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GS가 거의 수명을 다해가는 와중에,

 

대체 왜 아이폰5는 나오지 않는 건지 궁금해하면서

 

지난 여름 다녀온 뉴욕과 홍콩의 애플샵 비교 사진 업로드.

 

뉴욕 맨하탄 중심부에 있는 애플샵. 거대한 유리상자 안에 애플 로고가 뙇, 박혀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프레임을 거의 쓰지 않은 거대한 판유리들로만 이루어진 저 입구는 왠지 아이폰의 디자인 미학이 담겨있다 싶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잡스가 직접 디자인을 하고 신경써서 만들어낸 공간이라고 한다. (원래 그는 거대한 유리 한장으로

 

한면을 덮고 싶었다는데,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그 금액이 어마어마해져서 저렇게 조금 현실화된 거라고 한다.)

 

입구를 들어가면 이렇게 투명한 계단과 엘레베이터 중에서 내키는 길을 골라 애플의 세계로 풍덩.

 

이것저것 맥북이니 아이패드니 구경하다가, 아무래도 맥북에어에 눈길이 자꾸 가는 걸 피할 길 없어 간단히 웹서핑.

 

파란 셔츠를 입은 스탭들이 옆에서 안내도 해주고 사용법도 설명해주고 있던 왁자지껄한 공간, 마치 파티장같던 그곳.

 

그리고 홍콩 도심 한복판에 있던 애플샵. 건물이 독특한 거겠지만 거리의 양쪽으로 커다랗게 두발 딛고 서서는

 

건물 아래편으로 차도가 씽씽 나서 차들이 요리조리 다니고 있었다. 건물이 먼저인지 애플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러나저러나 애플스럽달까. 왠지 장난스럽고 이목을 끌어올 만한 포지션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파란 셔츠를 입은 점원들이 샵 안에 온통 와글와글한 방문객들을 안내하고, 활용법을 알려주는 등

 

뉴욕이나 딱히 다를 거 없던 내부 풍경.

 

 

아이폰 5는 언제 나오려나.

 

 

 

 



일시 : 2012년 7월 22일(일) PM 02: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이 사진에 제목을 댓글로 적어주세요.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참고기사] "삼성에서 하혈하다 죽어간 딸, 이건희 자식이었다면…"

[현장] 삼성전자 56번째 사망자 故 윤슬기 씨 산재 신청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 이번 포스팅은 '모바일링크'앱을 통해 카메라에서 바로 스마트폰으로 옮긴 사진들을 '티스토리' 블로그앱을 활용해서

 

포스팅하였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포스팅 후 약간의 수정을 거쳤음도 아울러 밝힙니다.)

 

 

이번 포스팅은 스마트카메라 NX20을 활용해서 '현장의 감동'을 실시간으로 모바일 블로깅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기존의 두 포스팅에서 NX20의 기본적인 성능과 스마트한 Wi-Fi 기능에 대해 각각 살폈다면, 이제 실제로 그런 기능들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테스트나 실습이랄 수도 있겠다.

 

 

 

 

 

ㅇ 실습일시 : 어느 볕좋던 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ㅇ 실습장소 : 이화여대 캠퍼스

 

ㅇ 실습목표 : 스마트카메라NX20을 활용한 사진 촬영 및 모바일 블로깅

 

ㅇ 활용성능 : 1/8,000s 셔터속도, 스위블디스플레이, Wi-Fi 기능, 페이스북 연동 기능, 리모트 뷰파인더 기능 등

 

 

 

 

그림자가 잔뜩 움츠러든 시간,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여름 날씨에 다짜고짜 나선 걸음이었다.

 

그래도 역시, 캠퍼스 안에는 앳된 티를 벗지 못한 젊음들이 활기차게 맥놀이 중이었다. 

 

그저 이렇게 평면으로 밋밋하게 보이던 바닥돌들이,

 

NX20의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바닥에 찰싹 눕혀 촬영하면 조금씩 도톨도톨 돋아나기 시작한다.

 

결국 이런 식으로 산책로에 깔린 돌 틈의 또다른 작고 가느다란 길들을 발견하게 되는 거다. 수많은 샛길을 가진 산책길.

 

 

지하로 향하는 계단엔 출입금지 쇠사슬이 둘렸고, 그 위의 세로줄 난간에는 햇살이 음표처럼 내걸렸다.

 

 

땅바닥 개미의 시선이 이럴까. 역시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바라본 풍경. 야트막한 조명이 꼭 바닷가 등대같다.

 

 

그리고 접사. 슈퍼아몰레드를 채용한 LED 화면에서 보이는 것 만큼이나 실제 사진의 색감도 선명하다.

 

 

 

 

조리개를 바싹 조여서 담아 보았다. 사람들이 꼬물거리는 이 회랑의 오른켠에는 아트하우스 모모가 숨어있다.

 

 

위아래로 종횡하는 길들 한가운데 부녀인지 부부인지, 한 쌍의 커플이 잠시 걸음을 질척거리고 있었다.

 

 

정원이 원래 이렇게 잘 되어 있었던가 싶다. 예전에 걸었을 땐 이렇게까지 이쁘진 않았던 거 같은데.

 

제법 잘 꾸며진 녹색의 정원을 품고서 슬쩍 나무 그늘 뒤로 숨은 고풍스러운 건물이 멋스럽다.

 

 

 

그리고, 오후에 들어온 이 곳에서 새까만 밤이 내려앉도록 머물다가, 10시가 다 되어 경비 아저씨의 채근을 받고서야

 

교문 밖으로 나섰다. 사진은 조리개를 가득 조여서(F/22) 15초 동안 담은 풍경. 지상의 불빛들이 하늘로 섞여들어

 

보랏빛을 띄던 그 모호한 분위기가 그럭저럭 담긴 거 같다. 유령같이 흔들리는 사람들하며.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 이화여대의 지하철역은 참 깊기도 깊다.

 

 

 

 

그동안 스마트카메라 NX20을 요모조모 살펴보면서, 생각보다 그 '스마트함'의 쓰임새가 많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몇 가지 단점으로 꼽지 않을 수 없는 건 이렇게 직접 모바일 블로깅을 할 때의 제약이 좀 크다는 점. 이건 사실

 

NX20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바일 블로그 앱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스마트한 활용을 위한 기반이 좀 부족해 보인다.

 

또한 NX20이 기능적인 문제로, 사진을 촬영한 후 처리하고 저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된다는 점,

 

오죽하면 별명이 '처리중'이라는 농담이 횡행할까. 마지막으로는, 카메라가 켜진 상태로 오래 두는 경우 발열 증세가

 

조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여행을 다닐 때 카메라의 전원을 ON으로 유지해 두곤 했었는데, 조금 걱정이

 

되거나 부담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고조되곤 했다.

 

 

이상, 스마트카메라 NX20의 리뷰 최종장, '모바일 블로깅'을 마치며 지금까지 NX20과 관련해서 올린 포스팅들을

 

정리해 보도록 한다.

 

 

 

 

 

 

지난 리뷰에서는 스마트카메라 NX20의 기본기, 카메라로서의 성능에 포인트를 맞추어 1/8,000s의 셔터속도라거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 스위블 디스플레이, 온갖 다양한 기능(Fn버튼)이나 파노라마 모드에 Full Hd급 동영상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하나씩 살폈다.

 

 

 

 

글의 말미에는 "'스마트 카메라'라는 문구가 얼마나 적절한지, 실제로 얼마나 스마트하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스마트카메라 NX20의 특장점 중에서 그런 스마트함을 빼놓고는

 

NX20의 장점을 절반도 채 말하지 못한 셈이라고 하는 게 과장은 아니다.

 

 

NX20이 왜 꼭 앞에 '스마트카메라'라는 별칭을 달아야 제대로 소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우선 그 외관에서부터 드러나는

 

범상치 않은 특징을 일견한 후에 본격적으로 그 '스마트함'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Wi-Fi와 카메라의 합성어, NX20

 

NX20의 외관을 살펴보았을 때 여느 카메라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건 바로 저것, 모드 다이얼에 'Wi-Fi' 모드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색상으로 튀는 걸 따지면야 'SMART' 모드가 가장 튄다지만 이건 여느 카메라에도 제각기

 

눈에 띄는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는 가장 편한 '자동 모드' 같은 거니까 패스~)

 

 

Wi-Fi라고? 스마트폰을 쓰고서야 비로소 Wi-Fi니 3G니 그런 외계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도 아니고

 

카메라와 Wi-Fi의 조합이라니 그 쌩뚱맞고 낯선 조합에 잠시 어리둥절했던 게 사실이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이 인터넷을 통해

 

바로바로 글과 사진 같은 컨텐츠를 사람들과 공유하듯, NX20으로 찍은 사진을 사람들과 공유하도록 해주는 거랄까.

 

Wi-Fi망이야 사실 왠만한 카페나 학교, 심지어 지하철 안에도 탄탄하게 깔려있는 인터넷망이니, 그걸 이용해서

 

스마트폰으로 글과 그림을 다운로드하거나 업로드하듯이 스마트카메라 NX20으로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하면 완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예감했고, 근 한달 가까이 NX20을 써보니 그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 NX20의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내장 안테나가 위치한 카메라 좌측 상단부를 무선 통신시 가급적 만지지 말라고 한다.

 

이전의 일부 휴대폰이 차용했던 적외선 통신방식과 달리 무선 통신은 어느 각도에서나 적잖은 거리를 격하고서도

 

무리없는 접속 성능을 발휘했지만 실제로 안테나가 내장된 지점을 만지면 조금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스마트카메라 NX20의 스마트함이 꼭 Wi-Fi 모드에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조리개우선 모드, 셔터속도우선 모드,

 

어느 모드를 막론하고 굳이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스마트하게 Wi-Fi를 활용해서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 올릴 수

 

있는 거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NX20의 스마트함이 정석대로 뿜어져나오는 기능들은 'Wi-Fi' 모드에 집결해 있다.

 

 

MobileLink로 스마트폰에 사진 전송하기!

 

'Wi-Fi' 모드에서도 제일 앞자리에 위치한 모바일링크(MobileLink) 기능은 실제 사용해본 결과 가장 쓰임이 많고

 

활용성이 제일 높은 기능인 것 같다. 모바일링크란,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전처럼 굳이 컴퓨터로 사진을 옮기고 다시 스마트폰에 업로드하는 두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한 단계만에

 

사진과 그에 담긴 이야기, 추억들을 스마트폰에 옮겨서 바로 원하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거다.

 

 

이건 혁신이다. 특히 요새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사진과 이야기를 SNS나 기타 인터넷 공간에서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감안하면, 시대의 조류를 앞장서서 개척하겠다는 결기가 보인다 해도 그리 오그라드는 표현은 아니다.

 

게다가 사용법도 간단하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긴 후 다시 스마트폰에 옮기는 과정 만큼이나 쉽다.

 

 

1. 버튼을 누른다 : 스마트카메라 NX20의 '모바일링크(MobileLink)' 버튼을 누른다.

 

2. 버튼을 누른다 : 스마트폰을 꺼내 해당 네트워크에 맞는 Wi-Fi 네트워크를 설정한다.

 

3. 버튼을 누른다 : 이미 설치해둔 'MobileLinkl' 앱을 시작한다.

 

4. NX20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연결된다.

 

5. 버튼을 누른다 : NX20으로 찍었던 사진 전부를 공유할지(전체 공유), 일부만 공유할지(선택 공유) 선택한다.

 

6. 버튼을 누른다(원하는 사진을 고른다) : 선택 공유의 경우 (전체 공유의 경우 과정 생략)

 

7. 스마트폰에 선택된 사진이 표시된다.

 

8. 선택된 사진이 스마트폰으로 복사된다.

 

9. 끝.

 

 

아무리 세분화해도 아홉 단계 이상이 나올 수가 없다. 사실 버튼만 다섯번 누르면 되는 만큼 무지무지 쉽다.

 

게다가 이건 사진을 선택하는 경우이고, 만약 사진을 선택하지 않고 전체 사진을 공유한다면 버튼 네 개로

 

NX20에 담긴 모든 사진이 한꺼번에 스마트폰으로 전달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렇게 원하는 사진을 다운받고 나면 이렇게 아무 버튼이나 눌러서 NX20과 스마트폰간의 연결을 해제할 수 있다.

 

연결 상태를 바로 체크할 수 있고 원하지 않는 경우 언제고 버튼을 눌러 취소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아니면

 

연결되지 않고 이렇게 해제되니 보안의 측면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실제로 NX20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달하는 과정, 동영상을 찍어본 건 워낙 간단한 사용법을 굳이 다시

 

보여주려 한 목적보다는, 사진을 고르고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데까지 고작 1분 남짓한 시간이 실제로 소요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다. 스마트폰은 애초 3G 상태에 있었으니 Wi-Fi 설정까지 포함해서 그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Remote ViewFinder를 보며 스마트폰으로 NX20 조종하기!

 

두번째로 스마트한 기능은, 역시 리모트 뷰파인더(Remote ViewFinder) 기능이다. NX20의 뷰파인더로 보이는 영상을

 

고스란히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NX20의 사진 촬영까지 조종할 수 있는 거니까 일종의 원격통제가

 

가능한 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카메라와 떨어져 있어도 스마트폰으로 화면을 확인하며 원하는 때 사진촬영이 가능한 기능.

 

모바일링크 기능과 마찬가지로 우선 스마트폰과 Wi-Fi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게 제일 먼저 할 일이다. 리모드 뷰파인더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NX20은 스마트폰과 연동될 준비를 한다.

 

지정된 Wi-Fi 네트워크를 선택하고 'Remote ViewFinder' 앱을 실행시킨다. 물론 어플리케이션은 사전에 미리

 

다운받아 놓았어야 한다.

 

Wi-Fi가 연결되고 스마트폰 상에서 NX20의 뷰파인더가 고스란히 보이게 되면 1번과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플래시(2번)와

 

타이머(3번)과 사진 사이즈(4번)을 선택할 수 있고, 리모트 뷰파인더 기능으로 찍힌 사진을 확인(5번)해 볼 수도 있다.

 

6번과 7번에 나타나듯 초점이 안 잡힌 상태인 거 같아도 막상 촬영을 하면 8번처럼 선명하게 나타나며, 9번에 보이듯

 

초점이 맞는 부분에는 초록색 상자로 표시가 되기도 한다.

 

 

역시 활용법은 굉장히 간단하고 편하다. 간략히 말하자면,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리모트 뷰파인더를 활용하는 처음과 끝을 모두 기록한 동영상이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세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딱히 복잡하거나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 그냥 Wi-Fi가 연결되고 나면

 

셔터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거니까 그렇다. 그만큼 편하고 쉽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 바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이나 PICASA, 유투브나 미투데이에 바로 사진을 올릴 수도 있다. 마찬가지 방식인데, NX20이 Wi-Fi와 연동된 경우

 

그 무선 통신을 활용해서 선택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바로 그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업로드할 수가 있는 거다. 이 경우

 

제한 조건은 물론 Wi-Fi와 연동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 그것 하나 뿐이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SNS를 즐기듯 똑같이 멘트를 적어 넣을 수도 있다. 굳이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이 때 사용하는 문자 입력 방식이 터치스크린 같은 익숙한 게 아니라 일일이 전후좌우 버튼으로

 

키보드 버튼을 하나씩 찾아 눌러야 하는 방식이란 거 정도랄까.

 

 

이메일로 NX20로 찍은 사진 바로 전송하기!

 

이메일로 보내는 거야 사실 앞서 짚었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거나 소셜네트워크로 전송하는 것에 비기면 아주

 

난이도가 낮은 기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에 바로 전송하는 게 가능한데 설마 이메일로

 

전송하는 게 그보다 어려울 리가 없으니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 난이도와 상관없이 이메일로 바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는 기능은 의외로 그 쓰임이 많다는 점에서 굳이 한번 짚어둘 필요가 있겠다.

 

 

언제 어디서든 Wi-Fi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카메라 NX20!

 

자, 이쯤해서 궁금증이 생길만도 하다. "그러면 Wi-Fi 모드가 아니라 다른 모드에서는 찍은 사진을 무선 통신으로 보내서

 

스마트폰이던 SNS로 보내는 게 불가능한 건가"라는 궁금증이 그것인데, 정답부터 말하자면 "어느 모드에서든 가능하다".

 

어느 모드에서건,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메뉴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게 바로 이 '공유(Wi-Fi)' 기능이다. 말 그대로

 

Wi-Fi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거나 재생하여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되겠다.

 

 

스마트카메라 NX20의 스마트함을 활용한 샘플샷들

 

NX20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이메일로 발송했던 사례.

 

NX20의 리모트 뷰파인더를 활용, 아버지 생신을 맞이하여 좀더 놀랍고 신기한 거리를 보여드렸던 사례.

 

 

일본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바로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Wi-Fi를 활용해서 SNS에 올렸던 사례.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바로 페이스북으로 업로드했던 사례.

 

사실 NX20의 스마트한 기능을 사용한다고 해서 사진의 화질이나 품질에 영향이 있다거나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사진을 딱 보고서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고. NX20의 스마트함은 사진을 찍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을

 

이전에 비해 훨씬 편하고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해주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여러 참신한 기능들이 사진을 찍는

 

재미까지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주었다는 데 있겠다.

 

 

이상으로, 사진을 찍는 것 이상으로 공유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NX20의 '스마트함'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스마트카메라 NX20의 소개한 기능들을 십분 활용한 샘플샷을 중심으로 마무리하도록 한다.

 

 

 

 

 

 

 

 

 

 

스마트카메라 NX20의 '소셜그래퍼'로 선정되어 활동한지도 어느새 두 주에 접어들었다.

 

 

카메라를 건네받은 날부터 시작된 미션을 통해 인사동과 조계사, 청계천의 풍경을 담았고, NX20 소셜그래퍼로

 

참석했던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의 수원삼성 vs 울산현대의 빅매치 장면들도 담을 수 있었다. 그 외에 공연을 보거나

 

서울시내로 놀러다닐 때에도, 심지어 출퇴근시에도 꼭 품고 다녔던 NX20. (그만큼 작고 가벼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NX20의 기본기에 대해서 써보려 한다.

 

 

 

 

 

 

8천분의 1초를 담는 카메라, BURST SHOT의 위력!

 

 

 

(각각 1/1,250s, 1/1,000s로 찍힌 사진 by NX20)

 

NX20의 최대 셔터속도는 1/8,000s. 그러니까 8천분의 1초를 담는 카메라라는 의미이다.

 

보통 분수대에서 중력을 거스르며 힘차게 치솟는 물줄기를 얼려버린 듯 찍으려면 대략 1천분의 1초에서

 

2천분의 1초 정도면 가능하다는 걸 감안(ISO 800, f/5.6 기준)하면 그것보다도 훨씬 짧은 8천분의 1초는

 

대체 얼마나 짧은 순간인지 감조차 제대로 오지 않는다.

 

그런 셔터속도가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연사, 고속의 연속촬영시에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NX20의 '연속촬영 고속' 모드는 1초에 8장을 찍는 속도로 연속촬영이 가능하다.

 

그보다 더 놀라운 기능은 바로 Burst샷, 초당 10장 이상을 고속으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고속기능에 비해

 

처리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겠지만, 손이 조금 흔들려 카메라가 흔들리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선이 날카롭게 살아잇는 생생한 이미지를 담아낸다.

 

Burst샷으로 찍은 골키퍼의 킥오프 장면. 쏜살같이 공으로 질주하는 골키퍼의 폭발적인 움직임이 구분동작으로

 

세세하게 끊어져 나타난다. GIF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놓으니 그대로 동영상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듯.

 

경기 장면을 Burst샷으로 담은 또다른 장면들도 마찬가지다. 공을 따라 카메라를 움직였지만 선수들의 실루엣이나

 

화면 뒷쪽을 채운 관객석의 면면들이 생생하게 나타난다. 8천분의 1초를 담는 NX20의 위력이 여지없이 뿜어지는 순간.

 

 

 

스위블 디스플레이, 구도잡기의 프리덤!

 

 

NX20이 삼성 스마트카메라류의 플래그십 모델로서 내세운 것 중 하나는 회전식 AMOLED를 차용했단 점이다.

 

3.0인치의 슈퍼 아몰레드 액정화면은 기존 아몰레드 액정에 특수 코팅을 입혀서 약 20% 정도 선명도를 업시켰다는데,

 

그렇게 색감을 생생하게, 어쩌면 실제보다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액정화면이란 점에서 우선 한번 놀래주자.

 

그리고 또 하나, 좌우로 180도, 위아래로 270도 움직인다는 사실에서 두번째 놀라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자유롭게 움직이는 액정을 보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건, 뷰파인더나 액정화면을 통해 담길 풍경을

 

확인하며 찍어야 했던 자세의 한계로부터 전격적으로 해방된다는 의미다. 즉, 자유롭게 구도를 잡을 수 있단 거다.

 

 

보통 카메라로 위의 모습처럼 평범한 시선으로 자전거를 촬영할 수 있다면, NX20의 자유로이 움직이는 액정을 통해

 

아래와 같은, '땅에서 기어다니는 개미'의 시선에서 자전거를 올려다 볼 수도 있다.

 

개미나 땅강아지의 시선 두번째. 건설현장에서 날카롭게 땅을 후비는 굴삭기 무쇳덩이 공구들을 살짝 올려다봤다.

 

이건 저 커다란 개보다 낮은 눈높이에서 올려다본 개와 까페의 풍경. 만약 액정화면이 움직이지 않는데 이런 풍경을

 

찍으려면, 땅에 엎드리는 모습을 연출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서울역사박물관 앞을 지키는 십이지석 중 양의 모습. 어른의 허릿춤에 닿을락말락한 높이의 녀석을 그냥 볼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이게 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액정화면 덕분에 쉽게 촬영할 수 있었던 풍경들.

 

아니면 아예 이렇게, 하늘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공사현장의 가림막 너머로 보이는 가로수, 그저 카메라를

 

위로 대고 찍을 수도 있겠지만, NX20의 액정화면을 적당히 움직이면 굳이 고개 아프게 쳐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이런 풍경 역시, 나무 밑둥에 바싹 붙인 카메라를 하늘로 향한 채 액정화면만 적절히 조정하면 그만이다.

 

 

 

 

Fuction 버튼의 화려한 전개, 촬영을 위한 종합상황실!

 

 

NX20을 쓰면서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버튼은 바로 Fn, Function 버튼이다. 그 버튼을 한번 누르기만 하면

 

이렇게 촬영 세팅을 위한 모든 설정이 한눈에 펼쳐진다. 조리개값, 노출, ISO, 화이트밸런스, 색 조정, 스마트필터,

 

그리고 오토포커싱이나 기타 등등, 당장 펼쳐진 버튼만 해도 6가지나 되지만 익숙해지니 참 편하다.

 

 

1) 감도(ISO) 설정

 

NX20의 감도는 Auto (100-3200), 100, 200, 400, 800, 1600, 3200, 6400, 12800 으로 세팅이 가능하다.

 

 

 

ISO 12,800, 그리고 ISO 100으로 놓았을 때의 헤드라이트 불빛과 주변의 조도 차이를 알 수 있다. (f/4.5 고정)

 

가로등 불빛조차 부족한 깊은 밤 골목의 풍경을 담기에 ISO 12,800은 훌륭한 성능을 보였다. 이미지가 깨져보이거나

 

노이즈가 발생하는 등의 단점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f/3.5, 1/10s)

 

 

2) 색상 강조(a.k.a. 색 추출)

 

다른 브랜드의 카메라에서는 대개 '색추출'이라고 알려진 기능, 색상 강조 역시 Fn 버튼을 눌러 활용이 가능하다. 

 

빨강, 녹색, 파랑, 그리고 노랑색 이렇게 네가지 색상을 강조해서 촬영할 수 있다.

 

 

각각 빨강, 초록, 파랑색이 강조된 사진들의 사례들이다. 눈으로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 풍경이 예상치도 않게 나타날 때의

 

흥미로움이랄까, 그런 면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기능인 거 같다.  

 

이렇게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장면도 빨강, 녹색, 노랑, 파랑 각 색깔별로 구분해서 촬영할 수 있으니, 상황에 따라

 

강조하고 싶은 색상만 남긴 채 나머지를 모두 블랙 앤 화이트의 모노톤으로 처리하면 된다.

 

3) 노톤

 

말 나온 김에 NX20의 모노톤 기능도 확인하고 넘어가자. 풍경에 따라 이건 블랙 앤 화이트의 모노톤이 훨씬

 

어울리겠다 하는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 바로 찾아서 활용하면 좋은 기능이다.

 

 

 

4) 스마트필터, 그중에서 도트 패턴

 

스마트필터, 어안렌즈 효과라거나 소프트렌즈 효과, 혹은 안개 제거 등의 다양한 기능이 담겨 있다. 하나하나 직접

 

시험해보면서 그 활용도를 가늠해보고 실제 촬영할 때 십분 활용할 수 있으면 최선일 듯 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필터는 바로 '도트 패턴'을 적용하는 필터였다.

 

에스프레소 커피잔을 '도트 패턴'을 적용해 촬영했더니 화면을 이루는 점들의 입자가 눈에 보인다. 특히 어두운

 

부분의 경우는 더욱 점들의 형태가 또렷하게 나타난다.

 

 

이 사진들은 모두 '도트 패턴'을 적용해서 찍은 사진들인데, 사진이 좀더 빈티지스러워보이는 효과도 있는 듯 하다.

 

 

5) 스마트필터, 스케치, 옛날 사진 등 기타 효과 

  

왼쪽 상단이 아무런 필터도 적용하지 않은 상태의 커피잔, 그리고 오른쪽 상단은 스케치 효과가 적용된 그림이다.

 

하단부의 두 사진은 모두 옛날 사진 효과가 묻어나는 스마트필터를 활용한 사례 되겠다.

 

 

 

장면모드(SCN) 활용하기, 파노라마 기능

 

 

 

NX20의 상단부에 있는 모드 다이얼을 돌리면 SCN, 장면모드를 선택할 수가 있다. 파노라마, 뷰티샷, 3D, 야경,

 

근접 등 십여가지의 모드를 선택하여 촬영이 가능한데 그 중에서도 파노라마의 기능이 활용도도 높고 여태까지

 

소니나 기타 브랜드에서 채용한 파노라마샷에 비해 경쟁력도 높아 보인다.  

 

 

한눈에 담기지 않으니 카메라에도 전혀 그 전부를 담기가 곤란한 월드컵 경기장, 그 모습을 이렇게 사진 한장에

 

담을 수 있다는 게 바로 파노라마 모드의 위력이다. 그리고 중간에 많이 흔들리지 않는 한 사진이 끊겨서 보이거나

 

중간에 작동을 멈추지 않아 아주 편하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능, Full HD 촬영이 가능한 동영상!

 

 

 

사실 카메라에 담긴 동영상 촬영 기능은 대개의 경우, 이런 게 있구나 정도에서 끝나기 마련이었다. 화질이 과히 좋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세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꽤나 컸던 게 주된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NX20의 경우는 지금 카메라가 어떤 모드로 설정되어 있건, 그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동영상 촬영모드로 전환된다.

 

그리고 줌을 아무리 땡겨도 화질이 깨지거나 화면이 끊기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Full HD 성능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수대의 모습과 경기 모습을 촬영해 보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동영상 클립에서 화면을 캡쳐할 수 있는 기능도 유용할 것 같다. 이렇게 스틸샷으로 담긴 동영상

 

촬영분을 보아도 화질이 얼마나 깨끗한지, 그리고 묘사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니터뷰의 편리함에 대하여.

 

 

이상으로 NX20의 카메라로서의 기본기, 기본적인 성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사실은 지금까지의 내용으로는

 

스마트카메라 NX20의 성능을 절반도 채 소개하지 못한 셈이라고 하는 게 맞다. NX20의 수식어, '스마트 카메라'라는

 

문구가 얼마나 적절한지, 실제로 얼마나 스마트하게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NX20의 눈에 띄는 기능 하나를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

 

NX20의 모니터뷰는 무려 5가지로 변환이 가능하다. 배터리와 잔여촬영가능수 등 기본 촬영정보가 나타난 모습,

 

그에 더해 비행기에서 쓰인다는 수직/수평계가 떠오른 모습, 우측에 ISO 등 촬영정보가 추가된 모습, 그리고

 

좌측까지 사용자가 설정한 모든 촬영정보가 나타난 모습, 마지막으로는 사진의 밝기 분포를 보여주는 히스토그램까지

 

나타난 모습, 이렇게 총 5가지의 화면 정보 표시가 가능하다.

 

3.0인치의 대형 AMOLED 액정화면에 이렇게 다양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현되어 있다는 건 왠지 사진 한장


찍을 때에도 이것저것을 살피며 놓치지 않도록 안배한 것 같아, 그 눈에 띄는 세심함이 마음에 든다.

 

 

 

 

 

 

 

 

 

 

 

 

 

 

 

 

 

 

 

 

축구 경기라고는 그나마 티비로 보던 게 전부였었건만, 이렇게 직접 경기장에 나가서 프로팀들의 경기를 보는 날이 오리라곤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혼자 광역버스를 타고 수원까지 내려가서 말이죠.

 

경기가 세시에 시작한다고 했는데, 아직 시간은 한시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경기장 주변의 공기는

 

잔뜩 들떠있었습니다. 축구공을 어깨에 척 걸친 꼬맹이가 씩씩하게 계단을 올라 경기장으로 향하네요.

 

뒷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왠지 스스로 조금씩 들뜨기 시작하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분좋은 전염인 거죠.

 

경기장에 도착하니 미리 대기하고 계시던 삼성 스마트카메라의 스포츠 출사 스탭분들이 점심부터 챙겨주시더군요.

 

도시락이라 좀 간소하긴 했지만 제법 뜨거운 태양 아래서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녀야 할 테니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스포츠 출사에 참가한 분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들, 그리고 대여를 위해 챙겨나오신 장비들.

 

 

무엇보다 저 파란색 조끼가 확 눈길을 잡아끌었습니다. 음..앞주머니도 많고 편리해보이긴 하는데..음..

 

티켓과 비표를 받고 3시 경기 전까지 자유시간이 주어졌으니, 카메라를 쥐고 나가 놀 시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바깥은 온통 삼성의 최신 IT 디바이스들의 전시회장 같았습니다.

 

 

삼성의 스마트 모니터라거나, 스마트 티비, 스마트 카메라 등등 스마트한 삶을 챙겨준다는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직접 체험도 해보고 시연을 해보는 부스들이 좌우로 정렬해서 경기장 한쪽 외벽을 따라 일백미터쯤.

 

갤럭시 노트의 모니터 사이즈라는 5.3인치를 맞추고 선물을 받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라, 손끝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그리고 모니터를 노려보는 눈빛에는 강렬한 기대감이 한가득 담겨있었습니다.

 

아마도 형제겠죠? 수원삼성의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고선 동네 운동장에서 신나게 걷어차고 놀았을 꼬질꼬질한

 

축구공까지 척 안고 서있는 꼬맹이들의 눈빛도 덩달아 심각해집니다.

 

체험 버스 안으로 들어와 직접 갤럭시탭이니 갤럭시노트를 만져보는 아이들.

 

갤럭시노트의 화면을 마치 하얀 도화지인 양 세밀한 붓터치와 함께 색색의 빛깔을 칠해넣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곳도, 5.3이란 숫자를 맞추는 곳도 모두들 대성황, 어느 꼬맹이가 잠시 주차해둔 빨강

 

자전거가 온통 넘실대는 파랑색 물결 사이에서 유독 눈에 콕 박혀옵니다.

 

손의 움직임이나 목소리로 채널도 바꾸고 볼륨도 줄일 수 있는 스마트 티비를 시연해보이는 스탭분.

 

3D 기술도 갈수록 비약적으로 발전한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사실 날이 다르게 세련되어지는 3D 안경의 모양새에서

 

3D 기술의 발전 양상을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볍게 쥐고 사방으로 찍어대던 카메라와 같은 기종, NX20을 들고 수원삼성을 응원온 꼬마 손님들의 사진을

 

찍어주던 아저씨, 선수들과 함께 찍는다는 게 좋았는지 '찍고, 담고, 바로 보내는' NX20의 매력에 빠진 건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던 인기 부스중의 하나였죠.

 

외국인 친구를 데리고 축구 경기를 보러 온 모양입니다, 레플리카를 골라주고 직접 입혀주던 어느 수원삼성의 팬분.

 

진행 스탭이 챙겨주신 아이스 커피는 순식간에 뙤약볕에 노출된 몸뚱이 속으로 스며들어버리고는, 잘그락잘그락

 

얼음이 녹는 소리만 간간이 열띤 응원의 빈틈을 메꾸고 있었습니다.

 

 

제법 치열하게 공수를 주고 받던 양 팀은 어느 순간 한 골 씩을 주고 받더니, 후반이 끝나가도록 그라운드 곳곳에서

 

불꽃튀는 접전을 벌였습니다. 골 점유율로만 따지면 살짝 울산현대 쪽이 우세한 거 같아서 조바심이 나기도 했구요.

 

 

 

그 와중에 NX20의 버스트샷이니 1/8,000s의 셔터속도, 그리고 Full HD급 연속AF 동영상은 나무랄데없는

 

사진과 영상들을 남겨주었습니다. 동점골이 들어가는 순간을 마침 동영상으로 담을 수가 있었는데 한번 보시죠.

 

 

그리고, 후반 42분께 터진 천금같은 역전골 덕분에 수원삼성을 사랑하는 팬들의 응원과 열정, 그리고 뜨거운 사랑에

 

당당히 감사를 표할 수 있었습니다. 후회없다는 이 사랑, 앞으로도 계속 멋진 투혼으로 지켜가 주시길~*

 

그래야 아버지 허리춤에나 겨우 닿을 것 같은 저 꼬맹이가 쑥쑥 자라나고 언젠가 자신의 아이 손을 역시 저렇게 잡고서

 

경기장을 다시 찾아 뜨거운 함성을 외칠 거 아니겠습니까.

 

 

전혀 예기치 않았던 어느 초여름(혹은 늦봄)의 축구 경기 직관, 어쩌면 곧 다시 한번, 이번에는 백퍼센트 온전히

 

나 자신의 의지로 경기장을 찾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Burst샷으로 NX20을 폭발시키는 순간, 골키퍼가 화면 끝에서부터 내달려와 공을 하프라인 너머까지 차올렸습니다.

 그리고 Burst샷이 터진 또다른 어느 순간인가는, 하프라인 언저리에서 통통 튀던 공이 멀찍이 이어졌구요.

 

잠시 시간을 되돌려, 수원삼성과 울산현대의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한 순간을 되짚어봅니다.

 

울산현대와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버스가 차례로 나타났었습니다.

 

파노라마 모드로 한눈에 담기던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전경.

 

 응원석 앞에서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후끈 관중석을 달구는 녀석.

 

 

 

그리고 온통 파란 물결이 넘실대던, 후회없는 사랑을 하고 있다는 수원삼성의 팬들.

 

 

 

 경기 시작전 파이팅을 다짐하는 빅버드의 용사들입니다.

 

 그리고 경기장 안의 선수들에게 기와 운을 전하는 열두번째 선수들의 눈빛.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연이어 지나갔고.

 

 골키퍼는 있는 힘껏 공을 상대 진영으로 차올렸으며,

 

 

 격렬한 공다툼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는 분위기가 지속되었습니다.

 

경기장 곳곳에서 흰색 유니폼의 울산현대와 파란색 유니폼의 수원삼성이 격돌합니다.

 

 

 

 누군가가 그라운드 위를 뒹굴면서 고통을 호소할 때는 200mm 망원줌렌즈로 확 당겨서 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공을 차올릴 때는 온몸의 무게를 실어 근육 마디마디에 힘을 실어 뻥, 있는 힘껏 차올리는 게 사진에 담겼습니다.

 

 

그리고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왠지 느낌이 온다 싶어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누르자마자 뻥 차낸 공을 따라갔습니다.

 

 

 전반전 중간즈음에 마셨던 아이스커피의 자잘한 얼음들은 녹아내리고 있었지만, 경기장의 열기는 후끈하기만 했죠.

 

 그리고 전반전을 1:1로 마친 상황에서 투입된 박지성 선수.

 

 

그가 경기장 관중석을 향해 대포알같은 슛을 뻥뻥 내지를 때, 저는 한숨을 뻥뻥 내질러야 했습니다.

 

사소한 불찰로, 그 순간 배터리가 모두 닳아버리고 말았으니까요. 마지막 샷은 박지성의 시크한 반신샷입니다.

 

 

 

by 스마트카메라 NX20.

 

 

 

 수원월드컵 경기장으로 가는 길, 앞서 걸어가는 씩씩한 꼬마의 뒷모습이 너무도 늠름해 서둘러 카메라를 쟁여들었습니다.

 

 경기장이 가까워질수록 인파는 거칠고 강력한 파도처럼 넘실대기 시작했고, 공을 비뚤게 맨 꼬마는 자못 비장해졌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 삼성의 스마트한 제품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호기심에 반짝거립니다.

 

 

 어느 곳에선가 갑작스레 등장한 색색의 팔레트, 화장도구도 아니고 이건 뭘까요.

 

 토실토실 귀여운 꼬마 숙녀가 수원삼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브이를 척, 내걸었습니다.

 

 이 꼬맹이 녀석은 장난스럽게도 아예 배에다가 그리는군요. 참외배꼽이 툭 튀어나온 위에요.

 

 이 친구는 아마도 외국에서 왔나본데, 즉석에서 레플리카를 사서 입을 정도라면 꽤나 열성팬인 거겠죠?

 

 선그라스도 멋들어지게 척 걸치고는 양손 가득 승리의 브이를 만들어보였다가 쑥스러웠는지 혀를 빼무는 게 귀엽네요

 

 빅버드의 승리를 맞이하러 당당히 입장하는 아버지와 아들, 마치 대부의 알파치노처럼 멋진 목도리가 인상적입니다.

 

 바디페인팅을 꼭 이렇게 뺨에 하란 법은 없지만, 이 아이는 왠지 나중에 축구선수가 될 것 같은 눈빛을 쏘아냅니다.

 

 

 그렇게, 모두가 파란 색 물결속에 뛰어들어 경기장의 부푼 함성을 불어넣습니다.

 

어딘가에선 꽃가루가 폭죽처럼 번지고, 열기를 못이겨 벗어던진 맨살에선 번들번들 땀이 차오릅니다.

 

 

이 사랑에 후회는 없다, 수원삼성을 향한 팬들의 마음이 둥근 공을 움직여 2:1의 승리를 얻어내기까지

 

NX20을 통해 경기를 보고, 팬들을 보고, 둥근 공만큼이나 둥근 마음들을 보았습니다.

 

 

by 스마트카메라 NX20.

 

 

 

 

NX20, 삼성에서 기존 디지털 카메라에 커다란 혁신을 꾀한 '스마트카메라'의 선봉에 선 제품이랄 수 있겠다.

 

필름을 끼우던 아날로그 카메라, 그 뒤를 이어 PC에 저장하는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PC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바로 3세대 스마트 카메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체험단이니 평가단이니, 그런 이름이 붙는 게 아니라 '소셜그래퍼Socialgrapher'라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와 포토그래퍼(-grapher)의 합성인 듯 한데, 요새 음식점이니 여행지에서 찍는

 

사진들 대부분이 페이스북, 트위터나 미투데이같은 SNS 공간에서 소비되는 걸 감안하면 꽤나 맞춤한 작명이다.

 

 

NX20을 체험해보는 '소셜그래퍼' 10명 중의 한명으로 선정되고 나서 받은 NX20의 박스 개봉.

 

카메라 바디, 기본 번들렌즈(18-55mm)와 후드, 배터리와 충전기, 메모리카드와 USB 연결선, 넥 스트랩, 사용설명서 등등.

 

DSLR이 아니라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바디는 DSLR의 분위기가 솔솔 풍긴다. 그립감도 좋고, DSLR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다는 게 첫인상이다. 바디 오른쪽 아래에 조그맣게 'WI-FI'라고 적힌 게 '스마트 카메라'의 포인트.

 

바디의 측면샷. 무려 2,030만 유효화소수를 가진 이미지 센서에 풀HD 촬영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무려 3.0인치의 슈퍼 아몰레드 액정이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회전한다는 사실.

 

 

액정화면이 움직이는 거라거나 3.0인치라는 사이즈는 이미 다른 브랜드 카메라에서도 접할 수 있는 거라지만,

 

포인트는 액정에서 보이는 화면의 색감이 정말 여느 카메라와는 선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HD티비를 보면 배우들 땀구멍이 보인다고 하는데, 카메라 액정을 보면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달까.

 

살포시 눕혀놓고 찍은 카메라 상단 모습. 모드 다이얼이 조금 뻑뻑하고 툭 튀어나온 느낌은 없지 않지만,

 

버튼들의 위치가 무난하게 정리되어 있는 거 같다. 편의성에서나 시각적인 안정감 측면에서나.

 

이게 바로 유효화소수 2,030만의 고화질 이미지 센서.

 

퍼렇게 일렁이는 게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지만, 그랬다간 앞으로 찍힌 사진들에 내 손도장이 찍힐까봐.

 

이제 외관은 그만 감상하고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삽입.

 

처음 사용하는 거니까 배터리는 일단 빵빵하게 충전시켜놓고 꼽아야 하..겠지만, 궁금하니까 일단 잠시만 켜보기로.

 

그리고 바디에 렌즈 장착. 여전히 가볍다는 느낌, 그리고 여전히 조금 작다는 느낌. 작다는 느낌은 개인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요새 작으면 좋다, 는 식이어서 만족. 가벼운 거야 당연한 장점이 되는 거고.

 

 

번쩍, 슈퍼 아몰레드 액정화면이 불이 들어오길래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있다.

 

슈퍼 아몰레드 액정화면은 기존 아몰레드 액정에 특수 코팅을 입혀서 약 20% 정도의 선명도를 업시켰다고 한다.

 

이렇게 디스플레이 창이 180도 꺽이면..셀카 찍을 때 좋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아까 보니까 '뷰티샷'이던가, 그런 기능도 있던데 얼마나 뽀송뽀송하게 찍히려나..호박에 줄을 그어주려나..;; )

 

 

 

처음 '소셜그래퍼'로 선정된 날 인사동과 조계사와 종로를 다니며 찍었던 사진들부터 소개하고,

 

구체적인 기능이나 샘플 사진들은 다음 포스팅부터, To be continued~*

 

 

 

- 인사동에서 여행객 코스프레.

 

- 부처님 오실 날을 앞둔 조계사 풍경.

 

- 청계천을 걷고 종로통을 지나, 길냥이가 꿈꾸는 까페로.

 

 

 

 

 

 

 

 

 

 

 

 

 

 

 

 

 

 

 

 

 

 

 

 

 

 

 

 

 

 

 

 

 

 

 

 

@ 2012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I), 삼성, 샌디스크, 올림푸스, 파나소닉 등의 부스

포즈를 취하기 전 자기들끼리 뭔가를 이야기하며 편한 표정과 포즈를 지은 채 웃고 있던 모델들.

 

모델들이 서 있는 앞으로 카메라폰, 똑딱이 카메라, 대형 DSLR에 이르기까지 렌즈를 겨눈 사람들.

 

모델인지 관계자인지 아님 그저 일반인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남들이 찍으면 덩달아 불을 뿜는 카메라.

 

오랜 시간 마네킹처럼 얌전히 포즈를 살짝살짝 취하는데도 옷매무새는 곧잘 헝클어지나보다.

 

무대 뒷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델. 깔끔하고 화려한 무대 위에 선 모습과는 다른 느낌으로 쓰레기봉지 옆 뒷문을 지난다.

 

붙인 속눈썹과 서클렌즈로 고문당한 눈이 시뻘겋게 핏발이 서고, 입술 끝은 안간힘을 쓰며 올라가 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와 다음 선수와 교체할 때의 후련한 표정이라니.

 

새로 무대에 서는 모델들은 신선한 에너지를 담뿍 담아 바톤 체인지.

 

아무리 그래도, 높은 굽 위에서 꽃장식을 이고지고 뭇 사람들의 시선과 대항했을 그녀들 참 대단하다.

 

그 와중에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살짝 자세를 풀어주는 모델도 있고.

 

누군가는 카메라 삼각대 다리만큼이나 여릿한 다리를 번갈아 꼬며 아픈 다리를 달래고 있었고.

 

누군가는 하품을 억지로 참는 듯, 충혈된 눈을 천천히 깜빡거리며 자꾸 찌르는 속눈썹을 달래보는 거 같기도.

 

어정쩡한 높이의 딱딱한 의자에 살짝 엉덩이만 걸친 채 높은 힐의 뾰족한 두 개 기둥에 실린 몸무게.

 

그러고 보면 기자재전 안에는 남자 스탭조차 찾기 힘들었던 거 같다. 온통 여자 여자 여자. 그것도..

 

장비에 관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모델에 관심이 있는 건지, 아님 그저 모델을 상대로 사진찍기 연습인지.

 

모델들이 세 방향으로 세워놓고는 벚꽃나무 모양의 무대는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어지럽진 않으려나.

 

당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놓은 모습에 눈이 갔다가도, 아무래도 이런 무대 뒤의 모습들,

 

남몰래 깜빡이며 속눈썹을 밀어낸다거나 구둣발 속 발가락을 꼼지락댄다거나 하는,

 

그녀들의 고충이나 인간적인 모습에 더욱 눈길이 가는 거다.

 

 

 

 

 

 

 

 

북한은 한국에 묻는 거다. 이제 미국본토 말고 한국을 직접 전술핵으로 때릴 거야, 어쩔래. 그리고 과시하는 거다. 김정은의 군사적 용맹과 탁월한 지도역량을. 북조선3.0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서 그가 부족함이 없음을. 지난 '잃어버린 3년'간 북한내 매파만 키워냈으니 이런 처참한 일도 현실이 되었다.

그럼 이제 우리나라는 뭘 할 수 있을까. 우리도 북한처럼 원심분리기 수백개 세워서 전술핵무기 만들어 자체 핵무장을?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상호확증파괴) 전략으로 치킨게임을? 김정일 일가친척에 대한 정밀타격을? 아무리 생각해도 득실 계산에서 우리가 쫄리는 게임.

이제 남북한의 평화를 구하려면, 그나마 포용정책에서 비전과 로드맵을 쥔 채 능동적으로 상호신뢰를 쌓기 위한 수단이었던 '퍼주기'보다도 못한, 쌀과 돈을 주며 평화를 구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건가. 신뢰를 쌓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삥뜯기듯 서로 이를 갈며 증오를 쌓는 수단이 되고 말 거다.

북한에만 구걸할 일이 아니라, 미국에도 마찬가지. 당장 한미FTA나 해외파병 문제 등 우리가 바쳐야 할 것들은 언제나 그렇듯 많기만 하다. 북한과 미국의 빵셔틀이 되어가는 한국, 이명박의 대북 정책은 파산했다. 그런 게 있기나 했다면.

더욱 암울해지는 사실 하나.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앞으로라도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꿀 만한 의지나 능력이 그에게 있을까 싶다. 포용정책을 저주한 순간부터 빠져들고 만 남한식 벼랑끝외교의 끝은 연평도 교전이 아닐지도 모른다.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한 이녀석들 꽤 세게 나오는데?

행님 : ㅇㅇ 그러게, 우려하던 방향으로 계속 가는군. .ㅠㅠ
행님 :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행님 : 북한의 핵억지력을 자신하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미 우리는 북한을 제어할 아무 레버리지가 없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개성이니 금강산이니 돈줄은 미리부터 다 끊어놨고, 북한이 몇차례나 군사회담을 요청해도 무시했고.

행님 : 레버리지라면 전술핵..ㅡ.ㅡ;; 그치만 미국이 전술핵을 배치해줄지.. 모르겠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ㅇㅇ

행님 : 결국 군 대 군의 구도니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 대 북한.

행님 : ㅇㅇ 그러게. 미국 대 북한인데, 우리를 때리니까 아쉽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글치만..그것조차 비대칭, 저쪽은 지킬 게 없고.

행님 : 과연 지킬 게 없을까? 김정은의 세습은 어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씨 일가친척과 수뇌부만 살면 되는 거인데다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들의 지하기지는 왠만한 폭격은 견뎌내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삼성3.0처럼 북조선3.0을 꿈꾸는 놈들이니까 주위에서 잘 보위하겠지

행님 : ㅎㅎㅎ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지킬 거 많고 활짝 노출되어 있는 남한땅과는 다르지.

행님 : 벙커 버스터가 있잖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그거 위력은 확실한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양키들 무기는 뻥이 심해서ㅋㅋ

행님 : ㅋㅋㅋㅋㅋㅋㅋㅋ
행님 : ㅇㅇ ㅋㅋㅋㅋ 왠만한 벙커 다 부술 껄..
행님 : 그쪽도 그거에는 벌벌 떠는 거 같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그렇게 부담을 지려고 들지도 문제고

행님 : 그런데 남한의 핵무기개발이나 핵무기배치와 같은 군사적 시그널은
행님 :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아니라는 게 문제의 문제..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전세계에서 한꺼번에 전선을 세개나 펼친다고?
전쟁나면 도망가자 : 말도 안 돼, 걔들은 이제 전쟁 두개를 동시수행하는 정도만도 힘겹다고.

행님 : ㅇㅇ 그렇지. 미국에 부담이 크겠지.게다가 지금 한미FTA도 있는데.
행님 : 한미FTA를 내줘야 하니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니까, 그럼 우리가 줘서 달랠 수 있는 게 뭐냐
전쟁나면 도망가자 : 우리가 모냥 안 빠지게 줄 수나 있긴 하냐
전쟁나면 도망가자 : 라는 건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에도 주고 미에도 주고.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완전 ㅋㅋ

행님 : 북이 이렇게 나오는 조건이니까.
행님 : 흠.. 미국이랑 짰나?
행님 : ㅎㄷㄷ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적대적 공범자들이야, 지난 시절의 총풍처럼 의도적으로 정권안보를 위해 국가안보를 일부러 위기에 몰아버린 건 아니라 해도 결과적으로는 뭐, 마찬가지지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북만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과 미국의 대가리들 세 개

행님 : 결국 피를 손을 묻히겠군..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명박도 이제 천안함과 대포폰과 민간사찰과 온갖 고비들을 다 넘기겠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참..운빨도 오지게 좋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

행님 : 남남갈등도 걱정이네...
행님 : 북한한테 확실한 경고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한 자체적으로?
전쟁나면 도망가자 : 없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과 함께라면..? 미국이 그런 부담을 질까. 대화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겠지

행님 : ㅇㅇ
행님 : 당장 이 결정을 한 사람에 집중해서
행님 : 그의 약점을 때려야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호국작전은 빌미였고, 그냥 꼬투리 잡아서 무력시위 한 번 해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우라늄탄도 개발하고, 이제 미국본토가 아니라 남한땅을 바로 겨누겠다, 라는
전쟁나면 도망가자 : 시위용. 미국의 핵우산이니 MD아래 숨어있던 남한을 바로 타격하면 니들이 어쩔래, 하고.

행님 : ㅇㅇ 그러게.
행님 : 알고도 모르는 척 하면서, 대비책을 세워두었기를 바랬는데.

전쟁나면 도망가자 : 군부 강경파를 만족시키고 김정은의 입지를 다지는 거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게 똑똑한 대가리가 어딨소 우리나라에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

행님 : ㅎㅎㅎㅎ남한에도 애국자는 있을꺼야. ㅋ
행님 : 흠.. 글게, 이미 이 상황을 내다봤다면 좀 더 파고들었어야 하는데,
행님 : 중국이랑 대북정책 목표 맞추고 북중간 교류, 남북간 교류를 넓혀서 북한 내의 강경파들이 고립되게 했어야 했는데.
행님 :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왔잖아. 잘못한 걸 탓하기만 할 수는 없지.
행님 : 해결책을 생각해보자.
행님 : 지금 결정권을 가진 그룹들도 해결책이 필요할 거야.

전쟁나면 도망가자 : 북한이 원하는 건, 안정적인 세습
전쟁나면 도망가자 : 국내 경제상황 호전.

행님 : 그렇다면 역시 대북정책의 재검토인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결국 우리나라 대북정책의 전면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남북간의 갈등은 점증할 수 밖에 없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MB대북정책, 그런 게 있었다면 말이지만, 그 파탄인 거야.

행님 : ㅇㅇ 맞아.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치만 이 정부나 지지자들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럴 수 있을까.

행님 : 대북정책의 전면조정이 필요할 듯.
행님 : ㅎㅎㅎ
행님 : 모르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전쟁나면 도망가자 : 실용주의자라??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는 이미 힘빠졌고, 그의 지지자나 차기 대권주자들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의 지지풀이 문제자나

행님 : ㅇㅇ 그러게...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를 내세운 지지층이란 게. 보수꼴통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ㅋㅋ

행님 : ㅜ.. ㅜ
행님 : ㅋ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제 봉합할 수 있는 능력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결국 미국.

행님 : ㅇㅇ
행님 : 미국이?

전쟁나면 도망가자 : 한국이 줄 수 있는 게 없자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어차피 북한도 계속 미국과의 대화를 원했던 거고(요새야 좀 바뀌어왔다지만), 남한이 계속 가로막아서 우릴 통해서 미국과 이야기해라 딴지걸었던 거지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은 북한 이슈를 가능한 유화적으로 풀려하는 입장이기도 했고, 우리처럼 직접 두드려맞은 것도 아니니 여론도 대화를 선호할 거고.

행님 : 이 문제를 봉합한다는 게 대남핵우산의 철회라면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미국이 보장하는 정권안보가 절실히 필요한 거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겠지만, 또 보수꼴통들은 미국님하 살려줍쇼 하겠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러고 난다고 해도 남북의 정치력이랄까 신뢰문제가 대두될 텐데

행님 : 과연 북한은 정권안전을 미국으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행님 : 인민이 봉기하면 미군이 진압해줄 수 있나?
행님 :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키면 진압해줄 수 있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인민 봉기를 막기 위한 게 미국과 기타국가의 경제지원이겠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은 아직까지 군부를 쥐고 있지 않을까.
전쟁나면 도망가자 : 문제가 되는 건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이번에 군요직을 임명한 거고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으로 꾸밀지도 모르지 나중에는.
전쟁나면 도망가자 : 오늘일도.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는 권력승계, 군부 다독이기, 남한협박.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정도 아닐까 싶소만.

행님 : 공감. 지금은 네가 말한 키워드가 키가 되는 듯.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의 머릿속이야 들어가 볼 수 없으니 모르는 거구, 다만 정황상

행님 : ㅇㅇ
행님 : 그러게, 정황상 오늘도 후계관련 교시가 내려갔을 수도..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응
전쟁나면 도망가자 : 원래 세습이 이뤄지면서 이런 군사적 충돌이 빚어지지 않았어?

행님 : ㅇㅇ 맞아.
행님 : 한번 요새 일 정리해보니까,
행님 : 작년 미사일 발사, 핵발사 때 후계관련 교시가 하달된 듯.

전쟁나면 도망가자 : 김정일이 넘겨받을 때도?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흠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게 군부의 지지부터 얻는 게 우선일 테니

행님 : ㅇㅇ

전쟁나면 도망가자 : 먼저 자신이 군부에 입맛에 맞는 매파라는 걸 증명하는 게 필요해겠지

행님 : ㅇㅇ 그렇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인민에 대한 우상화 소재로도 쓰일 테고.

행님 : 이게 김정은의 지시다.
행님 : ㅎㅎ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응

행님 : 너희가 바라던 미사일 발사 = 김정은 지시

전쟁나면 도망가자 : 글치

행님 : 너희가 바라던 핵 실험 = 김정은 지시
행님 : 알았지?
행님 : 이런 뜻이지?

전쟁나면 도망가자 : 이제 지지해라.
전쟁나면 도망가자 : 뭐 그런 거.

행님 : 흠.. 그럼 지금은 북한 군부 내의 대남적개감이 문제라는 거네.

전쟁나면 도망가자 : 대남적개감이나, 군부의 자기증명 욕망이라거나
전쟁나면 도망가자 : 다만 문제는, 이후의 관계를 복구할 
전쟁나면 도망가자 : 여력이나 소재를 남한이 갖고 있냐는 거.

행님 : 그럼 남북군사회담이 논리적 답인 걸까?
행님 : 근데, 저녁 안 먹니?
행님 : 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그렇겠지만..형이 말한 것처럼 북한의 매파가 잔뜩 득세한 상황이라.

행님 : 지금 밥 왔대.

전쟁나면 도망가자 : ㅋㅋㅋㅋ
전쟁나면 도망가자 : 안녕
전쟁나면 도망가자 : 나 퇴근



남한 땅의 두 직장인은 남북한의 교전 상황으로 쩍하니 일상에 금이 벌어지고 만 오후에 실컷 메신저로 떠들어대다가, 배고프고 퇴근시간되고 하여 이야기를 급 마무리. 역시 먹고사니즘이 제일 강력하다는. 혹은 '정전상태'라는 폭탄을 이고지고 사는 데에 워낙 익숙해진 탓인지도.

전쟁나면 정말 도망가야겠다.ㄷㄷㄷㄷ






허수아비춤 - 10점
조정래 지음/문학의문학

#0.

올해도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후보로 대두되었다가 끝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하루가 지나'

버렸다며 언론에서 아쉬워하는 투의 기사를 많이 봤다. 한편 페루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은 페루의

광부들이 애송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꽤나 크다며, 우리도 노벨문학상을 탔으면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널리 읽히게 되었을 거라는 식의 기사도 있었다. 으응? 뭔가 이상하다. 노벨문학상을 타서 사랑받는 게 아니라

널리 사랑받는 좋은 작품이라 노벨문학상을 타는 거 아닌가.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노벨문학상도 여느 다른 상들처럼 세속의 일들에서 자유로운 채 그야말로

'순수한 판단'의 결과만은 아닐 테니까 말이다. 수상을 둘러싸고 정치적 고려나 호감도나 금전적인 로비까지도

왔다갔다 할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 너무 음험한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노벨문학상을 타고 나면 실제로

꽤나 그럴듯한 후광을 덧붙이게 되는 셈이고 그건 곧바로 책의 판매부수와 직결되어 '사랑'받게 될 거다.

(어쩌면 그때쯤엔 나도 고은 시인의 '만인보'라거나 다른 시들을 비로소 찾아서 읽게 될지도.)


#1.

전세계의 작품들을 두고 그해의 가장 걸출한 작품을 선정하는 노벨문학상 이외에, 작품에 덕지덕지 붙여줄

수 있는 조금은 가볍지만 효과는 못지않은 '후광'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뭔가 소란스런 이슈를 만들어내는

노이즈 마케팅이 후광을 만들기 위한 비교적 최신 유행의 '광원'이라면, 워낙 익숙해져 버려서 새삼 이야기하기도

진부하게 느껴지는 강력한 광원은 역시 광고일 거다. 약간의 변종으로는 리뷰기사나 인터뷰기사 따위의 형태를

빙자해 책을 홍보하는 광고성 기사들이 있을 거고.


'삼성을 생각하다'라는 책이 광고시장에서 무식하게 밀쳐지면서 도리어 예기치 못한 광고없는 광고효과,

후광을 얻었던 사실 이외에는 딱히 그로부터 예외라 할 만한 사례를 들기가 어려운 거 같다. 대부분은, 광고가

많이 되고 노출이 많이 되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 책들이다. 어줍잖은 고만고만한 소설들, 변주를

거듭하는 자기계발서 나부랭이들, 여행블로그보다 못하기 십상인 허술한 여행서적들..정말이지 그 책을

만들겠다며 벌목된 나무들에 미안할 지경인 책들이 범람하고 있으니 광고의 효력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2.

조정래는 어떤가. 그의 전작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은 어땠던가. 피식민 시기, 한국전쟁기, 산업화의 시기를

예민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소설화했던 그의 작품들은 늘 어김없이 누군가로부터 '위험물'의 딱지가 붙었고

소설의 형태를 빌어 '좌경화', 혹은 '의식화'를 꾀한다는 일부의 비난마저 불러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딱히

광고를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시대착오적인 '금서' 목록에 올라있다더라 식의 노이즈 마케팅에 엮이기도 하면서

그 책들은 그나마도 꾸준히 팔려나갔다고 알고 있다.


허수아비춤은 어떤가, 비로소 묻는다. 조정래 정도의 작가가 꽤나 오랜만에 써낸 소설인데 너무 조용해서 하는

말이다. 그가 19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드디어 2010년 현재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셈이니 그 의미도 심상하진

않을 테니 하는 말이다. 그의 신작 발표회에 불편한 얼굴로 왔다갔다는 찌라시 언론의 문화부 기자들이 작정한 듯

침묵을 지키거나 딴지를 걸어 그의 소설에 대해 평가절하하거나 무시해버리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너무

과잉반응인 걸까. 의도적인 무시 속에 그의 소설이 조용히 묻혀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워서 하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그의 작품들은 점점 '지금 여기'의 '살아있는 권력'이 날뛰는 시대로 조여들어온 건 아닐까 싶다.

조금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비판할 수 있는 친일파 문제에서부터 그는 조금씩 난이도가 높은 세력, 여전히

힘을 갖고 있는 세력들로 초점을 옮겨왔고, 그런 비판정신은 곧 한국 현대사의 핵심 모순들을 관통하며 오늘날에

와닿는다. 그래서일까, 소설은 참 쉽게 읽힌다. 이미 너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인 거다. 기업을 자기 개인의

커다란 지갑처럼 생각하는 기업의 총수, 정관계에 고루 뿌려지는 떡밥 혹은 보험료의 용의주도한 전달 방법,

기업군을 가능한 세금을 물지 않고 통째로 세습하려는 철저한 사전 준비, 결국, 민주화되었다는 시대에 여전히

북조선스럽고 중세적인 '왕'을 모시는 기업을 고수하려 사회 시스템 곳곳에 돈지랄을 하는 그들의 이야기.


소설을 쓰기 참 쉬웠겠다, 고 읽던 중간에 생각했었다. 이건 뭐, 소재에서 뭔가 극적이고 흥미로울 만한 걸 더 더할

것도 없으니. 건물 깊숙히 감춰져 회장실 바닥에 깔린 커다란 금고, 골프가방과 사과박스에 차곡히 쟁여진 돈다발,

어느새 대기업 앞에서 몽창 썩어버린 검찰과 국세청 등 사정기관들, 집요한 노조파괴공작과 김일성 일가에 버금가는

부자세습의 욕망, 그저 요 몇 년간, 누구 말마따나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그 이래의 몇 년간의 사건들을 슬쩍

일별하기만 하면 그냥 그대로가 드라마틱하고 숨가쁜 소설 하나가 될 거 같은 거다.


그치만 끝장을 넘길 때쯤, 돌이켜 생각하니 조정래가 더하려 한 건, 그리고 실제로 이 소설이 쓰여지는 의미를

다하기 위해 더해져야 할 건 자극이 아니라 각성이었다. 누가 모르나. 지금 재벌들이 세상에 두려울 거 없이 나대며

전횡을 부리고 있어서 상식이 벌떡 뒤집어져 버렸다는 거. 말도 안 되고 어이도 없는 이야기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뉴스에서 흘러나오며 건전하게 사는 사람들만 병신 만들고 있다는 거. 울컥울컥,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도 혈압이

솟을만큼의 자극은 넘쳐 나는 세상인 거다. 그래서, 혹여 왜 더 소설적으로 매만지고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했냐고

작가를 추궁한다면 그건 너무 가혹하다고 말하겠다. 이미 현실속에서 그들의 전횡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다고.


그의 책은, 그런 점에서 차라리 오늘의 기록이다. 책의 띠지에 둘려있듯 '경제민주화의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 청사진이 요구되는 오늘의 문제적 상황을 응집해 보여주고 있다. 선정적이고 더러는 의도적인

곁가지치기와 물흐리기의 이야기들은 말고, 그들의 언론과 그들의 권력이 찌끄려대는 '광고'는 말고, 무엇을

대면하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보여주는 있는 거 같다. 그게 현대사 100년을 숨가쁘게 달려온 그의 소설에서 

정면으로 대결했던 시대의 모순들이 켜켜이 누적된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맞닥뜨린 끝판왕.


#3.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처럼, 이 책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야 할 정당한 관심과

추천사들을 받지 못한 채 적대적인 시선과 의도적인 무시에 직면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그건 도리어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겨눈 칼 끝이 제대로 그들의 심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건지도 모르지만.

* [삼성을 생각한다] 망각되길 거부하는 범죄자의 최후고백.



P.S. 끝판왕인 줄 알고 해치우고 나면 쓰러진 괴물의 비대한 몸뚱이 속에서 뭔가 새롭게 진화한, 더 쎈 녀석이 톡

튀어나와 다음 판으로 도망가곤 하는 게 온갖 게임들의 법칙이다. 끝판왕인 줄 알았지만 늘 속아 넘어간 채

다음 판에서의 승리를 기약하는, 마치 치토스의 '언젠간 먹고 말 거야'라는 멘트처럼, '지금 여기'의 끝판왕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일 거다.


생각보다 사람의 상상력이란 빈곤하다.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를,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를 전부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른 철학 위에서 세워진 시스템을 상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더구나

주류 언론, 거물급 정치인들이 뻔뻔하게 거짓말을 되풀이하며 선전선동을 일삼는 상황에선.


'This is not America!'라는 외침에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니컬한 의미가 담겨 있으리라 예측하기는

힘든 일이었다. 인종차별, 보이지 않는 계급 WASP(white-anglosaxon-protestantist), 총기, 마약, 시장주의,

패권주의, 제국주의적 속성까지. 미국에 대한 빈정거림과 비난은 하늘을 찌르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노출하고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솔직히 까놓고, 미국의 인종차별이 심하다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미국의

정치판과 대통령이 대놓고 전세계의 놀림감이 되지만 한국의 그것들은 어떤가. 그게 미국의 저력이다.


마이클 무어는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아무런 배경지식도 관심도 없던 사람들에게 딱딱한 사회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도 전혀 현학적이거나, 반대로 감정적이지도 않다. 눈높이를 바닥에서부터 서서히 올려가는,

능란한 요리사가 부식재료를 다루듯, 그는 냉소적이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멘트들로 포커스를 한 점에 모은다.

미국 의료보험업계 로비스트와 결탁한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시스템.


시스템이 포인트다. 그는 응급실에서 돈 얘기부터 하는 의사의 야박함을 탓하지도, 티비에 나와 캐나다의

의료보장제도를 욕하는 정치인들의 뻔뻔함을 비난하지도, '의료 손실'이라는 손익의 개념으로 접근해 최소한의

보험을 제공하려는 보험업계의 비인간성을 타박하지도 않는다. 물론 야유와 조소는 아낌없이 던져지지만,

문제는 사람들을 그렇게 상상하고 움직이도록 틀지워주는 시스템이란 걸 그가 결코 잊지 않고 있다는 거다.


시스템이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 그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 그리고 심지어 쿠바의 사례까지

풍부하게 제시한다. 그 모든 장면에서, 의사와 마주해선 'How much..?'부터 조바심치며 묻는 미국인들은

그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시선 앞에서 완전히 당황하고 만다. 미국에서 120불짜리 약이 그들의 적국

쿠바에서는 겨우 5센트라니, 미국의 시스템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다른 것'이 아니라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 앞에서는 완전한 배신감에 망연해지고 말았던 그들.


나라마다 시스템의 각론은 약간씩 다르지만, 'This is not America. System pays it'. 대답은 한결같고

그 대답이 깔고 있는 마인드도 한결같다. 돈이 아니라 환자가 우선이라는 거다. 누군가 자신의 지갑이 아닌

건강에 신경을 써주고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봐준다는 것. 적절한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은 국가의

기본이며, 더욱 부강해지자는 주문을 쉼없이 외우는 정치인들의 목적은 더욱 국민들을 잘 돌보기 위함이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상식과 의지가 모여 시스템을 만든다. 상식의 힘은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는 데에 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부는, 상식을 조작하고 의지를 분쇄한다. 미국은 최소한 의료보장제도에 있어서는 그렇게 되어버렸다. 최근

오바마가 다시 전국민을 수혜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통과시켰지만 두고 볼 일이고..


미국의 그들이 '시스템'과 '상식'의 가면을 빌어 하는 이야기는 뻔하다. 사회화의 비효율성, 비용 문제,

세금폭탄..사회화(socialization)와 몰락한 현실 사회주의/전체주의 국가 사이에 은근슬쩍 이퀄(=) 표시를

꼽아두고는 사회화나 국가적 차원의 복지 시스템을 절대악으로 몰아간다. 한국과 같다.


한국의 그들은 미국의 의료제도를 따라 영리 의료법인 설립을 독려하고, 의료서비스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거다.

그들이 우러러보는 '선진시스템',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 국가가 운영하던 인천공항도, 한전이니 철도니 도로니

따위의 것들처럼 민영화한다는 이야기가 스물스물 나오는 판이지만, 한박자씩 뒤늦게 따르는 그들의 지독한

박자감각은 어쩔꺼나. 이미 시행됐고 문제가 잔뜩 불거져서 고칠려는 판에, 우리는 그 '정통 오리지널' 버전을

수입하겠다니.


아무리 그래도, '상식과 시스템'을 둘러싼 전투에서 한국의 그들은 줄곧 승리해 왔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부는, 상식을 조작하고 의지를 분쇄한다. IMF 이후 급격히 무너진 공공 영역, 공공 부문에 들이대진 효율과

수익성의 잣대로 민영화는 곧 지고선이 되었고. 하나하나 무너져내려 이젠 정말 돈 있는 자들의 생명과 재산을

유료로 지키는 경찰과 소방관들이 나온대도 딱히 이상해지진 않을 만큼 '상식'과 '시스템'이란 게 후퇴하고

있는 거 같다.


식코에 등장한 9/11 자원봉사자들, 한때 미국의 영웅으로 떠받들리다가 건축 폐자재 따위로 인한 신체적

손상이나 심리적 스트레스로 정신적 손상을 입은 채 내버려진 그들을 보고 중첩되는 이미지가 하나 있었다.

가해 선박의 이름으로 보통 기억되곤 하는 해상 기름유출 사고지만, 마치 누군가 본능 깊숙이 인셉션한 것처럼

'서해기름유출사태'로만 기억날 뿐인, 2007년의 "삼성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건".


아이들의 고사리손까지 끌고 가서 국민들은 돌덩이의 기름띠를 닦아냈지만, 사실 그 원유는 치명적인 독성을

갖고 있던 데다가 변변한 안전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채였던 거다. 거기서 국가나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그 '자원봉사'를 영웅화하고 애국마케팅으로 소모해버릴 게 아니라,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안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상식'을 지켜야 했던 건 아닐까. 이놈의 나라 국민들은 너무 순해빠진 건 아닐까.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90년대 말 집회 현장에서 그의 연설을 몇 차례 들을 기회가 있었다. 누구였더라,

옆에서 저 사람이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을 선도했던 사람이라고 내게 알려줬더랬다. 골리앗 투쟁? 그게

뭐였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 싸움이었는지 알고 난 건 그 후였다.


이미 그때도 조금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골리앗 위에서 '고작' 14일 버텼다고? 그전엔 '고작' 128일동안 투쟁을

이어갔다고? 주변엔 1000일이 가깝도록 싸우고 있는 현장들이 쉽게 눈에 띄는 데다가 망루 위로, 굴뚝 위로,

옥상 위로, 올라가 몇 달을 버티는 소식들도 쉽게 들리고 있으니까 그랬다. 그야말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세례를 받은 초기 세대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의 책은 '그땐 그랬었지'류의 회고를 하지 않는다. 대개 '-한다'라는 식의 현재형 문장을 구사하는

그는, 그의 경험이 여전히 유효함을, 그가 체감한 노-자간의 굵은 갈등이 조금은 세련되어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같은 모양새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1000일 가까이 장기투쟁중인 사업체들이 겪는 이야기나

128일 투쟁했던 현대중공업의 이야기나. 지금 한국사회를 온통 장악한 삼성의 천하무적스러워 좌절스런

이미지나, 90년대 대통령까지 넘보았던 거대했던 현대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나.


그러고 보면 '내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까지 노조는 안된다'던 정주영의 현대도 어느새 (상대적으로) 쇠락했다.

대대손손 해먹을 기세인 이건희의 삼성도, 지금은 비록 통제불능의 거악으로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갑용은, 본인의 경험을 최대한 적나라하게 살려내어 '작은 실무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은 말하자면 '투쟁 교본'. 김대중과 노무현을 거치며 더욱 위축되고 천대받던 노동을 위해 시행착오와

착시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그의 책 제목은 참 우직하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 길은 복잡하지 않단다. 마음이 복잡할 뿐. 정말 그런진

모르겠다. 다만 그가 '강성/온건 노조'의 거짓된 구분을 거부하고 '단결'과 '투쟁'만이 노동자의 힘이라고

재이재삼 다짐하며 노동현장에서 투쟁하던 이야기나, 최초의 노동자 출신 구청장으로 재임하던 때 노무현의

공무원 노조에 대한 징계를 거부해 중도사퇴당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궁금해진다.


무섭도록 단순하고, 심플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민주화 유공자'란 이 사람은 앞으로 또 어떻게 살게 될까.

그의 부인은 그를 '계급주의자'라고 칭한다. 국가나 국민 따위의 알량한 실체 없는 거품을 제하고 나면 늘

모든 일은 특정 계급에게 이익이 되고 다른 계급에 손해가 될 뿐이다. 지금의 민주노총은-한국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정파적 이해에 갈린 진보정당들 역시-노동자 계급, 밥벌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육체를

팔고 있는 계급을 제대로 지켜내고 있지 않다는 그의 날카로운 말들이 약이 되길 바란다.



'34년 전인 190년, 평화시장 시다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노동청을 찾은 청년

전태일을 맞은 노동청의 공무원은, 노동운동을 그만두라고 오히려 전태일을 협박했다. 노동청이 노동자를

위하는 곳인 줄 알고, 근로 감독관이 잘못한 업주를 감독하는 노동자의 편인 줄 알았던 전태일은 큰 충격을

받는다...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 34년째 되는 2004년 11월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 총파업'을 선언하였다...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선언으로 이제야 공무원 노동자들은 열사에게 진 빚을 갚았다. 더이상 노동자에게

저항의 대상이었던 공무원, 국민의 심부름꾼이 아닌 정권의 심부름꾼인 공무원은 없다. 공무원 노동조합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공무원 노조는 반드시 합법화될 것이다. 지금 정권에서 되지 않는다면 다음 정권이던

그 다음 정권이던 그들이 노동자란 사실이 변하지 않는 한, 그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니 노무현 정부여, 나를 고발하라! 누가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되는지 두고볼 일이다."

(2004년 공무원 노조 파업때 파업 참가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거부하며 이갑용 구청장이 쓴 글, p.246)

길은 복잡하지 않다 - 8점
이갑용 지음/철수와영희
"뉴스토마토는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전 회장이 오너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에 공식적으로 복귀하기로 했다"면서 "삼성전자 회장직을 맡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이 밝힌 전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4일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사장단 협의회는 지난달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이 전 회장 경영 복귀를 논의했으며,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의견을 취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 전 회장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한 후 회장직 복귀를 결정했다."

- 이건희 전 회장 오늘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


이건희 만세. 오너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아무렴, 나아가 이 나라의 국부를 증진하고 종업원 국민들의 소득

향상과 삶의 질 제고에도 매진하셔야지. 동계올림픽도 유치하고.


어떤 식으로던 복귀를 하리란 건 예상했지만, 설마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게다가 빨리 전면에 나설 줄을

몰랐다. 더이상 눈치보기조차 안 하는 건, 이미 그는 그럴 필요조차 없단 얘기.


만세. 만년동안 해 먹으실 건가 보다. 이건희 만세. 이재용은 그다음 만년을 해먹으려나.


[이전 포스팅들]

[삼성을 생각한다] 망각되길 거부하는 범죄자의 최후고백.

[프레시안] '삼성을 생각'하며, 경향신문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명박이가 이건희 안티라는 더러운 상상.

정부, 이건희 단독 특별사면 발표..1등은 사면해주는 더러운 세상.

[속보] 이건희가 집행유예라니..



짖기도 지친다. 나는 개 너는 쥐. 전투형 달빛요정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序]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한바탕 난리가 쓸고 지난 듯 밴쿠버 올림픽이 끝났다.
여전히 1등만 찾고 보는 언론의 취재 행태, 그럼에도 박성광의 질타 섞인 개그가 낯을 간질렀는지
굳이 '더럽지 않은 세상'임을 강변하는 그들이 우습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박성광의 개그는 이번 올림픽 내내 모든 언론매체 종사자들 사이에 일종의 주문처럼 작용했다. 아나운서나

기자들은 지면이나 화면상으로 그 문구를 의식한 발언을 꼭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 같았다. 1등이 아니어도

기억해 주는 훈훈한 세상이라느니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런 국가대표라느니 , 그런 식으로 이 사회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어했던 거 같다. 세상이 1등만 기억하도록 더럽게 만든 책임을

부정하고, 아예 세상 자체가 더럽지 않음을 항변하고 싶은 걸까.


보통 사람들은 그런 식의 강박까지는 없었던 듯 하다. 사실 보여주는 것을 보고 들은 것을 말한다는 점에서

특정 방송국에 마이크를 독점당한 이번 올림픽에서 더욱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버린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라는 말을 굳이 들춰내 되새기거나 부정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냥, 김연아 스페셜 죽도록 나오니까 적당한 만큼 소비해 주고, 금메달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적순위
 
올라가니 기뻐해주고. 닭가슴살마냥 퍼석한 삶에서 접하기 힘든 잘 짜인 드라마와 멋진 쑈가 매일 펼쳐지니

티비 앞에 자연스레 모여앉게 되는 거고.


새삼스러울 게 없는 거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라는 박성광의 개그가 먹히는

이유는 그 발언이 대부분의 공감을 사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나운서니 기자니 사설이니 '성적에 연연치 않는

성숙한 태도'와 '더럽지 않은 세상'을 칭송해도, 연아의 한마디한마디가 그대로 기사가 되고 그녀의 짧은 삶은

어느새 영웅의 비범한 출세담으로 분칠되어 버렸다. 메달리스트가 아니면 앉을 자리도 없고, 은메달 동메달은

따고도 섭섭한 그런 거고, 연금이 얼마씩 나오고 금메달리스트 누군 돈방석이 앉았다느니 하는 그런 이야기들.

모든 선수들에게 기계적으로 고른 애정과 수혜를 주자고 말하는 건 아니다. 치사하지만, 누군가는 대통령 옆,

혹은 헤드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거고-좋던 싫던 간에-스포츠는 근본적으로 등수를 매기는 게 목적이니까.

(저러고 있다...난 절대 싫을 거 같다.) 아무래도 이쁘고 영악하고 연기력좋은 김연아에게 카메라가 한번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의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금,은,동을 따로 집계하진 않는다는 다른 나라들도

여전히 메달 수를 집계하고는 있으니까, 완전히 '경쟁'과 그로부터 파생하는 승패, 애정과 상금의 불균등한

분배를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비록 한국이 정말 더럽도록 유별나게 1등에 집착하는 것 같긴

하지만, 여하간 1등부터 줄세우는 스포츠의 구조는 만국공통인 거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지레 발저려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사회"가 아님을 강변할 필요는 없는 거다. 사실이

그렇고, 알게 모르게 사람들도 맘속 깊은 곳에서는 그게 현실임을 인정하고 있으니까, 애써 아닌 척 밝고 맑고

도덕적이고 성숙한 세상인 척 노력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더구나 그런 '더러운 사회'로 내리닫도록 앞장서

조장했던 게 누구였더라. 오랜 세월 언론이 앞장서 학벌이니 스포츠니 온갖 분야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만들고 조장해온 게 부끄럽다면 그냥 입닫고 가만히 있는 게 어떨지 싶다. 


괜히 더러운 사회가 아니라고 나발불며 떠들어봐야 오히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박성광의

유행어 수명만 늘려주는 꼴 아닐까. 이번 밴쿠버 올림픽의 진정한 승자는 박성광일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진정한 승자, 삼성(이라고 쓰고 '이건희'라고 읽는다). 밴쿠버 프로젝트의 효과와 삼성 자금력의

효과를 경시할 생각은 없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마치 군대의 규율마냥 공동묘지 옆에서 담력훈련을 받았던

박세리 어간의 세대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스스로 몰입하는 그들의 문화적 차이는 어떨지. 그리고

그 새로운 루키들의 감수성과 삼성의 감수성 혹은 문화는 서로에게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어디 한번

따져본다면 어떨까.






삼성을 생각한다 - 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이 책은, 이건희와 (아마도) 이재용을 위해 온갖 범법행위를 함께 했던 한 '범죄자'의 최후고백이다. 자신이

이건희를 위해 검찰에, 그리고 삼성 계열사에 범죄를 저질렀다며 벌을 달게 받겠다, 고 양심선언을 했던

한 사람을 그저 미친 사람, 성격 더러운 사람, 심지어는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 세상에 크게 외치려는 책이다.

"결국 '정사'에는 나에 대한 비난만 남게 됐다. '삼성 비리는 이제 '야사'에만 기록되겠구나' 싶었다."라는

자괴감, 혹은 (중립적인 단어로는) 위기감이랄까. 책을 읽어내리다 보면 정말 본인이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활자화하려는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범죄와 관련된 무수한 실명이 등장하고, 자신의 의도와

입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추가되며, 뭐랄까, 김용철의 삶 중 삼성과 관련된 부분은 남김없이 들어간 것 같다.


그의 양심선언은 잠깐이나마, 통제되지 않은 힘을 휘두르던 우리나라 일등 '경제권력'이 제 입맛에 맞게 요리한

시장경제 판을 정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불렀었다. 상식적으로, 지시를 받고 범죄를 직접 저지른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내용과 대상에 대해 구체적인 자백을 한 거였으니까. 굳이 "뇌물 수수 범죄에서

'뇌물을 준 사람의 자백'은 직접 증거"라는 변호사의 권위를 빌은 말이 아니어도 말이다. 그런데 그는,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은 재판에서 졌다.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조성과 국가 권력 매수를 위한 조직적인

불법 로비'가 죄가 안 되서가 아니다. 법이 불비해서도, 법이 집행된 전례가 없어서도 아니다.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연간 세금 포탈 규모가 10억 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검찰과 법원의 거듭된 봐주기 편법에도 불구하고 이건희는 무려 465억원의 세금 포탈 혐의가
인정되었고, 특검은 삼성 비자금 중 약 4조 5000억을 발견해서 이건희에 돌려줬다.)


상대가 삼성이어서 그랬다, 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여러 재벌기업 중 하나였다가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나며 압도적인 대표기업으로 변신한 채 국가 아젠다를 결정하고, '참여정부'라는 이름도 지어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니 말이다. 삼성을 위한 정책을 펴던 공직자가 삼성 사장으로, 삼성을 위한 판결을

내리던 법관이 삼성 변호사로 가는 그런 세상이란 건, 사실 김용철 변호사가 책에서 이야기하기 전부터 익히
 
들어서 살짝 진부하기까지 한 거다. 사람들도 그럴 거다. 그래서, 금세 포인트는 옮겨간다. "왜 삼성만 갖고

야단인데? 언제 우리사회가 법대로 갔어? 일등에 대한 못난 질투가 넘 심하잖아? 삼성이 망하길 바래?"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도, 나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이거다. 삼성이 싫은 게 아니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며,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만 잊지 말기를 바라건대, 한국의 이익과

삼성의 이익, 그리고 이건희의 이익은 대개 일치하지 않으며, 지금은 이건희의 이익을 앞세워 삼성 계열사

임직원과 주주, 국가 경제까지 좀먹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건희 개인과 일족의 이익을 '보위하기 위해'

국가 조직과 법질서를 농단하고 있으니, 앞엣말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맞겠다. 재판에 진 이유, 상대가 합당한

죄과를 받지 않은 이유는, 상대가 다름아닌 삼성을 조작하며 제뱃속을 채우는 '이건희 일족'이어서 그랬다고.


이건희가 삼성 주식의 몇 프로를 갖고 전체를 휘두르고 있는지, 이재용으로의 승계를 위해 주주 이익을 얼마나

훼손하고 배임행위를 저질렀는지, 금산분리법 폐지나 복수노조 설립금지를 위한 로비 자금을 위해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검찰과 법원, 국세청과 언론 따위 사회곳곳에 검은 돈을 얼마나 뿌려댔는지 등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고 쉽게 알아 볼 수 있음에도, 아무도 책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런 '괴물'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노무현과 김대중의 역할이 컸다. 그들을 두고 좌빨이니 좌익이니 말이 많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극히

친기업적인(혹은 친삼성적인) 정책으로 일관했던 거다. 삼성과 국가 사이에 놓인 부등호의 입은 그들의 십년새

확연히 삼성 쪽으로 벌어져 버린 것 같다.


사실 삼성 이야기를 하다보면 굉장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뻔한 이야기를 대체 얼마동안 해야 제대로 '법과

원칙'이 설 지, 법은 정말 만명에게만 평등한 건지 따위 염세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 하나의 이유지만, 반대로

어디까지를 '상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또 어디서부터 '원칙'을 들이대야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

라느니 따위의 비아냥을 피할 수 있을지 말이다. 이 책 역시, 어쩌면 "범죄자를 옹호해야 한다는 게 맘에 들지

않아 변호사가 싫다"고 할 만큼 까칠하고 원칙적인 한 성마르고 결벽증 초기단계쯤의 조직부적응자가 자기

성미대로 써갈긴 그런 책이란 비난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내가 몇몇 구절, 그의 진심에 가닿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다른 재벌이 삼성보다 더 깨끗한지 아닌지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나는 단지 삼성 비리를 목격했으므로 이를 고발했을 뿐이다."

"한국 사회의 부패는 뿌리가 깊고 넓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이 전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사법기관이 다른 영역보다 유난히 더 썩은 게 아님에도, 내가 사법기관의 부패를 유독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수사와 사법 처리를 담당하는 곳이 썩어버리면, 다른 영역에서 일어난 자정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권력층이 부패한 사회는 힘센 자가 아무런 견제없이 횡포를 부리는 무법천지일 뿐, 우파의 이상도 좌파의 이상도 될 수 없다...그래서 나는 모든 시민이 부패에 맞서는 장면을 꿈꾼다."








<경향신문>에 기명 칼럼을 연재 중인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과)가 <프레시안>에 기고를 보냈다. 김 교수는 17일 <경향신문>에 실릴 예정이던 자신의 칼럼이 게재를 거부당한 일을 소개하면서, 이 일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의 글을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대 철학과에 재직하고 있는 김상봉입니다. 저는 지난해 말부터 <경향신문>에 3주에 한 번씩 수요일마다 기명 칼럼을 써왔습니다. 오늘 제 글이 실릴 차례인데 불행하게도 글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에서는 제가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 펴냄)를 소개하면서 삼성 및 이건희 전 회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신문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면서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는 물론 거절했으나, 신문사는 끝내 저의 칼럼 지면을 다른 분의 글로 채웠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해 <경향신문>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재 이 땅의 진보 언론들이 처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 신문사 내부의 잘못이 아니라 언론 소비자들의 무지와 무관심에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일을 두고 <경향신문>을 비난하기보다는 도리어 진정한 독립 언론의 길을 걷도록 더 열심히 돕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경향신문>이 삼성 관련 기고를 게재 거부한 것은 지금 한국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프레시안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사건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서 결코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독재 정부에 맞서 지속적으로 투쟁해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한 주체는 국가 권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결실로 국가 권력에 대한 시민적 권리는 큰 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재 권력이 물러간 자리를 지금은 자본 권력이 대신하여 또 다른 방식으로 시민적 자유와 주체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일간지에 광고할 수 있는 지면을 얻지 못하고, 외부 칼럼으로 기고한 저의 원고가 신문사 자체 검열에서 끝내 게재를 거부당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삼성이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권력이 되었다는 것을 웅변해줍니다.

1970년대 유신헌법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개정이나 폐지를 청원하는 것도, 더 나아가 그런 움직임을 보도하는 것조차 금지했던 긴급조치 9호 시절처럼,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 언론이라 불리는 신문에서조차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본이라는 새로운 독재자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사회의 정의로운 기초를 뒤흔드는 시대에 누구든 어떤 식으로든 애써 역사의 종을 울려야 할 것입니다. 종이 신문에서 실리지 못한 저의 글을 혹시 실어주실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쭈면서 이번 일이 이 땅에서 삼성의 독재를 끝내는 대장정의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경향신문> 2월 17일 '김상봉 칼럼'에 실리지 못한 원고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새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나면 우리는 삼성이란 재벌이 어느덧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 암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삼성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코미디의 소재가 될 만한 이야기들도 꽤 많다.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은 일단 회의가 시작되면 아무리 길어져도 화장실을 가는 법이 없다 한다. 놀랍다면 놀라운 일인데 끔찍한 일은 따로 있다. 주인이 화장실을 가지 않으니 회의에 참석한 머슴들도 화장실을 못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저녁에 회의가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물 비슷하게 생긴 것은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 한다.

이 책에 엽기적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건희는 유명 예술인들을 집에 불러 연주를 청하기도 하는 모양인데, 그가 부르면 대중가수든 고전음악을 하는 사람이든 달려오지 않는 사람이 없다 한다. 그런데 유독 나훈아 씨만은 그렇게 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는 대중가수이니 오직 대중들 앞에서만 노래한다는 것이 이 존경스런 가수의 신념이라 한다.

이 재미있는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비하면 대다수 언론의 침묵은 기이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출판사에서는 몇몇 신문에 광고를 내려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돈 주고 광고 내겠다는데도 선뜻 받아주는 신문사가 없어 지금까지 이 책은 입소문으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일종의 금지도서 아닌 금지도서가 된 셈이다.

7~80년대에는 금지도서가 많았다. 체제에 비판적인 책들은 어지간하면 금서로 분류되어 책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렇게 밟고 눌러도 땅거죽을 뚫고 솟아오르는 겨울 보리싹처럼 많은 금서들이 수십만 권씩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차이 또한 분명하다. 그 시절에는 국가가 비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금서 같은 것을 지정하는 억압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삼성이 우리의 입과 귀를 막는 그런 권력이 된 것이다.

그렇게 말과 생각을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의 말기적 징후이다. 삼성이 한국 최고의 경제 권력으로 군림하면서 뇌물로 국가기구를 매수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광고로 언론을 길들이고 나면, 이제 그 절대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내부로는 노동조합이 생기는 것을 막고 외부로는 삼성을 비판하는 개인의 입과 귀를 틀어막는 일만 남는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증언하듯이 삼성은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에 국가 기구와 주요 언론을 장악하는 과제를 완료했다. 삼성의 남은 과제는 김용철 씨처럼 어디서 출현할지 알 수 없는 비판자들이 나타나지 않게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도 삼성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유신 독재 시절처럼 모든 개개인의 말과 생각을 전면적으로 검열하고 통제해야 한다.

마치 미국에서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것이 금기시되듯, 한국에서 삼성과 이건희를 비판하는 것이 대중들 사이에서 금기시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삼성이 이건희의 왕국에서 그 아들 이재용의 왕국으로 순조롭게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포석인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 금서 아닌 금서가 된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알고 보면 삼성그룹 전체에서 이건희가 소유한 지분은 0.57퍼센트에 불과하다는데, 그는 자기 머슴들의 배설을 억압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우리 모두의 입과 귀를 가리려 한다. 그러면서 이 짝퉁 루이16세 폐하께서는 황송하옵게도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한다'는 교시까지 내리셨다 한다.

선거날이 가까워올수록 사람들은 이명박 심판에 열을 올리겠지만, 그 일은 박근혜 전 대표가 누구보다 차분히 잘 해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눈앞의 허상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자본에 매수되지 않는 진보정당을 키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삼성을 해체하고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한국식 자본주의를 타파할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삼성제품 불매는 당연한 일이지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기를 권한다.
 

/김상봉 전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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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하다'를 읽고 있다. 광고도 안 되고, 대형서점에서 구석진 자리로 쫓겨나고 있단 얘기에 회사

근처 대형서점에서도 과연 그런가 싶어 점심시간을 쪼개 가본 참에, 생각보다 전면에 노출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두툼하지만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를 몇장 읽다가 바로 사서 나와버렸다. 조만간 리뷰~*



지난 2005년 '안기부 X파일'을 인용해 '삼성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재판장 이민영)는 4일 오전 열린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1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인터넷을 통해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통신비밀보호법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노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떡값검사 명단을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도 "국회 안에서 행한 정당한 국회의원의 활동으로 면책특권이 인정된다"며 공소 기각했다.

노 대표는 지난 2005년 8월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에 앞서 '안기부 X파일' 보도자료를 통해 옛 안기부 불법 도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의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다.

이날 선고에 대해 노 대표는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난 느낌이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판부가 제 주장을 완벽하게 받아들인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 X파일은 국회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인데 법원에서 해결해 준 역사적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오늘 판결은 제 문제를 넘어 삼성 X파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며 "이 문제와 관련이 있는 삼성 관계자, 중앙일보 관계자, 전현직 검찰 등 모든 주체들이 삼성 X파일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은 명명백백하다"고 했다.

노 대표는 이어 "나머지 300여개 녹취 테입이 아직 서울중앙지검에 남아있다"며 "이 문제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18대 국회가 새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그에게 법적 걸림돌이 제거됨에 따라 향후 정치행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내년 1월 중 후보 선출이 있을 예정"이라며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지만 거대권력과 불의에 맞서 싸운 제 진심에 대해 국민적 평가를 받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임경구 기자 (www.pressian.com)

오늘자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 만평. 제목이 무려...."천한 것들"이다.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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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손가락을 세워 가리켰던 달은 아직까지 아무도 거들떠보거나 주의를 기울이지도 못했지만,

어쨌던 그가 세운 손가락에 시비를 걸던 이들이 조금은 잠잠해질 것 같다. 이제 다시 손가락을 따라

삼성과 국정원(구 안기부), 일부 검찰의 비리를 파고들 수 있을까.


이제 걸리적대던 족쇄가 사라졌으니 노회찬 대표, 내년 지방선거를 맞아 서울에서 부활해야 할 텐데.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럴 줄 알았다.

검찰에서 관련 죄목 최저형에 가까운 7년을 구형할 때부터,

김용철변호사의 양심선언에 대해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내부고발자인 그에 대한

딴지걸기만 계속되던 때부터,

삼성을 싸안고 도는 언론/검찰/정권/정당들의 속내는 그러했을 거다.

이참에 깔끔하게 후계문제며 상속문제까지 정리해버리자고.


사실상 무죄방면에 면죄부용 구형에 판결이다. 삼성이라는 기업을 이건희의 사유물이자 승계재산이라고

법적 인증까지 해준 셈이니, 이건희는 속으로 웃고 있을 게다.(이후 기사를 보니 겉으로도 웃고 있었다.)

화낼 거리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월욜부터 일욜까지 죽어라죽어라 하면서 쌓이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나섰을 때 그를 보면서 참..가슴이 먹먹했었는데.

정의구현사제단 분들이 말했듯 巨惡이란 단어 앞에서 그 분은 얼마나 좌절스러웠을까.

하물며 지금은, 어떤 심경이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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