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5는 무사히 출시되고 말았다.

 

4G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좀더 말끔해지고 세련된 디자인은 무척이나 맘에 들고 얇아진 것도 좋다.

 

좀더 길어졌다는 점은 키보드가 나타났을 때 화면이 가려지는 부분을 줄여줘서 좀더 편해질 듯 하고,

 

무엇보다 우려했던 LTE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더이상 고심할 건덕지가 없어져버렸다.

 

 

무엇보다 2년5개월째 쓰고 있는-사실 리퍼를 두번이나 받았지만-3GS에서 갈아탈 뭔가가 생겼단 점.

 

 

뭐, 길어지기만 했다느니 (그래서 이번 폰은 아이폰5가 아니라 아이폰4Limousine이라느니ㅋㅋ)

 

잡스가 가고 나니 애플도 끝이라느니, 혹은 이래서 애플이 소송에만 목숨 건다느니 여러 비아냥들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결정 완료.

 

 

 

 

청동으로 만들어졌대도 조심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해도 조심해야 하는 건 역시 마찬가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만난 씨없는(?) 남자들.

 

 그리고 이럴 때 떠오르는 바로 그 표정, "내가 고자라니!"

 

바로 그 표정 역시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가 있었다. "내가 고자라니!!!22222"

 

작품에 대한 이런 심오한 설명이 있긴 하지만 일일이 해석하는 건 각자의 몫으로 남기기로 하고.

 

5초후 "내가 고자라니!"를 외치게 될 짤방 몇 개를 투척하고 휘리릭.

 

 

 

 

 

 




굳이 말을 더하고 싶진 않았다. 이명박의 위기를 김정일이 구해주고 김문수가 마무리하는 식으로 보였다. 이미

이명박의 위기를 부르는 일련의 흐름을 막아세우려는 듯한 움직임이 가뜩이나 많지 않은가. 학교내 왕따 문제가

새삼스레 이토록 긴급하고 중대한 줄은 몰랐고, 한나라당 비대위라는 '찻잔 속 태풍' 이야기가 그리도 온국민의

관심사인 줄도 몰랐으며, 26살짜리 멍청이가 '박근혜의 남자'인지 뭔지로 불리는 것 따위도 관심은 없었는데.


여하간, 김문수가 '도~~~지사'라며 119 긴급전화에 대고 위세부린 건 정말 더 할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다.

근데 그렇다고 그 두명의 소방관이 잘했다거나 진정한 소방관이란 식으로 추어올려지는 건 너무 웃기다. 그냥

평균 혹은 약간 모자랐던 업무 수행이었단 게 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긴급전화에 걸맞는 신속하고 유연한

상황판단 및 대처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사람들은 세상을 심플한 헐리웃 블록버스터나 싸구려 히어로물처럼 읽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간편하게 읽는데 습관이 들어버린 건 아닐까 싶다. 숨소리조차 희화화되는 절대악, 거악과 그에 대비되는 착하고

성실하며 순한 일반인들이란 대립구도. 집권여당과 그 정책, 비전을 꼼꼼이 따지고 비판하는 걸 넘어서서 그냥

말하나 행동하나로 꼬투리잡고 희화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는 염려가 점점 짙어진다.


그런 뒤에 남는 게 뭘까를 생각해보자는 거다. 바로 그런 소방관 무조건 편들어주기, 떠받들기 아닐까 싶어서다.

실은 고관대작이 아니라 이름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본분에 맞게' 일하는 갑남을녀가 진정한 영웅이라는

식의 손쉽고 위험한 결론으로 귀환하거나, 극악무도한 '적'들에 당한 사람은 모두 옳고 착하며 게다가 순진하고

약해서 당한 거라는 편견 같은 것이 점점 강해지는 건 아닐까. 그런 식의 현실 인식으론 용산 철거민이나 한진

중공업 해고자들에 대해 '미친놈' 아니면 '순교자'란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중요한 건, 그런 식의 비난과 선긋기와 무조건적인 편들기, 흑과 백의 선연한 구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MB와 그 수하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묻는 거다. 사실 그런 식의

손쉽고 간편한, 게으른 태도로 MB를 불러낸 거였는데, 그걸 고치지 않고서 같은 자세로 또 불러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해봐야 뭘까. 그게 두려운 거다.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보급판 문고본) - 10점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동아시아

신화란 뭘까. 고대인들에게 신화가 뭔지를 알려면, 신화와 함께 그들이 세계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프레임을 제공했던 종교와 비교해 보는 게 필요하다. 종교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세계, 삶의 고단함 혹은 무의미함을 버티어낼 수 있는 환타지의 세계를 그려내

왔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 온 대로다. 당위론적이고 목적론적인, 인간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재구성된 세계는 비록 그들에게 맑스가 말한 것과 같은 '마약'이 되어줄지언정 날 것의 현실

세계를 파헤치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대면하고 탐구하는 걸 두고 과학이라고도 하고 철학이라고도 하지만,

저자는 다름아닌 신화에 그 근본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다고 한다. 별들과 자연 안에서의 인간의

위치라거나 자연의 질서, 인생의 의미 등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력과 분석이 신화 속 은유와 이미지에

담긴 채 후세로 전달되어 왔다는 거다. 그 안에는 먹기 좋게 설탕으로 코팅되거나 듣기 좋게 위로와

소망이 뒤섞인 환상이 존재하지 않으며, 더러는 냉혹하고 잔인하게 인간의 욕망과 어두운 이면까지도

까발리기도 하는 게 신화. 그래서 저자는 아마도 인류의 역사를 '신화 VS 종교'의 큰 그림으로
 
파악하는 것 같다.


이미 고대인들이 폭넓게 공유했던 신화로부터 오늘날 인류가 꽃피운 과학과 철학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전세계의 신화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복잡한 사유와 사고 논리의 원형이랄 수 있는

것들이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신화래봐야 특정 지역의 특정 부족에서나

공유되는 애매모호하고 흐릿한 민담 비스무레한 거겠거나 생각했던 '곰의 자손'이 무식했던 거다. 

일본의 철학자이자 종교학자인 저자는 이에 대해 북아메리카와 유럽, 일본과 아시아의 여러 신화들에서

공유되는 이미지와 상징들이 어떻게 연관되고 동일한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다름아닌 '신데렐라' 이야기.


신데렐라 이야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전파되기 이전에도 이미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로

유럽 곳곳에 남아있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나 뉴기니, 중근동, 심지어

중국에서도 신데렐라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왔다는 건 어떨까. 물론 조금씩의 변형이나

강조점의 차이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야기가 전승되는 사회 배경의 차이라거나 사람들 관심사의

차이에서 비롯될 뿐 신화적 상징과 정연한 사고와 메시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는 거다. 중국에서의

신데렐라, '섭한' 역시 신발 한짝을 놓고 도망나오며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신데렐라 패러디 '누덕누덕

기운듯한 피부의 소녀' 이야기 역시 신발에 대해 세심한 묘사를 공유하고 있는 식으로 말이다.


저자가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어떤 부분을 주목했는지에 대해서 시시콜콜 반복하는

것보다 책을 읽고 싶은 맘을 동하도록 여백으로 남겨두는 게 나을 거 같다. 다만 다짜고짜 그의

흥미로운 결론으로 점프해 들어가자면, "신데렐라가 춤을 춘 곳은 저승 세계였으며, 그녀가 놓고 간

신발 한 짝은 그녀에게 새겨진 저승세계의 각인이고, 그것을 찾기 위해 왕궁에서 저승사자를 보낸 것"

이란 거다. 글쎄, 이렇게만 적어두면 뭐가 이렇게 황당해, 라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로서는 저 결론이 꽤나 합리적이고 일리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더구나 신화라는 것이 갖고 있는

깊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으니, 그 정도로 머릿속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책이라면

강력 추천함직 하지 않은가.



또 하나, 요새 이런저런 식으로 동화를 뒤집어 패러디하거나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교정하는 시도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정말 제대로 된, 게다가 재미까지 보강한 패러디가 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신데렐라 이야기의 경박함이나 현세적 속물성, 여성의 수동성, 외모지상주의 같은

부분까지 굉장히 비판적인 시각에서 재구성한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이야기는, 그전까지 알아왔던

신데렐라 이야기를 뛰어넘는 깊은 감동을 남긴다. 패러디라기보다는 오히려 신화의 원형에는 훨씬

가깝게 접근한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p.s. 검은괭이2님께서 문득 선물해주셨던 책 한 권. 왠지 내가 좋아할 거 같아 검괭이님께서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셨다 했는데, 대체 어딜 보고 그런 판단을 내리신 건지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매우

정확한 판단이셨다는. 역시 '웃고 즐기는' 별자리 이야기꾼이신지라, '물병남자'인 내 취향이나 흥미를

잘 파악하고 계셨던 걸까나.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 알라딘 11월 이달의 TTB에 선정되었습니다.







대한민국자식연합, 얼마전 '대부'를 패러디해 유명환 장관의 딸 특채로 불거진 "똥돼지" 이슈를 날카롭게 풍자했던

그들이 또다른 패러디 영상을 내놨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웃집 토토로'를 편집해서 최근의 채소값 폭등과

4대강 준설토로 논바닥을 높이는 삽질을 풍자한 것. 난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의 첫머리에 나오는 그 파란장면을

보면서부터 풋, 터지고 말았다.


(그들의 주옥같은 '대부' 패러디영상 : (동영상)GodFather 5급, 그리고 불쌍한 '똥돼지'들을 위한 변명.)










그냥 한번 웃고 말 동영상이라기엔, 스토리의 쫄깃함이라거나 대사와 배우들의 싱크로율, 그리고도 날카로운

풍자까지도 놓치지 않은 작품이랄까. 게다가 패러디한 작품도 '대부'란 말이다.


그렇지만 사실 요새 '똥돼지'들을 향한 격렬한 반응과 집요한 추궁들, 그리고 그 추궁의 화살을 어찌됐건 MB를

희롱하는 데로 돌리려는 움직임은 걱정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노골적 인사청탁이나 부정한 배임행위 없이도

왠지 끼리끼리 모여들게 되는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강화되어 왔기 때문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알고보니

친구의 자제가 외교부에 들어와있더라, (본인은 결백하다) 따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닐까.


잘난 집안, 돈과 빽으로 받쳐주는 부모 밑에서 부족함없이 지원받아가며 자라난 그 아이들이라면, 사실 굳이

그런 노골적 인사청탁과 무리수 없이도 한 자리 알아서 챙기는 게 딱히 어렵진 않을 거다. '똥돼지'들은 그런

풍요로운 환경과 아낌없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제 부모 손에 똥을 묻히고 있으니 부모에도 못 할 노릇,

지켜보는 사람들의 복장에도 못 할 노릇. 


사실은 민주주의사회랍시고 갈수록 '계급사회'처럼 피라미드화되어 가는 그 구조 자체를 문제삼고 의제화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 비단 외교부만의 문제도, 정부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더욱 극성스레 사기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창궐해 있는 이야기니까. 몇몇 그 피라미드에 주어진 자리도 제힘으로 못 꿰어차고 부모의 힘을

빌리는 '똥돼지'는 차라리 예외적인 케이스, 쯔쯔 혀를 차며 불쌍하게 봐줘야 할 케이스라고 봐야 할 거 같다.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엉뚱한 검찰 로고를 내보낸 것과 관련, 검찰이 강경 대응 방침을 세웠다.

대검찰청 조은석 대변인은 26일 “SBS의 단순한 실수라는 요지의 해명 통보를 받았으나 납득하기 어렵다”며 “SBS에 자체 진상조사와 징계 등을 요구하고 처분 결과를 통보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방안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일 ‘나는 여동생을 쏘지 않았다-정인숙 피살 사건 미스터리’편에서 네티즌이 검찰을 조롱하려고 만든 ‘삽질 로고’를 내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 도끼와 망치, 삽이 들어간 문제의 로고는 프로그램 후반부에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에서 등장했다.

방송사 측은 뒤늦게 제작진의 실수였다며 사과했지만, 검찰은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조 대변인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 패러디 로고를 사용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취재 당시 충분한 협조를 했고, 관련 자료도 대검 홈페이지에서 찾은 만큼 정상적인 로고를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                                                                    *                                                                    *

참조 : [원본 동영상] '회피연아' 동영상 유포, 처벌받아야 공정하다.


최근 '회피연아' 동영상에 대한 고소니 뭐니,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

박원순변호사 건도 그렇지만, '강경한데다 때로 법을 동원한 대응' 러시다. 이번에는 검찰이 SBS에 삽질로고

노출과 관련해서 징계를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쉽게 생각하면 '또 X랄이구나, X친 것들'이라고 욕 한마디 꼭 던져야 할 일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런 메가 트렌드에 검찰이 동참하는 듯한 인상은 인상일 뿐이고, 어쨌든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억울함을 해소하고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검찰의 노력 자체를 손쉽게 폄하해

버려서는 안 되는 거다. 어쨌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똘레랑스가 우리 사회엔 많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부분일 '법과 원칙'을 구현해야 하는 조직이니 저런 풍자 따위 웃어넘길 여유도

없다 해도 딱히 뭐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힘들다. '회피연아' 동영상 문제야 문화관광부에는 어느 정도 문화적

마인드와 포용성을 갖춘 문화人들이 있을 거라는 괜한 기대 때문에 더욱 공분을 불러 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게다가 솔직히, '회피연아' 동영상과는 달리 이건 단순한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아마추어스러운 '실수'라고 생각되지 않나.


차라리, '무의식'이 시켰다고 하는 게 어땠을까. SBS의 공식 소명과는 달리, 검찰 풍자하려고 올렸다 치자.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이전의 뿌리깊은 '떡찰', '견찰'에 대한 이미지를 무의식중에 강화했는지, 잠시 손이

미쳤거나 눈이 돌아갔었나보다고. 혹은 검찰의 '삽질'에 대한 네티즌들의 풍자가 이정도 수위에 올랐음을 슬쩍

보여주려고 했다 치자. 사실 그게 훨씬 납득하기 쉽고, 당당할 수도 있는 설명이기도 하다. 괜히 '비겁한

변명'을 하는 바람에 검찰만 더욱 기세등등하게 또다른 삽질을 시작하게 만들어 버린 건 아닌가 싶다.

귀찮게시리, 무한 삽질러시다.


어쨌거나 검찰로서는 욕이 가득 담긴 바가지에 한 숟가락 살포시 더 얹히는 꼴이니 그닥 티도 안 나겠지만,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운 것도 사실이다. 또 욕 잔뜩 먹겠지 싶어서. SBS 왜 그랬니.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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