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때, G20 때, 그리고 각종 크고 작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지금은 핵안보정상회의장 주변을 그의 차벽이 감쌌다.

평소라면 현대백화점 근방을 들고 나는 차들로 붐비고 있을 코엑스 인근 6차선도로가 한개 차선만 남기고 모두 비었다.

우리 나라 국격을 높이려면 이 공간은 '핵무기'와 '강대국만의 밀실 국제정치'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배치되었어야 했다.

더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노력. 정확하게는, '핵 독점'에 근거한 강대국 중심의 세계질서 유지.

지방에서까지 수만명이 동원되었다는 짭새들. 안쓰럽기도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위압적이고 명령조인 그들은 불편하다.

웃는 얼굴 탈을 뒤집어쓰고 있는 포도리 나부랭이 인형이라도 출동시켰다면 조금 나았으려나.

횡단보도 신호등이고 교통신호 시스템은 모조리 무용지물, 파란불로 깜빡이며 보행자를 인도하는 신호등이 무색하다.

G20때처럼 블럭 전체를 차벽으로 감싸고는 몇개 되지도 않는 출입문을 만들고.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 탐색기를

지나도록 하는 경호처와 경찰 인력들. '완장'질에 대한 무조건반사적인 혐오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떽떽거리는 건 팩트.

대체 이런 회의가 한국에 도움이 되는 건 뭘까. G20때처럼 측정도 불가능한 국가브랜드 제고효과니 뭐니, 그딴 거

말고 당장 이 동네에서 출퇴근하거나 먹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자율의 허울을 쓴 차량이부제 나부랭이의 부작용을

따져보란 말이다. 삼성역에 전철이 서지도 않고 버스도 내리지 않으며 셔틀버스 따위 제대로 챙겨주지도 않고,

코엑스몰이니 인근 음식점은 대부분 문을 닫아 밥한끼 챙겨먹기도 힘든데 '니가 누구냐'며 '가방엔 뭐냐'며

으르렁거리는 짭새들을 참아내주는 사람들의 피해 말이다.

소방차에 닭장차에, 이중 차벽으로 둘러쳐진 코엑스 인근을 다시금 한겹 커다란 차들이 둘러싸고 있다.

M본부니 K본부니 S본부 이외에도 온갖 종편 방송국들 차량까지 차곡차곡 주차되어 있다.


짭새들이 고생하는 걸 모르는 바 아니나, 민생에나 좀더 신경쓰는 게 어떨꼬. 이를 두고 개고생 혹은 MB시대의

아이콘이 된 노가다 도구의 이름을 빌어 '삽질'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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