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블로그에 대화창 하나를 띄워놓고 있다. 우연찮게 알게 된 위젯 하나를 달았더니

내가 블로그에 접속해 있는 한 방문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다.

물론 상대쪽에서 저 입력창에 글자를 적어 말을 건네올 때에야 가능한 거지만, 나름

평소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뭔가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바로 답을 줄 수 있을 거 같기도 했고.


한 열흘쯤 써봤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진 않았다. 문득 '누구세요'라고

물어놓고 도망가버리는 분도 있었고, 그냥 '안녕하세요'하고 완강한 침묵을 지키는 분도

있었고. 게다가 내가 로긴해 있을 때에야 대화가 가능하니까 실제로 하루 중 가능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탓도 있을 거다. 그리고 가뜩이나 댓글 안 달리는 블로그에 그나마 인사하는

댓글조차 안 달리는 부작용이 있는 거 같기도 해서, 조금 실망.


그 중에서 몇몇 재미있던 케이스, 이전에 썼던 글들에 격하게 반응하며 개니 소니 욕지거리를

잔뜩 하던 사람이 있었고,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인도 출장에 대해 물어봐주던 사람들이 있었고,

또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오던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소개서나 출장자료 등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말을 걸어오는 듯.

아, 그리고 초대장 배포할 때 초대장 달라며 이야기해주던 분들도 있었고 비행기 접는 법

모르겠다며 물어보신 분들도 있었구나.


계속 달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일단은 좀더 지켜볼 생각이다. 나름 블로그에 방문해 주는

사람들과 한두마디라도 섞어보는 건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고, 가끔 심심할 때 이런저런

내 글들을 보고 버럭버럭하며 욕지거리를 푸지게 쏟아놓는 사람이 오면 덜 심심할 거 같다는

기대가 여전히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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