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작년말에서부터 워낙 뒤숭숭한 분위기여서 그랬는지 더욱 심한 거 같다.
정성일 감독이 그런 혼잣말을 했다고 한다. 연말에 뉴스 마무리 멘트로 '모두 원하는 거 이루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라던가, 아나운서가 그렇게 인사를 하니까 거의 반사적으로 '그럼 지옥이
오겠지'라고. 뭐, 말 자체로도 맞는 말이지만, 왠지 그가 그렇게 뇌까린 날은 오지게 춥고 하필
저렇게 한 잎쯤 덜렁 남아있는 풍경이 머릿속에 남아있던 날 아닐까 싶다.
가장자리가 파랗게 불을 내며 타오른다 싶으면 살짝 지그시 바라봐주곤 퐁당, 뜨겁게 덥혀진
사케잔에 담그는 게 히레사케의 묘미 아닐까.
뜨겁게 덥혀진 사케의 특유한 향기와 달달한 맛이 살짝 피어오르는 비린내를 꾹 눌러주면서
오히려 더 고소하고 달콤해지는. 뜨거운 잔을 두손으로 모아쥐고, 안경에 뿌얘지도록 잔에
머리를 박고선 지느러미를 후후 불어 마시는 순간이면 꽤나 행복해지는 거다.
아..히레사케 한 잔이 오지게도 땡기는 날.
'[일상] 사진 혹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보대사 면접시 표준질문지 및 평가요소 (0) | 2011.01.06 |
---|---|
[초대장(69장)] 작심삼일 시즌2. 새해소원을 적으면 이뤄질지도? (112) | 2011.01.06 |
진중권에 이빨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얼마나 천박한가. (4) | 2011.01.04 |
된장질의 실상은. (2) | 2011.01.04 |
위키리크스가 한반도의 운명을 쥐게 하려는가. (0) | 2011.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