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가면 꼭 먹어보란 얘기를 들었던 크레페. 가장 싼 길거리 음식 중 하나지만, 다양한 속을 넣어서 맛볼 수 있다.
우선 처음에는 설탕, 수크레(sucre)를 듬뿍 넣어 먹어보았다. 낭창낭창한 크레페의 빵 맛이 홍대입구나 그런데서 맛보던 크레페랑은 많이 달랐던 듯. 그담에는 일명 "쪼꼬쨈"이라고 불리는 뉴뗄라를 발라 먹어 보았고, 그 담담에는 바나나랑 뉴뗄라가 들어간 크레페를 먹어보았던 거 같고, 그 담담담, 담담담담에는...
만들어주는 아저씨한테 "보꾸보꾸~!"를 외쳤더니 정말 뉴뗄라가 줄줄줄 흐르도록 발라주셨던 그 인심도 잊을 수 없지만, 밀가루 반죽을 판 위에 둥그막하게 펼치던 아저씨의 능란한 손동작 역시 잊을 수 없는 장면.
몽파르나스 거리 쯤에서 마주친 크레페 가게.
시테 섬 어딘가에서 마주쳤던 가게.
퐁피두 센터를 떠나 노틀담 성당으로 걷는 중에 만난 풍경.
해바라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골목을 면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모두 거리쪽을 내다보고 있다. 그 앞에 가만히 서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단체관람당하는 기분일 거 같았다.
두리번거리며 골목길을 지나던 내 앞에 갑작스럽게 출현한 자전거 두대, 그리고 세 부녀.
알고 보니 바로 옆 문에서 막 외출한 찰나였지 싶다. 안전모를 챙겨쓴 아이들이 귀여워서 순간적으로 찰칵.
세계 어디를 가던 일식과 중식집은 금방 눈에 띈다. 알제리를 식민경영했던 경험을 가진 프랑스에선 무슬림들도 꽤나 산다고 하며, 그 덕인지 케밥이나 꾸스꾸스같은 이슬람 문명쪽 요리도 많이 보았고, 어딜 가나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는 베트남 쌀국수 가게도 꽤나 번창하고 있었던 듯 하다.
근데 왜 서울의 쌀국수 가게는 그렇게 비싼 건지, 한국에 들어온 스타벅스나 커피빈만 문제가 아니지 싶다.
길가에 드문드문 놓여 있는 공용 화장실. 노틀담성당이나 유명한 관광지 주변에는 유료 화장실만 보이기도 하지만, 급한 상황에선 요긴하게, 무료로 쓸 수 있는 화장실이다.
생 제르망 거리를 걷던 중이던가, 갑작스런 신호에 부응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막상 찾아낸 화장실은 문이 잠긴 채 요란스럽게 냄새를 뿜어내고 있어서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개 상당히 깔끔하고 뒷처리도 무난하게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자동문.ㅋㅋ
카드를 사용해 저렴하게 자전거를 빌려탈 수 있다는 이야기의 진원지는 이런 자전거 보관소인 것 같다.
시내 곳곳에 이런 보관소가 설치되어 있고, 카드를 대면 자전거를 빌리고 돌려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인 듯 한데 유학중인 친구의 말에 따르자면 사실 관광객이 아닌 파리 시민을 위한 시설이라고 한다. 관광객도 못 빌려 탈 리야 없겠지만 내가 파리에 있는 동안 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대부분 현지의 시민들이었던 것 같다.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 전용도로같은 인프라도 철저히 갖춰진 파리, 한국에서도 무작정 에너지 절약이니 자전거 통근이니 구호로만 그치거나 사람들의 자발성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이런 구체적인 제도를 정비했음 좋겠다. 사람이 미어터지는 영등포구청, 신도림, 신림, 서울대입구, 사당, 교대, 강남...을 가쳐 삼성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기 넘 힘들단 말이다.
저렇게 보관되는 자전거가 도난당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시민의 '공익'이라는 가치를 확고히 견지하는 시 당국과 시민정신의 뒷받침이 부럽기만 했다. 자전거도 쌔끈했고.
시테섬에 들어서는 다리 위에서 드디어 마주친 세느 강.
한강에 비하면 정말 아담한 사이즈의 강이었지만, 아기자기한 풍광과 연한 갈색톤의 질감이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강변에 점점이 흩어져있는 연인들이 주위시선 따위 아랑곳않고 벌여대는 애정행각이란.
스테인드글라스의 최고 걸작으로 인정받는다는 생 샤펠 성당과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최후를 준비하던 독방이 있는 감옥소인 콩시에르주리를 품고 있는 옛 건물群.
저렇게 커다랗고 내부를 알 수 없이 꽁꽁 숨겨둔 것만 같은 건물들을 하나하나 헤집으며 내부의 이미지를 채워가고 그곳의 분위기를 맛본다는 건, 마치 생일날 푸짐하게 받은 선물들 포장을 하나씩 뜯어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식인 게다. 네 속에는 무엇을 숨기고 있니, 내게 어서 보여주지 않을래.
우선 처음에는 설탕, 수크레(sucre)를 듬뿍 넣어 먹어보았다. 낭창낭창한 크레페의 빵 맛이 홍대입구나 그런데서 맛보던 크레페랑은 많이 달랐던 듯. 그담에는 일명 "쪼꼬쨈"이라고 불리는 뉴뗄라를 발라 먹어 보았고, 그 담담에는 바나나랑 뉴뗄라가 들어간 크레페를 먹어보았던 거 같고, 그 담담담, 담담담담에는...
만들어주는 아저씨한테 "보꾸보꾸~!"를 외쳤더니 정말 뉴뗄라가 줄줄줄 흐르도록 발라주셨던 그 인심도 잊을 수 없지만, 밀가루 반죽을 판 위에 둥그막하게 펼치던 아저씨의 능란한 손동작 역시 잊을 수 없는 장면.
몽파르나스 거리 쯤에서 마주친 크레페 가게.
시테 섬 어딘가에서 마주쳤던 가게.
퐁피두 센터를 떠나 노틀담 성당으로 걷는 중에 만난 풍경.
해바라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골목을 면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모두 거리쪽을 내다보고 있다. 그 앞에 가만히 서서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단체관람당하는 기분일 거 같았다.
두리번거리며 골목길을 지나던 내 앞에 갑작스럽게 출현한 자전거 두대, 그리고 세 부녀.
알고 보니 바로 옆 문에서 막 외출한 찰나였지 싶다. 안전모를 챙겨쓴 아이들이 귀여워서 순간적으로 찰칵.
세계 어디를 가던 일식과 중식집은 금방 눈에 띈다. 알제리를 식민경영했던 경험을 가진 프랑스에선 무슬림들도 꽤나 산다고 하며, 그 덕인지 케밥이나 꾸스꾸스같은 이슬람 문명쪽 요리도 많이 보았고, 어딜 가나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는 베트남 쌀국수 가게도 꽤나 번창하고 있었던 듯 하다.
근데 왜 서울의 쌀국수 가게는 그렇게 비싼 건지, 한국에 들어온 스타벅스나 커피빈만 문제가 아니지 싶다.
길가에 드문드문 놓여 있는 공용 화장실. 노틀담성당이나 유명한 관광지 주변에는 유료 화장실만 보이기도 하지만, 급한 상황에선 요긴하게, 무료로 쓸 수 있는 화장실이다.
생 제르망 거리를 걷던 중이던가, 갑작스런 신호에 부응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막상 찾아낸 화장실은 문이 잠긴 채 요란스럽게 냄새를 뿜어내고 있어서 난감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개 상당히 깔끔하고 뒷처리도 무난하게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자동문.ㅋㅋ
카드를 사용해 저렴하게 자전거를 빌려탈 수 있다는 이야기의 진원지는 이런 자전거 보관소인 것 같다.
시내 곳곳에 이런 보관소가 설치되어 있고, 카드를 대면 자전거를 빌리고 돌려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인 듯 한데 유학중인 친구의 말에 따르자면 사실 관광객이 아닌 파리 시민을 위한 시설이라고 한다. 관광객도 못 빌려 탈 리야 없겠지만 내가 파리에 있는 동안 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대부분 현지의 시민들이었던 것 같다.
자전거 대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 전용도로같은 인프라도 철저히 갖춰진 파리, 한국에서도 무작정 에너지 절약이니 자전거 통근이니 구호로만 그치거나 사람들의 자발성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이런 구체적인 제도를 정비했음 좋겠다. 사람이 미어터지는 영등포구청, 신도림, 신림, 서울대입구, 사당, 교대, 강남...을 가쳐 삼성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해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하기 넘 힘들단 말이다.
저렇게 보관되는 자전거가 도난당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시민의 '공익'이라는 가치를 확고히 견지하는 시 당국과 시민정신의 뒷받침이 부럽기만 했다. 자전거도 쌔끈했고.
시테섬에 들어서는 다리 위에서 드디어 마주친 세느 강.
한강에 비하면 정말 아담한 사이즈의 강이었지만, 아기자기한 풍광과 연한 갈색톤의 질감이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강변에 점점이 흩어져있는 연인들이 주위시선 따위 아랑곳않고 벌여대는 애정행각이란.
스테인드글라스의 최고 걸작으로 인정받는다는 생 샤펠 성당과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최후를 준비하던 독방이 있는 감옥소인 콩시에르주리를 품고 있는 옛 건물群.
저렇게 커다랗고 내부를 알 수 없이 꽁꽁 숨겨둔 것만 같은 건물들을 하나하나 헤집으며 내부의 이미지를 채워가고 그곳의 분위기를 맛본다는 건, 마치 생일날 푸짐하게 받은 선물들 포장을 하나씩 뜯어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식인 게다. 네 속에는 무엇을 숨기고 있니, 내게 어서 보여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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