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우비'를 한숨에 다 보아버린 어느 날.


사랑이 폭발했던 순간 김태우의 맹렬한 자전거 추격신, 빼앗긴 사랑, 김사랑만을 향해 쏟아지는 그의 괴롭게

일그러진 표정과 힘겹게 뱉어내는 맹세의 말들이 도리어 굉장히 행복하고, 절정에 달한 듯 죽도록 황홀해

보이기도 한다고 느꼈던 건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하나뿐인 생에서 그런 대사들을 진심으로 내뱉을 수 있다는 것, 그 정도로 감정이 격탕할 수 있다는 건 아마도

로또보다 더한 행운이나 축복에 가까울 거다. 그런 기회를 품고 있는 상대를 만나기도, 그(녀)와 그만큼의 

감정을 기어이 쌓아 올리기도, 그렇게 맘속에서 윙윙대던 말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확인하고 명징하게 

가다듬을 타이밍을 찾기도.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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