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박스 위의 스탠드에서 내려다본 아비규환. 열두개의 창구에서 티켓을 사려 줄을 늘어선 사람들도 그렇거니와

 

온통 비죽비죽 솟아있는 저 거대한 탑들, 건물들의 반영 역시 뉴욕 중심부에서나 볼 만한 광경이다.

 

빼곡히 줄을 늘어선 사람들. 당일에 공연하는 뮤지컬과 연극에 한해 남은 티켓을 할인판매하는 곳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원하는 티켓을 샀는지 흡족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좌석도 안 좋은 걸로 배정되고

 

여차하면 원하는 공연을 못 볼 수도 있다. 줄을 서 있으면 애초 세 개 정도 후보를 정해두라고 조언을 해준다.

 

이런 스탭들이 무슨 공연은 할인판매가 없다거나, 좌석 배정은 선택권이 없다거나 등등 안내를 열심히 해준다.

 

스탭이 나눠준 안내 팜플렛 하나, 스캔해서 올리니 참조하시길 .(2012. 8월 현재)

 

 

오후 2시경의 공연 티켓은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7시경의 티켓은 오후 2-3시부터 판매되기 시작하는데,

 

점점 몰려든 사람들은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루어 스탭들의 말에 귀를 쫑긋 기울이며 선탠 중이다.

 

 중간중간 맛보기 공연이 벌어지기도 하고. 

 

타임스퀘어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렇게 공연을 홍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시선을 끌며 공연을 홍보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사진 촬영에도 적극 응해주시고.

 

이렇게 인간 광고판이 되어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대낮의 타임스퀘어란, 부스스하게 흐릿한 날씨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형형색색의 광고판들이 그득.

 

 

맥도널드 가게의 심벌이 여러개 주렁주렁 꿰여있는 옆에 TGIF까지. 정말 미국적인 풍경이지 싶다.

 

그리고 타임스퀘어 복판에 나부끼는 성조기. 뒤로는 한국타이어 광고판도 보이고.

 

 

뉴욕의 명물, 2층짜리 관광버스도 사람들로 가득한 이 거리를 누비는 중.

 

 

티켓 박스 옆에는 이렇게 당일 판매가능한 공연 제목과 할인폭이 적혀 있는 전광판이 세워져있다.

 

 

줄서서 기다리기 심심할 사람들이 멍하니 넋놓고 바라보고 있던 화면, 자신이 어디에 보이는지

 

손을 흔들어 확인하거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온통 시선 집중이다.

 

 

티켓박스 위의 스탠드에 올라가 바라본 타임스퀘어 전경.

 

 

사람이 워낙 많아 느끼기 쉽진 않지만, 이런 커다란 검은 대리석 십자가상도 있고, 근엄한 인물상도 서 있는 게

 

살짝 이질적인 공원 묘지의 느낌도 없지 않다. 도심 한복판의 소음이 사라진 사진에서는 조금 더 느끼기 쉬울지도.

 

 

그리고 타임스퀘어 한 켠에서 벌어지고 있던 런던올림픽 기념 '쉼없이 웃기' 기네스 기록세우기 도전.

 

심판관들의 눈을 붙잡았던 한 꼬마의 '한입 베어문 샌드위치 들고 깔깔 웃어대기' 신공.

 

그런 소음과 열기로 가득한 타임스퀘어에서 다소 뜬금없다 싶은, 미군 합동지원소랄까. 군대에 지원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리쿠르팅사무소가 그 한가운데 버티고 있었다. 거대한 성조기를 벽면 하나 가득 펼쳐놓은 사무소.

 

 

 

 

 

4월의 첫날, 신논현에서 친구의 청첩장을 받으러 나선 길이었다.

퇴근후 강남에서 내려서 인파를 헤치며 열심히 신논현까지 걷다가 문득 빅판 아저씨를 발견,

반가운 마음에 덥썩 사들었다. 4월 1일이 되자마자 따끈한 4월호를 들고 나오셨구나 싶어서.

활자화되고 유통되는 노숙자의 이야기, 빅이슈코리아(Big Issue Korea)


대체 '뉴문'에서 '이클립스'로 이어지는 그 영화가 어디가 좋은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1人으로서

표지가 좀 맘에 안 들긴 했지만, 삼천원짜리 잡지를 사면 천육백원이 노숙자 분들의 수익으로 남는

데다가 내용도 매달 실망스럽지 않았던 터라 꽤나 반가웠던 거 같다.

그런데 이 아저씨, 'Smokie'라는 밴드의 'Living next door to Alice'라는 팝송 가사와 4월 달력이

담긴 종이도 함께 주시는 거다. 게다가 3월달에 줬다가 남은 거라며 Diana Ross의 'Endless

Love'란 노래가사 역시. 따뜻한 웃음과 친근함이 좋아서 기분좋게 받아들고 나중에 잡지를 펼쳐보니,

이 아저씨 이번달 빅이슈에서 '우리 동네 빅판'으로 소개되신 분이었다. 70년대부터 강남 토박이시라며.


사춘기 시절 영어로 펜팔을 즐기셨다는 아저씨는 매달 이렇게 팝송 명곡을 골라 독자들에게 나눠주는

인쇄물을 제작해서 함께 주신다고 한다. 오..내가 방금 이 잡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린 판매원분께 직접

그 잡지를 사들었단 말이지, 왠지 묘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잡지의 내용 생산, 판매, 구독에 이르는 그

복잡다단할 과정이 갑작스레 한뼘도 안되는 단순하고 짧막해서 인간냄새 물씬한 그런 걸로 바뀐 느낌.

매달 빅이슈를 찾아보는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몇개 되지 않던 판매처가 쑥쑥 늘어가는 걸

확인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고, 이렇게 '판매원 & 구매자'의 관계로만 생각했던 게 알고 보니

'인터뷰이 & 독자'의 관계일 수도 있다는 예기치 않은 서프라이징도 또다른 재미고.

주변에 가까운 판매처를 확인해보고 한번쯤 사들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잡지, 빅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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