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장을 다녀오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 미리 짐을 바리바리 박스에 싸두며 '심적 대비'를 하긴 했지만

막상 낯선 사무실과 낯선 책상에 자리를 잡자니 영 낯설다. 새로 생긴 부서인지라 모두들 약간씩 붕 떠있기는

매한가지, 그 와중에 올해 신입직원까지 배치되었으니 분위기는 더욱 어벙벙하달까. 그렇게 전부다 살짝

신입직원스런 마음으로, 또다시 눈앞에 닥친 몇몇 행사들을 준비하는데 매달리고 있다.


#2.

어느덧 3년차, 여태 부서 막내로 지내다가 갑자기 신입도 들어오고 2년차 후배도 들어오고 부자가 되어버렸다.

젊지 않다, 란 느낌이 퍼뜩 들었던 건 아마도 그때쯤. 연극으로 치면 '막내'의 역할이야 빠릿빠릿하고 눈치껏

일의 부분을 메꾸면 되는 거였지만 이제 새로운 역할을 맡아버린 거다. 중간에서 일을 나눠주고 조율하고

큰 그림을 그려주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일은 많이 하고. 음..돈 벌기가 갈수록 쉽지 않아진다더니.


#3.

젊지 않다, '젊잖다' 라는 말에서 '점잖다'라는 단어가 겹쳤다. 어쩌면 점잖다는 표현은 더이상 젊지 않다,

더이상 좌충우돌하거나 격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비롯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단어는 모양새도

닮았고 의미도 닮아보인다. 젊잖다. 점잖다. 물론 당연히도 젊잖다고 절로 점잖아지는 건 아니다. 고무적인

사실이라면, 이제 조금은 '점잖아'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 예전이라면 점잔 따위

개나 줘버려 이랬을 텐데.


#4.

출장 다녀오고 사진이 나름 많이 남았고, 창백한 속살을 하얗게 뿜어내던 타지마할의 인상도 생생히 갖고

돌아왔지만, 어쨌거나저쨌거나 출장이었다. 가보지 못한 골목들에 대한 강렬하지만 금기된 유혹이라거나

먹거나 마시면 배탈나기 쉽다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마조히즘적' 욕망이라거나, 그런 것들을 끙끙 품고만

있다가 돌아와버린 거다. 여행에 대한 욕구만 움씬움씬 자라버린 출장이었다. 하아...


#5.

티스토리 우수블로거에 선정되고 나서 가장 기뻤던 건 블로거 명함이 생겼다는 것. 까맣게 잊고 있다가

엊그제에야 배달을 받고 나서 새삼 해피해피해졌댔다. 1월 동시나눔에 참여해서 좀 여기저기 뿌려보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고, 독자적으로라도 함 해야겠다. 나눔이벤트(라고 쓰고 명함배포라 읽는다) 커밍순.






2009년 우수 블로거를 소개한다는 티스토리의 공지글이 뜨긴 했지만 그냥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그냥 연말이 가기 전에 밀린 포스팅이나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몇 명 뽑지도 않는

우수 블로거에 설마 내가 오르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슬쩍 짬내서 들어가본 공지글 첫머리에 많이 본 사진이 나와있는 거 아닌가. 주위에선 저 사진이

멋지다고 생각하냐고 타박도 하고, 좋지도 않은 몸뚱이 사진 치우라고(눈 썩는다고) 비난도 하지만 꿋꿋이

지켜온 사진이다. (사실은 대문사진을 슬슬 바꿔볼까 하던 즈음이었는데, 이렇게 된거 쭉 가야겠다.)

어차피 딱히 '굉장한' 블로거가 될 야망은 없었고 그냥 다녀온 여행, 싸지른 생각들 정리하는 공간으로,

나 자신을 위한 블로그로 쓰고 있던 거니까 '우수 블로거' 인증을 받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몇가지 맘에

들었던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 명함, 블로거 명함을 하나 내돈 들여서 파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명함을 이쁘게 만들어서 준다니

그것이 맘에 들었던 첫번째였고, 이제 DAUM에서 내 필명을 검색하면 프로필 이미지와 블로그 이름, 주소,

최근 작성한 글 목록까지 찾아준다는 게 맘에 들었던 두번째였다.(비록 필명은 참 외우기도 힘들고 읽고 쓰기도

쉽진 않지만ㅋㅋ)

그러고 보니 블로그 제목도 필명만큼이나 그렇다. 여태껏 DAUM에서 노출되었던 블로그 제목은 알아서 짧게

축약해 놓았다. "이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이라고. "이채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이라는

길고도 난해한 제목을 제법 짧게 응축시킨 거 같긴 한데 그다지 맘에 들진 않는다. (제목도 한번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된 거, 그냥 쭉 가야겠다.ㅡㅡ;)


어쨌든, 우수블로거로 선정된 분들 중에 아는 분이 여럿 보이니 굉장히 반갑다. 모두모두 축하드려요~*




내가 정말 오랫동안 좋아라 하는 가수 중의 한 명, 이상은이다. 그녀하면 '담다디'나 '언젠가는'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겠지만, 내게 그녀는 6집 '공무도하가' 앨범부터 각인되어 있다. '새', '어기여디여라', '성녀',
 
'비밀의 화원', '공무도하가'..온갖 명곡들을 만들어낸 대단한 싱어송라이터이자, 마력적인 보이스를 가진 

가수기도 하다. 내 십년 전부터의 필명, ytzsche에도 한 부분 기여한 그녀다.

수요일에는 매봉역 옆에 있는 EBS 공감 스튜디오에서 이상은과 '공무도하가' 앨범 이래 그녀와 함께 하는

다케다 하지무의 공연을 보러 갔었다. 얼마전 장기하의 공연을 보려고 응모했을 때는 보기좋게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용케 당첨된 친구와 함께 그녀를 보러 가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실제 그녀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사실 초등학교 때 친구가 그녀의 조카여서,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한번 얼핏 본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담다디로 막 나섰던 때였던가...별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다. 사인이라도 받아둘걸...ㅜ)

퇴근 후 부랴부랴 도착하느라 저녁도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우고 들어간 공연장 내에서는 카메라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공연 마치고 슬쩍 한 장. 후다닥 찍느라 엉망이다.

두번째 사진, EBS 공감 스페이스라는 로고가 공연 내내 맞은편 벽에서 둥실둥실 떠있는 게 눈에 자꾸 걸렸어서

찍고 나니까 누군가 와서 그런다. 공연장 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앗 죄송...이러고 더이상 사진찍기는

포기. 해서 공연장 내 사진은 달랑 이렇게 두 장이다.

공연은 총 열 곡. "너무 오래", "Soul Hospital" 같은 곡들은 첨에 대체 뭐지, 내가 모르는 노래도 있었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미발표곡이었다는. 이번 공연은 그녀와 함께 십여년간 음악활동을 해온 다케다 하지무가 그녀의 노래들을

피아노로만 재해석한 앨범 'MONO'를 낸 것에 대한 홍보를 겸한 듯 했다. 덕분에 기대했던 앞머리 '어기여디여라'는

그의 피아노 곡으로만 들을 수 있었다.


총 공연시간은 한..80분? 열 곡 부르면서 곡 하나 마칠 때마다 이야기하고, 마지막에 앵콜 곡하나, '음악성은 좀

떨어지지만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고 하나된 걸 느낄 수 있는' "언젠가는"을 부르고는 퇴장..박수를 열심히

치면 다시 나와 앵콜곡 하나를 더하지 않을까 했는데, EBS 측에서 야박하게도 조명을 탁, 켜버렸다.


너무나도 아쉬웠던 80분. 조그마한 소극장 사이즈 공연장을 꽉 채웠던 그녀의 야트막한 허밍소리, 그리고 허스키한

까끌까끌한 그녀의 목소리가 고저를 넘나들며 자유로이 꺽이던 그 마력적인 순간들. 사실 그녀가 얼마전 상당한

연하남과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이후 나온 앨범들에 많이 실망한 채였다. 이승환처럼, 그녀 역시

사랑을 하니까 '예술혼'이 망가져버리는구나 싶었달까. 그녀는 '이상은이 이상해'라는 수군거림을 들었다던

'공무도하가' 앨범 시절의 그녀가 자신 생각에도 많이 이상하고, 또 '새'란 노래도 정말 이상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난 그 앨범, 그중에서도 '새'가 너무너무 좋단 말이다.

공연이 끝나고 들어왔던 통로로 다시 나왔다. 벽을 따라 온통 붙어있는 이전 공연자들, 이전 공연 스케줄, 포스터들.

이상은의 마법같은 목소리, 그 떨림에 흠뻑 젖었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시 현실이랄까, 그 통로 마지막 모서리켠에

붙었던 '언론악법 저지'의 포스터들. 문득 떠올라 버린, 그래서 이상은의 환타지스럽고 몽환적인 가사와 운율을

유감스럽게도 망쳐버린 민중가요 한 대목. "죽을 수는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 무엇을 뺏길 건가, 단지 되찾을 뿐."

민중가요를 좋아하지만, (물론 민중가요를 감상의 대상처럼 표현하는 '좋아한다'란 단어에 어폐가 있을 수 있지만)

이상은의 여운을 좀더 오래 간직하고 싶었단 말이다.

EBS 건물 1층 한켠에 설치된 교육방송 부스. 공감스페이스가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이고 다른 다큐멘터리도 꽤나

호평받고는 있지만, 역시 EBS는 교육방송의 이미지가 강하다. 나도 고등학교 때 EBS 문제집은 거의 다 풀었던 듯.

밤이 깊어 나서는 길, 요새 계속 PENTAX 데세랄을 쓰다가 다시 이전의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쓰려니 뭔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음..뭐랄까, 중후하게 스윽 미끄러지며 코너링에도 흔들림없는 중형차를 타다가 갑자기

티코같이 뒤뚱거리며 장난감스러운 소형차를 탄 느낌? 이를 어쩌나, 간사한 사람마음.

그래서, 혹시나 DSLR을 사는데 돈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공연장서 들고온 물병. 이게 뭐냐면,

바로바로 이상은이 공연 중간중간에 들고 마셨던 물병이다. 믿지 못하겠다고? 공연 직후 자리를 채 뜨지

않았던 관객들이 전부 보았다. 왠 까만옷의 직장인이 무대위로 펄쩍펄쩍 손을 뻗어 그녀가 마시던 물병을

잡아채는 민망한 모습을.

잘 보면 물병에 동글동글 그려진 그녀의 지문도 보이지 않나. 아..나 무슨 변태같아..ㅡㅡ;;;

중요한 건 사실, 방송에 노출되는 물병인지라 저렇게 라벨을 칼로 깔끔히 제거했다는 것. 난 사실 그게

신기해서 들고 왔을 뿐, 오타쿠스럽지는 않다구요...믿거나 말거나. 원하는 분 제게 비밀댓글로 적당한

가격을 불러주셈.ㅋㅋㅋㅋ

공연 80분, 게다가 다케다 하지무가 초반 네곡을 혼자 했으니..너무나도 아쉬웠던 건 당연한 터. 집에 와서

그녀의 씨디를 다시 찾아보았다. 국내에서 조금 판매되다가 이내 절판되고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는

6집 공무도하가 앨범(95년)가 왼쪽 상단, 나는 옥션이었던가, 경매 사이트에서 구매했었다. 나머지는 시계방향으로

8집 LEE-TZSCHE(97년), 9집 Asian Prescription(99년), 10집 Endless Lay(01년)...이상하네, 7집과 11집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현재 13집 발매중이라는데..너무 밝고 건전한 그녀는 그닥.

 
'어기여디여라'는 일본 무슨 영화의 OST로 쓰였다고 한다. 국내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팬이 많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는데, 국내에서 좀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날 공연은 아마..담주? 다담주쯤 EBS 공감

스페이스에서 방영되지 않을까. 워낙 쪼끄만한 공연장이었으니 내 얼굴도 몇 번 비치지 않을까 싶다.



* 이상은의 "새" 가사.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함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다워
가야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지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 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가야한다면



초대장을 드리면서 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 드리는 분들은 간판만 만드시고 사라지시는 거 아닐까,

게다가 공짜영화니 뭐니 선전에 열을 올리시는 스패머는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다섯 장 밖에 안 되니만치 꼭 필요한 분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냥, 가장 길게 댓글을 다시는 분들 다섯 분을 선정해 드리도록 할께요. 제 나름대로 스패머들에 대해

진입장벽을 높이고자 취해보는 고육지책이자, 조금은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 이런 식으로 한번 나눠봅니다.


어떤 내용이던 상관없지만, 막막하게 아무말이나 쓰려면 좀 힘드실 거 같아서 몇가지 예시를 들어봅니다.

예컨대 어제 하루동안 자신의 일상을 시간순으로 쭉 적는다거나, 블로그를 하면 올리고 싶은 주제나 이야기에

대해서, 혹은 무엇이든 그냥 머릿속을 스치는 대로 자동기술하듯 쓰셔도 됩니다.

"현미 뽕잎차 밀크 홍차 롱맨컬처영영사전 경제학의 기초이론 토이 김현철 신해철 황신혜밴드 시나위 블랙홀 이소은 ZARD 박기영 화이트 패닉 김경호 이소라 윤상 대학 본얼굴은 가린 채 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건 좀더 솔직해봐 넌 알수 있어 칼 진검 사시미 刀 劍 쇠칼 단검 난자 詩야 너 아니냐 당신을 게워내라 뒤틀린 내장의 썩은 오물 창자에서 끊임없이 깡충대는 융털같은 자식들 참이슬 진로 두꺼비 소프트곰바우 미소주세요 아뇨 들어라 양키야 저게 왜 꽃이고 화장실에서는 똥만 싸지? 롯데 초콜릿 밝은게 빛일까 어두운 게 빛일까 왜 ㄱ이란 글씨가 낯설어 보이지? 저게 낫이야 기억이야 기억이 안 나네 육교와 625의 차이가 모지?"

뭐..이런 것도 인정해드립니다. +초대장 발송할 이멜주소 알려주시는 것 잊지 마시구요~!

 
● 일시 : 2009년 7월 20일(월) 14:00부터 7월 23일(목) 00:00까지.

장소 :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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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이렇게 수고로이 '가장 길게 적으시는 분'이 가장 블로그 개설에 사심없는 열의가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대권 가지고 너무 치사하게 군다거나 귀찮게 군다고 생각지는 말아주셔요~^^;
◈ 신규회원 초대시 유의 사항 ( 관련공지 : http://notice.tistory.com/802 )
좋은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초대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스팸블로거들이 티스토리에 유입을 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해서 스팸블로그 차단에 노력을 하고 있으나, 초기에 스팸블로거들을 발견하고, 규제할 수 있다면 깨끗한 티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초대장을 받으신 회원님께 안내드립니다.
 
 ① 초대 신청 E-mail 주소를 확인해 주세요!
     보통 스팸 유저들을 살펴보변, E-mail 주소가 무의미한 알파벳의 반복이나 숫자 주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유저의 요청은 초대를 하실때에 한번쯤 생각해 보세요!
 ② 비슷한 이메일 주소로 연달아 초대를 원할때!
     스팸 유저들은 비슷한 이메일 주소를 만듭니다. 그래서 비슷한 이메일 주소로 연달아 초대
     신청을 한다면 스팸 유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③ 댓글 작성된 IP 확인
     스팸 유저들이 간혹 동일한 컴퓨터에서 여러개의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
     되고 있습니다. 초대하기 전 한 명이 여러명인 척을 하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 IP 확인하는 방법 : 블로그 관리자 > 댓글/트랙백 에서 IP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얼마전 티스토리의 공지란에서 서평단 모집 안내문을 얼핏 보았다.

3개월 동안, 격주로 한 권이상 무료로 배송해 준다니 뭐 나쁘지 않다 싶었다. 어떤 책을 보내줄지는 몰라도, 어쨌든

나는 무협지나 삼류만화, 하물며 딱지없는 영화에도 뭔가 남는 게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니까. 그게 비록 보고싶은

대로 보고 읽고 싶은대로 읽은 거라 해도 어쨌든.


네 개로 나뉜 카테고리 중 "문학 및 만화"와 "인문/역사/사회/자연과학"에만 응모를 했다. 나머지 둘, "유아/어린이

/학부모/가정/어린이 외서"와 "경제 경영/외국어/자기계발/실용" 파트는 좀체 관심이 없는데다 종종 읽는 것조차

고역인 책들이 많아서 패스.


통틀어 사백여개의 트랙백의 응모가 있었고, 각 카테고리별 열 명씩 '당첨', 선정도 아니고 '당첨'이다.

나는 "문학 및 만화" 카테고리에 용케도 당첨이 되었다.

어떤 책들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억지로 박약한 감상을 침소봉대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그런 식으로

어쨌든 글로 감상을 남기면서 좀더 스스로 정리할 수 있을 테니 잘 됐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써내린 글을 돌아보니, 상당히 유보적이다.

리뷰어로 지명된 후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얼마전부터 모 사이트에서 솔찮게 영화와 책들의 리뷰어로 선정되어

이것저것 쓰고는 있지만, 가끔 내가 정말 읽고 싶은 책에 할애하고 싶은 귀한 시간에 지명된 책을 의무처럼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게다가 왠지 그런 식의 리뷰어를 모집하는 책들 중 일부는, 그야말로 '날것의 구린

냄새'가 나는 것들도 없지 않아 보인다. 책읽는 것을 좋아하고 공짜를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광고를 도모하는-뭐 얼마나 광고 효과가 있겠냐는 건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모습이 너무도 역력하고, 책의

퀄리티는 다소 아쉬운.(책이라도 좀 그럴 듯 해서 기꺼이 넘어가고 싶은 맘이 절로 일게 해 주던가.)


알라딘에서 무슨 책들을 줄지 모르겠다. 가벼운 책과 무거운 책이 적당히 뒤섞인, 그리고 트렌디한 책과 고전이

적당히 뒤섞인, 내 돈주고 꼭 사볼 생각이었는데 '마침 서평단이라' 공짜로 받아 감사한 책들을 받았음 좋겠다.

내 돈주고는 그닥 안 사볼 책들 '마침 서평단이라' 공짜로 받아봐야 한번 보고 마는 게 사실이니. 두고두고 뒤척여

볼 만한, 때로는 밑줄 그어가며 좋은 구절 발려낼 만한 책들을 줬음 좋겠다.


여까지. 쓰고 보니 미리부터 투덜대고 있다. 뭐 정리하자면 전체적인 흐름은 알라딘-티스토리에서 '당첨'시켜줘서

감사하다는 고마움의 표시, 다만 (리뷰)쓸만한 책들, (두고두고) 볼만한 책들, 그런 것들 받았으면 좋겠다는 다소

질풍노도 사춘기스럽게 생뚱맞고 거친 소울의 발현.

우연찮게 초대장 한 장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 장 밖에 안 되니만치 꼭 필요한 분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신이 어떤 이야기들을 올리고 싶은지 가능한 조곤조곤 말씀해주시기 바라는 이유입니다.

선착순이 아닌 점 양해 바랍니다.



● 일시 : 2009년 3월 15일(일) 01:00부터

장소 :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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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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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반에 든 부처를 상징하는 와불상이 샛노랑 개나리색 옷을 입고 있다. 무슨 돌로 만들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조금

녹아내린 건지 얼굴이 얼룩덜룩하다. 왠지 어렸을 적 했던 스트리트 파이터의 한 배경화면같은 느낌?

사이즈로 승부한 느낌이다. 더구나 뒤로 돌아서 본 헐벗은 등짝의 남루함, 그리고 발바닥의 꼬질꼬질함이라니.

발가락이 네갠지 여섯갠지.

무슨 탑이었는데...뭐더라...제법 높은 탑에 중턱까지 오를 수 있는 계단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온통 평지만 펼쳐진

태국에서 여기보다 높은 곳이 없다는 설명을 얼핏 어디선가 봤던 거 같기도 하고. 올라가봤는데 주변의 풍광이

온통 발아래로 말갛게 펼쳐졌었다. 탑이라기보다는 무슨 얄쌍한 피라밋같은 느낌?

위에서 내려다본 탑 아래의 풍경. 깔끔하고 실감나게 꾸며진 디오라마 마을같기도 하고, 입체감이 잘 느껴지는

가옥과 대문들이 손에 잡힐 듯 했다. 저 건물은 기억컨대 부처님을 모신 불당이었을 게다.

 여행지마다, 고양이가 참 많이 따른다. 뉴욕서도, 이집트의 다합에서도, 그리고 태국의 아유타야에서도.

굳이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나름 말이 되는 것 중 하나가 고양이랑 개로 나누는 거다. 고양이과의 사람,

개과의 사람. 고양이가 가진 도도함과 자존심, 손길에 연연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표정이 흔들리는 듯한

모습. 다합의 모래사장에서 내 그림자를 청해왔던 그 자그마하고 귀엽던 새끼고양이처럼, 아유타야의 한 사원에서

중천에 뜬 태양을 피해 고양이가 내게 왔다. 고양이를 품었다. 그새 '품는 법'을 조금은 더 배웠구나.

적어도, 고양이 한마리 품을 만큼 여유가 생겼으니.


글로벌 고양강아지

 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동물을 찾으라면, 아마 고양이와 강아지의 성격을 모두 가진 가상의고양강아지를 빗대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고양이와 강아지가 서로 매우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고양이가 가진 야무지고 조심스러운 성정과 고유영역에 대한 소신 있는 몰입과 같은 것들은, 강아지가 갖고 있는 원만하고 적극적인 친화력과 충성심 등과 뚜렷이 구분되는 특성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러한 두 특성을 모두 갖춘 채 적재적소에 필요한 성향을 드러내어, 최적의 맞춤형 인재로 부족함이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고양강아지의 유연한 태도와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제가 귀 기업에 대해 품고 있는 깊은 애정과 소속감을 펼쳐 보이고 싶습니다. 부드럽고 원만한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조직 및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 산문시집 '구직험난(求職險難)' 제 1장 '글로벌 고양강아지' 일부 발췌, 이채(생몰년도 미상) 作






경험적 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에서, "이채(異彩, ytzsche)가 꿈꾸는 경험적 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으로

블로그명을 살짝 바꿨답니다.ㅎㅎ

제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써왔던 필명이랄까, 오죽하면 제 예비군모자에도 ytzsche라는 단어를 오바로크쳐 놨을

정도지만..대체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무슨 뜻일지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을 겁먹게 하거나, 혹은 무관심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는 반성을 해봅니다. 더구나 제가 하나하나 붙잡고 뜻을 설명할 수도 없구요.


'Che'는 익히 알려진 체게바라의 그 '체'입니다. 동지라는 뜻, 친구라는 뜻(Comrade)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Nietzsche의 tzsche, 근대를 넘어서 새로운 인간형, 새로운 문명을 추구한 그의 전복적이고 혁명적인

사고에 매혹되었(었)다는 징표기도 하구요.

한자로 풀면, 異彩, 다른 빛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려나요.

이미 가수 이상은씨가 lee-tzsche던가요, 비슷한 방식으로 명명된 앨범을 내기도 했었지만..사실 저도 그전부터

이 제멋대로 뜻을 더해올린 옥상옥의 이름을 좋아라 하며 쓰고 있었답니다.


해서, 다시금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으로 시작합니다.

Just call me "이채", b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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