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생긴 구름은 아무래도 신기하다. 길고 곧은 직선처럼 쭉, 너무 두껍거나 얇지도

않게 딱 알맞은 두께로 한참동안 지탱되다간 슬몃 사라지는 구름이다. 그것도 정말로

한참동안, 아무런 흔들림이나 흐트러짐없이 막대사탕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듯한 구름.


어렸을 적에는 전투기나 비행기가 지나간 궤적은 아닐까 싶었는데, 혹은 UFO의 항적은

아닐까 했는데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또 어디선가 듣기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우연찮게

길게 늘어뜨려져 생겨난 구름일 뿐이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역시 모르겠다. 사실은 저런 구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누가 뱉어낸 건지는 그리 중요한

건 아닌 거다. 그냥 저런 구름이 생겨난 걸 문득 보면, 굉장히 의지력 강해보이고 단호한,

흔들림없이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그런 녀석이지 싶어서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오늘 시청앞에서 뜬금없이 마주쳤던 말과 포도대장 아저씨, 옆에는 버스가 씽씽 달리고 있는데 요 잘생긴

말들은 벌써부터 주눅이 들었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이번 월드컵, 사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은 그다지 마뜩찮다. 축구에 평소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닌데다가

사실 별로 긴장감도 없고 스릴도 없는 경기를 두시간여 멍하니 지켜봐야 한다는 건 고문에 가까운 일이다.

더구나 갈수록 그 'Reds'들이 대기업에 놀아난다는 느낌. 처음 2002년에 거리를 그들이 접수했을 때만 해도

오, 이건 뭘까 멋지다~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점점 상업화되고 대기업의 도구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하여

'대한민국은 샤우팅입니다' 요 짧은 문장 하나에서 맘에 안드는 글자가 무려 일곱글자나 된다.

우야튼, 교보빌딩 앞을 지나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발견. 교보빌딩이 포장중이었다.

아직 어떤 문장인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대들의 함성으로 승리를 두드려라' 정도 되려나. 홍명보

형님이 활짝 웃고 있는 오른쪽의 그림은 열심히 건물 외벽에 부착작업 중이었다.

참 고생이시구나, 싶었다. 늘 여길 지날 때면 교보빌딩 외벽에 적힌 몇마디 촌철살인의 문구들이 참 좋았는데

저기도 월드컵 열풍을 빗겨나가지는 못하는구나 싶어서 씁쓸하기도 하고. 사실 난 차라리 SBS가 월드컵

중계를 독점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월드컵 기간이라고 개자식들이 사건사고를 안 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채널에서는 그래도 내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무기력하게나마 이야기해주겠지.





이런저런 사고로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하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있네요. 다음 첫 화면에, 그것도 다른 때와

같이 "카페/블로그" 란에 소개되는 게 아니라 "뉴스 종합" 란에 떴습니다.

"인턴 채용 면접관으로 들어가 보니."라는 제가 붙인 애초 제목 그대로 살아서 올랐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그만큼 인턴, 채용, 면접, 구직, 이런 키워드들이 잔뜩 민감해져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하구요, 답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나름 위로를 얻으시거나 공감하시거나 실제적인 조언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제가 어떤 분한테 답글로 말씀드렸듯, MB도 대통령이 되었잖아요. 다들 잘 되실 겁니다.

꽤나 오랜만에 다음에 오른 듯 싶네요. 실로 두세달 만에 처음 맛본 손맛이랄까요.

아..가장 최근에 있었던 게 그리 멀진 않았네요. 1월 29일, 30일..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 갔던 게 블로거뉴스

포토/동영상 베스트에 잠시 떴었더랬습니다.

우쨌든,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 MB가 대통령이 되는 세상입니다요. 대통령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취직하자는

건데, 너무 절망하거나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한놈만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설마 MB보다 못하겠습니까.ㅋ

(이거 은근히 사람을 분기탱천시키는 효과가 있는 듯...)


라고 말은 하지만, 저도 학교 도서관에서 모종의 공부를 한답시고 스트레스만 잔뜩 쌓여 있을 때 언젠가, 과방에서

조각칼로 오렌지에 이런 짓을 하고 놀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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