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짤방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풀숲을 한참이나 매의 눈으로 응시하며 꼼짝도

않은 채 꼬리까지 온통 긴장하고 있던 고양이를 만났던 그날. 만져보지 않아도 온 몸의 근육이

바짝 곤두서있다는 게 느껴졌고, 저런 녀석에게 다가가면 왠지 발톱에 갈갈이 찢길 듯. 물론

그 전에 녀석이 다가서지도 못하게 하악질 잔뜩 해대겠지만.

뭔가를 골똘히 보고 있던 녀석이 슬몃 앞발을 들었다. 뒤에 울컥 힘이 실리면서 한껏 팽팽해지는

느낌. 특히나 뒷다리가 바싹 긴장이 쟁여졌다. 뭘 본 거지, 녀석.

그러더니 훌쩍. 꽈악 눌렀던 스프링이 튕기듯이 포물선을 그려내는 고양이. 채 뒷발이 바닥에서

떨어지기 전인데 몸이 한껏 늘어나더니 '고무고무~'의 분위기로 쭉 뻗었다. 쥐를 잡으러 가는 건가.

사냥에 성공한 녀석의 입에 물린 쥐새끼를 찍었어야 하는데, 이 녀석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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