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타이어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11월,

 

실은 '스노우 타이어'란 이름부터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겨울철 안전운행을 위한 '윈터 타이어'라는 명칭이 맞으며, 몇몇 동영상을 보고 나면 윈터 타이어가 꼭 필요함을 느끼게 될 듯.

 

 

 

1) 윈터 타이어 vs 썸머 타이어. (후륜 자동차의 경우)

 

 

 

2) 윈터 타이어 vs 사계절용 타이어 (@ 눈길)

 

 

 

3) 윈터 타이어 vs 사계절용 타이어 (@빙판)

 

 

 

참고) '윈터 타이어'의 필요성에 대하여.

 

 

 

 

 

 

차벽을 따라 걸으며 출근을 위한 개구멍을 찾다가...'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 따위는 차벽과 경찰떼라는 넘사벽

뒤에서나 존재하는 건가 싶어서 문득 아이러니하더라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겠다는 논의를 저런 철저한

보안과 경호시스템 속에 처박혀 한다는 건 아무래도 웃긴다. 저 안에 들어가 이야기하는 지들은 무슨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고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악당들인가.

이딴 쓰잘데기없는 국제행사, 그것도 핵무기 쥐고 흔들어대겠다는 국제 깡패 나부랭이를 계속 끌고 들어오는 MB도

참 자기 성과에 금칠해대느라 고생이다. 고리원전의 위험천만한 인재사고라거나 원자력르네상스라는 허울로 후쿠시마의

교훈을 못본체 하는 꼬라지라거나 합해 생각해보면 참, 목불인견이다.









부산에 갈 때마다 들르고 싶다가도,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도 하고 번번이 서면이니 부경대 주변에서 술만 빨다

오기 일쑤여서 매번 마음만 움키고 말았던 곳, 해동 용궁사. 인터넷 공간에서 스쳤던 이미지들은 전부 이런 식,

파도가 철썩이는 바위들 위에 버티고 서서 해안가에 넓게 자리한 그럴듯한 사찰이 해동 용궁사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던, '한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 용궁사'. 글씨가 빨강색으로 적혀 있는 거라거나 중국

느낌이 나는 불상들이 으레 봐왔던 한국의 절들과는 느낌이 다른 거 같다. 그런 느낌은 갈수록 더욱 짙어졌다.

올해 삼재라는, 원숭이띠의 지신상. 열두 지신상이 쭉 늘어서 있었고 올해 삼재에 해당한다는 띠 앞에는 저렇게

삼재, 라고 표찰이 붙어있었다. 내년이 나가는 해라나, 삼재란 게 뭔지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런 거 피함 좋겠다.

귀여워서 눈길을 붙잡던 벤치들. 손오공이 날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이었다던 고사를 떠올리게 만들던 손바닥 모양의

의자하며, 고양이인지 쥐인지 호돌이인지 알 수는 없지만 뭔가 털 복슬한 동물이 대리석 의자를 받치고 있는 벤치.


꼭대기에선 까치가 꼬리를 쫑긋거리며 균형을 잡고 있는 탑의 앞에는 자동차 타이어 모양을 본딴 이름표가 붙었다.

'교통안전 기원탑'. 잘됐다 싶어, 오토바이 타고 다닐 때 사고나거나 다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얼른 향에 불을 쟁이고

꼽고는 몇번 절을 했다. 딱히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경계하는 효과는 있지 않을까.


해동 제일의 관음성지, 라는 간판이 걸린 화려한 정문을 지나야 비로소 해동 용궁사에 한발 들어선 셈이다. 아직까지는

절 경내로 들어가기 전까지의 맛보기쯤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황금빛 몸뚱이로 또아리를 틀고 있는 용의 얼굴이 조금

못생겼다 싶기도 하고, 역시 많이 보던 형태는 아닌지라 시선이 갔다.

무려 득남불. 이 부처님의 배를 어루만지면 남자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건지, 다른 부분은 거칠한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데 불룩 튀어나온 배만 유독 저렇게 반들반들 닳고 닳아버렸다. 효험은 있는 거려나. 조금 의심스럽지만.


바닷가로 나아가는 길, 석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딱히 계단 난간이 없어도 빼곡하게 세워진 석등이 충분히 난간

역할을 해주고 있을 정도였달까. 어느 석등 위엔가 동그마니 솔방울이 놓여 있었다.

본전이 나타나기 전, 또 하나의 불상이 눈에 띄었다. 가슴팍에 백원짜리 오백원짜리를 붙여놓고 있는 이 부처의

이름은 '학업성취불', 이름처럼 책을 조신하게 펴들고 가늘게 뜬 눈으로 내려보고 있는 거다.

드디어 해안가로 나오니 석교가 하나, 그리고 그 석교 너머로 바다와 맞붙은 본전과 부처상들이 보였다.


돌계단을 지나면서도, 행운의 동전인지 뭔지 저 동자승이 들고 있는 바구니나 그 밑의 바구니에 동전을 던져넣으면

행운이 있을 거라는. 본전에 아직 도착하기도 전인데 조금 지쳐버렸다. 뭐 이리 빌고 돈넣고 하는데가 많은가 싶어서.

그치만 절의 위치는 참 상서롭달까, 이렇게 검푸른 바다가 코앞에서 하얗게 부서져내리는 곳,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가득한 해안가에 자리잡은 절이란 건 본 적이 없다.

본전 옆에 안치되어 있던 황금색의 토실토실한 미륵불상. 아무래도 여기는 중국의 영향을 좀 직접적으로

받았거나 그런 곳 아닐까 싶다. 부처상들도 약간씩 중국 냄새가 나는 거 같고, 뭔가 한국에서 흔히 봤던

얼굴이나 풍채, 분위기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본존불이 모셔진 본전, 바닷바람에 해어지고 아이들 손장난에 빵꾸난 문창호가 불규칙하게 또다른 문양을 만든다.


커다란 청동 조각의 용이 앞발을 허공에 움킨채 굳어있는 곳 아래에는 빼곡하게 동자승이니 부처상 같은

인형들이 놓여 있었다. 하나씩 사람들이 돌멩이 얹는 마음으로 올려둔 걸까.

그리고 해수관음상. 한손에 정병을 들고 다른 손으로 수인을 맺고 있는 모습이 엄숙한 기운을 자아낸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정면에서 맞고 있는 해수관음 발치에서 촛물을 질질 흘리며 잘도 타들어가는 촛불들.

관음상 옆에 서서 내려다본 해동 용궁사의 전경, 기와지붕이 사방에서 모아쥔 듯한 분위기 속에 바다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탑이 하나 보였다.

그리고 지하로 좀 들어가서 볼 수 있는 '신비한 약수터' 위에 버티고 선, '천상천하 유아독존' 자세의 아기부처.

사람들은 그 위에 머리부터 물을 부어 씻기기도 하고 발치에 있는 다른 동자승 인형들도 같이 씻기기도 하고.

천수관음 대불상에서 내려오는 길, 어짊을 닦는 문이라는 뜻의 수인문 앞으로 출입금지 글자가 요란하다.

아까 기와지붕들로 둘러쌓였던, 가운데 있던 탑 주변에 있었는데 가까이 가고서야 눈에 띄인 건 황금돼지 두마리.

얼마나 큰지 어른이 양팔 가득 안아도 반정도밖에 안 잡힐 듯한 돼지 콧구멍에 동전이 수북하다.

등용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야트막한 아치문. 사람들이 고개를 조심하지 않으면 천장에 머리를 부딪힐만큼 낮다.

본전 아래에 있던 기념품점이랄까, 염주나 기와시주 같은 걸 담당하는 곳인데 재미있는 걸 두개 발견했다.

바람방지, 여자떼는부. 이런 게 과연 효과가 있으려나 싶기도 하고, 얼마나 절실하고도 보편적인 문제면 저런

부적이 레디메이드로 만들어져 팔리나 싶기도 하고.

부처님 오신 날이라거나 특별한 때 동물을 사서 풀어주는, 방생하는 곳. 쑤욱 들어온 바닷가 너머로 용궁사가 보인다.

방생하는 곳 옆에 있던 또다른 부처님. 이곳저곳에 모셔진 부처님들은 저마다 능력이 하나씩 출중하시어, 어느분은

병을 낫게 하고 어느 분은 재산운을 틔워주고 어느분은 공부를 잘하게 해주고 어느분은 만능이시고..좀 심하지 싶다.

물론 한국의 절들이 대개 삼신각이니 산신각이니 무속신앙의 신들이나 토속 종교의 신들까지 함께 모셔지는 그런

공간이었던 건 맞지만, 이곳처럼 이렇게 분업체계가 잘 갖춰져 복전을 요구하는 부처님들이 곳곳에 모셔진 절은

정말 처음 본 거 같다. 용궁사의 위치라거나 풍경 등은 정말 다시 오고 싶을 만큼 이쁘고 인상적이었는데, 다른 의미로

이곳저곳에 모셔진 부처님들 역시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다. 남자아이를 원해? 교통안전? 학업성취? 무병장수?

뭐든 돈넣고 빌기만 하면 이뤄진다는 '매매'가 이뤄지는 건 아니었음 좋겠다.

집착하지 말라는 법구경의 이런 구절을 바위에 파놓은 게, 당신이 지갑에 담아온 모든 지폐들을 이런저런 보시함에 전부

털어넣고 가라는 종용의 의미를 담은 건 아니길 바라며.






바이크의 '시즌-오프'철이 되었음에도 일단은 달린다. 헬멧은 꼭 챙겨쓰고.

딱히 월동준비랄 것도 없고 걍 든든히 입고 조심해서 타는 수 밖에.

버틸 만큼 버티다가, 오토바이를 버리고 나면 운동 겸 걸어서 출퇴근을 해야겠다.






차들이 씽씽 다니는 도로 위라면, 더구나 거대하고 육중한 건축물이 머리 위로 버틴 채 하늘을

가리고 소리를 울려대는 고가 아래라면, 아무래도 뭔가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불안해지기 마련.

그래서 경찰관이 한 명 버티고 섰나, 심상하게 쳐다보며 횡단보도 앞에 멈춰섰는데 어라.

경찰관이 뭔가를 쥐고 있었다.

탄탄하게 생긴 게 등산용 로프처럼 생긴 줄을 두 손에 꽉 쥔 채 횡단 보도를 가로막고 있는 거다.

자세히 보니 로프는 반대쪽 가로등에 묶인 채였고, 사람들은 이런 일에 익숙한 듯 전혀 놀라지

않은 표정이어서 나만 혼자 놀라고 있었다. 초등학교 앞에 녹색어머니회 분들이 깃발로 슬쩍 막고

있는 모습이야 자주 보지만, 이건 아예 사람들의 발을 꽁꽁 묶어둔 셈이다. 그렇게 신호등의 빨간

등불만큼이나 단호하게 그는 줄을 잡고서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뭐, 신호등도 있고 경찰관도 있고 무엇보다 저 팽팽한 로프도 있으니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는

획기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고 생각하려다가 뭔가 불안해진 건

아무래도 경찰관도 사람인데 파란불 바뀌는 타이밍에 딴청을 피우거나 딴생각에 빠지면 어떡하지

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빨리빨리'의 사고방식 때문이었을까.


근데 정말, 파란 불이 바뀐 순간 경찰관은 슬쩍 딴 데를 바라보던 차였고-아마도 여자, 이쁜 여자-

불빛이 바뀐 것보다 한두 템포 늦게 로프가 풀려나가 땅에 떨어졌다. 여행자 모드였으니까 딱히

내게도 거슬리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이런 게 가능할까 싶어졌다.




*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료를 동료로부터 받아 나름의 미세조정을 거친 '10계명'입니다. 눈길에서는 아무리 브레이크 밟아봐야 제동력이 떨어질 뿐더러 자칫 차가 돌아버리거나 적어도 '저항 제로'의 빙판길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앞차와 들이받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경험한 1人으로, 안전운전하시기 바랍니다^^

눈길 안전운전 '10계명'


◆ '급'자가 붙는 조작은 무조건 피해라

빙판길에서 갑작스러운 동작은 곧바로 오버 컨트롤, 즉 차가 운전자의 통제를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가속페달을 밟거나 떼는 동작 모두 슬로 모션으로 움직여야 한다. 차 지붕 위에 사람 한 명쯤 얹어놓고 달린다고 생각하자. 자연스레 갑작스런 동작은 피하게 된다.

◆ 코너에서 브레이크는 금물

전방에 코너가 들이닥치면 완만하거나 급하거나를 떠나 무조건 감속이다. 이때 코너를 도는 중간에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해선 안 된다. 반드시 직선에서 속도를 충분히 줄인 다음 코너에 진입한다. 코너를 돌 때 가속 페달을 밟는 것도 위험천만한 행동. 코너를 완벽하게 탈출한 다음 직선에 들어서 조금씩 가속하는게 정석이다.

◆ 엔진 브레이크를 사랑하자

발로 밟는 풋 브레이크보다 빙판에서 효과적인 감속은 엔진 브레이크다. 자동기어 역시 셀렉터 레버를 저단으로 바꾸면 엔진 브레이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단, 기어를 단계별로 낮춰야 한다. 갑작스럽게 감속하면 무게중심이 갑자기 앞으로 쏠려 차가 스핀할 수 있다.

◆ 차선 바꾸기는 계단식으로

웬만해선 차선을 고수하고 주변의 흐름을 따라 서행해야 한다. 부득이 차선을 바꿔야 한다면 미리 방향지시등을 켜 뒷차에게 충분히 의사를 전달한다. 차선을 바꿀 때는 점진적으로 조금씩 옆 차선으로 스며들 듯 옮겨간다. 특히 눈길에선 차선과 차선 사이에 눈이 쌓여 작은 둔덕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이 눈 둔덕을 넘어설 때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게 좋다. 자칫 소복이 쌓인 눈 위에서 차가 접지력을 잃고 스핀할 수 있다.

◆ 와이퍼를 녹여주자

눈이 올때 와이퍼는 요긴한 장비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지만 앞차에서도 눈보라도 퍼져나온다. 이때 와이퍼에 얼음이 붙어있으면 앞 유리를 닦아도 효과가 없다. 이럴 경우 바깥공기가 실내로 들어오도록 외기순환으로 돌린 다음 히터를 앞 유리 쪽으로 향하게 한다. 히터의 따뜻한 바람이 앞유리를 달궈 와이퍼에 달라붙은 얼음을 어느 정도 녹여준다. 내일 눈이 온다는 예보를 들었다면 전날 와이퍼를 세워 놓는 것도 좋다. 다음날 아침에 와이퍼의 결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티어링 휠은 야금야금 천천히 돌린다

제 아무리 초광폭 타이어를 달았다한들 타이어와 노면이 맞닿는 면적은 고작 엽서 한 장 정도다. 이 접지력을 가장 잘 살리는 것이 빙판길 안전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조향바퀴, 즉 앞바퀴는 반듯하게 일직선으로 달릴 때 접지력이 가장 크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기 시작하면 이 접지력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직진만 할 수도 없다. 가장 안전한 회전은 조금씩 야금야금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것이다. 왼쪽 코너를 돌때는 왼쪽으로 서서히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면서 코너를 돌면 된다.

◆ 앞으로 못 올라가면 후진으로 올라가라

앞바퀴굴림 차에만 해당된다. 예를 들어 응달진 곳을 전진으로 올라가다보면 구동바퀴가 헛돌면서 못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차가 미세하게나마 뒤로 기울게되면서 앞바퀴를 눌러주는 접지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는 응급대처방법으로 차를 돌려 후진으로 올라가면 된다. 엔진이 앞바퀴를 지긋이 눌러주면서 바퀴가 헛돌지 않게된다. 후진기어의 기어비가 1단 기어보다 크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올라갈 수도 있다. 물론 가급적 후진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다.

◆ 무게중심을 이동하라

자동차의 무게중심은 빙판길 접지력을 좌우하는 큰 요인이다. 뒷바퀴굴림 원박스카가 빙판에서 헛돌고 있다면 승객은 모조리 뒤쪽으로 몰려 앉아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앞바퀴굴림 원박스카(국내에선 쌍용 이스타나가 유일하다)의 경우 앞쪽에 몰려 앉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가속페달도 지그시 밟아야 접지력을 살릴 수 있다.

◆ 월동장비는 최소한의 보험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자동차 관리측면에서 갖춰야할 것들이 많다. 여름 폭염, 겨울 추위 등이 반복되는 상황에 운전자는 반드시 계절에 맞게 자동차 용품을 준비하고 갖춰야 한다. 스노타이어와 스노 체인, 사계절 워셔액 등은 겨울을 나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다.

◆ 최악의 경우 타이어 공기압을 빼라

자동차의 접지력은 접지면적에 비례한다. 접지면적이 늘어날수록 접지력도 커지기 마련이다. 만일 오도 가도 못할 상황에 빠졌다면, 게다가 보험사의 긴급출동마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구동바퀴의 공기압을 조금 빼면 탈출할 수 있다. 공기압이 빠지면서 타이어의 접지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의외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빠른 시간 안에 정비업소에 들러 공기압을 다시 채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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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을 따라 걷고 있는데 왠 아저씨가 시야에서 얼쩡거리더니 갑자기 허리를 굽혔다.
다시 허리를 편 그의 손에서 빛나는 금반지 하나.

약간은 야단스런 발걸음으로 내게 다가오더니 금반지를 줏었다며 주인 아니냐는 시늉을 한다. 혹은 한번 보라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그러고는 자기 손에 안 들어간다며 세째, 네째, 다섯째 손가락에 한번씩 넣어보고는 내게 들려준다.

엉겁결에 받아들고는 본능적으로 관찰한 반지의 안쪽엔 18K 어쩌구 찍힌 자국이 선명하고, 무게감도 이정도면 금반지 맞네 싶다. 순간 이게 왠 반지냐..내가 잊어버린 거라고 할까, 오만생각이 쿠앙, 하고 뻗쳐오른다.

자기한테는 안 맞는다며 선물로 준다더니 성큼성큼 네댓걸음 걸어가버리는 뒷모습이 수상했다. 이럴리가 없는데..분명 돈달라고 매달려야 정상일 텐데..고개 한번 갸웃거릴 타이밍 쯤, 뒤로 돌아서서 나를 보는 그의 심상찮은 눈빛.

배를 쓰다듬으며 배고프다고 하고, 스몰머니~스몰머니를 외치며 내 주머니와 가방을 가리키는 폼이 딱 예상했던 수준의 절반쯤이다. 이집트에선 내 시계와 반지, 목걸이까지 빼가려고 하던 녀석들과 마주쳤던 터라, 기대치가 높았나 보다. 여긴 아무리 그래도 빠리라구 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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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하게 반지를 땅에 내려놓고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뒤에서 뭐라뭐라 소리치고 어쩌고 했지만, 그 사람 손에 쥐어주려해봐야 안 받을 거고 자꾸 말상대해봐야 분위기만 엄해질 거고. 마치 서로 총을 겨눈 두 사람이 눈치를 보며 가만히 땅바닥에 권총을 내려놓고 살며시 뒷걸음치듯, 그런 뽄새를 머릿속에 그리며 반지를 내려놓았댔다.

조금 따라오는 듯 싶어 살짝 겁도 났지만, 그렇게 흉악한 사람같지는 않았고 또 어찌됐건 내가 걷던 길이 콩코드광장으로 향하는 세느강변이었기에 사람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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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비슷한 일을 더 겪으면서, 최초의 준비단계부터 유심히 관찰할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알고 보니, 반지 따위 땅에 굴러다니지도 않았다. 애초 손에 쥐어졌던 반지, 골프 스윙하듯 땅바닥에 한번 스쳐준 거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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