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창동, 북한산 인수봉이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희끗거리는 아파트 신축공사장에 갔었다. 완죤 전국구로

돌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침에 5시에 인나서, 창동역 앞서 바리바리 작업복을 가방에 담은 아저씨들 만나 북한산

I'PARK 공사장으로 갔었지...여긴, 얼마전 내무실서 후임들이 서울 여긴 얼마짜리고 저긴 얼마짜리고-마치 서울

사는 사람은 그 모든 집값과 노른자위를 다 꿰차고 있는 양-물어보는 와중에 내게 들이대졌던 신문광고에

나왔었기 땜시 기분이 묘하더군.ㅋ


첫날은 비록 17층짜리였다 하나 지하4층서 일했고, 어젠 15층짜리 건물 15, 14층서 일했고..오늘은 24층짜리 옥상,

그니까 25층서 눈 치웠다, 오전 작업. 눈치우는 거야 워낙 '단련'된 일여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일했으되, 워낙

꽁꽁 얼어붙어서 마치갖다 깨가면서 모닥불에 지져감서 진행해야 했어서 생각보다 오래 지체..


공사장용 엘리베이터-일명 호이스트카-가 강풍에 휘청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사방이 뚫린 그곳은 어제보다도

삼엄하던 것. 오늘 간 곳은 특이하게도 아주머니들이 '오야지(작업반장)'로 있어서 아저씨들이 꼼짝못하고

아줌마들의 호령을 따라야 했는데, 머...유독 '어린' 나야 원래 아줌마들이 하도 좋아해줘서 잼나게 일할 수 있었다.

마치 아들내미처럼 잘 챙겨주시고 살갑게 대해 주시더라구.ㅋㅋ 첫날 같이 일했던 아저씨들을 다시 만났더니

무진장 반가워해주시며 마스크도 챙겨주시고, 잘 따라 다니라고 신경도 써주시고. 으레 그렇듯 담배 한까치의

휴식시간엔 군인 '무용담'이 왕래하고.ㅋ


일은 오늘도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문제는 추위였다. 어찌나 춥던지..사무실서 줏은 전투복내피(일명 깔깔이..)를
 
외투삼고 옷을 몇개씩 껴입어도 무진장 춥더라. 이넘의 노가다판에는 거개가 군용물품이다. 아예 전투복 일체를

빼입고-줄까지 칼같이 잡힌..-오는가 하면, 귀마개에 깔깔이, 워커까지..-.ㅡ^


삽을 쥐고 굴신운동을 오전 내내 해서인지 배가 무진장 아팠다. 가건물로 지어진 화장실이지만 칸이 여섯개나

있다..왼쪽부터 까면 정상이고 가운데부터 까면 변태, 오른쪽부터 까면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이란 이야기가

기억나서 왼쪽부터 까기 시작했다. 무데기무데기무데기...변기가 양변기면 뭐하노...그대로 앉음 찔릴 판이다,

뾰족한 산을 이루고 있더군...절라 충격. 제길.


어쩐지~ 화장실이 이러니 아파트 집집마다 구석탱이엔 그게 얼어있던 거였구나..아까도 정체를 모르고 손으로

집고서야 알아차렸더랬다. 몇번이나 예기치 못한 조우를 했던 것인지. 정말이지 거기 아주머니 말씀대로 아파트

전체가 똥천지다. 어쩔 수 없이...이미 갈데까지 가버린 그 높이를 더욱 융기시킬 수 없어, 걍 뚜껑을 닫고 그 위에

쪼그릴 수 밖에 없더군..쿨럭.


내일은 또다시 삼성역이다. 일단 낼까지 하면 대략 터키서 이집트가는 비행기 값정도 마련하는군.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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