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이전이라고 네이버니 다음의 포털 대문 기사들이 쓸만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예능프로그램 독후감같은 글에 인터넷 짤방에 대한 소감문같은 글에, 내용과는 동떨어진 자극적인 낚시성 제목들까지.


그렇지만 지금은 또 차원이 달라졌다.

종편 4개국이 개국하고 나니 이건 도대체. 흔히들 하는 말로 '찌라시' 수준의 막장을 보여주는 쓰레기 기사들, 정말

전파낭비 온라인공간낭비 인력낭비 에너지낭비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 것들인 거다. 도무지 안 되겠어서, 네이버 대문에

마이뉴스를 설정하기로 했다.

누군가 말했듯, 조선, 중앙, 동아, 매경, 연합 따위가 보수지라 싫은 게 아니다. 보수든 뭐든 그들이 걸치고 있는 안경과

정치색은 인정할 수 있고 가끔은 읽어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이 상식에 부합하고 언론으로서의 균형과 역할에

충실하려 할 때의 이야기다.


그저 자신들의 이해 관철을 위해 현실을 곡해하고 여론을 왜곡하며 펜대를 굴리는 쓰레기들, 그딴 건 언론이 아니다.

이제 좀 그나마 깔끔하게, 내 취향과 상식에 맞을 법한 대문을 볼 수 있을 듯. 사실 이게 최선은 아니지만.







일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만화 몇 페이지가 아주 난리다. (최소한 언론에서는.)

한국일보의 기사를 조금 따오면, "이 만화는 전직 한국 아이돌 가수 출신 호스티스의 말을 통해

한국 가요계의 실상을 전달하는 것처럼 꾸며, 한국의 걸그룹이 성 상납을 하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노예계약을 하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일본만화, 소녀시대·카라 성접대 묘사 '파문'


어라, 연예계 성상납에 노예계약이란 키워드라면 당장 수백수천개의 관련기사가 뜨는, 다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상식에 가까워져 버린 주제 아닌가.


물론 소녀시대나 카라라는 특정 그룹을 바로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을 그려내고 저런 야시시한 그림으로

표현한 건 '법적으로'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소속사 측의 강경대응 방침이야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조금 걸리는 부분들은 두 가지다. 1) 사람들이 이렇게 분노하는 건 왠지

'우리가 연예인들의 성을 상품화하고 농락하는 건 괜찮지만 일본인은 안 돼'라는 마인드의 발로는

아닌지, 그리고 2) 실제 우리나라 연예계가 그렇게 지저분한 것도 사실에 가깝지 않은지 하는 거다.

우선 사람들이 화내는 건, 결국 일본에 대한 반감과 '우리 노리개'를 그들에게 더럽힐 수

없다는 이상한 소유의식의 발로 아닐까. 남자들 말로 '구멍동서' 못하겠다는 식의?


우리나라에서도 소녀시대니 카라니, 온갖 걸그룹이나 여성연예인들을 성적인 환타지의

대상이나 '노리개'로 전락시켜 상품화하는 일들은 일상화된지 오래다. 음습한 영역에서는

누구니 누구니 구체적인 실명까지 나오며 동영상이니 사진이 나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대문에 도배되는 기사는 저런 식인 거다. 새삼 걸그룹들을 노골적으로

성적으로 대상화했다고 손가락질하고 분노하기엔 우스울 정도라는 거다.


사실 이건 대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공모한 결과이기도 하다. 대중은 호기심과 성적 욕구를

충족하고,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스타는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구축하여 돈을 버는 거니까.

이번 일도 딱히 그녀들에게, 아니 좀더 정확하게는 그녀들 소속사에게 나쁘기만 한 일일까 싶다.

게다가 온 국민이 무작정 경쟁상대, 적으로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좀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온국민, 온 남정네들에 돌림빵당하던 그녀들을 '더럽힌다'는 식으로 몰고 가면 지금처럼 핫한

언론의 관심사를 받는 거니까, 이래저래 남는 장사가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나, 우리나라 연예계를 둘러싼 온갖 비리와 부정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실아닌가?


일부 보도에서는 다소 객관적으로 만화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장자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다시 찾으려니 도저히 못 찾겠다. 슬쩍 지웠는지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연예계 쪽이 정재계와

연관되어 온갖 뒷말이 나오고 비리와 유착, 스폰서 등 부적절한 관행이 만연해 있는 건 딱히

비밀이랄 것도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비리가 유야무야 덮였던 실제 케이스가 적잖은

것도 사실인 거다. 노예계약이나 성상납, 키워주겠다며 접근하는 유형무형의 성폭력 사건들까지.


무작정 동인지 수준의 만화 하나를 갖고 혐한류네 어쩌구 하며 반일 감정에 편승하기 보다는,

실제로 연예계 생활 중에 착취당하고 성적으로 팔려다니는 우리네 현실에 좀더 정면으로

들여다보고 반성하는 게 필요한 거 아닐까. 그런 진지한 게 싫다면, 최소한 지금 일본인들에

분노하는 이유가 그저 '우리들(한국 남자들) 노리개 쪽바리들에 뺏기고 더럽혀지기 싫다'는

'째째한' 마인드의 발로는 아닌지나 생각해 보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진지하게 연예계 현실의 문제를 생각한다면 널리 사랑받는 그녀들의 삶이 조금은 더 사람답게

나아질 테고, 진지하지 않더라도 일본에서 좀더 눈치보지 않고 대담한 '육탄공세'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도록 대범한 자세를 보여주는 셈이니 그녀들과 소속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셈이고. 이미

이런 낚시성 기사에 울컥해 그녀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아졌을 테니 도움이 되었겠지만.

어떤 식으로던 '팬'으로서의 자세를 자처하고 그녀들을 애정해주려면 조금은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하던 문규현 신부가 쓰러졌다. 문 신부는 단식 10일째 22일 새벽 5시 신월동 성당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문 신부는 숨을 쉬지 못했고 맥박도 뛰지 않았다. 함께 있던 나승구 신부(역시 단식 중)가 심장 마사지를 했고, 119를 불러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겼다. 응급조치를 마친 뒤 문 신부는 오전 8시 55분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로 중환자실로 옮겨진 상태다.

   
ⓒ시사IN 장일호
병실을 지키는 문정현 신부와 용산참사 유족 전재숙씨.
나승구 신부는 “오전에 쓰러지실 때 심장마비가 왔다. 병원 쪽에서 그 때 뇌로 산소공급이 안 돼 뇌손상으로 의식이 없다고 한다. 하루 정도 있으면 의식을 회복할 것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여의도 성모병원 최승필 응급실장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지를 했다. 현재 의식은 없지만 혈압은 안정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큰 위기를 넘겼지만 의식이 돌아오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의식은 하루정도 지나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문수
지난 5월18일 저녁 용산 참사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에서 열린 광주항쟁을 기념 및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석한 오체투지로 순례중인 문규현 신부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현재 병원에는 전종훈 신부와 문규현 신부의 여동생 두명이 병실을 지키고 있다. 문 신부의 형인 문정현 신부는 문 신부가 중환자실로 옮겨지자 용산 참사현장으로 돌아갔다.
용산 참사현장에서는 문 신부를 비롯해 전종훈 신부, 나승구 신부 등이 단식을 계속 하고 있었다. 전재숙 씨 등 병원을 찾은 용산 참사 유족들은 “(단식)중단하셔야 한다. 안 그러면 저희도 모두 단식에 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2009년 10월 22일 (목) 13:38:38 장일호 기자 ilhostyle@sisain.co.kr


*                                                               *                                                               *

네이버 포털 중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를 제하고는 기사창에 뜨지도 않았다. 온통 '서울대생이

술통에 쩔어간다'라느니, '김태희가 생각보다 글래머'라느니, '강남 5대미녀, 난 양치질해도 화보'

라느니, 포르노가 어쩌구, 콘돔이 어쩌구저쩌구.


어제는 생각없이 웹툰을 뒤지며 뭔가 찾다가 꽤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무슨 광고/홍보용

웹툰이 그렇게 많아. 심지어는 삼성 MP3플레이어 아이콘을 소재로 한 웹툰도 있었다. '도전만화'에서

'요일 웹툰'으로 정식 등극하기 위해서, 혹은 보다 많은 노출이 되어 '베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추천을

해주고 높은 평점을 매겨줘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으론 상업자본의 분탕질에 너무 취약하지 않을까.


인터넷이 처음 도입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열광했었다. 정보격차를 줄이고

그야말로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로 양질의 정보가 선순환할 거라 생각했었던 게다. 그런 식의 환상은

이미 사그라든지 오래, 오히려 '빅브라더'라거나 하루키의 1Q84식으로 말하자면 '리틀피플'이 날뛸

가능성만 높이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이전보다 나아지진 않은 것 같다.


문 신부님,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얼른 일어나셔요..ㅜ





며칠전 다녀온 '용산GAJA전'에 대한 포스팅이 "네이버 오픈캐스트"라는 곳에 실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게 뭘까 했었다. 오픈캐스트?


그냥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글을 쓸 뿐, 별로 IT제품에 대한 얼리어답터도 아니고, 블로그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고민도 없는..그야말로 날라리 블로거인 터라 이런 식으로 무식을 탄로내고 싶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랬다.

내 글("용산참사 후 2개월, '용산GAJA전'에 다녀왔습니다.")이 오른 곳은 네이버 오픈캐스터 구피라는 분의

<정론직필, 휴머노미스트의 시선>이라는 공간이었다. 


보니까 네다섯시간 단위로 계속해서 리스트업되고 있었고, 구피 님뿐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도 제각기의 주제로

기사나 포스팅들을 '취합'하고 있었는데, 예컨대 '네이버에서 볼수없는 뉴스'라거나 '오늘의 만평 모아보기',
 
'오늘의 사설 모아보기'같은 식으로 묶여 있었다. 아직은 베타 버전으로 운영된다지만 앞으로도 크게 방향이

바뀌진 않을 듯 하다. 소수의 '캐스터' 혹은 '데스크'에서 온라인을 부유하는 온갖 정보들을 선별해서 원하는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형태.


네이버 대문에 노출되는 기사에 대한 '편집권'을 둘러싸고 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일단 일간지별로

노출되도록 변경하고 알아서 보고 싶은 일간지를 선택해서 보라고는 했지만, 역시 누군가 입맛에 맞는

기사들을 한번 걸러주기를 바라는 수요는 여전하니 그걸 노린 게 아닐까.


음...잘 될지는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좀 걸러낸 정보들이란 건, 이를테면 일간지와 주간지 정도의 차이는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양으로 승부할 게 아니라 질적으로 좀 검증된 내용들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초반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캐스터들이 양으로 승부하려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좀 높은 퀄리티의 수준높은 기사, 혹은 컨텐츠를 가려보고 싶은 게

'데스크권'을 이양하는 독자들의 수요일 텐데..또다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양적 팽창으로 이어져선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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