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사쪼이 쪽에서 센트럴을 바라볼 수 있는 해변 산책로, 스타 페리를 탈 수 있는 선착장 바로 옆에는 2층짜리

 

뷰잉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월, 수, 금의 저녁 8시가 될 무렵이면 데크 위는 물론이고 해변가에 온통 몰려나온

 

사람들은 센트럴의 고층빌딩들이 밝힌 불빛을 홀린 듯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8시, 정각이 되면 건물 곳곳에서 소리 없는 폭죽처럼 쏘아올려지는 레이저 불빛 조명과 함께 스피커에서는

 

음악과 알아듣기 힘든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덩달아 바빠지는 사람들의 손놀림은 덤이다.

 

완짜이 쪽에 있는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나 비슷한 기능을 맡은 건물이지만 모양새나 입지가

 

천양지차다. 바다에 접해 있는 그럴 듯한 모습하며, 화려하게 번쩍거리는 조명을 두른 모습하며.

 

 사방에서 쏘아올려져 어지러이 허공을 노니는 레이져 불빛들, 그 와중에도 빅토리아항 앞바다를 가르는 조그마한 배들.

 

 

 

 이런 깜찍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배도 통통거리며 홍콩의 화려한 밤 풍경에 한 몫을 더한다.

 

약 15분여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 쇼가 끝나고 나면 일순 정적에 휘감기는 해변, 그렇지만 반대편에 우뚝 솟은 건물들은

 

여전히 번쩍번쩍 건물 실루엣을 따라 불빛들을 흘려내리고 흘려올리는데 여념이 없다.

 

 

쇼가 끝나고 난 뒤 송곳 하나 꼽을 틈 없던 뷰잉 데크엔 몇몇 사람만이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가 했더니 어느 순간 떠오른 초승달, 조금은 차분해진 홍콩 야경에 운치를 더하러 납셨다.

 

 

 

 

 

이 IFC 건물 위에는 잘 보면 자동차 한대의 형체가 숨어 있다. 헤드라이트 한 쌍, 본넷과 그릴, 유리창틀까지.

 

2003년 완공되었다는 이 88층 빌딩의 높이는 420m, 현재 홍콩 최고의 빌딩이자 세계 7위의 빌딩이라고 한다.

 

대나무를 모티브로 했다는 비대칭 삼각형의 중국은행 건물.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밋을 설계한 사람의

 

작품이라던가, 불빛들이 현란하게 건물의 아래위를 훑어내리는 통에 눈길이고 마음이고 쏙 뺏겨 버렸다.

 

그리고 찜사쪼이의 해변가를 지키고 서있는 시계탑. 아래의 정방형 연못은 왠지 워싱턴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일렁이는 실루엣과 불빛 조명들은 제법 그럴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Symphony of Lights' 쇼를 위해 바삐 움직이며 사방으로 조명을 흩뿌리던 녀석들.

 

그렇게, 기백장의 사진을 찍고도 제대로 된 사진 하나 건지기 힘든 홍콩의 야경 사진.

 

언제나 그렇듯 삼각대는 챙겨놓고도 정작 필요할 때는 쓰지를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가끔..이라기보다는 더러..집에서 술을 마시곤 하는데, 얼마전 술안주로 맞춤한 메뉴를 발굴해선

겨울내 잘 해먹고 있는 중이다. 탱글탱글한 은행열매를 구워 먹는 거다.

원래는 겨울철에 목이 잘 잠기시는 어머니가 드시려고 경동시장에서 대량 구매해온 거였는데,

중불 위에 올린 후라이팬에 데굴데굴 굴리면서 구우면 쫀득쫀득 맛있어서 술생각이 절로 나더라는.


* 약용으로 쓰려면 :

진해거담에 좋은 은행의 효과를 보려면, 하루 열알 내외를 꾸준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경동시장 상인 아지매의 말씀. 너무 많이 먹어도 배탈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니 열알정도

후라이팬에 구워서 간식처럼 먹으면 된다고 한다.


굉장히 만들기 간단하면서도 맥주, 소주, 위스키, 꼬냑, 와인, 사케, 뭐 대부분의 술에 어울리는

안주라 앞으로도 애정해줄 거 같긴 한데, 하다보니 조리할 때 두 가지 정도만 유의하면 더욱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1) 불조정 :

너무 센불로 하면 은행열매에서 즙이 흘러나와서 쫀득한 식감도 떨어지고 타서 달라붙기도

하는지라 적당한 불조정이 중요하다는 점. 아무래도 은행이 노랗게 익어서 쫀득쫀득하게

씹혀야 술안주로도 제격이지, 바싹 말라붙은 채 타버리면 건강에도 안 좋을 듯하다.

2) 살살 뒤집어주기 :

어느정도 익고 난 후에 움직여주지 않으면 금세 타버리기 때문에 달궈진 후라이팬 위에서 계속

뒤집어줘야 하는데, 넘 세게 흔들다보면 사진처럼 은행 껍질이 절로 벗겨지며 사방으로 날리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점. 기분좋게 취해 있는 상태에서 바닥 닦느라 술 깰 수는 없는 일.




은행의 약리효과니 적정 음용량이니 따위 따지지 않고라도, 이렇게 노릇노릇 이쁘게 구워진

녀석들을 한알씩 입에 넣으며 술을 홀짝대는 건 꽤나 기분좋아지는 일이다. 가끔 은행알이

작아서 아쉽다 싶으면 한번에 세네알을 털어넣어주는 것도 좋고.

집에서 술을 마시면, 책상은 술상이 되고 의자는 긴의자로 변신하며 컴퓨터는 뮤직박스가 된다.

그리고 모니터 안 풍경은 그대로 창밖 풍경처럼.




* 이전 "네이트온 금전사기 매뉴얼 훔쳐보기."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어, 더욱 여유롭게 대처했던

오늘 아침 네이트온 피싱 이야기.


포인트는 여전히, "인증_서"라거나 "은_행" 따위 교묘하게 띄어쓰기하는 단어들의 쓰임,

그리고 다짜고짜 친한 척 하며 들이대는 멘트 "머해?" 요딴 거.

무엇보다 이미 비슷한 금전사기 시도를 겪었던 경험자로서 상대와 놀아주려는 착한 자세.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머해?

매값이 백만원..? : 지금 낼모레 행사준비 회의
매값이 백만원..? : ㅋㅋㅋㅋ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그래 ㅎㅎㅎ

매값이 백만원..? : 대화명 바꿔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바쁘겟네

매값이 백만원..? : 쥐스물 지나간지가 언젠데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난 지금 결제땜에 미치겟어

매값이 백만원..? : 무슨 결제?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글쎄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지금 결제할곳 잇는데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인증 서오류라 이쳬가 안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휴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짱나

매값이 백만원..? : ㅋㅋ
매값이 백만원..? : 돈 빌려줘?

 
 지인을 사칭하거나 급박한 상황을 빙자한 금전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으니, 금전 요구시 전화로 반드시 대화 상대를 확인하십시오.신고하기 본인인증 요청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320만 정도 있어?

매값이 백만원..? : 3억2천도 있지
매값이 백만원..? : ㅋㅋㅋㅋ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오후 2시쯤에 은 행가서다시 보내줄께

매값이 백만원..? : 응 계좌번호 불러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1425-10-018566-5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새마을금고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황금주

매값이 백만원..? : 황금주는 뭐야?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여기로 보낼때 내이름으로 보내줘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웅  그쪽 받는사람이야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쥐20마리가 몰려온다.ㄷㄷㄷ : 이따가 어디로 보내주면 돼?
 
xxxx@nate.com은 메신저 도용 신고접수가 되어있습니다. 금전 요구시 반드시 대화상대를 확인하십시오.
 
매값이 백만원..? : 직접 와
매값이 백만원..? : 아님 경찰서로 오던가
매값이 백만원..? : ㅋ
매값이 백만원..? : 이봐
매값이 백만원..? : 말을 왜 못하니 돈꿔준다는데!!



아이디 해킹당했음. 저는 네이트로 돈 요구하지 않습니다. 혹시 제가 돈달라 하면 신고해주세요 : ㅎㅎ


이미 아이디의 진짜 주인인 친구에게 "내가 니 아디 훔쳐쓰는 녀석이랑 놀고 있다"고 알려준 상황,

친구는 재빨리 전체 쪽지로 상황을 설명하고 '장난'에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당부를 전하고,

무엇보다 아이디를 새롭게 바꾸었다는. 쥐 스무마리 뛰어댕기다가 포소리에 놀라 도망간 게 언젠데.








요즘 은행 현금인출기에 사기를 칠 목적으로 지갑을 두고 가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인출기 앞에 덩그러니 지갑이 놓여 있으니, 솔직히 살짝 유혹에 흔들릴 수도 있고 혹은 정말 굳건한 마음으로

주인을 찾아 주겠다고 들고 나와 경찰서에 맡기거나 우체통에 넣거나 하기 쉽겠지만!!!


이 지갑을 그냥 가지고 나오면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한다.

성능 좋은 CCTV에 촬영된 사진으로 추적이 가능해서 일주일 안으로 경찰이 자택에 내방하는 결과를 빚는다는 것.


구분동작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사기꾼이 현금인출기 앞에 지갑을 두고 나간다.

2) 피해자가 좋은 일 하겠다고 지갑을 들고 나온다.

3) 사기꾼이 신고를 하되, 지갑에 돈이 무지 많이 들었다고 주장한다.

4) 경찰이 CCTV를 이용해서 집까지 추적에 성공한다.

5) 사기꾼은 돈 내놓으라며 큰소리치고,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한다.



좋은 일 하려다가 실제로 어이없이 합의금 몇 백을 쥐어주고야 풀려날 수 있던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실제 지갑에는 달랑 만원 한 장 들어있었다고 해도 이거 뭐, 증명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경찰과 CCTV를 활용한 사기 범죄라니, 현금인출기던 길가던 떨어진 지갑을 보면 경계부터 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슬프지만, 좋은 일을 하려도 스마트하게 법적 대비를 철저히 한 후에야 가능하려나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