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둘째날 갔던 현대산업개발 오피스텔 현장 갔다가...잠시 옥상서 시멘트푸대 나르던 중 코엑스에 한눈을

팔았는지 못을 '삽입'해 버리고 말았다. 발바닥에다가. 푸욱.

자재에 박혀있는 못이 각목을 받침삼아 하늘로 솟은 자태가 워낙 공공연하기로 항시 주의깊게 발딛을 곳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벌써 몇번씩 운동화 바닥이 못을 맞이했다가 내 발바닥의 눈부신 반사신경에 기대어

소박놓기를 거듭했던 터였다. 그치만 푸대의 무게가 어깨에 실리고, 고개의 움직임이 180도로 제약되어 버린

상황에서 더구나 뒷걸음까지 쳐버렸으니.


무언가 쑤욱 피부조직을 날카롭게 헤집고 들어오는게 꼭 주사맞는 느낌이 들었다. 절라 큰 콘크리트 못.

10센치는 되려나..쫌 깊게 박혔는지 발을 들고 휘둘러도 각목이 발바닥에 붙어있다, 달랑달랑 딸려서 말이지..쳇.

어느새 땀에 흠뻑 젖은 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주저앉아 피를 빼내고 있었더니 작업반장님이 '연장'을 들고 쪼그려

앉는다. 망치로 발바닥을 치니까 그 리듬에 맞추어 피가 뽁,뽁,뽁 뿜어나왔다. 제길, 한두대는 아프더니 그담엔

발바닥이 얼얼한게 마비된 느낌이다, 내발같지가 않은..--ㆀ


대충 피가 다 나왔다 싶으니까 반장님 얘기가, 파상풍걸릴 수도 있으니 집에 가서 약 사 먹으란다. 소염제.

그리고는...계속 나르랬다.-.ㅡ^


오후에, 콘크리트국물이 14층부터 비산되어 마침 옆에 있던 주차장 차들에 잔뜩 튀었단다, 튀었다고 닦으랜다.

갑자기 세차요원으로 변신해서, 차를 한 스무대 닦았다. 그러고 나니 또 딴 쪽으로 가자고, 그쪽이 더 급하다고

델꼬 간다. 크라이슬러 한대랑 엑센트가 완전히 점박이가 되어있었다. 자재반장도 나오고 호스까지 동원되서

-걸레질 잘못하면 상처난다고-차를 닦기 시작했다. 크라이슬러만. 비싼 차니까 조심하라고 잔뜩 호령해대며

이것저것 반말로 시키는 게 절라 맘에 안들었는데, 30분동안 그 차 한대에 네명이 달라붙어 완전 새차를 만들어

버렸다.


그리곤 어디서 비니루 갖고 와선 차를 아예 포장을 해버린다. 마른 걸레로 물기까지 싹 제거하고는 비니루로 차를

감싸고 청테이프로 고정시켜 버렸다. 그 사이, 옆에 있는 액센트는 머...가끔 호스의 물길이 엇나가면 잠시

씻겨지고 옆차에 달라붙은 사람들이 몸으로 뭉개면 그때서야 잠시 닦여지고. 

걸레질 함 대충 하고, 대충 비닐로 덮어놓고 치웠다.


처음엔 외제차랍시고 절라 알아서 '기어주는' 분위기에 맘이 안 들었는데, 차닦다가 5시반이 넘어버리니 나중에 걍
 
세차하는 일 자체가 맘에 안 들었던 거 같다. 아님 나흘만에 첨으로 반말지꺼리하는 씹탱을 드뎌 만나서였는지.

결국 왜 기분이 드러워져 버렸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채 5시 40분이 되어서야 일을 끝냈지..


물론 공사장측서 차를 닦아줘야 하는 게 맞을 텐데, 그 닦아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조차 상대와 자신간의 거리..

재정상태..혹은 그 상징에 따라 절라 편파적이라는 게 맘에 걸린다. 그게 실제로 편의적이어선지-돈많음 목소리도

클테니 나중에 골치아플수있겠지-아님 합리적이어선지-비싼 차니까 여차해서 보상들어감 부담되겠지-모르겠지만

액센트 타는 사람이 얼마나 불만 갖겠어, 외제차 타고 다니는 사람이나 권력있다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따라

이렇게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