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 마하수리, 지난 여름 광주 쿤스트할레에서 처음 만나고 곧바로 반해버린 이후에 처음이다.

여기저기 공연 정보를 찾아보다가 날짜가 여의치 않거나 장소가 여의치 않아 아쉽게 포기하길 수차례,

그렇지만 불과 삼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두번째 공연에서의 만남이라니. 나쁘지 않다.


그런데 장소가 무려 국립극장,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이라는데 초청을 받아서 공연을 하다니 벌써

이들의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 높은(!?) 이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싶다. '월드뮤직' 장르로 초청을 받았다니,

자칭 '지구음악'을 한다는 이들의 거대한 포부와 스케일에 맞는 장르지 싶어 웃음이 났다. 국립극장에서

한다니 왠지 좀 딱딱하진 않을까, 분위기가 엄하진 않을까 싶긴 했지만 그래도 한 50석정도 되는 조그마한

소극장 규모의 '별오름극장'에서 열린다기도 하고, 어쨌거나 '수리수리 마하수리'니까 냉큼 티켓을 질러버렸다.

공연이 어땠냐면. 이미 (어둠의 경로로 얻은..미안해요 수리수리..) 엠피쓰리 파일이 아이폰과 삼실 컴퓨터와

집 컴퓨터에 모두 저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백분에 걸친 공연이 끝나고 나서 씨디를 덥썩 집고는

그들에게 사인을 모두 다시 받아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이들의 노래와 연주는 공연장에서 들어야 제맛인 거 같다. 섬세하고 풍부한 뉘앙스를 가진 온갖 종류의

타악기가 크고 작은 소리로 폭발하는 그 울림이라거나, 얇고 여린 듯 하면서도 어느 순간 공연장 안의 공기와 맹렬히

공진하듯 온통 뒤흔드는 오마르와 정현의 노랫소리, 게다가 정말이지 다양한 악기를 섭렵하며 미묘하게 만들어내는

그 다채롭게 중첩되는 소리들과 함께 마치 이소라처럼(!) 온몸이 입술과 성대가 되어 소리를 만드는 그들의 표정같은,

그런 것들은 절대 CD나 컴퓨터 파일이나 동영상으로 담길 수 없는 거다.


그래도, 이 순간을 지나보내기엔 아쉬워서 살짝 찍었던 몇 장의 공연장 사진들. 이들을 진정으로 느끼려면

공연장을 직접 찾아야 한다지만, 일단은 이렇게나마 대리만족이라도 필요한 때가 있을 테니까.

소극장의 무대 위에선 보름달이 둥싯 떠오르듯 큰 북이 솟아올라 가슴 깊은 곳을 두드렸고, 호흡을 따라 여미고

펼쳐지던 아코디언은 어느결엔가 호흡의 끄트머리를 잡아채선 길게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수피댄스처럼 맴맴

돌며 변주되는 리듬과, 차라리 의미 이전의 소리에 가깝던 노랫소리는 오감을 차츰 마비시키는 듯 하더니,

어느 순간 우주에 서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듯한 환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슬람 수피음악에 영향을 받은 중동타악기 연주자'로 소개된 미나롬. 그녀 앞에 벼룩시장 물건들처럼 난삽하게

깔린 악기들, 그리고 발에 묶인 방울까지 전부 그녀의 의지를 담은 채 때론 속삭이듯 때론 울부짖듯 그렇게

진동하고 공명했다. 언젠가는 그녀의 왼손에 그려진 타투를 제대로 사진에 담고 싶은데.

'중동과 아프리카 음악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하여 연주'한다고 소개된 오마르. 모로코에서 떠나 자신이

집이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돌다가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이집트나 사우디

뭐 그런 아랍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들었던 아잔 소리가 떠오른다. 휘몰아치고 더러 꺽이고 구슬프면서도 묘하게

위로가 되는 그런 소리.

이런. 맨 앞줄에 앉았지만 그래도 몰래 사진을 찍어본다고 살짝 들었다 놨다 하다보니 정현의 독사진이 없다.

'아코디온 연주와 정제되지 않은 창법을 지닌'이라 소개된 정현. 노래 부를 때,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음색을 가누는

그녀의 표정이나 몸짓은 굉장히 몽환적이다. 격하게 아코디언을 비틀기도 하고 잡아늘이기도 하지만, 그런 격한

동작조차 그들의 노래와 음색이 담은 몽환적이고 나른한 풍경을 방해하지는 않는 거다.




오마르나 미나롬도 그렇고, 그들 셋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의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건 눈이 반짝반짝하며 열기가 가득한 그런 살짝 불안하고 풋내나보이는 행복한 표정이라기보다는,

왠지 한풀 숨죽이고 잔잔히 너울지는 그런 느낌의 표정. 이들의 공연을 보고 있으면 함께 한없이 나른해지는 건

아마 그런 표정과 분위기에 힘입은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말이지 이들의 사진을 제대로 담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사진 따위 신경쓰지 않고

이들의 연주와 노래에 마냥 몰입하고 싶단 마음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그들과 나 사이에 카메라가 개재되는 순간

그때까지 쌓였던 공감대라거나 분위기에서 한발 발을 빼고 물러나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 거 같아서. 그래도

아코디언 건반 위를 노니는 정현의 손이라거나, 그녀의 의지를 싣고 딸랑이는 미나롬의 방울발찌라거나,

그런 것들은 제대로 포착하면 멋질 거 같다.


어렸을 적 '아크로폴리스'와 '자금성', '타지마할' 같은 곳에서 콘서트를 벌이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를 인상깊게

눈여겨보고 그의 노래를 들었더랬다. 더이상 뉴에이지라는 단어로 한정지어질 수 없는 아티스트, 야니.

그가 이번에 한국에 와서 펼쳤던 공연, 그리고 지난 주말 '아크로폴리스' 콘서트 라이브 DVD로 울컥 격동해버린

마음을 달랠 겸 그의 명곡들을 엄선해보았다. 세계 각국에서 펼쳤던 콘서트 실황 영상과, 그에게 헌정된

아마추어들의 연주 영상과, 그리고 심지어 DVD 내용을 파일로 썰어낸 영상들까지. 야니는 때로는 콧수염을

기르고 때로는 말끔하고 때로는 턱수염까지 기른 모습이었지만, 연주를 하며 동시에 한 손으로 음표를

더듬는 듯한 그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놀림은 어디나 한결같다.


특히, 그의 노래 중에서 연습해서 꼭 쳐 보고 싶은 곡은 'one man's dream'. 그렇게 난해해보이지도 않으면서

굉장히 매력적인 음표의 진행이 멋지다. 단단하게 발밑을 딛어나가며 차츰 나풀거리는 느낌.

























국민적 자존심까지 걸고서 삼수 끝에 획득해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직후의 뜨거운 열기는

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한풀 가신 듯 하고, 이제 동계올림픽 개최로 발생할 득실에 대한 냉정하고 차분한 손익계산과

함께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가능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점이다.


'New Horizons'라는 모토를 앞세운 평창의 비전을 앞장서서 구현하며 진두지휘할 사람,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났다. 애초부터 그가 기획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이제 강원도의 수장으로 앞장서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그가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이러한 기대와 우려의 교차 속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제한적인 시간과 조건하에서나마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해서 처음부터 반대했고 유치 이후에도 걱정만 맘속 한가득인 본인으로서는 나름 궁금했던, 걱정됐던 몇 가지 지점들에

대해서 질문하고, 질문의 형식을 빌려 우려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대답을 듣고 우려가 좀

사라지고 개최해야 되겠다는 설복이 되었냐고? 답은, 인터뷰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마음 속에 있지 않을까.


인터뷰는 평창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되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이 진행될 메인스타디움이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를 둘러보고 메인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념 콘서트'를 함께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파워블로거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블로거 중 한명으로 인터뷰에 참석하게 되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MBC사장, 한국방송협회 회장, 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유비쿼터스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2011년 4월 이래 강원도지사로 선출되기에 이르렀으니 뻣뻣할 만도 하건만, 그는 남들보다 먼저 물병을 잡아

물을 따랐고 막걸리병을 들어 잔을 채웠다. 무겁거나 위엄부리는 몸가짐이 아니라 그냥 친근하고 부담없는

윗집 아저씨를 만나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게 '감자'란 별명을 멋쩍게 소개하던 문순C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빗나가기 쉬운 법, 아무리 이렇게 소탈하게 웃는 모습이 인간적이고 호의적으로

보인다 할지라도 중요한 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품고 있는 컨텐츠다. 게다가 개인 최문순이 아니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한 도지사이자 '공인' 최문순을 만나야 하는 자리다. 그렇다. '공인'이란 건 이럴 때나

적당한 단어다. 공인에 대한 공적인 인터뷰. 먼저 궁금했던 건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떤 식으로 치뤄낼지에 대한 각오였다.


그는 도지사직을 수행한 후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꼽았다. 강원도의 수익원 대부분은 관광에서

발생하는데, 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유인하여 열악한 도의 재정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싶다고 했다. 154만에 불과한 강원도 인구의 국민소득은 만오천불에 지나지 않을 만큼 낙후되어 있는 강원도의

인프라와 재정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인천과 강릉 간 고속화철도를 개통하고 용산과

춘천간 2층 철도를 운행하는 등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으며, 다른 관광상품들도 많이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연히 '비용' 문제와, 그렇게 개발된 관광상품들의 질적, 문화적 수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순서다. 그는 '동계올림픽의

저주'란 단어를 사용하며 본인이 적자 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냈고, 가능한 기존 인프라와 경기장을

재활용해서 적자가 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문화가 바탕이 된 관광상품을 만들어내야 실제로 관광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중국, 대만, 홍콩 등 눈 구경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눈꽃 체험 관광이라거나 DMZ 안보관광을

상품화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눈꽃'의 경우, 작년 상해엑스포 때에 기업연합관에서 인공으로 눈을 뿌리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던 터라 어느 정도 검증된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지만, 안보관광은

요새 같이 냉각된 남북관계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겠다 싶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또다른 포인트는 환경 문제다. 가리왕산에 대한 환경평가가 졸속이라느니, 대규모 토목공사와

인프라 건설로 환경에 커다란 타격이 갈 거라는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강원도의 관광경쟁력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환경'을 꼽았다. 강원도처럼 울창한 숲이 보존되어 있는 지역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으며, 산과 바다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란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내 지역마다

다양한 옥수수맛이라거나 고유한 산지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제맛이 나지 않는 황태 같은 특산품에 대해서 줄줄 읊는데

정말 강원도에 대한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챙길 수 있을까 싶어 조금 감탄했다.

그가 강원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에게 '최문순'이란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내가 말안해도 강원도민이 먼저 알 거라고. 그는 연임에 대해서는 이미 욕심이 없다며

어느 인터뷰에선가 밝힌 바도 있거니와, 2018년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 이름값올릴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단 게 개인적인 감상이었다. 도지사의 공관을 최초로 일반에 개방했다는 데에서는

문득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최초로 일반에 돌려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되기도 하던 최문순 도지사.

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지,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묻고 싶었지만 시간과 장소가 여의치 않았고, 그래도 날림이나마 대강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 온국민의 축제로 성공리에 치뤄지려면, 뭔가 큰 건 하나 했다고 무턱대고 기뻐하고는

잊어버릴 게 아니라, 계속해서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검사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굳이 포스팅의 제목을 '숙제 검사'라며 도발적으로 달아본 이유기도 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의 이곳저곳, 유럽의 어느 분위기있는 리조트를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이고 고급스런 외양이 눈에 확 띈다. 2018년, 지금부터 7년 후. 이 곳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은 어떠한

모습일까, 최문순 도지사와 함께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거다.

지치지도 않고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아이들의 발랄한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함께 즐기려는 아이들이

전부 모여들어선 벗어던진 신발이 땅바닥을 덮었다. 그렇게 모두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소망해본다.




 

삼수끝에 유치에 성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강원도민의 95%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있지만 여전히 환경이나 경제 부문에서의

우려도 적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그딴 거에 왜 목매고 '국민적 자존심'을 팔아가며 유치해 왔나 싶다.

뭐,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찬반이나 이후 추진 계획에 대한 리뷰는 차치하고.

국격을 드높이네 국민적 자존심을 세우네, 어쩌구 하기보다 뒤집어진 태극기나 바로잡자는 얘기다.


지난 8일(토) 있었던 "다함께! 함성"이라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념 축제에서 찍었던 사진 하나.

뒤집힌 태극기는 이미 여러 차례 신문방송에서 지적되고 개탄되었던 일인데, 아직까지 이렇게

거꾸로 들려 내보내는 사람들은 뭐지. 조그마한 만국기 사이에 저렇게 커다란 대형 태극기를

아이에게 들려 내보내는 거니까 나름 신경은 썼을 텐데. 나중에 2018년에도 저런 태극기가 횡행하는 건 아닐까.

유난스런 애국심 따위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학습효과도 없나 싶어서 굳이 사진을 찍었다.


게다가, '기념행사 무료초대권 소지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행사 포스터 위에 어느순간 '무료입장'이란

종이가 덧붙어선 지역민들을 공짜로 불러들여 자리를 채우는 것만 봐도, 왠지 이 곳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른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일지 예고하는 것만 같았다. 기왕 치르게 된 거 가능한 성공적으로 마치면 좋겠지만.

여하간 뒤집어진 태극기,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소녀시대의 공연을 코앞에서 보다니. 아아 소녀시대소녀시대소녀시대..역시 좀 짱인 듯.

조만간 다시 컴백할 예정이라 하니 그녀들이 또 어떤 노래를 들고 나타날지 둑흔둑흔.

@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메인스타디움.(2011_10_8)



* 소녀시대 멤버들 별명(네이버 지식인 참고)

 

티파니

띨파니: 띨띨한 행동이나 모습을 보일때 부르는 별명.

람파니: 공을보면 무조건 차는 티파니에게 붙여진별명.

울먹파니: 울먹거리는 표정을짓는 티파니에게 붙여진 별명.

랩파니: 벌레를보며 랩을하는 티파니에게 붙여진 별명. (벌레벌레벌레벌레벌레벌레벌레벌레 를 빠르게 말하심.)

긴파니: 긴머리의 티파니

단파니: 단발머리의 티파니

양파니: 양갈래 머리의 티파니

 

서현

서로로,케로현: 서현양이 케로로를 많이좋아하고 닮아 불여진별명.

막개공주: 막내이며 언니들에게 무한이쁨을 받아 붙여진별명.

순수서현:멤버들이 서현을 순수하다고 말해 불여진별명. 외모상으로도 순수함이 뿜어져나온다.

서주우유:서현양의 어렸을적 별명. (서현의본명은 서주현이기때문에)

 

수영

식신: 먹는양이 많으시고 그속도가 빨라 지어진별명.

명랑공주: 수영양이 자신을 이렇게 부른다. 보기에도 명랑하고 밝다.

셩이: 수영을 다르게 부르는말. 수영을 빠르게 부르면 셩이가 된다

 

제시카

식칼이: 슈퍼주니어의 희철군이 이렇게 부른다.

資?시카: 제시카에서 제를 떼고 부르면 시카다. 그 시카를 줄임말이 資甄?

얼음공주: 차가운 첫 이미지때문에 불여진별명. 알고보면 애교도많고 재밌다.

눈물공주: 눈물이많아 불여진별명.

 

윤아

윤ABC:티파니양이 지어준별명. 아무래도 '아'가 'A'여서 그냥 그뒤에 BC를 붙인것같다.

사스미,꽃사슴: 사슴과 닮았다. 특히 눈망울이 닮아 불여진별명.

힘윤아:보기보다 힘이 강해 붙여진별명.

(무거운박스를 드는가하며, 자신보다 훨씬덩치가큰 데프콘씨를 밀어넘어뜨린적이있어서.)

임센터,센터윤아:무대나 단체사진을보면 항상중심은 윤아양이 이기때문에 붙여진별명.

 

유리

깝율:깝치는 유리양에게 붙여진별명.

흑진주,흑율:까무잡잡피부때문에 지어진 별명. 그래도 외모는 빛나심.

참율,조신율,청순율:참하고 조신하고 청순한 유리양에게 불여진별명.

율위,유뤼: 멤버들과 팬분들이 이렇게 많이부르셔요.

 

써니

활력소:무지밝고 쾌할한성격덕에 붙여진이름.

돌고래순규:박정현의 편지할께요를 돌고래창법으로 멋지게불러 붙여진별명.

숭규: 본명인 이순규를 다르게 부르는 이름.

 

효연

사과공주: 사과머리를한 효연양에게 붙여진별명.효연양이자신을 이렇게부르시죠~

댄싱퀸: 훌륭한 춤실력덕에 불여진별명.

효댕,횬: 효연을 다르게 부르는 말. 줄여부르는말.

효크:순결한 재용이에서 나온말. 효연+오크. 좋은뜻의 별명은아니에요.

꽉효: 정확한뜻은없고, 소.학.가 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죠! "안녕하세요.꽉효입니다."

 

태연

백설기:소.학.가 에서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셨습니다. 뽀얗고좋은피부때문에 불려지는별명.

꼬꼬마리더: 키가작아 꼬꼬마라 불리우고 리더는 소녀시대에서 리더를 맡고있기때문에.

탱이,탱구: 태연을 다르게 부르는말.

멍탱이: 두뇌왕 아인슈타인에서 붙여진별명. 멍충이 -> 멍탱이

때때 : 어렸을적 '태연' 이 발음이잘안되 오빠가 붙여준 별명.



슈퍼주니어, 와 슈퍼쥬니어 사이에서 자신없어서 네이버 검색을 하니 '슈퍼 주니어'로 나온다.

이특, 희철, 한경, 예성, 강인, 신동, 성민, 은혁, 동해, 시원, 려욱, 기범, 규현 이라는 수많은 멤버들 중에서

누가 나오고 누가 나오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슈퍼 주니어를 코앞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소녀시대 컴백 임박! 따끈한 공연사진 (@ 알펜시아 메인스타디움)

국민할매 김태원, 그의 폭발적인 무대 사진 (@ 알펜시아 메인스타디움)


백지영, 김건모, 인피니트, 백청강 공연사진 (@ 알펜시아 메인스타디움)




@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메인스타디움(10/8)



김태원이 이끄는 부활, 그리고 벌써 7년째 보컬로 활동중이었다는 정동하의 열정적인 퍼포먼스.


@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메인스타디움(10/8)









 



백지영, 김건모, 인피니트, 그리고 백청강까지.

@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메인스타디움.(2011_10_8)

예술의 전당에서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를 볼 때 찍어둔 화장실 표시 사진. 국적을 알 수 없는, 그렇지만 왠지

내 자의적인 느낌으로는 프랑스풍의 분위기가 배어나는 것 같은 남자와 여자의 표시가 인상적이다.


좀 자세하게 살펴보면, 남자와 여자 모두 입이 그려져 있지 않고 눈은 동그란 점 하나로 처리되어 있어서

조금 시크하고 멀뚱해 보이는 표정이긴 하다. 그치만 남자는 역삼각형, 여자는 타원형의 얼굴로 표현해 두었고

몇가닥의 굵은 머리결이 중력의 힘을 거스른 채 남자는 뾰족뾰족 섰고 여자는 펄렁펄렁 나부끼고 있달까.


그런 율동감 때문인지 시크한 표정이 그렇게 거리감을 주지는 않는 거 같다. 뭐, 예술의 전당이 가진

전반적인 분위기, 웅장하고 거대한 대리석 기념물의 느낌을 감안하면 저 정도면 무난한 듯.

콘서트가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음악 분수 주변에서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며 바글바글하던 모습.






9월 17일, 18일에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콘서트. 매년 크리스마스에 한국을 찾아 콘서트를

여는 그가 이런 계절에 오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말 그대로 'in a beautiful season'.


그의 음악을 처음 알았던 건 중고등학교 때, 광화문 교보문고 옆 즐겨가던 뉴에이지 샵이랄까, '책방 정신세계'란

곳에서였다. 피라밋이니 펜듈럼이니 수정구니 범상치 않은 물건들을 팔던 그곳에서 틀어주던 노래는 대금산조,

명상음악, 그런 류였는데 여느 때처럼 바닥에 철푸덕 앉아 이책저책을 읽던 어느 날 유키 구라모토를 만났던 것.

그 이후로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씨디도 사고 그러다가 한동안 잊혀졌던 유키 구라모토를 다시 만났다.

닥스훈트를 연상시킬 만큼 몸통이 긴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무려 30여곡 가까이를 연주하던 그와의

두시간여에 걸친 조우. 떠듬거리는 한국어로 곡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해주고, '한국어 어려워요'를

연발하면서도 경쾌한 재기발랄함과 센스있는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공연은 꽤나 유쾌했다.

이번 콘서트의 주제의식이랄까, 테마는 바로 이것.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이것저것 앞뒤를 재지 않고, 미래를 앞서 걱정하거나 과거가 따라와 방해하도록 틈을 주지 않고,

여하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후회없이.


그의 콘서트에서 연주된 곡들이 삼십 곡에 가깝긴 했지만 일년에 앨범을 하나씩 발매하고 있는 그의

왕성한 창작활동을 감안하면 실제 내가 기억하고 있고, 유튜브에서 구할 수 있는 음악은 역시나 적잖은

시간의 세례를 거쳐 검증된 곡들이다. 특히나, Lake Louise...첫 소절을 듣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그리고 유키 구라모토가 한국에서 특히 명성을 쌓는데 일조한 Romance,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Meditation..등등 이날 콘서트에서 연주되었던 곡들 중에서 구할 수 있는 클립은 전부 긁어왔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김광민, 이병우, 그리고 윤상의 "PLAY WITH US', 6시부터 시작한 공연이니

한 두어시간 하고서 저녁먹음 되겠다 생각했으면 배고파 죽을 뻔 했을 거다. 누군가 콘서트가 마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이제 배고픔도 못 느끼고 배가 마비된 거 같아'라던 대사를 나 역시도 읊었을 테니.

인터미션 포함, 앵콜곡 포함해서 장장 세시간 반동안 쉼없었던 그들의 연주곡, 윤상의 목소리,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초대가수 아이유의 노래까지.


윤상이란 가수는, 그러고 보면 90년대 중학교를 다니며 꽤나 좋아라했던 가수. 신해철과 결성했던

노댄스라는 '댄스음악'도 참 좋았었는데, 그 이후로 한동안 안 보인다 싶더니 7년동안이나 유학을

다녀왔다가 작년부터 이 콘서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 '학교가는 길'을 작곡했고 일찌기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은 국내 최고의 피아니스트 김광민, 국내 유일의 멀티 기타 플레이어이자

영화음악의 거장 이병우와 함께 한 무대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하나 보태자면, 초대가수 아이유. 윤상의 '재회'와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만만치 않은 실력으로

노래한 그녀는 마지막으로 '좋은날'을 불렀다. '아이쿠'니 '하나둘'이니 '삼단고음'이니 따위의

아이돌스러운 악세사리를 제거한 '좋은날'을 부르는 그녀가 굉장히 낯설고 조금은 어색해 보였던 건

아이유 그녀가 반짝하는 아이돌 스타로 소모되기보다 이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랄까,

십년후 이십년후에도 무대를 지키겠다는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일 거다. 이제 그녀는 자신을 아이돌의

대세로 굳혀버린 그 노래 '좋은날'로부터 슬슬 떠날 준비를 하는 거 같다. 기대기대~♡

 


그리고, 기억을 되살려 콘서트에서 연주되고 불렸던 노래들을 유투브에서 이것저것 긁어왔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신곡도 꽤나 많이 연주해주었지만 그런 건 어쩔 수 없으니 제외하고, 기억에 남는

노래들을 대략적인 공연 순서에 따라 스크랩.
























 

어버이날 전날, 부모님께 조용필 콘서트를 보여드렸다. 다녀오시더니 정말 너무 좋았다 하시며

나처럼 타투를 했노라고 자랑스럽게 손등을 펼쳐보이시던 부모님, 손등을 모아 사진을 찍어드렸다.

엄마의 두 손, 아빠의 한 손, 총 세 손등 위에서 용필 오빠 스티커가 활짝 웃고 있었다.

마침 아버지 생신이 어버이날 즈음인지라, 겸겸해서 동생이 준비한 케잌과 아이스와인.

초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훅 불어 끄는 그런. 참, 초 갯수가 많기도 하구나 싶다.

촛불이 뭉쳐져서 화르륵, 굉장한 불길을 뿜어내는 통에 야윈 초가 구부러지고 다 녹아내리는 작은

불상사도 있었지만 여하간. 케잌이 잘리면 바로 처묵처묵할 수 있도록 일렬로 대기중인 앞접시들.


금요일 회사에서 기회가 닿아 어버이날 맞이 꽃바구니랄까, 도자기로 된 사각그릇에 담긴 거니까

바구니라긴 어폐가 있고, '꽃사발'이라 부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 큼지막한 놈을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드리기도 했다. 케잌과 와인을 마시는 테이블을 장식한 내 꽃사발.

와인을 따는 건 늘 내 몫이다. 와인을 따고 손목을 돌려 잔에 따르는 것, 이제 꽤나 능숙해져서 엔간한

레스토랑의 어설픈 웨이터들 보다는 훨씬 그럴듯하게 안정적인 거 같다.


술은 캐나다의 아이스와인, Inniskillin. 미리 냉장고에 넣어두고 시원하게 칠링해두었던 덕분에

금세 병이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질세라 홀짝홀짝 달달하고 상큼한 아이스와인을 마시며

케잌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뒤로 보이는 꽤나 큼직한 화분같은 게 나의 '꽃사발'.

얇고 긴 아이스와인병은 역시 모양새만 봐도 알 수 있듯 용량이 많지 않다. 고작 300미리 조금 넘는

정도라서, 게다가 와인 한번 따고나면 바로 마셔버려야 나중에 맛도 안 변하고 자칫 버리게 되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는 거다. 잠시 코르크마개로 닫혔던 와인이 재개봉되고, 남김없이 마셔버렸다.

5월 7일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에서 있었다는 에피소드 하나. 아니 글쎄 용필오빠가

가왕은 가왕이지, 노래 부르다가 중간에 벨트를 끊어버렸다지 뭐니. 어찌나 뱃심이 좋았으면

노래부르다가 중간에 벨트가 끊어져서 손으로 잡고 불렀다더라. 라는 게 어머니의 전언.





8시에 시작한다던 Stevie Wonder의 슈퍼콘서트, 제4호 태풍 뎬무가 기세등등하게 북상하던 타이밍, 슬슬 발동이

걸린 듯 쏟아붓기 시작하는 폭우와 교통체증 때문인지 8시 반이 되도록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강렬하게 조명이 내려꽂히는 무대, 그리고 시야를 하얗게 휘발시켜 버리는 조명이 빙빙 도는 천장 아래

잔뜩 설레고 흥분된 사람들의 웅성거림. 원더의 공연이 시작되기 전, 폭풍전야의 흥분.

2시간 20분여..쉼없이 달리던 그의 공연. 노래 하나가 끝나는가 싶으면, 그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또다른 멜로디가

마법처럼 너울대며 퍼져나왔다. 시작부터 목에 건 키보드를 격하게 치다가는 옆구리에 끼고 치고, 뒤로 돌려

치고 급기야 자리에 벌렁 누워서 치는 황홀한 퍼포먼스를 보였던 원더. 그의 꿈틀대는 동작 하나하나, 마치

음악에 흠뻑 취해서 경련하는 듯한 극도의 쾌감이 느껴졌다.

1950년생, 올해 육십이지만 좀처럼 나이를 모르겠는 그 열정. 아마 대머리여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그는 머리를

민 걸까 아님 앞에서부터 까진 걸까. 문득 궁금했지만 이내 그의 압도적인 음악 앞에 지워져 버렸다.


Isn't she lovely의 한 대목. 아이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려면 가로로 눕혀 찍어야 한단 걸 몰랐다. 아놔..;

그의 공연을 보러 간다고 자랑했더니 누군가 곧 애아버지될 분이 하던 말, 뱃속에 있는 딸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정말 이 노래는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딸에 대한 사랑을 노래했다는 걸 알고 들으면

더욱 아름다운 거 같다, 더구나 평생 얼굴 한번 못 보는 딸이 태어나자마자 처음 그가 했던 말이라니.

그만큼의 어둠을 품고서 노래하는 아름다운 빛, 스티비 원더. 가난과 피부색과 장애를 승화시킨, 아님 오롯이

'사리'처럼 품고있는 그의 노래나 퍼포먼스는 정말 감동이었다. 마치 트럼펫같던 그의 음색은 오히려 앨범으로

녹음된 것들보다 실제로 듣는 게 더욱 압도적이고 파워풀하면서도 감미로웠다는 느낌.


또다른 공연 실황. 어줍잖은 아이폰의 동영상이라 화질도 별로고, 내 위치도 다소 코너에 몰렸는지라 볼 것도

없지만, 그의 목소리와 노래, 그리고 사방에서 터져나오는 아우성같은 환호소리가 레알.

워낙 쉼없이 달린 공연이라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하나하나 손꼽기도 쉽지 않다. 대충 알 만한 노래는 전부

섭렵한 거 같고, 몇몇 그의 최근 노래들도 불렀던 거 같고. Overjoyed. you are the sunshine of my heart,

isn't she lovely,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for once in my life, for your love, free, happy birthday,

lately, if you really love me, part time lover, superstition, uptight, yester me yester you yesterday...

대체 그의 명곡들은 왜 이리도 많은 건지.

11시가 거의 다 되어 밖으로 나왔다. 멀고 낯설지만 따뜻한 곳에 잠시 다녀온 느낌..여기가 어딘지, 지금이 몇시인지

그런 것들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꿈처럼 스티비 원더와 한 공간에서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노래를

따라불렀다는 기억만 남아 버렸었다.

그래서 두 글자로 그의 공연 소감을 정리하자면, '엉엉'. 날 가져요 스티비 원더. (그날 이래 변치않는 내 네톤

대화명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나의 최대한의 경의를 담아.)


그리고, 담번에는 그의 노래들 가사를 전부 외워야겠다는. 15년 후쯤 다시 돌아올 그를 기다리며.












#1.

퇴근할 때 두번 놀란다. 퇴근할 때에도 날이 여전히 훤해서 놀라고, 그런데 여전히 추워서 또 놀라고. 제길,

기나왔던 개구리들도 죄다 얼어죽지 않을까 싶도록 쌀쌀하다. 이번 겨울은 참 길고, 지루하고, 무겁고도

추웠다. 아니 여전히 춥다.

#2.

이승환 콘서트를 보고 왔다. 이천까지 가서, 이천쌀밥정식을 먹고 콘서트장에서 두시간 반 내내 방방 뛰고

소리지르다 왔더니 목이 살짝 가셨다. 언젠가부터 그의 과격한 바이브레이션과 꺽음이 부담스럽다 생각했었고,

결혼 후 망가진 아티스트의 영혼이라 생각했었지만, 여전히 최고다. (혹은 헤어짐 후 다시 최고인지도.) 게스트

하나 없이, 자신의 노래들로 두시간반을 온전히 꽉 채웠던 시간. 나도 꽉 차버렸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이번

콘서트 제목은 '空 콘서트'였다. 99년엔 '무적無敵 콘서트'.

그의 노래를 듣다보면 감정이입이 되는 거다. 저 절규는 채림을 향한 걸까, 저 황홀하고 달콤한 고백은 채림을

향한 거였을까. 괜히 순진한 척 사랑을 믿고 말하고 싶어졌던 건지도 모르지만, 그의 노래들은 가사 하나하나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게 만든다. 그렇게, 99년 이후 십여년 만에 그의 콘서트장을 다시 찾았던 소감.

#3.

MB와 유인촌의 피해자 1인이 요새 읊조린다는 '권주가' 한구절이 문득 와닿았다.

"아흐, 인생이 귀치않다. 처마 밑 거미줄에 내 목을 맬까. 호박잎 고인 이슬에 빠져죽을까."

貴하지 않다. 귀치 않다. 귀찮다. 귀찮다는 뜻은 그런 거였다. 귀하지 않으니 에라 모르겠다, 쌈빡하지 않으니

에라 모르겠다. 아 귀찮아. 귀차니즘의 기원은, 귀하지 않은 것에 대한 홀대 내지 천대.


아직 봄의 훈풍도 안 부는데 봄을 타기 시작했나보다.


#4.

사무실 컴터의 '받은 파일', '네이트온 받은 파일' 폴더를 정리하려니 온갖 파일들이 그득하다. 위에 올려둔

그림들도 그런 것들이고, 그 중 맨 마지막 사진은 작년인가 결혼식 참석차 부산 해운대에 가서 찍힌 뒷모습.

차라리 오프라인으로 남아있는 것들이면 그냥 버리고, 태우고, 그렇게 치울 것들이 파일로 남아있으니

지우기가 쉽잖다. 지워도 지운 거 같지 않아서 문제.


여튼, 이제 다음에서 'ytzsche 블로그'로 찾으면 여기가 나온다. 기념삼아 캡쳐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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