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 타이페이.



길을 달리다 문득 내다 본 하늘. 사방으로 종횡하는 고가도로와 때마침 머리 위를 지나려는 육교, 그 위에서

흰색 솜뭉치들을 흩뿌려놓은 하늘.

우. 브리즈센터 앞에서 섹시한 포즈를 잡은 그녀의 입에 말풍선을 달아준다면 딴 한 단어. 우♡

단수이로 달리던 길, 어느 다닥다닥한 건물이 비탈을 이루고 있었다.

유난히 새파란 하늘, 오토바이들이 길 앞으로 분리된 좁은 도로 양쪽을 틀어쥔 건물들의 압박.

기차가 지나가는 어느 길목. 어렸을 땐 늘 집앞에 기차가 지나가면 좋겠다 싶었는데, 요새도 변함없는 생각.

어린이 보호구역...이라 하던가. 나라마다 다른 특징을 좀더 선명하게 잡았어야 했는데 차의 속도를 이기지 못했다.

보통우편은 초록색, 급행은 빨간 색. 왜 난 이걸 보고 양념반후라이드반이 생각나는 걸까.

주펀의 메인 골목 들어가기 전, 오랜 건물들의 1층은 전부 사설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2층은 사람이 살고

1층은 외지인들의 차에 양보하는 그들의 미덕.

주펀에서 내다봤던 해안선. 삼면이 바다로, 그리고 그 바다는 또 철조망으로 겹겹이 둘러쳐진 우리나란 참 특이한 곳.

구비구비 골목길을 버혀내어 임오신 날 밤에 펴내오리라. 주펀의 홍등가 골목길을 숨겨둔 산비탈 마을.

타이페이의 도로를 달렸다. 어디든 도시는 공사중, 어쩌면 이 거대한 무생명의 존속을 위해 쉼없는 공사는

필연적이다. 늘 어딘가 파헤쳐지고, 무너지고 새로 쌓고.

스쿠터의 빨간 브레이크등을 멍청히 보고 있으면, 그리고 누군가가 지극히 무성의하게나마 '레드썬' 비스무레하게

우물거려주기만 하면, 금세라도 최면에 걸려버릴 거 같다.

어둠 속에 둥실 떠올라 낮과는 다른 운치를 녹여내는 한자어 빼곡한 간판들.

베이먼. 여기도 저렇게 관리 안하다가 싸그리 불타 버리면 어떡할라고.

룽산쓰 옆의 화시제야시장을 갔다가 지하철 역사 옆 광장의 벤치가 홈리스들에 점령당한 모습을 보고, 카메라가

반사적으로 올라갔다가 이내 뜨끔했다. 겸연쩍은 김에 그들 위에 가로놓인 기둥에 그려진 그림에 급호기심.

끝내 풀어내지 못한 마지막 궁금증은, 밤이면 밤마다 이토록 화려하게 거리를 불밝히는 저 폭죽같은 모양의

네온사인들, 그들이 광고하는 '빈랑'이 뭘까 하는. 뭘까. 뭐였을까. 무지무지 궁금했는데 끝내 맛도 못 보고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했던 타이완의 수수께끼. "빈랑(賓郞)"이었던가, 그게 뭘까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단수이, 여기까지 와서 그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학교를 찾아보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진리(眞理)대학 내부의 옥스포드 컬리지로 향했을 때 마주쳤던, 눈부신 칠월의 햇살 속에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던 한 사람. 인상적이었다.

단수이는 아무래도 타이완의 수도 타이페이에 비길 수는 없이 작고 조용한 도시, 거리를 다니는 버스에서도

나름의 운치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듯 했다.

진리대학에 향하는 길,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그녀, 이십년 전의 그녀가 기다리고 있을 거 같은 조바심에 서둘러

오르막을 오르려니 땀이 삐질삐질. 여기도 덥구나, 당연하지만 절절했던 한탄.

원래 영화 촬영지라고 해서 넘 기대를 많이 하고 가면 으레 실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냥, 애초부터 영화 속

장면을 그려본다거나 그녀들이 뛰어나와 반긴다거나 그런 망상은 없이, 타이완의 대학을 하나 구경한다는

기분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꽤나 고풍스럽고 오래 되어 보이는 건물들.

타이완에서 최초로 럭비를 시작한 학교임을 알리는 기념비. 왠지 머릿속에서 계속 영화를 빨리감고 되감고 하며

이 곳이 어디에서 봤었는지 스캐닝하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아, 여긴 기억난다!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던 곳. 여주인공이 졸업사진을 찍었던 곳이다. 건물 내부는 다

잠겨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조그마한 공간 하나를 영화 속 풍경과 맞춰본 것만으로도

당장 영화 속 스토리나 인물들이 훨씬 실감나게 다가왔다.

꼭 영화가 아니어도, 참 이쁜 학교다. 잘 가꿔지기도 했고, 건물 자체도 단조로운 성냥갑이 아니라 이리저리

삐죽빼죽한 실루엣이 뚜렷하다.

담색 학교 건물벽을 스크린삼아 펼쳐지던 야자수와 바람의 희롱 장면. 둘이 껴안고 뒹굴고 엎어지고, 아주

물고 뜯고 장난이 아니었던 격한 정사. 아무래도 해안가에 가까운지라 해풍이 세게 불어대는 거 같다.

무슨 요새나 탑처럼 높이 솟은 저 꼭대기 층에는 뭐가 있을까. 이런 학교에서 공부하면 참 좋겠다, 란 생각도

들었다. 우리학교 자하연에서 굼실굼실 기어나오던 자라들, 거북이들이나 여기 사는 거북이는 비슷하게 생겼구나.

방학중인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카메라 장비를 둘러메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으러 온 듯한 사람들이

꽤나 보였다. 그럴 만도 하겠다, 싶도록 구석구석 운치있는 풍경들이 가득하던 커다란 캠퍼스.

진리대학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유치원까지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조그마한 '학교마을'을

이루고 있는 거 같이 느껴졌다. 학교와 학교를 잇는 길을 따라 담을 넘나드는 담쟁이덩굴.

이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무슨 학교인지 식별하는 건 포기한지 오래. 그냥 발길 닫는대로 아무 곳으로나

들어가고 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그럴 듯한 풍경. 얼핏 음악당이라는 거 같던데, 단정한 외관이 맘에 든다.

마주보고 선 건물은 '옥스포드 컬리지', 타이완 최초로 세워진 서양식 학교라던가. 문이 잠겨 있어 그냥 한바퀴

외관만 둘러볼 수 밖에, 1880년에 세워진 건물이라는데 굉장히 따뜻한 느낌의 건물이다. 붉은 벽돌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단층짜리 건물에 자연스레 놓인 기왓장들이 맘을 편하게 해주는지도.

건물 두채 사이에 끼어 있는 연못에 비친 음악당의 그림자.

그 옆에서 발견한 정말 신기한 꽃. 노란 꽃잎 사이에서 하얀색 꽃이 다시 피어나 있는 거다. 아마도 저 노란 부위는

꽃잎이 아니라 커다랗게 발달한 꽃받침일 테고 흰 부분이 꽃잎이라고 하겠지만, 원래 그런 거다. 이쁘면 다

'꽃'이라고 불러주고 싶은 게 사람 심리.

내려오던 길, 바닥에서 발견한 귀엽달까 유치한 그림이 그려진 타일들, 아마도 근처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겠지만 단호한 가위가 살짝 묘하게 생긴 담배의 밑둥아리를 철컥 자르고 있었다.

환호작약하는 가족, 그리고 머리 위에서 환호작약하는 태양의 환호성.



타이페이에 가서 제일 먼저 맛 봤던 건 '귤주스에 한없이 가까운 그 무엇'이었다. 타이완의 음식들이 중국 본토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깔끔하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식으로 즉석에서 갈거나 짜서 만드는

쥬스류들도 모두 래핑까지 기계로 해서 준다는 점.

뭔가 우리나라 순대볶음이랑 비슷한 거 싶으면서도 간장 소스에 조리된 짭조름한 맛인데다가, 저 위에 있는

온갖것들 중에서 먹고 싶은 것들을 직접 골라 담아 주문하는 방식이라 재미있다. 돼지귀, 내장, 어묵, 두부,

라면 사리(같은 것) 따위 온갖것들을 땡기는 대로 담고 보니 이렇게 수북한 요리가 나오고 말았다. 맥주 한잔이

딱 생각나게 만들던 그런 술안주거리.

여기는 궁관야시장. 타이페이에 스린야시장이니 궁관야시장이니 화시제야시장이니, 여러 곳이 있고 돌아다녀

봤지만, 그걸 하나하나 모조리 찍고 돌아보느니 차라리 한두군데 뺑뺑이 돌아다니는 게 훨씬 재밌지 싶다.

야시장이란 게, 특별하게 꼭 봐야 할 뭔가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슬슬 돌아다니면서 군것질도 하고 아이쇼핑도

하고 그렇게 현지 사람들하고 어깨 부딪히고 사과도 하고 한국말로 욕도 한두마디 해주고, 그런 데니까.

화시제 야시장에서 발견한 개구리알 파는 가게, 아마 다른 야시장에도 있고 여기저기서 쉽게 눈에 띌 거다.

초록색으로 좀 끔찍하게 그려진 개구리가 딱 버티고 선 간판, 게다가 Frog Egg란 심상찮은 단어도 떡하니

적혀 있고 하여 호기심이 바싹 땡겨져 버렸지만, 사실은 개구리알이 아닌 타피오카. 버블티에 들어가는

그런 쫀득한 동글백이 알들이 가득한 음료수를 파는 가게다.

엄마표 돼지피 양갱, 이랄까. 선지처럼 굳혀진 돼지핏덩이를 아이스크림바 모양으로 만들어서는 저렇게

고물을 꾹꾹 눌러서 주는 거다. 선지처럼 비릿하니 피비린내가 조금 나기도 하면서 고소한 고물맛이 더해져서

꽤나 괜찮던 간식거리. 10NTS면 35를 곱해서..음.......아, 350원. 왜 이리 싸지...불량식품인 건가. 돼지피가

아니라 고무고무를 먹은 건 아니겠지.

망고, 수박, 메론이니 온갖 과일도 팔고 옥수수같은 것들도 팔지만, 그런 낯익은 것들 말고 이렇게 신기한

모양의 '콩'도 판다. 콩이다. 콩을 삶아서 까먹으라고 파는 건데, 밤 삶은 거랑 좀 맛이 비슷하다.

물소 뿔같기도 하고, 악마의 뿔같기도 하고. 저게 대체 어떤 모양으로 자라나는 걸지 감히 상상도 안 갈 정도로

묘한 모양새. 어디가 위쪽으로 매달려있던 걸까.

장소를 바꿔서, 여기는 단수이의 라오제(老街). 타이페이 내의 야시장들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게

아무래도 해변가 관광지를 따라 길게 발달한 탓인 듯. 조금은 더 놀거리에 집중되어 있고, 타이페이 야시장과는

군것질 종류도 좀 다르다. 거리 자체가 좀더 깔끔하고 시원시원 넓어보이는 느낌도 있고.

매실주스 일 잔으로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며 걷기 시작. 보통 저렇게 얼음이 가득 들어있는 길거리 음식은

외국 나가서 위험하니 먹지 말라고 하지만, 내 경험상으론 타이완은 괜춘한 듯. 온갖거를 다 줏어먹었는데도

5일동안 배탈 한번 없었다.

뭔가 작고 동글동글한 경단을 만드나 했다. 부지런히 메추리알을 까서 후라이하듯 불판 위 구멍에 채워넣는

아주머니의 재빠른 손동작. 메추리알 후라이는 처음 본 듯. 한국에서야 늘 삶아진 거만 까먹었으니.

이렇게 꼬치로 꿰어져서는 귀얄로 소스 살짝 묻히고 솔솔 뿌려주면 맛있는 메추리알꼬치 완성.

단수이가 바다에 연해 있어서 그런가, 해산물 간식거리가 꽤 많이 보였다. 물론 오징어를 바로 잡아올려서

이렇게 오징어구이를 하겠다고 석쇠 위에 올리는 건 아니겠지만.

썩은 두부..라고 해야 하나. 약간 퀴퀴하고 화장실 큰 거 냄새가 배어나오던 두부 조림이랄까. 두부를 약간

발효시켜서 만드는 거 같긴 한데, 마치 홍어집이 가까울수록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듯 두부 가까이로 갈수록

그 냄새가 진해졌다.

핫도그같기도 하고 소세지같기도 한 저건, 사실은 돼지 내장껍데기 안에 밥을 가득 채운 채 기름에 튀겨내는

일종의 순대와 오히려 가깝다고 해야 할 거 같다. 쫀득하고 고소하게 기름에 튀겨진 밥이랑 껍데기가 맛나다는.

어설픈 피카츄가 어색한 웃음을 날리며 눈찡긋 중인 이 기계는 일종의 빠찡꼬. 야시장마다 한 켠에 잔뜩 이런

기계를 갖다두고 있는 거 같다. 한번 해봤는데 의외로 잘 풀리는 바람에 쏟아져내리는 구슮들에 파묻혀

행복하게 죽을 뻔 했던. 실제 현금으로 환금은 안 되는 거 같다. 아쉬워라.

두리안을 굉장굉장굉장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가게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무려.....

두리안 튀김!!! 세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두리안 덩어리를 튀김옷을 입혀서 튀긴다는 건 같은 듯.

기름지고 느끼한 과일 두리안은 튀겨도 여전히 과일의 황제다운 맛이 났지만, 다만 향이 많이 죽어있었다.

그래서 두리안의 향이나 식감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더 먹기 쉽고 맛들이기 좋을 듯하다.

휴양지 근처 떠들썩한 시장통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이런 풍선 쏘기 게임. 5번 라인에 있던 10개 풍선이 전부

터져 나간 거 보이는지. 그날따라 굉장히 잘 맞았다. '빙고'를 외친 셈이지만 별로 큰 선물은 없어서 아쉬웠..

대체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료들, 선초..신선초인가. 뭔가가 젤리처럼 잔 안에 가득 차 있었고 맛이나 향 역시

약간 한약 냄새 비슷하게 풍겼는데. 뭔지도 모르지만 그냥 신기해 보이는 건 전부 한번씩 시도해본 거 같다.

배불러서 뒤뚱대며 걸어다녀야 했을 정도.

뜬금없이 불쑥 나타난 사당. 사당 양 옆에는 뺴곡하게 가게가 들어차 있고, 그냥 시장통 한복판에 있는 거다.

으레 빠지지 않는 적당히 귀여운 수준의 섹스샵. 귀여운 것들이 넘 많았지만, 저 '나 바빠요'하는 표지는

굉장히 맘에 들어서 사진으로 찍어놨다. 내 방앞에다 저런 거 내걸면 어무니가 시껍하실 듯 하여 사지는 않고.

손대지 말라는 문구가 걸려있는 진열대, 굳이 그런 문구 없어도 손댈 엄두를 못 내게 만드는 징그런 것들.

사람의 부식된 모가지가 거꾸로 매달려 있고, 뚝뚝 끊겨나간 팔목이 레알 돋게 내걸려있으니.

돼지고기 튀김, 일종의 돈까스랑 같은데 굉장히 고소하고 고기도 두툼하게 고이 들어있어서, 이미 맛본 수많은

간식거리들과 함께 저녁 한끼 식사의 화룡점정. '지빠이'라고 닭고기로 만든 것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굉장히

고소하고 맛있었다.

신기하게 생긴 과일. 대체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한국어로 이 과일의 이름이 있을 거 같지도 않다.

좀처럼 본 적이 없는 과일이니 뭐, 약간 구아바랑 비슷하면서도 식감은 또 엄청 아삭아삭하고. 군것질거리를

잔뜩 맛보고 마지막에 디저트 삼아 저 이름모를 과일을 아작아작.





불꺼진 단수이라오제(淡水老街)의 골목들. 뭔가 앨리스가 맞닥뜨렸던 토끼굴처럼, 저쪽 끝까지 걸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잔뜩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날 거 같은 느낌. 유난히 강렬한 주홍불빛이 내 걸음걸음을 주시하고 있었다.

낡고 허술한 차양, 녹슬고 우그러진 철문, 그리고 뭔가 '대롱대롱'의 느낌으로 겨우 매달려 있는 간판. 드문드문

길가를 막고 선 스쿠터와 쓰레기봉투, 종이박스떼기들. 적당히 깔끔하고 적당히 고즈넉해서 마음 놓이던 풍경.





해질녘 단수이항, 통통배에서 내려 뭍으로 오르는 사람들.

까만 실루엣으로만 남은 저것들-포클레인이니 중장비 따위-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검푸른 바다와

파스텔톤이 은은히 번져나가는 하늘이 참 이뻐서.

그리고 다시 떠나는 통통배들, 어둠은 조금 더 깊어졌고 건너편 해안의 불빛도 조금 더 강해졌다.





타이페이 서북쪽으로 달려나가면 단수이가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찍은 항구도시라고 해야 하나. 바다를

접한 조그마한 마을. 단수이항을 따라 걷다가 떨어지는 해를 잡았다.

배를 끌어 바다로 내려가는 길, 반짝반짝 비늘처럼 햇살이 깔렸다.

육각별 모양으로 빛나는 태양, 자잘하게 출렁이는 잔잔한 바다에 맞춰 너엄실대는 조각배 몇 척.

어쩌다가 햇살이 붉고 둥근 구체로 사진 안에 들어왔을까.

한가롭고 평온하던, 그렇지만 역시 무지 덥고 습했던, 그렇지만 또 바닷바람 덕분에 더위의 팔할은 날려버렸던

곳, 반짝반짝 단수이의 해변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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