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2년 7월 22일(일) PM 02: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이 사진에 제목을 댓글로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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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기사] "삼성에서 하혈하다 죽어간 딸, 이건희 자식이었다면…"

[현장] 삼성전자 56번째 사망자 故 윤슬기 씨 산재 신청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 강릉

일시 : 2011년 8월 2일(화) AM 9:3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
(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사진 속 현수막 문구,

"이건희 회장님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2 에버랜드 같은 기업을 강릉에 유치해 주세요"

에 대한 소감을 적어서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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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In Honor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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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z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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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은 이유가 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생명력이 넘치는 연기, 군더더기를 더하거나 덜함이 없는

깔끔한 화면,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의 잔혹한 시험대를 극복한 너른 공감대를 확보해 내는 이야기까지.

그런 세 가지만 확보가 된다면 그 작품은 한 시대를 풍미하고 다시 다음 시대의 전범 혹은 클래식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 영화는 어쩌면 굉장히 특수한 시대의 특수한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1968년 신좌파의 혁명이 있었고, 베트남전에서 쓰인 네이팜탄을 개발했던

연구소에 테러를 가했던 젊은 남녀가 도망자 신세로 살아가는 시대, 더이상 히피들의 노래소리는

들리지 않고 68혁명의 잔당들은 젊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반동의 시대인 거다. 게다가, 쉼없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도망다녀야 하는 그 젊었던 두 남녀는 이제 대학을 가야 하는 나이대에 이른

두 아이의 부모. 이런 가족이다. 영화가 만들어진 88년은 그런 부모와 가족이 정말 있을 법한,

68혁명의 아이들이 다시 그들의 아이들을 키워냈을 맞춤한 시간대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니다. 영화는 68혁명의 잔향에 기대지 않는다. 어쩌면 88년쯤에는 그 향기가 너무도

강하게 남아있어서 다른 것들이 미처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또다시 20년쯤 흐르고 나니

조금은 숨겨져 있고 조심스럽던 다른 것들이 더욱 선명하게 눈에 띄는 것 같다. 영화가 가리키던 현실을

조금은 은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건지도 모르겠다.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계속 환기되는 것은 겉으로는 '68혁명의 정신'이지만, 지금에 와서 읽히는 것은 차라리

'가족'이란 이름의 굴레에 대한 은유거나 '때가 되어 헤어지는 것의 슬픔과 아름다움'에 대한 지극히

섬세한 묘사인 것 같다. (간편하게 '성장영화'란 네글자로 뭉뚱그리기엔 뭔가 너무너무 억울하다.)


세상에 믿을 것은 우리 가족밖에 없다는 단호하고도 절박한 믿음, 그걸 단순히 꽉 막히고 세상에 겁먹은

부모의 못난 소리라고 치부하기에는 '눈감으면 코베어간다'는 세상의 잔인함과 무자비함이 선연하다.

이병철이 이건희에게,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금권력을 넘기는 거나 김일성이 김정일에게, 김정일이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기는 것 모두 그런 단호한 믿음의 소산인 거다. 세상에 믿을 건 우리 가족, 내 피가

섞인 우리 핏줄이야말로 세상이 무너져도 믿을 수 있는 내 편이라는 오래고 오랜 믿음. 당대의 독재자들이

그런 식인데 하물며 힘없고 빽없는 일반인들이야 어떠랴 싶어서 부모의 못난 소리는 가슴이 아프다.


사실이기도 하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도둑질도 마다하지 않는 게 사실이고, 부모자식간의 인연이란

수십년 세월도 가로막을 수 없다는 건 '핏줄이 당긴다'며 수십년 한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르지않는

눈물로 증명되는 거다. 자식 역시, 특히나 한국처럼 자신에게 무조건적으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부모를

둔 자식들에게는, 자신의 부모를 '그(He)'라거나 '그녀(She)'로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단순히 멘탈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온갖 연고로 묶인 패거리문화와 시스템이 최후의 보루로

'가족'을 더더욱 부각시키고 신성화해 버린 점도 있을 테고,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해 '가족' 이데올로기를 공고화한 점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일 테고.


그렇지만 가족은 또다른 가족을 낳으며 분열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필연이다. 플라나리아의 몸통을

반으로 쪼개면 각기 두 개의 새로운 플라나리아로 분열해 생존하듯, '가족'을 찢어내어 다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아플 수 밖에 없다. 자식들은 크고 부모는 늙는다. 자식들은 부모가 되고

부모는 죽는다. 단순한 과정 속에 숨어있는 엄청난 저항과 혼란, 싸움의 징후들이 보이지 않는가.

'허공에의 질주'에서 나온 리버 피닉스처럼 피아노와 대학이 탐탁치 않은 아버지와 맞서기도 하고,

마샤 플림튼처럼 중산층 부모의 삶이 허위에 가득찬 채 인간적이지 않다며 부정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들의 부모는 그들의 자식이 철이 없다거나 아직 부모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하며 갈등한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헤어짐은 이르건 늦건 약간의 시차가 있을 뿐 예비되어 있는 거다. 언제까지

품안의 자식이고, 언제까지 하늘같은 부모여야 할 건가 말이다. '토이스토리3'에 나왔듯, 살아있는

것은 모두 나이를 먹고 헤어지기 마련이다. 서로에게 칼을 꼽고 손톱을 박으며 헤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의 잘못된 헤어짐은 결국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고 짐이 된 채

불구를 만들고 만다는 게 수많은 문학과 예술작품들의 오프닝이었으니 적지는 않을 거 같다. 아무리

성숙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게 헤어진다고 해도, 그 헤어짐은 마치 자궁을 빠져나오는 순간과

같아서 배꼽이란 상흔을 남긴 채 더이상 이전의 세계를 허용하지 않을 거고.


굳이 부모자식간의 관계로 한정할 것도 없다. 남자와 여자, 친구와 친구, 선생과 제자,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고 할 만한 그런 관계에는 어느 순간 헤어짐과 분열의 순간이 닥쳐오게 된다.

그게 우발적이던 필연적이던, 그런 식의 평가는 한참이 지난 후에나 내릴 수 있을 뿐이지만 만약

언제고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는, 피할 수 없는 때라는 느낌이 왔다면 그런 헤어짐에는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 걸까. 쥬드 허쉬와 크리스틴 라티처럼, 리버 피닉스처럼 나 역시도 처음에는

혼란스러워 하다가 때론 반발하다가, 결국은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슬프고 아름다운 분열의 과정을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게 될까. 슬프고, 서럽고,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또 한켠, 뿌듯하고, 기쁘고, 대견하고, 설레는 느낌들이 마구 뒤섞이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는 느낌이 바로 그랬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아름답지만 슬픈 헤어짐의 이야기.

이토록 아름답고 멋진 헤어짐을 경험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기에 나 역시도 이 영화를

평생 기억할 만한 영화로 손꼽기에 주저하지 않겠다.



@ 서울가족영상축제, CGV송파.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90년대 말 집회 현장에서 그의 연설을 몇 차례 들을 기회가 있었다. 누구였더라,

옆에서 저 사람이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을 선도했던 사람이라고 내게 알려줬더랬다. 골리앗 투쟁? 그게

뭐였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 싸움이었는지 알고 난 건 그 후였다.


이미 그때도 조금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골리앗 위에서 '고작' 14일 버텼다고? 그전엔 '고작' 128일동안 투쟁을

이어갔다고? 주변엔 1000일이 가깝도록 싸우고 있는 현장들이 쉽게 눈에 띄는 데다가 망루 위로, 굴뚝 위로,

옥상 위로, 올라가 몇 달을 버티는 소식들도 쉽게 들리고 있으니까 그랬다. 그야말로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세례를 받은 초기 세대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의 책은 '그땐 그랬었지'류의 회고를 하지 않는다. 대개 '-한다'라는 식의 현재형 문장을 구사하는

그는, 그의 경험이 여전히 유효함을, 그가 체감한 노-자간의 굵은 갈등이 조금은 세련되어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같은 모양새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1000일 가까이 장기투쟁중인 사업체들이 겪는 이야기나

128일 투쟁했던 현대중공업의 이야기나. 지금 한국사회를 온통 장악한 삼성의 천하무적스러워 좌절스런

이미지나, 90년대 대통령까지 넘보았던 거대했던 현대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나.


그러고 보면 '내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까지 노조는 안된다'던 정주영의 현대도 어느새 (상대적으로) 쇠락했다.

대대손손 해먹을 기세인 이건희의 삼성도, 지금은 비록 통제불능의 거악으로 보이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갑용은, 본인의 경험을 최대한 적나라하게 살려내어 '작은 실무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은 말하자면 '투쟁 교본'. 김대중과 노무현을 거치며 더욱 위축되고 천대받던 노동을 위해 시행착오와

착시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그의 책 제목은 참 우직하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 길은 복잡하지 않단다. 마음이 복잡할 뿐. 정말 그런진

모르겠다. 다만 그가 '강성/온건 노조'의 거짓된 구분을 거부하고 '단결'과 '투쟁'만이 노동자의 힘이라고

재이재삼 다짐하며 노동현장에서 투쟁하던 이야기나, 최초의 노동자 출신 구청장으로 재임하던 때 노무현의

공무원 노조에 대한 징계를 거부해 중도사퇴당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궁금해진다.


무섭도록 단순하고, 심플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민주화 유공자'란 이 사람은 앞으로 또 어떻게 살게 될까.

그의 부인은 그를 '계급주의자'라고 칭한다. 국가나 국민 따위의 알량한 실체 없는 거품을 제하고 나면 늘

모든 일은 특정 계급에게 이익이 되고 다른 계급에 손해가 될 뿐이다. 지금의 민주노총은-한국노총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정파적 이해에 갈린 진보정당들 역시-노동자 계급, 밥벌이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육체를

팔고 있는 계급을 제대로 지켜내고 있지 않다는 그의 날카로운 말들이 약이 되길 바란다.



'34년 전인 190년, 평화시장 시다들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노동청을 찾은 청년

전태일을 맞은 노동청의 공무원은, 노동운동을 그만두라고 오히려 전태일을 협박했다. 노동청이 노동자를

위하는 곳인 줄 알고, 근로 감독관이 잘못한 업주를 감독하는 노동자의 편인 줄 알았던 전태일은 큰 충격을

받는다...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 34년째 되는 2004년 11월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 총파업'을 선언하였다...


'공무원도 노동자'라는 선언으로 이제야 공무원 노동자들은 열사에게 진 빚을 갚았다. 더이상 노동자에게

저항의 대상이었던 공무원, 국민의 심부름꾼이 아닌 정권의 심부름꾼인 공무원은 없다. 공무원 노동조합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공무원 노조는 반드시 합법화될 것이다. 지금 정권에서 되지 않는다면 다음 정권이던

그 다음 정권이던 그들이 노동자란 사실이 변하지 않는 한, 그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니 노무현 정부여, 나를 고발하라! 누가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되는지 두고볼 일이다."

(2004년 공무원 노조 파업때 파업 참가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거부하며 이갑용 구청장이 쓴 글, p.246)

길은 복잡하지 않다 - 8점
이갑용 지음/철수와영희
"뉴스토마토는 삼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전 회장이 오너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경영에 공식적으로 복귀하기로 했다"면서 "삼성전자 회장직을 맡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팀장(부사장)이 밝힌 전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4일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사장단 협의회는 지난달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이 전 회장 경영 복귀를 논의했으며,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의견을 취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 전 회장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라고 답한 후 회장직 복귀를 결정했다."

- 이건희 전 회장 오늘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


이건희 만세. 오너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아무렴, 나아가 이 나라의 국부를 증진하고 종업원 국민들의 소득

향상과 삶의 질 제고에도 매진하셔야지. 동계올림픽도 유치하고.


어떤 식으로던 복귀를 하리란 건 예상했지만, 설마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으로, 게다가 빨리 전면에 나설 줄을

몰랐다. 더이상 눈치보기조차 안 하는 건, 이미 그는 그럴 필요조차 없단 얘기.


만세. 만년동안 해 먹으실 건가 보다. 이건희 만세. 이재용은 그다음 만년을 해먹으려나.


[이전 포스팅들]

[삼성을 생각한다] 망각되길 거부하는 범죄자의 최후고백.

[프레시안] '삼성을 생각'하며, 경향신문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명박이가 이건희 안티라는 더러운 상상.

정부, 이건희 단독 특별사면 발표..1등은 사면해주는 더러운 세상.

[속보] 이건희가 집행유예라니..



짖기도 지친다. 나는 개 너는 쥐. 전투형 달빛요정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序]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한바탕 난리가 쓸고 지난 듯 밴쿠버 올림픽이 끝났다.
여전히 1등만 찾고 보는 언론의 취재 행태, 그럼에도 박성광의 질타 섞인 개그가 낯을 간질렀는지
굳이 '더럽지 않은 세상'임을 강변하는 그들이 우습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박성광의 개그는 이번 올림픽 내내 모든 언론매체 종사자들 사이에 일종의 주문처럼 작용했다. 아나운서나

기자들은 지면이나 화면상으로 그 문구를 의식한 발언을 꼭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 같았다. 1등이 아니어도

기억해 주는 훈훈한 세상이라느니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런 국가대표라느니 , 그런 식으로 이 사회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어했던 거 같다. 세상이 1등만 기억하도록 더럽게 만든 책임을

부정하고, 아예 세상 자체가 더럽지 않음을 항변하고 싶은 걸까.


보통 사람들은 그런 식의 강박까지는 없었던 듯 하다. 사실 보여주는 것을 보고 들은 것을 말한다는 점에서

특정 방송국에 마이크를 독점당한 이번 올림픽에서 더욱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버린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라는 말을 굳이 들춰내 되새기거나 부정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냥, 김연아 스페셜 죽도록 나오니까 적당한 만큼 소비해 주고, 금메달 중심으로 돌아가는 성적순위
 
올라가니 기뻐해주고. 닭가슴살마냥 퍼석한 삶에서 접하기 힘든 잘 짜인 드라마와 멋진 쑈가 매일 펼쳐지니

티비 앞에 자연스레 모여앉게 되는 거고.


새삼스러울 게 없는 거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라는 박성광의 개그가 먹히는

이유는 그 발언이 대부분의 공감을 사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나운서니 기자니 사설이니 '성적에 연연치 않는

성숙한 태도'와 '더럽지 않은 세상'을 칭송해도, 연아의 한마디한마디가 그대로 기사가 되고 그녀의 짧은 삶은

어느새 영웅의 비범한 출세담으로 분칠되어 버렸다. 메달리스트가 아니면 앉을 자리도 없고, 은메달 동메달은

따고도 섭섭한 그런 거고, 연금이 얼마씩 나오고 금메달리스트 누군 돈방석이 앉았다느니 하는 그런 이야기들.

모든 선수들에게 기계적으로 고른 애정과 수혜를 주자고 말하는 건 아니다. 치사하지만, 누군가는 대통령 옆,

혹은 헤드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거고-좋던 싫던 간에-스포츠는 근본적으로 등수를 매기는 게 목적이니까.

(저러고 있다...난 절대 싫을 거 같다.) 아무래도 이쁘고 영악하고 연기력좋은 김연아에게 카메라가 한번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의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금,은,동을 따로 집계하진 않는다는 다른 나라들도

여전히 메달 수를 집계하고는 있으니까, 완전히 '경쟁'과 그로부터 파생하는 승패, 애정과 상금의 불균등한

분배를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비록 한국이 정말 더럽도록 유별나게 1등에 집착하는 것 같긴

하지만, 여하간 1등부터 줄세우는 스포츠의 구조는 만국공통인 거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지레 발저려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사회"가 아님을 강변할 필요는 없는 거다. 사실이

그렇고, 알게 모르게 사람들도 맘속 깊은 곳에서는 그게 현실임을 인정하고 있으니까, 애써 아닌 척 밝고 맑고

도덕적이고 성숙한 세상인 척 노력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더구나 그런 '더러운 사회'로 내리닫도록 앞장서

조장했던 게 누구였더라. 오랜 세월 언론이 앞장서 학벌이니 스포츠니 온갖 분야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만들고 조장해온 게 부끄럽다면 그냥 입닫고 가만히 있는 게 어떨지 싶다. 


괜히 더러운 사회가 아니라고 나발불며 떠들어봐야 오히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박성광의

유행어 수명만 늘려주는 꼴 아닐까. 이번 밴쿠버 올림픽의 진정한 승자는 박성광일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진정한 승자, 삼성(이라고 쓰고 '이건희'라고 읽는다). 밴쿠버 프로젝트의 효과와 삼성 자금력의

효과를 경시할 생각은 없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마치 군대의 규율마냥 공동묘지 옆에서 담력훈련을 받았던

박세리 어간의 세대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스스로 몰입하는 그들의 문화적 차이는 어떨지. 그리고

그 새로운 루키들의 감수성과 삼성의 감수성 혹은 문화는 서로에게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어디 한번

따져본다면 어떨까.






삼성을 생각한다 - 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이 책은, 이건희와 (아마도) 이재용을 위해 온갖 범법행위를 함께 했던 한 '범죄자'의 최후고백이다. 자신이

이건희를 위해 검찰에, 그리고 삼성 계열사에 범죄를 저질렀다며 벌을 달게 받겠다, 고 양심선언을 했던

한 사람을 그저 미친 사람, 성격 더러운 사람, 심지어는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는 세상에 크게 외치려는 책이다.

"결국 '정사'에는 나에 대한 비난만 남게 됐다. '삼성 비리는 이제 '야사'에만 기록되겠구나' 싶었다."라는

자괴감, 혹은 (중립적인 단어로는) 위기감이랄까. 책을 읽어내리다 보면 정말 본인이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활자화하려는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범죄와 관련된 무수한 실명이 등장하고, 자신의 의도와

입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추가되며, 뭐랄까, 김용철의 삶 중 삼성과 관련된 부분은 남김없이 들어간 것 같다.


그의 양심선언은 잠깐이나마, 통제되지 않은 힘을 휘두르던 우리나라 일등 '경제권력'이 제 입맛에 맞게 요리한

시장경제 판을 정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불렀었다. 상식적으로, 지시를 받고 범죄를 직접 저지른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내용과 대상에 대해 구체적인 자백을 한 거였으니까. 굳이 "뇌물 수수 범죄에서

'뇌물을 준 사람의 자백'은 직접 증거"라는 변호사의 권위를 빌은 말이 아니어도 말이다. 그런데 그는, 김용철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은 재판에서 졌다.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조성과 국가 권력 매수를 위한 조직적인

불법 로비'가 죄가 안 되서가 아니다. 법이 불비해서도, 법이 집행된 전례가 없어서도 아니다.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연간 세금 포탈 규모가 10억 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검찰과 법원의 거듭된 봐주기 편법에도 불구하고 이건희는 무려 465억원의 세금 포탈 혐의가
인정되었고, 특검은 삼성 비자금 중 약 4조 5000억을 발견해서 이건희에 돌려줬다.)


상대가 삼성이어서 그랬다, 라고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여러 재벌기업 중 하나였다가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나며 압도적인 대표기업으로 변신한 채 국가 아젠다를 결정하고, '참여정부'라는 이름도 지어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니 말이다. 삼성을 위한 정책을 펴던 공직자가 삼성 사장으로, 삼성을 위한 판결을

내리던 법관이 삼성 변호사로 가는 그런 세상이란 건, 사실 김용철 변호사가 책에서 이야기하기 전부터 익히
 
들어서 살짝 진부하기까지 한 거다. 사람들도 그럴 거다. 그래서, 금세 포인트는 옮겨간다. "왜 삼성만 갖고

야단인데? 언제 우리사회가 법대로 갔어? 일등에 대한 못난 질투가 넘 심하잖아? 삼성이 망하길 바래?"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도, 나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이거다. 삼성이 싫은 게 아니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며,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만 잊지 말기를 바라건대, 한국의 이익과

삼성의 이익, 그리고 이건희의 이익은 대개 일치하지 않으며, 지금은 이건희의 이익을 앞세워 삼성 계열사

임직원과 주주, 국가 경제까지 좀먹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건희 개인과 일족의 이익을 '보위하기 위해'

국가 조직과 법질서를 농단하고 있으니, 앞엣말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맞겠다. 재판에 진 이유, 상대가 합당한

죄과를 받지 않은 이유는, 상대가 다름아닌 삼성을 조작하며 제뱃속을 채우는 '이건희 일족'이어서 그랬다고.


이건희가 삼성 주식의 몇 프로를 갖고 전체를 휘두르고 있는지, 이재용으로의 승계를 위해 주주 이익을 얼마나

훼손하고 배임행위를 저질렀는지, 금산분리법 폐지나 복수노조 설립금지를 위한 로비 자금을 위해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검찰과 법원, 국세청과 언론 따위 사회곳곳에 검은 돈을 얼마나 뿌려댔는지 등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고 쉽게 알아 볼 수 있음에도, 아무도 책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런 '괴물'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노무현과 김대중의 역할이 컸다. 그들을 두고 좌빨이니 좌익이니 말이 많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극히

친기업적인(혹은 친삼성적인) 정책으로 일관했던 거다. 삼성과 국가 사이에 놓인 부등호의 입은 그들의 십년새

확연히 삼성 쪽으로 벌어져 버린 것 같다.


사실 삼성 이야기를 하다보면 굉장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뻔한 이야기를 대체 얼마동안 해야 제대로 '법과

원칙'이 설 지, 법은 정말 만명에게만 평등한 건지 따위 염세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 하나의 이유지만, 반대로

어디까지를 '상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또 어디서부터 '원칙'을 들이대야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자

라느니 따위의 비아냥을 피할 수 있을지 말이다. 이 책 역시, 어쩌면 "범죄자를 옹호해야 한다는 게 맘에 들지

않아 변호사가 싫다"고 할 만큼 까칠하고 원칙적인 한 성마르고 결벽증 초기단계쯤의 조직부적응자가 자기

성미대로 써갈긴 그런 책이란 비난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내가 몇몇 구절, 그의 진심에 가닿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다른 재벌이 삼성보다 더 깨끗한지 아닌지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나는 단지 삼성 비리를 목격했으므로 이를 고발했을 뿐이다."

"한국 사회의 부패는 뿌리가 깊고 넓다. 그래서 어느 한 사람이 전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사법기관이 다른 영역보다 유난히 더 썩은 게 아님에도, 내가 사법기관의 부패를 유독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수사와 사법 처리를 담당하는 곳이 썩어버리면, 다른 영역에서 일어난 자정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권력층이 부패한 사회는 힘센 자가 아무런 견제없이 횡포를 부리는 무법천지일 뿐, 우파의 이상도 좌파의 이상도 될 수 없다...그래서 나는 모든 시민이 부패에 맞서는 장면을 꿈꾼다."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그놈의 사면은 왜 시켜줘가지고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명바기가 이건희 안틴가보다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미쳤나봐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명박이 갈수록 패기만만해지는 거 가태..우얄꼬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정말 정권이 기업인들 조지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크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장난 아닌데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저러고 나면 삼성에서 이제 발벗고 나서서 삽질하려나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짜증나서 손 떼는거 아니냐 이거 원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집에서 탱자탱자 잘 쉬고 있는 사람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이놈의 명바기는 괜히 왜 들쑤시는건지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ㅎ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설마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삼성측에서 난리쳤겠지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가만히 있어도 삼성빠들이 어련히 알아서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챙겼을까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삼성장학생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있자노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아무리 노회찬이 X파일 무죄방면되었다고 해도 주류 언로에서는 누구 하나 떠드는 사람 없는 더러운 세상.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사면이 된다고 해서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이건희 본인한테 플러스 되는게 뭐 있냐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벌금도 다 냈겠다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구속 상태도 아니고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어디 출마할 것도 아니고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경영 배후조종을 못했냐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괜히 사면 시켜가지고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욕만 먹게 만드냐 왜 이놈의 정권은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동계올림픽 좀 안하면 어때서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법치에 대한 불신만 심어주고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하긴 것도 그렇네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올~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말이 되는데?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이명박이 안티였구나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ㅎㅎ

A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 둘다 X되어 버리면야 좋겠지만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젠장

B ( 이건희 단독사면. 아ㅆㅂ뒷목 ) : 아놬ㅋㅋㅋ



@ 오후 인터넷 공간에서의 한담.
정부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31일자로 단독 특별사면키로 했다고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29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안을 심의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살리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위해 이 전 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경제계, 체육계 등 각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 전 회장 이외 다른 경제인들에 대해서도 사면을 검토했으나 여러가지 면에서 부담되는 것으로 판단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                                               *

1등은 사면해주는 더러운 세상..! 경제 살리기? 동계올림픽 유치?? 국격 높이자매? 아놔. 정말 예상했던 거지만

정말 더러운 세상. 단독 특별사면안이라니,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노무현의 푸념은 정확히 말해 '권력이

삼성으로 넘어갔다'라고 말하는 게 맞는 거다. 1등, 그것도 온갖 탈불법을 저질러 만들어진 1등만 배려하고

약자에겐 가차없는 더러운 세상, 술푸게 하는 세상. 난 박성광이 좋다.


그럴 줄 알았다.

검찰에서 관련 죄목 최저형에 가까운 7년을 구형할 때부터,

김용철변호사의 양심선언에 대해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내부고발자인 그에 대한

딴지걸기만 계속되던 때부터,

삼성을 싸안고 도는 언론/검찰/정권/정당들의 속내는 그러했을 거다.

이참에 깔끔하게 후계문제며 상속문제까지 정리해버리자고.


사실상 무죄방면에 면죄부용 구형에 판결이다. 삼성이라는 기업을 이건희의 사유물이자 승계재산이라고

법적 인증까지 해준 셈이니, 이건희는 속으로 웃고 있을 게다.(이후 기사를 보니 겉으로도 웃고 있었다.)

화낼 거리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월욜부터 일욜까지 죽어라죽어라 하면서 쌓이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나섰을 때 그를 보면서 참..가슴이 먹먹했었는데.

정의구현사제단 분들이 말했듯 巨惡이란 단어 앞에서 그 분은 얼마나 좌절스러웠을까.

하물며 지금은, 어떤 심경이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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