줘


C: 급한거야??


C: 얼마나?


A: 삼백만


C: 삼백?


A: ㅇㅇ


C: 지금 통장에 150밖에는 없는데;;


A: 함 부탁할게


A: ㅠㅠ


A: 먼저 마이너스로 보내주면 않돼?


C: 나 마이너스 없는데


A: 이백않돼 ?


C: ㅇㅇ 통장에 150이야


A: 금방 친구한테 백 빌렷는데


C: 아그래?


A: ㅇㅇ


A: 이백만 좀 해줘


A: 부탁할게


A: 돈은 5시전으로 꼭 넣어줄게


C: 글쎄 있어야 주지 150안되면 말아야지 뭐


A: 이백 않돼 ?


C: ㅇㅇ 미안해;;


A: 짐 바로  보내줄수 잇어 ?


A: 금방 50 구했어


A: XX은행 XXX   XXX-XXXXX-XXXXX


A: 여길로 넣어줘


A: 나 이름으로 넣어주면 돼


C: 누구야 이사람은?


A: 걍 넣으면 돼


C: 아 그래? 누구이름으로 넣으라고?


A: 확인만 하면 돼


A: 나 이름으로 넣어라구


C: 잠깐만 기다려


A: ㅇㅇ


 


이야기의 순서도 슬슬 옭아매는 멘트도 거의 틀림없이 똑같이 구사하는 이런 사람, 조심하세요.

매뉴얼까지 갖춘 채 공략하는 데야 순진한 사람들이 당해낼 재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심 또 조심!


그리고 요새 하도 엠에센이나 네이트온을 통한 금전 사기가 많으니 대화중 몇 개 민감한 단어가

뜨면 경고 메시지와 '신고하기' 버튼이 나타나던데, 이놈의 메신저가 멍청한 건지 어떨 때는

잔뜩 반응하고 어떨 때는 잠잠하고. 몇 개 시험해 봤는데 결과는 보다시피 그닥 신통찮다.

각자 조심하는 수 밖에는 없는 정글 속을 살아가는 건가.






@ 도쿄.




매년 쓸 다이어리를 고르는 건 꽤나 중요한 연말 이벤트 중 하나.

무려 일년 동안 들고 다니며 일정을 챙기고 감상을 끼적일 수첩이니 그 짜임새나 편리함을

심사숙고해서 골라야 하기도 하고, 다이어리가 이뻐야 일년 내내 챙겨다니며 쓸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들고 다니는 건 만년필 회사 워터맨에서 받은 노란색 가죽의 두툼한 다이어리.

4, 5월까지만 해도 하루에 할당된 공간이 모자라다고 툴툴거리며 빼곡하게 채웠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이가 빠지더니 이젠 급기야 듬성듬성 헐벗어버렸다.


문득 펼쳐본 다이어리가 근 반달 가까이 순결하게 남아있어 살짝 충격. 당장 추석 연휴에

어디어디를 다니며 뭘 했는지도 제대로 기억하기 힘든 상황인데, 씌여진 기억이나마

남아있지 않으면 헛 살아버린 듯한 망연함.

9월 마지막 주가 시작되기 전 다시 바싹 조여매는 정신줄.


(사실은 트위터나 블로그 같은 공간에 글을 끄적거리면서 다이어리에까지 글자를 새겨넣을

욕구나 열정이 조금은 식어버린 탓도 크지 않을까 싶다.)






@ 한강고수부지 잠원지구-반포지구.


걷다보면 어느순간 다리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굳이 한걸음씩 새겨넣으며 의식하지 않아도, 그냥 제가 알아서

왼발 오른발 규칙적으로 따박따박 번갈아 내딛는 거다.


그렇게 걷고 있던 내 옆에서 함께 흐르던 한강 수면에는 색색깔의 피아노 건반이 그려져 있었다. 까뭇까뭇하게

흘러내리는 한강의 물살 위에 그려지는 가늘고 긴, 알록달록한 건반들.








처음에 상상했던 건 음식쓰레기 담아버리는 검정색 비닐봉다리쯤에 빨대 하나 꼽아선 설렁설렁

묶어둔 봉다리 하나. 근데 생각보다 두툼하고 지퍼백도 달려있는 그럴듯한 '봉다리'여서 조금 놀랬다.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이 '봉다리 칵테일'의 외장 만으로도 홍대의 명물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맛이야 뭐, 거의 생후 최초로 마셔본 무알콜 칵테일인지라 그냥 맛있는 탄산음료 마시던 느낌.

이름이...스트로베리트위스트였던가. 뭐였지.;;


@ 홍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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