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공항의 화장실, 표지판은 굉장히 심플하지만 짙은 대리석 벽면에 그려진 무굴제국 병사같은 모습의

 

이미지가 그나마 밋밋한 남자 화장실의 외벽을 장식중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여자 화장실 역시, 표지판 자체는 별 특색이 없지만 벽면에 제법 포인트가 있다.

 

오히려 남자 화장실쪽보다도 더 신경써서 도안된 듯한 여성, 눈이 이쁜 인도여성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있는.

 

 

 

 

수세식 설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같은 제주도 한라산 해발 1,700m고지의 윗세오름.

 

꽃과 사슴들이 화장실까지 와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가려는 듯 기웃거리는 모양새의 화장실 표지판.

 

기왕이면 조금은 더 남자와 여자의 이모티콘을 이쁘게 매만져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예컨대 남자나 여자나 등산복 차림이라거나. 여자가 저런 치마를 입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나 있겠나 생각해보면.

 

 

 

청와대와 가까워 가끔 대통령이 출몰하기도 하는 통인시장의 화장실, 여느 전통재래시장에서는 찾기도 힘들고

위생상태나 미관 면에서도 '고향의 운치'를 들먹거려야 하는 화장실이지만 이 곳은 나름대로 깔끔하니 정리된

공간에 표지판도 글로벌하게 일본어까지 병기되어 있다. 통인시장, 통통 튀는 센스를 찾아보기.

여자화장실에는 커다란 연꽃을 타고 나온 심청이가 등장하더니 남자화장실에는 김홍도의 풍속화에 그려졌던

서당 훈장님과 돌아앉아 울먹이는 아이가 등장했다. 왠지 그 카피가 생각나는데,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란 카피. 저 꼬맹이 녀석이 울먹거리는 바람에 연상이 뻗어나가 검색하게 된 화장실 스티커.





*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모아보고자 합니다. 자신이 본 최고의 화장실 표시를 제보해주실 분은 댓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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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시퍼렇게 뻗은 대나무들이 울울창창히 뻗어있는 숲을 지나고 나니 몇 채의 한옥과 정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그마한 동네가 나왔다. 잘 가꿔진 정원하며 나무들 사이로 구불구불 돌아나가는 오솔길,

그런 풍경들이 정말 이쁘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새침하게 발을 늘어뜨린 저 화장실까지도 맘에 들었다.


황토로 쌓아올린 담의 은은하고도 자연스런 색감과 기와지붕의 담백한 색감 사이에서, 저렇게 자연소재를

써서 입구를 불투명하게 막아버리고는 두드러지진 않지만 적당히 식별가능한 남, 녀 화장실 표시까지 달았다.

발에 매달아둔 나무패에 각각 남화장실, 여화장실이라 손으로 쓴 글씨에 더해서 남자쪽에는 잠자리를,

여자쪽에는 꽃 한송이를 그려두는 센스까지.

 




*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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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위에서 화장실이 급할 만큼 긴 시간 배를 탄 적이...부산에서 후쿠오카 건너갔던 때 말고는 없었던 거

같다. 그 쾌속선이야 워낙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으니 딱히 화장실이 눈에 띌 만큼 특징적이지도 않았지만,

남해의 소매물도니 외도를 돌아보는 이 유람선에 이렇게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은 신기했던 거다.


뭐,이런 화장실에 눈이 갈 만큼 긴 시간 배를 탔던 것도 이유겠고, '소변만 가능'하다는 저 협소하고 불편해

보이는 조그마한 공간이 불쑥 혹처럼 튀어나온 게 눈에 잘 띄기도 했고. 살짝 문을 열어보고는 그 강렬한

냄새와 위생상태에 질겁을 하며 문을 닫아버렸다는.

사실 파도만 좀 잔잔해서 바다가 거울같이 반반하고 실크처럼 매끈하다면, 그래서 배가 전혀 요동이 없고

흔들거리지 않았다면 화장실이 그렇게까지 되어버리진 않았을 거라 짐작해 본다. 배 위에서 일을 본다는 건

일종의 거대한 천재지변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의지, 그 의지로 자폭해버리거나 뒷사람에 민폐를

끼치는 걸 막기 위해 아마도 '소변만' 가능하다고 읍소한 거였나 보다.





지킬앤하이드, 혹자에 따르면 '지구에서 가장 노래를 잘 한다'는 홍광호가 지킬이자 하이드로 나왔던,

원래대로라면 막공이었어야 했던 날이었다. 루시로는 소냐, 엠마로는 조정은이 나왔던 그날의 공연.


스피커를 터뜨려버리려는 듯한 홍지킬, 홍하이드의 굉장한 열창과 소냐랑 조정은의 매혹적이고

마력적인 목소리들이 폭풍처럼 세시간여 휘몰아치고 나니 넋이 나가버렸었다. 이런 게 예술의 힘,

다시 일주일을 살아갈 힘이 생겼다 싶었었던 순간.(뭐 집에 가는 길에 금세 휘발되어버렸지만;; )


공연이 있었던 잠실 샤롯데 씨어터의 독특하고 우아한 화장실 표시가 뮤지컬 공연장 분위기를

팍팍 내 주었다. 보통 공연을 보러 가면 캐스팅 보드를 찍어오는데 어째 난 캐스팅 보드 대신

화장실 사진이나 찍고 있다. 여하간, 거지광호 쵝오!!




@ 샤롯데 씨어터.


2층짜리 나즈막한 국립전주박물관 본관 안에서 만난 화장실 표지, 산뜻한 노란색 배경에

지난 어느 왕국의 전통 와당 문양이 담겨 있고, 그 앞으로는 혼례때 입을 법한 긴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가 환히 웃고 있다. (지방색이 살아있는 훌륭한 (공짜)문화공간, 국립전주박물관.)

여자화장실 역시, 간결하고 깔끔한 도안으로 처리된 혼례복장의 여자가 환하게 웃고 있는

노란색 표지. 전반적으로 환한 분위기의 국립전주박물관의 화장실에서 더욱 산뜻하게

눈에 띄는 기분좋은 표지였다.

역시 국립박물관이라 조금 더 세세한 부분까지 문화를 담고자 노력했다는 게 보인다 싶어

기분좋게 돌아서는 길, 조금 아쉽게도 박물관 마당에 있는 화장실은 저렇게 금빛이 번쩍이는

글씨로 적힌 채 여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파랑색 빨강색 사람이 우두커니 서있었다.


이왕 하는 거 안이나 밖이나 좀더 통일되고 이쁘다 느껴지는 표지를 붙이면 더 좋았을 텐데,

문화가 담긴 화장실 표지판, 인상에 남는 화장실 표지판 찾기가 쉽지 않다.



*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모아보고자 합니다. 자신이 본 최고의 화장실 표시를 제보해주실 분은 댓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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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내 곳곳에 뿌려져있는 자그마한 고분들, 누대에 걸쳐 조성된 탓에 딱히 한 곳에

모여있다기보다는 여기저기 산재해 있지만, 그래도 크고작은 고분 이십여기가 모여있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대릉원, 천마도가 발굴된 천마총이 있는 곳이다.


큰 고분은 지름이 무려 120미터까지 뻗어나가기도 하는지라 대릉원의 넓이는 생각보다

훨씬 넓은데, 둥그런 고분들 사이를 걷도록 조성된 산책로가 정말 멋지다. 그런 곳인지라

화장실도 나름 신경써서 표지를 만들어 붙인 거 같다. 出자 모양장식의 왕관을 쓰고 옥대를

찬 똘망한 남자아이가 가리키는 건 역시 남자 화장실이다.

그리고 남자의 왕관보다 조금 덜 화려하지만 비슷한 시리즈라는 느낌으로 만들어진

왕관을 쓰고 당당한 자세로 서 있는 이 여성은 아마도 왕녀의 신분인 듯. 지체높은 혈통에서

뿜어나오는 우아함이랄까 범접치 못할 당당함이 예사롭지 않다. 그런 왕녀가 가리키는 거니까

역시 여자 화장실.


뭐, 만화체 그림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화장실 문양에도 어느 정도 이 공간, 이 분위기를

이어받은 것처럼 느껴지니 만족할 만 하다. 커다란 왕과 왕녀들의 릉들이 모여있는 공간에서

한참 그 분위기와 역사에 취해있다가 불쑥 생리적 욕구에 못 이겨 찾은 공간이, 전혀 생뚱맞은

빨강색 파랑색 인간모형으로 그 흥취를 다 깨버린다면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말이다.




* Mother nature is calling me, 직역하면 '자연이 나를 부르고 있어' 정도가 되겠지만 보통

이 문장은 허물없는 사이에서 화장실 다녀오겠다는 의미로 새겨지게 됩니다. 여행을 다니며

결코 빠질 수 없는 '답사지' 중 하나가 그곳의 화장실이란 점에서, 또 그곳의 문화와 분위기를

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이 폴더 'Number one or number two?'에 모아보고자 합니다. 그 표현 역시 우리말로 치자면

'큰 거야 아님 작은 거야?' 정도겠네요^^




최근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 인근의 한지미술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다녀가기도 한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화장실 사인은 다른 곳들에 비해 훨씬 맘에 들었다.

나즈막한 2층짜리 건물, 그다지 화려하거나 대리석 번쩍거리는 건물도 아니면서 이렇게

화장실 표시에 신경을 써주다니 제법 감탄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다만 한가지, MEM은 뭔가욤.;
 
남자 화장실에 그려진 건 도포입은 양반탈바가지, 쥘부채를 슬쩍 등뒤로 돌려 쥐고 있는

모습에 넓게 벌어진 두 발까지 팔자걸음을 재미있게 표현해 낸 거 같다.

여자화장실 앞에도 마찬가지,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서 옷고름이 휘영청 바람 탓인 듯

말려올라가 있다. 어렸을 적 봤던 반공만화영화 '각시탈'의 영향 탓에 이런 안동의 여인네탈

하면 거의 무조건반사적으로 각시탈이겠거니, 했는데 뭔가 다르다. 머리모양이 저렇게 반쯤

올린 머리가 아니었던 것 같아 찾아보니 역시. 이건 부네탈을 쓴 여인네의 모습.

간단히 말하자면 부네탈은 기녀, 각시탈은 새색시를 묘사한 탈이란 이야기. 근데 왜 남자는

양반탈로 표현하고 여자화장실은 각시탈이 아니라 부네탈로 묘사한 건지는 여전히 남는 의문.

그리고 역시나, 이번에도 WOMEM이 뭡니까...;; MEM, WOMEM. 그 오타만 아니었다면 참

흠잡을 데 없이 맘에 쏙 들었을 화장실 표시.




* Mother nature is calling me, 직역하면 '자연이 나를 부르고 있어' 정도가 되겠지만 보통

이 문장은 허물없는 사이에서 화장실 다녀오겠다는 의미로 새겨지게 됩니다. 여행을 다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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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표시에까지 녹여내는 곳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특징적인 화장실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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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거야 아님 작은 거야?' 정도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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