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만난 이번 겨울 마지막 눈. 청초호 너머 보이는 눈덮인 설악산 자락이 웅장하다. 희끗희끗한 색감하며.

어딘가로부터 달려와 네바퀴 자국을 뚜렷이 남긴 채 어딘가에 멈춰 선 승용차 한 대, 그리고 들고 나는 바퀴가

어찌나 많았는지 마구 붓질된 듯한 주차장 입구.

차바퀴들이 굴러간 까만 궤적은 그대로 행인의 길이 되었다. 더이상 아이가 아닌 사람들은 눈을 피해 걷는다.

띄엄띄엄 놓인 건물들 사이엔 그대로 맨 땅거죽이 드러나있다. 까만 까마귀들을 품었다가 훠이 날려보내는 하얀 눈밭.

하얀 눈을 뒤집어쓴 주택 몇채가 추위를 견디려는 듯 다닥다닥 붙어서 온기를 나누고 있기도 하고.


빨갛고 파란 지붕 위를 남김없이 덮었을 하얀 눈이 조금씩 미끄러져 내리는 3월 초의 속초. 곧,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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