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죽어라 부숴라 하던 노래를 찔끔찔끔 듣던 시기에 친구가 내게 선물했던 앨범이 하나 있었다.(여전히 갖고 있다.)

 

한국의 헤비메탈 그룹이라는 '블랙홀'의 4집, Made in Korea.

 

(그림은 네이버에서 업어옴)

 

 

백제 말기에 창건되어 백제의 멸망과 함께 폐사되었다던 고란사의 이야기를 다룬 '고란초의 독백' 같은 서정적인 곡들은

 

바로 귀에 꽂혔고, 알고 보니 실제 5.18 광주항쟁 때 죽어간 어느 고등학생의 일기를 가사로 그대로 갖고 왔다는

 

'마지막 일기' 같은 곡들은 그런 내막을 알기 전부터 가슴을 뜨겁게 달궜었다.

 

 

공식적으로 기억되는 비극이야 '박제화된 유물'임을 자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테니, 올해 2012년의 5.18이

 

아무런 공식적인 언급이나 조명없이, 권력자가 하사하는 말의 성찬없이 지나는 것은 오히려 그만큼 생생하게

 

되살아나야 한다는, 원래의 모습에 가까워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런가 하면 "815 419 516 1212 518 629 그리고,"라며 성수대교니 삼풍이니로 이어졌었던 '공생관계'의 가삿말이란.

 

숨가쁘게 이어지던 이땅 민주화의 역사, 지금 이 가사는 어디로 이어져야 할까. 되돌이표 앞에 멈춰서 어디까지

 

돌아가야 할지 멈칫거리게 되는 느낌.

 

 

 

 

마지막 일기.

 

 

사실 두려워요 내게 다가올 시간이 아직도 내겐 너무도 벅차요 .
먼저 떠난 친구들의 눈물이 생각이 나요 아직도 내가슴엔 흘러요.
이 어둠이 가기 전에 나의 짧은 시계소리 멈추고.
워~나도 잊혀 지겠지.
달빛 아래 펼쳐 있는 나의 일기장에 그린 어머니
워~ 영원히 사랑~해~요.

* 못다한 나의 숨결은 5월의 하늘위에 붉게 펴있는 눈부신 큰빛이 되어 그리운 모든 사랑을 바라볼꺼야

이 어둠이 가기 전에 나의 짧은 시계소리 멈추고.
워~ 나도 잊혀 지겠지.
달빛 아래 펼쳐 있는 나의 일기장에 그린 어머니
워~ 영원히 사랑~해~요.

* 못다한 나의 숨결은 5월의 하늘위에 붉게 펴있는 눈부신 큰빛이 되어 그리운 모든 사랑을 바라볼꺼야

 

 

 

 

* 구글에서 '518 광주 사진'이란 검색어로 찾으면 수두룩하게 나타나는 핏빛 사진들.

 

 

 

공생관계

 

 

오렌지,야타,러브호텔,압구정,로데오거리,X세대,카피,일본,노바다야끼,가라오케,
Rock Cafe,눈먼 아이들 신세대, 놓치지 않는 장사속 그리고 T.V,RADIO


수없이 쏟아지는 일회용 스타 땀흘리지 않고 쉽게 즐길수있는 듯 똑같은 모습들 생각도 귀찮은 웃음뿐

인명경시 패륜범죄 도덕이 실종된 사회상 그러나 누굴 탓해 따지고 보면 공생관계

 

나만이 잘 살아보세 우리만이 잘 살아보세

 

삼국 김유신 김춘추 소정방 당나라 그리고 김부식 조선말기 매국오적과 일제 36년 친일파
8.15,6.25,5.16,12.12,5.18,6.29 그리고 성수대교 대구,서울의 삼풍에 비극

 

아무리 큰일에도 길지않은 기억력 아무도 책임 없는 온갖 크고 작은 사고들
항상 불안한 나날들 보이지 않는 눈물들 그러나 누굴 탓해 따지고 보며는 공생관계

 

나만이 잘 살아보세 우리만이 잘 살아보세

 

쉽게 벌어 쉽게 쓰는지 놀아야만 잘난 것인지
물은 물이요 산은 산 태양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어둠이 지나면 새벽오고 겨울에 들리는 봄소식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변하지 않는 진리를 믿어온 많은 침묵

 

언제나 가려진 듯 하지만 결국엔 무너지는 조선 총독부, 식민사관 낱낱이 드러나는 암울한 시대의 조각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로 믿어온 많은 침묵


그들의 또다른 공생관계

 

 

 

고란초의 독백.

 

 

맑게 개인 날이어도 눈뜨고 싶지 않아
아름다운 소리라도 듣고 싶지가 않아

눈 비 바람 몰아쳐도 나는 애써 견뎠어

모두 태워 지웠어도 나를 지울순 없어
홀로 간직한 기억 꽃이 떨어지던
홀로 지켜온 사랑 백제의 마음

고란사의 종소리도 묻혀 버리었지만
가느다란 나의 몸은 바위틈에 남았어
온몸으로 눈물짓는 나의 이름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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