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이 복작거리는 사거리, 깜빡이도 켜지 않고 대가리부터 디밀고 보는 마구잡이 운전자들이 잔망스런 각다귀떼처럼

귀찮게 굴더니 슬쩍 빨간불 맨앞으로 밀쳐놓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원하던 원치않던 쉬어 가는 타이밍.


버팔로 떼처럼 온갖 소음과 말풍선들을 동댕이치며 앞으로 앞으로 내달리는 차들에 가로막힌 시선을 둘 곳 없어

하늘로 조금 띄워올렸더니 보석상자처럼 말갛게 닦인 백퍼센트 유리벽 건물엔 흰구름과 파란하늘이 담겨 있었다.



저토록 처참하게 벌어진 입구녕을 통해 붉은 내장 깊숙이서부터 삐져나온 거대하고 날카로웠을 말풍선은,

아마도 이녀석들이 바싹 말려진 채 꼬챙이에 꿰여 여까지 오는 그 길 중간쯤에서 떨궈지고 말았을 거다.


그야말로 소리없는 아우성. 잔인하기도, 비장하기도, 또는 립씽크하듯 코믹하기도.

(노가리 사진갖고 노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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