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페 꼼마.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0권 출간기념, 도정일 평론가의 강연.

'순교자'란 책, 한국전쟁에 참전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 32살의 김은국이 쓴 소설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인간의 실존적 한계, 그리고 종교적 위안이 가질 수 있는 의미에 대한 극한까지 뻗어가는 이야기였는데, 한국인 출신으로 최초로 노벨문학상에 근접했던 작품이었달만큼 강력하다. (서평은 http://ytzsche.tistory.com/1453)

 

그런 책을 번역했던 역자 도정일, 문학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이기도 한 그가 '이 시대에 문학읽기는 왜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고, 난 끝내 손을 들어 질문도 하고 나름의 답이나 공감도 얻었고. (사실 답없는 질문에 정답없는 대답이었다지만)

 

 

내 질문은 크게 두 가지였다.

 

Q1. 책의 역자로서 도정일 평론가는 도스토옙스키와 까뮈, 멀찍이는 욥에 이르는 실존주의 철학에 '순교자'라는 작품과 김은국 작가를 연관지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이 대위'와 '신 목사'라는 사람은 그런 실존적 질문 앞에 직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또다른 등장인물군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 대중'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대위는 니체식으로 그런 실존적 질문을 극한까지 몰고 나가려 하지만, 신 목사는 그들 일반 대중들을 위해 끝까지 존재의 이유, 포장지를 씌워주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작품의 포인트나 문제의식이 신 목사에게 많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측면에서 앞서 언급한 실존주의 작가들의 작품과 이 작품의 포인트나 결이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Q2. 또 하나로는, 그렇게 '진실을 알아버린', 매트릭스를 비겨 말하자면 '빨간 알약을 먹어버린' 신목사나 이대위와는 달리 일반 대중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구나 신목사가 그들을 위해 진실을 가려주고 위로를 제공하려 든다는 점에서 일종의 엘리티시즘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유명한 광고카피, "개구장이여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가 이곳의 어린이집 교훈임에 틀림없다.

거의 언덕 위까지 108계단을 밟아 올라야 어린이집 현관에 도착할 거 같은 이곳, 통학만 하다보면

자연스레 아이들의 신체발달이 촉진되고 체력이 증진될 거 같다.


아이들 체력단련에 최고인 어린이집을 찾는다면, 목포의 구X 어린이집에 문의해 보시길 권하며, 지리적 여건상

목포까지 통학이 어려운 경우에는 가까운 어린이집에 조심스레 벤치마킹을 유도해 보시길.




어느 회사에나 적용되는 표준질문은 아니겠지만, 그리고 딱히 훌륭한 질문들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이런 식의 표준질문지와 평가요소가 적시되어 면접관에게 배포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자료. (2010년 상반기 모 회사 홍보대사 면접)



0. 면접 평가요소

- 인성/태도 요소 : 자세/복장, 외모 및 인상/적극성과 열의

- 표현력 요소 : 의사표현능력/논리성/창의성



1. 회사 관련 일반질문 (공기업/공공기관의 경우)

ㅇ 우리 회사의 주요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ㅇ 우리 회사를 알게 된 경로는 무엇인가?


2. 대학생 홍보대사 관련

ㅇ 올 한해 인생계획은?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 활동지속 불능자 탈락)

ㅇ 회사를 홍보하는데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며, 여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ㅇ 나이가 적은데(많은데)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겠는가?

ㅇ 팀원 중 한두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ㅇ (예산에 상관없이) 새로운 행사를 기획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은가?

ㅇ 대학생 홍보대사에 합격했다고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홍보대사를 어떻게 소개할 건가?

ㅇ 홍보대사 활동을 수료하지 않고 어학연수를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ㅇ 홍보대사 활동과 학교강의시간이 겹쳤다. 회사에서 협조문을 발행해주지 않는다면

홍보대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나?

ㅇ 대학생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3. 인생관/일상생활

ㅇ 본인의 향후 진로는 무엇이며, 우리 회사와는 어떤 상관이 있는가?

ㅇ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공부, 경험, 연애 등)

ㅇ 다른 활동과 홍보대사 활동이 중복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ㅇ 가장 친한 친구가 본인을 소개한다면 뭐라고 할 것 같은가?

ㅇ 대학생에게 꼭 스펙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ㅇ (지방학생) 교통비도 주지 않는데 자꾸 서울로 모이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문1-2] 아래 사진을 보고 질문에 답해 주세요.

문1. 아래 사진을 보고 이게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지 설명해 주세요.(서술형, 200자 내외)

문2. 아래 사진을 보고 이게 뭔지 맞춰주세요.(단답식)


두 문제의 정답을 모두 맞추신 분께 티스토리 초대장을 드립니다~!^-^*

* 초대장 받으실 이메일 주소 적는 것 잊지 마셔요~*



이제 별 짓을 다하며 초대장을 나눠준단 이야기를 들을지도...;;; 그치만 로봇처럼 ctrl+c, ctrl+v 신공을 써먹는
분들과 초대장 수집이 목적이신 듯한 분들을 피해서 정말 필요한 분들께 드리려는 고육지책이랍니다.

미리 매우 몹시 감사합니다~*


초대장을 드리면서 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 드리는 분들은 간판만 만드시고 사라지시는 거 아닐까,

게다가 공짜영화니 뭐니 선전에 열을 올리시는 스패머는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다섯 장의 초대장이 꼭 필요한 분들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사진을 하나 보여드리고, 그 사진에 대해 그럴듯한 '구라'를 풀어주시는 분께 선착순으로

드리겠습니다. 예컨대, 뭐 술이 떡이 되어 머리로 셔터를 눌렀을 거다, 라거나 저 안에 있던 이삿짐을 밤새

나르고 뿌듯해하던 순간일 거다, 라거나 그런 거 있잖아요.

Q.

응모 제한은 없으므로, 한번에 여러가지를 말씀하실 수도 있겠고, 혹은 생각날 때마다 몇 번씩 말씀하실 수도 있겠네요^^


 
● 일시 : 2010년 1월 11일(월) PM 11:11부터

장소 :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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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을 드리면서 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 드리는 분들은 간판만 만드시고 사라지시는 거 아닐까,

게다가 공짜영화니 뭐니 선전에 열을 올리시는 스패머는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여섯 장 밖에 안 되니만치 꼭 필요한 분께 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문제를 내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맞추는 분께, 선착순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니체는 남성의 질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남성의 질병-자기 경멸이라는 남성의 질병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은 ○○○ 여성에게 사랑받는 것이다."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뭐뭐한 여성, 그 빈칸 세 개의 정답을 맞춰주시는 분께 한하여 선착순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응모 제한은 없으므로, 한번에 여러가지를 말씀하실 수도 있겠고, 혹은 생각날 때마다 몇 번씩 말씀하실 수도 있겠네요^^


 
● 일시 : 2009년 8월 30일(일) 20:00부터

장소 :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http://ytzsche.tistory.com)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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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벌써 몇년째 매 학기마다 학교와의 협의를 거쳐 학점을 인정받는 인턴을 십여명씩 뽑고 있다.

오늘은 상반기 인턴이 3월-6월로 마치고 난 후, 9월-12월 동안 근무하게 될 인턴들의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

상반기에도 인턴 면접때 면접관으로 들어갔었고 당시 경험의 포스팅(인턴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니.)이
 
다음 첫화면에 뜨기도 했었지만, 그 때와는 또 다른 것들이 적잖이 보이는 경험이었다.


인턴 면접은 각 팀의 실무자가 나가서 팀의 업무에 대한 짧막한 소개를 한 후, 그걸 기반으로 지원자들-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1, 2, 3순위 희망팀을 적어내고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물었던 질문들은 대체로 올 초와 비슷했던 것 같다.


"우리 팀에서 무슨 일을 한다고 알고 있는지? 아까 설명드렸던 내용이 충분히 이해되셨는지?"

"마지막 학기신데 졸업은 어떻게 하실 건지? 연말까지 인턴하려면 구직활동과 병행해야 할 텐데 괜찮을지?"

"경력사항 중의 이것은 무슨 일을 한 건지?"

"앞으로 이쪽 분야와 관련해서 커리어를 쌓고 싶은 건지?"

"친구들이 자신을 센스있다, 눈치빠르다고 평가하는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평하는지?"


조금 까칠하다 싶은 질문이라면 이런 게 더 있었다.

"팀의 특성상 개인의 능력보다 팀웍과 융화력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팀웍을 배우러 들어오겠다니 조금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진 않는지?"


이건 뭐 살짝 압박해서 반응을 보려는 질문이기도 했지만, 혹시나 모를 기우에서 말하자면 (원칙적으로)

인턴이나 정식취업이나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사람을 뽑는 건 아니다. 물론 당연히 뭔가를 배우게 되는거고,

그 자리에 딱 맞는 능력을 이미 갖춘 사람이 어디있냐만, 말하기의 스킬 면에서, 설득력 면에서 이런 식의

발언은 조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경력이 좀 다양한 방면으로 뻗어있는데 설명할 수 있는지?"

이건 내 경력도 워낙 일관성이 없어서 많이 들었던 얘기였기에, 이런 가벼운 인턴 면접때 미리 한번

물어보고 대비케 해주고 싶었다. 나는 그럴 때 "얼핏 보면 좀 (미친년) 널뛰듯 하는 경력이라 여기실지

모르지만"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었는데..별로 성공적이지는 못했던 듯 하다. 그치만 상대가 묻기 전에

먼저 그걸 방어해주거나, 묻고 나서 뭔가 잘 답하지 않으면 큰 허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인 건 틀림없다.


그 밖에 우리팀 하반기 일정상 인턴이 운전면허가 필요할 듯 하여 그것도 물었다.

"운전면허증은 있는지? 운전은 잘 하는지?"

물론 면허증이 결정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다만 있으면 좋겠다, 정도.


몇가지 촌평이라면, 올 초에 내가 올렸던 포스팅(인턴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니.)에서 지적했던 몇몇 아쉬운 점들,

1) 단답식의 답변이 아닌 서술형의 답변을 하자,

2) 상대와의 호흡을 고려해서 자연스러운 인터벌을 두고 대답하자,

3) 말할 때 태도가 흐트러지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의 동작을 피하자,

4) 마지막으로 묻는 자유질문의 기회를 잘 활용하자.

정도에 더해 다른 것들, 특히 남녀간의 차이가 두드러졌던 것 같다.


서류 통과자, 그니까 면접 대상자 중 남성은 채 1/3도 안 되었는데, 역시 요새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훨씬 성적관리나 기타 취직준비에 철저한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야무진 (듯한) 표정과 말투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조금 더 유리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몇가지 남정네들의 허술한 답변이 맘에 안들었다.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인화/협동심/여하튼 좋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조직 문화에 훨씬 익숙한 편입니다."

"군대가 제 삶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군대에서 있었던 xx입니다."

"군대에서 안 해 본게 없기 때문에 뭐든 시키면 다 잘합니다."

"군대다녀온지 얼마 안 되어 몸쓰는 건 자신있습니다."


군대 갔다와서 조직에 훨씬 적응을 잘 할거라는 장담, 군대 다녀왔으니 협동심을 체화했다는 장담,

이런 대답은 좀 곤란하지 싶다. 군대 문화가 곧 조직 문화는 아닌데다가, '센스있고 눈치빠르며 팀웍을

중시하냐'는 게 '군대 문화에 절어있'냐는 걸 묻는 건 아니다. 물론 여전히 한국의 조직문화가 군대의 그것과

과히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는데다가 면접관 개개인과

대면하고 있는 거지 저높이 앉아 조직을 위해 발언하는 기성세대-꼰대-와 대면하고 있는 건 아니다.
 

CEO 면접이나 고위급 면접이라면 좀더 조직차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안전하게 가야하겠지만,

그때 역시 군대를 앞세운 이야기는 위험하다고 본다. 이미 그들도 최소한 머리로는 충분히 군대문화의 폐해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는 시대인 거다. 심지어 면접관이 젊은 사람이고, 혹은 여성인 경우에도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할 건가.


백번 양보해서 정말 군대에서 개인적으로 그런 값진 체험을 했고, 떳떳이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고

이야기하고 싶어 미치겠다 하더라도, 실용적인 견지에서도 군대 이야기는 너무 식상하다. 너무 식상하고,

이미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잔뜩 끼어있어 그걸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놀랍게도(안 놀라움

말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소개서에 군대이야기를 주절주절 적고 있다는 거다. 달리 쓸 만한

경험이 없어서인지, 혹은 정말 이시대 한국 20대 남성의 삶에 그만큼 큰 흔적을 남기는 게 사실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이경우라면 십분 공감하는 바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남자들, 좀 영리해지자. 는 거다.


자신을 어필하고 자신의 장점을 알리려는데 전혀 참신하지도 않고, 상대의 흥미를 끌지도 못하는 '군대'란 소재를

앞머리에 끼워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어떻게 보나 손해보는 짓이란 뜻이다. 가뜩이나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 어수룩해 보이고, 훨씬 수줍어 보이는데다가 말도 잘 못하는 게 남성들 아닌가.(일반적으로 말이다.)
 



덧댐. 물론 특수직종이나 특정 기업에서는 군대의 경험을 높이 살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난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에 따라 하나의 추세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모처에서 인턴을 할 때 친구가 '싸대기'와 온갖 쌍욕을 들었던 이야기다.


그 부서에는 나와 또다른 친구 하나가 투입되었는데, 미처 우리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마침 비어있는 선배

자리에 급한대로 앉으라고 했었다. 뭔가 지급된 노트북을 사용한 작업을 시켰는데 책상 위는 온통 서류와 책들이

가득 어질러져 있길래 조금씩 밀어내거나 차곡하게 쌓아두고 딱 노트북이 자리잡을 정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우리가 공간이 없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본 지나가던 분이 조금씩 치워서 하라고, 괜찮다고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인이 없는 자리를 빌려 앉으면서 함부로 위치를 옮기는 건 기분이 나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손을 안 대려고 했다.


이쁨 받겠다고 일찍 출근해서는 부서원들 책상 위를 정돈하는 인턴 이야기도 얼마 전에 들었지만, 아무리 청소라

해도 자신의 책상이나 공간에 남의 손이 타는 걸 싫어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싶다.


어쨌든,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그렇게 정신없고 긴장한 채 하루를 보내고 났더니 다음날 그 선배님이

출근해서 두 명 다 호출한 거다. 이 자리 누가 앉았었어, 누가 남의 자리 앉으래, 앉아도 물건을 건드리면 되겠냐,

너는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치냐, 뭐 이런 되먹지도 않은 엑스엑스 삐삐 운운. 급기야 친구는 뺨을 맞았다.


물론 그 분의 성격 자체가 스스로 흥분을 자가발전하며 열폭하는 스타일이기도 했고, 뭐 아마 그날 따라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어디에나 그런 성격을 가진 분들은 있을 수 있고, 자칫 재수없고 잘못까지 하면 이렇게

맞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케이스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실 실수한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여의치 않아 남의

자리에 잠시라도 앉게 되면 그 자리 주인의 물건들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원칙 아닐까.


남의 책상에 함부로 손만 안대면 맞을 가능성은 반으로 줄어든다.

어제는 우리 회사에서 3월에서 6월, 한 학기동안 함께 일할 인턴들을 뽑는 면접을 함께 했다. 학점인정이 되고

노동부에서 지원받는 인턴제도라 그런지 경쟁율이 정식 공채 못지않게 가혹하다고 한다.

이미 치열한 서류 심사를 거쳐 면접만을 남겨둔 그들은 이미 적어도 한두개의 인턴 경험과 여러 학내외 활동, 또한

컴퓨터 관련 자격증에 제2외국어 자격증까지, 취업준비생으로서 구비해야 한다는 여러 아이템들을 획득한

'준비된 취업준비생'인 셈이었지만, 다들 까만 정장을 어색하게 차려입곤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내가 면접을 보는 입장에서 생각나는 질문은 사실 그다지 신선하진 않았던 거 같다.


우선 암만해도 인적사항을 한번 일별하며 눈에 띄는 특이사항에 대한 질문을 하며 시작하게 되었다.

"경력사항 중에 이건 무슨 내용이었는지?"

"이 전공은 어떻게 선택하게 된 건지?"

그리고 그래도 나름 신선하다 싶었던 건 각자의 이메일 아이디에 대한 의미를 물었던 질문이었다. 이건 사실

내가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 아이디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이었는지 모른다.


그다음 질문할 만한 건 아무래도, 그런 거다.

"꼭 이 팀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 팀이 어떠한 일을 하는 팀이라고 알고 지원하게 된 건지?"

이러한 질문들은, 사실 의외로 많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팀에 1지망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에서 비롯한

건지도 모른다. 지원자들이 팀들의 소개를 전부 듣고 그 중 1, 2지망을 선택해서 각 팀 담당자들과 면접을

보는 방식이었는데, 인사담당자가 우리 팀 경쟁율이 높을 거라고 지레 겁을 줘서 그런 것 같았다.

어쨌든, 아까 내가 설명했던 우리 팀의 일하는 방식과 내용을 제대로 들었는지, 그리고 그걸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다.


다들 이야기를 잘 하는 편이었다. 단답식으로 뚝뚝 끊기는 대답을 하지도 않았고, 자신감있는 태도로

자신을 잘 어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몇 가지 거슬렸던 점은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질 만큼 자신있게 치고 나오는

그(녀)의 반응속도라던가, 말할 때 고개를 흔들거나 입술을 삐쭉이는 태도 정도?

내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내 호흡을 채고 나와 대답하는 건 글쎄, 여러모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생각을

조금 하고 대답하는 게 더 나아 보일 것 같고, 상대가 질문을 주면 그 호흡에 맞춰서 대답을 건네는 게 편안한

분위기로 가도록 도울 거 같고. 자칫 너무 도전적이라거나 비우호적이라고 느끼기 쉬운 듯 하다.

말할 때 고개를 흔들거나 입술을 비대칭으로 삐쭉이는 것 역시 상당히 신경쓰였다. 뭔가 안정되고 차분한

태도로 말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입술을 씰룩이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의 산만한 제스쳐는 괜시리 내 주의를

흐트러뜨리고 상대에 대한 호감도를 저하시키는 것 같다.



몇가지 질문을 더했다.

"친구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성격은?"

"이 인턴 경험이 앞으로 취업을 준비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지?"


사실 인턴이란 게..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 거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잡고 RSVP를 확인받는다거나, 등록데스크에서 내빈들을 상대해야 할 일이 많을 테니 센스라거나

발랄함 같은 것이 굳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 팀 같은 경우에..팀워크를 중시하며 하나의 행사를 같이
 
준비하기 때문에, 말하자면 인턴은 그 중 자그마한 하나의 부분을 준비하는 걸로 끝나버리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 수 있을지 궁금했다. 게다가 전체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맡은 부분이 뭔지 계속 위치를 잡아가지 못한다면 붕뜨고 의미없는, 재미도 없는 고역이 될 수 있을 거라서

염려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뻔하지만 중요한 질문.

"무엇이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세요."
 
이 질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상대가 얼마나 이 인턴에 열의가 있고 관심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인턴을 하는 자신을 상상해 본 듯한 지원자는 좀더 구체적이고 한단계 깊이있는 질문을 했고, 그렇지

않은 듯한 지원자는 좀 뜬금없다거나 문득 떠오른 듯한 질문을 했다.


면접을 당하는 입장이 아니라 하는 입장이 되니까, 의외로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 하나는 대체로

사람들이 보는 눈은 비슷하다..란 점이었다. 각 팀들마다 눈독 들이는 지원자는 대개 중첩되어 있었고, 그건

어느 정도 첫인상에서 가름나는 거 같기도 하다. 면접이란 것도 어쨌든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일, 자신의 얼굴과

자신의 분위기에 책임을 져야지 몇 개의 스킬이나 번지르르 외운 말과 단어로 커버될 일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가혹한 걸까.


그나저나 정부는 인턴을 늘리고 신입 정규직 초봉을 줄이니 어쩌니...말이 많다. 20대(혹은 30대 초반)를 희생시켜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사수하겠다는 건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다. 그렇지만 마치 '학생'이나 '아이'같은 집단이란

게 늘 물흐르듯 흘러가며 집단 구성원들이 바뀌기 때문에 자신들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것처럼, '구직자' 혹은 '졸업예정자'라는 타이틀 역시 하나의 잠정적이고 금세 거쳐갈 임시적인 표식이라

이런 미친 소리에 반대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취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단물 쓴물 가릴 처지가 아니란 걸

아니까 더욱 답답할 뿐이다.





*                                   *                                   *

덧댐. 혹시 구직 중이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예전에 포스팅해 둔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한 몇가지 팁을

같이 덧붙여 둡니다.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한 몇가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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