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서 만난 배달오토바이 한대에 깜장테잎으로 돋을새김된 글자들이 눈에 띄었다.

비켜!는 그렇다 치더라도 -_-ㅗ라거나 ㅈㅅ이라거나, 그러고 보니 한글도 꽤나 변해버려서

일종의 상형문자나 기호처럼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게 되어버린 거 같다.


뭐 딱히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다 싶은 게, 예컨대 '엿먹어라'라거나 '죄송'이란 식으로

제대로 된 한글 단어를 저기에 채웠다면 저런 장난스러움이 느껴졌을까. 저렇게 간단명료한

몇개의 선으로 정리해서 보이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을테니 눈에 잘 띄지도 않았을 거다.


고려말 十八子得國의 파자(破字)가 이李씨 조선의 건국을 예언했다던가. 뭐 그렇게 거창하진

않더라도, 초중종성으로 얼기설기 엮인 한글도 저렇게 풀어쓰거나 적당히 변칙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이미 뭐, 저런 식의 어휘들이 대세가 되어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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