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일 동안 지겹도록, 아니 아무리 짧게 잡아도 저번주 금요일부터 쉼없이 내리고 있으니 근 열흘동안
엄청시리 퍼붓는 빗발 앞에서 자칫 마음도 몸도 눅눅해지기 쉬운 때다. 그렇다고 가만히 집에만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는 또 어디론가 가고, 어딘가로부터 온다. 버스정류장에서 쫄딱 젖은 팔과
카메라를 들어서는 너덜너덜해지고 살이 휘청거리는 앙상한 우산 대신 단단하게 버틴 정류장 천장의
아크릴판과, 그 너머 빗발이 실루엣이 동글동글 뭉개진 건물들을 가리켰다.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올해나 내년 X-ray를 안 찍으면 어케 허용치 기준량 이하에서 선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 삼성역, 마을버스 7번을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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