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보내고 나니, 성질급한 시계가 벌써 월요일을 알렸다.

더이상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되어버린 월요일.

흥, 시계 따위가 째깍거리며 아무리 나를 재우쳐댄다 할지라도

나는 일요일과 마지막 후희를 즐기겠어, 라며 조그만 와인을 두 병 마셔버렸다.

주말과의 만남은 늘 금욜밤의 전희, 일욜밤(혹은 월욜 새벽)의 후희로.


상큼한 화이트와인, 칠링은 되어있진 않았지만

좀처럼 꾸물대는 인상을 펼 줄 모르는 춘래불사춘의 봄날이 곱게 싸쥐고 있던 병이라 나쁘지 않았다.

오늘의 네이트 대화명은 Green Thumb for Spring. 꽃구경 가고 싶은 월요일.



보송보송한 솜털이 햇살에 반짝거리는 때는 바야흐로 3월말. 무슨 벌레의 딱딱하고 안전한 고치처럼 섬세하고

보드라운 꽃잎을 단단히 품었던 꽃망울이 쭉, 봄볕에 잡아째지기 직전이다.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같지 않단 말이 내 입안에서 뒹군지는 고작 몇 년, 이 녀석들은 수백수천년 전부터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인 인간들의 말따위와는 상관없이 때가 되면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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