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의 아미미술관, 영화나 드라마촬영, 최근에는 웨딩 셀프촬영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곳이다. 

조그마한 시골 폐교를 그대로 살려서 지역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정말 구석구석 애정어린 손길이 담뿍 묻어있는 것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마치 우리네 동대문시장같은 느낌의 부기스 스트리트 말고 그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나오는 아랍스트리트.


부소라 스트리트니 하지 레인이니 하는 부수적인 골목들 이름은 몰라도 좋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골목들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은근히 쏠쏠한 재미가 있다.


카펫이나 이런 직물들을 팔고 있는 가게들도 잔뜩 있고,


야트막한 이층건물들이 틈새도 없이 쭉 이어진 곳에서조차 그래피티는 용케 곳곳에 안착했으며,


이국적인 장식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으로 진짜 쓰이고 있는 아랍의 향취 물씬한 아이템들까지.



이런 모자이크등은 볼 때마 참 이쁘다는 생각, 그리고 동시에 한국에 들고 가면 참 안 어울리겠다는 생각. 


이렇게 우르르 모여있을 때, 그리고 이런 분위기의 공간에 있을 때가 가장 이쁜 거 같다.


하지 레인의 벽화거리에서는 올 때마다 이렇게 (아마도) 쇼핑몰 커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던 거 같다.


핫한 아이템으로는 커피 위에 본인 사진을 얹어서 만들어주겠다는 셀피커피샵이 있달까.



여전히 헤이즈 때문에 사람들은 꽤나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착용하고 있지만서도.


그와중에도 길거리 공연은 계속되고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며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온갖 의류들과 악세서리를 전부 취급할 테니 일단 들어오기나 해라, 라는 당당함의 표현이려나.



이건 직물에 무늬를 찍는 틀이라고 해야 하나. 금속으로 저렇게 세심한 무늬를 단단하게 만들어두고 잉크를 묻혀서


직물에 규칙적으로 찍는 거겠지.


이제 싱가폴에서는 시샤(물담배)가 불법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어디선가 한줄기 불어오는 바람에 애플향


시샤임이 틀림없는 향기를 맡고는 찾아간 곳. 새 한마리가 짭새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던 그곳에서의 시샤 가격은


무려 35싱가폴달러. 동남아나 이집트에서의 가격을 생각하면 도무지 아닌 거 같아서 코만 몇번 벌름거리고 스킵.


아랍스트리트 어디였더라, 고양이 한마리가 저 조그마한 구멍으로 부비부비하더니 슬쩍 빠져나가는 곡예를 보여준 게.





만타나니섬에서 시험삼아 시도했던 수중 촬영이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여, 두번째로 찾았던 사피섬에서는 본격적으로

 

수중 촬영에 돌입했다. 덕분에 굉장히 많은 사진들을 건지기는 했지만, 그걸 다시 추려내고 고르는 작업도 큰일.

 

사피섬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직접 보는 것보다야 못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뽐뿌질이 되길 바라면서.

 

 

 

photo by SONY TX-30.

 

 

 

 

 

 

 

 

 

 

 

 

 

 

 

 

 

 

 

 

 

 

 

 

 

 

 

 

 

 

 

 

 

 

 

 

 

 

 

 

 

 갯배를 타려고 줄을 선 사람들을 배경으로, 드라마 '가을동화'였던가의 한장면을 찍는 듯한 동상 아저씨.

 

 그리고 동상 아저씨가 보는 풍경 속에는 까만색 털모자를 따뜻하게 뒤집어쓴 송혜교 동상과 그녀에게 따스한 백허그를 당한 원빈 동상.

 

그리고 갯배. 바다라기보다는 걸쭉한 스프같은 점도가 느껴지는 내해의 좁은 수로를 횡단하는 이 독특한 탈것의 매력이라니.

 

갯배를 타지 않고 자전거를 계속 달려 영금정 앞에 이르렀다. 문득 눈에 띈 양심저울. 해산물을 구매하고 무게가 의심스러우면 여기로.

 

 영금정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쪽 전망대로 향하는 녹슬고 야윈 현수교. 어떻게 보면 굉장히 퇴락한 금문교 같기도 하고.

 

 바닷가 쪽을 내려다보니 온통 해산물인지 젓갈인지를 담고 있는 '다라이'가 풍년이다.

 

 

청초호 안쪽으로는 자전거를 달려 지나온 두개의 붉고 푸른 구름다리가.

 

 

 영금정의 육각 지붕.

 

 

그리고 바닷가쪽 정자에서 영금정 전망대를 올려다본 모습.

 

 

 

 

 

 

 

 

 

지난 주까지 SONY NEX-5R의 디자인, 촬영 성능, 스마트한 무선통신 기능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SONY NEX-5R에 대해 이번에 살펴보려 하는 것은 다양한 부가기능들, 사진 촬영의 재미를 한껏 북돋아주는 기능들이다.

 

 

사진을 촬영할 때 다양한 필터를 장착한 듯한 효과를 내주는 '토이 카메라', '레트로 효과' 등의 사진효과들을 시작으로,

 

여느 카메라들과 같은 P, A, S, M 이외에도 궁금증을 자극하는 '인텔리전트 자동', '스윕 파노라마' 등의 촬영 모드를 짚어본 후,

 

브라켓 촬영 등의 드라이브 모드, 소프트 스킨과 스마일 셔터 등 자잘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기능들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참고로, 소개하게 될 기능들은 한달여 SONY NEX-5R을 직접 체험하며 가장 유용하게 활용했던 것들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했으니만치 어느 정도 개인의 취향이나 선호도가 반영되었으며, 동시에 그만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1. 필터 수십개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사진 효과'

 

ㅇ SONY NEX-5R의 탄탄한 기본기

 

 

SONY NEX-5R에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사진효과는 'Fn(기능)' 키를 활용하거나 메뉴에서 찾아들어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사진 효과는 OFF 상태로 설정되어 있으며, 휠을 돌려서 '토이 카메라', '팝 컬러', '포스터효과', '레트로효과',

 

'소프트 하이키', '컬러 추출', '하이 컨트라스트 모노', '소프트 초점', 'HDR 그림', '리치톤 모노크롬', '미니어쳐' 등 11가지

 

기능을 크게 선택할 수 있다. 같은 피사체라 해도 효과에 따라 확연히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풍기게 된다.

 

그 중에서 특히 '레트로 효과'의 경우 다소 바랜 듯한 컨트라스트와 함께 세피아 톤의 색조가 마치 오래 묵은

 

사진에서 풍기는 빈티지스러운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사진을 가능케 해주었다.

 

 

ㅇ PlayMemories Apps의 확장 기능

 

그리고 PlayMemories Apps를 활용하여 추가 기능을 확장하면 '컬러추출+(두 개의 색상 및 유사한 색조를 나타내는 기능)',

 

'수채화', '일러스트레이션', '소프트 하이 키+', '미니어처+' 및 '토이카메라+'와 같은 6가지 사진 효과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이던 기능은 '일러스트레이션' 효과였는데, 윤곽선만 두드러지게 강조해서 마치 펜선으로 그린 일러스트 같은

 

느낌으로 풍경을 처리해 주었다.

 

'수채화'기능과 '소프트 하이키+'기능, 그리고 '컬러 추출' 등의 기능을 섞어서 만든 몇 장의 샘플샷들.

 

퍼즐 조각들을 다양한 사진 효과를 동원해서 촬영해 보았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토이 카메라', '컬러 추출',

 

'일러스트레이션'과 '소프트 하이 키' 정도의 기능이지만 각 효과의 세기를 조정하고 톤을 조율하면서 훨씬

 

다채롭고 풍부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사진 효과'의 세밀한 조정과 적정한 활용을 통해 훨씬 다양하고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SONY의 NEX-5R 구매 후에는 가능한 PlayMemories Apps를 통한 효과 모드를 확장시켜서 활용하길 권하고 싶다.

 

(참고 : [SONY NEX-5R] 무선의 자유로움, 스마트함의 절정 NEX-5R. )

 

 

 

#2. 다채로운 '촬영 모드', 프리미엄 자동과 스윕 파노라마!

 

ㅇ SONY NEX-5R의 8가지 촬영 모드

 

NEX-5R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촬영 모드는 다른 메이커의 카메라를 쓰던 사람들도 쉽게 알만한 모드로 시작한다.

 

P(프로그램 자동), A(조리개 우선), S(셔터 우선), M(수동 노출), 그리고 조금 낯설지 모르는 모드가 네 개 등장하게

 

되는데, SCN(장면 선택), 인텔리전트 자동, 프리미엄 자동 + 스윕 스윕파노라마 기능이다.

 

 

ㅇ SONY NEX-5R의 SCN(장면 선택) 모드

 

SCN 모드는 아마도 영어의 'SCENE'에서 유래한 모드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크게 9가지의 상황 선택이 가능하다.

 

'인물', '풍경', '매크로', '스포츠 액션', '일몰', '야간 인물', '야간 장면', '인물 흔들림 방지', 그리고 '손으로 들고

 

야경촬영' 모드까지 총 9가지인데, 그 중에서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던 두 가지는 마지막으로 꼽은 두 개였다.

 

 

ㅇ 인물 흔들림 방지 : 조명이 어두운 실내나 망원 촬영시 흐려짐을 줄여주어 선명한 촬영이 가능.

 

ㅇ 손으로 들고 야경촬영 :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고 야간 장면을 촬영하는데 적합. 셔터가 6번 연속 열린다.

 

 

 

빛이 부족한 야경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삼각대가 필요한 상황, 그렇지만 삼각대를 갖고 오지 않았어도 '손으로 들고

 

야경촬영' 모드면 안심이다. 순식간에 6번의 촬영을 마치고 그 중에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골라 처리해주어서

 

아래와 같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위에는 그냥 일반 모드에서 손을 삼각대삼아 호흡을 멈추고 촬영한 사진.

 

마찬가지로, 빛이 부족한 야외에서 바싹 땡겨 찍으려는 망원 촬영의 상황에서도 훌륭한 결과물을 내주었다.

 

 

ㅇ SONY NEX-5R의 프리미엄 자동 모드

 

SONY NEX-5R은 세 가지의 자동 모드를 갖고 있다. 프리미엄 자동, 인텔리전트 자동, 그리고 프로그램 자동(P).

 

 

ㅇ '프로그램 자동(P)' 모드 : 노출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해서 촬영

 

ㅇ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 : 상황을 인식해서 연속 이미지를 촬영

 

ㅇ '프리미엄 자동' 모드 : 어두운 장면 또는 역광이 비추는 피사체의 촬영과 같은 어려운 상황의 장면을 촬영.

 

     자동 HDR을 실행하고 최적화한 이미지를 선택하여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보다 좋은 화질의 이미지를 촬영.

 

 

이런 스펙이니 재빠른 촬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거나 세팅을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변화무쌍한 상황에서라면

 

일단 '프리미엄 자동' 모드로 설정하고 촬영하는 것이 좋으리라 여겨진다. 다만 아무래도 HDR을 실행하는 등

 

촬영 조건이 보다 복잡해지기 때문에 촬영 후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 있다.

 

 

또한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인텔리전트 자동' 모드와 '프리미엄 자동' 모드에서는 1) 배경흐림, 2) 밝기, 3) 색상,

 

4) 생생함, 5) 사진 효과를 하나하나 조정하여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촬영자의 선택권을 넓혀 주는 셈이다.

 

'프리미엄 자동' 모드로 놓고 샌드위치를 가까이 둔 채로 셔터를 눌러보았다. 자동으로 '매크로 모드'를 설정하더니

 

크게 시간이 지체되지 않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ㅇ SONY NEX-5R의 스위프 파노라마 모드

 

이미 SONY의 알파 시리즈에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스윕 파노라마 기능이 NEX-5R에서도 채용되었다.

 

이미지는 표준과 와이드, 두 가지 크기로 설정되어 촬영할 수 있으며, 스윕 파노라마 모드로 세팅한 후 셔터를 누르며

 

일정한 속도로 카메라를 돌려주기만 하면 파노라마 사진을 담을 수 있다.

 

 

가로로 '와이드 크기'의 파노라마 샘플샷을 찍어보았다. 중간에 다소 카메라가 흔들거리거나 움직이는 속도가

 

고르지 않았다 싶어도 결과물에는 딱히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3. 궁금하면 오백원, 모르면 아쉬운 편의기능들

 

ㅇ SONY NEX-5R의 '드라이브 모드'

 

 

조작휠을 왼쪽으로 누르면 설정이 가능한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크게 '단일 촬영', '연속 촬영', '셔터우선 연속촬영',

 

'셀프타이머(10초)', '셀프타이머(연속, 10초3장)', '연속 브래킷(0.3EV)', '리모컨'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셔터우선 연속촬영의 경우 고속 10fps의 속도로 뛰어노는 아이들, 스포츠 행사 같은 역동적인 장면에 적합하겠다.

 

그 중에서 특히 촬영 조건이 까다롭거나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 여겨질 경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건 브래킷 기능,

 

그리고 연속 촬영 모드인 것 같다. 빛의 양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고 사진이 얼마나 어두워질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

 

브래킷 기능을 설정하고 연속으로 세 장의 사진을 담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ㅇ SONY NEX-5R의 '얼굴 인식/스마일 셔터/대상 추적' 기능 등등

 

단일 촬영 모드에서 지원되는 '스마일 셔터', 그리고 '소프트 스킨' 기능은 인물 촬영에 꼭 필요한 기능이다.

 

자연스레 웃는 모습이 포착될 때 바로 셔터가 작동한다는 점, 그리고 촬영된 사진에 바로 효과가 적용되어

 

뽀샤시한 결과물이 저장된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하고, 실제로 굉장히 유용하게 쓰인다.

 

 

놀라운 건 소프트닝 효과가 얼굴에만 적용되며, 얼굴에 있는 보기 싫은 잡티나 주름만을 제거한다는 점.

 

미소 인식은 3단계, 소프트 스킨 효과 역시 3단계로 그 세기를 선택할 수 있다.

 

그 밖에 단체 촬영 등의 이벤트가 있을 때 특정인을 중심으로 노출 및 초점을 잡고 싶을 때 쓰는 '얼굴 인식' 기능도

 

있고, 쉼없이 움직이는 피사체에 자동으로 초점을 락-온 해두는 '대상 추적' 기능도 있다. 특히 대상 추적 기능의 경우

 

움직임이 재빠르고 예측 불가능한 동물들의 사진을 담을 때 활용도가 높은 편이었다.

 

 

ㅇ SONY NEX-5R의 '촬영 팁 목록'으로 사진 배우기 

 

심지어 SONY NEX-5R은 기본적인 촬영 팁 내용을 목차와 함께 수록하여 언제든 참고하고 숙지할 수 있도록

 

촬영자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기본적인 촬영 기법에서부터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에 이르기까지 난이도에 따라

 

차근차근 NEX-5R의 기능을 활용하여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따른 사진 촬영을 배울 수 있는 셈이다.

 

 

ㅇ SONY NEX-5R의 동영상 촬영 세팅

 

 

지난 글([SONY NEX-5R] 순간을 놓치지 않는 최상의 조합, 미러리스의 절정 NEX-5R.)에서 살펴봤듯 SONY NEX-5R의

 

동영상 촬영 기능은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그냥 MOVIE 버튼을 누르면 바로 촬영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니 사실

 

더이상 말을 보탤 것도 없지만, 그래도 동영상 촬영에 대한 추가 설정이 가능하단 점이다.

 

메뉴로 들어가면 다음의 두가지 세팅은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말해둘 필요가 있겠다. 동영상 촬영시의 파일 형식,

 

그리고 녹화 설정에 대해서 위와 같은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참고해두기를.

 

 

 

 

 

 

 

 

* 이 글은 SONY NEX-5R의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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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복잡한 카메라를 짐처럼 이고 다니는 것에 문득 회의가 드는 순간이 있다. '필요 이상의 고성능, 고스펙의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신경이 온통 카메라로 쏠린 채 체력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는 이 시점에, 더 가볍고 작은 카메라는 없을까? 카메라의 기본기인 사진 촬영 성능은 지켜내되, 가볍고 작으며 심플한 컴팩트 카메라는 없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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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메라, 참 작다. 명함 한 장으로 카메라 앞면이 거의 전부 가려질 정도니 그 크기를 알 만하다. 가로 94mm, 세로 56.6mm의 크기에 3.0인치 LCD 모니터가 들어가고 나면 남는 공간에는 작은 조작계 버튼 몇 개 들어갈 뿐이다. 게다가 두께는 19.4mm 수준, 콤팩트한 사이즈여서 타이트한 바지를 입은 채 주머니에 쿡 찔러넣어도 움직이는 데 별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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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은 작은 만큼 가볍기도 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넣고도 무게는 약 120g에 불과해 휴대폰과 비슷한 무게감만 느껴질 정도다. 작은 크기에 가장자리가 살짝 둥글게 다듬어진 디자인은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또한, 한 손으로 잡고 찍기에 편안한 곡선을 그리며 손가락 이곳저곳에 달라붙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본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자칫 손에서 미끄러져 카메라가 떨어지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스트랩을 손목에 항상 걸고 다니라는 조언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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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고 가벼운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이지만 성능은 여느 엔트리급 콤팩트 카메라 못지 않다. 우선 이 카메라는 뛰어난 광학 성능으로 유명한 후지논 줌 렌즈를 탑재, 26mm의 광각에서부터 130mm의 망원 초점 거리까지 지원한다. 광학 5배 줌 렌즈는 손떨림 보정기능과 결합돼 흔들림을 억제한 채 먼 곳의 장면까지 포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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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SR AUTO 촬영모드는 콤팩트한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에 어울리는 간편함을 선사한다. 이 카메라는 인물, 아기, 풍경, 스포츠, 야경 등 총 2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촬영 모드를 지원하지만, 이를 일일이 상황에 맞춰서 세팅하며 촬영하기란 사실 꽤나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다. 그런 번거로움 대신 SR AUTO 촬영모드를 설정하면 인물, 풍경, 야경, 매크로, 야간인물, 역광 등 6가지의 장면을 카메라가 자동으로 선택, 촬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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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담고 싶은 장면을 마주쳤을 때 카메라를 대고 셔터만 누르면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설정으로 촬영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 간편함이 다소 미심쩍게 느껴질 지 모르지만, 일단 시험해 보면 그 결과물이 매우 스마트하다는 데 놀라게 된다. 특히, 광량이 낮은 실내나 어두운 밤거리의 경우 SR AUTO 모드를 활용한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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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모드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파노라마 촬영 모드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의 파노라마 촬영 모드는 세 컷 이하의 사진을 찍고 각 컷에 설정된 특정 좌표를 기준으로 사진을 이어붙이는 형태다. 다소 어색하거나 불완전하게 합성되리라 예상했던 파노라마 이미지가 생각보다 훨씬 완성도 높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화면을 보면서 세 컷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촬영 전에 전체 이미지를 머리 속에 그려볼 수도 있고, 구도를 미리 염두에 두고서 촬영하기도 용이하다. 파노라마 촬영 모드는 넓고 탁 트인 풍경을 사진 한 장으로 담고 싶을 때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어느 순간 파노라마 모드로 촬영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는 스스로를 발견해도 놀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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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카메라는 HD 동영상 촬영 기능도 지녔다. 동영상 촬영을 원하는 순간, 어떤 촬영 모드로 설정되어 있건 그저 동영상 셔터만 누르면 바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동영상을 촬영하고 싶은 순간은 예기치 않은 시점에 덜컥 등장한다. 이렇게 간단하고 신속한 동영상 촬영 기능은 굉장히 큰 이점을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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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은 웃음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촬영하는 스마일 샷, 윤곽을 강조해 문자가 선명하게 나오도록 촬영하는 문자 촬영 등의 부가 기능도 탑재했다. 또한 표준 / 크롬 / B&W 등 세 가지 파인픽스 컬러 모드 역시 촬영 대상에 맞는 독특한 발색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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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은 '작고 가벼운 카메라'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요모조모 따져볼수록 실속있고 재미난 기능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몸에 이로운 다이어트란, '필요없는 군살을 싹 빼내되 필수적인 영양소나 건강을 깨뜨리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이로운 다이어트는 함부로 살을 뺀다며 건강을 축내는 위험한 다이어트 방식보다 더욱 어렵고 까다롭다 했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JX580. 건강한 다이어트를 성공리에 마치고 당신의 손에 들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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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샘플샷들.

 

 

 

 

 

 

 

 

아직은 앙상한 겨울나무 두 그루가 코엑스 유리벽 너머에서부터 뿌리를 내리더니 코엑스 대리석 바닥에까지

 

촘촘하게 잔뿌리를 내리뻗었다. 앨리스가 뛰어들었던 거울 속 풍경으로 뛰어든 거 같기도 하고.

 

그 풍경에 이렇게 소용돌이를 더하는 장난, 필터를 쓰던 프로그램을 쓰던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간단하고 재미있는 방식은 역시 두손으로 꽉 잡은 카메라를 직접 돌리며 셔터를 누르는 거다.

 

삼각대로 고정하듯 카메라의 축이 단단히 잡혀 있지 않아서 회전이 조금 찌그러지기도 하고, 그래서

 

저렇게 형광등 불빛이 지렁이 똥싸듯 삐뚤빼뚤해지기도 하지만. 그리고 회전의 중심이 어디로 잡힐지

 

알 수 없어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그런 의외성과 예측불가능성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꼭 사진이 수직수평을 제대로 잡고 있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기울기로 왠지 모를 분위기나 뉘앙스를

 

담아낼 수 있는 사진도 있지 않을까. 예컨대 세상이 뭔가 잔뜩 망가지고 헝클어지고 멸망할 듯한 느낌.

 

 

 

 

 

 

이빠진 신호등이 파랗게 빛나는 걸 보고는 어딘가로부터 훌쩍 시야 안으로 날아들던 비둘기 한마리.

 

온통 빨간 불이 삼엄하게 들어온 차도 위 육교를 건너며 짐짓 시크하게 담배를 꺼내무는 아저씨.

 

그리고 온통 쾌청한 파란 하늘, 드문드문 소리도 없이 흘러가는 흰구름따라 게으르게 깜빡이는 신호등 하나.

 

 

선유도로 넘어가는 구름다리, 양쪽 기슭에서 시작된 둥근 아치형의 다리가 직선의 교각 위로 불쑥 튀어나온

부분이 재미있다. 날씨가 좀 풀렸더니 그 둥근 다리 위를 쌍쌍이 걷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문득 눈에 띄었던 나무 두 그루. 꼭 짝지처럼 바싹 붙어서서 하나는 강가쪽으로, 다른 하나는

선유도쪽으로 촉수를 쭉쭉 뻗은 모습이 미묘하게 서로를 위하는 것 같다. 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상대를 막아주려 발뒤꿈치 들고 앞으로 용을 쓰는 모습이랄까.

애초 정수시설이었던 이곳, 이전의 모습을 허물어버리지 않고 나름의 미감으로 활용한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삭아내린 시멘트벽 너머로 겨울철을 버텨낸 풀떼기들이 앙상하게 하늘거리고 그 머리 위엔 하얀 달이 조각구름처럼 떴다.

날씨가 좀 풀린 덕분인지 사방에서 카메라를 둘러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커플 모델인건가

아니면 무슨 웨딩사진이라도 찍는 걸까.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만난 토끼 한 마리, 요새 공원들에는 토끼를 일부러 풀어두는 건지 작년엔 올림픽공원에서

토끼 뒤를 쫓아달리며 기어코 두손으로 번쩍 잡아올리기도 했었는데. 이녀석도 좀만 발품 팔면 잡을 수도 있을 거

같이 토실토실 무겁게 보였지만, 뭐 잡는다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유도 공원의 중심부랄까, 정수되길 기다리는 물들이 담겨있었을 정수조엔 이제 찰박찰박하게 빗물이 고였고

정수조 사잇길은 연인들의 산책로가 되었다.

문득 발견한 매미 허물. 지난 여름 매미가 오지게 울어대기도 전에 벗어던진 허물일 테니, 어느새 일년 가까이 된 거

아니려나 싶다. 그런 거 치고는 주둥이 앞섶의 솜털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는 게 신기하다. 이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나온 녀석은 이미 신나게 울어제끼다가 어딘가에서 생을 마쳤을 텐데, 매미도 죽어서 허물을 남기는구나.

가로세로 열맞춰 도열한 수십개의 기둥들이 온통 담쟁이 덩굴에 휘감겼다 했는데 유독 저 기둥 하나만 헐벗었다.

제법 두텁게 겨울옷을 입고 버티는 듯한 풍성한 기둥들 사이에서 더욱 선뜻하니 추워보이는 까실한 시멘트 기둥.

이런 식으로 기존 정수시설의 흔적이 폐허처럼 남아있는 게 맘에 든다. 잘 포장되고 덧씌워진, 확실한 마감이 아니라

이 곳의 기억과 용도가 어느 정도 추측가능한 수준으로 보전되어 있는 편안한 폐허 혹은 재활용품인 선유도공원.


중간중간 이렇게 위아래를 오르내릴 수 있는 구름다리나 계단이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땅바닥에서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시시때때로 눈높이를 오르내리며 시각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 평면이 아니라 입체를 걷는 재미랄까.

이 곳의 놀이터 역시 재활용의 미감을 담뿍 흘려내고 있었다. 자연스레 녹슨 철제 튜브가 그대로 미끄럼틀이 되었고

마냥 신난 아이들은 미끄럼틀 출구에서 6중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다들 뒷목 잡고 일어나기 직전의 모습.

보통 저런 곳에는 꼬물꼬물 조그마한 글씨로 알아보기도 쉽지 않게 누구야 사랑해, 를 적어두기 마련인데 내가

여태 본 낙서 중에 가장 대범한 거 같다. 쪼잔한 수백명이 달라붙어 낙서를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에 저렇게

큼지막하고 자유롭게 글자 여섯개를 남기다니. 대범하고 자유로운 발상만큼 이쁜 사랑하시길.

돌아나오려는 길, 다리 두어개 너머로 시선을 던지면 바로 여의도가 보인다. 국회의사당의 파스텔톤 둥근지붕이

살짝 드리운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때문에 더 칙칙해보였다.
















올 여름쯤이던가, 어느 포토북을 보다가 맘에 드는 사진들이 넘 많은데 일일이 기억해둘 자신은 없고 해서

갖고 있던 카메라로 그 중 몇장만 담아놨었다. 컴퓨터를 정리하면서 계속 굴러다니게 하느니 포스팅으로 한번

올려두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 중에서도 몇장 추려서 다시 올려두기.


사진찍는 실력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테고, 그보다 중요한 건 저런 순간을 담아내는 포착 능력과 센스일 텐데.

그리고 약간의 아이디어와 그걸 구현할 만큼의 본격적인 활동..그건 그냥 차치한다고 쳐도, 역시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많이 돌아다니고 쉼없이 두리번거리며 몸빵을 해야 한단 게 맞는 말인 거 같다.



ⓒ 어느 사진첩..에서 재촬영.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고 테러하는 사회

지하철 막말남이 등장했다. 워낙 그런 류의 영상과 사진들이 많이 나도는 통에 그러려니 넘겼다가,

급기야 탈탈 털린 그의 신상을 먼저 보고서야 영상에 흥미가 생겼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전국민이 그의 이름, 나이, 소속, 주소를 알아야 되나 말이다. 영상이 도는 이분삼십초동안

욕을 해대고 삿대질을 해대는 그놈도 그놈이지만, 그보단 배경처럼 서있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촬영하고 있을 사람이 더욱 거슬린다.


말 한마디 변변히 않고 멀뚱히 자리만 피해있는 사람들, 게다가 그 시간동안 숨죽인 채 어딘가에

은폐엄폐해서 촬영하는 사람은 어떤가. 어처구니없는 그놈의 행패질에 심장도 쪼그라들고

저러다 뭔일 나는 거 아닌가 싶어 다른 침묵한 사람들처럼 겁도 나면서도, 혹시 뭔가 조회수

잔뜩 올릴 '특종' 한건 했다거나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있다는 저널리스트스러운 그런 '희열'이나

'보람'을 느끼고 있진 않았을까 두렵다.


언론의 파괴력,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준비가 되었나

그렇다. 두려운 거다. 모두가 스마트폰 따위로 무장한 1인 미디어시대라지만 과연 그들은 '언론'의

파괴력과 뒤따르는 책임을 의식하고 있을까. 타인들에게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의 형태로 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저널리스트들은 그들의 직업 윤리가 있고 나름의 고민을 늘 물고 있다.

아무리 언론이 썩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들은 공식적인 기자 직함을 달고 사람들에 노출되어

있으니 기사를 올리거나 영상을 올리기 전에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거나 최소한의 '직업윤리'로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거다. 그렇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일반인들은?

과연 저런 영상을 찍어 인터넷의 무한공간에 올리는 사람은, 타인의 인권에 대한 고민이라거나

파급효과에 대한 염려 따위는 했을까. 저지른 죄에 대해 자신과 사람들이 법과 제도를 대신해 직접

침을 뱉고 처벌하길 바라는, 빠르고 속시원한 응답을 원한다는 마음 뿐이었을 거다. 이런 식이라면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고, 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모두에게 호소하는, 그런 끔찍한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이미 숱하게 가십으로 소비되고 있지 않나.


오늘도 질세라, 욕쟁이할머니 기사가 떴다.



+ 사건전달과 개입 사이의 딜레마, 혹은 윤리는?

굳이 말을 보태야겠다. 1994년 퓰리처상을 받은 저 유명한 사진은 아프리카에서 굶주린 아이들이

내몰린 사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이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듯한 저 독수리는 금방이라도

달려들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는 거다. 촬영자인 케빈 카터는 이 사진으로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렸는데, 아이를 먼저 구해야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냐는 비판이었다. 실제로 그는 사진을 찍고

바로 아이를 구했다고 하지만, 거센 비판으로 인해 결국 자살하고 만다.


아프리카의 기아들이 놓인 상황을 널리 알리겠다는 직업적인 소명의식, 그의 사진이 세계에

가져오리라 충분히 기대되는 반향을 감안하면, 그에게 쏟아진 비판은 너무 가혹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는 촬영 직후 아이를 바로 구조했다. 그런데, 저런 '지하철 막말남', '쩍벌녀', '욕쟁이

할머니' 따위 유포되는 동영상은 뭔가. 재수없게 딱 걸린 한명을 단체로 다구리하고 찢어발기겠단

변태같은 욕망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그들의 관심사는 박해받는 사람들이 아닌 거다.


과학기술은 너무나도 발달해버렸다. 누구나 만인에게 글을 쓰고, 사진을 보이고, 영상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렸다. 트위터니 블로그니 개인방송이니,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마이크를 쥐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떠들어댈 수 있는 거다. 그렇지만 그들이 타인의 모습과

삶을 조각조각내서 남들 앞에 벌려놓는 그런 무자비하고 신(神)적인 작업에 걸맞는 의식과 경계심을

가졌을까. 그저 위태롭고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 뿐이다.



p.s. 일부 블로거들 역시, 파워블로거니 뭐니 이름을 팔아 상대를 위압하고 위세를 부리려는

케이스를 보았었다. 언론 같지도 않은 일부 광고찌라시같은 언론보다도 못한 행태들이다.





김포에서 김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촬영한, 일종의 항공사진이랄까. 어젯밤에 중부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더니 제법 가벼운 느낌으로 쳐내어진 구름들이 하얗게 깔려선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조그마한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분명한 속도감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구름들은 더러

비행기보다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기도 하고 혹은 딱 붙어서는 전혀 움직임없이 비행기와

함께 흘러가는 듯 하기도 했다. 비행기 탈 때마다 잠시 구경하다가 이내 창문을 내리고

잠을 청하거나 영화를 보곤 했었는데, 작정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지루할 틈 없이 뭉개지고

다시 뭉쳐지고 또다시 뭉개지는 그 모양새와 디테일한 보슬보슬함에 눈을 뗄 수가 없다.

터키의 파묵칼레, 온통 하얀 석회석으로 이루어져 반짝거리는 새하얀 산이었던 그곳에

다시 오른 느낌이었다. 비행기 문을 열고 저위로 한걸음 내딛으면 딱딱한 바닥이 감각될 듯한.

맨발로 그 하얀 석회석과 미끈거리는 물을 가르며 걸었던 기억이 문득 발에 돌아왔지만,

아니면 북극이나 남극에 둥둥 떠다닐 커다란 빙하에 오른 듯 차가운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이곳에도 제법 날카롭고 높직한 산맥이 내달리는가 하면, 평야가 넓게 펼쳐지기도 하고,

새하얀 대지 아래를 적시며 잿빛 강이 흐르기도 했다. 예전에 봤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업'이 떠올랐다. 색색의 풍선들을 매달고 하늘을 나는 집, Adventure is up there라고 했지만

실은 Adventure란 게 어디에나 있음을 이야기하던, 그리고 인생을 순식간에 흘려보내는

압도적인 오프닝이 있었던 멋진 애니메이션. 풍선들 대신 비행기를 탔지만, 그림으로

접했던 그네들의 설렘과 열광, 흥분을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부산에 거의 도착할 무렵, 지상이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불쑥 굽어진 어떤 강이

온통 황토빛으로 흐르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탁하고, 무겁고, 혹시나 4대강 삽질때문은

아닌지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워낙 새하얗고 가볍고 장난스러워서

상대적으로 더욱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줘야 하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고.





서울역 근처를 배회하다가, 문득 방금 시선이 슬쩍 훑었던 곳 중에 굉장히 맘에 걸리는 뭔가가

있었다는 불편함이 느껴졌었다. 뭘까, 이리저리 휘적대던 시선을 다시 뒤로감기해서 발견한 그것,

'삘딍'이라는 굉장히 생경하고 낯선 단어. 저건 뭐지. 초록색 페인트가 다 벗겨져나간 황동판의

고풍스러움은 저리 가랄 듯한 포스가 느껴지는 두 글자인 거다.


아무리 외래어표기법이 여러번 바뀌어왔고, 그 와중에 상식선에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표기도

적지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좀. buiding이란 단어 어디에서 '삘딍'이란 표기가 나올 수

있는 걸까. '삘', 은 그렇다고 쳐도 저 요상한 '딍'이란 표현은 순간 수십년전, 혹은 백년전쯤의

아스라하고 케케한 과거의 향내를 짙게 풍겼다.


저런 풍경은, 아무래도 뭔가 효과가 더해진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 게 훨씬 그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저 색감을 강렬하게 살린 느낌의 사진이 아니라, 뭔가 2011년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900년대 어딘가의 골동품, 그것도 녹이 잔뜩 슬은 골동품을 만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으려면 뭐가 좋으려나.

1) 토이카메라. 주변부가 어둡고 색감이 약간 붉어져서, 좀더 오랜듯한 분위기가 묻어나긴 하지만,

빛이 모인 중앙부에 '삘딍' 두 글자에 온통 시선이 몰리는 거 같긴 하다.

2) 수채화. 저 단어와 시공간과의 불화를 조금이나마 화해시켜주는 게 수채화 모드랄까.

너무 그림같이 변형되어 버리고 나니 2011년의 도심 한복판에 뭐라 써져있대로 이상하지 않을 듯.

3) 파스텔.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말랑한 질감으로 바뀌어버렸다. 차가운 청동판이나 대리석기둥이

아니라 파스텔을 빚어 만든 판과 기둥인 것처럼. 삘딍이란 단어 역시, 조금은 부드러워 보인다.

4) 포스터효과. 원색의 색감이 강렬하게 발산하는 느낌이다. 삘딍이란 두 글자에 조금이나마

녹이 서려 있었다면, 완전 빤짝빤짝하게 닦아내서 광이 나는 거 같달까.

5) 모노크롬. 역시 오래된 느낌을 주거나 살짝 아련한 느낌을 전하는 건 모노톤, 살짝 갈빛을

섞어서 세피아의 느낌을 주니까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다. 근데 좀, 모노톤은 슬픔이 묻어나.


뭔가 맘에 드는 거 한 장만 올리려다가, 글쎄, 딱히 이거다 싶은 느낌을 팍 전해주는 사진이

없어서 우다다 올리고 보는 포스팅.




카메라 렌즈에 대한 어줍잖은 論('노가리'라 읽는다).

카메라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렌즈, 워낙 조그마해서

DSLR 바디에 찰싹 붙어있다 싶은 렌즈도 있는가 하면 대포알이라도 쏘아낼 듯 거대한

렌즈도 있는 거다. 거기다가 18-55mm네 18-200mm네 35mm네, 이상한 길이들은 또 뭐고

F2.4니 F3.5-5.6이니 F로 시작하는 소숫점의 숫자들은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한 렌즈의 세계.

조금은 눈에 그런 숫자들이 들어온다 싶을 즈음, 카메라 사면 기본으로 끼워주는 번들렌즈만

여지껏 쓰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단렌즈'라는 걸 써보게 됐다. Pentax DA 35mm F2.4라는 렌즈.


mm가 붙어있어 뭔가의 길이를 재는 듯한 35mm는 초점거리, '카메라의 렌즈로부터 피사체의 상이

맺히는 카메라 센서 사이의 거리'란 의미라고 하지만 간단하게는 피사체와 카메라 사이의 거리에

준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mm 앞의 숫자가 커질수록 먼 곳의 피사체가 잡히는 거니까.ㅋ

35mm의 초점거리를 필름으로 환산하면 53.5mm쯤, 눈에 보이는 시야와 비슷한 표준화각으로

찍을 수 있는 렌즈라는 걸 알려주는 셈이다.


그리고 F로 시작하는 숫자 F2.4는 조리개값, 렌즈를 덮는 눈꺼풀같은 조리개가 얼마나 많이 나와있는지

그 길이를 나타내는 셈이니까, 아무래도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빛이 많이 흠뻑 들어오게 되니까 어두운

실내에서도 밝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 번들렌즈의 조리개가 아무리 활짝 열려도 F3.5니까-다시 말하면

최대 조리개값이 F3.5니까-이전까지 사진찍으면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조리개값인 거다.  



결론! 조리개는 눈꺼풀, 단렌즈는 순정만화 여주인공 샤방샤방 눈망울

뭐랄까,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그렁그렁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연상하면 되려나. 활짝 열린 채

뭇 남성들-선배, 친구, 후배, 선생님(?), 학부형(?!)-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커다란 눈망울.

그렇다고 이런 흠칫 무서운 사진을 연상할 건 아니고, F2.4의 단렌즈는 이렇게 눈꺼풀이 바득바득

끝까지 벗겨진 커다란 눈망울같은 렌즈를 갖고 사진을 찍는 셈이란 것만 이해하면 될 거 같다.

그래서, 보통 200g에 달하던 번들렌즈(18-55mm)를 들고 다니다가 124g에 불과한 단렌즈를

달고 다니며 이런저런 사진들을 찍어보았다. 성능을 시험해본다는 핑계로 참 잘 놀았다 싶게,

F2.4에서 F22까지의 폭넓은 조리개값은 잘만 활용하면 꽤나 섬세하지만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던

것 같다. 그리고 배경을 확 날려버리는 아웃포커싱 역시 질리도록 써봤다.


※ 아, 사진들 올리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 하나. '단렌즈'라고 하지만 정말 렌즈가 하나 들어가서

'단單'렌즈인건 아니었다. 어떤 렌즈를 막론하고 'X군 X매' 따위로 몇개의 렌즈가 들어가서 마치

안경점에서 시력 보정하듯 이런저런 렌즈를 매만져 이미지를 잡는다고 하는데, Pentax DA 35mm

F2.4 단렌즈의 경우는 '5군 6매'로 이루어진 렌즈들이 있는 셈이다.




조리개를 쪼였다가 풀었다가~

 


조금씩 조리개를 쪼여가며-렌즈의 눈꺼풀을 감겨가며-4층짜리 원형 화분받침대를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앙상한 철골의 형체가 꼭대기층만 보이다가, 그 아래층까지 보이다가, 다시

그 아래층까지 보이다가 땅바닥까지 환하게 보이는 순간에까지 이르는 거다. 왼쪽 위부터

F2.4, F3.2, F4.0, F4.5, F5.6, F7.1, F9.0, F11, F14로 점점점 조리개가 닫혀간-렌즈가 점점

감겨진-사진들이다.

그리고 F22까지 조리개를 바싹 조인 사진. 흔히들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 DSLR과 느낌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런 조리개를 조이고 풀은 그 차이가 아닌가 싶다. 똑딱이는 조리개를 활짝 열고

배경을 전부 날려버릴 수 있는 옵션이 애초 주어지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자유로이 조리개를

조정할 수 있는 DSLR이 좋긴 하겠지만, 상황이나 분위기에 따라 의도에 맞도록 쓰면 좋겠다.

예전엔 그저 '아웃포커싱'하면 우우- 하면서 굉장한 뭔가부다 했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더라는.


왼쪽은 F2.4, 오른쪽은 F10, 밑에서 바라본 불규칙한 형태의 장식장 역시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밑엣사진은 반대로, 왼쪽은 F18, 오른쪽이 F2.4, 가로등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전혀 다른 공간인 듯 달라졌다. 조금만 멀어진다 싶어도 선이 뭉개지고 형이 흔들리면서

조금 불분명해지기도 하고, 부드럽달까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하는게 F2.4의 느낌이라면,

세부의 디테일이 멀찌감치 떨어진 곳들도 제법 살아있으면서 전체적으로 생생하고 또렷한

분위기로 똘똘해 보이는게 그보다 조리개를 조인 사진의 느낌인 거다.

항상 그렇게 두드러진 차이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조리개를 극단에서 극단으로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기보다는 미세하게 움직여서도 미묘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의 차이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한 거 같다. (위쪽 : 1/2500, F2.4, ISO1600, 아래쪽 : 1/50, F8, ISO1600)


뭐랄까, 물에 조금 번졌던 풍경이 조금씩 말라들어가며 뽀송뽀송, 디테일들이 다시

선명하게 각을 갖추기 시작하고 색감을 촘촘이 갈무리하는 느낌이랄까. 조금은 너그럽고

포근하게 바라보던 시선이 조금씩 엄하고 칼같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왼쪽위부터 F2.4, F5.0, F8.0, F14, F22로 삼엄하게 조여지는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눈망울. 

 

아웃포커싱의 효과가 두드러진 사진들. 배경이 되는 시멘트블록의 거칠고 까칠한 디테일이

물기를 머금은 듯 뭉글뭉글 부드럽게 지워졌다. 샤기컷을 한 듯 부담스럽던 디테일이 많이

쳐내지고 나니까 한결 가볍게 살아나는 중심 피사체의 느낌. (왼쪽 : F2.4, 오른쪽 : F16)

 

A. 시멘트와 나무, 철제 난간의 혼합재료로 만들어진 계단 모양의 오브제를 위에서 밑으로 바라본

사진. 촬영 세부정보는 1/2000, F2.4, ISO1600.

B. 마찬가지의 시멘트와 나무, 철제로 이루어진 오브제를 같은 각도로 바라보고 찍은 사진.

촬영 세부정보는 1/40, F18, ISO1600.


A와 B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 건 오롯이 렌즈 조리개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순정만화 여주인공같은 그렁그렁한 눈망울에 힘입어, 진부한 일상에서 새로운 감성을 발견했다.





Episode 1. 경마장 가는 길.



겨울에도 말들은 죽자고 달렸다. 가을철에 만났던 말들보다는 조금 뻣뻣하고 둔해진 네발놀림인가

싶었지만, 어느 순간 새하얀 입김을 격하게 토하며 팽팽한 근육을 조여대며 질풍처럼 내달렸다.

어찌나 빠르던지 눈앞까지 짖쳐들어온 말들은 휙 바람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트랙 너머로 사라졌고,

사람들의 고함소리는 결승선에 가까울수록 아이유의 3단부스터처럼 높아가기만 했던 거다.

(이전 포스팅 : 쩍쩍 갈라진 말근육들의 향연, 과천 경마공원.)

그런 역동적이고 스펙타클한 장면들, 분위기를 전달하기엔 역시 사진보다는 동영상이다.

중딩때 야설로 시작해 고딩쯤 야사(야한 사진)를 거쳐 야동으로, 그리고 이제 3D로 촬영된 야동으로

진화해 가듯, 분위기와 느낌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는 역시 사진보다

동영상이 유리한 거다. 마찬가지로 같은 동영상이라도 그냥 동영상보다는 HD동영상이 화질면에서

훨씬 더 우수한 데다가 더구나 핸디캠의 전설 소니의 Full HD 화질이라면야.


이전에 경마장 왔을 때 미처 사진으로 못 나눴던 풍경들, 분위기들을 이제라도 소니a33의 힘을 빌어

사람들과 나눠보기로 한다. 물론 그건 사진을 발로 찍는 허술한 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세상엔 사진을 굉장히 잘 찍는 사람보단 웬만큼 찍거나 조금 찍을 줄 아는 사람, 혹은 나처럼

발로 찍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다. 남은 문제는 두 가지, 사진 셔터 누르는 만큼 동영상 촬영하기가

쉬운지, 그리고 그렇게 찍힌 동영상이 적어도 발로 찍힌 사진만큼은 봐줄 만한지.


동영상기능의 마지노선#1. 사진 셔터 누르는만큼 동영상찍기가 쉬운지.

 : 아무리 동영상 기능이 있으면 뭐하나, 조작하기가 쉽지 않고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야 한다면

정작 눈앞에서 UFO가 지나쳐가도 동영상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휙, 보내버리고 말 거다.
 

경마장 구경가야 하니까, 간단하게만 말하면 무지하게 쉬웠다. 그냥 버튼 하나. 저 빨간 눈알이

박혀있는 'MOVIE' 버튼만 누르면 바로 촬영. 화이트밸런스, 노출보정, 측광모드나 오토포커싱

기능은 사진 촬영때 쓰이던 설정값이 그대로 넘어가니 따로 손댈 것도 없고, 셔터속도와

조리개값은 자동으로 조정이 된다. 게다가 자동으로 초점이 계속 변환되어 알아서 찍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준다고 하니, 정말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이란 얘기다.


물론 여러가지 옵션이 있긴 하다. 사진찍을 때처럼 커다란 LCD모니터에 몇가지 디스플레이모드를

택할 수 있는데, 자이로센서가 수평수직을 잡아주는 게 동영상 촬영 때 도움이 크더란 건 찍어보고

나서의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 이외에도 동영상 파일 형태를 바꾸거나, 동영상 크기를 바꿀 수도

있던데, 어렵지도 않거니와 부수적인 이야기니까 패스. 이럴 때가 아니라 경마장에서 '발로 찍은

동영상' 이야기 할 때란 말이다.



동영상기능의 마지노선#2. 동영상이 적어도 발로 찍힌 사진만큼은 봐줄 만한지.

 : 아무리 동영상 찍기가 간편하다고 해도 초점도 안 맞고 화질도 엉성해서 당췌 이게 뭘 찍어놓은

건지 알아보기 힘들거나 알아보기 싫다면, 차라리 발가락으로 사진찍기를 계속하겠단 거다.



1)
말돌리기 : 과천 경마공원을 기준으로 하자면, 우선 경마가 시작되기 삼십분 전 조그마한

광장에서 경주마들을 빙빙 돌리며 말의 상태와 워킹 등을 보여준다. 말의 저 탄탄한 허벅지와

굵직하고 강건해 보이는 말근육들, 이건 그야말로 '발로 찍은 말 사진'이지만 그래도 이정도다.





경주마들이 자그마한 원형 광장을 돌며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자리, 말들을 하나한 렌즈로

훑으며 첫 촬영을 시작했다. 단지 장면 하나를 찍는 게 아니라 어떻게 화면이 움직이고

어떤 방향으로 돌아야 할지 따위, 생각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그제서야 알아채고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 와중에도 카메라는 잘도 돌더라는.




2) 기수태우고 말돌리기 : 위 영상에서도 볼 수 있지만 좀더 확연하게 티가 난다. 지가 알아서

앞뒤의 말들로 초점을 순식간에 조정해내는 카메라의 AF, Auto Focusing은 가히 AI라고

할 만하다. 요새 유행한다는 조류독감만 AI가 아니라,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도 AI인 거다.

알아서 초점을 이리저리 조정하며 기수를 태우고 광장을 도는 말들의 흩날리는 갈기, 강인한 걸음,

잔뜩 긴장한 근육 매무새들이 앞뒤로 생생하게 잡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3) 트랙으로 나서기 : 저번에 청담공원 등지에서 잘 써먹었던 파노라마 기능, 넓은 트랙에

경주마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람몸통만한 엉덩이근육을 씰룩거리며 잘 정돈된 트랙위로

나서는 말들과 기수들에서 풍기는 긴장감과 비장함에 입김마저 조심스럽다.


4)
출발선에 주차, 아니 주마(駐馬)하기 : 기수를 태운 말들이 하나씩 출발선 앞에 섰다.




5) 폭풍질주하는 말들 : 트랙을 한바퀴 돌고 다시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말들, 제법 엎치락뒷치락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 지나갔고, 사람들의 고성 소리는 높아만 갔다.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카메라는 듬직하게도 무리지어 지나가는 말들을 하나하나 선명하게, 번호는 물론이고 발굽에서

뿜어져나오는 흙먼지까지 보여주던 거다. 비록 내 마권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었지만 이런 멋진

영상들이 남았으니 그걸로 만족이랄까.



+ 알파(α). 실제로 동영상기능을 어떻게 쓰게 되더라는 경험담.

 :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도, 동영상으로 남기면 괜찮겠다 싶은 순간들,

혹은 동영상으로밖에는 표현이 안 되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는 거다. 예컨대, 눈발이

거꾸로 땅에서 하늘로 휘날리는 광경이라거나, 불빛 가득한 밤거리를 즐겁게 떠도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같은 것들.



고층빌딩 주변에서는 바람이 마구 뒤집혀 불기도 하고, 마를린 먼로의 치마도 펄럭 뒤집는

음흉한 광풍이 분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눈발마저 거꾸로 휘날리게 할 줄은 몰랐다.

그치만 사진으로는 그렇게 지상에서 하늘로 치솟는 눈발을 잡아낼 재간이 내겐 없는 거다.



다행히도, 버튼 하나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게다가 이렇게 화질이 뛰어난 영상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마침 갖고 있었기에 남길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이런 거 아닐까.




그리고 포스코사거리 앞의 범상치 않은 루미나리에, 촘촘한 꼬마전구가 알박힌 그곳의 풍경을

경쾌하게 뒤흔드는 아이의 웃음소리, 그리고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까지. 이런 것들이 멈춘채

굳어진 풍경이 아니라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으로 담긴 건 다행이다. 근경과 원경을 유연하게

오르내리며 풍경을 잡아내고 밝기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건 덤.


그렇게 저장된 파일들은 각기 다른 폴더에 저장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왼쪽에서 보이듯

동영상은 동영상 폴더에, 오른쪽에서 보이듯 사진은 사진 폴더에. LCD모니터가 넓어서인지

저렇게 폴더 두개가 한번에 보이는 빼곡한 구성에도 그다지 답답하거나 조그매보이진 않는다.





Episode 2. 고감도 & '노이즈'줄이기.



#1. 빛이 적은 곳에서도 좋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는, 고감도성능!!



ISO100에서 무려 ISO12800까지 올라가는 권장노출지수(ISO)는 과연 야경 촬영에 강하다

소니의 명성을 그대로 확인시켜주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ISO가 높을수록 적은 양의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사진이 찍힌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데, 감도가 높을수록 화면의 입자가

거칠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아무래도 사진 두장이 느낌이 다르다. 오른쪽 사진은 ISO12800으로 잔뜩 감도를 높인 사진,

덕분에 조그마한 사이즈에서도 입자가 거칠거칠 드러나보인다. 반면 왼쪽 사진은 감도를

ISO1600으로 낮춘 사진, 그래서 확연히 부드러워 보이는 거다.


혹은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오른쪽 사진은 ISO12800으로 감도를 한껏 높여 조금 사진이

거친 느낌이 나긴 하지만 불빛을 보다 환하고 이쁘게 잡아낸 거다. 반면 왼쪽은 ISO를 낮추어

불빛이 부드럽긴 한데 너무 어두워서 다소 침침해 보인달까, 느낌이 안 산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ISO100의 저감도로 찍힌 왼쪽 사진은 잔뜩 흔들려 버렸지만, ISO12800

고감도로 찍힌 중간 사진은 또 조금 입자가 굵은 노이즈가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ISO1600으로

잡아낸 풍경, 이래서 적당한 감도를 설정하고 최대한 노이즈를 줄여내는 게 관건인 거 같기도 하다.


여하간 ISO128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성능은 흐리거나 어두워서 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사진을 찍기에 보다 수월하게 해주는 것은 확실한 거 같다. 이 자체로도 나름 멋진 야경을

부족한 발실력으로나마 잡아낼 수 있도록 해준 건 오로지 소니a33의 성능 덕분.



#2. 빛이 적은 곳에서도 '노이즈'를 최대한 줄여서 사진을 찍기 위한, 다중프레임 NR!


ISO감도의 폭이 넓어지는 건 분명 흐리거나 어두울 때, 혹은 어두운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때

좀더 디테일을 살려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와 함께 사진 입자가 거칠게 느껴지는 '노이즈'는

아무래도 고감도의 특징이라기보다는 단점에 가까운 거 같다. 그런 '노이즈'를 조금 덜어내고

가능한 밝고 선명하되 부드러운 사진을 구하는 건 인지상정.

그래서 소니a33에서 채용한 기능은 '다중 프레임 NR(Noise Reduction)'. 자동으로 6장을

연속 촬영하고 그 화상들을 합성한 후 노이즈를 줄여서 하나의 화상으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그저 감도를 자동 설정하고 1장을 촬영하는 'AUTO' 모드에 비해 훨씬 진화한 기능인 셈이다.


AUTO 모드 외에도 ISO100~400 구간에선 (화창한 날씨에 야외에서) 밝을 때 촬영에 적합하도록,

ISO800~1600 구간에선 밝지 않을 때 촬영하는 경우(흐림, 저녁, 실내 등), ISO3200~12800 구간엔

조명이 어두울 때 손에 들고 촬영하는 경우, ISO25600에선 어두울 때 손에 들고 촬영할 때 각각

노이즈를 줄일 수 있도록, 이렇게 ISO100~25600의 총 9가지 '다중 프레임 NR' 모드

있다는 건, 꽤나 섬세하고 사려깊은 배려라고 감탄할 만하다.


이렇게 '다중 프레임 NR' 모드를 활용해 사진을 찍으면, 감도를 더 높여 밝으면서도 노이즈 역시

훨씬 줄어든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거다. 왼쪽은 ISO12800으로 찍은 한밤중의 놀이터, 오른쪽은

무려 ISO25600으로 찍은 같은 장소지만 훨씬 밝고 선명하면서도 노이즈 역시 줄어들었다.


혹은 같은 ISO12800으로 찍더라도, 좀더 밝고 노이즈가 줄어들어 부드러운 사진이 얻어지는 거다.

원목 재질의 안내판 배경이 좀더 따스하고 보드라운 느낌으로 찍힌 사진, 딱 보면 알겠지만 역시

오른쪽 사진이 '다중 프레임 NR' 모드가 작동한 사진이다.


+ 알파(α). 실제로 '다중 프레임 NR' 기능을 어떻게 쓰게 되더라는 몇 장의 사진들.



위에서 그저 ISO를 높여서 찍었던 풍경들도 '다중 프레임 NR' 모드로 다시 찍는 순간 좀더

부드러우면서도 밝고 따뜻한 느낌의 사진이 된다. 6장이 순식간에 찰칵찰칵 찍히는 소리도

맘에 들지만, '처리중'이란 안내화면이 지나가고 합성된 화면이 이렇게 뜨는 순간도 과연

어떤 사진이 나올지 두근두근 기대하게 만드는 거다.


경마장 건물 1, 2, 3층을 빼곡히 메운 채 주먹쥐며 말들을 응원하던 사람들, 포스코사거리 앞의

루미나리에 아래에서 풍선을 들고 뛰놀던 아이들, 어느 일식주점의 벽면을 장식한 인형과 촛불들,

그리고 어느 까페에서 만났던 완전 푹신하고 편안해 보이던 낡은 의자까지. 다중 프레임의

세례를 받고 새롭게 조율된 사진 속에서 더욱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담고 있는 듯 하다.









* 이 글은 소니 a33 평가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 1강 : 회전형 LCD로 만나는 아크로바틱한 세계)





학습주제 : 회전형 LCD 괴롭히기(상하로 180도, 좌우로 270도 꺽어주기)

준 비 물 :
오늘의 피사체, '천공의 성 라퓨타' 로봇병사

학습목표 : 이 녀석을 앞에 세워두고 파파라치들이 하듯 온갖 자세로 사진을 찍어볼 생각입니다.

자동차나 전봇대 뒤에 숨는 건 기본, 때로 정원수 아래 엎드려 기기도 하고 담벼락 위로 카메라만

올려두고 찍기도 하는, 온갖 아크로바틱한 자세에서도 안정된 사진이 나오는지가 평가 요소겠죠.





평가결과 :

(1) LCD모니터의 회전력

피사체가 어디에 어떤 각도로 서 있던 카메라 렌즈가 그쪽만 향해 있다면 어떤 식으로던 LCD를

회전시켜 피사체와 구도를 확인하고 촬영할 수가 있었네요. 아직 그런 일은 없었지만 누군가를

스토킹하게 된다거나, 용돈이라도 벌겠다며 과속차량, 신호위반차량을 몰래 촬영하여 신고하는

'차파라치'로 좀 뛰어보게 된다고 하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장비인 것 같습니다.


(2) LCD모니터의 화질 및 성능

카메라를 수평으로 놓으면 함께 수평으로 보이던 모니터 뷰가 수직으로 카메라를 꺾는 순간

함께 수직으로 나타나네요. 아무래도 모니터가 렌즈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인식하고 움직일만큼

똑똑한 거 같아요. 게다가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움직여도 버벅대지 않고 바로 화면으로

보여주는 고화질 모니터의 재빠른 반응 속도에 만족하고 말았습니다.


(3) LCD모니터의 내구

상하로 180도, 좌우로 270도를 회전하다보니 격하게 움직이다가 부러지거나 쉬이 고장나지는

않을까 싶은 우려가 생기는 건 인지상정. 그렇지만 스스로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함부로 다룬지

일주일 째지만 여전히 처음과 같이 적당히 절도있고 단단한 느낌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고작' 일주일이라고는 해도 근 이천장을 찍었으니 허술하게 만들어진거라면 LCD모니터가

조금은 처음의 빳빳한 풀기를 잃고 느슨해질 수 있을 텐데, 믿음직하네요.


 

(제 2강 : 회전형 LCD받고, 셀프샷으로 만나는 차마 못봐줄 민폐의 세계)


※ 학습 시작 전, 노약자나 심신허약자, 임산부의 경우 시선을 어서 아웃오브모니터하기 바랍니다.

MB가 최근 대규모 민방위훈련을 한 건 사실 인터넷상 최초공개될 '민폐의 세계'를 두려워해서라는..


학습주제 : 회전형 LCD를 이용해서 셀프샷..찍어보기(심호흡부터 하기)

준 비 물 :
 깨끗이 닦인 얼굴.

학습목표 : 한여름도 아니지만 LCD모니터를 활용해 공포심을 극대화..가 아니라,

모처럼 본인의 얼굴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그나마 카메라에 죄짓지 않는 각도를 연구해봅니다.




LCD 모니터를 위에서 아래로 180도 꺽고, 다시 좌에서 우로 180도 꺽으면 스스로의 얼굴을

보며 사진을 찍게 되는 무시무시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ㄷㄷㄷ 카메라로 슬몃 가려져

있지만 저게 참..여태 셀카 한번 맘먹고 제대로 찍어본 적 없으니 더더욱 손발이 오그라들더라구요.

게다가 화면을 넙데데하게 바로 세우던, 아니면 세로로 세워서 위아래로 길쭉하게 세우던 바로

따라오는 LCD 모니터가 얼마나 무섭던지요. 이렇게 수평/수직까지 잡아주는 자이로센서가

작동하니까 카메라를 쥐고 있는 이 공간이 내 방인지 하늘 높은 곳의 비행기 속인지 원.


평가결과 : 이번 '셀프샷' 학습은 끝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카메라의 문제 아닌 거 저도 압니다.

셀프샷을 찍기에 더없이 좋은 커다란 3인치짜리 LCD모니터가 렌즈 앞에 놓인 제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으니..사람 대신 기계를 탓할 만큼은 뻔뻔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저.

남은문제 : 왜 카메라 앞에선 웃음 대신 한숨이 나오는 걸까요.





(제 3강 : 회전형 LCD에 스마일셔터를 얹어 비로소 만나는 셀프샷의 세계)



다행인지, 소니a33은 '스마일 셔터'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렌즈에 비친 사람의 얼굴이

웃는다고 인식된 순간 자동으로 셔터가 눌리고 사진이 촬영되는 기능인데요, 그렇다고 이게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김치~' '치즈~' 따위 마구 던지지도 않을 테니 조금

반신반의하며 카메라를 쥐었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다가.

학습주제 : 스마일 셔터 앞에서 방긋 웃기

준 비 물 :
 얼굴 몇 개.

학습목표 : 이 카메라, 소니 a33이 사람을 웃기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셔터가 자동으로

웃음을 검출해서 눌린다니 그래도 조금은 긴장을 덜 타게 되는 거 같습니다. 한껏 입술을 열어

웃음을 지으며 동시에 셔터 누르는 타이밍도 고심해야 하는 평소와 달리, 그저 내키는 대로

분위기 잡고 웃음을 지어보는 것이 이번 학습의 목표입니다. 나머지는 카메라에 맡기도록 하죠.




그렇게 카메라에 모든 걸 맡기는 마음으로 렌즈를 마주했지만, 좀처럼 얼굴을 마주하기가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계속 카메라로 얼굴을 가리다 보니 LCD

왼편에 웃음 정도를 측정하는 바는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카메라로 가린 얼굴에서

웃음을 검출하지 못한다는 걸까, 나름 신뢰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마음이 열리면서 표정도 덩달아 풀리기 시작했나 봅니다. 맨 얼굴을 마주하고도 좀처럼

작동할 줄 모르던 '스마일 셔터'가 어느 순간 찰칵찰칵 움직이더니 이내 쉼없이 찍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몇가지 촬영 테크닉이 있다더니 참고함직 하여, 옮겨보아요.


[촬영 테크닉] (from 사용설명서)

1. 앞머리 등이 눈을 덮지 말도록 하십시오. 눈은 가늘게 뜬 상태를 유지하십시오.

2.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마십시오.

3. 얼굴은 가능한 한 카메라 앞을 향하도록 하고 머리를 숙이지 마십시오.

4. 입을 벌린 활짝 웃는 얼굴을 하십시오. 치아가 보이면 스마일을 검출하기 쉬워집니다.





스마일 인식 감도는 총 3단계로 나뉘어, '작은 스마일', '보통 스마일', '큰 스마일'로 구분됩니다.

LCD모니터 왼쪽의 스마일 인식감도 지시등을 보면 작은 스마일은 밑에서부터 두번째 칸만큼만

웃음이 차면 작동하고, 큰 스마일은 밑에서부터 네번째 칸까지 웃음이 차야 작동하네요.

큰 스마일을 작동시키려면 입을 굉장히 크게 벌려 웃거나 오만상을 찌푸리며 웃어야 셔터가

작동하던데, 그렇게 찍힌 사진은...그냥 혼자 보고 조용히 지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돈많은 소니에서야 이렇게 이쁜 모델님을 초빙하셔서 멋진 웃음이 찍힌 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지만 저는 그냥 주변 사람들에게 무작정 들이대보기로 했습니다. 스마일 셔터가 강아지 웃음에도

-개들도 때로는 웃지 말입니다!-작동하는지 실험도 해봤고, 커다랗게 옥외광고판 안에서 웃고 있는

서우나 신민아에게도 작동하는지 실험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이 '스마일 셔터'는 생각보다 굉장히

똑똑한 건지 '피와 땀이 흐르는' 사람에게만 작동하더군요.


음...이 사진들은 확인후 10초 이내에 자동폭발할 예정입니다...; (뭐 그래도 좀체 셀카에

적응하지 못했던 여태까지의 사진들에 비해서는 장족의 발전이네요..음음. 속으로 혼자선

좋아라 하고 있다는..음음.)


그리고, 친구들과 회사 사람들의 웃음. 소니a33의 '스마일 셔터'를 시험한다며 카메라를 들이대긴

했지만, 다들 활짝 웃고 있는 세계, 밝고 따뜻한 세계가 찍혔어요.




따뜻한 웃음을 보여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 이 글은 소니 a33 평가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단수이, 여기까지 와서 그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학교를 찾아보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진리(眞理)대학 내부의 옥스포드 컬리지로 향했을 때 마주쳤던, 눈부신 칠월의 햇살 속에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던 한 사람. 인상적이었다.

단수이는 아무래도 타이완의 수도 타이페이에 비길 수는 없이 작고 조용한 도시, 거리를 다니는 버스에서도

나름의 운치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진리대학에 향하는 길,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그녀, 이십년 전의 그녀가 기다리고 있을 거 같은 조바심에 서둘러

오르막을 오르려니 땀이 삐질삐질. 여기도 덥구나, 당연하지만 절절했던 한탄.

원래 영화 촬영지라고 해서 넘 기대를 많이 하고 가면 으레 실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냥, 애초부터 영화 속

장면을 그려본다거나 그녀들이 뛰어나와 반긴다거나 그런 망상은 없이, 타이완의 대학을 하나 구경한다는

기분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꽤나 고풍스럽고 오래 되어 보이는 건물들.

타이완에서 최초로 럭비를 시작한 학교임을 알리는 기념비. 왠지 머릿속에서 계속 영화를 빨리감고 되감고 하며

이 곳이 어디에서 봤었는지 스캐닝하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아, 여긴 기억난다!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던 곳. 여주인공이 졸업사진을 찍었던 곳이다. 건물 내부는 다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조그마한 공간 하나를 영화 속 풍경과 맞춰본 것만으로도

당장 영화 속 스토리나 인물들이 훨씬 실감나게 다가왔다.

꼭 영화가 아니어도, 참 이쁜 학교다. 잘 가꿔지기도 했고, 건물 자체도 단조로운 성냥갑이 아니라 이리저리

삐죽빼죽한 실루엣이 뚜렷하다.

담색 학교 건물벽을 스크린삼아 펼쳐지던 야자수와 바람의 희롱 장면. 둘이 껴안고 뒹굴고 엎어지고, 아주

물고 뜯고 장난이 아니었던 격한 정사. 아무래도 해안가에 가까운지라 해풍이 세게 불어대는 거 같다.

무슨 요새나 탑처럼 높이 솟은 저 꼭대기 층에는 뭐가 있을까. 이런 학교에서 공부하면 참 좋겠다, 란 생각도

들었다. 우리학교 자하연에서 굼실굼실 기어나오던 자라들, 거북이들이나 여기 사는 거북이는 비슷하게 생겼구나.

방학중인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카메라 장비를 둘러메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으러 온 듯한 사람들이

꽤나 보였다. 그럴 만도 하겠다, 싶도록 구석구석 운치있는 풍경들이 가득하던 커다란 캠퍼스.

진리대학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유치원까지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조그마한 '학교마을'을

이루고 있는 거 같이 느껴졌다. 학교와 학교를 잇는 길을 따라 담을 넘나드는 담쟁이덩굴.

이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슨 학교인지 식별하는 건 포기한지 오래. 그냥 발길 닫는대로 아무 곳으로나

들어가고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그럴 듯한 풍경. 얼핏 음악당이라는 거 같던데, 단정한 외관이 맘에 든다.

마주보고 선 건물은 '옥스포드 컬리지', 타이완 최초로 세워진 서양식 학교라던가. 문이 잠겨 있어 그냥 한바퀴

외관만 둘러볼 수 밖에, 1880년에 세워진 건물이라는데 굉장히 따뜻한 느낌의 건물이다. 붉은 벽돌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단층짜리 건물에 자연스레 놓인 기왓장들이 맘을 편하게 해주는지도.

건물 두채 사이에 끼어 있는 연못에 비친 음악당의 그림자.

그 옆에서 발견한 정말 신기한 꽃. 노란 꽃잎 사이에서 하얀색 꽃이 다시 피어나 있는 거다. 아마도 저 노란 부위는

꽃잎이 아니라 커다랗게 발달한 꽃받침일 테고 흰 부분이 꽃잎이라고 하겠지만, 원래 그런 거다. 이쁘면 다

'꽃'이라고 불러주고 싶은 게 사람 심리.

내려오던 길, 바닥에서 발견한 귀엽달까 유치한 그림이 그려진 타일들, 아마도 근처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겠지만 단호한 가위가 살짝 묘하게 생긴 담배의 밑둥아리를 철컥 자르고 있었다.

환호작약하는 가족, 그리고 머리 위에서 환호작약하는 태양의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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