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어로 '파니'는 물, water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레파니나 타다파니, 혹은 여기 히말파니까지의 지명에 '파니'가 들어가

 

있는 거라고. 특히나 이곳 히말파니는 히말라야의 물, 이란 의미로 온천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이곳 히말파니까지 오는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한 데다가 욱신거리는 무릎을 뜨거운 물에서 좀 쉬게 하고 싶어, 점심도 먹을 겸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롯지는 이제 우기가 끝나고 몰아닥칠 트레커들을 위해 단장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점심으로 볶음면과 맥주를 주문하고는

 

내리막길로 걸어서 15분정도 걸린다는 온천에 다녀오기로 했다.

 

15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나올 생각은 없고, 앞서 가던 가이드가 물소들이 몸을 담근 저 늪을 두고 온천이라는 소리에 잠시

 

시껍했으나, 다행히도 저렇게 정비되지 않은 물구덩이를 두고 온천이라고 하진 않는 듯 했다.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사정없는 내리막길이라 무릎이 더욱 아파올 무렵, 근 40분 가까이 걸었다 싶던 참에 비로소 강물 옆으로 나타난 온천 건물.

 

건물이라기보다는 그냥 기둥 박아놓고 슬레이트 지붕 얹어놓은 정도지만 저 정도만 되어도 기대 이상이다.

 

너도나도 재빨리 옷을 벗고 최소한의 복장만 갖춘 채-함께 내려가던 일행 중에 여성도 있었기 때문에-콸콸 쏟아지는 온천수로.

 

강물이 이렇게 거칠게 흐르는 산골짜기 아래까지 내려와야 했으니 롯지에서 여기 온천까지 오는 길이 그리도 험했던 거다.

 

 

그 와중에 먼저 와서 실컷 즐기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려는, 예수처럼 생긴 서양 아이 하나. 그러고 보니 그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벌렁 누워 가방에 꽂힌 우쿨렐레를 연습하던 그 녀석이다. 여성 앞에서도 거침없이 덜렁덜렁 지나가는,

 

그리고 여성 역시도 그다지 당황하지 않는, 서양인들의 그 쿨함과 자연스러움에 잠시 이질감을 느꼈던 순간이기도.

 

옆에서는 두번째 탕을 한창 공사중이었다. 이곳에서 상주하는 것 같은 대머리 할아버지랑 그의 아들인 것 같은 두 명이서

 

언제 다 지어질까 싶은 네모난 탕을 만들려는 듯. 물은 뜨겁진 않고 따뜻한 정도, 그치만 몸을 푹 담그니 피로가 확 풀린다.

 

굳이 하나 더 짓지 않고 하나 갖고 복작복작하는 게 왠지 더 이곳의 분위기에는 어울릴 거 같은데.

 

점심으로 나온 볶음면. 다시 올라오는데 걸린 시간은 역시 30분이 넘었던 듯 하고, 올라오느라 어느새 온몸은 땀범벅이 되고

 

조금 나아진 듯 했던 무릎도 다시 아팠지만, 그래도 한번 꼭 들러보길 강력히 추천하고픈 히말파니의 온천.

 

 

한결 개운해진 몸과 가벼워진 무릎으로 한참을 걸어 가던 참에, 이날따라 유난히 햇살이 뜨거워 쉬엄쉬엄. 나오는 마을이나

 

롯지마다 한번씩은 앉아서 땀도 식히고 선크림도 다시 바르고 했던 것 같다. 챙겨간 볼펜을 줘도 좀체 웃지 않던 요 꼬맹이.

 

색색의 빨래들이 얹힌 은빛 슬레이트 지붕, 그리고 마당에 편히 자리잡고 앉아 옥수수를 말리는 아주머니의 다부진 머릿수건.

 

 

와중에 굉장히 이쁘게 꾸며졌다 싶던 어느 마을, 간드룩 지방에 있는 어느 조그마한 마을이었는데 지천에 사루비아가 넘실넘실.

 

길은 거의 헷갈리거나 잘못 들 염려가 없는 한길이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샛길도 나있고, 그럴 때마다 이렇게 친절한 표지판 등장.

 

게다가, 어느 마을에서부터 졸졸 쫓아오더니 아예 앞장서서 인도해주는 길앞잡이 개까지 친절하다.

 

비록 중간에 물소가 길을 막고 있으면 겁먹고선 꼼짝도 못하는 순둥이에다가, 가파른 내리막 앞에선 주춤거리다가 절룩거리는

 

내 다리 사이로 진로방해를 하는 녀석이긴 헀지만, 그래도 잠시 쉬어가려 배낭을 내려놓으면 다시 돌아와서 같이 쉬어주는 센스쟁이.

 

그렇게 도착한 큐미. 간드룩 지방의 여러 마을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이 다음 마을인 시욜리 바자르Syauli Bazar에서부터는

 

포카라로 가는 교통편을 탈 수가 있다고 한다. 트레킹을 처음 시작한 나야풀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거기에서 다시 택시를 타는

 

코스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7일동안 바퀴달린 거나 엔진같은 동력기관을 본 적이 없다. 왠지 그 세계로 다시 들어가는 걸 최대한

 

미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큐미에서 하룻밤 자고 내일 들어갈까 아니면 시욜리 바자르까지 예정했던 대로 갈까 고민 시작.

 

꽃나무도 많고, 롯지 한쪽에서는 이렇게 재봉틀이 발랄하게 돌아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말끔한 마을이어서 꽤나 맘이 동했지만

 

그래도 온천빨이 아직 남아있으니 좀더 걸어두기로 했다. 시욜리 바자르까지 가서 저녁 먹고 자는 걸로 결정.

 

 

큐미에서 잠시 앉아서 쉬었다 가려는데 난데없이 들이닥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당나귀떼들. 마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들에서

 

출현했던 듯한 수많은 당나귀들이 ctrl+c, ctrl+v로 찍어낸 느낌으로 불어나있었다.

 

그 와중에 앞엣놈 엉덩이 냄새를 맡는 놈도 있고, 괜히 대열을 벗어나 사람들에 흥미를 보이는 녀석도 있고.

 

그러고 보면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게 하산길 초입이니 이틀째 아픔이 지속되고 있는데, 걷고 있는 시간은 좀체 줄지 않았다.

 

아침 일곱시반쯤부터 오후 대여섯시까지, 점심먹는 시간이나 쉬는 시간들을 빼더라도 대략 열시간 내외 걷는 것 같다.

 

 

 

 

안녕, 어린왕자는 잘 있니. 사막여우를 만났다. 이집트 사막에서도 총총이 찍힌 발자국밖에 못 봤던 녀석인데,

가을 낙엽을 보러갔던 서울대공원에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자그마한 몸집, 커다란 귀에 귀여운 얼굴.

샐쭉한 표정이 왠지 고양이를 닮은 거 같기도 하고, 전반적으론 강아지 같긴 한데. 고양강아지랄까.

미어캣. 언젠가 방송에서 이 녀석들의 생태를 담은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전부다 뒷다리에 힘주고 꼿꼿이 서서

멀리 경계하는 포즈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제발 한번만 한마리라도 뒷다리로 우뚝 서봐봐,라고 진지하게

부탁했지만 이녀석, 한참 튕기다간 마지못해 뒤돌아서 서보이더라는.

이녀석도 뭔가 미어캣처럼 두발로 깡충 서는 포즈를 선보이는 동물이었던 거 같은데, 이름이 뭐였더라.

프레리독이었던 거 같다. 컹컹, 개 짖는 소리를 낸다고 했던가. 두발로 선다는 게 저렇게 퍼져 앉는 포즈를

말하는 건 아닐 텐데.

개미핥기, 이 동물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개그콘서트'에서 개미퍼먹어, 란 개그가 뜨면서부터 아닐까 싶은데.

참 볼품없이 생기긴 했다. 정장용 옷걸이처럼 굽어져서는 어깨뽕처럼 복슬한 느낌을 주는 개미핥기가 할짝할짝.

나무늘보, 시속 240미터의 지구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계산해보면, 분속 4미터인 셈.

일분에 4미터를 어기적어기적 혼신의 힘을 다해 기어가는 모습을 어디 한번 봐줄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날카로운

발톱을 얽어놓아 나무에 철컥 매달려서는 꼼짝도 안 했다.

초등학생 때였나, 동물도감을 보다가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며 주위 친구들한테 이런 동물 아냐고 자랑하듯

묻고 다녔던 그놈. 아르마딜로다. 딱딱하고 무거운 갑주를 걸친 듯한 외모도 특이하고, 여차하면 몸을 둥글게

말아버릴 수 있다는 것도 독특한 게, 어려서는 공벌레가 무지무지 커지면 아르마딜로가 되는 걸까 생각했었다.

몰랐던 사실 하나, 저렇게 하얀 털이 숭숭 징그럽게 나있는 줄은...;;

울부짖는 물개 아저씨, 입을 쩍 벌리니까 토토로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가지런히 늘어선 이빨이 온통

새까만 게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올겨울엔 물개 아저씨네 임플란트 해드려야겠어요.

'홍학'이란 새는 발음하기가 참 쉽지 않은 것이어서 '학'의 기억을 마저 발음하려 애쓰던 혀는 늘 미끄러져

'합'에 가까운 소리에 머물고 마는 것이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길다란 모가지는 어쩌면 내 혀보다도 더욱

능란하고 미묘하게 움직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영덕대게를 떠올리게 만든느 길다랗고 뻣뻣한 다리조차

우아하게 사뿐사뿐 즈려밟는 녀석이니.

그와는 반대로, 목이 완전 뻣뻣한 녀석들이 길다랗기까지 하다는 건 사실 꽤나 큰일이다. 털이 헝클어졌을 때

고양이처럼 자기 혀로 자기 털을 다듬을 수도 없을 테고, 잘 때도 여느 동물들처럼 고개를 꺽은 채 둥글게 만

몸뚱이를 베개삼을 수도 없을 테고, 뭔가 늘 부족한 느낌일 거 같다. 몸뚱이도 때론 버거운 판에, 몸뚱이 위에

또 그만한 사이즈의 몸뚱이가 하나 더 얹혀 있는 느낌 아닐까.

낙타의 시크한 듯 빈정대는 표정은 익히 알고 있으니 간단하게. 꾸물럭꾸물럭 입을 놀려대는 모양새는 언제봐도

참 얄밉단 말이다. 그래, 니녀석은 등 위에다가 기름이랑 양분이 담긴 혹주머니를 얹고 있으니 든든하다는 거냐.

가지런히 모은 앞발, 단단히 버티고 선 뒷발. 성스러운 대지의 에너지 순환에 임하는 엄숙한 자세.

물색없이 구박하러 다가왔다가 역사적 순간에 동참하게 된 옆 친구녀석은 슬쩍 고개를 돌려주는 센스를.

곰들은 사진찍히는 데 이력이 난 듯 했다. 한 녀석이 슬쩍 귀염둥이 포즈를 취해서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하면,

그걸 보고 있던 옆엣 녀석이 슬쩍 포즈를 따라한다. 그런 와중에 울타리 바로 앞까지 바싹 붙어서는 마치

'돈 좀 있냐'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곰 녀석. 돈이 아니면 '코카콜라'일지도 모른다.

이 곰탱이는 포즈가 은근 인형같다. 앙증맞게 매달려 있는 두 귀도 그렇고, 철푸덕 앉았다는 느낌으로 아무렇게나

던져둔 두 뒷발도 그렇고. 그 와중에 가지런히 날이 선 손톱 열개와 발톱 열개의 위엄.

호랑이들은 뭐, 올초에 왔었을 때 눈도장 찍고 갔으니까 가볍게 스쳐지나주고. 근데 찍고 나서 보니 저 가운데

녀석 왠지 사방에서 다구리 당하는 느낌. 왼쪽 녀석은 머리로 치받고, 오른쪽 녀석은 굵직한 꼬리로 찰싹

때리는 것 같은 순간이 잡혔다.

질펀한 엉덩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동물이 또 있을까 싶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토실하다 못해

투실투실 정말 질펀질펀한 엉덩이만큼이나 깊은 골짜기가 패여있었다. 게다가 대충 만들어서 엉덩이 아무데나

대충 붙여놓은 듯한 저 꼬리는 뭐냐. 심하게 좌우대칭을 벗어난 위치인 거 같은데.

모래찜질을 즐기는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라지만. 요새 동물원 우리들은

전부 씨씨티비가 달려있어서 누군가 과자를 던져줄라 치면 바로 경고 방송이 나오더라는.






네발 달린 짐승이 슬쩍 고개를 돌린 채 빤히 바라보고 있는 듯한 자태다. 이것은 뭐에 쓰는 물건인고, 묻고 싶게

만드는 이 물건의 이름은 호자(虎子), 백제 시대의 남성용 변기라고 한다. 아하. 그러고 보니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 동그랗게 구멍이 나 있는 데다가 등언저리에 손잡이가 붙어 있는 게 보인다.


위트있게 슬쩍 뒤로 뺀 엉덩이하며, 몸통에서 머리로 이어지는 그 은근한 곡선미하며, 전체적으로 안정감있게

버티고 선 균형감하며, 집에 저런 거 하나 있으면 따로 화장실 안 쓸 거 같다. 게다가 휴대하기도 편하잖아.

변기에 대해 아무런 생각없이 페트병이나 들고 다니던 현대인들에겐 없는 고졸한 운치와 미감은 말할 것도 없고.

게다가 이름은 '호자'라니, 왠지 볼 일을 보면서 호랑이처럼 울부짖어야 할 것 같은 충만함.

여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신체의 구조와 용변의 자세가 다르니 남자와는 달라야 하는 건 사실 당연한 건데,

내가 봐왔던 휴대용 변기, 요강의 형태는 남녀에 무차별했던 것들 뿐이었다. 앞으로 길게 뻗어나온 입술이

편안한 배변을 돕기에 맞춤한 백제 여성들을 위한 변기, 신기하게 이름은 변기(便器) 그대로다.


이런 한자이름으로 백제 때도 불리웠을지는 모르겠지만, 변기(便器)라는 단어는 새겨보면 뭔가 의미심장하다.

지린내와 똥내가 섞여있는 단어라기보다는 '편리한 기구'라는 담백하고 호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는 단어랄까.


분명 장담하지만 이런 변기는 밤새 안녕하라는 의미로 방안에 들이는 일종의 '요강' 기능을 수행했을 테고,

일반 가정이 아니라 어느 정도 지체높으신 분들을 위한 물품이었을 터. 일반 백성들은 뭐, 집밖의 큰 나무아래

성별에 따른 편한 자세를 취하고는 대충 풀잎사귀 한줌 뜯어다가 닦고 덮어두고, 그랬을 거다.



@ 국립부여박물관.


토실한 엉덩이. 탄력도 좋아 처짐없이 탱탱하다. 키를 잡고 있는 이 시퍼러딩딩한 녀석은 이 전시관의 마스코트.

색깔로 보아하니 상해엑스포 심벌인 '하이바오'와 친척간인 듯.

여긴 중국선박기업연합관, 강남조선공장(江南造船厂)의 일부를 변형, 개조하여 설계하였다고 한다.

생선의 등뼈와도 같은 배의 용골 모양 외관이 인상적이었던 전시관, 빳빳한 벽면을 둘러친 공간이 아니라 기분상

좀더 넓고 탁 트여보인다.

선박 제조공간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중간중간 최대한 녹색 식물로 치장한 게 눈에 띄었다.

이번 상해 엑스포의 주제가 녹색생활인지라 역시 나름 친환경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인 거다.

그렇지만 사실, 이런 엑스포 한번 치루기 위해 발생하는 건축 쓰레기와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고 빠지면서

발생하는 온갖 유무형의 공해라는 걸 감안하면, 애당초 이런 소비적, 과시적 관념 위에 선 '박람회'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고민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넓은 공간에 까페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고, 푸서 지역에 위치한 지라 그렇게 관광객이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좀 심하게 공장 냄새가 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까 보였던 그 살짝 변태캐릭의 앞모습. 뭔가 귀엽지도 않은 게 귀여운 척 하느라 힘들어 보이는 표정이다.

아직 중국은 자체의 미감과 자연스러움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못 만드는 건가..

그리고 다소 민망한 사진. 이 녀석은 성별이 뭐지. 자웅동체인가, 달팽이처럼.

어떻게 보면 불룩한 위아랫배에 더해 섹시한 엉덩이까지. 정준하의 몸매가 문득 연상되는 질펀한 몸매의 그(녀).




상하이의 짝퉁시장 근처에는 한글 간판이 굉장히 많았다. 짭냄새 풀풀 나는 카피 상품에 대한 한국인의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같았고, 한국인이 그 제조 공정에 그만큼 깊이 개입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건지도 모른다.

'최고의 서비스', 는 알겠는데 '일반소비자가격'은 뭘까. 어쩌라구.

신기한 메뉴 투성이다. 두부김치냄비는 그렇다 쳐도, '미소코디레코딩'은 대체 뭘까. 레코드판을 먹어야 할 기세.

이건 더 대박, '뼈없는 쇠고기 돼지갈비'. 응...응?? 쇠고기랑 돼지갈비가 같이 나온단 건가, 아님 소를 먹인

돼지 고기를 준다거나 돼지를 먹인 소고기를 준단 건가. 

이어지는 단어들, 소고기 어깨고기, 소의 갈비뼈, 혀..최소한 부위들이 제시되는 것들이니 뭔지 상상이라도

해보겠지만, 대체 '유명 쇠고기'는 뭘까.

혹시 직접 가보고 싶은 분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여기는 남북으로 jinhui로가 달리고 동서로는 xianfeng로가

가로지르는 지점쯤이다. 역시 지금의 상해는 상당부분 계획된 도시로 설계되어 그런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거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 설명해서 쉽게 찾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고.

차라리 이렇게 이야기하도록 한다. '금보나 보건안마클럽'을 찾으세요.

가게 이름이 '오토종닭'이다. 뭘까. 오~ 토종닭? 오토(auto) 종닭? 황당무계한 간판.

자랑스런 한국의 미용산업의 명성은 진즉부터 알아모시고 있던 게다. 무려 '한국전문가 직접관리'. 신뢰100%!?

불법복제 디비디들 사이에서도 한국영화는 섭섭치 않을만큼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안 본 영화가 세상엔

넘 많다. 고작 저 판때기 하나 위에 깔린 영화 중에도 안 본게 잔뜩이다.

나름의 운치를 과시하는 어느 가게의 간판. 중간에 오타나 요상한 표현이 있는 건 아닐까 눈에 불을 켜보려다가

말았다. 저 간판 위의 세상은, 말하자면 '시적허용'의 세계인 거다.

이 간판도 그런 세상인 걸까. 숱불구이. 하긴 이런 식의 오타나 실수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한국어들조차 그다지 정확하진 않다. 표준어법을 알면서 피해가는 재치있게 비틀린 표현들 말고, 정말 몰라서

자꾸 틀리는 표현들. 그건 좀 거슬린다. 나는 않 틀린다.ㅋㅋㅋ

짭퉁들의 본거지라는 민차오패션마켓. 꽤나 큰 건물을 온통 차지한 마켓 정문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아저씨들.

한국복식 매력 연출, 아무래도 여기에서 한국어 표현을 사용하고 감수하는 사람들은 조선족인 거 같다. 남측보다

북측의 어휘나 분위기에 훨씬 어울리는 단어 선정이다.

수출정품관? 엄선된 상품들이란 의미의 정품(精品)인 건 알겠지만 역시 눈에 선 표현이다. 게다가 옆에 자석은

왜 갖다가 그려놓은 거지. 뭘 끌어당기고 싶은 거냐 네놈들은.

아이의 하얀 박꽃같은 엉덩이가 완전 흐뭇한 스마일 미소를 짓고 있다. 겸둥이~ 꺄아~~*

출장마사지 서비스도 있읍니다. 저 '읍'자가 아무래도 어색하게 손봐진 걸로 봐서,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틀리게 고쳐쓴 거 같다. 딱 억지개그치는 느낌이 가득한 게 전혀 '레알'스럽지 않은 거다.


혹시 야밤을 틈타 저기 슬쩍 다녀가신 거 아냐? 떡검들이랑 G랑 어깨걸고 '못생긴 마사지사' 찾아서?

상해에서 이번에 먹었던 음식중 가장 독특했던 건, 중국식으로 매콤한 '개구리 요리'. 우리식대로 매운 거는

뭔가 땀이 뻘뻘 나고 혀끝에서 불이 나는 건데, 여기의 매운 맛은 혀와 입안을 온통 얼얼하게 마비시킨다.

치과에서 마취제를 입안에 맞고 있는 듯한 느낌, 식용 개구리의 뒷다리는 정말이지 왠만한 치킨가게에서 파는

닭날개랑 비슷한 사이즈를 과시했다. 12足쯤 먹었으니...6마리 되시겠다.



문득 버스를 타고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다. 온통 텅텅 비어버린 네모난 버스칸의 내부.

평소 늘 이상하다고, 재밌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진찍어두지 못했던 광고를 맘대로 찍어본다.

유패스랜다. Upass. 조금 이상하게 끊어 읽으면 많이 이상해진다. Up/ass. Up (your) ass.

서울교통카드의 새이름, 업유어애스~ 다들 앉아있지 말고 엉덩이들고 서 있으란 얘기렸다.

'개그콘서트'의 "독한 녀석들"이란 코너던가, 그런 식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공익광고.

술담배 안 하는 게 뭐라고, 수능이랑 연계해서 애들한테 꼬드기냐. 담배 핀다고 수능이 대박나는 것도

아니고, 술마신다고 공부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왠지 이런 식의 샤방샤방한 척 하면서 순진한 척

계도적이고 건전한 광고는 맘에 안 든다. 사람으로 따지면, 목회자같다고나 할까.


여튼, 사실 이 버스는 '아무도 없는 텅빈' 버스는 아니었다. 내가 있었고, 운전기사 아저씨가 있었다.

운전기사 아저씨를 버스에 녹여서 일체로 생각해 버린 건 아닐까 반성. 기분 나쁘셨을 텐데 죄송~*



앙코르 톰 내부를 비롯, 앙코르왓 유적군 모두에 화장실은 이런 식으로 안내되어 있다. 허름한 안내판만큼 화장실도

허술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글쎄. 화장실은 꽤나 깔끔한 편이다.

앞에 관리인이 목욕탕 티켓파는 곳처럼 앉아 있고, 여자가 다가오면 왼쪽, 남자가 다가오면 오른쪽을 손짓한다.

앙코르톰 사원이란 사실 가로 3킬로, 세로 3킬로의 거대한 성곽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 안쪽 중심부에 늘어선

바이욘, 바푸온 등과 같은 사원과 궁전터 등이 실제 앙코르톰이 품고 있는 유적들인 거다. 마치 크메르 왕의

집약된 중앙집권 권력을 반영하듯 하나로 응축된 사원들과 궁전들, 그런 유적들이 뭔가 하나로 눈이 모이는

집약식 볼거리라면, 뗍 쁘라남이나 쁘리아 빨리라이는 슬슬 산책하며 이리저리 휘휘 둘러보기 좋은 그런

분산식 볼거리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뗍 쁘라남, 이라는 이곳은 돌로 잘 포석이 깔아진 이 길이 인상적이었다. 잔뜩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한 줄기

잘 다듬어진 돌길을 걷노라면, 가뜩이나 여행객도 드물어 호젓한 이곳은 고요한 산책로처럼 느껴진다.

물론 그 뒤편으로는 이렇게 야자수를 큰 칼로 썰어 빨대를 꼽아주는 자그마한 행상도 있다. 물이 꽉 들어찬 살풋

덜 익은 코코넛은 칼이 닿자마자 찍, 하고 물을 내뿜고 만다.

대불좌상이 놓여있는 산책로의 끝. 그 오른쪽으로는 스님들이 묵고 있는 요사채..가 있다고 한다. 불상도 최근의

것인지 색깔이 아직 싱싱한 돌멩이다.

실제로 지금 꾸려지고 있는 사원인지 감색 옷을 입은 스님이 앞에 앉은 두 사람 등목을 시켜주고 있다. 시원하게

물을 뿌려준 스님, 그리고 시원하게 사방으로 튀기는 물방울. 아니 근데 오른쪽 사람은 여자였었나...?

사람이 살고 있음이 틀림없는 집. 우리네 시골 집 툇마루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분위기.

앙코르왓 내부에서 기거하고, 수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다. 이렇게 펌프질을 해야 물이 나오는 수돗가도 있고.

거대하고 묵직하고 '케케묵은' 사원들이 가득해 보이기만 하던 앙코르왓 내부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저 봉곳한 궁둥이와 허리라인이 예술이다. 도무지 저 엉덩이로부터 흘러넘치는 마력같은 매력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함께. 무릎을 굽히고 두 팔을 쭉 펴고 엉덩이를 있는 힘껏 뒤로 빼고 경계에 들어갔다.





식후30분 혹은 출근직후 꼬박꼬박 복용중인 카라의 미스터.

저 엉덩이의 움직임을 뭐라면 좋을까. 아...잠깐 침좀 닦고.


저번주 금요일부터 문득 걸 그룹에 꽂혀버려서, 넋놓고 뮤비에 몰입중이다.

2NE1, 소녀시대, 브아걸에 티아라까지.


뮤비를 보면 다른 걸 할 수가 없어서 그다지 뮤직비디오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그냥 멍하니 뮤비에 몰입하게 만드는 그녀들♡ (사실 노래만 들음 별루..)


맨날 유튜브 들르기도 귀찮고, 찾아서 보기도 귀찮아서 아예 업어와버렸다.

식후30분, 출근직후 매일복용 중. 어 그래그래 미스터 여기쩌용~~*

- MBC
 
 
- KBS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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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보니 느끼는 점 하나.

코디를 좀더 신경써서 해주지, 춤의 매력을 죽이는 코디라거나, 모양이 같고 색깔만 다른 옷이라거나

심지어 입힌 옷 또 입히는 건 뭐냐..




'색계'에서 나왔던 양조위의 쓸쓸한 엉덩이, '베티블루'에서 나왔던 그녀의 치명적인 목선.

말이 아니라, 눈빛이 아니라, 몸의 실루엣과 살풋한 움직임만으로 자신의 감정을 뿜어낼 수 있다는 건 종종 대단한

능력으로 찬사받곤 한다. 그들에게는 연기가 무르익었다느니..등골이 오싹했다느니..등의 상찬이 주어진다.


딱 버티고 선 두 다리의 폼새가 예사롭지 않다. 자신의 농장에 울타리를 두르는 심정으로 지면을 딛고 선 두 다리와

그것들이 버텨내는 지상의 몸뚱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노골적이다.


손에 쥔 가방이나 신문뭉치는 종종 상대를 제압하는 효과적인 무기로 기능한다. 옆구리에 박히는 가방 모서리의

선뜻한 느낌은, 이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상대를 패퇴시키고 자신의 공간을 지키거나 혹은 넓히겠다는 집요한

경고로 읽히곤 한다. 가끔 신문뭉치를 쥔 손으로 머리를 매만지는 척하며 근접해온 상대의 목덜미나 안경, 혹은

얼굴을 가격한 후에는 뻘쭘한 민망함조차 사치라는 양, 모른 척 시치미로 일관하기도 한다.


그들의 어깨는 두 개의 뿔처럼 기능한다. 좌우로 휘저으며 사람들을 밀쳐낸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공간을 베어

들어가는 능력을 갖췄달까. 그냥 어깨일 뿐인데, 어깨가 내 어깨나 가슴 어간을 무지근하게 압박해왔을 뿐인데

기분이 확 상한다. 때론 큰소리로 으르렁대며 협박하는 어깨를 만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정말 불끈 달아오르며

나 역시 어깨에 감정을 싣게 된다. 그에 또다시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대의 어깨.


마치 소싸움하듯 그렇게 어깨를 겨누고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지하철이 덜컹, 하는 그 순간을 잘 잡아채면

아닌 척 꼬투리 안 잡히고도 한번쯤 세게 질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지하철 문이 여닫히는 순간의 혼란을 잘

이용하면 누가 했는지 모르게 한번쯤 세게 쥐어박아줄 수 있겠다 싶어서.


눈은 절대로 마주치지 말 것.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싸움으로 번질 게다 아마.



* 얼마전 아침엔..마치 바다에서 막 걸어나온 인어아가씨인 양, 긴 머리에서 물방울이 뚝뚝뚝뚝 쉴 새없이

떨어지는 아가씨 뒷통수에다 30분동안 코박고 서있어야 했다. 퇴근하고 싶은 맘 뿐이었다.

저번주부터 몸이 힘들어하더니, 급기야 주말이 되자 퍼져버렸다.

토요일, 일요일 계속 이불을 싸매고는 땀을 비오듯이 삐질거리고 있다가, 조금 나은 것 같아 어제 또 술을 마셨다.

군대동기들, 대학친구들, 고등학교친구들, 조모임친구들, 입사동기들 등등에 이어 마지막 우리 부서 송년회.

팀장님이 꺼내놓은 양주가 소고기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기침을 말보다 더 많이 한 날이었음에도 홀짝대고

잘도 받아마셨다. 결국 오늘 또다시 붕괴.


휴가라서 느지막히 일어나서는, 그것도 상당한 노력과 이를 악문 참을성이 있어야 했지만, 두들겨맞은 듯한

몸을 겨우 일으켜 땀에 흠뻑 절어버린 잠옷을 벗어던졌다. 선뜻한 기운에 얼른 옷을 꺼내입는데 옷이 팔다리에

쓸리는 느낌이 어찌나 아프게 느껴지는지..바로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대.만.원.


한 삼십분 기다려서 진료를 받고 나온 병명은 코감기와 심한 몸살. 요새 과로했냐고 물어서, 일은 안 힘들었지만

송년회가 매일 있었다고 말하려니 좀 뻘쭘했다. 주사를 맞는데, 왠지 주사를 맞는 순간엔 갑갑하게 막혀있던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알콜적신 솜으로 채 제대로 부비지도 못하고 모종의 사정으로 이용한 급작스레

이용한 화장실에서 힘을 주었더니, 이번엔 주사맞은 엉덩이가 뻥, 터졌다.


사실 말그대로 뻥, 하고 풍선터지듯 엉덩이가 터진 건 아니고, 그냥 피가 좀 나더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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