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자존심까지 걸고서 삼수 끝에 획득해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직후의 뜨거운 열기는

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한풀 가신 듯 하고, 이제 동계올림픽 개최로 발생할 득실에 대한 냉정하고 차분한 손익계산과

함께 '승자의 저주'를 피하고 가능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점이다.


'New Horizons'라는 모토를 앞세운 평창의 비전을 앞장서서 구현하며 진두지휘할 사람,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났다. 애초부터 그가 기획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이제 강원도의 수장으로 앞장서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그가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이러한 기대와 우려의 교차 속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제한적인 시간과 조건하에서나마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해서 처음부터 반대했고 유치 이후에도 걱정만 맘속 한가득인 본인으로서는 나름 궁금했던, 걱정됐던 몇 가지 지점들에

대해서 질문하고, 질문의 형식을 빌려 우려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대답을 듣고 우려가 좀

사라지고 개최해야 되겠다는 설복이 되었냐고? 답은, 인터뷰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마음 속에 있지 않을까.


인터뷰는 평창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되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이 진행될 메인스타디움이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를 둘러보고 메인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기념 콘서트'를 함께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파워블로거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블로거 중 한명으로 인터뷰에 참석하게 되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MBC사장, 한국방송협회 회장, 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유비쿼터스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2011년 4월 이래 강원도지사로 선출되기에 이르렀으니 뻣뻣할 만도 하건만, 그는 남들보다 먼저 물병을 잡아

물을 따랐고 막걸리병을 들어 잔을 채웠다. 무겁거나 위엄부리는 몸가짐이 아니라 그냥 친근하고 부담없는

윗집 아저씨를 만나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게 '감자'란 별명을 멋쩍게 소개하던 문순C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빗나가기 쉬운 법, 아무리 이렇게 소탈하게 웃는 모습이 인간적이고 호의적으로

보인다 할지라도 중요한 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품고 있는 컨텐츠다. 게다가 개인 최문순이 아니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위한 도지사이자 '공인' 최문순을 만나야 하는 자리다. 그렇다. '공인'이란 건 이럴 때나

적당한 단어다. 공인에 대한 공적인 인터뷰. 먼저 궁금했던 건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떤 식으로 치뤄낼지에 대한 각오였다.


그는 도지사직을 수행한 후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꼽았다. 강원도의 수익원 대부분은 관광에서

발생하는데, 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유인하여 열악한 도의 재정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싶다고 했다. 154만에 불과한 강원도 인구의 국민소득은 만오천불에 지나지 않을 만큼 낙후되어 있는 강원도의

인프라와 재정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인천과 강릉 간 고속화철도를 개통하고 용산과

춘천간 2층 철도를 운행하는 등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으며, 다른 관광상품들도 많이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연히 '비용' 문제와, 그렇게 개발된 관광상품들의 질적, 문화적 수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순서다. 그는 '동계올림픽의

저주'란 단어를 사용하며 본인이 적자 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냈고, 가능한 기존 인프라와 경기장을

재활용해서 적자가 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문화가 바탕이 된 관광상품을 만들어내야 실제로 관광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중국, 대만, 홍콩 등 눈 구경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눈꽃 체험 관광이라거나 DMZ 안보관광을

상품화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눈꽃'의 경우, 작년 상해엑스포 때에 기업연합관에서 인공으로 눈을 뿌리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던 터라 어느 정도 검증된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지만, 안보관광은

요새 같이 냉각된 남북관계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겠다 싶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또다른 포인트는 환경 문제다. 가리왕산에 대한 환경평가가 졸속이라느니, 대규모 토목공사와

인프라 건설로 환경에 커다란 타격이 갈 거라는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강원도의 관광경쟁력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환경'을 꼽았다. 강원도처럼 울창한 숲이 보존되어 있는 지역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으며, 산과 바다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란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내 지역마다

다양한 옥수수맛이라거나 고유한 산지가 아니고서는 좀처럼 제맛이 나지 않는 황태 같은 특산품에 대해서 줄줄 읊는데

정말 강원도에 대한 애정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챙길 수 있을까 싶어 조금 감탄했다.

그가 강원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에게 '최문순'이란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내가 말안해도 강원도민이 먼저 알 거라고. 그는 연임에 대해서는 이미 욕심이 없다며

어느 인터뷰에선가 밝힌 바도 있거니와, 2018년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 이름값올릴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단 게 개인적인 감상이었다. 도지사의 공관을 최초로 일반에 개방했다는 데에서는

문득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최초로 일반에 돌려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버랩되기도 하던 최문순 도지사.

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지,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묻고 싶었지만 시간과 장소가 여의치 않았고, 그래도 날림이나마 대강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 온국민의 축제로 성공리에 치뤄지려면, 뭔가 큰 건 하나 했다고 무턱대고 기뻐하고는

잊어버릴 게 아니라, 계속해서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검사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굳이 포스팅의 제목을 '숙제 검사'라며 도발적으로 달아본 이유기도 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무대가 될 알펜시아 리조트의 이곳저곳, 유럽의 어느 분위기있는 리조트를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이고 고급스런 외양이 눈에 확 띈다. 2018년, 지금부터 7년 후. 이 곳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은 어떠한

모습일까, 최문순 도지사와 함께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거다.

지치지도 않고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아이들의 발랄한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함께 즐기려는 아이들이

전부 모여들어선 벗어던진 신발이 땅바닥을 덮었다. 그렇게 모두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소망해본다.




 

삼수끝에 유치에 성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강원도민의 95%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있지만 여전히 환경이나 경제 부문에서의

우려도 적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그딴 거에 왜 목매고 '국민적 자존심'을 팔아가며 유치해 왔나 싶다.

뭐,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찬반이나 이후 추진 계획에 대한 리뷰는 차치하고.

국격을 드높이네 국민적 자존심을 세우네, 어쩌구 하기보다 뒤집어진 태극기나 바로잡자는 얘기다.


지난 8일(토) 있었던 "다함께! 함성"이라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념 축제에서 찍었던 사진 하나.

뒤집힌 태극기는 이미 여러 차례 신문방송에서 지적되고 개탄되었던 일인데, 아직까지 이렇게

거꾸로 들려 내보내는 사람들은 뭐지. 조그마한 만국기 사이에 저렇게 커다란 대형 태극기를

아이에게 들려 내보내는 거니까 나름 신경은 썼을 텐데. 나중에 2018년에도 저런 태극기가 횡행하는 건 아닐까.

유난스런 애국심 따위 없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학습효과도 없나 싶어서 굳이 사진을 찍었다.


게다가, '기념행사 무료초대권 소지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행사 포스터 위에 어느순간 '무료입장'이란

종이가 덧붙어선 지역민들을 공짜로 불러들여 자리를 채우는 것만 봐도, 왠지 이 곳에서 동계올림픽을 치른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일지 예고하는 것만 같았다. 기왕 치르게 된 거 가능한 성공적으로 마치면 좋겠지만.

여하간 뒤집어진 태극기,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 강릉

일시 : 2011년 8월 2일(화) AM 9:3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
(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사진 속 현수막 문구,

"이건희 회장님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2 에버랜드 같은 기업을 강릉에 유치해 주세요"

에 대한 소감을 적어서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5장



In Honor of

the hopeful bloggers of the Tistory


Ytzsche

(
http://ytzsche.tistory.com)

requests the pleasure of your joining

at
www.Tistory.com

since Tuesday August 2, 2011



R.S.V.P
ytzsche.tistory.com



* G20멀미가 날 지경이다. G20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음악회에, 바겐세일에, 각종 이벤트 행사에, 심지어

금융권에서는 G20 성공개최 기원 예/적금까지 팔고 있다. 미쳤다. 미친 소리를 한두번 하는 게 아니라

언론 보도와 온갖 홍보 기제를 동원해 지껄이니 미친 소리가 진지하게 들리는 와중이었다.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대륙별로 열리는 행사, 순번에 따라 아시아 서울에서 열린 것 뿐인데 이토록 난리부르스다.

걍 닥치고 있었는데 속이 후련한 기사가 떠서 공유. 프레시안 2010/11/01, 방금 오른 따뜻한 글.*


"G20 두번 하면, 전국민 1년간 놀고 먹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G20은 한국을 포함한 20개 나라가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정부는 G20 서울정상회의를 최대 치적으로 포장하는 모양새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라디오연설에서 "서울 G20정상회의 개최를 통해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나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미 각급 금융기관들은 G20 정상회의에 따른 경제효과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 이틀간 열리는 회의를 두고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온다. 예상 경제효과 규모가 2002한일 월드컵보다 더 크게 추산된 이유를 알기 어렵고,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가까운 이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전망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이유다.

▲1일 오전 경찰이 미국대사관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이날부로 경찰청은 서울에 을호비상령을 내렸으며, 오는 6일부터는 전국에 갑호비상령이 떨어진다. 이번 G20 정상회담에 대비해 경찰은 역대 최대 호위인원인 5만여 명을 배치키로 했다. ⓒ뉴시스

G20 경제효과 31조?

현재 G20 정상회의의 경제효과를 추산한 대표적 연구기관은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과 삼성그룹의 삼성경제연구소다. 국제무역연구원은 G20 정상회의 개최로 내년부터 발생하는 경제효과는 31조3000억 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16만6000여명의 고용효과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소 21조5000억 원에서 최대 24조5000억 원의 간접 경제효과를 예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G20 정상회의 결과 국제공조가 성공한다면, 그로 인해 총 450조 원이 넘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GDP(1000조 원)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국제무역연구원 말만 따르면, G20 정상회의를 두 번만 열면 우리나라 전국민이 1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셈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결과의 주요 원인은 간접효과다. 수출기업들의 광고비가 절감되는 등 직접적인 경제자극 효과는 수천억 원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국제무역연구원은 "외국인 내방객들의 지출과 그로 인한 부가가치 상승으로 969억 원의 직접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추산한 직접효과는 1023억 원이다. 짧은 기간 안에 이와 같은 대규모 지출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들은 정상들이 모이는 만큼 씀씀이가 클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결국 예상 경제효과의 대부분이 언제 어떤 식으로 발생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간접효과다. 우선 국제무역연구원 자료를 보면 G20 정상회의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변하는데 따른 한국 기업의 광고효과가 1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종전보다 기업들의 광고비 5.3%가 늘어난 것과 같은 결과로, 이에 따라 수출 3.9%가 증가한다. 이렇게 늘어난 추정 수출이익이 20조1427억 원(173억 달러)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광고효과(1억5000만 달러)는 직전 G20 개최국인 캐나다의 광고효과 1억 달러를 토대로 추산했고, 기업들의 매출대비 광고선전비를 조사한 한국은행 자료(매출의 광고비 탄력성 0.72)를 바탕으로 광고효과에 따른 기업 이익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 간접적 파급효과 21조5000억 원의 근거로 △국가이미지 제고에 따른 기업이미지 동반 상승 효과 1조 원 이상 △광고효과에 따른 기업 인지도 1.3%포인트 이상 상승 등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최소 19조 원에서 21조9000억 원에 달하리라고 봤다.

보고서를 쓴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서베이 결과 G20 정상회의에 따라 우리나라 인지도가 1.3%포인트 이상 오르리라는 대답이 나왔다. 연구소에서는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상승률이 1%포인트가량 되리라고 추정했다"며 "매출의 광고비 탄력성을 0.194로 잡아 경제효과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국제무역연구원에 비해 광고효과에 따른 매출증대효과를 더 보수적으로 잡아 추정 경제효과가 차이가 났을 뿐, 미래 추정이익 산출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근거 있나

문제는 이렇게 산출된 경제효과가 실질적인 근거를 갖고 있느냐다. 이들 연구기관의 발표자료를 보고 직접 관련 데이터의 적합성을 연구했던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에 따른 유의미한 수치는 결코 나오지 않았다"며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G20보다 실질적 투자와 경제효과, 국가 브랜드 제고의 가치가 훨씬 컸던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전후 경제데이터를 분석했으나 유의미한 통계를 찾지 못했다"며 "심지어 서울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뚝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국내 고용 유발 효과가 없고, 방문객 수가 적고 기간도 짧은 G20 정상회의에서 대규모 경제효과가 발생할 리가 없다"며 "매일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투자결정을 내리는 기업인들이, 세계 정상들이 모였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상품을 더 사기로 생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당장 한일 월드컵 당시와 비교해봐도 이번 보고서들은 지나치게 근거를 잡기 어려운 간접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월드컵 유치로 인한 직접 부가가치 창출액 5조3000억 원, 생산유발 효과 11조5000억 원을 추산했고, 간접 효과는 100조 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국제무역연구원이 추산한 G20의 최대 경제효과(450조 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마저도 파악이 불가능한 결과다. 한국 경제가 월드컵 유치로 인해 이득을 누리고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후 나오지 않았다. 최근 경제위기 탈출이 월드컵으로 인한 것인지, 한은의 저금리 기조 덕분인지, 정부의 정책 덕분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조사도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해당 보고서 작성자들은 "G20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해명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전에 G20 정상회의를 열었던 캐나다, 미국, 영국은 세계인 누구나 아는 선진국이지만 한국은 G7이 G20로 확장된 후 이를 개최하는 첫 개발도상국"이라며 "G20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주자로 한국이 뽑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심지어 정부 관계자들조차 G20의 중요도에 대해 큰 생각을 하지 않아 답답한 마음으로 보고서를 썼다"며 "당장 지정학적 위험 감소에 따른 해외 조달비용 감소 효과만 1조4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선전도구로 지나치게 활용"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서울 유치를 큰 업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는 회원국들이 번갈아가며 유치하는 행사다. ⓒ뉴시스
그러나 여지껏 정상급 회의를 유치한 개발도상국이 많지만 이들 국가가 이 회의로 인한 혜택을 누린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한국의 독립을 논의한 카이로회담 개최지 이집트가 이후 누린 경제적 이득이 얼마였는지, 환경보전의 지구적 선언을 이끌어낸 브라질 리우선언 결과 브라질 경제가 얻은 이득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김명록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두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보면 온갖 추정이 가득해 굉장히 주관적"이라며 "발표자의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G20을 마치 선전도구인양 활용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어떠냐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으로선 후진국 개발이슈, 금융개혁 논의 등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한국에서 열리는 회의가 특별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가 확정된 후 "총성 없는 전쟁터"라는 말을 쓸 정도로 업적임을 강조했으나, G20 정상회의는 회원국들이 대륙별로 돌아가며 개최하는 회의다. 어차피 한국에서 열릴 수밖에 없다.

/이대희 기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