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충청도 음식대회 금상 수상'의 간판을 내걸었대도,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

지방도로 옆에 슬쩍 숨어있는 음식점의 분위기란 건 이렇게 머리맞대고 티비를 보며 쉬엄쉬엄

넘어가기 마련인 거다. 더구나 가까운데 유명한 관광지나 산을 끼고 있는 것도 아닌 곳이라면.


두어잔만 비어진 소주 한병과 바닥을 드러낸 매운탕 냄비를 남기고 점잖게 떠나간 아저씨 둘과

바톤체인지하듯 들어가 앉았다. 빠가사리와 메기와 잡어가 가득한 민물매운탕을 서빙해주시곤

'얘가 빠가요'라고 일러주시더니 이내 티비 앞에 모여앉으신 아주머니들이다.


같은 미용실을 다니시는 게 틀림없다. 한껏 뽀글한 머리 네개가 옹기종기 티비를 해바라기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문득 그림이 떠올랐다. 네분이서 쪼르르 미용실 의자를 점령해선 머리가득

'구루뿌'를 말고 거울로 티비를 넘겨보며 왁자하니 수다를 떨고 계시는 그런. 충분히 있음직한.



@ 충북 괴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