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하늘 틈으로 빗발보다 먼저 뭉게뭉게 비구름이 들이찼다. 갈라진 천장 사이를 억지로 더욱 비틀어
비집고 들어오려는 듯 우왁스런 안개가 시시때때로 만들어져선 용을 쓰다 사라졌고, 그로부터 굵고 길죽한
빗발이 죽죽 그어져내렸다. 그렇게 온통 하얗고 까만 그 공간에서 빗물에 젖은 강철지지대가 녹슨 적빛을
식은땀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애초 '내부순환' 정도의 의미밖에 없었을 저 단어가 언제부터 내게 그야말로 '이너서클', '파워엘리트집단'
따위의 부차적인 의미를 먼저 제시하게 되었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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