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어느새 사흘이나, 예수님도 무덤에서 벌떡 부활할 만큼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연말연시, 뭔가 특별한 포스팅-예컨대 2009년 결산 같은-을 해야하나 생각해봤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 이것저것 요새 뭐하고 지내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끼적끼적. 좀체 포스팅해 본

적이 없는 연예계 관련 포스팅.


#1. 유희열이 싫어진 이유.

며칠전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오랜만에 보다가, 예전에 퍽이나 좋아했던 유희열의 목소리,

말투, 화법, 외모까지 모든 게 다 맘에 안 든다고 틱틱대는 자신을 발견해 버렸다. 왜일까,

한참 생각하다가 깨우쳐 버렸다.
유희열...이명박과 묘하게 닮았다. 실은 굉장히 닮았다. 아놔..MB 때문에 좋아하는

뮤지션 하나를 잃고서 시작하는 2010년 새해다.


#2. 강호동이 싫은 이유.

정확히 말하자면 강호동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라고 해야 맞을 거 같다. 흔히 유재석의

매너와 게스트를 배려할 줄 아는 면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고 부각하긴 하지만, 강호동의

스타일은 굉장히 남성적이랄까 마초적이랄까 좀 그렇다. 그가 이끄는 1박2일은 무한도전과는

달리 위계가 명확하고, 그가 담당하는 캐릭터는 좋은 말로 하자면 대체로 '듬직하고 의리있는

맏형', 뒤집어 말하자면 군대 말년병장의 느낌? 적당히 여유있고 유들유들거리면서도 자신의

지분과 위치를 양보하지 않는.


우야튼, 그냥 그가 맡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혹은 그가 티비 속에서 연기하는 캐릭터의

문제일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2009년 K본부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그가 대상에 선정되고

내뱉은 제일성이 굉장히 거슬렸다. "재석아, 이 상 내가 받아도 되나~" 였던가. 대상 후보가

자기들 둘만 있던 것도 아니고 다른 후보들이 몇명씩 있었는데, 굳이 그렇게 '양강 구도'임을,

자신이 의식하던 건 유재석 한 명 뿐이었음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나.


그의 말을 듣던 다른 대상 후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곁다리였음을 씁쓸하게 되씹어야

했을지도 모르고, 혹은 그냥 쿨하게 축하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생각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때로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감수성과 배려심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상상해보고 좀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자세가 부족한,

그래서 '통크고 남자다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그는 그 캐릭터를 '연기'했던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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