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오른 모든 사진은 일체의 후보정을 거치지 않은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보정을 거치면 좀더 봐줄만한 사진이 되겠지만, 그래도 뭐, 보정 안해도 제법 봐줄만하지
않나 싶은 '제눈에 안경' 심리가 발동해 버렸네요.)
(보정을 거치면 좀더 봐줄만한 사진이 되겠지만, 그래도 뭐, 보정 안해도 제법 봐줄만하지
않나 싶은 '제눈에 안경' 심리가 발동해 버렸네요.)
평소 들고 다니던 Pentax K-x를 한달넘게 묵혀 두고는 SONY의 알파33을 들고 다니면서,
그러고 보니 (여느 때처럼) 참 많이도 돌아다니고 사진도 참 많이 찍었다. 더구나 연말연시
괜시리 부산하고 싱숭생숭한 마음결 따라서 여행도 가고, 전시도 보고, 술도 마시고, 그렇게
낮이나 밤이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나름대로 뿌듯하게 보낸 한 달이었던 듯.
그 중에서 그나마 '발로 찍은' 느낌이 덜한 사진들을 좀 정리하며 카메라 리뷰도 마무리짓고,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엉겁결에 한숨에 몰아온 페이스도 잠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앉은 김에 쉬어간다고, SONY a33으로 찍은 사진들로 포스팅했던 지난 50여개
글들도 다시 한번 흘낏거리는 잔 재미도 있었다.
#1. 시선은 넓혀주고, 기억은 생생하게.(스윕 파노라마 기능)
전주 한옥마을에 갔을 때, 파노라마로 찍기에 딱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던 풍경이 있었다. 돌담이
제법 짧지 않은 길이로 쭉 이어져 있는 길에서라면 사진 끝에서 끝까지 멋진 파노라마를 찍을 수
있겠다 싶어서. 이씨가문 할아버지 얼굴 익히라고 만들어둔,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약간 창문빛이 반사되긴 했지만, 강남의 50층쯤의 빌딩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며 찍은 풍경 역시
a33이 가진 스윕 파노라마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구불대는 탄천과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들의 윤곽이 거의 그대로 정밀하게 잘 드러났었다.
그리고 이 사진, 포스코사거리의 루미나리에를 쌍쌍이 즐겁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
혼자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드르륵드르륵, 끝내 수평을 맞춰서 사진 바닥과 위에
나무들을 심어낸 것에 스스로 너무 대견했다. 매콤하게 추운 밤, 하늘과 땅에 맞닿은 불빛.
#2. 1420만 화소의 압도적인 화질.
전부가 그렇지만)인데 그때 내가 보았던 하늘색을 그대로 담아올 수 있었다. 파란 하늘에 슬쩍
무지개처럼 걸려있는 빨간 홍살문.
수없이 자잘한 실금이 그인 파란 하늘이 살금, 내려앉았다.
바닥의 얼음 때문에 사진찍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무리 못해도 기본은 하던 a33.
눈덮인 한옥마을, 불쑥 올라선 전동성당의 둥근 지붕.
녀석은 나보다 훨씬 능숙해 보였다. 기억해 줘, 아고라.
비빔밥은 그 맛도 맛이었지만, 먹기 전부터 그 때깔이 남달랐달까. 대충 김이 파랗고 보랏빛도
품고 있다 치면 무지개색이 다 들어간 셈이다. 전주엔 '전주비빔밥'이 없다, '비빔밥'이 있을 뿐.
생각했는데 얼추 흉내낸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사진만 봐도 배고파지는, 전주의 '골동반' 정식.
다른 거 같기도 하고. 시크릿가든의 현빈과 하지원, 2010 서울 인형전시회에 참가하다.
#3. DRO와 HDR의 섬세한 표현.
까맣게 나올까봐 DRO기능을 발휘해서 찍어봤다. 눈덮인 한옥마을, 불쑥 올라선 전동성당의 둥근 지붕.
조명이 마치 조각보처럼 여기저기 뚝뚝 끊겨서 떨궈지는 데도 꽤나 화사한 풍경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맹장같던 하루하루가 지나고.
발견하고 다시 자리로 가서 카메라를 들고 찍고는,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다시 술마시기에
열중했다는 슬픈 전설이 함께 하는 사진이다. 히레사케가 땡기는 날.
꺼내들고 술집 마당에 꾸며진 트리를 감상했다던가. 이미 저런 꼬마전구로 불밝히기에는 꽤나
캄캄히 어두웠었지만, 이때 역시도 DRO기능의 힘을 빌려보았다.
#4. ISO12800의 강력한 고감도 성능.
그런 곳이어서 사진이 제대로 찍히기나 할지도 걱정스러웠던 곳이다. 그래도 제법 분위기도
전해지면서 인테리어의 디테일도 뭉개지지 않고 살아난 거 같다.
조명이 꽤나 어두워서 그 통나무의 나무테무늬나 거칠거칠한 결이 제대로 찍힐까 싶었었다.
생겼는지도 알기 쉽지 않던-과장을 조금 보탰지만-그런 상황. 일렁이는 촛불에 의지해 찍은
사진 치고는 꽃잎의 모양이니 색깔이 꽤나 선명하다. 위로 뻗치는 촛불의 광선도 슬쩍 잡혔고.
어둡기로 치면 그다지 나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복잡한 문양을 가진 칸막이를 나름대로
잘 잡아내고 술집 분위기도 조금은 더 밝고 따뜻하게 찍힌 것 같다.
햇살 한줌을 맞으며 해바라기하던 시간. 까맣고 반들거리는, 의젓하고 충직한 눈매가 맘에 든다.
사진으로 찍기에도 좀 막막해졌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 있지 않을까. 신데렐라가 열두시
종이 치는 순간 느꼈을 안타까움이 바로 그런 거였을 텐데, 아무래도 ISO12800까지 가능한
카메라다 보니까 그 시간이 조금은 늦춰지는 것 같다. 한시반쯤?
#5. 그냥 왠지 빠질 수 없는 사진들.
샘플이미지를 보면 이런 거 한장씩은 꼭 들어가 있는 거 같길래 나 역시 질 수 없다며 올려본
사진들이다. 마지막 사진은 자세히 보면 자전거를 탄 사람이 차창 밖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
#6. Auto-Focus를 구현한 Full HD 동영상.
카메라를 의식했는지 똑바로 이쪽을 쳐다보았다. a33은 계속 그랬듯 움직이는 말머리에서
초점을 벗어나지 않은 채 고화질의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고, 그 화질은 이렇게 대충 한컷
캡쳐해 봐도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선명한 거다. 아마 SONY a33의 최대 장점 중 하나 아닐까.
終. 'DSLR종결자'를 환영하며.
요새 이런 카메라 한 대 없는 사람이 누가 있나.
너도나도 DSLR 들고 다니는 세상에 신제품이래봐야 거기서 거기 아니냐, 라는 실망감 내지
냉소가 아니라, 이제 DSLR시장의 판도와 문법을 바꿀 새로운 카메라가 나왔으니 조만간
사람들 손에마다 이 카메라를 쥐고 다니는 풍경을 보지 않을까 싶다는 환영과 독려의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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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a33] 소니, DSLT로 DSLR시장의 새 시대를 열다.
* [소니a33] 스마일셔터에 회전형 LCD로 만나는 밝고 따뜻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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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들은 소니 a33 평가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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